267 내가 아이돌이라면 그룹 안에서 나는 어떤 역할을 맡을까?
예전에 연예인이 된다면, 하는 게 나왔을 때 안 되고 싶다고 했는데. 이번엔 아이돌이군요. 아이돌도 별로. 그런 거 해 보고 싶다 생각한 적도 없네요.
지금 아이는 꿈꾸고 되려고 많이 애쓰겠습니다. 저도 잘 모르지만 아이돌에서 잘 되는 건 그렇게 많지 않다고 합니다. 그렇겠지요. 이건 뭐든 그렇겠네요. 작가도 다르지 않겠습니다. 아주 잘 돼서 책이 많이 팔리는 작가 얼마 안 되겠지요. 초판본 다 팔기도 어려운 시대니.
자신이 하고 싶은 게 있고 그걸 하려고 애쓰는 건 좋은 거죠. 그걸 그만둬야 할지 죽 할지 그게 문제겠습니다.
20240226
268 행복하려고 꼭 극복해야 할 것은?
이걸 봤을 때, 예전에 한 말이 생각났다. 난 그렇게 행복을 바라지 않는다는 거. 행복이 뭔지 잘 모른다고도 했다. 그거 쓴 지 그렇게 오래 되지도 않았다. 여전히 별로 행복 바라지 않고 잘 모른다. 왜 행복해야 하지. 모르겠다.
그냥 그럭저럭 살고 싶다. 아주 좋은 일 바라지 않는다. 안 좋은 일도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지만, 그런 건 바라지 못하는 거구나. 사람이 살아 있는 한 무슨 일이든 일어나니 말이다.
어떤 일이 일어나든 잘 헤쳐나가고 싶다. 이렇게 말하지만 막상 닥치면 무척 우울할 것 같다. 지금도 우울하구나.
20240227
269 어렸을 때 기억날 만큼 아팠던 경험이 있어?
내가 어떻게 아팠는지 생각나지 않지만, 아파서 학교를 쉬었어. 초등학교 1학년 때 일이어서 기억하지 못하는가 봐. 어떻게 아팠는지 기억 못하지만 학교에 안 갔다는 건 기억해. 다른 때는 아파도 학교에 갔는데. 내가 아파서 학교에 안 간 건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니었을까 싶어.
학교 다니기 전에는 병원에 자주 다녔나 봐. 아주 어릴 때는 자주 아프기도 하지. 다른 때는 아파도 감기였지. 학교에 못 갈 정도로 아픈 게 아니어서 쉬지 않았어. 어릴 때는 어떻게 아팠는지 잘 몰랐지만, 예전에 감기로 세상이 노랗게 보인 적 있어. 그건 아주 많이 아파서 그랬던 거겠지.
20240228
270 최근에 마음을 두드린 시나 문장이 있다면?
단비
올해 두 살 된 단비는
첫배에 새끼 여섯을 낳았다
딸이 넷이었고
아들이 둘이었다
한 마리는 인천으로
한 마리는 모래내로
한 마리는 또 천안으로
그렇게 가도
내색이 없다가
마지막 새끼를
보낸 날부터
단비는 집 안 곳곳을
쉬지 않고 뛰어다녔다
밤이면
마당에서 길게 울었고
새벽이면
올해 예순아홉 된 아버지와
멀리 방죽까지 나가
함께 울고 돌아왔다
박준, 《우리가 함께 장마를 볼 수도 있겠습니다》(36쪽~37쪽)
요새 만난 시는 아니고 예전에 시집을 보고 만난 시다. 요새도 책을 보기는 하는데, 시집은 못 봤다. 한달에 한권 보기도 쉽지 않구나. 이달엔 어쩔 수 없지. 다음달엔 한권 봐야겠다. 시집뿐 아니라 책도 별로 못 봤다. 게을러서 그렇지.
20240229
아직 이번주 다 가지 않았지만, 삼월 첫날은 삼일절로 쉬는 날이어서 쓰지 않는다. 쉬는 날에도 다 썼다면 벌써 다 끝났을 텐데. 난 안 쉬어도 괜찮지만. 뭘 하든 쉬는 날 있어야겠지. 난 그런 날 별로 없다. 평소에 쉬엄쉬엄 하는데 뭐. 이달엔 책을 쉬엄쉬엄 봐서 얼마 못 봤다. 조금 일찍 일어나야 할 텐데. 삼월엔 조금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면 좋겠지만, 잘 안 될지도 모르겠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