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제14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
이미상 외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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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네번째 젊은작가상을 받은 소설은 다 여성 작가 소설이다. 이번에도 그렇구나. 한번 읽었던 것도 있는데, 다시 봐도 잘 모르겠다. 곧 열다번째가 나오겠다. 시간이 그렇게 흘렀구나.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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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립백 엘살바도르 산타아나 이사벨 - 12g, 5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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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이어선지 자도 자도 졸리다. 진한 커피를 마시면 잠이 깰까 하고 <드립백 엘살바도르 산타아나 이사벨>을 내려서 마셨다(진하지는 않았다). 드립백이 편하기는 하지만, 시간은 좀 걸린다. 원두가루를 재서 내려 마시는 것도 시간 걸리겠지. 커피 마시기 전에 조금 움직여서 졸음이 조금 사라졌다. 다행이지.



 




 살구는 어떻게 먹는 걸까. 먹을 수 있을까. 과일이기는 할 텐데(복숭아랑 비슷한 맛일지). 과일로 먹어본 적은 없다. 다른 걸로도 없는 것 같다. 살구는 잼을 만들고 씨는 약재로 쓰던가. ‘드립백 엘살바도르 산타아나 이사벨’ 에 쓰인 살구는 산미엤지. 마카다미아는 고소한 맛을 내는 거고 사탕수수는 단맛이겠다.


 앞에서 드립백 커피 내리다 잠이 깼다 했는데, 커피를 마시고도 괜찮아졌다. 진작에 마실걸 그랬다. 조금 귀찮아서 참았는데, 졸릴 때는 커피지. 몸을 조금 움직이는 것도 좋기는 하겠다. 학교 다닐 때 봄이면 졸렸는데. 봄엔 그런 게 떠오르기도 한다. 새학년이 되고 낯설어서 그랬을지도.


 봄을 많이 느끼게 하는 꽃은 벚꽃이겠다. 벚꽃보다 일찍 피는 꽃도 있는데, 벚꽃이 피어야 꽃이 피었다 하던가. 살구꽃도 비슷한 때 피지 않나. 많이 본 건 아니지만. 거의 못 봤나. 내가 예전에 보고 살구나무다 생각한 건 살구나무가 아니었을지도. 인터넷에서 살구꽃을 찾아보니 매화와 아주 비슷해 보였다. 지금 피었을까.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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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도 서점 꿈 이야기
무라야마 사키 지음, 류순미 옮김 / 클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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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후도 책방은 시골에 있어. 사쿠라노마치라는 곳으로 벚나무도 많은 곳일 거야. 봄에 가면 벚꽃이 구름처럼 피어날지도. 그저 시골을 생각했는데 사쿠라노마치는 산골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했어. 이번 책 《오후도 서점 꿈 이야기》를 보니. 이것보다 먼저 본 《오후도 서점 이야기》나 《별을 잇는 손》에 산골이라는 말 있었을 텐데 내가 잊어버렸나 봐. 예전에 츠키하라 잇세이가 오후도 책방에 가려고 걸은 길을 그저 평지로만 생각했는데 오르막이고 고개였나 봐. 나무로 둘러싸였으려나. 오후도 책방은 정말 시골에 있군. 그런 곳 오래 살아 남을지. 예술가와 젊은 사람을 사쿠라노마치에 살게 하려고 애쓴다고는 했어.


 지금은 달라졌지만 사쿠라노마치는 여행자가 많이 찾아오기도 하고 마을 사람은 그런 사람을 반겼대. 이곳에 온 사람이 눌러 살게 되기도 했다는군. 그런 사람에서 한사람은 오후도 책방에서 일하는 츠키하라 잇세이겠어. 이번 이야기는 번외편 같은 거래. 현실보다 환상이 더 커. 먼저 나온 두 책에 그런 게 아주 없는 건 아니기는 했어. 첫번째 이야기 <가을 괴담>은 내가 생각한대로였어. 다는 아니지만. 사람들이 유령 저택이라고 하는 곳에 사는 사람이 누군지. 그건 누구나 책을 보면 알아챌 거야. 어른은 왜 아이가 어딘가에 가까이 가지 못하게 하려고 무서운 이야기를 지어낼까. 아이는 그런 이야기 들으면 거기에 더 가고 싶어할지도 모를 텐데. 그저 거기 사는 사람이 조용히 살고 싶어하니 가지 마라고 하면 안 될까.


 새아버지한테 학대 받던 도오루는 오후도 책방 주인인 할아버지와 살게 되고 이제는 사쿠라노마치 아이가 됐어. 친구는 후타와 오토야인데 후타가 핼로윈인 시월 마지막 날에 유령이 나온다는 저택에 가 보자고 해. 도오루는 책을 좋아해도 무서운 건 싫어했어. 그래도 친구와 함께 거기에 가고 신기한 경험을 해. 도오루와 후타와 오토야 셋 다. 다른 것보다 난 도오루가 사쿠라노마치에서 친구를 만나고 평안하게 사는 게 좋아 보여. 책도 좋아하고. 유령 저택이라 한 곳도 책과 상관 있었군. 거기에는 도오루가 어릴 때 즐겨보던 동화책이 있었어. 다음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지만, 나중에 도오루와 친구들은 가끔 그 집에 놀러가지 않을까 싶어. 그 집에 사는 사람이 건강하게 오래 살면 좋겠군.


 예전에 츠키하라 잇세이가 일하던 곳은 긴가도 책방이었어. 그곳은 백화점 안에 있는 곳이야. 긴가도 점장 야나기타 로쿠로타와 카리스마 서점원 미카미 나기사는 오후도 책방에 찾아와. 두 사람은 함께 일했는데, 두 사람은 따로따로 오고 야나기타는 잇세이를 만나고 돌아가는 길이고 나기사는 오후도 책방에 오는 길이었어. 두 사람이 산길에서 겪은 일이 비슷해서. 걷다 보면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이제는 만나지 못하는 사람을 떠올릴지도 모르지. 야나기타는 여러 사람을 만나고 나기사는 어릴 때 헤어진 아버지를 만났어. 나기사 아버지는 아파서 병원에 있다고 했는데, 나기사가 오후도 책방에 갔을 때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엄마가 전해. 아버지는 떠나는 길에 나기사를 만나러 온 건지도 모르지.


 본래 ‘고개’에서는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는 소문이 있었나 봐. 이제는 만나지 못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마지막에서는 SF가 된 느낌이야. 외계인이 나오면 SF 같잖아. 여기에 외계인이 나오리라곤 생각도 못했어. 그럴 수도 있지 해야 하나. 외계인과 귀신이 만나기도 해. 유령이 아닌 귀신이다 하니 다른 느낌이군. 영혼이 나으려나. 고양이와 앵무새는 영혼을 봐. 그 영혼은 잇세이를 지켜줘. 따스한 눈으로 지켜봐. 잇세이 아버지와 누나는 죽었지만 아주 사라지지는 않았어. 여기에서는 이런 말도 하더군. 사람이 혼자다 느껴도 혼자가 아니다고. 이야기는 아주 사라지지 않고 어딘가에 남아 있다는 말도 했어. 고개에서 이상한 일이 일어나는 건 우주선에서 나오는 여러 에너지 때문이다 말하려고 외계인이 나온 건지도. 우리가 사는 어딘가에는 외계인이 우리와 같은 모습으로 오랫동안 살지도 모르지.




희선





☆―


 “도오루, 책을 읽는다는 건 다른 사람 삶을 경험하는 거야. 자신이 아닌 누군가의 삶을 헤아리고 그 마음으로 살아보는 것이지. 그건 정말 멋진 일이란다. 마법 같지 않니? 사람은 책 한권을 읽을 때마다 분명 그 책만큼 너그러워진다고 믿어. 사람한테 책이 없다면 자기 삶만 살면서 자신만 생각하는 눈으로 세상을 판단하게 되지. 하지만 책 한권이 있다면 다른 세상을 보는 눈길과 다른 삶을 헤아리는 영혼을 얻을 수 있단다. 만약 우리 모두가 책을 많이 읽고, 다른 삶을 경험해 보고, 다른 눈길로 세상을 본다면 사람은 남한테 훨씬 더 너그러워질 거야. 세상은 밝은 눈빛으로 빛나겠지.”  (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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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위험한 과학책 위험한 과학책
랜들 먼로 지음, 이강환 옮김 / 시공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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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과학책을 만났는데, 제목이 《아주 위험한 과학책》이다. 본래 과학은 위험한 거기는 하다. 화약 만들다가 사고 난 적도 많다니 말이다. 난 과학 잘 모른다. 뭔가 알고 싶어서 과학책 가끔 봐야지 했는데, 별로 못 보고 본 것도 거의 잊어버렸다. 과학은 재미있기도 하지만 어려운 거기도 하다. 재미있다는 생각해서 다행인가. 학교 다닐 때는 과학을 어렵게만 생각했으니. 수학은 과학과 뗄 수 없는 사이다. 과학자가 될 건 아니니 원리 같은 것만 알아도 좀 똑똑하게 보일까. 그건 바라지 않고 몰랐던 걸 알면 재미있지. 사람은 모르는 걸 알고 싶어한다. 그런 마음이 아주 크면 전문가가 되겠다.


 이 ‘아주 위험한 과학책’은 랜들 먼로가 쓴 위험한 과학책 세번째다. 세번째인데 영어 제목은 ‘What If 2’구나. 한국에서는 《위험한 과학책》 《더 위험한 과학책》 《아주 위험한 과학책》으로 나왔다. 두번째 책 영어 제목은 ‘How To’였구나. 랜들 먼로는 웹툰을 그리는 사람이고 물리학을 공부했다. 그림도 그리고 물리학도 잘 안다니 부럽구나. 한국에서 이름 붙인 ‘아주 위험한 과학책’처럼 여기에 실린 물음은 위험해 보인다. 거의 하기 어려울 것 같은데 랜들 먼로는 안 된다 하면서도 어떻게 하면 될까 생각한다. 안 좋은 결과도 말해준다. 하면 안 되는 것도. 난 하라고 해도 안 할 것 같지만.


 자동차를 타고 우주 끝까지 갈 수 있을까. 우주에 차가 다니는 길도 없는데 어떻게 가나 하는 생각이 드는데, 그런 건 놔두고 생각했다. 사람이 죽지 않고 살아서 우주 끝에 가기는 어려워 보인다. 아무리 제한속도가 없는 도로가 있다 해도. 기름도 많이 들겠다. 그건 어떻게 가져가나. 우주선을 만들어도 우주 끝에는 못 갈 것 같은데. 초능력이 있어서 순간 이동이라도 한다면 갔다 올 수 있을지도. 난 우주 끝에 가고 싶은 생각도 없다. 헬리콥터 날개에 매달려 보고 싶은 사람 있을까. 그런 건 생각만 해도 위험해 보이는데. 처음엔 괜찮아도 날개가 돌기 시작하면 튕겨 나갈 거다. 랜들 먼로는 헬리콥터 날개에 손을 고정하는 걸 만들어야 한다고 한다. 헬리콥터 날개에 사람이 매달리면 헬리콥터는 제대로 날지도 못하겠다. 그건 정말 하면 안 되는 거다. 죽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예전에 지구가 돌지 않으면 어떻게 되느냐는 물음이 있었는데, 이번엔 지구가 한번 도는 데 1초 걸리면 어떨까 하는 걸 물어봤다. 하루가 1초라면이구나. 1초 지나고 바로 하루가 지나면 정신 없겠다. 그것보다 피해가 크고 사람은 살기 어렵겠다. 우주에 1초에 한번 도는 별이 있을까. 해를 중심으로 도는 별 신기하다. 서로 부딪치지 않고 적당한 거리를 두었으니 말이다. 우주 자체가 과학이구나. 물음은 알아도 대답을 다 알아듣지는 못했구나. 그저 그런가 보다 하면서 봤다. 앞에 나온 두권도 다르지 않았구나. 지구에 10억층 건물 만들 수 있을까. 어린아이가 10억층 짓고 싶다고 했단다. 10억층 짓기 어려워 보인다. 짓는다 해도 지구 밖 우주로 나가야 한다. 그런 기술은 없구나.


 지금 세상에 육식 공룡이 살면 사람은 많이 줄어들까. 티라노사우루스렉스가 하루에 사람을 먹는다면 어른은 반이고 열살 아이는 하나란다. 생각보다 적구나. 두 세사람 그것보다 더 많이 먹지 않을까 했는데. 지금 티라노사우루스렉스가 없어서 다행이다. 사람이 아닌 햄버거는 하루에 80개다. 한마리가 아니고 많다면 햄버거 가게가 몇 마리씩 먹이면 되겠지. 그런 돈은 나라에서 줄까. 사람은 땅을 나누고 자기가 주인이다 하는구나. 하늘을 보고 별 주인은 정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별 주인을 정한다면 남반구가 많이 갖게 된단다. 북반구에서도 별 많이 보이는 것 같은데 남반구에서 더 많이 보이는가 보다.


 만화 <닥터 스톤>에서는 진공관을 넣고 전화기를 만들었다. 기계는 다 사라지고 문명이 없는 곳에서. 그 전화기는 작지 않았다. 등에 짊어져야 했다. 진공관을 넣고 스마트폰 만들 수 있는가 보다. 그건 크기가 아주 컸다. 그냥 전화기 만드는 게 낫겠다. 컴퓨터도 처음에는 컸는데 지금은 작아졌구나. 스마트폰에 들어가게 됐구나. 난 집에서 컴퓨터를 써서 작은 건 없어도 된다. 냉장고 문을 열면 시원한데, 냉장고 문을 열어두면 온도가 올라 간단다. 냉장고 바로 앞은 시원해도 문을 열어두면 냉장고 안은 온도가 올라갈 테니 그걸 식히려고 더 돌아가겠다. 그것 때문에 바깥은 더워지고. 냉장고 문을 오래 열어두면 안 되겠다. 로마는 하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하지 않나. 그런 로마를 하루에 만들 수 있을까 물어봤다. 세계 사람이 다 한다면. 하지만 세계 사람이 로마에 다 가기는 어렵겠다. 모두가 있으면 좁아서 일을 어떻게 하나. 물음이 재미있었다고 해야겠다.


 난 헤엄 못 치지만 침 속에서 헤엄치고 싶은 마음은 하나도 없다. 침으로 수영장을 채우려면 얼마나 걸릴까 물었다. 이건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다. 몇십 해도 아니고 8345년이다. 그건 이어서 죽 해야 할까. 바다가 있는데 무슨 침인가. 사람이 침을 자꾸 뱉으면 안 좋다. 입 안이 마르면 안 좋다고 들었다. 여기 실린 물음은 거의 하기 어렵고 하면 안 되는 거다. 그러니 ‘아주 위험한 과학책’이지. 이런저런 생각해 보는 건 괜찮겠다. 그러다 좋은 게 떠오를지도 모르니 말이다. 과학은 상상력도 중요하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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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24-03-16 21: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희선님 주말 잘 보내고 계신가요.
하루가 1초씩 되면 큰일나요. 지금도 너무 빠르게 지나가는걸요.
이 책과 비슷한 제목의 책을 전에 본 것 같았는데, 연작으로 출간된 모양이네요.
어렵지 않은 교양 과학서는 재미있을 것 같아요.
희선님 주말 잘 보내시고, 좋은 밤 되세요.^^

희선 2024-03-17 00:44   좋아요 1 | URL
본래는 두권과 한권인데 한국에서는 세권을 시리즈로 냈네요 한권이 아주 다르지 않기는 해요 물음에 과학으로 답을 하는 거니... 답을 다 알아듣지는 못해도 물음이 재미있기도 해요 과학은 상상하고 실제 할 수 있나 없나 해 보는 거겠습니다 이건 할 수 있는 것만, 위험한 건 안 해야죠

서니데이 님 남은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삼월 반이 넘게 갔네요


희선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
미우라 시온 지음, 임희선 옮김 / 청미래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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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동을 즐겨하지는 않아요. 다행이다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운동을 아주 못하지는 않습니다. 그저 보통으로 합니다. 잘하지도 못하지도 않는 거네요. 아주 못하는 건 아니니 괜찮겠지요(어릴 때 그랬고, 지금은 모르겠어요). 운동 경기 즐겨보지는 않아요. 예전엔 보는 것보다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기도 했어요. 그래도 운동 경기가 나오는 소설이나 만화 좋아하는 편입니다. 찾아서 보지는 않고 우연히 보면 재미있구나 하는 정도예요. 이런 저 운동 싫어하는 건 아니겠습니다. 달리기보다는 걷기가 좋아요. 걷기도 속도를 내면 땀 많이 납니다. 오래 걸으면 다리도 아프죠. 오래 달리기는 힘듭니다. 그런 건 학교 다닐 때만 해 봤네요.


 이번에 만난 책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다》(미우라 시온)에 달리기가 나와서 앞에서 운동과 달리기를 잠깐 말했습니다. 이 이야기 보니 만화영화 만들기에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못 봤지만 벌써 만들었다고 합니다. 일본에는 고시엔에서 하는 고등학교 야구 경기가 있고, 어떤 운동이든 전국대회가 있어요. 한국에도 있을까요. 학교 대 학교 경기는 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일본에서는 운동을 소재로 만화나 소설을 많이 쓰기도 합니다. 거기에서 야구가 가장 많을지도. 일본 만화나 소설에서 가끔 들은 게 있어요. 그건 역전 마라톤인데, 하코네 역전이군요. 늘 말로만 알았던 하코네 역전 경주를 소설로 만나게 됐습니다. 이건 217.9km를 선수 열 사람이 열 구간을 달리는 거예요. 하루가 아닌 이틀에 걸쳐서 해요. 한사람이 20km 안팎을 달립니다. 20km는 마라톤 반쯤 되겠지만, 쉽지 않겠습니다.


 달리기는 숨이 찹니다. 그런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요. 간세이 대학교 4학년 기요세 하이지는 자신이 사는 치쿠세이소(竹靑 아오타케라고도 하는데 이 말이 더 익숙하네요)에 열번째 사람이 들어오기를 바랍니다. 하이지가 목욕을 하고 밖에 나오니 누군가 달려가고 편의점에서 일하는 사람이 도둑이다 하면서 쫓았어요. 하이지는 자전거를 타고 자기 앞을 달려간 사람을 뒤따라가요. 그 사람은 간세이 대학교 1학년이 된 구라하라 가케루였어요. 하이지는 가케루가 달리는 걸 보고 치쿠세이소에 들어올 열번째 사람이다 느낍니다. 마침 가케루는 돈도 없고 지낼 곳도 없어서 하이지가 소개한 하숙집 치쿠세이소에 들어가기로 해요. 방은 아홉개인데 거기에 가케루가 들어가고 열 사람이 살게 됐어요. 하나는 좀 넓고 쌍둥이가 썼어요. 가케루라는 이름은 ‘달리다’는 뜻이에요. 하이지는 가케루한테 이름과 딱 맞다는 말을 하기도 해요.


 치쿠세이소라는 말 밑에 쓰인 말은 ‘간세이 대학교 육상경기부 훈련소‘였어요. 치쿠세이소에 사는 사람은 자동으로 육상경기부 사람이 됐어요. 그건 하이지만 알았군요. 가케루가 들어오고 다른 사람도 알게 됐네요. 하이지는 모두를 모이게 하고 다음해 일월에 열리는 하코네 역전 경주에 나가자고 합니다. 가케루는 본래 달리기를 좋아해도 바로 받아들이지는 못했어요. 치쿠세이소에 사는 사람은 다 개성이 있더군요. 쌍둥이 조타와 조지를 시작해서 사법고시에 합격한 유키, 퀴즈를 아주 좋아하는 킹, 자신이 태어난 곳에서 신동으로 알려진 신동, 아프리카에서 일본으로 공부하러 온 무사, 담배를 엄청나게 피우는 니코 짱, 만화를 많이 보는 왕자. 달리기 잘할지 어떨지 모르는데, 하이지는 치쿠세이소 사람이 달리기를 잘할 거다 여겼습니다.


 운동 만화에는 사람 숫자가 아슬아슬한 곳이 나오고 열심히 연습하고 잘 해 나가기도 하는데 치쿠세이소 사람도 다르지 않군요. 하코네 역전 경주는 열 사람이 나가는데 후보도 없이 딱 열 사람이니. 이 경주는 대학교 육상부가 나가는 거예요. 하이지와 가케루를 빼고 다른 사람은 달리기 잘 하려나 했는데, 하이지가 생각한 대로 다들 잘 해 냈습니다. 만화를 많이 보는 왕자는 조금 떨어졌지만, 시간이 갈수록 나아졌어요. 가케루는 고등학교를 육상 추천으로 들어가고 장학금도 받았는데, 감독이 스파르타 식으로 하는 게 싫었습니다. 가케루는 하이지와 다른 학교 사람을 만나고 고등학생 때 자신이 감독을 때린 일을 잘못했다 느꼈어요. 운동은 몸뿐 아니라 정신도 단단해야 합니다. 운동 잘 하는 학교는 훈련이 힘들고 여러 가지 힘들더군요. 결과가 좋아야 한다고도 하지요. 꼭 1등 해야 하는 건 아닌데, 공부도 마찬가지네요.


 하이지도 어렸을 때는 육상을 했는데 다리를 다쳤어요. 쉬기도 해야 하는데 훈련을 많이 해서 그렇게 된 듯합니다. 하이지는 치쿠세이소 사람 하나 하나한테 맞게 달리라고 해요. 이런 사람이 육상 감독이 되면 선수는 좋겠네요. 가케루는 하이지를 만나고 달리기를 더 좋아하게 되고 빨리 달리고 싶다고 생각하기도 해요. 다른 사람도 달리기 좋아하게 됐어요. 운동한다고 대회에 나가고 좋은 기록을 내야 하는 건 아니죠. 그저 좋아서 운동할 수도 있지요. 하이지는 치쿠세이소 사람한테 그런 걸 느끼게 하고 자신도 달리기가 뭔지 알려고 했군요. 달리기가 뭔지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달려봐야 알지. 달리기 하니 무라카미 하루키가 생각나기도 합니다.


 이걸 보다 보니 운동만 즐기는 건 아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글 쓰기도 다르지 않지요. 음악 연주나 노래 그리고 그림도. 전문가가 되지 않아도 즐겁게 하는 거 괜찮겠지요. 운동이나 예술이 일상이 되면 어때요. 그걸 전문으로 하는 사람은 그저 즐기는 사람을 낮잡아 볼지.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그저 하고 싶어서 해도 잘 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하는데. 전문가는 그런 마음도 가볍다고 생각할지도. 못하면 안 하면 된다고 하면서. 전문가가 아니어도 자기 한계를 넘고 싶은 마음 있는데. 어쩐지 이상한 이야기가 됐네요.


 치쿠세이소 주인 집에는 개인 니라도 살아요. 니라도 한 캐릭터 합니다. 세상에는 뭐든 아주 잘 하는 사람보다 즐기는 사람이 더 많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잘 못한다 해도.




희선





☆―


 기요세는 기본으로 멤버들이 알아서 하도록 내버려두었다. 훈련방침을 꼼꼼히 알려주고 필요한 부분만 조금 조언을 건넸다. 그렇게 해서 저마다의 의욕을 잘 이끌어냈다. 가케루는 마법을 보는 것 같았다. 강요하지 않고, 벌칙도 만들지 않고 뛰어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까지 집요할 정도로 끈기 있게 가만히 기다린다. 그런 방식이 있다는 사실을 가케루는 지금까지 생각해 보지도 못했다. (132쪽~133쪽)



 사실 니코 짱한테 진정한 불행은 경기에 나가는 선수가 아니더라도 죽 달릴 수 있다, 달리기를 좋아하면 그냥 즐기면 된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지도자를 만나지 못했다는 점이다. 아직 어렸고, 그때까지 마냥 육상에 푹 빠져 그것만 바라보고 살아왔기에 그때 니코 짱은 선수로 성공하지 않으면 모든 것은 쓸데없고 뜻 없다는 생각밖에 갖지 못했다. 니코 짱은 자신한테 실망하고 육상에서 멀어졌다.  (459쪽~4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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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4-03-07 09: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대리만족이라고 할까요? 운동을 못하지만 운동 만화는 좋아하는 것 같아요. 농구, 배구 등 스포츠 만화를 은근 봤던 것 같습니다. 운동 경기 장면도 좋지만 자신과의 싸움, 그리고 팀이 단합해가는 과정 등을 볼 때 멋지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희선 2024-03-10 01:04   좋아요 1 | URL
실제 운동경기는 운동선수가 무슨 생각을 하고 경기를 하는지 모르기도 하네요 운동하는 만화나 소설에서는 그런 사람이 무슨 말 하는지 나오잖아요 경기 할 때도... 팀이 마음을 모으고 함께 힘 내는 거 보는 것도 즐겁죠 실력이 조금씩 느는 것도 보이고 누군가는 아주 달라지고... 잘 하면 잘 하는대로 안 되면 안 되는대로, 그런 모습 보는 게 좋네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