あの日にかえりたい (實業之日本社文庫) (文庫)
이누이 루카 / 實業之日本社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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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로 돌아가고 싶어

이누이 루카

 

 

 

 

 

 

 사람은 누구나 돌아가고 싶은 날이 있을까. 지금 난 없는 것 같아. 돌아간다고 해도 바꿀 수 있는 건 없을 거야. 바꾸지 못한다 해도 그날을 다시 산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 그날은 아주 중요한 날이어야 할 것 같군. 무언가 결정하거나 무슨 일이 일어나는 날. 그런 걸 잘 기억하는 사람도 있을 텐데, 난 그런 건 없어. 지금까지 뭐 하고 산 거지. 예전에도 말했지만 난 돌아간다면 나 자신이 없었던 때로 가고 내가 세상에 나타나지 않기를 바라. 이런 생각 별로인 것 같기도 해. 내가 나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거니. 앞으로 기억할 만한 일이나, 그런 날이 다가오면 좋겠어. 그러려면 그런 날을 맞을 준비를 해야겠군. 올지 안 올지 모를 날을 생각하고 준비한다니, 다시 생각하니 귀찮군. 그냥 대충 살래.

 

 나한테는 별일 없다 해도 소설, 다른 사람 이야기를 보는 건 재미있어. 소설은 그냥 지나가는 것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것 같아. 난 이 책을 보고 생각나는 게 없지만, 누군가는 자기 일과 겹쳐볼지도 모르겠어. 현실과 환상이 섞이기는 했지만. <한밤의 동물원>에서 엔도 다다시는 학교에서 친구한테 괴롭힘 당하지만 엄마 아빠한테 그런 말 못해. 여름방학 때 다다시는 아빠한테 혼나고 집을 나갈 생각을 하고 나가. 그날 다다시는 동물원에 가게 돼. 거기에서 만난 사육사 아저씨는 다다시한테 이런저런 말을 하고 동물을 보게 해줘. 다다시는 동물원에 있을 때 마음 편했어. 자신은 사람보다 동물을 상대하고 싶다고 생각해. 사육사 아저씨는 그런 다다시한테 동물원에서 일하려면 동물뿐 아니라 사람도 좋아해야 한다고 해. 다다시는 나중에 동물원에서 일하게 돼. 하지만 동물원에 오는 사람이 적어서 어떻게 하면 사람이 올까 하다가 자신이 어릴 때 밤에 간 동물원을 떠올리고 자신이 일하는 동물원을 바꾸어. 그 뒤에 다다시가 일하는 동물원 문 닫지 않았기를. 난 다다시가 만난 사육사 아저씨 다다시 자신 같아.

 

 두번째 이야기 <시간을 달리는 소년>은 슬프면서도 따듯해. 지진이 일어난 다음날 니시다 하지메는 모르는 마을에서 정신을 차리고 모르는 아줌마한테 도움 받아. 그 아줌마는 하지메를 자기 집에 데리고 가고 하지메와 여러 가지를 해. 그건 하지메가 새엄마하고 하고 싶었던 거였어. 이건 누구 바람이 컸을까. 하지메일지 하지메 새엄마일지. 하지메를 자기 집에 데리고 간 아줌마는 나이든 하지메 새엄마였어. 하지메는 지진이 일어난 날 모습 그대로였고. 하지메와 새엄마가 지진이 일어나고도 함께 살았다면 좋았을 텐데 그런 시간은 없었군. 다음 이야기는 이 책 제목과 같은 <그날로 돌아가고 싶어>야. 이건 어떻게 말하면 좋을까. 우연처럼 보이는 일이지만 그걸 기적이라 여겨야 할까. 요양원에 자원봉사를 간 이시바시 가요는 자신을 보고 놀란 이시바시를 상대해. 성이 같지. 이시바시 아내 이름은 가요코였어. 이시바시는 가요한테 자기 이야기를 하면서 그날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해. 이시바시가 돌아가고 싶은 날은 이시바시 아내가 죽은 날이었어. 그리고 그날은 가요가 태어난 날이기도 했어. 대단한 우연이지. 그래서 어떻게 됐느냐고. 이시바시는 아내가 죽은 날로 가서 자신이 아내를 죽게 만들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 다시 태어날 수 없다는 말 때문에. 이시바시는 아내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여겼는데, 어쩌면 그때 자신이 그곳에 갔던 걸지도. 그건 나중에 일어나는 일이니 몰랐던 거지.

 

 고바야시 유키에는 이사 준비를 하다 열다섯해 전에 친구와 만나기로 한 걸 기억해내고 얼마 뒤 친구를 만나러 가. 유키에는 소프트볼부 친구 넷과 친하게 지냈어. 유키에는 친구가 오지 못한다는 걸 알면서도 친구들을 만나러 가. 아무도 없는 학교에서 유키에는 뱀불꽃을 태워. 그랬더니 친구들이 나타났어. 유키에는 나이를 먹었지만 친구들은 열다섯해 전 그대로였어. 유키에는 친구들과 불꽃놀이 한 날과 똑같이 행동해. 시간이 늦어서 친구들과 헤어지지만, 아유미가 유키에를 자전거에 태우고 역에 바래다줘. 그것도 그날과 같았어. 그때 아유미는 유키에한테 자신도 나이 먹고 싶었다고 말해. 유키에를 빼고 다른 네 친구는 예전에 죽었어. 유키에는 자신도 그때 죽어야 했는데 하면서 지금까지 산 것 같아. 그래도 시간이 흐르고 친구들을 다시 만나고는 마음이 바뀌어. 사고가 없었다면 유키에와 친구는 지금도 잘 지냈을 텐데. 아니 연락이 끊긴다 해도 살아 있는 게 더 나았을지도. <did not finish>는 돌고도는 이야기 같아. 죽음의 순간 자신을 돌아보고 어린시절 자신한테 가다니. 오구로는 어린 자신을 보면 스키는 하지 마라 하려 했는데, 그 말이 아닌 스키를 하라고 해. 오구로는 어릴 때 나이 든 자기 자신한테 들은 말을 믿고 스키를 했던 거였어. 오구로는 아무도 이르지 못한 곳에 죽을 때쯤에야 가는 것 같아. 그게 괜찮은 건지 별로인지 나도 잘 모르겠어. 그래도 오구로는 자신이 스키를 좋아한다는 걸 깨달아.

 

 마지막 이야기 <밤 산책>은 밤에 걷는 사람을 하라구치 아키코가 만나는 이야기야. 두 사람한테도 이야기가 있어. 신비한 이야기. 멀리 떨어진 데 있었는데 죽음이 가까웠을 때 두 사람은 같은 곳에서 만나. 멀리 있는 두 곳이 겹친 걸까. 서로 혼자였다면 두 사람은 그대로 세상을 떠났을지도 모르겠어. 그때 두 사람이 만나서 내일을 믿기로 한 것일지도. 실제 만난 건 아니고 꿈 같기도 혼이 나온 것 같기도 했어. 시간이 흐르고 두 사람이 실제로 만나다니 신기한 일이야.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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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립백 과테말라 우에우에테낭고 디카페인 - 10g, 5개입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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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달에도 알라딘에서 커피를 샀습니다. ‘콰테말라 우에우에테낭고 디카페인’. 커피 이름 길기도 하네요. 저는 다른 것보다 밤하늘 그림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콰테말라에서는 멋진 밤하늘 볼 수 있을까요. 별이 쏟아질 것 같은 밤하늘 한번도 못 봤습니다. 앞으로도 사진이나 그림으로나 보겠지요. 별이 가득한 밤하늘 보면 무척 신비로울 듯합니다.

 

 

  

 

 

 

 커피에 카페인이 있고 없고 차이 잘 모르겠습니다. 예전에 카페인 없다는 믹스커피 마셔본 적 있는데, 그건 어땠던가. 카페인이 없다 생각해서 좀 다르게 느꼈는지, 이번에 마신 과테말라 우에우에테낭고 디카페인은 더 모르겠군요. 다른 커피하고 비슷합니다. 신맛 고소함 단맛이 있다는데 신맛은 느꼈습니다. 고소함과 단맛은 조금. 사실은 고소함은 커피를 뜯었을 때 냄새로 맡았어요. 단맛 조금 나는군요.

 

 지금까지 별똥별도 못 봤는데 그림에 있군요. 저는 만화영화에 멋진 밤하늘이 나오면 캡쳐해두기도 해요. 그걸 늘 하는 건 아닌 듯합니다. 찾아보니 얼마 안 되더군요. 영상으로 볼 때는 멋져서 캡쳐했는데 멈춘 그림으로 보면 좀 달랐어요. 그건 깜박이지 않아서군요. 영상을 그림 파일로 만들면 반짝이는 건 그저 점이 되잖아요. 그래도 잘 보면 괜찮습니다.

 

 밤하늘 보면서 커피 마시면 참 멋지겠습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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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10-30 13: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카페인 없는 믹스커피를 마셔봤는데 저는 맛이 덜하더라고요. 확실히 알겠더라고요.

희선 2020-10-31 01:21   좋아요 0 | URL
그 커피 많이 마셔보지 않았지만 평소에 먹는 것보다 싱거웠던 것 같기도 합니다 그렇다 해도 저는 커피는 다 좋아요 알라딘에서 파는 건 그렇게 다르지 않은 듯해요


희선
 
거울 속은 일요일
슈노 마사유키 지음, 박춘상 옮김 / 스핑크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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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번에 《가위남》을 보고, 다른 소설이 나온 걸 알았다. 그때 본 책이 괜찮았냐고 한다면 잘 모르겠다. 내가 인상깊게 여긴 건 책보다 작가가 이 세상에 없다는 게 아니었을까 싶다. 이런 작가는 더는 새 작품을 못 본다. 한국에 나온 건 《가위남》 하나뿐이었고, 몇해 전에 나온 게 다시 나온 거였다. 어쩌면 이번이 끝이 아닐지도 모르겠다. 슈노 마사유키가 쓴 소설이 두권만은 아닐 테니 말이다. 《가위남》은 앞부분 봤을 때 어떤 걸 알아차렸다. 그러면서도 아닌가 했다. 왔다 갔다 했구나. 혹시 이번에도 그런 게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 작품의 탄생에 영감을 준 말라르메는 19세기 프랑스 시인으로, 상징주의의 창시자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 일상용어뿐 아니라 시나 소설 속 낱말에도 오랫동안 켜켜이 쌓여 굳은 고정관념이 담겨 있습니다. 말라르메는 시에서 이러한 고정관념을 걷어내고 작가가 스스로 발견해낸 상징을 배치해 사람 내면의 심연을 흔드는 작품을 쓰고자 평생을 바쳤습니다. 고정관념의 수영장에서 허우적대는 사람 영혼을 자유가 넘치는 심연의 바다에 풀어놓고자 했지요.  (옮긴이 말에서, 502쪽)

 

 

 앞에 말을 쓴 건 여기에 말라르메 시가 나오기도 해서다. 사람 영혼을 고정관념이 아닌 자유로운 깊은 바다에 풀어놓으려 했다니. 지금 생각하니 이 소설 《거울속은 일요일》도 그런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가위남》에도 그런 면이 있다. 고정관념에 갇히면 보이는 것도 못 본다는. 이번에는 그게 더하다. 어쩌면 범패장이라는 별난 곳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가설지도. 여기에서 말하는 걸 천천히 잘 생각하면서 봐야 했을지도 모르겠다. 범패장이라는 공간이나 사람을 말하는 걸. 조금 이상한 느낌이 들 때가 있기는 했는데, 그렇게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추리소설 볼 때는 범인이 누굴까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적이 많아서.

 

 내가 읽은 책 이야기를 잘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잘 못한다. 책속은 2001년으로, 2001년에서 열네해전 1987년 범패장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을 탐정 이스루기 기사쿠가 다시 조사한다. 2001년 모습과 1987년 이야기가 번갈아 나온다. 이스루기는 열네해 전에 범패장에 있었던 사람을 만난다. 범패장은 프랑스 문학 연구자 즈이몬 류시로가 지은 곳으로 즈이몬 류시로는 대학교수를 그만두고 그곳에서 ‘화요회’를 열었다. 화요회는 시인 말라르메가 했던 것이라 한다. 앞에서도 말했듯 난 말라르메를 잘 모르지만 즈이몬 류시로는 아주 좋아하는가 보다. 범패장이라는 이름도 말라르레 시에서 따왔다고 한다. 1987년 7월 7일 범패장에는 열세사람이 있었다. 사람이 많을 때는 더 마음 써서 봐야 하는데, 왜 이렇게 많아 하면서 대충 봤구나.

 

 예전에 범패장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은 그때 여러 사건을 해결한 탐정 미즈키 마사오미가 해결했다. 미즈키 마사오미가 나오는 소설은 여러 권이었다. 의뢰인은 이스루기한테 미즈키 마사오미가 나오는 소설은 실제 있었던 일이라 한다. 범패장 사건은 작가가 소설을 끝맺지 않았다. 이스루기는 사건보다 탐정인 미즈키 마사오미한테 관심이 있었던 걸지도. 선배로 여기고. 그 사건이라 해야 할지, 거기에는 한가지 비밀이 있었다. 소설을 쓴 아유이 이쿠스케는 그걸 밝히고 싶지 않아서 그 소설을 끝맺지 않았다. 아유이 이쿠스케는 이스루기를 이용해서 다른 생각을 했지만 그건 이루지 못했다. 아유이 이쿠스케는 자신이 만든 탐정 미즈키 마사오미가 아닌 진짜만을 바랐다. 더 말하면 안 되겠다. 추리소설이라 해도 사건보다 다른 게 더 중요할 때도 있겠지. 범인이 누군지만 생각하는 것도 고정관념일지도. 지금은 범인을 먼저 말하고 시작하는 소설도 있구나.

 

 이스루기가 말했는지 기억이 정확하지 않은데 이런저런 관(집) 이야기가 나온다. 그걸 보니 아야츠지 유키토 소설이 떠오르기도 했는데 참고문헌을 보니 아야츠지 유키토 소설이 많았다. 뒤에 나오는 중편 <밀/실>에서 ‘밀’은 아유이 이쿠스케가 쓴 소설이지만 실제 일어난 일이고, ‘실’은 열여섯해가 지나고 이스루기 기사쿠가 같은 곳에 가서 어떤 일을 푼다. 밀과 실이라 했지만 ‘밀실’이 나온다. 제목으로 다른 걸 나타내기도 하다니. 내가 《거울속은 일요일》 1장 보고, 2장 보면서 어떤 게 나오기를 기다렸지만 그건 나오지 않았다. 아니 아주 나오지 않은 건 아니었구나. 그때 눈치채야 했는데 아쉽다. 나중에 알고 그래서였구나 했다. 그래도 하나는 맞았다. 맞은 게 뭔지는 말하지 못하지만. 이 책을 볼 때는 더 집중하기를. 이 책을 옮긴 사람이 추상예술이라는 말을 했는데, 난 잘 모르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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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 고양이
모자쿠키 지음, 장선정 옮김 / 비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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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한테 듣는 잔소리도 별론데 고양이한테 잔소리 들으면 더 안 좋을 것 같아. 처음부터 이런 말하다니. 고양이도 사람을 생각하고 이런저런 말을 할까. 사람이 늦게 잊어나는 걸 보면, ‘일찍 일어나야 하잖아. 그러게 일찍 좀 자지.’ 같은 말. 고양이는 야옹 야옹 야옹 하겠지. 그걸 사람이 알아듣는다면 재미있을지도 모르겠어. 잔소리보다 다른 말을 하는 게 더 좋겠어. 내가 듣고 싶은 말, 아무도 해주지 않는 말. 잔소리 고양이가 있다면 칭찬 고양이, 내 편 고양이도 있겠어. 아니 잔소리 고양이가 칭찬도 하고 내 편도 되겠군. 아쉽게도 나한테는 그런 고양이 없어. 하나쯤 있다면 기쁠 텐데. 시간이 더 지나도 그런 고양이는 만나지 못하겠어. 내가 바라는 건 친구인가. 그럴지도. 내가 어떻든 괜찮고 내 마음대로 해도 괜찮다고 하면 좋겠어(아주 막 하겠다는 건 아니야). 그러면 내가 아주 안 좋아지려나. 뭔가 하라고 하면 더 안 할 것 같지만.

 

 자신이 게으르다 느끼면 좀 바꿔야 할 텐데 할 거야. 자신이 자신한테 말하면 되겠지. 잘 좀 해 하는 말. 여기 나오는 고양이는 참 귀여워. 자기랑 같이 사는 사람을 잘 보니 말이야. 잘 안 보면 이런저런 말하기 어렵겠지. 어질러진 책상을 정리하라 하고 한번 일어났다 다시 자면 일어나라 하고 숙제도 학교에 가서 하지 말고 집에서 하라고 해. 숙제라니, 고양이하고 사는 사람은 학생인가. 학생만 숙제 하는 건 아니겠군. 고양이는 사람이 먹는 것도 마음 써. 많이 먹는 걸 보고. 쉬는 날 집에만 있으면 가끔 밖에 나가야 할 거 아니야 해. 고양이가 잠 못 드는 사람한테 자장가도 불러줘. 고양이가 부르는 자장가는 어떨까. 그거 듣다가 잠 깨는 거 아닐지. 미안, 미안. 나도 잠 잘 자라고 노래해주는 고양이 있으면 좋겠어. 가끔 잠이 잘 안 드는데. 잠이 잘 안 들어서 일어나는 것도 힘들어.

 

 고양이한테 친구가 생겨. 그 고양이는 꽤 느긋해. 그런 친구가 생겨서 좋을 것 같군. 그래도 여전히 이런저런 말을 하지만. 사람이 게임 오래하고 인터넷도 많이 보는가봐. 지금 사람은 거의 그렇기는 하군. 나도 그런 소리 들을지도 모르겠어. 일찍 자라거나 가끔 걷기라도 하라는 말. 자주는 아니어도 걷는데. 고양이가 함께 걷는다면 나도 걷고 싶을 텐데. 고양이는 산책 별로 안 좋아할 것 같아. 언젠가 들으니 고양이는 기억력이 그리 좋지 않대. 그래도 오래 함께 사는 사람은 조금 기억하겠지. 그러면 좋을 텐데. 고양이 친구도 없는데 이런 생각을 했군.

 

 동물과 함께 사는 것도 괜찮겠지. 혼자라면 더 그럴지도. 다시 생각하니 자신이 쓸쓸하다고 동물과 함께 살면 안 되겠어. 동물을 끝까지 지켜볼 마음이 없다면 안 되지. 고양이가 잔소리뿐 아니라 위로도 해주는군. 잘 안 된 일은 다시 하면 된다고 해. 추울 때 참으라 한 적도 있는데 따듯한 옷도 찾아주다니. 이런 마음 씀씀이는 좋군. 고양이는 늘 집안 일 하는 사람한테 고맙다고도 해. 집안 일은 고양이가 못하는 일이군.

 

 잔소리 들으면 싫을 것 같기도 한데 고양이가 한다면 좀 낫겠어. 고양이는 한번 한 말 또 하고 또 하지 않을 것 같아. 정말 그럴까. 때로는 좋은 말도 하겠지. 그렇게 믿어야지 어쩌겠어. 이건 사람 처지에서 생각하는 걸지도. 이런저런 말해도 고양이가 오래 살았으면 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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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26 21: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0-27 01: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작은마음동호회
윤이형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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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이 나온 걸 알았을 때는 한번 만나보고 싶었어요. 보고 싶다 생각하는 책 다는 아니지만 보게 되는 것도 있어요. 이 책도 그런 책에서 한권이에요. 기대하는 마음으로 책을 펼치고 첫번째 이야기면서 소설집 제목이기도 한 <작은마음동호회>를 봤어요. 저도 마음이 작기는 합니다. 작은마음동호회가 글 쓰고 책 만드는 엄마 모임이라는 걸 알고 조금 아쉬웠어요. 그것보다 처음부터 나는 저 안에 들어갈 수 없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여기 담긴 소설에 이런 이야기 얼마나 있으려나 하고 조금 걱정했는데, 다행하게도 그 뒤로는 없었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이야기가 제 처지와 가깝지는 않지만. 비슷한 일은 겪을 수도 있겠지 했어요. <작은마음동호회>도 그렇게 보면 될 것을. 앞에서도 말했듯 저는 마음이 작습니다. 그래도 책 봅니다. 이 세상에 나온 책 가운데 저와 비슷한 처지에 놓인 사람은 거의 없는 듯해요. 그저 다른 사람 이야기를 보고 이런 사람도 있구나 해야지 어쩌겠어요. 본래 소설은 다른 사람을 알려고 보는 것이잖아요. 자신을 들여다보려는 것도 있지만.

 

 여자는 결혼하고 아이를 낳으면 자신보다 남편이나 아이를 먼저 생각하겠지요. 남편이나 아이도 소중하지만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면 좋겠네요. 자신이 하고 싶은 걸 많이 참지 않기를. 옛날과는 다르게 지금은 그런 사람이 더 많겠지요. 지금 생각하니 윤이형 책 여러 권 만났네요. 장편보다 짧은 건 그런대로 봤는데 단편소설은 여전히 어렵네요. <승혜와 미오>는 동성인 두 사람이 사귀고 함께 살지만 여러 가지를 생각하더군요. 지금은 동성애를 아주 안 좋게 보지는 않지만 식구한테 말하지 못하고 일터에도 알리기 어렵겠지요. 승혜와 미오는 조금 성격이 달라요. 그것 때문에 서로 섭섭한 마음을 가져요. 이런 일은 이성 사이에서도 일어나겠지요. 서로 다른 두 사람이기에 빠르게 서로한테 빠져들어도, 시간이 흐르면 그걸 안 좋게 여기기도 하잖아요. 그래도 승혜와 미오는 아직 괜찮은 듯합니다. 승혜는 미오와 이런저런 말을 하려고 해요.

 

 둘레에서 보기 어려워도 몸과 마음이 달라 힘들어하는 사람 있겠지요. <마흔셋>에서는 재경 동생이 성전환 수술을 해요. 어머니는 암으로 죽고, 죽기 전에 재윤이 수술하려 한다는 걸 알아요. 본래 재경은 언니였는데 이젠 누나가 되고 동생 재윤을 받아들여요. 몸과 마음이 다른 것도 참 힘들 것 같아요. 성전환 수술 위험하기도 하니 식구는 안 하기를 바랄 것 같지만, 당사자는 다르겠지요. 재윤은 본래 자기 모습을 찾았다고 여기고 살겠군요. <이웃의 선한 사람>에서는 ‘나’가 차 사고를 당할 뻔한 자기 아이를 구해준 스물여덟살 남자한테 빚을 갚지 못해 화를 내기도 해요. 남자는 앞날을 볼 수 있다는 이상한 말을 해요. 그것보다 ‘나’가 남자를 처음 봤을 때 남자는 그네를 타면서 이상한 소리를 냈어요. 나중에 ‘나’의 아이 연두를 구해준 게 놀이터에서 만난 남자라는 걸 알고 또 다른 걸 알게 돼요. 남자는 ‘나’가 밤에 밖에서 담배를 피울 때 ‘나’한테 식초를 부은 사람이었어요. 그 일 때문에 ‘나’는 남자가 일부러 연두한테 사고가 나게 꾸민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합니다. 이웃의 선한 사람이 정말 착할까요. 나쁜 마음으로 위험에 빠진 아이를 구하지는 않겠지요. 이 이야기보다 오랜 시간이 흐르고 많은 사람이 죽는 사고가 일어난다는 말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 그게 이웃의 선한 사람 때문일 수도 있다 말하는 듯했어요. 그런 일 일어나지 않으면 좋을 텐데.

 

 다음 이야기는 판타지 같습니다. 용과 용기사가 나오거든요. 생각하는 용과 무언가를 만드는 용이라 해야겠군요. 용은 싸움과 번식 두 가지만 했는데 생각하는 용이 나타났어요. 그것도 둘이나. 용이 나오는 판타지처럼 보이지만 꼭 그렇지도 않은 듯합니다. 생각(의심)하고 살라고 말하는 거겠지요. 지금은 많은 사람이 생각할 시간을 잘 만들지 못하지 않나 싶기도 해요. 생각하라는 말만 하는 건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다음 이야기 <님프들>에서 준이 누군지 잘 모르겠어요. 아버지였다가 친구였다 남편이었다 아들이었다 해요. 그 준은 죽었어요. 아마 민은 준이 죽어서 준을 여러 사람으로 생각하게 된 게 아닐까 싶어요. 자신이 살려고. 마지막을 보면 준은 아들 같기도 해요. 민은 아이를 잃은 엄마일지도. <이것이 우리의 사랑이란다>에서는 어느 날 섬광이 비치고 많은 사람, 거의 남자가 무언가한테 끌려가고 갇혀 살아요. 그렇게 많은 남자를 가둔 무언가는 그걸 사랑이라 해요. 사랑한다고 상대를 가두면 안 될 텐데. 혹시 그건 남자가 여자한테 했던 거였을까요.

 

 윤이형 소설 보는데 구병모가 생각나기도 했어요. 왜 그랬는지 모르겠네요. 구병모가 쓴 글이 책 맨 뒤에 있어설지도. <수아>는 SF 같네요. 언젠가 일어날지도 모를 로봇의 반란 같은 느낌이 듭니다. ‘수아’는 로봇 이름이고 뒤에는 번호가 붙어요. 사람은 로봇이 사람 말을 잘 듣기를 바라는군요. 그러면서 쉽게 버리기도 하지요. 이건 동물도 다르지 않군요. <역사>는 짧은 이야긴데 무얼까 싶네요. 제가 느낀 건 괴롭다 해도 역사를 기억해야 한다는 거예요. 이번에 좀 높은 고개를 넘은 듯도 합니다. 중간에 그만두지 않고 넘었다는 것만 기뻐해야겠습니다.

 

 

 

*미처하지못한말

 

 다 쓰고 나니 한편 안 썼다는 게 생각났습니다. 다른 것도 그렇게 잘 읽어냈다고 하기 어려운데. <피클>을 잊어버린 건 할 말이 없어서였을지도. 이 소설 보는데 한번 본 것 같은 느낌이 들더군요. 예전에 <악스트>에서 만났다는 게 생각났어요. 잡지사에서 일하던 유정이 편집장한테 성폭력 당했다고 한 말이 진짜인지 거짓인지 잘 모르겠어요. 선배인 선우는 별로 친하지 않았던 후배 유정이 일을 그만두고 자신한테 그런 말을 쓴 전자편지를 받고 어찌해야 할지 몰랐어요. 모르는 사람이었다면 믿었다고 생각하더군요. 시간이 조금 흘렀지만 선우는 그 말을 믿기로 해요. 여성이 여성의 적이라는 말이 생각나기도 하는군요. 여성이 마음을 모아야 할 텐데.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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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10-23 21: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제 친구와 통화 중에 여자의 적은 여자였군, 하는 말을 했답니다.
그래도 동지인 경우가 더 많다고 생각합니다.

희선 2020-10-25 23:59   좋아요 0 | URL
맞는 말씀입니다 여자의 적이 여자일 때도 있지만, 같은 여자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게 더 많겠지요 여자끼리 서로 도울 때가 더 많지 않나 싶습니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