ビブリア古書堂の事件手帖 ~扉子と不思議な客人たち~ (メディアワ-クス文庫) (文庫)
스미 케이이치 / KADOKAWA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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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도비라코와 신기한 손님들

미카미 엔

 

 

 

 

 

 

 두해전(2017)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은 7권으로 끝났는데, 한해 지난 2018년에 또 나왔다. 책은 한해가 지나고 나왔는데 책속 시간은 일곱해가 흘렀다. 7권속 시간은 2011년이었고 2018년에 나온 건 2018년으로 맞추었다. 앞에 게 한두 권으로 끝나지 않아서 책 나오는 데 걸린 시간과 책속 시간이 맞지 않았다. 앞으로는 어떨까. 한해가 지나면 책속도 시간이 그렇게 흐를지 조금만 흐를지. 그건 다음 권을 봐야 알겠다(다음 권 나올까). 시오리코와 다이스케는 사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결혼했다. 그리고 딸이 생겼다. 시오리코와 아주 많이 닮은. 그러면 삼대가 거의 같은 얼굴이라는 건가. 시오리코 엄마 지에코와 시오리코 그리고 도비라코. 그런 설정은 거의 만화에서 봤는데. 소설이라고 못 쓸 건 없고 실제로 삼대가 많이 닮을 수도 있겠지.

 

 비블리아 고서당은 헌책이나 오래된 책을 사고 파는 곳으로 주인은 시노카와 시오리코다. 시오리코 할아버지에서 아버지 그리고 시오리코로 이어졌다. 처음에 고우라 다이스케는 비블리아 고서당에 외할머니 책 《소세키 전집》을 가지고 가서 외할머니 비밀을 알게 된다. 그때 일자리를 찾던 다이스케는 비블리아 고서당에서 일하기로 한다. 다이스케는 시오리코를 고등학생 때 보고 말 한마디 못한 걸 아쉬워했는데 시간이 흐르고 다시 만나고 함께 일하게 됐다. 다이스케는 어릴 때 겪은 일 때문에 책을 오래 볼 수 없었고, 시오리코는 누군가한테 책 이야기를 하면 좀처럼 멈추지 못했다. 책 이야기를 하고 싶은 사람과 책 이야기를 듣고 싶은 사람이 만난 거다. 시오리코는 책 이야기는 막힘없이 잘 했지만 사람 대하는 건 잘 못했다. 한가지라도 잘 알고 말하는 게 어딘가 싶다. 난 하나도 없다. 잘 아는 것도 말을 잘 하는 것도.

 

 두 사람 시오리코와 다이스케가 결혼하리라는 건 알았는데 그 뒤 바로 한 걸로 하다니. 하긴 딸인 도비라코가 좀 어리면 안 되니 그랬겠다. 다섯살보다는 여섯살이 말을 더 잘 알아듣겠지. 한국 나이로 하면 일곱살이겠다. 시오리코는 딸인 도비라코가 자기랑 비슷해지면 어쩌나 조금 걱정하는 듯했다. 여러 가지 문을 열어보라는 뜻으로 도비라코(扉子)라 이름 지었다. 그건 책뿐 아니라 사람도 들어간 거겠지. 앞에서 말했듯 도비라코는 여섯살이다. 그런데 벌써부터 책이 자기 친구라 했다. 난 그런 도비라코 부러웠다. 시오리코도 마찬가지였겠지만 도비라코는 났을 때부터 책에 둘러 싸였다. 책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지 않은가. 둘레에 책이 많아도 별로 관심 갖지 않은 시오리코 동생 아야카도 있지만. 그런 사람은 적을 거다.

 

 여기 담긴 이야기는 지금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다이스케가 일하다 어딘가에 둔 책을 시오리코가 찾으면서 도비라코한테 해주는 이야기다. 다이스케는 자신이 가지고 다니던 책을 도비라코가 보지 않기를 바랐다. 지금은 다른 데 가서 그걸 찾을 수 없었다. 시오리코는 그걸 알고 도비라코가 그 책보다 다른 데 마음이 가게 하려고 책에 얽힌 이야기를 한다. 앞으로도 이렇게 한다면 다음에 한해가 지났다고 해도 그렇게 이상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늘 이럴지 그건 알 수 없구나. 오래된 책은 그 안에 담긴 이야기 말고도 책 자체에 이야기가 있기도 하다. 이건 사람 손에서 손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이다. 책에 얽힌 기억, 난 그런 거 없다. 앞으로도 그런 일은 없을 것 같다. 어떤 책 한권을 소중하게 여기거나 책과 얽힌 일이 있는 것도 기분 좋은 일이겠다. 아니 꼭 그렇지만도 않을지도. 오래되고 비싼 책은 사람의 욕심을 부르기도 한다. 마지막 이야기가 그랬다. 남을 속이지 않고 성실하게 일한다면 다른 사람 탓은 하지 않을 텐데.

 

 어렸을 때 작은아버지를 오해하고 오랫동안 싫어했는데 시간이 흐르고 오해를 푼다. 부모와 작은아버지는 다시 좋은 사이가 되지 못해도 자신은 달라질 수 있다고 여긴다. 아들은 어머니 기대를 받고 어릴 때 이것저것 배우지만, 게임과 만화를 좋아하게 되고 일러스트레이터가 된다. 어머니가 보내준 자기 책을 보고 아들은 그 안에 어머니하고 추억이 담긴 책이 있다고 말하고 얼마 뒤 죽었다. 어머니는 아들이 말한 책이 뭔지 알고 싶어서 시오리코 엄마한테 그 책을 찾아달라고 했는데, 그 일을 시오리코와 다이스케가 하게 된다. 그 이야기를 보니 어릴 때 억지로 한 것도 조금 도움이 되는구나 했다. 하지만 아이한테 뭔가를 억지로 시키는 건 안 좋다. 어머니와 아들한테 추억이 된 책은 어머니와 며느리 사이를 조금 가깝게 해주었다. 이제 아들은 세상에 없지만. 그 이야기를 듣고 도비라코는 책이 사이가 나빴던 사람도 사이좋게 해준다면서 기뻐했다.

 

 다음 이야기도 책이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거였다. 조금 거짓말도 있었지만. 사람은 누구와 어떻게 이어질지 알 수 없다. 누군가한테 나쁜 짓 안 하는 게 좋겠다. 아무리 자신이 힘들다 해도.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솔직하게 말하고 뉘우치면 좀 낫겠지. 책을 좋아한다고 다 좋고 착하다 말할 수 있을까. 시오리코는 도비라코가 그렇게 생각할까봐 걱정했다. 아직 여섯살인데 여러 가지 일을 겪고 더 자라면 알겠지. 다이스케가 어딘가에 두었는지 모르는 책은 뭘까 했는데, 그건 다이스케와 시오리코가 만나고 비블리아 고서당에 온 사람 이야기를 적은 거였다. 그게 바로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이구나. 다이스케가 책은 오래 못 읽어도 글은 오래 쓸 수 있을까. 자기가 쓴 글도 오래 못 볼까. 그런 건 나오지 않았구나. 예전과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르다.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예전에는 거의 다이스케가 이야기를 이끌어갔다. 이번에는 여러 사람이 이끌어간다. 그래서겠지. 이런저런 책에 얽힌 이야기 슬프기도 재미있기도 하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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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의 너에게 고한다
요코제키 다이 지음, 김성미 옮김 / 북플라자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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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보려고 하니 이것보다 먼저 본 책과 같은 점이 있었습니다. 그건 뭘까요. 일본 아마존 베스트셀러라는 말이 있는 것과 출판사 그리고 한국말로 옮긴 사람이 같았습니다. 처음에는 몰랐던 거예요. 일본 아마존 베스트셀러라는 말은 제가 책을 보는 데 크게 영향을 주지는 않습니다. 그 말이 있다고 해서 다 제 마음에 드는 책은 아닐 거예요. 그렇게 크게 쓰지 않았지만 책 앞면을 보면 눈에 들어옵니다. 그 말 저는 별로 마음 안 쓴다고 했는데 정말 그럴까요. 제 무의식에는 영향을 줄지도 모르겠습니다. 광고가 그런 거지요. 책도 겉이 괜찮고 뭔가 보증 있는 말이 있으면 많은 사람이 보지 않을지. 띠종이에도 책을 보고 싶게 만드는 말을 적기도 하고 뒷면에는 이런저런 곳에서 추천한 말을 싣기도 합니다. 책을 봐도 그런 걸 느끼지 못할 때가 더 많지만. 저만 그럴지도 모르겠군요. 지나친 말은 안 좋을 것 같습니다. 여기에는 그런 말 없어요. 그냥 생각나서 한 말입니다.

 

 와쿠이 카즈사는 한해 전에 자기 아파트에서 누군가한테 죽임 당했어요. 한해가 흐르고 와쿠이 카즈사는 눈을 떴어요. 카즈사는 자신이 자신이 아닌 걸 알고 깜짝 놀랐습니다. 카즈사는 모리 치즈루 몸으로 깨어났어요. 모리 치즈루는 카즈사가 죽임 당한 날 육교에서 굴러떨어지고 머리를 다쳤어요. 한해 동안 혼수상태였어요. 카즈사 영혼이 모리 치즈루한테 들어갔겠지요. 지금 모리 치즈루 영혼은 어디에 있을지. 그런 건 나오지 않습니다. 아직 잠들어 있을 듯합니다. 카즈사 기억은 자신의 아파트에 누군가 찾아와서 문을 열러 간 데서 끊겼어요. 죽은 사람은 자신을 죽인 사람 기억하지 못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죽으면 살았을 때와 다를 거예요. 죽으면 그걸로 끝일 수도 있고. 그래도 영혼이 있으면 좋겠네요. 산 사람은 못 보겠지만, 누군가와 몸이 바뀌면 두 사람이 서로를 알게 되기도 하지만 이건 그런 이야기는 아니예요. 한사람은 벌써 죽었군요. 카즈사 영혼이 언제까지나 이곳에 머물 수도 없었습니다. 카즈사가 처음에는 몰랐는데 시계에 날짜를 나타내는 숫자가 10에서부터 줄어드는 걸 보고 자신이 이곳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이 열흘이라는 걸 깨달아요.

 

 다른 사람 몸으로 깨어나고 자신이 한해 전에 죽임 당했다는 걸 알면 놀라겠습니다. 카즈사도 자신이 한해 전에 죽었다는 걸 몰랐다가 알고 깜짝 놀라요. 카즈사는 한해 전에 곧 결혼할 사람이었던 소다 신스케를 찾아가지만 다른 사람 모습이어서 자신이 카즈사라는 걸 밝히지 못합니다. 카즈사가 자신이 모리 치즈루가 아닌 와쿠이 카즈사라는 걸 가장 먼저 털어놓는 사람은 모리 치즈루 동생인 모리 준이었어요. 준은 많이 놀라지 않고 그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 합니다. 그렇게 바로 믿다니. 카즈사가 자기 누나와는 다른 식으로 말해서였겠지요. 카즈사는 바로 신스케(결혼하려던 사람)한테 말하지 못했지만 신스케 옆방을 빌리고 신스케가 어떻게 지내는지 살펴봅니다. 신스케가 자신이 기르던 개를 기르는 걸 알고는 그걸로 다가가고, 신스케가 카즈사를 죽인 걸로 보이는 야타베 아키라를 어떻게 하려 한다는 걸 알게 돼요. 야타베는 카즈사 사진을 몰래 찍기도 했어요. 경찰에 끌려갔는데 증거가 없어서 풀려났어요. 야타베는 정말 카즈사를 죽였을까요. 야타베가 카즈사를 죽이지 않았다는 말 같네요.

 

 하루하루 시간은 흘렀어요. 카즈사가 이곳에 있을 시간이 사흘 남았을 때 신스케도 모리 치즈루가 카즈사라는 걸 알게 됩니다. 카즈사는 이제 신스케가 자기 이름을 부르지 않으리라 여겼는데 다시 신스케가 카즈사라 해서 기뻤습니다. 엄마와 아빠한테는 밝히지 못했는데 말이지요. 카즈사는 신스케와 밥을 먹고 이야기를 하니 모리 치즈루 몸으로라도 살고 싶다 생각합니다. 이런 생각 들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자신은 죽고 몸이 없으니 이제 살 수 없잖아요. 그래도 그건 안 될 것 같아요. 모리 치즈루한테는 모리 치즈루 삶이 있으니. 카즈사도 그걸 알고 욕심 내지 않기로 했군요. 카즈사가 한해 전에 죽었지만 한해 뒤 열흘이라는 시간을 얻은 건 기적이 아닐까 싶습니다. 자신을 죽인 범인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아하는 사람과 그 시간을 보내는 것도 중요하겠습니다.

 

 이건 그리 따스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책을 보다가 한순간 떠올린 일이 있어요. 그랬다가 아닌 것 같다 했는데. 카즈사 영혼이 떠나고 깨어난 진짜 모리 치즈루는 어떻게 살았을지. 한해라는 시간은 잃었지만 다시 깨어나서 기뻤을 것 같습니다. 치즈루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살겠군요. 오늘이라는 시간을 소중하게 여기고 살아야겠습니다. 그렇다고 아주 열심히 살아야 한다는 건 아니예요.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 자신대로 살면 좋겠습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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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범의 얼굴
마에카와 유타카 지음, 김성미 옮김 / 북플라자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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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일어나는 사건, 그러니까 누군가 죽임 당하거나 어딘가로 끌려가 죽임 당하는 사건이 다 제대로 밝혀질까. 어떤 일이든 언젠가는 밝혀진다고도 하지만 꼭 그렇지 않을 것 같기도 하다. 누군가는 살았는지 죽었는지조차 알 수 없을 듯하다. 이런 거 생각하면 세상이 무섭다. 그런 일이 자신한테 일어날 리 없다 생각하는 사람이 많겠지만 어디에서 어떤 원한을 사게 될지 모를 일이다. 세상에는 별거 아닌 일을 크게 생각하고 잊지 않고 기회를 노리는 사람도 있을 거다. 나도 별거 아닌 일(말) 크게 생각하지만, 혼자 생각하고 만다. 다른 사람한테 해를 입히고 싶지 않으니. 그렇게 한다고 좋을 일도 없다. 난 엄청난 죄를 지으면 안 된다 생각하는 쪽이구나. 난 다른 사람한테 원한을 사고 싶지 않다. 하지만 내가 어찌할 수 없는 일도 있을 것 같다. 나 때문에 기분이 안 좋았던 사람이 그런 마음을 오래 갖고 있지 않기를 바란다. 내가 먼저 안 좋은 말 하지는 않지만. 어디까지나 난 별로 잘못이 없다고 여기는구나. 갑자기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다행이다 싶기도 하다. 이런 마음 때문에 내가 사람을 잘 사귀지 못하는 것일지도. 난 별로 눈에 안 띄도록 애써야지.

 

 이 책은 프리랜서 기자 스기야마 코헤이가 추석에 부모님 집에서 자다 사라진 부부 가와구치 사건을 알아보는 이야기다. 이른 아침 나카네 료코는 욕실에 가려고 남동생 부부가 자던 방을 지나가려 했다. 료코는 그 방 미닫이문 창호지가 조금 찢기고 피가 묻어 있어서 문을 열어본다. 방에는 남동생 부부는 없고 피바다였다. 료코는 바로 경찰에 신고한다. 며칠이 지나도 두 사람 시체는 나오지 않았다. 남동생 부부를 죽인 용의자는 형인 토다 타츠야였다. 료코도 타츠야가 두 사람을 죽였다고 여겼다. 타츠야는 딱히 하는 일이 없고 혼자였다. 타츠야는 몸매 좋고 예쁜 동생 아내인 미도리한테 관심을 보였다. 경찰에 잡혀가고 타츠야는 처음에는 자신이 동생 부부를 죽이지 않았다고 했다가 나중에는 자신이 죽였다고 한다. 그런데 재판 때 그 말을 뒤집는다. 시간이 더 흘러도 경찰이 토다 하야토와 미도리 시체를 찾지 못해서 타츠야는 무죄로 풀려난다. 분명한 증거가 없어서. 짓지도 않은 죄를 뒤집어 쓰는 일은 일어나는데, 이 사건은 시체가 없어서 무죄가 되다니. 이런 일도 있을까.

 

 타츠야가 무죄로 풀려나서 정말 그럴까 하는 생각도 했는데 아주 죄가 없지는 않았다. 타츠야는 동생 부인인 미도리를 좋아했고 사건이 일어난 날 밤에는 미도리가 자는 모습을 몰래 봤다. 세상에는 정말 이런 사람도 있을까. 타츠야만 이상하지 않다. 근친상간을 한 것 같은 엄마와 아들도 있고 자기 딸을 이상한 눈으로 보는 아버지도 있었다. 그런 모습 보면서 이 책 괜히 봤다 했다. 그래도 진짜 범인이 누군지 알고 싶어서 끝까지 봤는데 시원하게 풀리지 않았다. 동기는 뭘까. 비틀린 욕망일까. 그런 것 때문에 사람을 죽이고 안 좋은 일을 당하게 하다니. 대체 어떤 정신으로 그런 걸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한 사람이 계획하고 다른 사람한테 돕게 했다. 어떻게 도울 수 있는 건지. 자기 생각은 하나도 없었나. 무언가 약점을 잡혀서였을지 안 좋은 마음에 물든 건지. 좋은 마음뿐 아니라 안 좋은 마음도 쉽게 퍼진다.

 

 경찰이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심증만으로는 죄를 물을 수 없겠지만. 그러면 증거를 찾으려고 애써야 하는 거 아닌가. 타츠야를 변호한 변호사는 인권 변호사로 알려졌는데 한가지 얼굴이 더 있었다. 거짓말로 돈을 뜯어내기도 했다. 그런 걸 아는 사람도 없었다. 종교인이라고 좋기만 할까. 요즘은 그렇지 않다는 게 드러나기도 했구나. 경찰은 시체가 나오면 범인을 알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는데 늦게 나타나선지 범인을 찾지 못했다. 드라마 같은 데서는 경찰이 잘 알아내던데.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지.

 

 여기 나온 건 프린랜서 기자 스기야마가 쓴 책이기도 하다. 스기야마는 타츠야한테서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 피해자는 죽고 가해자도 다 죽는다. 가해자인 것 같은 사람이라 해야겠다. 시원하게 일이 풀렸다면 좋았을 텐데. 실제로도 이런 일 있을 것 같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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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의 밤 산책자 - 나만 알고 싶은 이 비밀한 장소들
이다혜 지음 / 한겨레출판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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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교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1000년 동안 일본 수도였다는 거예요. 일본 역사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몇해 전에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 일본편》에서 그 말 봤습니다. 이 책을 보는데 그때 본 게 조금 생각나기도 했어요. 그러고 보니 이다혜도 그 책 이야기 잠시 했군요. 책을 다시 보기 힘들어도 그때 제가 쓴 거 한번 읽어봤다면 좋았을 텐데 게을러서 그러지 못했습니다. 교토 하면 생각나는 거 하나 더 있어요. 가 본 적 없지만 교토에는 오래된 게 많은 곳이라는 거예요. 옛날 풍경이 많이 남아있다는 말을 어디선가 봤겠지요. 그 말도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 일본편’에서 봤을지도. 한국 경주와 비슷할까요. 경주에도 문화유산 많잖아요. 이것도 실제 본 건 아니고 그저 글로 본 거군요. 제가 그렇지요. 실제 보기보다 책으로 봅니다. 그런 것도 이것저것 오랫동안 기억하면 좋을 텐데.

 

 한국 사람이 일본에 더 많이 갈까요, 일본 사람이 한국에 더 많이 올까요. 지금 일본에서는 어떤 한국 사람(연예인)을 좋아하는지. 몇해 전에는 배용준을 많이 좋아했잖아요. 배용준이 나온 드라마를 본 일본 사람이 한국에 많이 오기도 했지요. 동방신기나 보아도 일본에서 활동했군요(동방신기는 <원피스> 보아는 <페어리테일> 주제곡도 불렀더군요. 드라마 주제곡 한 사람도 있겠습니다). 몇해 전에 김태희가 나온 일본 드라마 봤어요. 김태희가 나온 한국 드라마는 하나도 못 봤는데. 일본은 한국 사람한테는 가깝고도 먼 나라지요. 그래도 많은 사람이 일본에 가는 듯합니다. 교토에도 많이 가겠지요. 한글로 표기된 안내판도 많다고 들었습니다. 교토도 그럴지. 정지용은 일본 교토에 있는 도시샤 대학에 다니고 가모강(가모가와) 시도 썼지요. 윤동주도 그곳에 다니고 시비도 있군요. 일본에서 그런 거 보면 반가울 것도 같습니다. 일제강점기가 생각나서 안 좋을까요. 야사카진자(신사)는 고구려 사람이 지었다고 합니다. 이것도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 일본편’에서 봤습니다. 여러 가지 알고 가면 교토가 좀 더 가깝게 느껴질 듯합니다.

 

 교토는 언제 가도 좋다고 합니다. 봄에는 벚꽃 여름에는 축제 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겨울에도 꽃을 볼 수 있을지도. 언제 가도 좋다고 하고 뭐가 좋은지 말하지 못하다니. 어딘가에 가면 잘 알려진 곳보다 그곳에 사는 사람처럼 한두군데 가 보는 게 좋을 듯합니다. 여러 곳에 가고 많이 보는 것도 좋겠지만 한두군데 정해놓고 그곳을 오래 거닐다 오면 기억에 더 남을 듯해요. 이다혜는 그렇게 한 것 같기도 합니다. 여기에서 말하는 곳에 딱 한번만 가지 않았을 거예요. 이다혜는 사람이 많은 낮뿐 아니라 밤에도 다녔어요. 우연히 밤에 가 보고 낮보다 낫겠다 했겠습니다. 벚꽃은 낮에 보면 아주 밝고 밤에 봐도 밝겠습니다. 일본 만화영화에서는 밤벚꽃 이야기를 하기도 해요. 자연(나무)한테는 밤에 불을 켜두는 게 별로 좋지 않겠지만, 사람은 그걸 보고 즐거워하는군요. 아주 늦은 시간까지 불을 켜지 않고 아주 밝게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별말을 다했습니다.

 

 예전에도 봤던 것 같은데 그때는 잘 몰랐던 것 같습니다. 뭐냐 하면 요시노산이에요. 요시노산에는 벚나무가 아주 많다고 합니다. 요시노산은 교토가 아닌 나라에 있군요. 이다혜가 벚꽃 보러 꼭 교토에 가지 않아도 된다면서 말한 곳입니다. 교토와 나라는 가깝겠네요. 한국에서도 봄이 오면 벚꽃 축제를 하지요. 일본에 벚나무가 훨씬 많을 것 같습니다. 어떤 곳은 종류별로 심었다고 합니다. 한번에 다 피고 한번에 다 지지 않을지도 모르겠네요. 벚꽃은 만화에도 자주 나오는 꽃이고 이름으로도 널리 쓰입니다. 사쿠라, 그러고 보니 일본에서는 꽃이름을 이름으로 쓰는 사람 많군요. 일본말로 꽃이름 많이 아는 건 아니지만. 한국에서도 쓰던가요. 한자는 쓸지도 모르겠네요. 그냥 벚꽃이나 동백 매화라는 이름은 없어도. 동백이나 매화는 한자군요.

 

 지금은 교토에 많은 사람이 간답니다. 일본 사람도 가고 다른 나라 사람도 많이 가겠지요. 기요미즈데라도 잘 알려졌습니다. 가 본 적 없는 저도 이름 아는군요. 일본에서는 수학여행을 교토로 잘 가는가 봐요. 한국에서 경주로 수학여행 가는 것과 같군요. 요새는 다른 나라로 갈까요. 교토 사람 마음을 말하는 이야기는 조금 재미있기도 했습니다. 겉으로는 선물 사 오지 않아도 괜찮다 해도 속마음은 다르답니다. 솔직하게 말하는 게 더 좋을 듯한데. 여기에서는 가 볼 곳뿐 아니라 숙소 음식 먹을 곳도 알려줘요. 교토에 갈 때 가지고 가거나 적어가면 무척 도움이 되겠습니다. 식물원도 좋겠어요. 그런 곳도 사람이 만든 거지만. 동물이 우리 안에 갇힌 모습 보는 것보다는 낫겠지요. 제가 동물원에 많이 가 보지는 않았지만 우리에 갇힌 동물 생각하면 불쌍해요. 이다혜는 많이 걸었습니다. 잘 모르는 곳이어도 걸으면 이것저것 자세히 보겠지요. 더워도 여름에 기온에서 열리는 축제를 보면 즐겁겠습니다. 낮뿐 아니라 밤에도 사람이 많다는군요. 사람이 많은 게 싫으면 그때를 피해 가면 되겠습니다.

 

 조금 천천히 그곳을 걷는 듯 책을 봤다면 더 멋졌을 것 같은데 그러지 못했습니다. 다 보고서야 그런 생각을 했어요. 실제 갈 수 없다 해도 책으로 교토를 만나니 좋군요.

 

 

 

*더하는 말

 

 이 책을 봤을 때와 지금은 다르군요. 일본에 가는 한국 사람 아주 많이 줄었잖아요. 교토도 마찬가지겠습니다. 언젠가 일본하고 사이가 좀 나아지면 그때 이 책을 보고 가도 괜찮겠네요. 언제 이 책을 본 건가 하겠네요. 다시 읽고 썼다면 달랐을지도 모를 텐데, 게을러서 그러지 못했습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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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죄의 소나타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 시리즈 1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권영주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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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호사 미코시바 레이지는 어렸을 때 사람을 죽였다. 미코시바는 열네살에 같은 동네에 사는 자기보다 어린 여자아이를 죽이고 시체를 토막내서 머리 오른쪽다리 왼쪽다리 오른손 왼손을 하루에 한 부위씩 어딘가에 두었다. 그것 때문에 붙은 말이 시체 배달부였다. 그런 일을 저지른 게 열네살 때여서 의료 소년원에 다섯해 있다가 나왔다. 본래 이름은 소노베 신이치로인데 미코시바 레이지로 바꿨다. 미코시바는 어렸을 때 별다른 감정을 느끼지 않았다. 사람을 죽인 건 그저 그러고 싶어서였다. 그런데 사람들은 미코시바가 왜 사람을 죽였는지 알고 싶어했다. 미코시바는 다른 사람이 듣고 싶어하는 말을 했다. 호러 비디오를 보다가 그렇게 했다고. 어쩌면 정말 세상에는 사람을 죽이는 게 본능인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사람이 사람 감정을 느끼는 일도 생길까. 그런 일이 아주 없다고 말할 수 없을지도.

 

 미코시바가 어렸을 때 저지른 일이 중심은 아니다. 그것도 중요하지만 미코시바 레이지가 맡은 일이 더 중요하다. 미코시바는 보험금을 노리고 남편을 죽였다고 여긴 도조 미쓰코 변호를 맡았다. 미코시바는 일을 맡으면 돈을 아주 많이 받아 냈는데 도조 미쓰코 일은 국선 변호로 돈이 되지 않았다. 이야기 시작에서 미코시바는 시체를 버렸다. 그 사람은 가가야 류지로 프리랜서 기자다. 기사를 쓰기보다 사람들 약점을 잡고 돈을 뜯어냈다. 이런 말 보면 가가야가 미코시바 약점을 잡고 돈을 뜯어내려 해서 미코시바가 가가야를 죽였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아니 오히려 다르게 생각할까. 난 그랬다. 처음에 미코시바가 시체를 버릴 때 미코시바가 한 일이 아니다 생각했다. 그래도 그거 죄가 되지 않던가. 시체 유기죄 말이다. 그런 거 해도 변호사 자격 잃지 않을까. 모르겠구나. 이 일 다음에도 변호사 일한다. 벌금이나 잠시 쉬는 걸로 끝났을지도.

 

 가가야 사건을 사이타마 현경 수사1과 형사 와타세와 고테가와 가즈야도 수사했다. 이 두 사람은 다른 책에도 나온다. 개구리 남자가 나오는 것과 와타세가 젊었을 때 엉뚱한 사람을 잡고 죄인으로 만든 이야기다. 그건 와타세 혼자 한 일이 아니기는 하다. 그 뒤 와타세는 다시는 그런 일이 생기지 않게 하려고 애쓴다. 다른 책이 아주 동떨어진 건 아니지만 그걸 안 보고 이 책 봐도 괜찮다. 나도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나카야마 시치리가 쓴 책을 한권씩 보다보니 알게 됐다. 나카야마 시치리가 만들어 낸 사람이 한번만 나오고 끝나지 않는다는 걸. 그걸 재미있게 볼 수도 있겠다.

 

 남편을 죽인 일로 재판받는 미쓰코한테는 왼손만 움직일 수 있는 선천성 뇌성마비 아들이 있었다. 도조 미키야는 아버지 회사 일을 했다. 아버지 쇼이치는 미키야가 쉽게 일할 수 있게 공장을 기계로 돌아가게 했다. 아버지는 미키야가 많은 걸 자기 스스로 할 수 있게 만들었다. 휠체어에 앉을 때는 다른 사람이 도와줘야 하지만. 그런 모습을 보면 잘못 볼 수도 있겠지. 미쓰코는 여러 사람이 말하는 것과 다르게 보이기도 했다. 남이 말하는 것과 다르면 누군가 거짓말 하는 거겠지. 어떤 건 예상했는데 다른 건 나중에 알았다.

 

 몇달 전에 미코시바 레이지가 나오는 이야기 두번째를 먼저 만났다. 그때 미코시바는 소년원에서 교관 이나미 다케오를 만나서 자신이 사람으로 돌아왔다 했는데, 여기에는 그 이야기가 자세하게 나온다. 미코시바는 소년원에서 교관인 이나미뿐 아니라 같은 원생인 우소자키 라이야와 나쓰모토 지로도 만났다. 그리고 미코시바가 감정을 느끼게 된 건 시마즈 사유리가 친 피아노 소리를 듣고 나서다. 미코시바는 시마즈 사유리가 치는 피아노 소리를 듣고 여러 감정을 알게 되고 자신이 저지른 죄도 깨달았다. 그런 일 정말 일어날 수 있을까. 소년원에는 자신이 가진 힘을 휘두르는 교관이 있었다. 미코시바는 그 교관이 하는 일에 화를 냈다. 이나미 다케오는 미코시바한테 죽을 때까지 속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코시바가 돈만 밝히는 변호사로 소문 났지만 그렇게 돈을 많이 받아내는 사람은 괜찮은 사람이 아니다. 미코시바는 돈을 많이 받아내는 일도 하지만 돈이 안 되는 일도 맡는다. 그걸 속죄라 생각하는 것 같기도 하다. 힘없고 자신한테 도움을 바라는 사람을 돕는 걸 말이다. 미코시바 레이지가 하는 일이 옳은지 옳지 않은지 잘 모르겠다. 그렇다고 덮어놓고 나쁘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죄를 지은 사람은 죗값을 치르기도 해야 하는데, 돈 많은 사람은 돈으로 해결하니. 피해자는 그런 거 받아들이기 힘들 거다. 미코시바를 원망하는 사람도 많다. 그런 사람 마음은 어떻게 해줄 건지.

 

 

 

희선

 

 

 

 

☆―

 

 “행동…… 뭘 하면 되지요? 여자애 부모한테 편지라도 쓰면 될까요?”

 

 “속죄란 건 말이다. 저지른 죄를 보상한다는 뜻이야. 후회하는 게 아니고. 골백번 후회하고 사죄 편지를 몇백 통 쓴들 여자애가 살아 돌아오는 건 아니지. 나쁜 일이라고는 않겠지만 그런 건 형식으로 얼버무리는 것일 뿐이야.”

 

 “그럼 어떻게 해요.”

 

 “넌 한 사람을 죽였다.” 이나미는 조용하게 말했다. “그걸 보상하고 싶으면 다른 사람을 고통에서 구해 내라. 그게 가장 합당한 대답 같지 않냐?”  (225쪽~22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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