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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보다 : 봄 2020 소설 보다
김혜진 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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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달 전에는 ‘소설 보다’ 가을(2019)을 만났는데, 다음에 겨울이 아닌 봄이 나와서 이상했다. 이 책이 나오는 때는 같아도 철도 그때를 쓰기로 했는가 보다. 소설 보다 겨울을 내가 못 본 건 아니겠지. 소설 보다에는 소설이 세편 담겨서 보기 편하다 생각했는데, 막상 소설을 보면 그렇지도 않다. 어쩌면 이 말 전에도 했을지도. 지지난해에 나온 여름은 끝내 못 만났다(이것도 나온 지 한해가 지나다니). 그것보다 더 먼저 나온 것도 못 봤으면서 이런 말을 했구나. 언젠가 거기 실린 소설을 다른 데서 만날지도 모르겠다. 문학과지성사에서는 문지문학상 후보로 철마다 세편(처음에는 네편이었구나) 뽑는다 했는데, 문지문학상 후보만 되는 건 아닌 듯하다. 여기서 본 소설이 다른 문학상 받은 걸 보기도 했다. 다른 문학상을 먼저 받으면 문지문학상 후보는 안 되겠구나. 문학상은 꼭 하나만 줄까. 아주 괜찮은 소설이면 여러 개 주어도 되지 않을지. 그러면 상 못 받은 다른 소설이 아쉬워할지도. 소설이 아닌 소설가인가.

 

 앞에는 소설과 별 상관없는 말을 했다. 소설은 사람 이야기인데 어떤 때는 그걸 알기 참 어렵다. 사람이 단순하지 않기는 하겠지만, 소설은 단순하지 않은 사람을 좀 더 잘 보여줘야 할 것 같은데 한국 소설을 보다보면 더 모호한 느낌이 든다. 소설이라고 투명하게 보여주는 건 아니겠지만. 내가 이해를 잘 못하는 거겠지. 그게 한두번도 아닌데. 세번째에 실린 한정현 소설 <오늘의 일기예보>에서 고모가 좋아한 사람은 누구지 하는 생각을 했다. 나만 이해 못하는 건가. 예전에 옆집에 살던 제인인지. 제인은 트렌스젠더였다고 한다. 고모가 좋아한 사람은 다른 여성이었는지. 제인은 마음이 잘 맞는 친구고. 트렌스젠더였다 해도 좋아한 건지.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데. 이 소설에서 중요한 건 이런 게 아닐 텐데 난 그걸 더 알고 싶어하다니. 트렌스젠더를 한번 만나는 사람은 또 만나기도 하는 걸까. 보나가 그렇게 보인다. 여기에서는 1990년대 학생운동, 성소수자 같은 걸 말하는 듯하다. 여학생이 겪은 일도 있다. 제2차 세계전쟁 때는 동성애자가 죽임 당하기도 했다. 1990년대에도 그것과 비슷한 일이 일어났을까. 이걸 보다 보니 황정은 소설 《디디의 우산》이 생각났다.

 

 장류진은 2019년에 이름을 알았다. 일하는 사람 이야기를 잘 썼다고 들었다. <펀펀 페스티벌>도 어느 큰 회사 3차 면접 이야기다. 그것만 있는 건 아닌 것 같지만. 요즘 회사는 신입사원 뽑을 때 예능도 보는 걸까. 그런 게 일하는 데 무슨 도움이 될까. 일터라고 해서 일만 하는 건 아니구나. 나중에 회식 같은 거 할 때 뭔가 장기가 있는 사람은 그때 많은 사람을 즐겁게 해줘야 할지도. 그런 건 꼭 신입사원한테 시키지 않나. 회식 같은 건 왜 하는지 모르겠다. 이런 이야기는 안 나왔는데. 여러 사람이 함께 여러 가지를 준비하는 걸 보고 협동심이 있는지 보려는 걸지도. 일자리 구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구나. 어느 곳이나 그런 면접을 보는 건 아니겠지만. 그걸 꽤 잘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은 뭐든 잘한다. 아니 잘한다기보다 뻔뻔하다고 해야할까. 자신은 뭘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건 아닐지.

 

 사람한테는 여러 가지 면이 있다. 그게 다 좋은 것만은 아니기도 하다. 돈 많고 잘생긴 사람이 여성한테는 친절해도 청소하는 사람은 함부로 대하기도 한다. 그건 그 사람 인격에 문제가 있는 건가. 드라마 같은 데서 그런 모습을 봐서 그런 보기를 들었다. 남한테는 아주 잘하면서 집에서는 식구들한테 못하는 사람도 있지 않나. 그 반대도 있구나. 길고양이를 구조하는 사람이어도 재개발이 되기를 바라고 돈을 벌려고 한다. 김혜진 소설 <3구역, 1구역>에서는 괜찮아 보이는 사람이 가진 여러 면을 말한다. ‘나’가 그 사람을 바라보고 생각하는구나. 처음에는 착한 사람으로 여겼지만, 3구역 1구역이라고 차별하는 말을 해서 ‘나’는 마음이 안 좋았다. 그런데도 ‘나’는 ‘너’와 가끔 만난다. 자신이 잘못 생각한 걸까 하는 마음 때문이었을지. 시간이 가면 ‘나’는 ‘너’한테 더 실망한다. 그게 실망일까. 자기 자신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던 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책 색깔은 봄을 느끼게 하지만, 소설은 따스한 봄이 아니다. 그렇다고 겨울이다 말하기도 어렵다. 세상에는 없는 철. 소설이 어둡다는 말 같구나. 그런 것만은 아니다. 나아질 조짐은 보인다. 마지막 소설 <오늘의 일기예보>에서 고모는 예전에 하지 못한 말을 이제는 하려고 한다. 그건 좋은 거겠지. <3구역, 1구역>에서 ‘나’는 ‘너’처럼 살려고 하지 않을 거다. 그럴 것 같다.

 

 

 

희선

 

 

 

 

☆―

 

 그때는 다만 네가 따뜻한 사람이다고만 생각했던 것 같다. 자신과 아무 상관도 없는 길고양이에게 기꺼이 시간과 돈을 내줄 수 있을 만큰 착하고 순수한 사람이다 여겼고 그 순간엔 내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한 사람처럼 보였다.  (<3구역, 1구역>에서, 12쪽)

 

 

 너는 길고양이를 끔찍이 생각하는 사람이고 요령 있게 집을 사고 팔고 차익을 남길 줄 아는 사람이고 내게 아무런 경계심 없이 자기 이야기를 늘어놓는 사람이고, 누구나 관심 있어하고 알고 싶어할 정보를 대가 없이 공유하는 사람이고, 낡고 오래된 것들은 말끔히 부수어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고 몇 날 며칠씩 오지 않는 고양이를 기다리는 사람이고.  (<3구역, 1구역>에서, 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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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3-21 23: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새로 나온 소설을 이렇게 챙겨보는것도 좋은것같네요. 때로는 그 속에서 보석을 발견할 수도 있을테니까요. 희선님이나 저의 봄날이 좀 더 따뜻했으면 좋겠습니다

희선 2021-03-21 23:51   좋아요 0 | URL
좀 늦었지요 지난 2020년에 나온 거니... 본래는 더 일찍 봤는데, 제가 좀 밀려서 올려서... 이번 건 언제 나오나 하고 보니 16일에 나왔더군요 거기 담긴 소설 쓴 사람은 다 처음 보는군요 지난해 것도 봄밖에 못 보고... 겨울에 볼까 하다가 시간이 가 버려서 봄에 나오면 그걸 사자 했어요

며칠전에 이번에는 꽃샘추위 안 찾아오려나 했는데, 바로 찾아오는군요 여기는 바람이 세게 붑니다 그래도 봄이네요


희선
 
미이라 사육법 1
우츠기 카케루 지음 / artePOP(아르테팝)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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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시와기 소라 아빠는 모험가로 여러 가지 물건을 소라한테 보내는가 보다. 이런 걸 보니 예전에 본 만화영화 <금색의 갓슈벨>이 생각났다. 거기에서도 고고학자인 아버지가 고등학생인 타카미네 키요마로한테 무언가를 보낸다. 무언가는 아이다. 평범한 아이가 아니고 마왕 후보 백명에서 하나인 갓슈였다. 마왕 후보는 다른 마왕 후보와 싸우고 이겨야 한다. 마계에서 사람이 사는 세상에 아이를 보내 시련을 겪게 하고 거기에서 이긴 사람이 마왕이 되는가 보다. 지금쯤 만화는 끝났을지. 마왕 후보라 해도 싸우기 싫어하는 아이도 있었다. 그런 아이는 다른 인격이 나와서 억지로 싸운다. 그 만화영화 재미있으면서도 찡하기도 하다. 싸움에서 진 아이가 마계로 돌아가면 남은 사람은 슬퍼했다. 함께 지내면서 정이 들었겠지. 마왕 후보만 자라지 않고 짝인 사람도 자란다. 타카미네 키요마로는 더 그랬다.

 

 이번에 본 <미이라 사육법>은 <금색의 갓슈벨>처럼 싸우는 건 아니겠지. 어쩐지 다른 작은 동물이나 생물체가 나올 듯하다. 소라한테 온 미이라는 아주 커다란 관에 들어 있었는데 미이라는 손바닥 만했다. 그런 미이라라니 귀엽겠지. 실제 그림 보면 귀엽다. 소라가 미이라를 다시 돌려 보내려 하니, 미이라는 자신을 돌려 보내지 마라고 소라한테 부탁했다. 아쉽게도 미이라는 사람 말 못한다. 소라는 미이라 움직임으로 말을 알아들었다. 미이라가 집안 일 돕는다고 한 걸 소라는 어떻게 알아들었을까. 그렇게 작은 몸으로 집안 일을 어떻게 하나. 무언가 하려는 모습 기특하고 귀엽다. 소라도 그랬겠다. 개가 나타나서 짖고 소라가 안아주는 걸 본 미이라는 개처럼 왈왈 짖었다. 말은 못해도 짖기는 하다니. 개가 미이라를 먹으려 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그런 일은 없었다. 미이라는 개와 잘 어울리고 사료도 얻어 먹었다. 미이라도 뭔가 먹어야 하는구나.

 

 소라는 미이라한테 미이 군이라 이름 붙였다. 미이 군이라니, 미이라 그대로잖아 싶지만 미이는 그 이름 좋아했다. 소라가 하는 말을 미이가 알아듣는 것 같으면서도 못 알아듣는 것도 있는 듯하다. 미이는 아이 같다. 몇살쯤 아이라 해야 할지는 모르겠다. 소라는 학교에서 친구인 타즈키한테 미이 이야기를 하고 집에 함께 간다. 미이는 집에 잘 있었던 것 같은데 말랐다. 물을 먹이니 괜찮아졌다. 미이는 왜 물기가 없어졌을까. 물을 마셔도 소라가 없어서 외로워서 그렇게 된 건 아닐지. 미이가 소라는 무척 좋아했는데 타즈키는 좀 무서워했다. 미이가 보는 타즈키는 짓궂은 모습이었다. 타즈키는 미이를 만지다가 붕대 안은 어떨까 보려 했다. 소라 아빠가 보낸 편지에는 미이 붕대를 풀면 안 된다는 말이 있었다. 그건 왤까. 붕대를 벗기면 몸이 엄청 커지고 무서워지는 거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다니.

 

 미이는 소라가 학교에 갔다 오면 말랐다. 소라는 그게 걱정돼서 미이를 학교에 데리고 간다. 소라가 미이한테 인형인 척하고 꼼짝하지 마라 하니 그 말을 들었다. 그런 것도 참 귀엽구나. 하지만 그런 미이를 노린 아이가 있었다. 체육시간에 소라가 농구에 빠졌을 때 오카모리가 미이를 가지고 갔다. 타즈키는 오카모리가 미이를 뚫어지게 본 걸 알았다. 소라는 오카모리가 미이를 훔쳐갔을 리 없다 여겼다. 소라는 다른 사람을 의심하지 않는구나. 오카모리가 미이를 들고 있는 모습을 보고 그제야 타즈키 말을 믿었다. 소라가 오카모리한테 미이를 돌려달라고 했지만, 오카모리는 미이가 자기 거다 한다. 오카모리는 미이를 여자친구한테 준다. 훔친 걸 여자친구한테 주다니. 좀 어이없구나. 여자아이는 미이를 마음에 들어했다. 소라가 여자아이한테 사정을 말했지만 여자아이는 그 말을 듣지 않았다.

 

 둘이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벌써 이런 일이 생기다니. 둘이 만나고 잠시 헤어지는 이야기는 어디에나 나오는 것 같다. 앞에서 말한 <금색의 갓슈벨>에서도 갓슈가 잠깐 집을 나가고 나츠메 우인장에서는 나츠메와 싸운 야옹 선생이 집을 나간다. 갓슈와 야옹 선생은 다시 돌아온다. 미이도 소라한테 오겠지. 다른 아이는 미이를 그저 인형으로 안다. 귀여우니 갖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지. 미이가 소라를 찾아가는 길 힘들지 않기를 바란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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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독립한 이야기 : 우연한 사랑, 필연적 죽음 이제 막 독립한 이야기
박이서 등 16명 지음 / 푸른약국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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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서울 어딘가에 ‘아직 독립 못한 책방’이라는 책방이 있고 그걸 줄여서 아독방이라 한다. 그 책방은 약국 안에 있단다. 약국과 책방 어쩐지 별난 조합이다. 약국 하는 사람이 책을 좋아해서 책방을 들였을지, 책방을 하고 싶다는 누군가 약국 한쪽을 빌려달라고 했을지. 찾아보면 그런 말 나올까. 어떤 소설에서는 마음 아픈 사람한테 책을 처방해주지 않던가. 약국과 책방 아주 동떨어지지 않았구나. 책방에서 책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고 남다르게 했다. 글 쓴 사람 이름을 다른 이름으로 썼다. 여기에 누가 참여했는지 찾아보면 나올까. 한사람은 아는데 다른 사람은 잘 모르겠다. 글을 보니 떠오르는 사람이 조금 있는데 맞을지, 안 맞을지. 틀릴지도 모르니 말 안 할까 한다. 그런 거 꼭 맞혀야 하는 건 아니다. 그저 이야기를 만나면 된다. 그 가운데 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괜찮겠지. 시와 에세이도 나왔다고 한다.

 

 소설 봤으면 소설이 어떤지 쓰기는 해야 할 텐데 무슨 말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책방은 아직 독립하지 못했지만 소설은 《이제 막 독립한 이야기》다. 이 안에 책방과 약국이 나오는 이야기는 없다. 난 약국에 거의 안 간다. 약 먹을 일이 없어서. 아파도 약 안 먹고 저절로 가라앉기를 기다린다. 약 안 먹어도 낫는 거여서 그렇구나. 약 많이 먹는다고 좋을 건 없다. 푸른약국에 가면 약보다 책을 사는 사람이 많은 거 아닐까. 약국은 약을 못 팔고 아독방은 독립해서 약국을 나오고 책방 이름이 바뀔지. 그때는 이 책 제목처럼 이제 막 독립한 책방이 될지. 별걸 다 생각했구나. 약국 안에 책방이 있다는 게 남다르니 굳이 독립 안 해도 괜찮겠다. 독립하면 ‘아독방’이라 할 수 없잖아.

 

 

 

 

 

약국 안 책방

 

 

 

 

 약국 한쪽에 자리잡은 책방 이름은 아독방, 아직 독립 못한 책방이었다. 거기에는 책이 그리 많지 않았지만 ‘약국 안에 책방이 있다니’ 하고 신기하게 여기고 들르는 사람이 많았다. 아독방에는 잘 알려진 책보다 잘 알려지지 않은 책이 많았다. 사람들은 다른 책방과 다르다면서 좋아했다.

 

 책방 소문을 들은 여러 작가가 아독방에 들르고 책을 만들면 어떨까 한다. 이름이 알려진 작가 신인 작가 아직 작가란 이름을 얻지 못한 사람이 이름을 가리고 소설 시와 에세이를 쓰기로 했다. 출판사는 푸른약국으로 정했다.

 

 아독방 이야기는 인터넷에 퍼지고 많은 사람이 아독방에 찾아오고 책을 사 갔다. 아독방에서 가장 잘 팔리는 책은 여러 작가가 이름을 가리고 쓴 《이제 막 독립한 이야기》였다. 사람들은 누가 어떤 글을 썼는지 생각하기도 했다.

 

 약국은 약국대로 책방은 책방대로 자기 할 일을 했다. 두 곳은 몸과 마음이 아프면 낫게 해주고 때로는 비타민이나 영양제도 주었다. 약국은 좀 아쉬웠다. 지금까지 책방이 약국 안에 있었는데, 이대로 가다가는 책방 안 약국이 될 것 같았다. 그래도 약국은 사람들이 독한 약보다 부작용 덜한 책을 보는 게 낫겠다 여겼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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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책읽기 2021-03-19 18: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약국 안 책방. 이 조합 멋져요. 약과 책. 몸과 마음 치료제. 책 표지 넘 이뻐요. 희선님 리뷰도 님만의 특색이 가득합니다 ㅋ

희선 2021-03-20 23:30   좋아요 0 | URL
어쩐지 약국에 갔다가 약은 안 사고 책을 사는 사는 사람이 더 많을 것 같기도 합니다 실제 어떨지... 2021년 1월에도 책이 나왔더군요

행복한책읽기 님 남은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
 
Dr.STONE 12 (ジャンプコミックス) (コミック)
이나가키 리이치로 / 集英社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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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스톤 12

이나가키 리이치로 글   Boichi 그림

 

 

 

 

 

 

 

 과학나라 사람이 과학을 반대하는 츠카사와 싸운 다음 <닥터 스톤>은 어떤 이야기를 하려나 했는데, 이번 12권 보니 앞으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모르겠다. 소년만화 그것도 싸우는 만화에서는 다른 쪽을 쓰러뜨리면 새로운 적이 나타난다. 닥터 스톤은 문명 만들기뿐 아니라 싸우기도 나온다. 에전에 츠카사는 과학으로 문명 만들기를 반대했지만, 동생 미라이가 돌아오고는 동료가 된다. 그 뒤 바로 츠카사는 효가 창에 맞고 크게 다쳐서 치료할 수 없었다. 센쿠는 인류를 돌로 만든 빛이 무언지 알아내고 츠카사를 다시 돌로 만들었다가 본래대로 돌리기로 했다. 돌에서 돌아올 때는 다친 곳이 낫는다. 센쿠는 배를 만들어서 인류를 돌로 만든 빛이 시작된 곳으로 가려 했다. 그동안 츠카사는 냉동시켰다. 새로운 적은 그곳에 있겠다.

 

 배 연료로 쓸 석유가 나오는 곳을 찾고 먼저 모터 보트로 시험했을 때 누군가 모스부호로 ‘왜’라 했다. 지구 반대쪽 사람이 센쿠가 보낸 전파를 받은 걸까. 커다란 배 만들기는 쉽지 않았다. 배 만드는 기술자도 없고. 센쿠는 커다란 배는 그만두고 작은 요트를 만들려 했다. 그 말을 듣고 류스이는 갖고 싶은 건 어떻게 해서든 가져야 한다고 하고는 자신이 배 모형을 만들 테니, 센쿠한테 그걸로 실제 배를 만들라고 한다. 류스이가 센쿠한테 그럴 수 있느냐고 하니, 센쿠는 그럴 수 있다고 한다. 류스이는 어릴 때도 배 모형을 만든 적이 있었다. 류스이는 용돈이 적으면(그렇게 적지 않았다) 다른 걸 해서 엄청나게 불렸다. 어린이가 그런 걸 하다니, 대단하구나. 난 안 되면 바로 그만두는데. 아니 처음부터 안 될 것 같은 건 안 하려 한다. 야망이 없다. 류스이가 나쁜 방법으로 갖고 싶은 걸 갖지는 않는다. 그건 다행이다.

 

 센쿠가 배를 만들려 하고 한해 걸려서 배 만들었다. 센쿠 혼자가 아니고 모두가 힘을 합쳐서. 배 이름은 페르세우스다. 페르세우스는 사람을 돌로 만드는 힘을 가진 메두사를 무찔렀단다. 페르세우스가 그랬구나. 배에 딱 어울리는 이름 아닌가. 미나미는 배를 만드는 모습을 카메라로 많이 담았다. 배에는 모두가 탈 수 없다. 일본을 떠나는 쪽과 남는 쪽으로 나뉜다. 센쿠는 당연히 가겠지. 겐은 별로 안 가고 싶어했다. 그래도 함께 간다. 긴로도 불렀는데 무섭다고 했다. 류스이는 강요는 하지 않는다고 한다. 배가 떠나고 조금 멀어지자 긴로가 바다에 뛰어들었다. 긴로가 그렇게 한 건 진짜 배에 타려고 한 건 아니었다. 그저 멋있게 보이려고 한 거였는데, 센쿠가 눈치채고 타이주가 바다에 뛰어들어 긴로를 배로 데리고 왔다. 긴로도 어쩔 수 없이 가는구나. 킨로는 긴로가 와서 마음속으로 기쁘지 않았을까. 동생과 헤어져서 아쉬워하는 것 같았는데.

 

 가장 먼저 가는 곳은 보물섬이었다. 그곳은 센쿠 아버지와 우주비행사가 살았던 곳이다. 센쿠 아버지는 거기에 무언가를 남겨두었다. 그건 마을에 전해 내려오는 백가지 이야기에 있었다. 거기에 백금이 있는가 보다. 백금이 있으면 질산을 쉽게 얻을 수 있는가 보다. 질산은 돌이 된 사람을 깨우는 액체에 쓰이는 거다. 시간을 들이면 질산을 만들 수 있지만, 센쿠는 그걸 하지 않았다. 시간이 걸리면 돌에서 깨울 사람도 한정된다. 사람이 늘어나면 문제가 일어나기도 하겠지. 하지만 백금이 있으면 인류를 다 깨울 수 있다. 어떤 원리인지 모르겠지만 백금이 그렇구나. 배가 바다로 나오고 어떤 사람이 엄청난 말을 했다. 그 사람은 지금까지 이름이 없었다. 이름이 있었지만 그 이름은 말할 수 없었다. 이시가미 마을 사람이 아니어서. 옛날에 이시가미 마을 사람이 그 사람을 물가에서 찾아내고 길렀다. 아기를 데리고 온 여자가 죽으면서 이름은 소유즈라 했단다. 소유즈는 우주비행사가 우주에서 타고 온 건데. 무척 놀랍지 않은가. 이시가미 마을 사람은 센쿠 아버지와 우주비행사 후손에서 하나였다. 그 섬에도 사람이 살았다.

 

 센쿠 아버지 뱌쿠야는 백가지 이야기에 후손이 일본으로 가라는 걸 남겼다. 섬에 살던 사람 모두가 그곳에서 떠난 게 아니었다니. 모두 떠났다 잘못되면 다 죽으니 그러지 않았나 보다. 예전에 소유즈는 작은 배로 자기 고향에 가려고 했지만 가지 못했다. 이번에 갈 수 있겠다 여겼다. 소유즈는 고향이 알고 싶었다고 한다. 그것 또한 과학이구나. 무언가를 알려고 하는 마음. 오래전 사람은 아주 힘들게 일본에 왔을 텐데, 센쿠와 동료는 그렇게 힘은 들지 않게 갔다. 폭풍우가 몰아치자 센쿠는 지금이 기회다 하고 섬사람이 알아채지 못하게 배를 대자고 한다. 센쿠 겐 코하쿠 그리고 소유즈 넷이 섬을 돌아보러 갔다. 거기까지는 좋았는데, 배에 남은 사람은 모두 돌이 되었다. 다른 사람 몰래 배에 탄 스이카는 빼고(어쩌면 바다에 들어간 긴로도 괜찮을지도). 스이카는 함께 안 가나 했는데, 몰래 배에 탔던가 보다. 류스이는 죽을지도 모른다는 걸 생각하고 스이카는 뺐겠지. 센쿠 코하쿠 겐은 스이카가 배에 탄 걸 몰랐다. 다음에 만나려나. 만나겠지.

 

 사람을 돌로 만드는 빛을 이 섬에서 알게 되다니. 백금을 찾으면 돌이 된 사람을 구할 수 있다. 코하쿠가 사람이 지나간 듯한 흔적을 찾았다. 그때도 과학으로 그 사람이 젊은 여성으로 그곳을 지나간 지 10분이나 20분쯤 됐다는 걸 알아낸다. 과학수사다. 그렇게 해서 찾아낸 사람은 마을에서 가장 예쁜 아마릴리스였다. 이 섬에 사는 여성에서 예쁜 사람은 두령 후궁으로 들어가는가 보다. 그 두령 부하가 사람을 돌로 만드는 빛을 만들었다. 아마릴리스는 어렸을 때 그걸 보았다. 그런 걸 센쿠와 겐 코하쿠한테 말했다. 센쿠는 아마릴리스를 처음 만났을 때 바로 소유즈는 어디 있느냐고 물어봤다. 다짜고짜 그런 말을 하면 어떻게 아나. 모를지도 모를 텐데. 어쨌든 아마릴리스는 두령 후궁에 들어가서 사람을 돌로 만드는 걸 빼앗을 생각이었다. 그걸 갖고 있는 건 기리사메라는 여자였다. 사람을 제대로 만났다. 아마릴리스는 싸움 못한다. 코하쿠가 자신이 아마릴리스와 함께 가면 되겠다고 한다. 코하쿠도 예쁜데, 센쿠와 겐은 과학으로 코하쿠를 예쁘게 만들어야겠다고 했다.

 

 지구(일본) 반대쪽에 가야 사람을 돌로 만든 빛 수수께끼를 풀까 했는데, 생각보다 일찍 알겠다. 이건 다행이다. 츠카사를 얼렸다고 해도 시간이 오래 걸리면 안 좋을 거 아닌가. 싸움 잘하는 츠카사가 있으면 도움도 되겠다. 그 뒤에는 어디로 갈까. 그건 지금 이야기가 끝나야겠다. 앞에서도 말했듯 그 다음에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된다. 지금까지 나온 거 다 봐도 닥터 스톤은 빨리 나오는 편이어서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괜찮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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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문장 쓰는 법 - 못 쓰는 사람에서 쓰는 사람으로 땅콩문고
김정선 지음 / 유유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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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에 들어간 ‘열 문장’은 열 개 문장을 뜻하기도 하고, 열거된 문장을 가리키기도 하고, 동시에 글 한편을 이루는 문장 여러 개를 말하기도 합니다.  (11쪽)

 

 

 글쓰기 책을 많이 만나보지는 않았다. 가끔 그런 걸 보면 나도 바로 글을 쓸 것 같은 마음이 들기도 했지만, 그런 마음은 그때뿐이었다. 글쓰기 책에서는 많이 읽고 많이 써 봐라 하는데. 여기에는 그런 말 없다. 작가가 될 게 아니면 그런 훈련 안 해도 된단다. 난 작가가 될 마음도 없는데 어느 때든 쓰려고 하는구나. 기분 나쁠 때 좋을 때 슬플 때 기쁠 때 우울하고 쓸 게 없을 때조차도. 난 뭔가. 나도 잘 모르겠다. 글쓰기 훈련이다 생각하지 않고 쓴다. 쓰고 싶으니까. 그러면 안 될까. 자꾸 써도 글이 별로 늘지 않는 건 훈련을 하지 않아선가 보다. 그냥 쓰면 글쓰기 훈련이 안 된다 말하니. 오래전에 발전없는 일기를 날마다 썼다. 일기를 글이다 여기고 썼다면 좀 다르게 썼을지. 지금도 별로 다르지 않게 쓴다. 책을 보고 쓰는 글은 제목을 쓰지만 일기 제목은 쓰지 않는다. 앞으로 잘 될지 모르겠지만 일기로 조금 글쓰기 훈련 해 볼까. 이건 갑자기 든 생각이다. 안 할지도(생각만 했다).

 

 책을 보다가 어떤 사람이 영화를 보고 글을 썼는데 어떤 영화를 봤는지 안 썼다는 말에 그럴 수도 있을까 했다. 잘 생각해 보니 나도 다르지 않았다. 책을 보고 쓰는 블로그에는 책 제목이 나오니 말이다. 내가 공책에 쓸 때도 책 제목 쓰고 글 제목 쓴다. 그래서 본문에 책 제목 안 쓸 때가 많다. 이럴 수가 그랬구나.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책 제목을 쓸지. 앞으로는 그걸 생각해야겠다(책 제목 쓰고 ‘~을 읽고’ 하는 것도 있구나). 이번에 만난 책은 김정선이 쓴 《열 문장 쓰는 법》이다. 김정선 이름은 예전부터 알았는데 책은 처음이다. 많은 사람이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를 만났을 거다. 예전에 나도 한번 볼까 하다 그만뒀다. 내가 쓰는 글도 이상한 부분 많을 텐데. 그런 거 보고 좀 고쳐야 하는데 그러지 않는구나. 게을러서.

 

 지금은 글을 잘 쓰려는 사람 많아졌겠지. 누구나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리는 일인 방송시대기도 하지만, 글쓰기도 여전하다. 난 블로그밖에 안 해서 다른 건 잘 모른다. 그런 데라고 늘 짧게만 써야 할까. 유튜브에 동영상을 올리고 그걸 글로 써서 책을 내기도 한다. 요즘 자기 책 내고 싶어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글쓰기를 말하는 책도 많다. 이것도 그런 것 가운데 하나구나. 강연을 책으로 묶었다. 책을 보고 글쓰기 연습도 해 보면 좋겠지만 그러지 못했다. 한문장으로 길게 글을 쓰고 그걸 여러 문장으로 고쳐 썼다. 앞에서 쓴 글을 짧게 줄이거나 길게 늘여 쓰기도 했다. 그런 거 자기가 쓴 글로 해도 괜찮지만 다른 사람 글로 연습해 봐도 괜찮다. 쓸 게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으면 다른 사람 글을 줄이거나 늘여봐도 재미있겠다. 바로 글쓰고 싶은 난 그런 연습 안 하겠다. 왜 저런 말을 했는지.

 

 사람이 처음부터 글을 잘 쓸까. 그렇지 않겠지. 여기서도 한 문장으로 길게 쓰고 여러 문장으로 쓰기를 여러 번 해 보라 한다. 글쓰기도 연습(훈련)을 자주 해야 아주 조금 나아지겠지. 글쓰기는 그렇게 빨리 늘지 않는다. 난 그렇게 생각하는데. 김정선은 사람과 글을 따로따로 본단다. 난 사람과 글이 따로따로인 사람도 있고 사람과 글이 같은 사람도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마다 다르다 여기면 되는 거 아닌가. 글을 많이 써 보지 않은 사람이 더 솔직하게 쓰는 일도 많다. 글과 말은 다르지만, 글로 말하듯 쓰면 괜찮지 않을까. 난 말 못하지만. 글이 있어서 조금이라도 하고 싶은 말 한다.

 

 자기만의 이야기를 모두의 이야기가 되게 써야 많은 사람이 그 글을 보고 공감하겠다. 역사도 개인의 이야기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가. 한사람 한사람 이야기가 모여 역사가 된다. 난 모두의 이야기로 쓰던가. 잘 모르겠다. 그러지 않을 때가 더 많은 듯하다. 내 이야기는 재미없기도 하다. 한 말 또 할 때도 있구나. 다른 사람인 듯 글쓰기는 좋은 연습이 되겠다. 이야기 쓰기는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이 되게 해서 좋다. 쓸 이야기가 떠오르지 않아서 잘 못 쓰지만. 어떤 글이든 자신을 그대로 쓰지 않던가. 그럴지도 모르겠다. 자기 이야기라 해도 객관성을 갖고 쓰는 게 좋다. 그게 바로 모두의 이야기겠지.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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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3-17 11: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열심히 쓰니까 늘긴 하더라구요. 처음에 전 알라딘에 글 쓸때 한 5줄 쓰고 뭘 더 쓰야할지 몰라 난감했어요. 어쨌든 늘긴 느는데 이게 어느 정도 한계가 있는게 저처럼 글쓰기에 대한 공부 하나도 안하고 그냥 내 멋대로 쓴다. 아니면 말고 하는 식으로 쓰는 사람은 일정 정도이상 나아지는 기미가 없어요. 역시 더 잘 쓰려면 공부도 하고 다른 사람에게 평가도 받고 해야 하나봐요. ^^
저는 글을 쓰는 사람과 생각하는 사람이 같은게 좋아요. 그래서 글에서 글 쓴 사람의 품성이나 성격이 보이는 글이 좋더라구요. 희선님 글에서는 희선님이 보여요. 저는 그래서 희선님 글이 좋다고 생각해요. 물론 제 평가가 중요한 건 아니겠지만 말이죠. ㅎㅎ

희선 2021-03-18 01:35   좋아요 0 | URL
글은 쓰다 보면 나아지기는 하죠 거기에서 더 나아지려면 공부도 해야 하는군요 저는 그런 거 거의 안 하고 글쓰기 책 봐도 볼 때만 쓰고 싶지, 그 뒤에는 잘 안 써서 거의 안 봤습니다 그래도 소설 쓰는 사람은 가끔 그런 것도 보는 듯하더군요 글이 막힐 때 그걸 보면 나아진다고 합니다 공부도 안 하면서 잘 쓰고 싶어했나 싶기도 합니다 책 읽기로 공부해야겠다 생각했지만, 그렇게 못하고 그냥 재미있게 보기만 하네요 어떤 사람은 책이 자기 스승이었다고 하잖아요 좋은 글을 보고 거기에서 배워야 할 텐데, 저는 그런 것도 잘 못합니다 잘 못 써도 안 쓰는 것보다는 쓰는 게 조금은 낫겠지요 좋게 생각하고 글을 쓰다보면 글처럼 살려고 조금 애쓸 듯합니다

바람돌이 님 고맙습니다 이번주 반이 다 가다니... 비가 오고 조금 쌀쌀한 듯 하면서도 걸으면 따듯하더군요 예전 봄과는 다른 느낌이 들지만, 그래도 꽃이 피어나는 봄입니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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