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의 노래
김훈 지음 / 생각의나무 / 200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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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아산 현충사를 그렇게 많이 찾으면서도 이순신의 칼을 보고 무엇을 느끼었는지 이 소설을 읽으며 다소 부끄러운점도 있었다. <칼의 노래>,드라마로 대중 깊숙히 파고 들었지만 난 드라마를 전혀 보지 않았기에 그 느낌은 알 수가 없다.
 
난중일기를 바탕으로 쓰여져서인지 '이순신'이라는 인물의 내면을 들여다보듯 감정을 더 가까이 느낄 수 있었던것 같다.전장에서의 장군보다는 인간 이순신을 만난것 같아 포장되지 않은 감이 있어 좋았다.
 
 
아들을 먼저 가슴에 묻은 부모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어찌 보면 자신때문에 죽은 아들이라 할 수 있는데 견디기 힘든 나날이었을듯 하다. 그러면서 점점 목을 죄어오듯 자기위치의 위기감,그런 면에서 어쩌면 스스로 자살을 택하지 않았나 하는 의문점도 제기된듯 하다.
 
장군을 떠나 한집안의 가장으로 그리고 아버지로 그가 전장에서 죽음을 택하지 않았다면 오늘날의 <이순신>이 존재할까 하는 의문점. 해전사에 길이 남을 그의 업적이지만 그의 깊은 심연은 헤아리지 못하고 지나친듯 하다.
 
신의 몸이 아직 살아 있는 한 적들이 우리를 업신여기지 못할 것입니다...
삼도수군통제사 신(臣) 이(李) 올림
 
시대가 영웅을 낳았지만 그도 한 인간이고 아버지였다는 것을 면의 죽음을 멍에처럼 걸머진 그의 고뇌에서 감지하고 맘이 아팠다. 단풍이 들면 자주 찾는 현충사도 다른 감으로 들어오지 않을까 한다. 올 가을에 다시 현충사를 찾아 작가가 하루 종일 머물렀던 장군의 칼을 다시 보면서 이순신을 만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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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여자
오정희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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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그녀를 통해 삶의 진솔한 면을 다시 들여다보다..


작가 오정희의 소설은 읽으면 읽을수록 정말 맛깔스럽다. <돼지꿈>에서도 느낀것이지만 작가의 연륜이 묻어나면서 삶을 들여다 보는 그녀만의 통찰력과 위트가 더해져 읽는 이에게 쾌감을 전해주기도 한다. 청양고추 듬뿍 넣고 보글보글 끓인 찌개를 땀을 뻘뻘 흘리면서 먹고 난 후의 칼칼함이 묻어나는 그녀만의 단편소설 느낌은 정말 좋다. 어쩜 그렇게 글을 맛깔스럽게 잘 쓰는지, 삶을 살아가는 같은 주부이며 엄마이며 아내인 여자의 눈에 비친 다반사처럼 느꼈던 일상이 이렇게 맛깔스런 이야기로 재탄생 된것을 보면 역시나 소설가의 눈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짧막한 단편들은 읽고 난 후 짜릿한 쾌감과 함께 한동안 위속에 머물러 그 맛을 음미해보게 만드는것처럼 웃다가 혹은 맞아 맞아 하고 박수를 치다가 다시 한번 더 깊게 생각을 하게 만든다. 같은 단어를 써도 어쩜 그렇게 적재적소에 잘 들어맞는지 꼭 꼼꼼하게 짜맞춘 작은 소품처럼 알맞게 제자리에 들어 앉아 있는 낱말들이 그녀만을 위해 탄생된 것처럼 글을 너무 잘 쓴다. 평범한 아줌마의 눈에 비친 평범하지 않은 일상은 그래서 더 삶의 진실을 보여주는것 같아 더 맛깔스럽고 감칠맛이 난다.

철 늦은 사랑고백... 사랑고백을 들었던 때가 언제인가 가물가물한 때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그 시절을 다시 떠 올리며 추억에 젖게 만든다. 예전에 무척 유행이던 펜팔, 그와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어서인가 '풋'하고 웃으며 읽기도 했는데 지금은 너무도 거리가 멀어진 '종이편지' 혹은 '손글씨'들이 추억이라면 추억이 되어 그녀가 풀어내는 실타래를 따라 새로운 옷이 되어 나온 따듯한 이야기가 가을밤을 꼬박 새게 만들었다.

시든 꽃의 고백.. 어쩐 자원봉사, 자신의 아이가 미아가 된것인지도 모르고 아이의 찾는다고 자신의 아이 이름을 방송하는 엄마. 자원봉사를 하는것은 좋지만 자신의 아이들은 챙기지도 못하면서 봉사를 다니는 엄마를 탓하기도 하지만 그 아이들을 자신의 외아들과 친구되어 잘 지내기에 자신의 아이들인양 챙겨주는 아랫집 아줌마.우리 일상에서 부딪힐 수 있는 흔한 일상이 재밌으면서도 그녀만의 위트로 잘 그려져 있다. 건망증 또한 요즘 아줌마들이 자주 걸리는 병인데 챙긴다 챙기고 막상 꼭 필요할때 잊어 버리는 건망증, 그녀안에서는 건망증 또한 왜 이리 눈물나면서도 재밌게 그려졌는지. 난 아직 그런 건망증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한번씩 깜빡 깜빡 할때마다 나도 나이가 먹은것이 아닌가 생각을 해 보는데 아직은 중증이 아니기에 웃고 읽었지만 당사자로 생각을 한다면 서럽도록 눈물이 나는 이야기다.

가을이 깊어갈 무렵, 마흔... 마흔이라는 나이는 듣기만 해도 눈물이 난다. 내 나이가 마흔을 넘어섰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서른과 마흔의 어감은 천지차이인것 같다. 아이들도 갑자기 커버린것 같고 어딘지 모르게 느껴지는 공황장애때문인지 더욱 자신을 찾고 싶은 나이 마흔, 그에 어울리는 '치통'과 '독립선언'  '자라' '골동품'등 정말 웃다가 울다가 하며 읽은 이야기들이다. 자신을 꾸미기 보다는 가족을 먼저 챙겼던 아내가 모처럼의 나들이에 입고 나갈 옷이 없어 언니의 옷을 빌려 입고 내려오는 순간, 치통이 있길 바랬는지 정말 치통이 갑자기 찾아온다. 삶은 그런것일까.

꽃비, 떨어져 내리고.. 40세,윗층의 50세 아줌마가 갑자기 돌아가셨다. 삶은 내가 계획한 대로 이루어지기 보다는 어느날 갑자기 계획이 변경될 수 있음을, 그런 일들로 자신의 삶을 다시 들여다 보는 눈을 가지게 되는 어중간한 나이인 사십. 꽃비 떨어져 내리듯 어느날 갑자기 내 삶이 변할 수 있는 나이임을 느끼며 금연선언도 벌이고 자신만이 가족에게서 왕따를 당한듯 느끼는 '병아리' 이야기나 목련이 하얗게 핀것을 갑자기 발견하고는 추억에 젖다가 식구들 아침밥을 홀랑 태우고 우유만 들이키고 눈을 흘기고 가는 가족들의 뒷모습에 쓸쓸하게 남겨진 자신을 들여다 보는 나이가 왠지 서럽게 가슴을 울린다. 

그녀의 단편들은 꾸며낸 허구의 세계이기 보다는 우리네 일상에서 부딪힐 수 있는 일들이 맛깔스럽게 그녀만의 양념으로 버무려져 더욱 맛좋은 작품으로 거듭나서 더 맘에 들며 와 닿는 소설들이다. 삶을 들여다 보는 남다른 눈으로 일상 한 부분들을 그냥 흘려버리지 않고 날카롭게 새롭게 재조명하여 탄생시킨 이야기들이 많은 공감이 가면서 가슴을 울려주어 읽는 내내 더 깊게 흔들어 대는것 같다. 그녀의 '가을여자'를 읽고 난 후 가을은 더 깊어 진 듯 한 느낌, 단편이 이렇게 맛깔스러워도 되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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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독서
김경욱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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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통해 작가를 만나다..


작가 김경욱의 책은 처음이다. 낯선 작가라 오래전에 구매를 해 놓고 선뜻 이 책을 집어 들지 못하고 그냥 방치한 채 지금까지 읽어볼 생각을 못했던것 같다. 하지만 책을 펼쳐 읽는 순간 작가의 다른 작품들을 봐야겠다는 욕심이 생겼다. 무를 칼로 자른 듯한 깔끔한 느낌의 글들이 너무 좋았다. 작가 자신 독서의 깊이도 깊은 듯 하고 책을 좋아하는 나와 책을 왜 읽는지 공감하는 부분이 비슷해 더 맘에 들었다.

위험한 독서.. 그는 독서치료사다. 상황에 맞는 책을 권해 주면서 자신의 독서법이며 들어내고 있고 나의 독서법은 어떠 했는지 되돌아 볼 수도 있고 책의 내용을 응용하면서 이끌어간 소설은 넘쳐나는 책이 나 자신을 치료할 수도 있고 모든 책들이 다 유용하지는 않지만 뭔가 한가지 얻을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하며 독서를 통해 많은것을 바라기보다는 '나 자신'을 들여다 볼 수 있으며 독서를 필요한 것은 계몽이 아닌 '공감' 이라 한 부분에 수긍을 한다. 그러면서 세태를 지적하듯 작가의 영향력보다 독자의 영향력이 커져가고 있음을 피력한 것을 보면 책을 읽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든다고 하지만 아직은 독서가들이 많다는 것이 희망적이다.

맥도날드 사수 대작전.. 아르바이트로 하던 일이 아버지가 직장을 잃으면서 직업이 되어야 했던 그녀, 그런 그들앞에 난관처럼 알 수 없는 테러쪽지가 날라들고 위험수당을 받아가며 맥도날드를 사수 하기 위하여 일분일초 경계를 늦추지 않는 그들. 그러다 갑자기 모든 사람들은 위험수당이 올라가는데 정작 본인만 빠진 상황에서 이상한 생각이 든다. 왜 맥도날트테러일까? 달리던 차가 갑자기 급정거를 하면서 왜 달리고 있었는지 이유를 묻는것처럼 다시금 자신의 주위를 둘러 볼 수 있는 소설.

천년여왕..글을 쓰겠다며 자신의 일을 팽개치고 귀농을 하여 지린산자락으로 내려가 살게 된 작가, 귀농을 하기 전에는 단지 아내라는 존재가 두드러지지 않았는데 귀농후에 그의 아내를 보는 눈이 달라졌다. 무언가 뚝딱하면 나오는 도깨비 방망이처럼 자신과는 거리가 너무 멀게 느껴지는 그녀의 독서력과 주위 사람들과 너무 잘 어울리는 그녀, 그녀에 비해 점점 골방에 갇히듯 자신의 울타리안에서 소외되어가는 작가. 그러면서 자신이 어릴적 즐겨 보았던 만화영화 '천년여왕'을 떠 올리며 혹시 자신의 아내가 천년여왕이 아닌가 하고 생각하며 다른 외계에서 이 별에 무엇을 하러 찾아 왔는지 갑자기 궁금해진다. 

'고독을 빌려드립니다' 도 그렇고 '달팽이를 삼킨 사나이' 도 독특하면서도 한번쯤 일상에서 일탈을 꿈꾸며 생각해보짐작한 일들을 소설로 잘 다루고 있다. 그러면서 소설은 군더더기없이 잘 다듬어진 하나의 작품을 탄생시켜 재미를 더해주면서 자신만의 위트를 첨가하기도 하고 소설로 독자를 설득하기도 한다. 첨 접한 작가지만 정말 맘에 든다. '달팽이를 삼킨 사나이'는 요즘 드라마와 비슷해 더 관심을 가지며 읽기도 했는데 그만의 노련함으로 잘 손질해 놓아 대리모였던 그의 아내에 애정을 갖게 해준 소설이기도 했다. 그의 단편들은 어느 것 하나 모자람없이 정말 좋았다. 독특한 소재들이 우리네 일상을 벗어나지 않으며 매치되어 독자를 쉽게 끌어들이는 것 같다. 처음 접한 그의 소설이 맘에 들어 다른 소설들로 그를 탐독해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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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논어 서울대 선정 만화 인문고전 50선 41
주니어김영사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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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쉽게 만날 수 있는 논어와 공자..


학교 다닐때 공자왈 학이시습지면 불역역호아라.. 라는 말을 귀가 따갑도록 들었지만 정작 공자에 대하여는 그리 많이 알지 못하고 배우지도 못한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은 만화이면서 어린이뿐만이 아니라 어른들도 쉽게 공자와 논어에 대하여 알 수 있도록 그림과 글로 표현을 했다. 이렇게 만화책을 보는 것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만화를 접할 기회를 만들지 못하였는데 정말 간만에 만화를 만난것 같다. 다음에 읽어볼까 하다가 기말고사를 보는 막내가 잠깐 읽더니 ’엄마, 이 책 재밌네.시험 끝나고 읽어야지..’ 해서 먼저 읽던 책을 읽은 후에 얼른 집어 들었다. 더 미루다가는 늦어질것 같아서 읽다보니 금방 공자님 말씀을 다 들은듯 논어가 눈앞에 있다.

논어는 무엇인가.. '공자님 말씀'을 공자의 제자들이 써 놓은 책으로 20편으로 되어 있으면 제목은 처음에 나오는 단어를 제목으로 해 놓아 1편’학이’ 2편 위정’ 3편 ’팔일’ ..18편 ’미자’ 19편 ’자장’ 20편 ’요월’ 로 되어 있다. 공자의 이름은 ’공구’로 구란 ’짱구’라는 말이니 요즘 말로 풀이하면 공짱구라는 이름이 된다. 이름에서 알아챌 수 있듯이 그는 양반의 자제가 아닌 서민의 아들이다. 그것도 나이 많은 아버지와 열댓의 어린 여자사이에서 난 아들이라 제대로 대접도 못 받은 듯 하다. 그런 그가 15때 학문에 뜻을 두고 배우기를 좋아했으니 15살을 ’지우학’이라 하고 30살에 공부한 내용에 대해 확고했으니 ’이립’ 마흔 살에는 삶의 방향에 대해 의심스러움이 없게 되었으니 ’불혹’ 이라 하고 50살이 되어 모든 세상사가 하늘의 뜻에 있음을 알게 되어 ’지천명’ 이라 하고 예순 살에는 무슨 이야기를 들어도 거슬림이 없이 마음속으로 받아들이게 되어 ’이순’ 이라 하고 일흔 살에는 마음속에서 하고자 하는 것을 그대로 따르더라도 사람이 따라야 할 일정한 법도를 넘어서지 않게 되었다 하여 ’종심소욕’ 이라 했다. 

공자를 지금의 말로 하면 그는 ’대단한 노력파’ 였던 것 같다. 그당시 스승이나 책이 제대로 없던 시절에 배울것이 있으면 스스로 찾아가 배우고 스승으로 섬기었던 그,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말씀으로 전해지고 인과 예를 중시하며 중용을 가르쳤던 것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잘 정리되어 있다. 논어나 공자 하면 어렵게만 생각하고 잘 들여다 보지 않던 책들인데 이렇게라도 쉽게 만날 수 있다는 것이 고전과 좀더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든것 같아 다행이다. 더불어 태어날 때 가지고 태어난 지식이 아닌 노력에 의한 지식이라 오늘날 쉽게 모든것을 얻으려는 우리들에게 큰 가르침을 주는 책인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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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되고 싶었던 버스 운전사>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신이 되고 싶었던 버스 운전사
에트가 케렛 지음, 이만식 옮김 / 부북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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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사는 마침내 신이 된다면 자비스럽고 친절하여 
모든 피조물의 말에 귀를 기울이겠다던 자신과의 약속이 불현 듯 떠올랐지요..


<신이 되고 싶었던 버서 운전사> 어느 누군든 늦게 오는 사람은 결코 문을 열어 주지 않던 버스 운전사, 늦은 사람의 30초보다는 버스 안의 사람들의 30초를 더 값지게 여겼던 그는 자신만의 완벽에 가깝게 버스 운전을 하던 사람이다.하지만 그의 룰을 깨듯이 에디라는 청년이 나타나고 그는 떠나는 버스를 타기 위하여 계속 달려온다. 그는 처음으로 제시간에 맞추기 위하여 달리기를 시도한것이다. 그런 그를 보고 자신의 완벽함을 버리고 에디를 태우는 버스 운전사, 그가 헐떡이고 씨근거리는 모습에 과거 운전사이기 이전의 신이 되고 싶었던 시절을 떠올리고는 문을 열어 주게 된다. 그런 버스 운전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에디는 약속에서 바람을 맞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길, 버스 정류장에 있는 버스를 보고 뛰어갈 힘도 내지 못하고 있는 그를 기다리는 버스 운전사, 신보다는 버스 운전사로 손님에게 슬픈 윙크를 보내는 그, 어떤 어려움도 견딜만하게 만들어줄 윙크를 날려주는 정이 있는 운전사 이야기는 우리 일상에서도 흔히 겪거나 볼 수 있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 이야기외에는 약간은 무리가 가는 이야기들도 있다.

벽속의 구멍.. 현금 인출기가 있던 부분에 커다란 구멍이 났다. 사람들은 그 구멍에 대고 소원을 말하면 들어준다하여 그는 천사를 원하다 하니 천사친구가 나타났다. 6년간 잘 지내던 천사에게 날아보라 하지만 천사는 날지를 않는다. 코트 밑에 날개를 감추고 다니는 천사가 날 수 있는지 궁금했던 그는 5층에서 그를 아래로 밀었다. 천사는 날지 못하고 감자 자루처럼 5층에서 그대로 떨어지고 만다. 그가 날개가 있는 천사였다는 거짓말이었던 것이다.

엄마의 자궁..5살 되었을때 엄마가 암에 걸리고 엄마는 암수술을 받게 되는데 의사의 말이 엄마의 자궁처럼 그렇게 아름다운 자궁은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자궁없는 여자는 여자도 아니라며 엄마와 이혼을 하고 알래스카로 떠난 아버지,엄마는 암수술에도 불구하고 끝내 죽고 엄마의 자궁은 박물관에 전시가 된다. 그에겐 특별한 '엄마의 자궁'이지만 남들에게는 별볼일없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그런 자궁이 어느날 사라지고 그는 이슬로 덮힌 초원 한가운데 있거나 돌고래와 참치가 가득한 바다에 있는 엄마의 자궁을 생각한다. 

<크넬러의 행복한 캠프 생활자들> 이외는 모두가 아주 짧은 단편들이다. 크넬러의 행복한 캠프 생활자들도 연작으로 나뉘어 있어 지루하지 않게 끊어 읽을 수 있는 이야기들이다. 일상적이거나 그의 눈에 비친 이야기들을 그나름 따듯하게 잘 표현하고 있지만 문화적인 차이나 약간은 난해함에 거리감을 느낄 수도 있다. 경이로운 짧막한 이야기들은 가끔 직설적인 표현에 어색하기도 했지만 색다른 맛의 반전이 주는 재미에 재밌게 읽었다. 작가를 좀더 깊이 있게 만나기 위해선 다른 작품들을 더 읽어보면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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