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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리턴드
제이슨 모트 지음, 안종설 옮김 / 맥스미디어 / 2014년 4월
평점 :
절판
시국이 한참 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로 시끄러울 때 이 책을 읽게 되니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나 또한 지난 달에 13년동안 함께 하던 애견을 보냈고 그 전에도 친정아버지와 또 다른 애견을 보낸 일이 있어 가끔은 '다시보고 싶다'는 생각을 몇 번씩 해보았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정말 하루만이라도 다시 볼 수 있다면 아니 정말 보고 싶다는 생각을 수도 없이 해본 듯 하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만약에 딱 하룻밤만 어머니가 정말로 돌아오시는 상황을 상상해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에서 소설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정말 만약에 죽었던 이들이 아니 나의 소중한 가족이 다시 돌아오게 된다면 어떤 일이 발생하게 될까?
어느 날 갑자기,죽었던 이들이 다시 살아 돌아왔다.
해럴드와 루실에게는 8살된 아들 제이콥이 있다. 제이콥의 여덟번째 생일날에 그들은 제이콥을 잃고 말았다. 모두 생잎파티를 하고 있는데 제이콥이 혼자 강가로 간줄 누가 알았을까.제이콥은 그렇게 익사하고 말았다.그리고 50년이란 시간이 흘러 그들은 칠십대의 노파가 되고 루실은 제대로 된 잠을 자보질 못했다.그런 그들 앞에 '귀환자' 라고 할 수 있는 아들이 그때 그모습으로 그들 앞에 나타났다. 젊은 시절의 부모가 아니라 이제 할머니 할아버지가 된 그들에게 어린 아들인 귀환자는 악마일까? 다시 한번 그들에게 찾아온 기회일까?
믿음이 강한 루실은 제이콥이 나타나기 전에는 귀환자를 악마라 하였지만 자신의 아들이 나타나자 '축복'이라 여긴다. 그는 힘에부치지만 제이콥을 자신의 아들로 인정하여 살뜰하게 보살피지만 해럴드는 귀환자 제이콥을 아들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사람이라 할 수도 없는,분명히 자신의 손으로 제이콥의 시체를 건져냈고 묻기까지 했는데 이를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나 갈등을 하게 된다. 마을에는 제이콥 뿐만이 아니라 무척 많은 귀환자들이 생기게 되고 그들은 한꺼번에 가둘 시설로 학교를 택하여 그들을 한곳에 두려 하는데 해럴드는 제이콥과 그가 죽었던 그 장소에 갔다가 그를 아들로 받아 들이게 되면서 시설에도 함께 들어가게 된다. 아들이라 인정하지 않았던 귀환자가 자신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것을 느낀 것이다. 자신은 나이를 먹었지만 아들은 그 시절 그대로 그들이 즐겼던 수수께끼 문제도 할 줄 알고 그야말로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부자의 정을 나눈다.
한두명이 아니라 너무도 많은 귀환자가 생긴다면 살아 있는 사람들의 권리는 어떻게 될까? 귀환자들로 넘쳐나는 곳이 마을 뿐만이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문제가 되고 있고 그들도 똑같이 사람처럼 먹고 자고 감정을 느끼는데 그에 드는 것들이 많으니 당연히 문제가 생기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귀환자'들은 못마땅하게 여기면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기를 들고 일어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도 죽은 가족이 있지만 돌아오지 않았다.죽음에 이르는 순간까지 풀지 못한 문제가 있었는데 왜 그들은 돌아오지 않고 있는 것인지. 갑자기 사고를 당해 죽거나 죽는 순간 가족과 풀지 못한 문제가 있는 귀환자들은 꼬였던 실타래를 풀 듯 가족과 나누지 못했던 것들을 풀며 그들이 돌아가야 할 시간을 알고 있다. 시설에 갇힌 남편과 아들을 구하기 위해 나섰던 루실은 죽음에 이르고 그들이 평생 함께 했던 집도 화재로 잃게 되지만 해럴드는 소중한 아들과의 시간및 아들에게서 '사랑한다'는 말을 듣게 된다.제이콥은 갑자기 사고로 죽게 되면서 부모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 말을 하기 위하여 귀환한 것인데 너무 많은 귀환자들로 인해 문제가 생겼던 것이다.
죽음 또한 삶의 연장선인데 자신의 생을 다하고 간다면 별문제가 없겠지만 제이콥처럼 삶도 다 살지 못하고 갑자기 사고로 죽게 된다면 하지 못했던 것이 너무도 많을 듯 하다.죽은 이나 보낸 이나 모두 마찬가지 상황일 듯 한데 그런 시간이 누구에겐 필요하지만 그런 시간을 원치 않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칠십대의 노파에게 어린나이에 죽은 아들을 아들로 인정하기란 어렵다. 살아 있는 자들은 과거의 시간에서 벗어나 현재의 시간을 살고 있지만 죽은 자들은 과거의 그 순간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분명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하지만 결코 나쁘다고만 볼 것이 아니라 좀더 생각을 해보게 한다. 만약에 친정아버지가 하루만 다시 돌아와 내게 시간을 준다면 무얼해야하나? 가끔 꿈속에 아버지는 살아생전 모습으로 나타나시기도 하는데 그것이 꿈이 아니라 현실로 이어진다면 어떨까? 소중한 존재의 상실로 인해 생긴 어긋난 관계를 회복해 가는 이야기로 볼 수 있는데 어떤 죽음에나 미련은 남게 마련이겠지만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좋은 것도 있겠지만 정말 더 많은 문제가 생길 수도 있겠다는 것.어떤 이들은 상실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평생 그 상실감에 살아가는 이들도 있다. 아픔이 너무 커서 벗어나지 못하고 굴레처럼 지고 가는,해럴드가 자신은 느끼지 못했지만 평생 쥐고 있던 십자가처럼 그런 십자가 가슴에 하나씩 묻고 있는 이들도 있다.저자가 던진 질문은 결코 가볍지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