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사랑의 씨앗을 남기고 갔습니다 - 종수이야기, 그 이후
이진순.이종수 지음 / 지와사랑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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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00년에 발간된 <종수이야기> 와 그 후의 이야기라고 한다. 어떤 내용일까 하고 궁금했는데 나도 티비에서 보았던 적이 있는 부부의 이야기였다. 잠깐 보았던 이야기지만 '내가 만약에~~?' 라면 생각을 하게 했었고 정말 대단하다,어떻게 저런 삶을 선택할 수 있을까? 감히 내가 그런 삶을 살라고 한다면 나도 그렇지만 보통의 사람이라면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 것 같다.이야기에 나오는 종수씨는 조한병, 정신분열증을 고3 때 이미 깊어져서 정신병원에서 근 삼십여년을 살았던 인물이다.그런 그가 세상에 나오고 만난 '진순이'를 보고 결혼하자고 한다. 결혼이 무엇인지 알지도 못하면서 그저 자신을 보호해줄 누군가가 필요했던 도움의 손길처럼 그녀에게 손을 내밀게 되고 그녀는 그의 손을 뿌리치다가 잡게 되어 그와 오랜 시간을 부부로 살게 되고 2013년에 그를 보냈다고 한다. 정신병이 있는 이들이라면 우리 사회는 외면을 한다.그런데 사회 뿐만이 아니라 종수씨(?)는 가족이 모두 외면을 한 인물이라 더 오랜시간을 아픔의 터널속에서 살아 온 것은 아닐까 하고 마음이 아팠다.왜 가족이 외면을 해야만 했을까?

 

그는 그야말로 집안 든든하고 재산이 넉넉한 집안의 맏아들이다.그런 그가 자신의 의지가 아닌 부모의 욕심에 등떠밀려 경기고등학교에서 서울대를 가야한다는 부모의 욕심으로 인해 점점 망가져 가고 있었지만 병이 깊어서야 알게 되고 정신병원에 갇히게 된다. 그때 가족이 함께 하며 고쳐보려 노력했다면 종수씨의 삶은 보다 더 밝은 세상에서 보통의 삶으로 살아가지 않았을까 생각을 해본다.정신병원에 방치된 채 그가 보내야 했던 고난한 삶이 말해주듯 그의 진순을 만나고의 삶 또한 험난한 여정이었다. 그런 속에서도 부모가 외면하고 형제가 외면한 채 급기야 가족 모두가 그의 곁을 떠나기도 하지만 갖은 욕설과 그를 이용하려는 가족의 냉대 속에서도 아내인 진순씨가 있어 그의 병세는 하루 하루 그야말로 달팽이걸음만큼이라도 변화를 겪게 되고 오십이 다 되어 세상의 빛을 보며 살면서 마지막 그날까지 진순씨와의 삶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이종수씨,그는 어떻게 보면 결혼상대로는 부적격자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시각에서는 말이다.정신병원에서 오랜시간을 살다 나오고 호전된 상태도 아니었으며 그의 병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이기도 하지만 그는 누가 곁에 없다면 삶을 살아갈 수가 없는 상태였다.전화번호를 아는 것은 고사하고 오는 전화도 받지 않기도 했지만 차를 탈 수도 없고 쉽게 행할 수 있는 기본적인 생활을 하지 않는,씻고 깎고 갈아 입고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하지 않는 상태에서 누가 그런 사람이 옆에 있다면 좋아할 것인가.아니 함께 살자고 할 것인가.거기에 하루 그가 복용해야 하는 약은 또 얼마나 많은데. 하지만 그의 곁에는 진순씨가 있어 그야말로 달팽이걸음처럼 느린 속도였지만 그는 서서히 변화를 보여 주었고 자신의 잃어 버렸던 추억의 친구들까지 찾게 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되어 다행이라 생각했다. 한사람으로 이 땅에 뿌리를 내렸는데 자신의 흔적조차 잃어 버리고 살아간다는 것은 얼마나 서글픈 일인가. 그것도 가까운 가족으로부터 버림을 받고 냉대와 폭언을 들어가며 사는 것이 죽는 것만 못한 삶을 살면서도 한사람에는 살아가는 힘이 되게 해 준 사람. 그는 그야말로 진순씨에게는 '희망'과 '사랑'이라는 씨앗을 남겨 준 사람이다.

 

2013년 진순씨는 종수씨를 보내고 이 땅에서 장애인가족으로 살아야하는 어려움을 토로해 놓았다. 제일 먼저 겪게 되는 병원비의 어려움 그리고 장애인을 돌보느라 감당할 수 없는 생활비를 어떻게 감당해 왔으며 앞으로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실제 오랜시간 현장에서 느끼고 보고 경험한 일들을 그녀는 바꾸어 나가야 한다고 고하고 있다.그것은 종수씨가 이 땅에 살아간 흔적이고 그가 남기고 간 희망의 씨앗이라고 볼 수 있는데 대한민국이 바뀌길 바라는 것은 아마도 종수씨가 변화를 겪었던 달팽이걸음과 같은 시간일 것이다.한집안에 병자가 한 명 있으면 그 집안이 기우는 것은 시간문제이고 한명의 병자로 인해 집안이 혹은 가족이 깨지는 일도 다반사다. 긴 병에 효자 없다고 오랜시간 그리고 큰 돈이 들어가는 병원비,돈에 대한 문제가 가족과 형제의 해체를 가져 오는 일들이 있다.그런가하면 우리 사회가 정신병이라는 환자라는 것을 곱게 보아주지 않는 다는 것이다.그들도 나의 가족이고 형제인것을.만약에 종수씨의 부모나 형제가 처음에 종수씨를 포기하지 않고 돌보았다면 종수씨의 삶은 어떻게 변화했을까?

 

누군가의 그런 삶을 돌보며 희망을 건져 올리고 누군가는 희망이 없다고 암흑의 터널에 던져 넣고 곱게 보지 않는다. 변해야 하지만 내가 그 입장이 되어보지 않는다면 변하지 않는다. 내게는 영원히 오지 않을 일처럼 여겨지기 때문에 손가락질 하고 냉대하고 받아들이지 않는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선척적보다 후천적으로 장애를 입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늘 끈임없이 일어나는 사고 속에서 우리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겉모양세로 장애와 비장애를 구분하기 보다는 마음이 상태로 나뉘어야 할 듯 하다.마음이 장애인 이들이 더 많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의 발달로 남이 잘되는 것을 더 못마땅해 하는 시대로 바뀌어 가고 있는 것 같다.마음의 장애를 고치는 것 역시나 오랜 시간이 걸린다.자신의 장애는 보이지 않고 겉모습으로 장애를 판단하고 피해를 주어서는 아니되지만 이제 편견이라는 것을 고칠 때가 되었다.그런가하면 큰 병의 피해를 입고 있는 이들에게 사회가 좀더 큰 혜택이나 도움을 주어야 할 것 같다.정신장애가 있었지만 누구보다 정말 멋진 남자였던 이종수씨,그가 떠나고 더 큰 사랑을 느끼게 되는 진순씨의 솔직한 이야기가 많은 생각을 하게 하고 나 자신의 부부생활에 경종을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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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이야기 2014-10-25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정상적인 부부조차 가정폭력에 아동학대 그리고 모든 폭력을 행사하는판에 이진순씨와 고 이종수씨에 대해서 우리는 경종을 울려야한다! 게다가 이진순씨는 비장애인임에도 외모가 왠만한 남자보다도 더 못생기고 부모의 성화로 맞선을 봤지만 모두 여자답지 못하게 생긴 진순씨의 외모를 보고 퇴짜를 맞았고 그나마 이종수씨만은 27년간을 정신병동에서 보낸탓에 외모도 못난 진순씨를 보고 나 진순이하고 같이살거야하며 결혼을 선언했을정도이니....!

슬픈이야기 2014-10-25 2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비슷한예로 구필화가인 박정씨와 그의 아내 임선숙씨를 들을수있는데 박정씨는 정신적으로는 정상이지만 육체적으로는 완전 장애인이라는것이 고 이종수씨와 다른점이다! 더군다나 육체적인장애나 정신적인장애를 가진 남성들일 경우 가급적이면 외모도 못생기고 인상도 착하고 넙데데하게생긴 여성을 만나는것이 더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외모가 수려하고 예쁜여성들은 다른남자들에게 성폭행 성추행 성희롱 윤간을 당할 가능성이 높기때문에 그런 범죄위험이 낮은 여성과 결혼생활을 해야 맘에 놓이기 때문이다!
 
대비, 왕 위의 여자 - 왕권을 뒤흔든 조선 최고의 여성 권력자 4인을 말하다
김수지 지음, 권태균 사진 / 인문서원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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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아비를 잃고 아들 위에 군림한 조선 최고의 여성 권력자들, 네 명의 여인들의 치열했던 삶을 마주하면서 더 조선이라는 나라를 좀더 깊게 이해하게 되는 기회가 되었다. 영화 <역린>에서 정조와 힘의 대결을 펼치는 젊은 대왕대비 정순왕후와의 힘겨루기를 보면서 서로 정치판에서 죽지 않고 살아 남기 위하여 펼치는 암투속에서 늘 불안함에 스스로 자신을 지켜야 했던 젊은 왕의 두려움과 불안함에 맞서 힘을 키우는 왕의 노력을 잘 보았다. 스스로 지키지 않으면 어느 누구의 손에 의해 목숨을 잃게 될지 모르는 상황,왕 위에서 군림하며 왕을 들었다 놨다 그야말로 왕 보다 더한 힘을 가진 조선 최고 여성 권력자로서 그녀들의 파란만장한 삶을 통해 씨실과 날실처럼 서로 얽힌 역사의 수레바퀴를 따라가며 좀더 조선이라는 나라의 동맥을 보는 기회가 되어 재밌는 시간이 되었다.

 

이 글은 조선 왕조 네 명의 대비에 관한 이야기다. 조선 최초의 대비 정희왕후 윤씨와 예종, 인수대비 한씨와 성종, 정순왕후 김씨와 정조, 순원왕후 김씨와 헌종에 대한 이야기인데 지아비를 잃고 대비의 자리에 앉은 할머니 혹은 어머니의 말을 효의 나라에서 왕은 거역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대비들이 뒷방 늙은이로 앉아 있기 보다는 누구보다도 더 정치를 잘 알고 권력을 쥐고 휘두르며 막강한 힘을 발휘 했다는 것이다.자신의 아들이 죽음에 이르렀어도 그 죽음보다도 다음 왕이 누가 될지에 더 관심을 보이며 앞으로의 행보에 아들의 죽음은 뒷전이었던 정희왕후,그녀는 조선 최초의 대비면서도 언니의 혼사를 가로 채어 자신이 왕비에 오를 만큼 어린시절부터 그녀의 남다른 기질이 엿보인 인물이라 할 수 있다.영화나 드라마에서 수양대군이 크게 부각되어 정희왕후 윤씨의 이야기가 가려졌다면 이 책에서는 수양대군보다 어쩌면 그녀가 더 권력에 우세하지 않았을까.아들 예종이 죽은 날 다음 왕을 거론하며 아들의 죽음은 뒷전으로 두었던 정희왕후 윤씨,예종의 갑작스런 의문사는 혹은 어머니 윤씨의 힘이 작용한 것은 아닐까.

 

'아들의 상태를 알면서도 일이 이 지경에 이를 줄은 몰랐다고 말하는 윤씨는 대체 어떤 어머니였을까. 아무래도 보통 어머니는 아니었던 것 같다.윤씨가 하나 남은 아들보다 더 우선순위에 두며 신경 썼던 것은 친정 가문과 정치적 동지였던 훈구 공신 세력들의 안녕과 번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예종도 윤씨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때문에 예종은 임금으로서 자신이 추진하고 싶은 정책을 가로막는 어머니 윤씨에게 자신의 질병에 대해 적극적으로 말하지도 않고 도움도 요청하지 않았던 것이다.'

 

남편 의경세자가 열아홉에 죽었을 때 한씨의 나이는 스물이었다고 한다. 어린 세 아이의 어머니였던 그녀는 남편 없는 모진 세월을 홀로 이겨내야만 했다. 궁 밖에서의 12년의 세월은 그녀에겐 혹독한 인고의 세월이었을 것이다.그런 그녀가 자을산군이 왕위에 오르고 그동안 날개를 펴지 못했던 한씨의 야망은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하는 것이 아니라 여자들도 정치 간섭을 할 수 있다는 정당한 근거를 를 역사적 사실에서 찾아 자신의 정체성을 확고히 한 여성정치가로 아들을 왕으로 만든 어머니로 늘 당당했다는 것이다.그런 그녀에게 한가지 흠이란 며느리를 폐하고 사사시킨 행위로 손자 연산군에 의해 불운한 인생으로 마감을 했다는 것은 인과응보일까.

 

15세에 66세의 영조의 두 번째 왕비가 된 정순,우리가 영화 <역린>에서 만났던 정조와 힘겨루기를 한 정순왕후 김씨,자신의 친정세력을 지켜내기 위하여 정조의 대립 관계를 펼쳤던 김씨,그녀의 수렴청정은 순원왕후 김씨에게 이어진다고 보고 있다.그녀의 힘이 정조보다 약하여 정조가 의문사를 당하지 않고 살았다면 조선이라는 나라는 어떻게 되었을까.그런면에서 정조의 죽음에 의문을 제기한다. 조선시대 정조의 죽음과 현재 2010년에 발생한 수은중독이 되어 죽음에 이르게 된 사람의 정조가 종기 치료를 하기 위해 실시한 '연훈방 요법' 에 대하여 이야기 한다.예나 지금이나 중금속 중독은 그야말로 생명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례할 수 있었는데 연훈방 요법을 실시한 그 배경에 김씨의 입김은 작용하지 않았을까. 김씨가 정치적으로 서기 위해서는 정조라는 거추장스런 인물이 없어야만 했다.서로에게 칼날을 겨누고 있던 정순왕후 김씨와 정조,정조의 죽음으로 인해 수렴청정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기도 하지만 영조와의 사이에 자식이 없었던 그녀가 정치 한복판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 뒷방 늙은이로 있기 보다는 그녀만의 행동을 했을 것이다.

 

조선 최고의 여성 권력자였던 네 명의 대비들은 뒷방 늙은이로 있기 보다는 누구보다도 정치의 한복판에서 쥐락펴락하면서 정치판을 뒤흔들었다.비록 글을 몰라도 어린 나이부터 정치판에서 습득을 하였기에 더 정치가로 살아갈 수 있었던 그녀들의 정치 여정과 여자로 어머니로의 삶의 여정은 그야말로 역경과 고난의 삶이지만 누군가의 힘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 정치가로 우뚝 서서 호령을 했다는 것이다.친정이 살고 자신이 사는 길이라면 가교가 되어 어느 세력이나 손을 잡고 자신의 힘을 펼쳤던 여인들,때론 그녀들에 의해 왕이 바뀌고 세력이 바뀌고 정치 판도가 바뀌는 그 속에서도 결코 나약한 여인이 아니라 자신의 권력을 휘두를 줄 알았던 여성 정치인의 삶은 파란만장하지만 기억해야 할 인물들이고 역사라는 것을.역사책을 읽다보면 왕이나 대비나 자신의 목숨을 지키기 위하여 그들이 행한 이야기를 읽다보면 안쓰럽고 씁쓸하다.최고의 자리에 있는 사람을 끌어 내려야만 내가 올라갈 수 있고 최고의 자리에 있는 자는 자신의 자리를 지키기 위하여 부단히 노력해야 했던 그 치열했던 삶이 혹은 권력을 통해 우리가 무엇을 배워야 할까 하지만 네 명의 여성 정치가는 여성으로 당당하게 남성의 힘에 맞섰다는 것이다.지금 현재에도 여성들의 힘이 더 커져가고 있다고 한편에서는 말하고 있는데 남성들이 가지지 못한 여성만의 특성이 조선시대 정치판에서도 여실히 드러났음을 그리고 지금 그대 여자라는 나약함에 숨지 말고 당당하게 자신의 능력을 펼치는 여성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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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나는 없었다 애거사 크리스티 스페셜 컬렉션 1
애거사 크리스티 지음, 공경희 옮김 / 포레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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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본성은 쉽게 변할까?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오랜동안 그사람 안에서 자리를 잡아 온 것이 하루아침에 변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라고 본다. 애거서 크리스티 여사의 <추리소설 전집>을 모으고 있고 여러 권 읽었지만 읽은 책보다 아직 읽지 않은 책들이 더 많다. 그만큼 그녀는 우리에겐 '추리소설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그녀가 추리소설이 아닌 '여성심리'에 대한 심리소설을 썼다니 그것도 추리소설 작가로 알고 있는 이름과 혼동을 줄까 '메리 웨스트매콧'이라는 필명으로 발표한 심리 서스펜스란다. 그녀는 남편의 바람으로 인해 한동안 스스로 실종사건을 일으키기도 했는데 그때를 바탕으로 여섯편의 여성 심리소설을 썼단다.그중에서 한 중인 듯 한데 추리소설이 익숙하기에 '심리 서스펜스'는 어떨까 했는데 한마디로 재밌게 읽었다.그녀의 팬이라면 한번 읽어볼만 하다.

 

영국 런던에서 멀지 않은 한적한 타운,조앤은 변호사인 남편과 세 자녀를 둔 평범한 주부며 어머니로 정원을 가꾸는 일을 좋아하고 테니스 모임을 하는등 한마디로 남들 눈에는 우아하면서도 행복하고 안락한 삶을 꾸려가고 있다.남편인 로드니는 집안 대대로 이어 온 변호사를 선택하기 보다는 농장을 꾸려볼까라는 이야기를 꺼내기도 했지만 그녀가 한사코 반대를 하여 지역 변호사로 안정된 기반을 다져 왔으며 현재는 더 번성하였다.하지만 아들인 토니가 대를 이어주지 않고 그가 하고 싶어하는 농장일을 찾아 그들 곁을 떠났고 그곳에서 한번도 보지 못한 아가씨와 결혼을 했기에 그것이 못마땅할 뿐이다. 에이버릴과 바버라도 결혼을 하여 살고 있고 바그다드에 사는 바버라가 중병이 났다고 해서 그곳에 다녀오던 길에 육로길을 선택하여 오던 중 폭우로 인해 사막 한가운데 갇히게 된다.그곳에서 마주한 자신의 본 모습,지금까지 자신이 보고 있던 것은 진실이 아닌 거짓이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진실은 무얼까?

 

"진작 거기서 아빠를 빼냈어야죠.아빠가 그 일을 싫어하는 걸 모르셨어요? 엄마는 아빠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요?"

"이제 그만해라,토니. 당연히 나는 네 아빠를 잘 알아 너보다 더 휠씬 많이 안다."

"글쎄요,아닌 것 같은데요. 가끔 난 엄마가 그 누구에 대해서도 아무것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요.
"

 

여자들이 흔히 아이들이 성장해서 나가고 남편 또한 사회적 지위가 높아갈수록 빈둥지증후군을 더 느낀다고 한다. 갱년기에 한참 빈둥지증후군으로 자신을 돌아보며 허망해할 나이다. 거기에 자식들 결혼이 그들 부부 맘에 흡족한 결혼이 아니었고 누군가 가업을 이어주었다면 바랐지만 그것도 아니었으며 로드니는 자신에게 보다는 머나 랜돌프라는 아가씨와 바람이 난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보잘것 없다고 여기고 있는 레슬리 셔스턴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이다.그런 사실들을 외면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허허벌판에서 만난 동참 블란치 해거드의 말 때문에 자신의 지난 삶을 곱씹어 보게 된다.그것도 폭우로 오도가도 못하게 막히고 늘 같은 메뉴가 나오는 별볼일 없는 숙소와 사람들 그리고 사막 한가운데서 말이다. 그녀 곁엔 아무것도 없다.신기루처럼 자신을 휘감고 있는 오리무중의 이 시공간만 있을 뿐 잘나가는 지역변호사인 남편도 자식도 남편이 마음에 두고 있는 영혼도 정말 아무것도 없다. 허허벌판과 같은 사막 한가운데서 지난 일들을 반추해 보던 그녀,지금까지 자신이 진실을 외면하고 아니 식구들이 자신에게는 진실에 귀를 막게 했다는 것을 알게 되고는 공허함 두려움 그리고 무서움에 갇혀 방황한다. 이제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나? 지금처럼 살아야 하나? 변해야 한다.진실을 외면하지 말고 진실과 부딪히며 정면승부를 해야한다고 다짐을 한다. 먼저 남편에게 용서를 구하고 변하리라 다짐하는 그녀에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기차가 왔다고 이야기를 해준다.

 

"인간은 하고 실은 일 - 타고난 일 - 을 하지 못하면 반쪽짜리 인간에 불과할 뿐이다."

 

허허벌판인 사막 한가운데,자기 자신을 보았던 신기루와 같은 이곳에서 벗어날 수 있는 문명으로 자신을 데려다 줄 기차. 그 기차에서 온갖 일을 겪으며 죽으러 가는지 살러 가는지 모르는 공작부인을 만나 자신의 지난 일을 다 털어 놓고 후회를 하며 집에 도착하 그녀,남편을 보고 과연 그녀가 사막 한가운데도 느꼈던 그 마음으로 변하여 새로운 조앤으로 돌아 온 것일까? 집은 그녀의 든든한 울타리다. 집으로 돌아 왔다는 것은 자신의 본성으로 다시 돌아 왔다는 것,인간의 본성이란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해준다.그녀 오랜시간동안 사막 한가운데서 방황하며 고뇌했지만 집이란 아늑한 보금자리는 다시금 원래의 그녀로 되돌려 놓았다는 것,쉽게 변할 수 없는 인간의 심리를 그대로 보여준다.' "난 혼자가 아니에요. 난 혼자가 아니라구요. 내겐 당신이 있잖아요." "그래, 당신에게는 내가 있지."...당신은 외톨이고 앞으로도 죽 그럴 거야. 하지만 부디 당신이 그 사실을 모르길 바라.' 섬짓하다. 남편의 마지막 말이.어떤 서스펜스보다 더 소름 돋는다.그렇게 살고 있는 '우리' 아닌가. 어차피 인간은 혼자이지만 가족이라 여겼던 울타리 안에서 자식에게도 남편에게도 속하지 못한 여인,어디로 가야 한단말인가.

 

참된 진실보다는 유쾌하고 편안한 것들을 사실이라고 믿는 편이 휠씬 수월하기 때문에.그래야 자신이 아프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에 대해 몰랐다.

 

갱년기나 빈둥지증후군이나 몇 년 전에는 남의 말처럼 여겼지만 이제 그것이 현실이 되고보니 이 산을 잘 넘어야겠다는 생각만 든다. 별거 아닌 일에도 화가 나고 스트레스수치가 팍팍 올라가는 나이,그렇다고 어느 누구 자신들을 위해 늘 희생을 한 '엄마'를 돌아봐주진 않는다.자신들도 살기 바쁜 나이다. 그런 상황에서 믿고 의지해야 할 남편이 자신보다 정말 못하고 보잘 것 없다고 여겨지는 여자와 바람이 났다. 그것도 눈에서 보이는 곳에서 말이다. 그녀는 자신이 기도를 한것도 아닌데 몹쓸병에 걸려 죽고 남편도 죽게 되고 아이들도 잘 풀리지 않았다. 남편이 이제 돌아볼 사람은 자신 밖에 없다고 생각하게 되어 좀더 잘해야겠다 생각을 하지만 너무 거리감이 느껴진다. 서로에게 돌아갈 수 있을까? 남편도 아내도 너무 멀리 돌아 온 듯 하지만 이제 그 거리는 좁혀지지 않고 평행선처럼 그렇게 나아가게 될 듯 하다. 조앤의 그 마음이 이해되면서도 좀더 딸들이 엄마와 친구처럼 지내지 못하는 다른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딸들이 아빠가 아니라 엄마와 좀더 살뜰했었더라면 하는 생각을 가져보며 조앤과는 좀 다르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이 작품을 읽고 나니 크리스티 여사의 심리 서스펜스 여섯 작품을 모두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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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옆에는 왜 이상한 사람이 많을까? - 재수 없고 짜증 나는 12가지 진상형 인간 대응법
산드라 뤼프케스 & 모니카 비트블룸 외 지음, 서유리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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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에 있어서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을 많이 쓰는데 피할 수 없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할까? 그냥 억지로라도 등을 돌려야할까? '피할 수 없으면 부딪혀라' 라고 어쩔 수 없이 시공간에 함께 있어야 한다면 부딪혀서 좀더 편하게 지내야 할 것이다. 집안에서도 밖에서도 어디에서나 인간관계라는 것이 참 힘들다. 피를 나눈 형제간에도 맘이 잘 통하는 사람이 있고 부모라고 해도 모두 맘이 통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한쪽 나와 정말 잘 통하는 이가 있을 것이다. 하물며 나와 아무 상관이 없는 남인데 모든 것이 내 맘에 들 수는 없는 것이다. 상대가 내 맘에 안드는 부분이 있듯이 나 또한 상대에게 그런 역할일지 모른다는 것을 거울을 보듯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하는 일은 맘에 드는데 함께 하는 사람들이 맘에 들지 않아,사사건건 부딪혀서 문제를 일으키기에 직장을 옮기는 경우도 있다. 어딜가나 있는 사람관계라 참아 보려고 해도 정말 눈에 가시처럼 구는 그런 인물이 한 둘 있게 마련이다. 상대가 맘에 들지 않는다고 혼자 느끼는 것이 아니라 모두의 눈에 그렇게 비춰진다면 고쳐야 하겠지만 사람의 본성이란 금방 하루아침에 고쳐지는 것이 아니라 힘들다.이 책은 범죄소설 인기작가인 산드라 뤼프케스와 심리학과 정신의학을 공부한 모니카 비트블룸이 '나는 오늘도 그들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라는 좌우명아래 그 노력의 일환으로 쓰게 된 책이라고 한다.범죄 소설가와 심리학자가 만나서일까 딱딱한 심리학이 아니라 소설처럼 읽어나갔다.

 

이상한 사람으로는 ' 남의 업적을 가로채는 사람,뭐든지 아는 체하는 사람,화를 잘 내는 사람, 치근덕거리는 사람,거짓말을 일삼는 사람,남의 성공을 시기하는 사람,까다로운 척하는 사람,불평불만이 많은 사람,그때끄때 인격이 달라지는 사람,거져먹으려는 사람, 불행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사람,긍정을 강요하는 사람'으로 나뉘어 있고 마지막에는 '나도 누군가에게는 이상한 사람?' 이라 하여 자신이 어디에 속하는지 테스트를 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 요런것 재미로 꼭 한번씩은 해보는,그렇다고 무어라고 딱 정의하기는 그렇지만 나쁘게 나오면 괜히 또 기분 나쁘기도 하지만 이상한 사람군에 속하는 것을 가만히 읽어보면 하나라도 아니 한번도 해보지 않았거나 심리상태가 그렇지 않았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사람인지라 한번씩은 내가 상대에게 그런 부류로 비춰졌거나 그런 상황이 있을 것이다.

 

어떤 경우에는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좋고,어떤 경우에는 그렇게 해봤자 소용이 없기 때문에 그저 피하는 것이 상책이기도 하다. 어떤 경우에는 비폭력적인 의사소통의 원칙을 동원해야 하고,또 어떤 경우에는 당신만의 무기로 반격을 해야 한다.우리는 이런 불쾌한 인간들을 피해서 살아갈 수 없다. 이상한 사람 질량 보존의 법칙,즉 이 세상 어디를 가든 이런 사람 한둘쯤은 만나게 되기 때문이다.

 

남의 업적을 가로채는 사람,도덕은 아랑곳하지 않는 탐욕스런 사람,남을 착취하여 부당이득을 노리는 사람,남의 업적을 슬쩍 가로채려는 사람,공동체의 관심보다 자시느이 관심을 전면에 내세우는 사람.조직사회에서 이런 사람 꼭 있다. 그것이 나와 정말 친한 사람이라면 더욱 황당하다.앞에서는 아무일도 아니듯이 하다가 뒤로는 자신의 것인양 모든 결과를 자신의 것으로 하는 사람,정말 이런 사람과는 상대하고 싶지 않지만 상대가 뭔가 부족하기 때문에 자신의 것을 가로채갔다고 보는 너무 인정많은 충고로 맺지만 그런 기회를 자신의 PR기회로 삼아 좀저 발전 개선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 보라는 충고도 괜찮은 듯.하지만 대부분은 그야말로 한바탕 해야 직성이 풀릴 듯 하다.그냥 넘어간다면 그런 사람은 자신이 잘못하는 것을 알아채지 못하고 늘 그런식으로 살아갈 것이다.자신이 하기 보다는 남이 이루어 놓은 것을 슬쩍 슬쩍 하면서 다된 밥상에 숟가락만 얹으려 하면서 살아가게 될 것이다.남의 업적을 가로채는 사람,나르시시즘에 빠진 반사회적 인생관이란다.

 

뭐든지 아는 체하는 사람,자신이 돋보여야 하는 자기애성 인격 장애라고 했다.지식이 풍부해서 아는 체하는 것과 모르면서 아는 체하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다.뭐든지 아는 체하는 사람은 고압적인 자세로 잘난 체하는 사람,묻지도 않은 충고를 하는 사람,상대방의 행동에 대해 지적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상대방의 열등감을 자극하는 사람. 이런 사람이 곁에 있다면 정말 피곤하고 스트레스 받는다.하지만 자신은 그런 사람인줄 모른다는 것이다.자신이 하는 충고가 뭐 대단한 것이라도 되는 양 자신도 잘나지 못하면서 상대방의 행동을 지적질 한다면 정말 거북하고 기분 나쁘다. 그렇다고 그런 사람에게 그런식으로 말하지 말라고 해서 고쳐지는 것이 아니라 본성이 그렇기 때문에 힘들다는 것.누구나 자신이 생각하거나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이 정답이라고 자신을 내세우길 좋아한다. 하지만 상대를 배려할 줄 아는 경청이 먼저여야 하는데 자신의 생각만 내세우며 열등감을 자극하는 사람은 자신이 열등감에 빠져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상대보다 잘나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는 열등의식 속에 늘 자신을 포장하려고 하다보면 '체' 하는 사람이 되기 싶다.나이 먹으면서 '체'하며 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데 나이 먹을수록 '체'와 '척'은 가까이 하면 안좋은 단어들이다.상대보다 '더' 똑똑하고 상대보다 '더' 유능해지고 싶은 당신,이런 사람과는 논쟁을 피하고 정면 승부를 해 부딪혀야 한다는 것.

 

피할 수 없으면 부딪혀서 이겨내야 한다. 회피한다고 언제 어디서나 만나게 될 '이상한 사람'을 평생 안보고 안겪고 살수는 없으니 말이다.요즘은 대부분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다녀서인지 잘난 사람도 많고 잘난 척 하는 사람도 많다.그런가하면 타인의 이야기와 자신을 비교하여 괜히 시비를 걸듯 '이상한 부류'에 빠지는 사람들이 있다.일시적인 것이라면 부딪혀 이겨내지만 본성이란 것이 틀에 박히듯 하루아침에 고쳐지는 것이 아니기도 하지만 나 또한 상에게는 이상한 사람으로 낙인 찍히는 경우도 있고 그런 사람 부류에 끼어 있는 지도 모른다. 사회가 발달하고 문명이 발달해 나갈수록 사람과 사람 사이가 사소한 것으로 더 애매해져 가는 듯 하다. 진상형 인간이 싫다면 나 또한 타인에게 진상형이 되지 않기 위하여 좀더 노력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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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플라이즈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43
수잔 거베이 지음, 김미나 옮김 / 자음과모음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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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로 인하여 후천적 상흔을 간직하고 그 아픔으로 살아가는 이들의 고통은 당해보지 않았다면 그 깊이를 알지 못할 것이다. 그것이 외부적인 아픔도 있겠지만 마음 깊이 박힌 무엇으로도 치유가 되지 않는 고통이라면,더불어 상흔을 입은 피해자 뿐만이 아니라 그 가족 모두가 겪어야 하는 고통이라면 어떨까? 옆에서 도움은 주지 못하지만 손가락질이나 격한 말은 삼가해야 할 것이다.그것이 내가 겪는 것이라면 어떨까? 늘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행동이나 말한마디에도 조심을 해야할 것이다. 아무 생각없이 내뱉은 말이 피해자에게는 큰 고통을 안겨줄지도 모른다.아니 평생 지우지 못하는 아픔이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것 보라. 드라큘라잖아."...... "야,넌 어떻게든 한 입이라도 맛 좀 보게 해달라고 사랑을 구걸하려면 종이봉지로 얼굴을 가려야겠다." 마크가 깔깔대며 한 말에 3도 화상의 상흔이 남은 그리고 그 아픔으로 아직까지 고통을 겪고 있는 캐서린은 마음에 큰 상처를 입게 되었다.그녀는 세살에 언니와 놀다가 쓰레기 소각장으로 사용하는 곳에 빠져서 온 몸에 3도 화상을 입는 큰 사고를 당하게 된다.지금까지 수없이 많은 수술을 거쳤지만 아직도 여기저기 그때의 사고 흔적들은 그녀를 괴롭히고 있다. 그 사고로 인해 그녀가 기억하지도 못하는 때에 아빠는 그들의 곁을 떠나서 지금까지 그들을 책임진 것은 그녀 엄마 혼자의 몫이었고 무척이나 힘든 시간들이었다. 그녀 나이 열 일곱 살,이제 한참 꾸미고 이성을 알아가는 사춘기 꿈 많은 소녀다.그런 그녀가 친구에게서 상처가 있는 얼굴을 봉지로 가려야겠다는 말을 듣고 그녀는 무척 큰 고통을 느낀다.그러지 않아도 여러번 수술에도 여기저기 사고의 흔적은 남아 있고 이식수술을 했다고 해도 화상을 입은 상처는 아직도 울퉁불퉁 자신의 몸 같지 않다.그녀에겐 흉터가 그녀의 일부라고 하지만 타인에게는 이상하고 낯선 괴물처럼 여겨질 것이다. 하지만 이 상처를 언제까지 감추고 가려야 할까? 당당해지고 싶고 이뻐지고 싶다.남들과 똑같이 자유를 느끼며 살고 싶다.

 

그녀가 화상을 당한 이후로 엄마와 그외 식구들의 관심사는 온통 캐서린 그녀에게 쏟아졌다.언니인 레이첼은 공부를 하기 보다는 치과일을 선택했고 기공사가 되기 위해 공부하고 있다.지금까지 엄마 혼자서 캐서린을 감당하고 일을 하면서 돌보았지만 캐서린은 엄마에게서 벗어나고 싶기도 하고 엄마가 더 힘들어지는 것도 싫기도 하지만 이제 얼마 있지 않으면 열 여덟살이 되기 때문에 혼자서도 감당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어릴 때처럼 엄마가 함께 해주는 것이 못마땅하다. 그런가하면 레이첼은 늘 어른처럼 취급당하기도 하고 그녀는 엄마의 빈자리를 채우듯 집안일을 도맡아 하기도 한다.늘 그런 레이첼과 캐서린은 투닥투닥거리며 서로를 의지하기도 하고 레이첼이 이젠 엄마처럼 그녀의 낡은 차로 캐서린을 수영장에도 데려다 주기도 하고 그녀가 필요로 하는 곳에 늘 나타나준다. 머리카락이 없을 때에는 머리카락이 있었으면 하고 바랬는데 머리카락이 생기고 나서부터는 이젠 남들처럼 올려서 묶고 싶기도 하고 더이상 상처를 가리고 싶지 않다. 그러기 위해선 힘들지만 수술을 해야 하기도 하고 수술을 하자면 수업에 빠져야만 한다. 그녀의 꿈은 의사인데 화상 때문에 꿈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다.그런가하면 남들처럼 사춘기의 소녀들처럼 이성의 관심을 받고 싶기도 하다. 왜 자신은 화상을 입어 아빠도 떠나게 되고 남들처럼 자유롭게 살지를 못하는 것일까.앞으로도 이런 삶을 살아야 하나? 연약한 나비지만 자신은 열심히 날개짓을 하여 대양을 건너 꿈을 이루고 싶다.화려한 나비로 거듭나고 싶다.

 

'네 자신을 믿어야 해.네가 바꿀 수 있는 것들을 바꾸되 너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아무도 원망하지 마.'

 

소설은 캐서린의 어린시절과 악몽,그리고 현재의 내용으로 나뉘면서 그녀가 힘든 상황에서도 현실에 굴하지 않고 잘 헤쳐 나가며 친구 관계도 원만하게 잘 이어 나가고 수술 때문에 학교 수업을 빠지면서 남들에게 뒤쳐지지 않게 열심히 하여 자신의 꿈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사춘기 소녀의 눈에 맞게 그려나간다.그런가 하면 한편으로 아쉬운 점은 그들의 곁을 떠난 아빠와의 관계가 정리가 되지 않은 상태로 끝나는 것이 아쉬웠다. 그녀의 아빠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빠가 되었고 어린 캐서린이 화상 사고를 당하게 됨에 따라 그들의 곁을 떠나게 된다. 화해나 용서가 등장하지 않은 상태로 캐서린의 마음만 정리한 채로 끝난다는 것이다. 언니 레이첼이나 엄마와의 관계,그들 가족의 관계가 정리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집안에 아픈 환자가 한 명 있으면 환자 뿐만이 아니라 그 고통은 모두가 다 짊어지게 되어 있다. 긴 병에 효자 없듯이 이런 끔찍한 사고를 평생 짊어지고 가야하는 일이라면 더군다나 캐서린은 이제 사춘기,소녀에서 숙녀로 성장하고 있다.그녀의 아픔도 성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그 고통을 지금까지 모두가 잘 헤쳐 왔고 캐서린은 누구보다 더 용감하게 맞썰 준비가 되어 있고 또 그렇게 하고 있다. 자신의 흉터를 자신의 일부로 받아 들이고 당당하게 나가려고 힘찬 날개짓을 하고 있다.

 

그녀에게 험한 말을 했던 마크 또한 그녀에게 사과를 했고 그녀의 흉터를 보고 복잡하다고 했던 윌리엄 또한 그녀의 흉터가 아닌 캐서린이란 그녀에게 마음을 열게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사람은 겉모습으로 평가해서는 안된다는 것을.캐서린이 당한 사고로 인해 가족은 모두가 오랜 시간동안 고생을 했고 지금까지 그 고통의 터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제 모두가 날개를 힘차게 펼치고 날아 오를 날만 남았다.더이상 이 가족에게 고통이란 허용되지 않는다.캐서린 때문에 그동안 힘든 것을 아무도 몰라 주었던 언니 레이첼의 마음을 할머니가 위안을 해주었고 언니에게도 남자친구가 생겼으니 이제 행복할 일만 남았듯이 엄마도 캐서린의 고통에 더 얽매여 힘들게 살지 않기를,캐서린 스스로 고치를 벗어나려고 노력하고 있으니 모두에게 행복할 일만 남았다. 나비의 희망을 향한 힘찬 날개짓만 남은 듯 하여 그녀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주고 싶다.캐서린 그녀의 상처가 모두 깨끗하게 없어지는 날은 오지 않겠지만 예전처럼 두렵지 않다고 했다. 자신이 괴물이 아니라 캐서린 그 자체로 빛날 수 있음을 알게 된 오랜 고통의 시간이 우리에게도 편견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시간이 되길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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