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별일 없이 산다 탐 청소년 문학 11
강미 외 지음 / 탐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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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일 없이 살기' 별 일 없이 살기가 얼마나 힘든지 보통으로 평범하게 산다는 것 또한 힘든 일이란 것을 안다. 딸들이 대1년생,연년생인 딸들 그러나 큰녀석이 다시금 한 해를 뛰었기에 똑같이 시작하게 되었다. 나름 꿈을 향해 열심히 했지만 어느 순간 자신의 꿈의 목표를 조정하며 조금 험난한 길을 걸었다고 할 수 있다.그렇다고 현재의 선택에 백프로 만족하고 있다고 볼 수는 없는 것 같다. 힘들게 뛰어서 간 대학이 그렇게 큰 보람을 안겨주고 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학교가 무얼 해주길 바라지 말고 자신이 찾아서 할 생각을 하라고 하지만 요즘은 시대가 또 그렇지 않다. 각박하게 중학교 고등학교를 대학을 위해서만 대학을 바라만 보고 뛰다가 대학에 들어가고 나면 만족을 하는 아이들을 주변에서 보질 못했다. 별거 아닌것을 왜 그렇게 각박하게 앞만 보며 살아 왔는지 후회를 한다.울딸들도 마찬가지였다. 좀더 놀아 보고 좀더 누려보고 이것저것 해보면서 살아보았더라면... 하는 말을 가끔 한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참 불쌍하다. 모두가 국화빵틀에 갇힌 영혼들처럼 좋은 대학을 가지 위해서 똑같이 야자에 학원 누군가는 그보다 더하면 덜하지 않은 삶을 살면서도 대학을 나오면 그렇고 그런 삶을 산다. 요즘 딸들에게도 그리고 고등학생을 둔 친구들에게도 공부로 너무 밀어부치지 말라고 한다. 현재를 즐기면서 자신이 무엇을 해야할지 가슴이 느끼는 것을 선택하게 하라고 한다.부모의 욕심이 아이의 욕심을 지나쳐 웃자라 버리면 부모도 힘들고 아이도 힘들다.모두가 험난한 시간을 보내게 된다. 좋은 대학이라는 선이 무엇이고 좋은 대학을 나와서 반드시 잘 된 경우란 무엇일까? 그렇다고 해서 모두가 행복한 삶을 살고 있을까? 아이들이 대학을 선택해야만 하는,진로선택을 시간이 되었을 때 두 딸들과 정말 많은 이야기를 한 듯 하다. 다독이는 이야기도 하고 보듬어 안아주기도 했지만 그 시간이 분명 흘러간다.흘러가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데 우린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잣대에 모두를 똑같이 대입시키려 한다. 자신의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으면 불편하고 자신에게 해가 돌아온다는 것을 알면서도 옷에 자신의 몸을 맞추려고 한다. 똑같은 국화빵틀로 찍어낸 국화빵처럼 내 아이도 국화빵이 되길 원하는 부모들, 우린 그런 세대를 벗어나야 한다.그 피혜는 남이 아닌 내 아이에게 돌아 온다.

 

7명의 작가들의 이야기를 읽다보니 딸들의 지난 시간들이 떠 오르기도 하고 딸들 친구들이 이야기도 생각이 나서 마음이 아팠다. 그 시간들에 나의 여고시절 시간도 오버랩되어 가슴이 아팠다.꿈 많고 즐거워야 할 시간이 왜 얼룩처럼 남아야 하는지. 내가 여고시절에는 일주에 한번씩 시험을 봐서 고등학교를 들어가고 한 달 후 설문조사가 이어졌다. 폐지를 주장하는 설문조사이니 모두가 찬성을 해서 월에 한번 보는 시험으로 바뀌었다. 그런가하면 교복을 입지 않은 시대이니 얼마나 개성들이 강했겠는가.요즘은 교복에 두발은 자유화를 시켜 놓았다고 하지만 교복이라 할 수 없는 복장을 하고 다닌다. 그런가하면 어느 유명 브렌드가 교복화 되기도 한다. 그런 속에서 '별 일 없이 살기'가 가능할까? 왕따 친구의 죽음으로 인해 평범했던 삶을 버리고 엄마가 쌤으로 있는 대한학교인 여행학교를 다녀야 했던 선영,친구들은 왜 왕따를 당했던 동주가 죽어야 했는지 금방 지워 버렸다. 하지만 자신은 지울 수 없었던 동주의 죽음으로 세상의 문을 걸어 잠그게 된 선영.아우슈비츠 아니 오이시비엥침에서 동주와 비슷한 나이에 죽은 소녀를 보고 그녀의 마음의 빗장은 풀리고 세상을 향해 다시 나아갈 수 있게 되었다.

 

자신을 위해서 마트에게 일하고 계신 엄마,뼈에 구멍이 숭숭 뚫려서 마트에서 일하는 것을 힘들어 하시고 엄마는 그 힘든 것을 잊기 위해 술을 드신다. 그렇다면 우리의 '아빠'는 어떻게 된 것일까? 아빠가 존재하긴 할까? 수행평가로 내 준 숙제인 부모님의 인터뷰 때문에 고심하던 내게 다리를 다친 엄마는 아빠의 존재에 대하여 풀어 놓게 된다.왜 그동안 꼭꼭 싸매 감추어 두었던 것일까? 아프리카에 가 있을 줄 알았던 아빠의 존재.하지만 현실이 부모님은 이혼이라는 아픔, 그 속에는 엄마의 힘들었던 시간들이 고스란히 고여 있다. 자신을 임신했을 때 아빠가 사다 주셨다던 유자,그 유자는 지금도 냉장고에서 시들어 가고 있다. 하지만 이젠 그 유자가 맛있는 '유자마들렌'으로 거듭나 엄마와 나의 뼈를 튼튼하게 해 줄 '꿈'이 생겼다. 타인을 위해서가 아니라 엄마와 내가 튼튼하게 살기 위하여 내 안에서 꿈이 빵처럼 부풀어 오르는 것을 느꼈다.

 

<팩트와 판타지>,특성화고에서 대입반이 아니라 취업반인 애니메이션을 하는 나,하지만 주변은 나를 가만히 놔두지 않는다. 공모전에 내려면 빨리 이것저것 해야 하는데 담임이나 수업시간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왜 공부를 선택한 것이 아닌데 자꾸만 내 꿈과는 먼 공부를 강제로 종용 받아야 하는지. 다른 친구들도 그렇게 행복해 보이지 않는데 자신 또한 꿈이 확실한 것은 아니지만 모두가 똑같은 장르가 될 수 없다는 것을 안다.그런면에서 <두드림 ing> 와 뜻이 통한다. 드럼을 치고 싶지만 엄마나 담임이나 학교에서는 공부를 하라고 한다. 공부를 하는 친구들 속에서 스틱을 들고 드럼 연습을 하는 것 또한 민폐다.어떤 친구는 쉬는 시간도 아까워 하며 공부를 하는데. 그런 속에서 아빠가 회사를 그만두고 과일난전을 하시며 자신의 꿈을 응원한다. 체육 특기생으로 믿었던 친구는 방황하다 아빠의 과일난전에서 아빠와 함께 일을 하시고 있고 이젠 든든한 후원자인 아빠를 얻게 됨으로 하여 자신의 꿈은 'ing'가 되었다.

 

우리 부모들은 자식들이 공부가 아닌 다른 꿈이나 길을 선택하면 무조건 '포기'를 강요한다. 나 또한 딸들이 피아노를 하겠다고 하는 것을 일차 포기를 하게 만들었다. 학생은 공부를 해야 한다고 아니 공부가 우선이라고 생각을 하기 때문에 공부와 병행한 다른 꿈을 선택하면 지원해주고 든든한 조력자가 되기보다는 포기를 하도록 한다.그런 아이들이 일찍부터 자신의 꿈을 포기하면서 배우는 것은 '실패'와 '좌절'이다. 아이들의 꿈을 응원하고 칭찬해도 아직 이성적 성숙을 하지 못한 아이들은 힘들어 하는데 부모에 의해 포기를 배운 아이들이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을 위해 노력할 수 있을까. 자신의 꿈조차 부모가 혹은 선생님이 혹은 사회가 선택하는 것처럼 자신의 선택은 미리 포기해야 하는 아이들이 어떤 미래를 갖길 원하나. 똑같이 찍어낸 국화빵 속에 내 아이만은 다른 것이 들어 있었으면 하는 바램처럼 우리아이는 남과 다를 것이라고 바라면서 공부가 아닌 다른 것을 선택하면 포기하라는 것은 아이러니 아닐까.자신의 꿈을 선택한 아이들은 마이너가 아니라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 아이들이다. 그런 아이들의 꿈을 응원하기 보다는 꿈의 싹부터 잘라 버리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꿈을 가진 7명의 아이들에게 아니 우리 아이들에게 박수와 응원을 보낸다. 자신의 가슴이 시키는 일을 밀고 나가면 꼭 언젠가는 빛을 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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캉디드 혹은 낙관주의 열린책들 세계문학 54
볼테르 지음, 이봉지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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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눈길을 끌어 '캉디드'라는 말이 사람 이름인가 하고 생각했는데 프랑스어로 '순박하다'라는 뜻이란다. 저자 볼테르를 먼저 살펴보면 그는 18세기 계몽주의를 대표하는 철학자이자,시인,극작가,비평가,역사가로 정말 다재다능이라는 말이 어울릴만한 인물이다.'볼테르'는 그의 필명이었고 볼테르는 자신의 철학을 대중에게 쉽게 전달하고자 <철학적 콩트>라는 분야를 창조했는데 그 대표작이 이 작품이라고 한다. 이 작품은 '풍자소설'이라 우회적으로 사회를 비판한 그의 풍자가 소설 속에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캉디드는 베스트팔렌의 툰더텐트론크 남작의 성에서 살고 있었는데 그는 사생아로 캉디드는 남작의 딸인 퀴네공드와 병풍 뒤에서 입술을 맞추고 손에 키스를 하고 둘의 눈에서 열렬한 불꽃이 이는 순간 병풍을 지나던 남작의 눈에 띄게 되어 남작에게 엉덩이를 발로 걷어 차인 채 성에서 쫒겨 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성의 사람들 또한 그가 모르는 사이 우여곡절을 겪게 된다. 캉디드는 성에서 철학자 팡글로스 선생의 말을 철저하게 따르게 된다.팡글로스는 '모든게 최선'이라고 믿고 있는 사람이다. 성에서 쫒겨 나게 된 캉디는 그의 선택이 아닌 타의에 의해 군대에 가게 되기도 하고 또 그 군대에서 탈출하여 여행을 떠나게 된다. 그런가 하면 팡글로스도 하녀와 관계하다 성을 쫒겨나게 되고 둘은 어느 순간 만나게 되기도 했는데 어쩌다가 팡글로스는 교수형에 처하게 되게 된다.자신의 철학의 스승이나 마찬가지인 팡글로스를 잃고 캉디는 혼자 여기저기 여행을 하며 많은 경험을 하게 된다.

 

'정말이지 지상의 재물이란 허망한 것ㄹ이로군.변하지 않는 것은 미덕뿐이고, 확실한 건 퀴네공드 양을 만나는 행복뿐이야.'

 

여행하며 겪게 되는 전쟁이나 굶주림 광신 약탈 등 다양한 경험 중에도 그는 팡글로스의 철학인 '모든게 최선' '낙관주의'에서 벗어나지 않고 늘 부정적인 상황에서도 긍정적으로 생각을 한다. 사람이 부정적으로 생각하며 인생이며 모든 것들이 부정적으로 흘러가지만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삶이 변한다고 한다. 우리는 늘 '긍정적' 으로 흘러가기 위하여 자신을 채찍질 하기도 하는데 여기 캉디드만큼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사람이 또 있을까? 그는 어느 순간에서도 '최선'과 '긍정'을 실천하며 자신이 잘못 되어도 낙관적으로 생각하며 나아가게 된다. 소설을 읽다보면 '새옹지마'와 같은 상황들이 계속적으로 반복된다. 그가 여행중에 만나게 되는 인물들은 캉디드 자신 혼자 잘못되고 곡절을 겪은것 같은데 모두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어느 한사람 곡절이 없는 이가 없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의 질곡이 인생사를 풀어내는 것을 보면서 그래도 그는 '퀴네공드'와의 사랑을 결말지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간직하고 있기에 늘 최선을 다할 수 있다.퀴네공드와는 한번 마주쳤지만 인연이 되지 않았는지 그들은 다시 헤어지게 되고 그는 늘 퀴네공드를 만날 것이라는 희망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난관을 이겨내고 벗어난다.

 

순박한 남자 캉디드의 순진한 사랑이 이루어질까? 캉디드가 세계를 여행하며 온갖 일들을 겪으며 경험하고 질곡의 파도를 타는 동안 퀴네공드 역시나 그녀의 파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출렁인다. 온갖 풍상을 다 겪은 후에 캉디드는 드디어 퀴네공드를 만나지만 그녀는 오래전 성에서 보았던 그 아름다움을 간직한 것이 아니라 추녀로 변해 있다. 늙고 늘어지고 쭈글쭈글하고 몸매 또한 예전의 그녀가 아니지만 이제 그녀는 온갖 일들을 잘하는 그야말로 강인한 여자로 변해 있다. 하지만 그들 앞에 벽처럼 가로막고 있는 그녀의 오빠가 그들의 결혼을 반대하여 캉디드는 오빠를 수사회로 보내 버리고 농가를 사서 그와 함께 했던 철학자들과 함께 농사를 지으며 퀴네공드와 살게 된다.

 

'최선의 세계에서는 모든 사건들이 연계되어 있네. 만일 자네가 퀴네공드 양을 사랑한 죄로 엉덩이를 발길로 차이면서 성에서 쫒겨나지 않았더라면, 또 종교 재판을 받지 않았더라면, 또 걸어서 아메리카 대륙을 누비지 않았더라면, 또 남작을 칼로 찌르지 않았더라면, 또 엘도라도에서 가지고 온 양들을 모두 잃지 않았더라면 자네는 여기서 설탕에 절인 레몬과 피스타치오를 먹지 못했을 것 아닌가.'

 

풍자소설이라 읽으면서 말도 안되는 듯한 내용에 웃음이 나오지만 결국에는 '신'이 아닌 '사람' 에게 안착하고 스스로 농사를 지으며 그것이 '최선'이라 믿게 된다.자신들에게 보이는 풍경은 모든 것이 좋아 보이지만 왕도 언젠가는 그 자리에서 내려오게 되어 있고 농사를 지으며 자식들과 행복하게 사는 이웃 노인이 최고인것처럼 그들 또한 자신들이 농사 지은 것으로 먹거리를 하고 저마다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여 그야말로 '최선'의 삶을 영위하게 된다. 과연 삶에서 무엇이 최선일까? 내가 가지 못하고 가지지 못한 것은 부럽고 욕심이 생긴다. 그렇다고 그것이 내것이 될 수는 없다. 내 행복은 내가 만드는 것이고 행복은 스스로 만들고 찾아 나가는 것이다. 돈 명예 지위 모든 것을 가진 이들이 부러워 보이지만 돈도 명예도 언젠가는 물거품 사라져 가게 되어 있다. 하지만 내가 일군 것은 누가 훔쳐가지 않는다. 퀴네공드의 아름다움도 언젠가는 사그라지듯이 영원한 것은 없다. 변화시킬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자신 뿐이다.내가 변해야 세상도 변하는 것이다. 캉디드가 엘도라도에서 그곳에서는 필요도 없는 다이아몬드와 황금을 많이 가지고 와 위기를 벗어나고 타인들에게 우러러 보는 인물이 되기도 했지만 모든 것은 한순간 다 물거품처럼 사라져 가게 되어 있다. 모든 것을 다 잃어 버리고 마지막 순간에 퀴네공드와 결혼하면서 비로소 안착하여 서로의 능력으로 행복을 찾는 캉디드의 삶을 보며 우리네 삶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그저 현재에 최선을 다하고 긍정적 마인드를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지금 무언가 잘 풀리지 않고 있다면 이제 잘 풀릴 일만 남았다고 생각하며 긍정적으로 현재를 받아 들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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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주 10 - 제3부 상도
김주영 지음 / 문학동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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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주 전9권>과 <아라리 난장>등에 빠져 읽었던 것이 06년인가 그 전인가이다.저자의 <객주>는 읽는 것만으로도 우리말사전이나 속담사전을 대하듯 지금 현재는 우리가 잘 쓰지 않는 말이나 국어사전에나 있을법한 단어들이 많이 나와 조금 낯설기도 하면서 그 시대속으로 쏙 빠져 들어가 보부상,서민들의 생활속에 깊게 빠져 들 수 있는 소설이다. <객주> 9권의 책을 읽을 때 아쉬움이 남았었는데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보부상 그들의 마지막 이야기가 나온다고 하여 얼마나 기쁘던지. 이 기회에 다시 <객주>를 읽어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때는 읽은 것으로 만족했는데 이제는 다시 한 권 한 권 읽으며 리뷰를 남겨야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요즘은 전자책이나 웹툰등 긴 소설보다 간단하고 간편하게 볼 수 있는 책을 선호해서인가 대하소설에 빠져드는 이들이 드물고 그런 소설도 드문데 이렇게 오랜 시간 후에 대단원의 매듭을 짓는 책이 나오니 이채롭고 저자의 열정이 더 느껴진다.

 

이 소설을 완성하기 위하여 그가 얼마나 많은 발품을 팔았는지 그 모든 것을 다 알 수는 없지만 언젠가 티비에서 나와 그가 보부상들의 그 마지막 길을 개척하듯 그들의 이야기를 캐기 위하여 노력하는 모습에 진정한 장인정신을 느꼈다.그렇게 하여 객주는 우리 손에 들어오게 된 것이다. 쉽게 얻어진 것이 아니라 한사람 한사람 진정한 그들의 이야기를 귀담아 듣고 이름없는 별과 같은 보부상들에게 이름을 얻게 만들어 준 이야기다. '십이령'길, 경상 울진 흥부장에서 봉화의 춘양장으로 넘어가는 십이령고개를 넘어 울진의 소금을 내륙 봉화에 나르던 그들의 묵직한 이야기가 한바탕 이 책에서 펼쳐진다. 등짐으로 혹은 나귀를 이용하여 함께 하며 고개를 넘나들던 그들이 조직적이며 계급적이고 그런가하면 자신들의 상단을 지키기 위하여 때론 화적과도 싸워야 하고 인생사 보부상의 길만 있는 것이 아니라 맘에 드는 이가 있으면 가정도 꾸려야 하고 애도 낳아야 하고 다른 식솔들도 꾸려야 하는 핍박한 그들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승냥이 울음소리를 낙으로 삼아 십이령 가풀막진 된비알에 발불이고 살아가는 것을 울진 내성 소금 상단뿐인 줄 알았던 것이 큰 불찰이었습니다.흉도들이 그곳에 소굴을 만들고 내왕 길손들의 봇짐과 등짐을 늑탈하고 심지어 인명까지 살상할 줄 미처 예상치 못했습니다. 이들을 진작 도륙내지 못하면 내왕이 끊이지 않았던 십이령 길은 며칠 못 가서 작당들에게 유린당해 개호주나 쏘다니는 적막강산이 될 것이고,울진과 내성의 백성들이 가계가 피폐하여 장차 어떤 환난을 치르게 될지 예상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혼자서 하는 장사가 아니라 무리를 지어 이동한 상인들이라 그들나름의 철칙과도 같은 보부상들의 '상도'가 있는가 하면 그들 속에서 잘못을 하면 그들의 법칙으로 응징하고 흐트러지지 않는 무리를 만들기 위하여 나이 어린 것부터 얼마나 다부지게 교육을 시키는지 정한조가 이끄는 무리의 '만기'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는 남자가 아니라 집을 나온 어린 걸인여아나 마찬가지였는데 걸식을 하는 것보다 상단을 따라다니며 나귀를 돌보는 일이 배를 곯지 않는 일이라 그녀를 남장시켜 데리고 다니며 비밀을 끝까지 지켜준다. 그렇게 다부지케 키워 놓은 만기를 다시 여인네로 돌려 놓고 싶지만 만기가 허락을 하지 않는,아니 정한조에게 적을 두어 상단을 떠나고 싶어하지 않으니 그들의 결속력 뿐만이 아니라 다른 면에서도 뒤쳐지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울진에서 소금을 봉화로 나르던 정한조 상단이 다른 패들 뿐만이 아니라 자신들도 도적의 목표물이 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그들은 화적떼를 그들 법칙으로 소탕하려고 한다.그것이 모두가 사는 길이고 보부상으로 그들이 오래도록 삶을 유지하는 길이다. 장사길에서 우연하게 발견하게 된 사람,그를 그들은 정성껏 구안해 주지만 부상자는 입을 열지도 않고 과거에 대한 자신에 대한 이야기가 없다.무언가 이상함을 눈치 챈 정한조와 그의 무리는 다른 이들이 화적에게 당하는 것을 보기도 하고 부상자를 누군가 찾아 왔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그들이 한패이며 모두를 소탕할 방법을 찾는다.십이령 고개에 화적이 들끓는다면 그들 뿐만이 아니라 다른 이들도 길을 돌려 가기 때문에 주변은 성하지 않고 점점 황폐해져 갈 것이다. 정한조의 날카롭고 예리함과 그와 함께 하는 이들의 합심으로 인해 화적떼를 모두 잡기도 하지만 그들이 숨겨 놓은 장물까지 찾아 보부상들의 꿈을 현실로 이루게 될 수 있는 이야기가 마지막 장으로 펼쳐진다.

 

그는 반수 권재만이 들려준 이야기를 항상 가슴속에 간직하고 있었다. 그 말 중에는 장사 때문에 큰돈을 지니고 있을 때는 먼저 안전부터 생각하라. 될 수 있는 한 등짐의 부피를 줄이고 걸음을 재촉하여 신지에 빨리 도착하라.장삿길을 나설 적에는 집안의 신실한 아내라 할지라도 행선지를 알려선 안 된다. 집에서 한 걸음만 나오면 귀신같이 신속히 이동하고, 거룻배를 탈 적에는 자신이 장사꾼이란 것을 사공이 알지 못하게 하라는 것이었다...

 

속고 속이며 이득을 보고 이득을 챙기며 살아가는 이들이 있는가하면 자신의 이익보다는 타인과 함께 잘사는 방법을 택하는 이도 있다.자신들을 속여 이득을 보려 한 자를 징치하고 그곳에서 발을 뻗고 살 수 없게 만들어 보다 정직하고 정당한 상도의 길을 다져 나가기도 하지만 사람의 일이라 인연이라면 인연도 맺어 주고 어려움이 있을 때에는 서로 나누어 가지고 즐거움이 있을 때에도 함께 나누어 모두의 것으로 한다. 맨 몸으로 그야말로 몸이 밑천인 사람들이지만 정직과 자신의 배만 챙기는 이기심이 아닌 타인과 나눌 줄 아는 그들의 상도는 우리네 삶에 깊게 뿌리를 내린 그 어떤 것과 맥을 통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그런가하면 가공되지 않은 서민적 언어가 주는 힘이 대단하다. 작가의 노력에 따르기도 하겠지만 그들이 쏟아내는 말이 정말 재밌어 살아 있는 난장판을 같으면서도 그 속에 활어처럼 싱싱한 힘이 느껴진다.

 

객주가 서민들의 삶,그야말로 장똘뱅이들의 삶을 그린 소설이라 더 드세고 억척스럽고 한 곳에 뿌리 내리지 못하는 부평초의 삶으로 굳건하게 보부상이라는 자리를 지켜야 하는 그들의 삶이라 더 핍박하면서 육담지고 걸러내지 않은 그들이 삶과 언어가 고스란히 담겨 몇 번 다시 읽어 보게 하는 말들도 있다. 무거운 짐을 비보라를 헤쳐가며 먼 길을 걸어 이문을 내야 했기 때문에 그들의 삶이라 그야말로 자연 속에 담금질되어 단단한  바윗돌 같았을 것이니 그들이 뱉어내는 언어 또한 순화되기 보다는 거칠고 투박한 언어가 맞는데 해설을 읽어봐야 뜻을 알수 있는 말들도 있고 정말 전권을 모두 다시 읽어 본다면 우리말사전을 한 권 읽는 느낌이 들지 않을까.전편에서 천봉삼과 그의 아내의 일이 생각날 듯 말 듯 한데 마지막 편에서 천봉삼이 정한조와 함께 보부상으로 뿌리를 잘 내리게 되니 이야기의 마지막을 읽으며 다시 첫 권을 찾게 되는 계기가 될 듯 하다.

 

내가 어릴적에는 머리에 등에 짐을 지고 다니며 파시는 분들이 많았다.울집에는 단골인 생선장수 아줌마가 있었고 방물장수 할머니가 있었던 기억이 있다. 커다란 그릇에 생선을 이고 와서 장시간 한집에서 펼쳐 놓고 앉아 있으면 동네에서 떨이를 하고 가는 경우가 있었다. 그분은 아버지 친구분이시기도 해서 집에 오면 툇마루에 앉아 밥도 나누어 드리고 그야말로 이웃보다 더 친한 분이 되셨고 오래전에는 그분의 마지막 이야기까지 전해 듣게 되었다. 보부상이란 믿음이다.장사는 물론 고객과의 믿음이 중요한데 정한조와 그외 함께 한 이들은 그들의 이름에 걸맞은 믿음과 상도를 모두가 믿고 따를 수 있게 튼튼하게 해 주었다. 보부상,화적,숫막 및 그외 삶들이 거짓없이 드러나 조선후기 서민의 삶을 생생하게 지켜 보는 느낌이 든다. 처음부터 다시 읽어보는 기회를 꼭 만들어야 할 듯.이렇게 다시 객주를 만난 것은 고향에 다녀 온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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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귀신의 노래 - 지상을 걷는 쓸쓸한 여행자들을 위한 따뜻한 손편지
곽재구 지음 / 열림원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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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평역에서... 막차는 좀처럼 오지 않았다/대합실 밖에는 밤새 송이눈이 쌓이고/흰 보라 수수꽃 눈 시린 유리창마다/ 톱밥난로가 지펴지고 있었다/그믐처럼 몇은 졸고/ 몇은 감기에 쿨럭이고/ 그리웠던 순간들을 생각하며 나는/ 한 줌의 톱밥을 불빛 속에 던져주었다/ 내면 깊숙히 할 말들은 가득해도/ 청색이 손바닥을 불빛 속에 적셔두고/모두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산다는 것이 때론 술에 취한 듯/한 두릅의 굴비 한 광주리의 사과를/만지작거리며 귀향하는 기분으로/침묵해야 한다는 것을/ 모두들 알고 있었다/ 오래 앓은 기침소리와/쓴 약 같은 입술담배 연기 속에서/싸륵싸륵 눈꽃은 쌓이고/그래 지금은 모두들/눈꽃의 화음에 귀를 적신다/자정 넘으면/낯설음도 뼈아픔도 다 설원인데/단풍잎 같은 몇 잎의 차창을 달고/밤열차는 또 어디로 흘러가는지/ 그리웠던 순간을 호명하며 나는/한 줌의 눈물을 불빛 속에 던져주었다//

 

이 시가 나온 지 삼십년이 넘었다고 한다. 그를 알리게 해준 이 시 '사평역에서'는 실제 '사평역'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어찌보면 그가 여행에서 보았던 세계를 꾸밈없이 표현해 놓은 것이라 할 수 있다. 어린 나이에 자신의 꿈이 '소설가'라고 했던 것 때문인지 선생님의 도시락을 깔고 앉는 행운을 누리며 자전거를 타고 갈 수 있었고 고등학교 때까지 모든 시간을 시를 위해 보내듯이 시를 썼던 그가 이십대 써 놓았던 '나전칠기'와 같았던 것을 '허드레 나무로 엮은 사과 궤짝' 처럼 다듬어 슬쩍 끼어 넣듯 신춘문예에 마지막날 응모한 것이 당선이 된 것이다. 사평역에서와 같은 시가 나오기까지는 '시간과 길'이라는 세월이 필요했다. 그가 여행에서 만나는 것들을 허투로 버리지 않고 그 안에서 다시금 시로 재탄생시켜 놓는 것은 시라고 보기 보다는 한 편의 그림이나 이야기처럼 여행지에서 만났던 인연이나 이야기 풍경을 그려 놓고 있다. 시를 너무 어렵게 생각하기 보다는 느낀것들을 솔직하게 뱉어냄으로 하여 우리가 쉽게 읽고 진실되게 느낄 때 그게 바로 시인의 마음이 아닐까.

 

검은 안경을 낀 여자는 완전히 그에게 몸을 의지하고 있었다.그가 "아내가 좋아해요" 라고 말했을 때 움찔했지만 이번에는 가슴이 먹먹했다.그에게 아내가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못했지만 그 아내 또한 앞을 보지 못하리라는 생각은 상상력밖의 일이었다. 둘은 길을 더듬어 목욕탕 앞길에서 왼쪽 길로 사라졌다. 달방들이 늘어서 있는 골목길.그가 가슴에 안고 오던 프리지어 꽃다발이 골목길의 입구에 싱싱하게 걸려 있는 모습을 나는 보았다......그가 능숙한 솜씨로 목욕을 끝내는 것을 조심스레 지켜보면서 나는 삶이란 그것을 가꿔갈 정직하고 따뜻한 능력이 있는 이에게만 주어지는 어떤 꽃다발 같은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시인에게 여행은 언제부터 시작된 것일까.그는 어린시절 자신이 여행이라고 느끼지 못했던 것에서부터 여행을 풀어낸다. 아니 여행에서 만났던 인연들에 대하여 이야기한다.여행은 낯선 것과 만남이지만 무엇보다 중요한것은 낯선 사람과의 만남인 듯 하다. 낯선 곳에서 만났던 사람,말,풍경, 무엇하나 그에겐 소재가 되지 않은 것이 없다. 처음 만나며 나누었던 인삿말 한마디도 소중하다고 생각되면 되새김질하듯 하여 자신의 언어처럼 만들듯 익숙함으로 바꾸어 놓았던 이야기를 들려 준다. 여행의 소중함이란 이렇게 말 한마디라도 주어 담아야 한다는 것을 들려 주는 기분이다. 여행을 하다보면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있을까? 떠나보면 내 집, 내 것에 대한 소중함이 더 밀려 오겠지만 떠나보아야지만 다른 것의 소중함도 알게 된다. 그것이 값진 것이 아니라 우리가 흔하게 지나칠 수 있는 별볼일 없는 것이라 해도 어느 누군가에게는 가슴에 박혀 별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길귀신은 내게 시의 신의 다른 이름이다.

그가 지상의 내 모든 여행을 따뜻이 지켜주었다......

 

삼십여 년 전 그를 있게 해 준 '사평역에서'가 시인으로 우뚝서게 해 주었다면 삼십년 후 그에게 이 시가 그를 발목을 잡는 시이기도 하다는,사평역에서 후에 그자리를 대신 할 어떤 뒷받침이 없었다는 말이 왜 가진 자의 욕심처럼 들릴까? 이렇게 한 편이라도 정말 멋진 시를 우뚝 세워 놓았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가.많은 시가 더 유명했더라면,더 열심히 詩作을 했더라면 아쉬움이 남겠지만 세상에 나와 한 편의 시도 쓰지 못하고 가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저자의 전작인 <포구의 기행>을 딸이 생일선물로 여행 좋아하는 엄마를 위해 선물로 사주어 읽게 되었다. 유독 포구에 대한 그의 이야기가 많다. <포구기행>을 제대로 읽지 않았는데 어디에 두었는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이 책을 읽다보니 갑자기 그 책을 다시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져봤다. 이 책에도 우리나라가 아닌 다른 곳에서 만났던 사람들 그리고 우리나라 순천만 여수바다,와온 바다,여자도 등 그가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과 풍경을 한 편의 시에 담아 정성들여 쓰는 손편지처럼 수묵화처럼 담아냈다. 이런 따뜻한 편지나 글을 받아 본 다면 잊고 있던 마음의 고향을 찾은 것처럼 감성에 젖게 된다. 그런 시간이 이어졌다.책을 읽는 내내.

 

詩란 무엇일까? 저자의 삶을 옭아매듯 그의 삶을 온통 한 길만 달려가게 만든 詩란.누군가는 인생은 소설이라 했지만 그의 글을 읽다보면 그의 모든 것들은 그에게서 '시'로 승화되는 듯 하다.어느 바닷가에서 만난 이국의 여인이나 그녀와 도라지꽃, 처음 만난 이의 문패와 그 집 앞에 있는 오래된 나무에 걸린 새집에 있는 말들이 모두 시어처럼 그에게 와서 꿈틀 거린다. 삶의 모든 시간들이,여행에서 만났던 시간 공간 그 속에 존재했던 모든 것들이 그를 시에 가두기 보다는 이렇게 행과 행 속에 감추어 두었던 말로 되살아나 더 공감이 간다. 그가 건져 올리려던 시어들보다 소중한 인연,사람에 대한 이야기가 값지게 다가오는 것은 삶의 일부가 아니라 전체를 놓고 보면 시처럼 아름다운 그림이 된다는 것이다.겨울의 어느 시간 순천만에 한번 가봐야지 했는데 이 책을 읽다보니 순천만 뿐만이 아니라 와온 바다도 여자도도 질퍽질퍽한 뻘밭에서 캐 올린 찰진 조개살처럼 삶의 여정이 담긴 시어처럼 만나게 될 시간과 공간을 여행하고 싶어졌다.어느 한 시공에 갇혀 있기 보다는 자유롭게 삶을 여행하듯 인생을 여행하듯 풀어낸 진실한 여행이야기와 그 속에서 만났던 이들의 이야기가 어느 시간보다 따뜻한 온기를 전해준다.시란 그런 것 같다.한 줄의 언어로도 마음을 데울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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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랑식객 - 생명 한 그릇 자연 한 접시
SBS 스페셜 방랑식객 제작팀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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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인들에게는 '먹는 것' 이 정말 중요한 일이 되었다. 맛있는 음식을 찾아 다니는 사람도 있지만 무엇보다 음식은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 먹고 또 그렇게 되어야 한다. 건강은 '밥상'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듯이 그사람이 먹는 음식을 보면 건강을 알 수 있다고 했다.더불어 우리가 건강한 밥상을 만들려면 부활되어야 하는 것은 우리네 오래된 정사와 같은 '장독대'가 살아나야 한다는 말을 대안스님 강연에서 듣고 무척 공감했고 나 또한 장을 담아 먹고 싶지만 아파트라 시골에서 가져 온 것들 보관조차 힘들다. 냉장고에 겨우 조금씩 넣어 두고 먹는 입장이라 나중에 내 자식들에게는 무엇을 물려줄지 걱정이다. 된장 고추장 간장을 담아 먹어야 인공조미료에서 벗아날 수 있고 건강한 밥상을 차리 수 있다.그런가 하면 음식의 베이스가 되는 조미료가 건강하다면 '재료' 또한 좋아야 할 것이다. 제일 좋은 것은 우리 땅에서 나는 제철 재료일 것이다. 예전에는 먹던 것들도 인스턴트와 외식에 길들여지다보니 안먹는 그저 '잡풀'로만 알고 있다. 약초나 그외 식물에 관한 책들을 보다보면 먹지 못할 것들이 없다. 대부분 먹을 수 있는데 우린 그저 잡초로 간주하고 있는데 '자연요리가 임지호' 를 따라가다보면 먹지 못할 것들이 없다.

 

세상에 쓸모없는 건 없다. 이름 모를 풀들도 다 존재 이유가 있다. 척박한 산골마을 주변에 피어 있는 이 풀들은 모두 산골마을 사람들을 위한 보양식이다. 그곳에 사는 사람들에게 필요하기에 다름 아닌 그곳에 피어 있는 것이다.

 

자연요리가 임지호에 관심이 있었는데 SBS 방송을 챙겨 보다가 더 푹 빠져들게 되었다. 그의 요리에는 '레시피'가 따로 없고 요리에 모든 것의 경계가 없다. 그릇이며 조미료며 재료등 모든 것들이 그저 자연이고 자연스럽다. 그러니 먹는 이도 감탄에 감탄을 하며 먹고 또한 정성이 깃들어져 더욱 감동을 하며,세상에서 단 하나 자신만을 위한 요리를 먹으니 얼마나 기쁘겠는가.그보다 이 스페셜을 보면서 그가 '어머니'에 못다한 사랑을 음식보시로 모든 길에서 만나는 할머니 할아버지들께 하고 있는 진정한 마음을 느껴 더 감동을 하며 보았다. 음식이란 혼자 먹기 보다는 맛있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모두가 둘러 앉아 맛있게 먹으며 음식에 대한 추억을 쌓을 때가 더 맛있다. 그래서 어린시절 식구들이 모두 둘러 앉아 시골집 앞마다에서 멍석을 펴고 두레밥에 둘어 앉아 먹었던 친정엄마의 그 모든 음식들이 고스란히 모두 맛있고 지금도 잊혀지지 않고 기억에 남는가 보다. '음식은 추억이다.' '음식은 치유다' '음식은 만남이다' '음식은 소통이다' '음식은 미래다'

 

운신을 하지 못하는 할머니 병수발을 8년째 하고 계시다는 할아버지의 순정이 아름답다. 가슴이 뭉클해진다. 첫눈에 반하는 사랑은 쉽다.하지만 두 사람이 오랜 세월 서로 바라보며 한 몸처럼 아껴주는 사랑은 쉽지 않다. 그런 사랑은 기적이 된다. 감자,하귤, 양외잎,백년초꿀,치자꽃이 전부였던 오후의 간식공양으로 나는 작은 기적을 배운다.

 

그의 발길을 따라가다보면 모든 자연이 다 먹기리고 우리 몸에 좋은 기운을 주는 것들을 가지고 있다.어느 것 하나 허투루 보고 지나치지 않는다. 길 가에 있는 이끼 풀 한 포기 모두가 음식의 재료가 된다. 할머니들은 '그걸 어떻게 먹누?' 라고 하시지만 음식으로 만들어 내는 그의 정성과 노력을 보면 정말 맛나게 드신다. 정해져 있지 않은 레시피지만 그의 머리속에서는 아니 마음에서 우러난 음식은 하자의 '선물' 이 되어 화려하게 탄생한다. 인공 조미료를 감미하지 않고 그가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밑간을 하고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결코 화려하지 않은 음식을 만들어내지만 그가 만들어낸 음식들은 정말 화려하다. 그 속에 '잡초'의 느낌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그만의 정성과 오랜 연륜이 묻어난다. 결코 어려운 것은 아니라고 보는데 우리가 '먹지 않는 것' 이라고 간주하고 하지 않기 때문에 점점 더 어렵고 아토피로 혹은 편식으로 고생하는 아이들이 늘어나고 쉽게 마트에서 살 수 있고 외식으로 쉽게 한 끼 해결하는 현실이 점점 소중한 것을 잃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을 해본다.

 

옛날에는 몇 가지 나물을 아는가가 며느릿감을 가늠할 때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 없는 살림일수록 식구들 먹여 살릴 지혜를 가진 여자가 필요했다. 없으면 없을수록 더 많은 아이디어와 지혜가 생긴다. 스스로 궁리하고 해결할 방법을 찾게 되는 것이다.또 방법을 찾으면 실제로 무궁무진한 해결책들이 있었다.

 

예전에는 안그랬는데 식구들 먹거리를 챙기다보니 나 또한 음식과 요리와 요리에 들어가는 재료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런가하면 야생화며 식물에 관심을 갖다보니 정말 다니다 이게 무슨 맛일까 하고 꽃을 따서 먹어 보기도 하고 찾아서 무슨 효능을 가지고 있는지 읽어보게 된다.그래야 내것이 되어 한번이라도 더 찾게 된다. 하지만 쉽게 인공조미료나 쉬운 것들에 길들여져서 건강한 식문화로 가족을 접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주부들은 매 끼니를 챙겨야 하는 번거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쉽게 외식으로 한끼 해결할 때가 제일 편하게 느껴진다. 그렇게 하여 마트에서 사는 재표비와 외식비를 따져 외식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가족의 건강이 내 손에 달렸다면 아마도 그런 생각에서 조금 벗어나지 않을까.

 

이제는 식재료의 이동거리를 줄여야 한다. 멀리서 생산된 먹을거리에 무에 좋을 게 있을까.일단 신선도가 떨어진다. 신선도를 억지로 유지시키려고 방부처리를 하거나 수확 후 농약으로 아예 목욕을 시키기도 한다. 그런 식재료를 가져와서 아무리 세척을 한들 이미 본래의 것을 잃어버리고 화학물질로 칠갑을 했으니 우리 몸에 좋을 턱이 없다.

 

요리도 생각을 조금 바꾸고 내가 조금 힘든 것을 참아가며 인내하다보면 더 좋은 먹거리를 장만할 수 있다. 내가 천연조미료로 준비하는 것은 귀하고 좋은 것이 아니다. 마른새우를 사서 대가리가 있는 것을 떼어내어 그것을 갈아서 '새우가루'를 해 놓고 국물멸치에서 떼어낸 멸치대가리와 부스러기를 갈아 '멸치가루'를 만들어 놓고 바닷가에 놀러 가게 되면 마른 반찬거리와 미역 다시마 그외 것들을 조금 넉넉하게 사 온다. 편다시마로 만들어 놓고 음식에 대부분 다시마를 넣어 먹고 부스러기는 갈아서 국물요리나 볶음요리에 쓴다. 실천하다보면 쉽다. 쉬운 것에 길들여지기 보다는 조금 더 부지런해져서 건강한 먹거리를 찾기 위해서는 주부들의 생각이 깨어야 한다. 그가 우리 주변의 재료로 차려내는 '생명 한 그릇 자연 한 접시'는 그야말로 가슴에 묻은 아들을 생각나게 하고 먼저 간 할머니를 생각나게 하고 가족의 빈자리를 채워줘 정성 한 접시를 먹고 따뜻한 에너지를 충전하여 미래로 나아가게 한다.그의 요리는 기적이고 생명이다.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도 인간과 똑같이 제 나름의 해석을 갖고 있다. 그것은 땅에 대한,우주에 대한 각자의 해석이며 몸으로,생김으로,색으로 다표현된다. 온 산의 풀이 약이다. 자연이 만든 밥상이 우리를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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