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마을여행 - 소통하고 나누는 착한 여행을 떠나자 참여하는 공정여행 1
이병학 지음 / 컬처그라퍼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우리나라 구석구석 어디인들 고향아닌 곳이 어디 있으랴.나의 고향이 아니면 누군가의 고향이고 그리고 누군가의 부모님이 살아 계시거나 누군가가 지키는 곳, 그냥 눈으로만 여행하고 오는것이 아닌 오감으로 느끼고 그들과 함께 부대끼며 고향의 푸근한 맛을 더욱 깊게 느낄 수 있는 여행, 그게 바로 마을여행이지 않을까 싶다.공정무역이 아닌 공정여행, 서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여행이라면 멀리 비행기를 타고 떠날 필요가 없을 듯 하다. 내 가까이 있는 어느 마을길만 걸어도 고향을 좀더 깊게 느낄 수 있고 그동안 잊고 지내던 외가댁의 추억을 담을 수 있는 곳이 마을여행이며 체험여행이 아닐까 한다.

이 책은 마을여행이라 그런가 시골이 고향이고 내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까지 농부여서일까 더욱 고향을 느낄 수 있었고 따듯한 아버지의 아궁이 같으면서 질박하지만 모든 것을 포용하는 내 어머니의 뒤란의 옹기같은 그런 시골의 깊은 맛을 오롯이 느낄 있음이 좋았다. ’새끼를 이래 꽈옇고 요래요래 묶어 요쫙조쫙 다시 꽈옇고 해서 맨드는 긴데, 한시간을 갈콰줘도 몬 하는 기라,계란꾸러미, 짚신 삼기도 이래 애려운데 멍석 짜기를 우예 갈치노, 고마.’ 라는 말에 지난해에 보내드린 친정아버지 생각이 났다. 아버지는 손재주가 좋으셔서 무엇이든 손으로 직접 만들어 쓰셨다. 커다란 멍석도 내가 어릴적에 몇 개를 짜셨는데 그 멍석을 짜시면서 하시는 말씀이’ 이게 아무래도 마지막일것이다. 아마 다음에는 이런것을 만들지도 않을 것이며 사용도 않을 것이다.’ 하시며 만드셨던 기억이 있다. 아버지 말씀처럼 멍석은 그 후로 만드시지도 쓰시지도 않으셨다. 그렇지만 지금도 시골집에는 아버지가 만드셨던 멍석이 남아 있다. 멍석 뿐만이 아니라 산에서 싸리나무를 쪄다가 껍질을 벗기고 물에 불려 그 나무로 광주리도 만드시고 채반도 만드시고 살림에 싸이는 다양한 것들을 만드시며 꼭 한마디 마지막 일것이란 말씀을 하셨고 물가에서 나는 풀종류의 비 만드는 것으로 몇 년 전엔가는 방비를 하나씩 만들어 주시면서 집에 보관하라고 하셨다. 아버지 가시면 만들 사람도 없고 그런것 보지도 못할 것이라며. 물론 지금도 그 방비는 울집 거실에 모셔져 있다. 쓰지도 않고 그냥 보관만 하고 있는 것이다. 아버지의 말씀이 맞았던 것이다.그런 사소한 것들, 아버지가 직접 만드셨던 것들을 보면 아버지 생각이 난다. 이 책에서 보여지는 시골 어른들의 말씀마다 우리 아버지가 계신듯 하여 너무도 기분 좋게 읽었다.

아이들이 중학교에 들어가기전에 우리나라 여행을 여기저기 많이 다니자며 딸들이 초등학교때 어느날부터 갑자기 여행을 하기 시작했다. 중학교에 들어가면 사춘기라 따라다니지도 방에서 나오지도 않을 듯 하여 그렇게 다닌 것이 그래도 큰 추억이 되고 있다. 그렇게 가본 곳중에서 이 책에 나오는 곳은 ’여수 돌산도 향일암’ 과 ’신안 증도’ 이다. 너무 반가웠다. 우린 먼저 여행지를 남해쪽으로 잡아 올라오면서 여행지를 들르는 식으로 많이 했다. 그렇게 해서 정한 곳이 한번은 여수 돌산도 향일암이었고 그곳에서 멋진 풍경을 보고 싶었는데 그곳에 도착한 것은 늦은 밤, 그리고 다음날 아침엔 비와 안개로 우리가 생각한 그런 여행을 할 수 없지만 다행히 비가 개어 추억의 한페이지를 장식할 수 있는 여행을 하게 되었다. 그곳에서 맛보았던 돌산도 갓김치는 잊을 수가 없었고 울집 막내는 그 후로 갓김치를 좋아하게 되었다. 그리고 신안군 증도에는 아이들이 초등 졸업때인가 졸업여행으로 갔는데 그땐 한참 연도교가 공사중이어서 바지선을 타고 차를 가져갔다. 그런데 내가 사는 곳에서 남편이 새벽에 출발하자고 하여 새벽2시에 출발한것이 화근이었나 그곳에 이른 아침에 도착하긴 했지만 너무 피곤했고 여행철이 지나서 너무도 훵했다. 아이들은 잠이 덜깨어 한적한 섬에서 나가자고 하여 제대로 구경도 못하고 한바퀴 돌고 섬을 나오고 말았다. 그게 돌아온 후로는 너무 서운했다. 올라오면서는 영광이며 고창등을 들려 멋진 여행을 하긴 했지만 증도의 소금염전이 태평염전과 바닷가 엘도라도에서 한번 자보고 싶었는데 그 꿈이 깨지고 말았다. 물론 그때는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태양광발전소도 한참 공사중이었다. 이게 뭘까 하며 신기하게 구경하다가 온 생각이 난다. 여행이라고 모든 것을 담을 수는 없지만 이런 아쉬움도 남겨 놓아야 다음에 또 여행을 할 수 있는 여운이 남는 듯 하다.

이 책의 첫머리인 ’여는 글’ 에서 ’이 책은 불편한 여행을 위한 것이다’ 라는 말로 시작한다. 시골에 가면 우리에게 모든 것이 불편하고 낯설다. 나조차 고향에 가면 자고 오질 않는다. 내가 불편하기에 부모님이 불편하기에 그냥 올라온다. 가깝다는 이유도 있지만 불편한 것이 첫째이유이다. 마을여행이라면 먼저 그 불편함을 감수할 수 있어야 진정한 여행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는 그의 말을 따라 가보면 ’오래된 마을이 사라진다는 것은 이 땅의 전통문화 한자락이 소멸해감을 뜻한다.’ 맞는 말이다. 언젠가 청원군 문이면에 갔을때 청풍호에 수몰된 마을 이야기를 읽다보니 참 안타까웠다. 물이 절실하게 필요하기도 하지만 물속에 역사와 모든 것을 묻어야 했던 사람들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밀려왔다. 우리네 시골은 점점 젊은이들이 사라지고 꼬부랑 노인들만 남았다. 그것도 할아버지들 보다는 할머니들의 터로 거듭나고 있다. 나의 고향만 해도 그렇다. 마을회관에 늘 모여앉아 계시는 분들은 할머니들 뿐이다. 우리 친정엄마도 그 대열에 끼게 되었지만 말이다. 젊은 사람들이 리턴이 되지 않는다면 마을은 언젠가는 그 수명을 다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찾아가야 할 고향이 없어지는 것이다. 어떤 방법으로든 고향도 살고 우리도 살고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나가야 한다. 무조건 해외로 나갈것이 아니라 이렇게 멋지고 아름다운 우리나라 곳곳을 여행해 봄도 멋지지 않을까.

고향의 맛을 느끼다.
언젠가 티비프로에서 아바이마을에 아바이순대및 그 역사에 대하여 나오는 것을 잠깐 본적이 있다. 그런데 실향민 마을이 처음이다. 그들의 마을에서 맛볼 수 있는 '명태순대'는 처음이다. 오징어순대나 그외 순대는 많이 들어보고 먹어 보았지만 그곳이 아니라면 그들에 의하지 않으면 맛볼 수 없는 '명태순대' 마져 이젠 사라질 위기이고 그곳 또한 개발의 힘에 밀려나야한다니 안타까운 일이다. 고향에서도 밀려나고 이제 그곳이 고향인듯 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젠 그 연세에 어디에 새로운 터전을 이루고 살아가야 한단 말인가. '죄송하게도 우리 마을엔 도시 사람들 위한 편의시설이 없소잉. 군불도 본인이 직접 때야 헌게로 불편허고 성가시고 깝깝할 것이요. 미안허여. 그래도 고것이 시골 아니것소잉.' 이라는 말처럼 구수한  사투리가 그대로 그들과 직접 대화를 하면서 여행을 하는듯한 느낌으로 잔잔하게 잘 그려 놓았을 뿐더러 아바이마을하면 그곳에 가는 길및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방법등 주변 볼거리까지 모두 갈무리를 잘 해놓아 이 책 어느 한곳을 가고 싶을때는 들고 가면 제격일듯 하다. 아바이 마을에서 제일 눈에 띄는 부분은 가자미 식해와 그외 식해에 대한 부분이라 적어본다. '식해란 무엇인가. 각종 해산물을 숙성 발효시켜 저정해두고 먹어온 우리 전통식품 젓갈의 한 종류이다. 재료에 꼭 곡물과 야채 등을 섞어 삭힌다는 것이 일반 젓갈과 다른 점이다. 생선 따위를 토막 내어 좁쌀밥이나 쌀밥 그리고 무, 마늘, 파 등 채소류를 썷어 넣고 고춧가루와 버무려 숙성시킨다. 식해의 재료도 일반 젓갈의 재료 만큼이나 다양하다. 가자미식해, 갈치식해,멸치식해,도루묵식해,노가리식해,명태식해,오징어식해,낙지식해등 수십 종을 헤아린다.' 이렇게 많은 종류로 식해를 담는지 몰랐다. 잘 알려진 가자미식해만 맛보았기에 그것만 일반적인줄 알았는데 정말 다양하다니 맛보고 싶은 수 밖에. 그외 그 지역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들이 아주 많이 등장을 한다. 이렇게 마을여행을 하다보면 어머니의 손맛처럼 변하지 않는 고향의 맛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뚝배기에 담긴 된장찌개처럼 구수한 음식들이 조미료에 길들여진 우리들의 잃버린 미각을 찾아줄 수도 있다.

체험마을로 거듭나는 마을들.
마을이 사라지지 않고 그 수명을 연장하는 방법으로 요즘 체험마을이 인기이다. 각기 지자제에서는 서로들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하여 그 지역에 맞게 특산물을 특화하던가 아님 지역특색을 살리던가 아님 문화적인 마을사람들의 능력을 상품화 하던지 하여 저마다 특색마을로 거듭나길 바라는데 어떻게하다가 잘못하면 그것이 오히려 화를 불러올 수도 있다. 마을에는 노인들이 주를 이루고 있어 젊은 사람들처럼 민첩하지 못하니 그 또한 많은 생각과 아이디어가 보태어지고 마을민과 지역민 모두가 합심하여 그리고 그곳을 여행하는 관관객 또한 함께 뭉쳐야 마을을 살리고 그 여행이 상품화 될 수 있는것 같다. 청주 수암골의 벽마다 그려진 수채화, 얼마나 기발한 생각인가. 위기에 놓인 마을을 생각지도 못한 관광마을로 거듭나게 했고 강원도  산나물 마을도 돈이 될줄 몰랐던 산나물로 인하여 다시금 지역에 활기를 불어 넣고 모두가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았으며 어디 이런곳이 한두곳 뿐인가 괜히 눈으로 읽으며 마음이 흡족해지는 이야기들이 그곳 어르신들의 구수한 사투리와 함께 너무도 잔잔한 미소를 짓게 만들어 기분이 좋았다. 얼른 그 여행지에 가서 나도 공정여행을 하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원래 살던 주민이고 귀농인이구 간에 다 힘을 보태야 마을이 잘되는거여, 건배.' 라는 말이 잊혀지지 않는다.

새로운 희망을 보다.
강원도 산나물마을편을 읽을때는 산나물 축제 기간에 잊지 말고 꼭 가서 곰취도 한번 채취해 보고 산나물도 원없이 한번 먹어봐야겠다고 생각이 들고 다하누촌에 대한 이야기를 읽을때는 한참 구제역으로 전국이 뒤숭숭해서인지 마음이 몹시 아팠다. 그곳인들 성할까. 마을주민들이 한참 시름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한참 북적북적하던 곳이 지금은 사람 그림자를 찾아볼 수나 있기나 한것일까 하며 걱정이 되기도 하고 내고향 충청도 이야기에서는 정말 고향에 푸근하게 안기어 있는 듯한 느낌이 더없이 들었다. 한번 갔던 곳이나 아님 잘 알고 있는 곳이기도 하고 서천은 어느해인가 가족여행으로 다녀온 곳이라 그곳 신성리 갈대밭을 한번 더 갔다 오자고 한것이 미루고만 있는데 정말 아이들과 시간을 내서 다시 한 번 더 가고 싶어졌다.전라도 물고기마을은 그런곳도 있었는가 했다. 어디에 그런곳이 있다는 말은 들었지만 한사람의 힘에 의해 그렇게 마을이 변모했다는 것이 대단했다. 고정관념을 버리면 마을도 진화할 수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다.그것이 혼자만의 생각이 아닌 모두가 함께 꿈을 꾸었기에 이루어질 수 있는 꿈이지 않았나싶다. 전주의 막거리마을엔 언제 한번 가보고 싶다. 우리네 추억이 가장 많이 묻어 있는 것이 막걸리가 아닌듯 하다. 친정아버지 또한 농사 일을 하다가 목이 마르시면 집에서건 들에서건 막거리 한사발로 해갈을 하시곤 했다. 그 맛을 알지 못하지만 노란주전자의 추억은 많다. 그곳에서 빛바래가는 추억의 알전구에 불을 밝히고 싶다. 전북 진안의 흰구름마을, 얼마나 이쁜가 말이... 흰구룸이 둥둥 금방이라도 떠 다니듯 한데 어느 한사람의 생각에서 비롯된 발견이 큰 변화를 가져온 간판의 힘은 정말 놀라운 변화를 가져다 준듯 하고 너무 정감있고 그곳에 한번 가보고 싶다. 물들지 않은 하얀 구름이 둥둥 떠다닐것만 같다. 이쁜 간판들과 함께.마을이 변해야만 한다는 것은 아니다. 그 마을이 가지고 있는 고유함을 그대로 지키면서 무언가 도시민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정직함으로 진실함으로 다가가도 그것이 문화코드가 될 수 있다. 

'사람냄새, 비린내,밥냄새, 땀냄새가 진동하는 포항의 대형 재래시장 죽도시장, 느긋한 마음으로 이 시장을 찾는다면 뜨끈한 인정 한 웅큼, 자질구레한 행복 한 봉지 챙겨올 수 있다.' 구수한 그 지역 어른들의 사투리 말 그대로의 언어와 작가의 모나지 않는 표현이 잘 어율러 그야말로 포근한 마을여행을 함께 떠난것과 같은 느낌이 들 수 있다. 너무 여행다운 맛을 풍기는 것도 아니고 시골 구석구석을 돌며 마을어른들과 함께 따듯한 시골밥상을 앞에 놓고 앉아 두런두런 주거니 받거니 말동무하듯 그렇게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는듯한 편한 여행서라 더욱 편하게 읽을 수 있으며 꼭 필요한 이야기와 정보를 주는듯 하여 정말 이 여행서 한 권 들고 떠나고 싶어진다. 다른 이야기가 아니고 다른 여행지가 아니고 우리네 고향이야기고 우리네 부모님의 이야기며 우리네 이야기일 수 있기에 더욱 정감이 가며 모든것이 결코 불편하다고 느껴지는 것이 아닌 언젠가 꼭 찾아가 안겨 보고 싶은 곳의 이야기가 아닌가싶다. 사람사는 이야기가 있고 역사가 있고 뭔가 희망이 있고 이직은 역사가 살아 있다는 뭔가 우리가 잊지 말아야할, 꼭 기억하고 보존해야할 그런 무언가를 가슴에 꼭꼭 심어주는 듯 하다. 난 다른것도보다 내 아버지를 추억할 수 있고 어르신들의 말씀에서 모습에서 아버지를 보고 느낀듯 하여 사뭇 반갑고 고맙다. 기회가 되면 가까운 곳부터 한번 마을여행을 떠나고 싶다. 늦었다고 생각할때 지금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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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두 번 진행되길 원한다면 - 감각의 독서가 정혜윤의 황홀한 고전 읽기
정혜윤 지음 / 민음사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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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고전을 다시 읽어본다고 한것이 작년에는 몇 권 읽지를 못했다.아니 읽으려 하는 맘보다 예전에 읽었거나 다음에 읽을 기회가 있겠지 하고 뒤로 미루는 경우의 수가 더많은, 나의 핑계 때문에 읽지 못했다. 어쩌면 게으름과 나태함 때문인지도 모른다. 한참 고전에 빠져 지내던 시절이 있었다.학창시절엔 남들은 재미없다고 읽지 않는 고전을 도서실에 죽치고 앉아 혹은 줄을 서서라도 기다려 읽고 싶은 고전을 읽었다. 그땐 이해가 잘 되지 않아도 그 책을 읽었다는 그 희열에 읽은 듯 하다. 지금, 그 내용들이 기억날리 없다. 아니 그런 내용이었다는 것은 대략 생각나는듯 한데 세세한 것은 다시 읽어봐야 할 듯 하다. 아니 읽었다고 느낀 책들이 대부분이지만 그 모든 책을 읽은 것은 아니다. 흔히 고전은 읽었다고 그냥 넘기기가 일쑤다.나도 그렇다.그래서 고전을 일부러 신간을 구매할때 한 권 한 권씩 끼어 넣듯 하면서 일부러 구매를 하고 짝을 맞추고 있다. 책장에 꽂아 놓으면 언젠가는 손이 가게 되어 있다.그 언젠가가 올해엔 좀더 많이 읽는 해로 정하고 싶다. 그러다 읽게 된 전작 <침대와 책>에서 그녀의 방대한 독서량과 독서력 그리고 기억력에 두 손 두 발 다 들었는데 그래서 이 책이 나오자마자 구매를 해 놓고도 읽지를 못했다. 이번에 또 어떻게 내가 '백기' 를 들게 될지 몰라서.다시 읽고보고자 아니 읽어보려고 구매해 놓고 읽지 않은 책들이 많다. 눈에 익은 것은 제목과 무라카리 하루키의 <1Q84>, 그것도 1권만 읽었으니 이 책을 읽어야 할까 말까 하다가 어렵다고 생각하지 말고 나와 똑같은 다른 리뷰어의 리뷰를 읽는다 생각하며 읽었다. 

난 대부분 다른사람의 리뷰를 읽어보려 하지 않는다. 괜히 내가 먼저 리뷰를 쓰기전에 읽게 되면 그 사람의 생각을 카피하는 것 같아 될 수 있으면 읽지 않고 내가 읽은 그 감정으로 리뷰를 쓴다. 내가 책에 대한 해석을 올바르게 하고 있든 그렇지 않든 내나름의 리뷰를 모두 마친후에 같은 책의 리뷰를 읽는 편이다. 그렇게 하고 나면 내가 몰랐던 부분이나 내가 놓친 부분에 대하여 좀더 알게 된다. 그래야만이 나만의 리뷰를 쓰는 것 같아 처음엔 리뷰가 힘들다고 생각되다가 내가 아닌 타인은 이런 생각으로도 리뷰를 쓸 수 있구나 하는 생각으로 돌리고 나면 잘 쓴 리뷰건 그렇지 못한 리뷰건 미련이 없어진다. 너무 많은 것을 저장하려고 노력하면 괜히 다음번 독서에 지장만 줄 뿐이다. 그래서인지 난 읽은것에 대한 것을 얼마 지나고나면 기억을 못하기도 한다. 좋은 문장을 많이들 기억하는데 점점 기억력이 떨어지는 것인지 아님 기억하려고 하지 않아서인지 기억해내지 못한다. 그래도 내가 그 책을 읽은 것으로 만족을 한다. 열심히 읽어도 늘 읽는 책보다 못 읽는 책들이 더 많기 때문에 집착을 버린다. 그렇게 감각의 독서가라고 알려진 방대한 독서를 자랑하는 정혜윤의 '세계가 두 번 진행되길 원한다면' 을 읽게 되었다. 세계가 두번 진행되길 원한다면 그 앞에는 물론 '나' 라는 주체가 빠졌을 것이다. 고전을 통하여 나의 미래가 바뀔 수 있다면 그런 뜻으로 해석이 된다. 

먼저 만난 책은 <위대한 개츠비>다.내가 분명 읽었고 영화도 본듯 한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얼만전에 읽은 러셀 베이커의 자선의 <성장>과 비슷한 시기라 그 시대를 생각하며 읽게 되었다. 작가는 이 소설을 이해하려면 그 시대가 어떠했는지 알아야 한다면 시대에 대하여 설명을 하고 있다. 역시나 박학다식이라고 해야 하나 전개가 뛰어나다. 그냥 소설을 들여다보는것이 아닌 '소설의 행간' 을 읽듯 그 시대를 들여다보며 소설을 설명하니 소설이 더 재밋게 다가올수밖에.그녀의 지식은 어느 분야로든지 뛰어난듯 '가지치기'를 잘한다. 그녀의 글을 읽고 있으면 그냥 소설을 읽는 것이 아닌 그녀의 창작물을 다시 읽는것과 같다. 개인의 리뷰를 한데 모아 놓은 것을 읽다보면 독선에 빠질 수도 있어 그렇게 읽고 싶지 않은 면도 있는데 읽다보니 괜찮다. 책의 내용뿐만이 아닌 여러 분야와 그외 다른 책과 연계를 하여 들려주는 이야기는 재밌다. 그녀에게선 이야기가 끊이지 않고 무긍무진하게 나올 듯 하다. 그렇게 따라 읽다보니 이 책 또한 다시 읽어봐야할 책이 되었다. 내가 읽은 것은 무엇이었단 말인가.

얼마전 <일생에 한번은 동유럽을 만나라>를 읽고는 프라하하면 카프카하여 카프카에 대하여 다시읽기를 해봐야겠다고 생각을 하며 <변신>에 대한 짤막한 글을 쓴듯 한데 '변신' 에 대한 글이 나온다. 내가 이 작품을 읽은 것은 중학교때였나 암튼 이해가 잘 안가 몇 번 읽은 듯 한데 가물가물하다. 암튼 불완전변태를 한듯한 그 이야기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는데 그녀가 들려주는 변신을 따라가다보니 내가 읽었던 그 시절의 추억도 생각난다. 책 내용보다 더 또렷하게.카프카가 왜 이런 작품을 썼을까보다 다시 한번 카프카의 작품들을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을 더 깊게 해 준 이야기였다. 그가 살았다는 황금소로의 누나의 집의 방이 생각난다. 그 길에서 소음에 시달리면서도 그가 생각해낸 환상과 현실의 차이는 어떤 것이었을까. 꼭 다시 읽고 싶다.

브론테 자매들의 이야기는 문학소녀들이라면 한번씩 접하며 지난 추억의 시간일 것이다. 책에서인지 여행프로에서인지 <폭풍의 언덕>이 쓰인 곳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바람이 몹시도 심한 그곳의, 아 어느 여행서에서 읽은 내용이다. 자매들의 이야기와 작품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그곳의 배경사진이 있었는데 그곳은 산책하기에 맞춤한 곳인듯 하여 언제 한번 가보고 싶은 곳으로 작점해 놓았는데 그녀가 들려주는 폭풍의 언덕 이야기를 듣다 보니 흑백영화의 비비람이 몹시 심하게 불던 장면이 생각난다. 서로에 대한 사랑이 너무 강렬해서였을까 
어쩌면 둘은 아닌듯 하면서도 너무도 닮은 사랑의 모습을 하고 있어서 이루어질 수 없었는지도 모른다. 브론테자매의 한명인 샬롯 브론테의 <교수>라는 작품을 사두고 읽지 못한 것이 괜히 미안했다. 바로 내 등뒤에 있는데 올해는 꼭 읽어봐야겠다. 카프카도 그렇고 브론테도 그렇고 여행서 만난 그곳의 사진과 작품 이야기를 이 책에서 다시 만나니 더 반갑다. 이것도 인연인가보다. 다시 읽어보라는.

중학교 고등학교때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때문에 정말 많은 고뇌에 빠지기도 했다. 한참 첫사랑이니 하며 풋사랑에 빠질 시기였던 사춘기시절에 만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과 '베르테르효과' 는 놀람 그 자체였다. 슬픔이 아니 비극으로 끝나는 이야기라 더 여운이 길었던 것일까. 한참 책내용은 연애편지의 주를 이루기도 하고 암튼 정말 여자들은 누구나 로테와 같은 대상이 되고픈 생각을 가지기도 했던 그런 시기였다. 이 사랑을 그만두느냐 마느냐, 햄릿의 '죽느냐 사느냐' 가 문제가 아니라 이것은 사랑의 갈림길에서 무엇을 선택할지의 인간의 고뇌이다. 그가 사랑의 길을 포기하지 않고 이루지 못하는 사랑을 죽음으로 마감했기에 그의 사랑은 더욱 순수하고 숭고해 보이는 그런 극단적인 생각까지 갖게 만들었지만 그 사랑이 아니었다면 다른 사랑을 찾아보려 노력하지 않은 베르테르가 한편에게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 본다. 사랑으로 난 상처는 사랑으로 채웠다면 그 이야기는 슬픔이 아닌 기쁨이 되었을터인데 그렇다면 고전이 되지 않았겠지만 말이다.

<골짜기의 백합>은 읽은 책인듯 한데 생각인 나지 않아 그냥 그녀의 생각을 읽어 나갔다.아무생각없이 타인의 리뷰를 읽는다는 것은 객관적인 입장이 될 수가 있어 오히려 더 편하게 읽을 수 있다.그리고 작년에 다시 읽어보려 생각했던 <마담 보바리> 는 그녀의 생생한 리뷰로 대신하며 꼭 올해가 가기전에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굳히게 만들어 주었다. 자신의 남편에게서 사랑을 얻지 못하던 여인이 다른 남자에게서도 자신의 욕정을 채울 수가 없어 끝내는 자살로 그 끝을 맺는 비극적인 이야기,무엇이든 욕심의 끝은 '죽음' 인듯 하다. 죽어야 비로소 끝나는 욕심, 그런 욕심의 끈을 잘라 내는 한해로 살아야하지 않을까 하며 읽었다. 그녀는 <플로베르의 앵무새>란 작품과 함께 이 작품을 파헤져나간다. 그녀의 생각을 따라가며 읽는 것 또한 재미다.다른 작품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고 이런면에서 보면 이렇게 해석할 수도 있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역시나 비슷하거나 그와 결부된 다른 작품에 대한 방대한 독서가 있어야 좀더 작품속을 재밋게 유희할 수 있음을 느낀다. 

한때 중학시절과 이십대엔 도스토예프스키에 빠졌던 시간이 있었다. 러시아문학에 빠졌다고도 볼 수 있는데 그때 만났던 작품들이 지금도 내 책방 한 켠을 장식하고 있고 언젠가 다시 읽어봐야지 했는데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이란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읽다보니 기억이 안난다. 다시 읽어야겠다. 그녀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니 이게 이런 작품이었구나 하면서 이번에 읽는다면 더 재밌게 작품의 행간을 읽을 수 있을것만 같다. 그렇다면 내가 어린시절에 읽었던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은 어떤 작품이었을까. 생각되면서 한번 읽고 그만두는것이 오랜시간이 지나면 다시 읽고 싶어지는 것이 '고전'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그때는 이해가 가지 않기도 하고 '이게 뭐야.고전이라더니 별거 아니잖아.' 하던 작품이 시간이 지나고 나니 '아하..'하면서 뭔가 알듯 말듯 한 그 느낌속에 세월과 함께 뭔가 작품을 이해하는 나의 폭도 넓어졌구나 하는 생각을 가져보고 싶다. 

이 책에서 제일 반가웠던 부분은 조지 오웰의 <1984>일 것이다. 이 작품이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와 비교를 해 놓았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내가 <1Q84>를 모두 읽은 것도 아니고 겨우 1권만 읽었지만 최근에 읽은 책이기에 다른 책들에 대한 생각보다 더 많은 것을 기억하고 있으니 더 재밌고 이해를 하기에 빨랐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1984>를 너무 오래전에 읽어서일까 내용이 가물가물한 상태에서 그런가 하면서 읽었는데 하루키의 소설과 비교해 놓으니 하루키의 소설 또한 이해가 빨리된다. 두 권 남은 그의 소설을 빨리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작년에 읽으려다만 <거미여인의 키스> 또한 재밌게 읽었다. 작가의 작품중에 내가 보고 싶었는데 보지 못한 영화 <해피 투게더>가 있다고 하니 더욱 관심을 기울이며 보았다. 해피 투게더>란 영화는 동성연애에 대한 영화인데 그 배경에 대한 이야기를 어떤 책에서 읽었기 때문에 무척이나 보고 싶은 영화고 꼽고 있었다. 그런데 아직 접하지 않은 영화와 다른 작품인 <거미여인의 키스> 또한 동성애에 대한 이야기라 언제 기회가 되면 빨리 읽고 싶고 보고 싶은 영화로 기억해 놓는다.

<설국>이란 작품은 몇 해 전에 다시 읽어 보았는데 그 느낌이 새록새록이다. 그것이 만약에 애니메이션으로 나온다면 정말 이쁜 작품이 될 것이다. '설국은 쓸쓸함과 허무를 가장 매혹적이고 우아하게 표현한 소설로 문학사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 하지만 작가와 같은 생각을 안가지고 읽는다면 이런 행간을 읽을 수 있을까. 별 재미없다고 느끼는 이도 있을 것이다. 어느 작품이나 작가와 같은 생각을 가지며 읽는 것은 아니다. 그녀가 풀이해 놓아서인지 <주홍글씨> 또한 다시 읽어보고 싶은 생각을 가졌지만 다시읽는다고 이 책에서 읽은 내용이 기억하거나 그렇게 생각하며 읽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처음 접할때와는 조금 다른 각도에서 작품을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아무튼 이 책에 소개된 작품들은 내가 다시 읽어보려 생각했거나 읽어야지 하면서 미루고 있었던 작품들이 대부분이라 모두 재밌고 관심을 가지며 읽게 되었다. '그래서 세계는 두 번 진행된다. 한 번은 우리가 그것을 보이는 그대로 보는 순간, 두 번째는 그것이 존재하는 그대로 전설로 새겨지는 순간' 을 느껴보며 고전을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가져본다.그냥 보이는 그대로 읽기 보다는 숨겨진 행간을 읽는 눈을 가지게 만들어 준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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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목 박완서 소설전집 10
박완서 지음 / 세계사 / 2002년 7월
평점 :
품절


이작품을 좀더 일찍 만났더라면 어떠했을까 하는 후회를 하게 되었다. 작가의 다른 작품들을 읽으면서 헌책으로 구매를 해 놓은 십여권이 넘는 작품을 언제 기회를 내서 한꺼번에 읽겠다는 계획만 가지고 있기를 몇 해, 그러다 작가님을 먼저 보내고 이 작품을 대한 것이 왜 이렇게 죄스러운지. 박완서 작가를 내가 처음 작품으로 접한 것은 아이들의 <자전거 도둑> 이었고 그리곤 좀더 작가를 알고 싶어 에세이집인 <호미>를 읽게 되었는데 친정엄마와 같은 푸근하면서도 시골스러운, 늘상 만나던 이웃집 할머니처럼 왜 그렇게 감겨 오는지 그 후로 나오는 작품들은 미리미리 구매를 하여 읽게 되었는데 자신의 삶을 숨김없이 써 내려가는 노작가의 끝없는 현역으로의 필력이 좋아서 롤모델로 삼고 싶었다. 자신의 화단을 가꾸듯 글밭 또한 늘 열심히 호미질을 하고 꽃을 심고 잡초를 뽑는 노작가의 힘은 그렇게 내겐 큰 기쁨이었는데 작년 연말 친정아버지를 암으로 보냈기에 그 아픔을 너무도 잘 아는데 작가마져 암으로 가셨다니 더없이 가슴이 쓰리고 아팠다. 그래서 얼른 더 늦기전에 잡게 된 작품이 첫장편소설인 이 작품이다.

한국전쟁의 아픔을 가지고 있는 작가의 삶이 고스란히 작품에 담겨 있어 더 실감나게 그시대를 들여다볼 수 있었던 작품이며 옥희도라는 환쟁이로 나오는 이가 故 박수근 화백을 모델로 삼았기에 그시대의 화가들의 궁핍한 삶 또한 함께 들여다 볼 수 있다. 어디 전후의 시대라 넉넉한 것이 있으랴마는 한국전쟁으로 두 아들을 잃은, 그것도 딸때문에 참담하게 잃었다고 생각하는 엄마와 반은 쓰러진 고가에서 살아가야 하는 비참한 삶을 이십대의 시선으로 복잡하면서도 잘 그려내서 참으로 오랜만에 소설을 읽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경아라 불리는 그녀는 대학에 떨어지고 한국전쟁 전 해에 아버지를 잃었다. 자신과 너무도 잘 통했던 아버지를 잃고 나니 자신의 반쪽을 잃은 듯 하였는데 그 다음해 한국전쟁이 발발하고 도강을 하려던 오빠 둘이 끝내 도강을 하지 않고 집으로 왔기에 그들을 숨겨야만 했다. 그런데 그들에게 뜻하지 않게 큰집의 큰아버지와 진이오빠가 오게 되고 오빠들이 그동안 숨어 지내던 곳을 큰집식구들에게 내어주고 오빠둘은 다른 곳에 숨어야만 했다. 그때 마침 경아가 생각해낸 곳이 행랑채, 그곳은 너무도 오랜동안 사용하지 않아서 남의 눈에 잘 띄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어머니도 그녀의 뜻에 동의 하여 깨끗하게 청소를 하고는 그곳에 오빠둘을 피신시켰다. 그런데 그날밤에 그 행랑채가 폭격을 당한 것이다. 아뿔싸, 어머니가 깨끗하게 다림질 하여 오빠들을 위하여 깔아준 하얀 홑이불위에 낭자한 오빠들의 붉은 피와 조각조각 흩어진 그들의 육신, 그 후로 어머니와 경아는 심하게 앓게 되고 어머니는 젊음을 유지하듯 끼던 의치마져 빼놓고 생활하게 되어 십여년 아니 이십여년은 더 늙어보이게 되었고 경아하고는 먼 세상에서 사는 사람들처럼 손한번 제대로 잡아보지 못하고 눈빛 한 번 제대로 마주하지 않고 남남처럼 살아각데 된다. 오빠들이 폭격을 당하여 죽게 된 반쯤 허물어진 행랑채를 그래도 둔 채 고가는 그야말로 흉가처럼 그들에게 전쟁의 상흔 그대로 그녀들과 함께 하나가 되어갔다.

큰집의 도움도 마다하고 경아가 서울명동의 PX 초상화부에서 일하며 번 돈으로 근근히 생활을 하게 되고 그녀는 그곳에서 전쟁으로 인해 상처를 입은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하며 자신의 상처도 치유하지 못하면서 그들과 함께 하루살이와 같은 삶을 살아가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어머니로부터 멀어져 가는 듯한 공허함을 채우지 못하던 때에 옥희도라는 일명 환쟁이가 초상화부에 들어오게 된다. 그는 다른 환쟁이들과는 다른 무언가 다른 아우라가 있다. 경아는 그에게서 때론 아버지 같은 때론 오빠들 같은 그런 그늘을 발견하고는 그를 사랑한다고 믿게 되고 그와 자주 어울리게 된다. 함께 자주 찾아가는 장난감 가게의 위스키를 마시는 침판지를 보면서 자신들 삶 또한 그와 진배없다는 것을 알게 되고 어느날, 옥희도씨는 감기몸살로 일을 나올수가 없게 되고 그녀는 그를 좋아하고 치근대는 직장의 전장 태수를 보채어 그의 집주소를 알아내고는 함께 그를 찾아간다. 그곳에 본 모딜리아니를 닮은 부인과 그의 올망졸망한 다섯 아이들, 그녀는 그의 삶에서 자신이 누려보지 못한 무언가를 보게 되고 그를 더욱 사랑한다고 느끼게 된다. 하지만 옥희도를 향한 그녀의 사랑이 진실이었을까. 옥희도를 그녀를 품어 주는 것이 진짜 사랑이었을까. 가난을 벗어나기 위하여 어쩔 수 없이 초상화를 그리게 된 옥희도는 어느날 그녀에게 '나도 경아도 침판지가 돼 가는 느낌이 들지 않겠어?' 라고 하더니만 '사람이고 싶어, 내가 사람이라는 확인을 하고 싶어.' ' 내가 아직도 화가인가 알고 싶어.' 라 말하고는 얼마간 그림을 그리겠다며 일을 하러 나오지 않겠다고 한다. 그동안 그녀와 함께 보았던 누군가 태엽을 감아 놓으면 태엽의 힘만큼 위스키를 따라 마시다가 그 힘이 약해지면 서서히 행동이 둔해지던 침판지, 지금까지 그들은 돈의 노예처럼 누군가의 줄에 의해서 타의에 의해서 살 수 밖에 없었던 전쟁후의 가난, 그곳에서 자신을 잃었던 옥희도는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찾고 싶어 한다. 그리곤 경아에게 자신이 그녀를 품어 준것은 사랑해서가 아닌 아버지로 오빠로서의 그늘을 드리워 주었다고 하며 그녀가 태수와 잘되길 바란다, 

'이 드넓은 고가에 단 둘만이 살면서 우리는 애정이라든가 의무로 묶여 있지는 않았다. 차라리 우리는 다 같이 고가에 망령에 들려 있음이 분명했다. 나도 결국 누구 때문도 아닌 채 이곳을 떠날 수가 없는 것이다.' 어머니와 함께 고가의 망령처럼 살아가던 그녀들에게 어느날 찾아온 큰집의 진이오빠는 말했다. ' 너의 어머니는 이미 이 고가의 일부야. 그것이 그분의 가장 편한 처신이람녀 우린들 어쩌겠니? 그렇지만 너까지 이 고가의 일부이기에는 너는 너무 젊고 발랄하다. 그러니 어머니에 대한 의무에 너를 얽매지 말란 말이다.' 오빠 둘을 삼킨 전쟁과 고가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살기를 바라는 큰집 오빠의 말도 그렇고 다른 이들의 조언도 있었지만 그녀 또한 점점 어머니와 함께 고가의 일부가 되어 가는 것처럼 그곳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그러던 어느날, 무심한 어머니에게 반항을 하듯 그녀는 옥희도씨의 집으로 향하고 모딜리아니를 닮은 부인에게 하루밤 재워달라고 한다. 그곳에서 옹기종기 모여자는 가족을 보며 자신이 누리지 못하고 있는 그 무언가를 이들은 가난해도 모두다 누리고 있는 듯하여 쓸쓸함에 깨었어도 일어나지 못하고 뒤척이다 늦잠에서 깨어난 그녀에게 옥희도의 부인은 어머니를 꼭 찾아뵙고 출근하라고 한다. 보기 흉하다며 의치를 끼라고 해도 자신의 말을 듣지 않고 늘 김칫국에 의치를 뺀 흉한 모습으로 자신을 대하던 어머니가 자신이 하룻밤 외박을 한 사이 심하게 앓고 있다. 거짓말처럼. 어머니의 폐렴이 자신탓인양 전전긍긍하다 약국을 찾고 병원을 찾아 보지만 어머니는 위독한 상태이고 끝내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돌아가시고 만다. 그 순간에 태수의 형수가 결혼승낙을 받으러 왔다가 그녀의 딱한 사정을 알게 되고는 모든 일을 도맡아서 하게 되고 그녀는 자신의 의지하고는 상관없듯이 그와 결혼을 하게 된다. 

그리곤 얼마의 시간이 흐르고 창밖의 은행나무를 보고 있다가 오래전 옥희도씨의 집을 찾았다가 보게된 그의 그림속 '나목' 과 나목 주위에 그려진 여인들을 떠올리고는 나는 또한 내가 그 나목 곁을 잠깐 스쳐간 여인이었을 뿐임을, 부질없이 피곤한 심신을 달랠 녹음을 기대하며 그 옆을 서성댄 철없는 여인이었을 뿐임을 깨닫는다.옥희도씨는 그녀에겐 은행나무와 같은 존재였던 것이다. 전쟁전 아버지의 죽음과 전쟁이 빼앗아간 오빠 둘과 죽은것과 마찬가지의 삶을 살아왔던 어머니와 아버지가 남긴 흉가와 같은 고가의 그 모든 역사를 간직하고 모듬어 주었던 살아있는 화석과 같은 든든한 그늘이었던 은행나무와 같은 옥희도씨, 그가 죽은후에 생전에도 열지 못했던 전시회가 열린다는 광고를 보고는 그녀는 그곳에서 달려가고자 한다. 과거의 상흔처럼 어머니와 경아의 사이를 갈라 놓았던 고가마져 자신의 손이 아닌 타인인 태수에 의해 허물고 반듯한 양옥으로 새로운 집을 건설하였듯이 이제 그녀는 옥희도의 그늘도 아닌 그녀만의 뿌리로 꿋꿋하게 서는 나무게 되어야 한다. 오빠 둘이 폭격에 의해 죽고 난 후 어머니가 그녀에게 마음의 문을 닫았듯이 세상과 결별하며 살았던 세월동안 아무 그늘없이 혼자 흔들려야 했던 경아, 어머니의 죽음은 그녀가 과거와 결별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녀가 흔들리는 시간을 함께 곁에서 아픔을 함께 나누고 아버지의 그늘처럼 그녀를 품어 주었던 옥희도의 나목은 지금은 잎이 모두 떨어져 헐벗었지만 꿈을 간직한 채 희망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녀가 본 공허함이 나니 희망을 간직한, 초록의 잎들이 무성하게 달릴 그 푸르른 여름날을 꿈꾸며 나목은 그의 화폭에 담겨졌을지도 모르고 전후의 가난과 상처가 영원할 수는 없다. 무엇이든 세월이 가면 변하게 되고 아픔의 상처 또한 흐려지게 된다. 

소설속에는 이런부분이 나온다. ' 나는 고치를 벗고 훨훨 날개를 가질 수 있을 것 같았다. 날개를. 나를 꼼짝 못 하게 가둔 두터운 고치로부터 자유로와질 수 있는 날개를 갖는 것이다. 날개를. 이윽고 나는 실제로 날개를 가진 듯이 공중으로 둥실 떠올랐다. 내 비상을 막는 아무런 저항도 없었다. 나는 완전히 체중을 잃었다.' 옥희도의 집을 찾았던 그녀가 고치를 벗어나 날개를 갖게 되고 나비가 되는 듯한 과정을 그린 이 구절은 다른 작품인 <환각의 나비>에서 비슷한 부분이 나오는 듯 하다. 이 부분을 좀더 세밀하게 단편으로 그려냈는지도 모른다. 기억상실증에 걸렸지만 절집에서 보살일을 하면서 있는 자신의 어머니에게서 이런 고치를 벗어나 날개를 얻고는 훨훨 나는 나비를 보게 되는 소설인데 작가의 작품에서는 모성, 여인의 삶이 점점 주를 잡아간다. 이 작품 속에서도 반쪽을 잃어버린듯이 살아가는 의치를 뺀 경아의 어머니가 나오는가 하면 새로운 삶을 모색하는 이십대 젊운 여인인 자신이 나오고 옥희도씨의 부인 같은 경우에는 외모는 모딜리아니의 그림속 모습같지만 가난으로 그녀의 모습을 잃었다. 전쟁은 그렇게 자신의 모습을 앗아가기도 하고 흐려놓기도 하지만 '모성본능' 만은 어쩌지 못한다. 경아의 어머니가 갑자기 급성폐렴으로 돌아가시게 된 것도 그녀에게 무심한 듯 했지만 그녀가 외박을 하고 집을 비운 날 어머니는 집밖에서 그녀를 한없이 기다렸을 것이다.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버지와 오빠를 잃어 의지하려던 자신의 그늘과 같은 남자의 그늘보다는 어쩌면 가난이나 전쟁의 상흔등 모든것을 품어 준것은 '어머니의 품' 이었다. 손톱은 새빨간 메니큐어를 칠하고 날마다 새로운 옷으로 자신을 치장하며 검거나 하얗거나 가리지 않고 남자라면 사족을 못쓰던 다이아나 김마져 두 아들의 든든한 어머니였던 것이다. 그 아이들을 위하여 그녀는 단단한 그늘이 되기 위하여 어쩌면 자신을 날마다 치장했는지 모른다. 그렇다고 옥희도의 아내라고 떨어지는 여인이 절대 아니다. 가난하지만 화가인 남편에게는 가난을 느끼지 못하고 그림에 열중할 수 있도록 늘 배려하며 아이들을 키웠다. 그 또한 어머니의 힘이기 품이었다. 그렇게 경아 또한 자신을 품어주지 못한 어머니를 미워하듯 했지만 그녀 또한 어쩔 수 없는 아이들의 어머니로 거듭나 이젠 뒤안길에서 그 모두를 아우르는 여인이 되었다. 한국전쟁이후 그 어려운 터널을 꿋꿋이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강인한 어머니들의 힘이었는지 모른다. 환쟁이 옥희도씨의 '나목' 에 그려진 여인들처럼 아이를 업거나 물건을 이고 있는 여인들이 있었기에 그 시대를 큰 아픔이지만 무사히 이겨내며 오늘날을 만들어오지 않았을까. 언제 기회가 되면 한번 더 읽고 싶은 소설이다. 이 소설을 계기로 읽지 못한 작가의 작품들을 읽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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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공 시모다
리처드 바크 지음, 박중서 옮김 / 북스토리 / 2011년 1월
평점 :
절판


작가의 전작 <갈매기의 꿈> 을 읽고 얼마나 설레였는지 그 책을 품고 오랜 시간 그 여운에 보낸 시간들을 헤아리면 이 책은 너무도 늦게 나왔다고 볼 수 있다. 그의 이름이 잊혀질만큼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연륜에 어울리는 자기계발서와 같은 현실과 환상을 오가는 소설은 코엘료의 <연금술사> 와 비교해 놓았지만 실은 책을 읽으며 연금술사와 같은 감동과 느낌은 덜했다. 하지만 그 뒤에 알게모르게 밀려 오는 인생이나 기적에 관한 생각을 좀더 심오하게 해보게 하는 뒷공감이 있는 듯 하여 다음에 한 번 더 읽어봐야겠다고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우린 가끔 나와 같은 모습으로 살고 있는 사람들은 어디에서 행복을 찾을까 하고 나와 비슷한 사람들을 들여다보게 된다. 내 일상에 나른하게 지쳐갈때 다른 사람의 삶을 들여다보면 그 속에서 내가 찾지 못하던 행복이나 그외 웃을 일을 찾게 되기도 하고 좀더 삶에 적극적이며 충실하게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새해를 맞이해서는 그 다짐이 더욱 확고하고 계획적이게 되지만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흐르다보면 흐지부지해지며 일상에서 탈피하여 다른 삶을 살아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갈림길에서 서기도 하는데 그렇다면 나와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의 다른 모습은 내게 어떤 생각을 갖게 만들까.

복엽비행기에 사람들을 태워주고 십분에 삼달러를 받는 리처드, 그는 어느날 자신이 외롭다고 느꼈을때 자신과 같은 일을 하고 있는 메시아였던 기계공 시모다를 만난다. 자신은 늘 손님들에게 기계적인 멘트로 비행기에 태우고 돈을 받는데 비하여 그는 자신과 너무 다른 방법으로 일을 하고 있고 비행후엔 비행기에 흔적 하나 남아 있지 않다. 그리고 그 비행기엔 기름도 넣지 않는데 하루종일 비행을 하고 있지 않은가. 뭔가 속임수가 있는 것 같다. 그것도 그는 고소공포증이 있는 소녀를 태워 비행을 하는가 하면 오랜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휠체어를 타고 있는 이를 일으켜 세우 비행기에 태우는가 하면 그로서는 감히 상상도 못하는 일을 서슴없이 한다. 이륙하기엔 좁다라고 생각되는 공간에 새가 날개를 접고 앉듯이 비행기를 착륙시키는가 하면 하루종일 비행을 해도 지치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그런 비결은 무엇일까. 자신이 지금까지 일을 잘못하고 있었던 것일까.

'세상에는 당신이 미처 모르는 일도 있게 마련이죠.'
궁금증이 생긴 리처드는 하나하나 시모다에게 물어보게 된다.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정말 믿을 수가 없다. 전직 메시아라니. 그것도 기적만 바라고 자신의 말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는 사람들에 지쳐 비행일을 한다는 말을 그는 믿을 수가 없다. 하지만 그의 눈앞에서 보여주는 정말 눈으로 보고도 믿을수가 없는 일들, 스패너가 공중에서 돌아가고 깃털을 만들고 구름이 사라지고 자신의 비행기에 묻은 날벌레들을 없애주는 일들을 보면서 그는 그를 믿을 수 밖에. 그리고 그가 전해준 이젠 그에겐 필요도 없는 듯한 책인 <메시아 핸드북>에는 자신의 현재를 피하지 않고 성실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글들이 적혀 있다. '당신을 진정한 가족과 이어주는 것은 피의 유대가 아니라 오히려 서로의 삶 속에 있는 존경과 기쁨의 유대다. 한 가족 구성원 모두가 한 지붕 밑에서 성장하는 경우는 드물다' 라는 말처럼 짧은 글 속에는 미처 내 자신이 발견하지 못했던 현실세계나 그외 관념의 다른 세계가 들어 있다. '이 세상에 도망칠 수조차 없을 정도로 아주 큰 문제란 없는 법이다.' 시모다는 비록 메시아라는 자리에서 도망치듯 하여 기계공이 되어 있지만 어찌보면 모두가 메시아가 될 수 있고 기적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김연아의 7분 드라마>에서 나온 글귀 중에 '기적을 일으키는 것은 신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라고 한다. 기적을 바라기만 하고 아무 노력도 하지 않는 사람에게 기적은 일어나지 않는다. 기적은 신이 내려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의지와 노력으로 ’일으키는’ 것이라고 한다. ' 라는 말이 있다. 우린 기적을 신에게 의존한다. 자신의 노력으로 이루기 보다는 어느 알지못하는 힘에 의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일어나길 바란다. 노력없이 댓가를 바란다면 그 댓가란 자신에게 과연 값어치가 있을까. 이 책은 어쩌면 메시아에게 기적을 바라지 말고 자신의 노력으로 이루려 한다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음을 기계공 시모다는 환상적인 소설속에서 보여주고 있다. 메시아를 원하기 보다는 자신이 메시아가 되어보라고 노작가는 말하고 있다. 이젠 자신에겐 필요가 없는 '메시아 핸드북' 을 우린 지금 모두의 손에 들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누구나 기적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노력을 한다면. 리처드 역시 시모다와 함께 하는 사이 자신도 모르게 메시아 핸드북이 필요 없을 정도의 메시아가 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삶이란 그런 것이다. 어떤 노력을 기울이느냐에 따라 자신이 처한 현실이 행복일 수 있고 불행일 수도 있다. 모든것은 자신의 의지와 생각 그리고 노력에 달여 있다.

전작에 비한다면 좀더 현실적이면서 환상적인 기법을 통하여 작가의 연륜이 묻어나는 '현실적 충고' 를 들려주고 있다. '당신이 어떤 소원을 가질 때마다 당신은 그걸 실현시킬 수 있는 힘을 함께 갖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당신은 어쩌면 그걸 얻어내야 할 수도 있다.' 메시아 핸드북은 어느 페이지 어느 귀절이 펼쳐진다해도 삶에 꼭 필요한 에너지 같은 말들을 쏟아낸다. 메시아 핸드북은 책 속에 책이나 마찬가지이며 그가 하고자 하는 말은 모두 그 속에 담겨 있는 것처럼 삶에 알맹이와 같은 말들로 소설의 행간을 이어준다. 너무 거창한 것을 원했다면 그의 이름에 걸맞지 않는 무척 재미없는 책으로 평가되겠지만 리처드가 펼쳐 드는 짧은 글들을 다시 한번 되씹다보면 '아하..' 하며 감탄하게 만든다. 삶은 그런것 같다. 너무 평범해서 눈치채지 못하고 있던 행복을 좀더 깊이 들여다봄으로 해서 자신이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지나치던 것을 발견하고는 다시금 자신의 삶에 희망을 가지는, 그렇다면 '메시아 핸드북' 과 메시아였던 시모다는 이젠 그의 일상으로 돌아가도 된다는 말이 될 것이다. 시모다의 말처럼 남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도 않으면서 기적이나 일어나길 원하기 보다는 자신의 '안' 을 좀더 심오하게 들여다 보고 남의 말에도 귀를 기울인다면 뭔가 다른 세상을 만날 수 있다. 기적은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파랑새는 내 곁에 있을 수도 있다. '뭔가를 당신의 삶으로 끌어들이고 싶다면 , 그게 이미 거기 있다고 상상하기만 하라고요.' 라는 말은 이지성의 <꿈꾸는 다락방>에서 읽었던 '생생하게 꿈꾸면 이룰 수 있다' 라는 말과도 같은 것 같아 뭔가 꿈을 이루고 싶다면 타인에 의한 기적을 바라기 보다는 내 자신이 이룩한 노력의 기적을 바래보는 한 해로 만들어야 함을 절실히 느껴본다. 언제 기회가 되면 아니 시간이 좀더 흐른 후에 리처드 바크의 '행간' 을 좀더 세밀하게 들여다보고 싶은 책이다. 내가 미처 생각지 못하고 그냥 넘겨 버렸던 삶의 행간의 다음에 다시 발견하고 싶은 책이다.자기계발서나 이런 류의 책을 많이 읽은 것은 아니지만 코엘료의 <연금술사>나 조앤 데이비스의 <양치기의 책>과 함께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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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베일 체리의 101가지 LA 다이어리 LA에 반하다 반하다 시리즈
유강호 지음, Eric Y. Bae 사진 / 혜지원 / 2010년 8월
평점 :
절판


로스앤젤스를 탐구하다.
우리교민들이 제일 많이 살고 있는 곳으로 알고 있는 곳인데 LA에 대하여 세세한것은 모른다. 가보지 않은 곳이고 여행서에서 접하지 못한 곳이라 잘 알고 있을듯 하지만 실은 그 속을 잘 모르는 곳 중에 한곳이 로스앤젤레스가 아닐까 한다. 그 속을 세세하게 탐구할 수 있는 책으로 ’LA에 반하다’ 는 그곳에서 이십여년간 살아서 LA에 러브레터를 쓰듯 이곳저곳 여행가이득북처럼 너무도 친절하게 홈페이지및 전화번호 여행사등 우리가 알아야 할 부분을 너무도 자세하게 담아 놓아 LA에 여행을 가거나 그외 다른 일로 가기전에 꼭 한번 보면 좋을 듯한 책인듯 하다.

다른 여행서들은 여행지를 잠깐 여행하면서 쓴 책들이라 그곳의 일부분만 담아 놓거나 그외 역사나 자신의 이야기가 가지치기를 하여 있지만 이 책은 그야말로 LA를 한눈에 다 들여다볼 수 있게 LA의 모두를 담아 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LA를 가보지 않았지만 앉아서 모두를 보고 난 것처럼 사진들이 선명하게 유혹을 한다. 서울의 두배 정도 되는 곳인데 그곳을 너무도 자세하게 다루어 주어 어느 한부분 치우치지 않고 들여다 보니 정말 빨리 달려가야 할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여행자와 직접 그곳에서 살면서 자신이 살고 있는 곳에 대한 소개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좀더 따듯한 시선이라고 해야할까, 애정이 담뿍 담겨진 시선으로 좀더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담겨 있는 듯 하다.

로스앤젤레스에서 종횡무진 달려보자. 이 장에서는 LA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할리우드와 영화에 대하여 소개한다. 할리우드, 말만 들어도 설레이는 곳인데 그곳에서 갑자기 ’스타’ 라도 나올것만 같은 거리와 영화촬영장소등 그리고 그들이 둥지를 튼 부자동네 베벌리힐즈와 멋진 서점등 그야말로 눈이 호사를 한다. <꿈꾸는 다락방>에서 월트 디즈니에 대하여 읽고는 그가 얼마나 생생한 꿈을 꾸었는지 어떻게 꿈을 이루게 되었는지 읽고난 후라 그런가 디즈니랜드가 더 생생하게 다가온다. 생생하게 꿈 꾸면 이루어진다는데 할리우드 그곳에 무명시절을 거쳐 세계적인 배우나 감독이 된 사람들이 많다는데 그곳에서 그들의 꿈을 만날것만 같다. 

영화나 스타들을 만났다면 로스앤젤레스의 명품을 만날 수 있는 곳을 소개한다.믿을 수 없을 만큼 싼 명품을 살 수 있는곳에서 초콜릿이나 아이스크림등으로 유명한 곳 외에 세계적 먹거리가 모인 그곳을 소개한다. 정말 다국적이라고 할 정도로 먹는것도 입는 것도 모든 것들이 한데 어우러져 그야말로 명품을 빚어내고 있는 것처럼 세계적인 먹거리와 볼거리 그리고 놀거리 등 그야말로 어느 한부분 빠지지 않고 모두를 갖추고 있는 곳인듯 하다. 그중에서 내 눈을 제일 많이 끈 곳은 ’헌팅턴 라이브러리’ 이다. 미술관과 식물원 그리고 도서관이 있는 그곳은 정말 명품이란 명품은 모두 모여 있는 곳인듯 하고 정말 그곳의 도서관엔 한번 구경하고 싶다. 어떤 책들이 있는지 많은 식물들과 함께 구경하고 싶은 곳으로 눈길을 잡았다. 

로스앤젤레스는 명품뿐만이 아니라 보물찾기를 하듯 헌책방이나 그외 싼가격에 물건을 살 수 있는곳 그리고 벼룩시장까지 모든 곳을 담아 놓았다고 해도 정말 과언이 아니다. 단순한 여행가를 위하여서도 좋은 가이드가 될 것이며 먹거리 여행을 하는 여행객에게도 혹은 할리우드가 있으니 영화나 그외 문화 예술여행객을 위해서도 안성맞춤이며 명품을 싸게 쇼핑하기 위한 족들을 위해서도 안성맞춤의 가이드다. 난 책이나 도서관 쪽에 관심이 많아 고서적을 판매하는 곳이라 멋진 도서관이나 서점을 보고는 반해서 가고 싶어졌는데 그외 벼룩시장이나 직접 농사를 지은 농민들이 가지고 나와 판매를 하는 장터도 한번 여행해 보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 모두를 세세하게 들여다볼 수 없다면 시티투어라도 한번 해 보면 좋을 듯한 곳이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갈증을 해소할 수 있도록 미리 대리만족을 하였으니 한동안은 그 여운이 길 듯 하다. 

다른 여행서들은 여행객의 입장에서 여행객의 눈으로 로스앤젤레스를 들여다보았다면 이 책은 직접 그곳에 살면서 그곳을 소개하듯 한 곳 한 곳 간결하면서도 지루하지 않게 자세하게 소개를 해 주어 그곳에 가게된다면 이 책 하나만 들고가면 될 것 같은, LA를 한권에 다 담은듯 하다. 101가지로 LA를 담았지만 어디 백한가지 뿐일까, 우리 교민들의 이야기만도 백한가지는 넘을 것이다. 그래도 LA에 대한 갈증이 난다면 이 책으로 해소하길, 읽고나면 LA에 반하여 꼭 가고 싶은 여행지가 될 것이니. 나 또한 언제 로스앤젤레스에 가보게 될지 모르지만 LA에 러브레터라도 써봐야 할것만 같다. 헌팅턴 라이브러리를 꿈 속에서라도 가게 될지 모르니까 말이다. 영화 ’은밀한 유혹’ 이라도 찾아서 봐야겠다. 잠시 그곳의 여운을 더 깊게 느껴보기 위하여. 아, 여행가고 싶다. 그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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