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201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번즈
루이스 진 지음 / 북랩 / 201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가 생각하는 우주가 나의 우주이고, 당신이 생각하는 우주가 당신의 우주일 뿐, 이 두 우주 간에는 '모든 이의 우주는 동일하다'라는 공통되는 인식만 없다면 사실 아무런 공통점이 없다. 서로 다른 인간에 의한 서로 다른 우주이므로.

 

"나는 우주를 생각한다.

고로 우주가 존재한다.

 

번즈.

 

빵???

처음 제목을 듣고 표지를 보고서는...빵과 공상과학소설??이라는 느낌이었다.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주제.

 

공상과학소설의 새로운 패러다임.

도대체 빵이 어쨌다는 거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 좋았다.

 

말 그대로 공상이었다.

책의 3분의 1을 읽고 나서 책을 잠시 덮었다.

이해하는데 너무 오래 걸렸다.

기본적인 배경을 미리 적어줬다면 조금 더 이해하기 쉬웠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너 따위에게 이름은 필요 없어."

 

"너에게는 이름이 있어. 언젠가 너는 보석이 될 거야. 괴물 따위 되어서는 안 돼."

 

그런 그에게 날아온 행성 유지위원회의 알림.

 

지구 vs. 키레네. 당신의 선택은?

 

그에게 이름을 지어준 아이는 지구의 진이라는 아이.

그에게 주어진 지구를 살릴 변론의 기회.

너무나도 차이가 많이 나는 두 행성.

지구와 키레네.

이 두 행성은 쌍둥이 행성이었다.

하나에서 둘로 분리된 행성.

비슷한 정도로 진화가 되고 비슷하게 생명체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두 행성은 충돌했다.

키레네는 운 좋게도 형태를 유지했지만 지구는 아니었다.

지구는 불덩어리로 바뀌었고, 기존에 지구에 존재하던 것들이 우주로 날아가 버렸다.

하지만 남은 것들이 다시 지구에 생명체를 만들었고 진화가 시작되었다.

다시금 예전 모습을 찾는데 걸린 시간은 키레네가 훨씬 빨랐다.

충돌하며 지구에서 떨어져 나온 산타페 조각들이 키레네 표면에 박히면서 키레네는 더 빨리 진화를 시작하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 충돌은 두 행성의 차이를 만들었다.

살기 좋고 훨씬 나은 문명을 가진 키레네.

모범되는 일 없이 잡다한 신호들만 잡히는 지구.

이 상황에서 다시 문제가 생긴 것이다.

재 충돌.

6개월 후 두 행성은 다시 충돌하게 된다.

처음 충돌은 지구에 큰 변화를 주긴 했지만 그저 스치기만 하는 충돌이었다.

하지만 6개월 뒤 있을 충돌은 행성이 사라질 정도의 충돌이었다.

그래서 일어나는 선택.

 

지구 vs. 키레네

 

 

 

지구에 사는 나지만 이 글을 읽고는 나라도 지구를 택하긴 힘들겠구나 싶었다.

결론이 어떻게 날지 궁금했는데 의외의 마지막을 보았다.

조금은 허무한 느낌이었지만 공상소설이라는 확실한 느낌을 받았던 결말.

 

책의 내용은 한번 읽고 바로 이해하기는 힘들었다.

책을 다시 펼쳤을 때는 다시 처음부터 읽어야 했다.

조금은 엉뚱하고 새로운 느낌의 공상과학소설이었다.

전개가 어떻게 되는지 궁금했지만 쉽게 진도는 안 나가는 느낌이라 조금 아쉬운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마지막을 읽고 나서는 편하게 읽어도 될 책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가볍게 눈으로 읽고 결말을 알고 난 후 자세히 읽으니 또 다른 느낌의 소설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작가가 어떤 전공의 의사인지 갑자기 궁금해지는 느낌이었다.

진의 세상을 너무 잘 아는 느낌이라고 할까??

 

공상과학소설의 새로운 버전을 경험한 기분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간호사, 사람입니다 - 단 한 번의 실수도 허락하지 않는 삶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김현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8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어느 날 자주 들어가는 사이트에 글이 올라왔다.

간호사는 언니나 아가씨가 아니에요.

병원에서 의사는 호칭이 선생님인데 간호사는 언니, 저기요, 아가씨 로 불린다고 했다.

같은 의료진인데 차이가 너무 크다고 본인의 직업에 회의감이 든다고 했다.

그러고 보니 나는 병원에서 간호사를 뭐라고 불렀을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딱히 부를만한 일도 없었지만 저기요..여기요..라는  호칭을 생략하고 부른 기억이 있었다.

아이들을 키우면서는 간호사 선생님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큰 병원에서 일하는 간호사 친구들을 만나면 늘 힘들다, 배울 것이 너무 많다 투정하는 소리를 들었다.

내가 일반적으로 가는 작은 병원의 간호사들은 그리 바빠 보이지도 배울 것이 많아보이지도 않았기에 나는 이 책을 보고 놀랐다.

너무 많은 일을 하고 있었기에.

내 생각보다 너무 많은 것을  배워야했고 알아야했다.

거기다 빠르게 움직이며 희생정신 또 한 가지고 있어야했다.

 

책 내용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의사와의 차이.

의사는 처음부터 의사가 아니다.

 

의사는 보통 6년간의 공부를 마친 뒤 의사 면허증을 손에 쥐면 처음 '인턴"이라는 이름으로 병원에 발을 들인다. 1년의 인턴 생활은 그들에게 병원에 적응할 시간을 충분히 벌어다 주는 기간이다.

...

하지만 간호사에게 그런 적응기간 같은 건 절대 주어지지 않는다.

아직 경험 없는 신규 간호사의 조그만 실수가 얼마든지 환자의 목숨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나는 경험에서 배웠다.

...

다른 일도 아닌 사람의 목숨이 달린 일이었다.

 

우리가 학교를 졸업하고 처음 사회에 발을 내 딛는 순간, 그 순간부터 많은 책임을 지게 된다.

아마도 그 중 가장 큰 책임은 남의 생명을 책임져야하는 의료진일 것이다.

모든 시술과 수술은 그 기본이 의사이기에 그들에게 인턴이라는 조금은 책임을 덜 수 있는 순간이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새내기 의사와 새내기 간호사의 차이가 궁금해졌다.

입원을 해도 하루 2번 아주 잠깐 얼굴보는 의사와 수시로 얼굴을 보는 간호사.

누가 더 연습기간이 오래 필요한 것일까.

 

나 역시 사회생활을 하면서 바로 실전에 투입되어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하지만 목숨을 담보로 하는 실전이라면 연습기간이 충분히 주어져야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실전을 알지 못하는 상황에 너무 많은 압박을 주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그 압박이... 어쩌면 여자가 더 많기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닐까.

미국에서는 의사보다 대접받는 직업이 우리나라에서만 너무 하대받는 것은 아닐까.

 

어떤 직업이든  귀천은 없다고 했다.

하지만 분명 우리 사회에서는 있다.

특히나 남자가 많은 직업과 여자가 많은 직업에 차이는 크다.

그리고 상하관계에서 오는 차이도 크다.

 

간호사로써 작가가 경험한 현실의 벽과 세상의 슬픔.

간접경험을 알게 되었지만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런 경험담은 많은 책으로 접했지만 아픔과 슬픔이 다른 때보다 강하게 느껴진다.

메르스 때 의사들보다 간호사들이 더 집중 조명되었던 것도 어쩌면 당연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들의 노고에 깊은 감명을 받았다.

이 세상 누구도 존경받지 않을 사람은 없겠지만 그 중 최고는 이들이 아닐까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산후홈트 - 트레이너 남편이 알려주는 예쁜 몸 만들기
양영민 지음 / 비타북스 / 201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자의 몸은 인생의 전환기가 있다.

임신.

출산과 동시에 예전 몸을 되찾는 로또 맞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거의 모든 여자들은 출산을 통해 몸매의 변화와 근육이 사라지는 어마어마한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

 

나는 아이를 셋이나 낳았다.

첫아이를 낳고는 금방 원래 몸으로 돌아왔지만 2키로그람의 몸무게와 탄력 잃은 피부를 가지게 되었다.

둘째를 낳고 다시 2키로그람이 추가되었고 피부가 쳐진다는 느낌을 가지게 되었다.

셋째를 낳고 다시 2키로그람이 추가되었고 가슴 팔 안쪽 허벅지 엉덩이 부분이 더 이상 근육이라고는 없는 상태가 되었다.

물론 운동을 아예 안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아이를 돌보며 집안일을 하며 운동을 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유모차를 끌고 산책을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둘 이상이 되고는 그마저도 불가능했고, 아이들이 더 큰 후 어린이집에 보내고 나니 내 몸은 운동을 시작하기엔 너무 저질 체력이 되었다.

 

그래서 찾기 시작했다.

운동하는 방법.

가장 많이 추천받은 것은 헬스를 끊는 것.

하지만 세 아이가 돌아가며 아프고, 미세먼지로 인해 집 밖에서 운동하는 것이 힘들어져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운동법을 찾기 시작했다.

 

그 때 알게 된 책.

산후홈트.

일단 산후의 몸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느낌이라 좋았다.

단순 살이 찐 것을 넘어 살이 쳐지고 탄력이 없어지는 것.

그게 더 큰 문제이기 때문이다.

임신과 출산을 거치며 직접 보고 알게 된 것을 바탕으로 알려주는 홈트레이닝.

 

상세한 사진과 설명.

그리고 동영상 강좌.

아이를 키우며 단련하면 좋을 근육까지 알려주어 좋았다.

특히나 아이를 낳고 가장 문제되는 부분이 골반.

이 부분은 살이 찐다고 말하기보다 틀어지거나 삐뚤어져 크고 작은 통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있다.

골반을 다양한 케이스로 나누어 적절한 운동법을 알려주어 좋았다.

조금만 부지런 떨면 도움이 아주 많이 될 것 같은 산후 홈트.

체력저하로 갈수록 피곤한 몸이 되어가던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골드피쉬 보이 블랙홀 청소년 문고 6
리사 톰슨 지음, 양윤선 옮김 / 블랙홀 / 2018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표지가 너무 예뻤다.

커다란 창.

밖을 내다보고 있는 한 남자아이.

그리고 그 뒤를 유유히 헤엄치는 물고기.

분명히 방인데 물속이었다.

갇힌 아이.

무언가에 갇혀있는 아이.

바로 매튜.

 

강박충동장애.

몸을 씻고 종일 청소하는 아이.

자신의 방안에서 라텍스 장갑에 의존하는 아이.

학교도 가지 않는 아이.

하루 종일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과 싸우며 손을 씻고 온 방을 닦아댄다.

그리고 창문을 내다보며 항상 메모한다.

사람들을 관찰하고 그들이 하는 행동하는 시간을 기록한다.

매튜가 이렇게 강박을 가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벽지 사자가 나를 깨웠다.

꿈 속이서 나는 사자에게 물었다.

"사자야, 하루 종일 거기 붙어있으면 기분이 어때? 바깥 구경이라도 하는 거야?"

사자는 조금 긴장한 목소리로, 자신이 말을 해서는 안 되는 걸 알지만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대답했다.

"매튜, 너도 이 기분 잘 알 텐데……. 안 그래?

 

집밖으로 발을 내딛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던 매튜를 세상 밖으로 나오게 만든 사건.

이웃의 아이 테디가 사라지는 일이 일어났다.

테디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매튜.

창문너머로 테디가 마당에서 노는 것을 보고 잠시 눈을 돌린 사이.

테디는 사라졌다.

테디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되돌아보게 된 매튜의 강박.

그 강박이 생겨난 이유는 무엇일까?

매튜가 가진 큰 아픔과 큰 상처.

자신의 탓이라 몇 번이고 되뇌며 씻었을 매튜의 손이 안타까웠다.

터지고 피가 나고.

따가워 수건으로 닦는 것조차 꺼리게 될 정도로 씻은 매튜의 손.

아이가 혼자 자책하며 받았을 상처의 아픔이 내 가슴속에서도 느껴지는 듯 했다.

 

테디를 찾기 위해 또 관찰하고, 찾아내고.

그런 매튜의 모습을 보며 상처에서 벗어나고 싶어 하는 아이의 모습을 찾을 수 있었다.

가족에게 조차 입 밖으로 꺼내 말한 적 없는 아픔.

테디를 찾고 나서 매튜는 용기를 낸다.

스스로 정해놓은 불안의 순간을 이겨내고 입 밖으로 자신의 아픔을,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은 매튜.

 

오! 티모시! 넌 왜 그 모자를 매일 쓰고 다녀?

왜냐고? 독사한테 머리를 안 물리려고 쓰는 거야.

넌 참 바보야! 학교에는 독사가 한마리도 없잖아. 본적 있어?

그래, 네 말이 맞아! 하지만 그건 다 내가 행운을 가져다주는 이 모자를 쓰고 있어서 그런 거야

 

소원이 무엇이냐고 묻는 로즈 박사의 물음에 대답을 하지 못했던 매튜.

가족에게 자신의 강박과 비밀을 모두 털어놓은 후 아주 자신 있게 자신의 소원을 수첩에 적기 시작한다.

아주 소박하고 작은 꿈.

하지만 어항 속 물고기 같은 삶을 살아갈 때는 절대 꿈꿀 수 없었던 내일.

 

매튜와 같은 강박 증세를 가진 아이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알고 있다.

크고 작은 상처가 곪아가는 것도 모르고 혼자 속 끓이며 자신을 크고 작게 상처 주는 현실.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용감하게 헤쳐 나갈 수 있었으면 한다.

골드피쉬보이 매튜처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 서로에게 별이 되자
이상.김유정 지음 / 홍재 / 2018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상과 김유정 서거 81주기.

이 두 천재의 작품은 아마도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특히나 이상은 난해한 글 때문에 사춘기 때 많은 의미를 부여하며 그의 글을 읽었었다.

해석이 아주 다양한 글들.

 

이봐, 누가 좀 불을 켜주게나. 더듬거리면서 겨우 여기까지 왔네 그려.

이렇게 캄캄해서야.

이젠 아주 글렀네. 무서워서 한 발자국인들 내놓을 수 있겠는가?

이봐, 누가 좀 불을 켜주게나

ㅡ이 상,<누가 좀 불을 켜주게나>

 

특히나 이 부분을 많이 좋아했었다.

이상.

그는 그가 살던 시대적 상황을 빗대어 적은 글이겠지만 한참 많은 생각을 하던 사춘기 시절 나에겐 이 글이 참 많이 와 닿았다.

독서실 책상 앞에 늘 적어뒀던 글귀.

캄캄한 앞날을 밝힐 것은 공부밖에 없다며 되뇌곤 했었다.

30 중반이 된 지금 이 글귀를 다시 읽으니 기분이 새롭다.

내 앞날에 대한 이야기 같기도 하고, 답답해하는 내 지금 모습 같기도 하고.

그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기에 그의 천재적인 표현력이 새삼 대단하다 느껴졌다.

 

그의 난해한 시가 좋아 그의 시를 모으기도 했었다.

난해하기에, 그 의미가 모호하기에 조금은 엉뚱한 생각을 하며 시를 읽고 외우기도 했었다.

이제 그보다 더 나이를 많이 먹은 나.

다시 그의 시를 읽어보아도 난해하고 어렵다.

진정 그가 천재였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

 

그래서 당분간은 고난과 싸우면서 생각하는 생활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한편의 작품을 못 쓰는 한이 있더라도, 아니 말라비틀어져 아사하는 한이 있더라도, 저는 지금의 자세를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커피' 한 잔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가 H형에게 보낸 편지.

37년 1월이니 그가 세상을 뜨기 불과 몇 달 전이다.

복잡한 시대적 상황과 본인의 삶.

얼마나 힘들었을지 그 편지 한 장에서 모든 것이 느껴졌다.

 

아아, 나는 영광이다, 영광이다.

오늘 학교에서 호강나게를 하며 신체를 단련했다.

그런데 나도 모르는 사이에 호강이 나의 가슴 위에 와서 떨어졌다.

잠깐 아찔했다.

그러나 그것뿐으로, 나는 쇳덩이로 가슴을 맞았는데도 아무렇지도 안했다.

나의 몸은 아버님의 피요, 어머님의 살이요, 우리 조상의 뼈다.

나는 건강하다.

호강으로 가슴을 맞고도 아무렇지 않다.

아아, 영광이다, 영광이다.

ㅡ김유정, 생전에 쓴 일기 중에서

 

김유정.

봄봄이라는 소설로 아마 우리나라 모든 고등학생들은 그를 알 것이다.

순수한 사랑의 모습.

그 소설을 읽을 때 가슴이 간질간질함을 느꼈었다.

 

어찌 보면 서로 전혀 다른 느낌의 두 사람.

그들의 우정과 가슴 아린 삶.

 

그들은 왜 그렇게 일찍 떠나야만 했을까?

또 자기 몸보다 더 사랑하던 시는, 소설은 어찌 잊고 갔을까?

 

책 뒷면에 적힌 이 말이 참 와 닿았다.

그들이 더 오래 살았다면 우리에겐 더 많은 작품들이 남았을 텐데.

 

마지막에 적힌 1939년 5월 청색지에 발표된 작품.

이상이 소설체로 직접 쓴 김유정에 관한 이야기.

그 이야기 속 이상과 김유정은 패기와 천진난만함을 가진 20대 청년 그 자체였다.

그들이 얼마나 많은 고뇌를 했을지는 작품 속에 모두 담겨있다.

하지만 그저 20대의 청년들로만 생각하기엔 너무나도 깊이 있는 작품만 남겼기에 그들의 모습을 위트 있게 적어내린 글은 왠지 가슴이 찡했다.

좀 더 좋은, 좀 더 나은 세상에서 태어났더라면 더 좋은 작품을 남길 수 있지 않았을까?

 

우리 서로에게 별이 되자.

 

참 많은 생각을 하게하는 책.

참 가슴이 저리게 만드는 책.

그들의 작품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았으면 한다.

어렵지만 두고두고 다시 읽고 싶어지는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201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