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거인 (15만 부 기념 스페셜 에디션)
프랑수아 플라스 글 그림, 윤정임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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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읽는 동안 계속해서 슬펐다. 

인간이란 탐험을 좋아하고, 호기심이 많고, 자신만 아는 것을 자랑하고 싶어 한다. 

그에 반해 거인은 자신보다 약해 보이는 존재에게 너그러웠고, 친절했고, 다정했다. 

작은 호기심에서 출발한 그들의 만남은 안타깝게도 나쁜 결말로 끝났고, 그 결과는 아마 이 책을 읽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예상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와 다른 존재. 

누구나가 신기해할 존재. 

인간이라면 이런 사실을 혼자만 알고 있을 만큼 입이 무겁지 않기 때문에... 

많은 돈과 시간을 들여 찾아낸 거인이기에 더더욱 그는 그 정보로 부자가 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아니 시작은 그저 자기만 아는 정보를 남들에게 자랑하며 우쭐대고 싶은 작은 마음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듣는 사람들은 같은 정보로 모두 다른 생각을 한다. 

그 정보를 들은 사람들 중 일부는 그저 남들보다 조금 더 부자가 될 물건을 얻고 싶었을 것이다. 

또 다른 일부는 소장할만한 가치가 있는 물건이 조금 필요했을 수도 있다. 

또 다른 이들은 본인의 눈으로 직접 보고 싶었을 뿐일 수 도 있다. 

또... 또.... 

수백가지의 생각들을 가진 인간이라는 존재...

하나, 둘. 

그들은 그저 개개인이었지만 그런 사람들은 수도 없이 많았다. 

그렇게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나왔다. 

아니, 어쩌면 예상했지만 설마..라는 생각에 한구석으로 밀어버린 결과를 보게 된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후회한다. 

늘 그렇듯 환호는 짧고 후회는 길었다. 


인간의 이기심과 아둔함이 한눈에 보였던 글. 

인간은 인간이었고, 거인은 인간을 둘러싼 모든 것이었다. 

곁에서 볼 수 있었기에 그 소중함을 몰랐고, 힘든 길을 건너 만난 존재였기에 이렇게 되리라 생각하지 못했을 수 도 있다. 

자신의 행동이 어떤 결과를 줄지 모르고 행동하는 인간의 어리석음에 너무나 가슴이 아팠던 이야기. 

짧지만 긴 여운이 남는다는 말이 딱 어울리는 책이었던 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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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과학 - 빅뱅에서 미래까지, 천문학에서 생명공학까지 한 권으로 끝내기
이준호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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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난 느낌을 한마디로 말하자면 

고등학생들이 꼭 읽어야 할 책. 

이론으로 배우는 과학도 중요하지만 진짜 중요한 과학의 역사를 알려주는 이야기라고나 할까? 

과학의 발전을 시간 순서로 서술해 놓아 과학의 과거와 미래를 한 번에 알 수 있어 아주 흥미로웠다. 

비문학으로의 과학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책이기에 특히나 학생들에게 강추.

한자리에서 모두 다 읽지 않아도, 언제든 짧게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구성이라 더욱 만족스러웠다.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끼치는 과학이라는 분야. 

하지만 실질적으로 우리가 과학을 배우는 부분은 이런 과학이야기가 아니다. 

그렇기에 더욱 필요한 과학 이야기였다. 

어디서부터 이 학문이 시작되었는지, 그리고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는지에 대해 알려주는 이야기. 

과학이라는 학문의 특성상 읽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생각했는데... 

꽤 두꺼운 책임에도 불구하고 그리 힘들지 않게 한 권을 모두 읽어 내려갈 수 있었다. 


생명과 문명, 우주에 관한 과학. 

모두 따로 책을 골라 읽으려면 꽤나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은 주제들이지만 이 책은 달랐다. 

적당히 어려울 만큼만,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쓰고 그림을 통해 알려주고. 

과거 과학사를 미리 설명해 주고 발전하는 순서대로 이야기를 풀어내다 보니 더욱 이해하기 쉬운 느낌. 

특정 이론이 발전을 하게 되는 계기를 알려주고 그 결과를 이야기해 주니 과학을 이해하는 느낌이 들었다. 


과학상식이 필요한 어른들이나, 과학 글쓰기를 할 때 기본적인 이론을 알아두어야 하는 학생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 

옆에 두고 심심할 때 한 번씩 읽으면 더욱 좋을 책. 

오랜만에 재미있는 역사책을 하나 읽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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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 행성
김소희 지음 / 아름드리미디어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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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만화책을 보다 말고. 

미래에 우리는 어떤 세상을 살아갈지에 대해서. 

그 만화책에서는 사는 곳이 나뉘어 있었다. 

위, 가진 자들이 모든 것을 가지고 살아가는 공간 

아래, 가지지 못한 자들이 살아가는 남은 공간. 

그 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가진 자들은 원하는 것을 더 가지려 할 것이고, 필요 없는 것은 눈앞에서 치워버리고 싶어 할 것이라고. 


먼지행성이라는 책의 제목을 보며 여러 생각을 했다. 

먼지로 만들어진 행성이라는 것일까? 

먼지처럼 사라질 행성이라는 의미일까? 

많은 것을 쉽게 버리는 시대에 먼지행성에서 만나 가족이 된 사람들. 

누군가는 스스로를 가뒀고, 누군가는 버려졌고. 


다른 행성을 깨끗하게 유지하기 위해 쓰레기가 버려지는 행성, 먼지행성. 

그곳에서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인이 버린 쓰레기들을 가지고 살아가는 삶. 

쓸만한 것을 버린다는 의미가 되는 그들의 존재. 

그들은 쓰레기를 뒤지며 매일이 힘들지만 살아있기에 꿈을 꾼다. 

부족하지만 그 안에서 행복을 찾는 이들. 

하지만 마냥 손을 놓고 그곳의 삶을 즐길 수는 없었다. 


인생의 아픔을 가진 자들은. 

지금의 이 편안함이 길게 가는 것을 원할 뿐,  희망을 품지 않는다. 

하지만 아픔을 모르는 아이는 다르다. 

무언가 다르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는 순간, 확인하고 싶어 한다. 

힘든 삶을 벗어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 

그 결과가 어떤 것이든 도전해보고 싶어 한다. 

그렇게 한걸음 나아간다.


하지만 결론은 모두 행복하게 살 수 없다는 것이다. 

누군가의 희생이 있어야 꿈이라도 꿀 수 있다. 

아픔을 딛고 일어난다 했던가? 

꼭 딛어야 하는 아픔이 이런 것이라면 하고 싶지 않을 수 도 있는데... 


암울한 미래의 모습을 보고 난 것 같아 씁쓸해져 온다. 

자신의 일이 아니면 관심조차 없고. 

잘못된 일이지만 밝히려 하지도 않고. 

지독히도 개인주의로 가득해진 미래에 이런 일이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아니, 책장을 덮고 나니 꼭 미래의 이야기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도 충분히 이런 삶을 살아가는 이들이 있을것 같다는 생각.


가족이라는 존재와 미래 우리의 모습에 대해 생각해 본 이야기. 

아이들에게 울림을 줄 수 있는 이야기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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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돌한 아이 웅진책마을 119
최도영 지음, 이소영 그림 / 웅진주니어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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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 하나. 

와.. 나도 이런 생각해 본 적 있는데...^^ 

해변가에서 주운 예쁜 돌멩이를 보며 이 돌멩이가 사람이 된다면 정말 예쁘게 생겼겠다는 생각을 하며 눈 코입을 그려준 기억. 

내가 자리를 비운 내 방에서 옷들이 살아나 춤을 추고, 지우개와 연필들이 노래를 부르는 그런 상상. 

지금 생각해 보면 어이없어 웃음이 날 그런 상상이지만 그 상상을 하던 어린 시절에는 행복하기만 했다. 

상상 속 세상은 늘 행복하기만 했고, 고민거리도 없었다. 

이 책을 읽으며 예전 나의 상상이 더 구체적으로 옷을 입고 살아난 느낌이 들어 신기하기만 했다. 

나 같은 생각을 한 사람이 또 있다니... 

아마 이런 상상을 한 사람들은 많을 것이다. 

이렇게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만들 생각을 하지 않았을 뿐. 

그래서 더 반가웠다. 

작가님의 상상 속에서 더욱 활기찬 이야기로 살아난 어린 시절의 상상. 

어딘가에서 또 이런 상상을 하고 있을 아이들에게도 반가울 것만 같았다. 


총 3가지의 이야기. 

첫 번째 이야기. 

돌로 태어난 아이? 

아이로 태어난 돌? 

생각하기에 따라 돌돌한 아이는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었다. 

어떻게 표현하더라도 돌돌한 아이는 그저 돌돌한 아이이기 때문이다. 

아이의 상상력은 내가 본 누구보다 뛰어났고, 아이가 생각하는 것은 틀에 박혀있지 않았다. 

평범하지 않게 태어났기에 평범하게 살아갈 수 없었다. 

너의 틀에 맞추기보다 나의 틀에 만들어 간다는 생각. 

아이를 키우는 나에게도, 이제 자라나는 아이에게도 좋은 생각을 심어줄 수 있는 이야기였다. 


두 번째 이야기. 

문어 신 여리. 

강해지고 싶다. 

강해지기 위해 문어는 열심히 신을 찾아 헤맨다. 

누군가를 간절히 믿고 따라가 보지만 신은 없다. 

하지만 신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또 노력하며 문어는 깨닫는 것이 있다. 

약하디 약하다 생각한 자신이 무슨 일을 해냈는지. 

진짜 신은 그 깨달음 속에 있었다. 


세 번째 이야기. 

옷걸이, 옷을 벗다. 

개인적으로 아주 마음에 들었던 이야기. 

남의 말만 듣고 자신을 냉대하지도 않았고,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지도 않은 옷걸이. 

자신의 세상에 만족하지 않고, 남들은 하지 않는 생각을 하며 새로운 세상을 찾아가는 옷걸이. 

옷걸이가 발견할 세상이 어떤 것인지 궁금하지만 지금보다는 더 재미있고 예쁜 세상이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옷걸이처럼 너의 세상도 그 어떤 모험보다 흥미롭고 신나길. 

이 세상 모든 아이들의 앞날에 들려주고 싶은 그런 이야기였다. 


평소 하던 생각이 또 다른 세상을 만들어 낸 그런 느낌. 

짧지만 아이들에게 행복한 세상을 이야기해 줄 수 있는 이야기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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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올해의 문제소설 - 현대문학 교수 350명이 뽑은
한국현대소설학회 엮음 / 푸른사상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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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읽을 수 있는 단편.

이번 책은 총 12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었다.

쉽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았던 글은 실제로 쉽게 읽은 것도 있고, 아주 오래 두어번 반복해서 읽은 것도 있다.

쉽게 읽은 글은 작품해설 역시 내 생각과 비슷했고, 어렵게 읽은 글은 작품해설 역시 어려웠다.

취향을 찾아 갈 수 있다고나 할까?

짧다면 짧은 글들을 읽으며 내 생각과 글이 알려주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보게 되었다.


책을 모두 다 읽고나니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2편이 있다.

하나는 딸로써의 삶을 써내려간 권어선 작가님의 안반.

그리고 또 다른 글을 성해나 작가님의 혼모노.

다른 글들도 인상깊었지만 이 두 글은 유난히 잘 읽어지고 공감하는 인생이었다고나 할까?


안반의 경우 대한민국에 딸이라면 대부분 공감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픈 엄마의 병간호. 

하기도, 하지 않기도... 결정하기 힘든 부분이다. 

그 역할에 충실한 딸은 힘들 것을 알지만 하겠다 자청한다. 

하지만 예상보다 길어지는 병간호는 초심을 흩트려놓는다. 

서로에게 득이 되는 부분이 있는 것일까? 

제3자의 눈으로 보는 그들의 모습은 처음 보는 느낌이 아니다. 

대를 이어 내려오는 엄마와 딸의 관계. 

알지만 알수 없는 그런 관계다. 


그리고 두 번째 이야기 혼모노.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겪을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주인공에게 닥친 상황은 그 누구라도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내 것이라 생각했던 신이 사라졌다. 

내 삶을 송두리째 흔들고서. 

그리고는 나를 놀리듯 내 앞에 나타났다. 

신이 없는 나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지만 그것이 끝이 아니다. 

누가 진짜고 누가 가짜였던 것일까? 

여기서 포기할 수는 없었다. 


첫 번째 이야기는 너무 현실이라 공감했고, 두 번째 이야기는 흔한 일은 아니지만 왠지 모르게 힘든 우리네 삶을 닮은 것 같아 공감했다. 

K장녀. 

애증관계로 얽힌 모녀사이, 그것을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기에 쓴웃음이 났다. 

엄마에게 저리 징글징글하게 정이 떨어지지만 같은 상황이 오면 또다시 병간호를 자처할 모습이 떠오르는 것은 나뿐일까 했는데 

작품 해설에서도 비슷한 의견이 있으니 내 생각을 공감받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혼모노. 

작품해설에서는 무당으로써의 모습에 대해 서술하고 있었는데 나는 또 다른 의미로 해석을 하며 읽었던 것 같다. 

나를 버리고 떠난 이를 향한 분노의 표출. 

너 없이 나는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니라는 것. 

힘들겠지만, 꽤 많이 힘들겠지만 나도 살아갈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나 할까? 

그리고 읽어본 작품해설은 온전하게 글 그대로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한 가지 방향으로 치우칠 수 있는 생각을 잡아주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혼자 읽는 글보다 도움을 받는 글도 꽤 괜찮다는 느낌이 들었다. 


글을 모두 읽고 나니 그냥 책을 읽을 때보다 알게 되는 것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전에 나왔던 글들도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이번 책, 2024 올해의 문제소설. 

내년 이야기도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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