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일을 하면 행복할 수 있을까
이동환.김은지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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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독립서점은 낯설다. 어릴 때부터 있던 동네 서점 외에는 주로 대형서점을 찾는다. 책 욕심이 많아 인터넷 서점으로 신간 소식을 접한 후 책을 찾아보기에 대형서점만 한곳이 없다. 하지만 알게 모르게 독립서점은 내 SNS에 조금씩 자리를 넓혀갔고 시인과의 만남 행사를 하면서 몇 곳을 방문하기도 했다. 또, 친한 형이 책방 마니아라 그 형의 인스타그램으로도 독립서점과 관련된 내용을 자주 접한다.


  이번 책은 제목에 끌렸다. 나도 '좋아하는 일을 하면 행복할 수 있을까'를 생각했었는데 그동안은 그렇지는 못했던 것 같다. 어제 지인인 시인들의 시낭독회가 있는 장소 동네 책방 PIT A PAT과 관련된 이들의 글이라 궁금했다. 이병률 시인의 띠지 추천사도 흥미를 끈다. 저자 중 김은지 시인은 지난해 시집을 접하게 되며 알게 됐다. 그 후 인친을 맺아 소식을 받아 보고 있어 독립서점들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기에 어떤 글이 담겨 있을지 궁금했다.


  책은 요즘 트렌드의 디자인과 판형으로 나온 에세이다. 두 사람의 저자가 서로의 글이 번갈아 가며 나온다. 책을 읽으며 PIT A PAT으로 가는 길 서점을 상상하게 한다. 물론, 막상 도착한 공간은 예상과는 달랐지만 그 나름의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었다.


  책에 나오는 에세이들이 대부분 좋았으나 어제 우리 동네 이웃사촌 시 낭독회(우이시)의 영향으로 '어제 시 쓴 사람'이라는 김은지 시인의 글이 참 와닿는다. 대학 다닐 때 나도 비슷한 얘기를 들은 기억이 있기에 더 끌렸는지도 모른다. 어제의 모임에서 습작하는 문청의 질문에도 답이 되어 줄 수 있는 말 같기도 했다.


  자신만의 시를 쓰는 시대. 등단해야 시인은 아닌 것이다. 어제 시 쓴 사람이 시인인 것이다. 왜 그 글을 읽으며 '맞아!'라는 생각과 최근 다시 일어난 문단의 문제가 떠오르기도 한다.


  다른 이가 이어가고 있는 책 속 공간에서 오늘 오랜만에 시낭독으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낯선 공간에서 새로운 이들을 만나고 친하지만 잘은 몰랐던 시인들의 시낭독과 이야기를 듣는 일이 책을 더 이어가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책의 제목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는 이들이 모였던 시간이라 더 그랬는지도 모른다.


  부담스럽지 않게 읽을 수 있었고, 한때 북 카페 사장을 꿈꿨던 내게 추후 새로운 공간을 떠올리게 하는 책이었다. 책 제목과 같은 고민을 하는 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과 에세이를 읽는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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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재미있는 수학이라니 -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는 매혹적인 숫자 이야기
리여우화 지음, 김지혜 옮김, 강미경 감수 / 미디어숲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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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재미를 찾고 싶었기에 책의 제목에 끌렸다. 표지의 디자인도 조금 가벼운 듯한 느낌이었기에 내 예상이 틀리지 않았을 거라 생각했다. 하드커버의 제본이 속내였을까?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분명 책에 수록된 공식이 중학생 수준이면 이해를 할 수 있을 것이라 했는데... 본문을 읽으며 뒤통수를 맞는다.

수포자의 입장에서 그보다는 난도가 높다는 생각이다. 내 수준이 높지 않고, 수학 언저리를 돌며 수학 교양서들을 꽤 접해 봤기에 저자의 기준이 어느 나라를 기준으로 했는지 모르겠으나 본인의 기준에서 이 정도는 중학생도 아는 수준이라 했을지도 모른다. 전문가들이 자주 범하는 실수인데 수학뿐 아니라 각자가 익숙한 분야에서 자신의 기준에서 판단하게 되는 문제다.

  띠지 와 여러 추천은 대부분 대학에서 수학을 가르치는 교수들인 전문가의 입장이니 일단 선을 긋겠다. 나 같은 수포자는 이 책보다 난도가 낮은 책부터 수학에 다가가야 좋을 것이다. 책은 첫 글부터 제목과 내용의 괴리를 느끼게 한다.

수학을 전공하는 이들에게는 재미있게 읽힐 내용이라 생각되지만 수학을 멀리한 이들이 접근하기에는 어려웠다. 번역의 문제였는지 이미 공식에 놀라 그런지 낯선 수학의 이야기는 매끄럽지 않게 이어지는 느낌이다. 얼마 전 읽은 국내 수학 교양서의 영향 때문인지도 모른다. 제목만 보고 편하게 접했으나 퍼붓는 빗줄기 속에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기분이 들었다.

  아마 처음부터 대상 타깃은 나 같은 수포자는 아니었을 것이다. 책에서 다루는 여러 광고적인 문구들이 이 책을 쉽고 재미있는 책이라 하는데 내게는 어려워 읽기 힘든 책이었다. 그래도 '천간, 지지, 오행'이 나오는 부분은 흥미롭게 읽힌다. 내가 관심을 가지는 분야의 내용이고 들어본 적 있는 내용이 있기에 그런 듯하다.

  개인적으로 수학을 멀리하고 지낸 수포자들이 읽기보다는 수학의 재미를 알아가는 이들이 읽으면 더 재미있을 책이라 생각한다. 수학을 전공으로 하는 이들이나 수학이 재미있어 문제로서의 수학 외의 수학을 접하고자 하는 이들이 재미있게 읽을 만한 내용이라 생각된다.

  내가 부족하기에 책을 제대로 읽지는 못했으나 내 수준을 다시금 확인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또, 책의 난이도도 알 수 있던 시간이었다. 아직 이 정도의 책을 읽기에는 많이 부족함을 알았음에 그 의의를 두고, 동양철학에서의 수와 관련된 부분을 다시금 알아가는 시간으로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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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의 역사 설화 - 모든 순간에 하느님의 손길
안소근 지음 / 가톨릭출판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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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의 역사 설화에서 그나마 기억에 남는 것은 토빗기다. 순전히 개인적인 이유로 토빗기의 전반적인 내용은 기억한다. 바로 대천사 라파엘이 나오기 때문에 따로 읽었기 때문이다.


  책은 룻기, 토빗기, 유딧기, 에스테르기를 다룬다. 분명 매일 미사를 읽기 때문에 읽었을 내용이지만 그 속 뜻까지는 생각하지 못하고 읽고 지나쳤는지도 모른다. 매일 미사를 읽고 성경 구절을 선택하지만 자주 접하는 내용이 아니라면 그리 오래 기억을 하진 못했다.


  이번 책을 통해 저자이신 안소근 수녀님의 문장과 친절한 설명으로 구약의 역사 설화 네 편에 가까이 가게 된다. 선이 그어진 상태의 민족이었던 룻의 이야기는 특히나 눈에 들어온다. 분명 모압족은 "그들의 자손들은 십 대손까지도 겨로 주님의 회중에 들 수 없다"(신명 23,4)는 규정에도 불구하고 구원의 역사에 중요한 인물인 다윗의 증조모가 되는 인물이다.


  성경을 읽을 때 인물들의 이름의 숨은 뜻을 알게 되는 재미가 있는데 이번 부분에서도 각각의 인물들의 이름에 담긴 뜻이 이 설화가 얼마나 잘 구성이 되었는지를 예상케 한다. 그 의미를 몰랐다 하더라도 전반적인 스토리로도 신앙심을 고취시키기에 좋은 내용이 아니었나 싶다.


  나는 얼마나 하느님의 계획대로 자신의 역할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는 내용이다. 구약의 역사 설화 네 편을 통해 우리의 삶 안에서 일어나는 하느님의 일들을 알아볼 수 있도록 더 주의를 살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일단은 다시 미사를 나가야 하는 것이 우선인 것 같다.


  코로나19가 사실상 함께 가야 할 바이러스가 된 상황에서 주님께서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시는 숨은 뜻을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 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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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밴 어린시절
W. 휴 미실다인 지음, 이석규 외 옮김 / 일므디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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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그냥 나이 들며 어른이 되면 자연스럽게 성숙한 사람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나이가 들며 돌아보니 자연스럽게 느는 것은 나이뿐이었다. 나이에 비례해서 성숙해지는 것도 아니었고, 오히려 역행을 하게 되는 시기도 온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어린 시절의 내가 현재의 나에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좋은 게 좋은 것이라 생각하며 살아왔고, 괜찮은 가족들 사이에서 커왔다고 생각했으나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결핍된 기재들이 튀어나와 내 삶에 영향을 주는 것도 알게 된다. 이번에 읽게 된 책 『몸에 밴 어린 시절』에서는 그 원인을 '내재과거아'라 부른다.


  올해 초에도 비슷한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와 관련된 책을 읽은 기억이 있는데 이 책에서 더 내 행동의 근원을 더 쉽게 만나볼 수 있다. 누군가를 가르칠 때 답답해지면 나오게 되는 '내재과거아' 기재.


  나도 어느 정도는 인식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알 수 있는 부분이 있다. 휴대전화 사용법 등 이제는 내가 부모님께 가르치게 되는 입장에서 나오는 모습이다. 어린 시절 부모님과 함께 공부를 하던 때의 모습이 드러난다. 커피를 하던 때에는 잘 보이지 않던 모습이나 내가 원치 않는 상태에서 무엇인가 알려주게 되었을 때 특히 더 자주 마주하게 된다. 또, 확실한 내 교육 방침에서 어긋나는 행동과 태도를 보일 때에도 종종 드러나게 되는 모습이랄까? 이건 내가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라면 아직도 인지하지 못한 부분들은 책을 통해 해당이 어느 정도 되는 내용들이 드러난다.


  책에서는 1부 '내재과거아에 대한 이해와 수용'을 다루고, 2부에서 '부모의 지나친 태도', 마지막 3부는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당신 자신과 당신의 인생을 바꾸는 일'을 다룬다.


  특히, 1부에서 내재과거아에 대해 알았다면 2부에서 앞서 내가 알고 있는 내용을 포함해 내게 영향을 준 '부모의 지나친 태도'를 만나게 된다. 그중 완벽주의와 강압, 유약, 방임, 응징의 내용들이 나와 상당히 관련이 되는 부분이라 할 수 있겠다. 교육 방식의 모습에 완벽주의와 강압적인 모습들이 드러난다. 유약과 방임과 응징은 내 삶에서 종종 마주하게 되는 부분들이었다. 그다지 의식하지 못했으나 분명 내게 영향을 주는 부분임을 이번 책을 통해 알게 된다.


  평소 조용히 지내다가 때때로 불화를 만들게 되는 때가 생기는 데 이번 책을 통해 그 이유를 어느 정도는 알 수 있었다. 다른 이의 내재과거아와의 문제가 되기도 한다는 것도 알게 된다. 평소 잘 지내다가도 유독 사소한 일로 트러블이 생기는 게 서로가 배워온 태도에서 비롯되었다는 것도 알게 된다. 문젯거리를 만들지 않게 그냥 넘어가는 태도를 가져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어느 순간 또 잊고 실수를 반복할지도 모른다.


  '몸에 밴 어린 시절'이란 제목이 읽고 나니 더 와닿는 책이다. 인정하지 않는 이들도 있겠으나 분명 우리의 어린 시절이 현재의 우리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확인한다. 자신의 주변 문제에 대해 알 수 있도록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만들어 주는 책이다. 조금은 불편한 과거와 만날 준비가 된 이들이라면 꼭 곁에 두고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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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처한 클래식 수업 4 - 헨델, 멈출 수 없는 노래 난생 처음 한번 들어보는 클래식 수업 4
민은기 지음, 강한 그림 / 사회평론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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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입식 교육으로 '헨델'하면 떠오르는 수식은 '음악의 어머니'였다. 그 당시 어머니이니 당연히 여자려니 생각을 했고, 더 생각을 해보려 하지도 않았다. 헨델이 남자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영화 '파리넬리'를 통해서였다. 여자라 생각했던 작곡가(지금에서 생각을 해보면 당시에 여자가 작곡 활동 등 대외 활동을 하기에는 제약이 많았을 텐데 이 고민은 왜 안 했을까?) 카스트라토 파리넬리를 다룬 영화에서 그의 성별을 처음 확인한 것 같다.


  헨델의 이름을 아는 것에 비해 그의 생은 모르고 있었다. 베토벤이나 모차르트, 바흐 등에 대해서는 여러 책에서 만나고 조금은 우울한 삶을 만났었다. 헨델은 영화 파리넬리의 '갑' 같은 삶을 살아왔다. 어려움이 있었겠으나 살아 당시에서부터 이미 유명했고, 그의 음악들은 사랑을 받았기에 영화 속 캐릭터를 이해하게 된다.


  책은 읽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QR코드를 통해 본문에 나오는 음악을 직접 들어보며 읽을 수 있게 되어 있다. 또 사이트에 접속해 저자에게 궁금했던 부분을 질문도 할 수 있는 것도 마음에 드는 내용이다. 총 다섯 부분으로 되어 있는 책은 대화의 형식으로 구성된다. 집중을 흐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처음에는 했었으나 문답식으로 되어 있어 더 어렵지 않고 재미있게 내용이 전달되는 것을 경험한다.


  헨델 하면 떠오르는 '울게 하소서'가 그 앞부분에 '레치타티보'라는 게 있었다는 것도 알게 된다. 요즘의 뮤지컬에서 넘버로 가기 전 감정선을 살려가는 도입부 대사 같은 것을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영화를 본지 오래라 헨델이 파리넬리를 영입하려 했으나 실패하였다는 내용을 본다. 워낙 본지 오래된 영화라 까탈스럽던 헨델만 보였는데 전반적으로 책에 묘사되는 성격과 일치가 된다. 그런 성격이 기억에 남아 그냥 갑질하는 음악가로만 기억하게 됐는지도 모르겠다.


  오페라에 대해 문외한인 내게 난처한 클래식 수업 헨델 편은 괜찮은 선택이었던 것 같다. 물론, 오페라와 뮤지컬 중 어느 것을 보러 가겠냐 물으면 뮤지컬을 보러 가겠으나 오페라 구성에 대해 알 수 있던 시간이었고, 잘 모르고 있었던 헨델의 삶도 접할 수 있는 책이었다.


  딱딱하지 않은 문답식 구성이면서 질문자의 수준에 맞게 잘 설명하는 친절한 화자 덕에 재미있게 읽으며 오페라에 대한 지식을 넓힐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오페라에 관심은 가는데 당최 알 수 없는 이들과 헨델에 대해 알아보고 싶은 이들이 읽으면 가장 도움이 될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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