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 동물과 식물
허영엽 지음 / 가톨릭출판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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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게시물은 가톨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올해는 다시 청년 성서 모임에 발을 담그게 됐다. 과거에 그룹 공부는 했지만 연수는 다녀오지 않았던 요한복음도 교재가 새롭게 개정되어 다시 그룹 공부를 시작했고, 지난주부터는 사도행전 그룹 공부도 함께하고 있다.

  군 시절부터 이어온 신앙생활이지만, 본격적으로 성경을 깊이 접하게 된 건 첫 청년활동을 연합회, 전례부에서 하게 되면서였다. 당시 전례부이자 청년회장 누나의 추천으로 연합회로 시작해 전례부에 들어가게 되었는데, 그때가 내 성경 여정의 출발점이었다. 하지만 첫 연수는 늦었다. 그 후로 청년 성서 모임에서 창세기 연수, 마르코 연수까지 꾸준히 이어갔고, 그룹 봉사로 3년을 함께했다. 마지막 그룹 봉사를 2013년에 마무리했으니 꽤 오래전 일이다. (지금의 그룹 봉사자가 당시 내 그룹원이었던 걸 떠올리면 새삼 시간이 흐른 걸 실감한다.)

그나마 매일 미사를 읽고, 그날그날 말씀 구절을 뽑아 ‘말씀 사탕’을 만들어 온 지도 벌써 15년이 되어간다. 이제 성경은 내게 독서와 함께 생활의 한 부분이 되어 있다.

  그런 내게 허영엽 신부님의 신간 『성경 속 동물과 식물』은 자연스러운 만남이었다. 신부님은 과거 직장인 탈출기 연수 지도 신부님이셨고, 예전에 읽었던 『성서의 풍속』이나 사람들 같은 책도 인상 깊게 기억에 남아 있다. 이번 책도 성서 공부를 다시 시작한 시기에 만나게 되어 더욱 반가웠다.


  책은 크게 두 장으로 구성된다.

  하나는 ‘말씀 속 살아 숨 쉬는 동물 이야기’, 또 하나는 ‘하느님의 정원을 가득 채운 식물 이야기’다. 1장에서는 43종의 동물이 등장하는데, 각 동물은 짧은 설명과 함께 대표적인 성경 구절로 시작된다. 그리고 그 구절에 담긴 상징적 의미와 신학적 해석이 덧붙여진다.

  성경을 읽을 때 종종 부딪히는 어려움 중 하나가 바로 ‘상징과 비유의 벽’이다. 비둘기, 양, 사자, 물고기 같은 동물들은 단순한 등장인물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전달하는 매개체로 등장하지만, 그 의미를 깊이 이해하기는 쉽지 않다. 물론, 직관적으로 접근하는 방법도 있고, 읽고 공부하며 다시 접하게 될 때 깨닫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시간은 꽤 걸려야 하고 그만큼의 다른 공부도 필요한 부분이다.

  이 책은 그런 독자들에게 ‘상징의 언어’를 해독하는 열쇠를 건넨다.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물고기’에 대한 이야기였다. 가톨릭 신앙 안에서 ‘물고기(익투스)’는 초기 그리스도인들의 상징으로 자주 등장한다. 내가 가방에 달고 다니는 작은 인형이나, 가톨릭 성서 모임의 상징으로 사용하는 물고기 표식을 떠올리며 책을 읽으니 한층 더 친근하게 다가왔다.

  구약에서는 인간을 바다의 사는 물고기에 비유를 했다는 게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괜히 예수님께서 '사람을 낚는 어부'라고 하신 게 아님을 확인하게 된다. 더 생각을 해보니 물고기는 물속에서 자유롭게 살아가지만, 동시에 생명의 근원인 물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그 모습이 마치 하느님의 사랑 안에 머무는 신앙인의 삶을 닮아 있다는 것이 아닌가도 생각을 해보게 된다.

  책의 또 다른 축은 식물에 대한 이야기다. 올리브나무, 포도나무, 무화과나무, 겨자씨 같은 익숙한 식물들이 성경 속에서 어떤 상징으로 쓰이는지 하나씩 짚어낸다.

  특히 올리브나무는 구약과 신약을 잇는 상징으로 등장한다. 노아의 방주 이야기에서 홍수가 끝났음을 알리는 비둘기와 올리브 가지는 평화의 상징이자, 생명이 회복되는 신호였다.

  결국 신앙과 생태는 별개의 이야기가 아니라, 같은 뿌리에서 자라난 한 그루의 나무처럼 연결되어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책을 읽으며 단순히 동식물에 대한 설명이 아니라 “성경을 읽는 또 하나의 감각”을 깨워주고, 키우는 안내서가 아닌가도 생각을 해보게 된다. 하느님의 말씀을 통해 인간만이 아니라, 모든 피조물이 함께 구원받는 이야기로 성경을 다시금 바라보게 된다.


  『성경 속 동물과 식물』은 신앙인에게는 말씀을 깊이 묵상하게 하는 책이자, 자연과 생태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는 신앙의 언어로 세상을 읽는 새로운 관점을 열어주는 책이다. 책을 덮고 나면 어느새 눈앞의 나무와 새, 풀 한 포기까지도 다른 의미로 다가올지도 모른다.

  성경 속에 스며든 자연은 결국 하느님의 손길이 닿은 생명이었음을 깨닫게 된다. 바람결에 흔들리는 잎사귀 하나, 물가에 앉은 비둘기 한 마리에서도 그분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성경은 더 이상 활자에 머무르지 않을지 모른다. 그 말씀은 살아 있는 생명으로, 오늘의 우리 곁에서 여전히 숨 쉬고 있음을 다시금 깨달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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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떻게 공범이 되는가
맥스 베이저먼 지음, 연아람 옮김 / 민음사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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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겉으로는 아무 잘못도 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누군가의 비윤리적 행동을 방조하거나 묵인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 우리가 알게 모르게 공모에 가담하는 일상의 심리와 구조를 해부하며, “나는 가만히 있었을 뿐인데”라는 말이 얼마나 위험한 자기 기만인지를 드러낸다. 『우리는 어떻게 공범이 되는가』는 우리의 불편한 그 지점을 정면으로 겨눈다.

  책의 1장은 “누구나 공범이 될 수 있다”는 명제에서 출발한다. 맥스 베이저먼은 악의적인 의도를 가진 소수만이 비윤리적 행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오히려 평범한 사람들조차 침묵과 순응 속에서 공범이 된다는 것이 그의 핵심 주장이다.

  기업, 정부, 종교, 언론 등 거대한 조직 속에서 사람들은 상사의 지시나 조직의 분위기에 휩쓸려 판단을 유보한다. 그렇게 작은 타협이 쌓이고 합리화가 반복될 때, 조직은 전체적으로 부패의 길로 접어든다. 이 책은 그 과정을 “공모의 심리학”이라 부른다.


  책은 1장을 제외한 세 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파트로 구성된다. 파트 1 ‘명백한 공모’에서는 권력자와 부하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직접적인 공모를 다룬다. 베이저먼은 여러 기업과 정치권의 사례를 통해, 리더가 “충성”과 “협력”을 강조할수록 구성원들이 윤리적 판단을 잃어버리는 현상을 설명한다. 목표 달성을 위한 압박이 사람들에게 불법 행위를 정당화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파트 2 ‘일상의 공모’는 더 섬세하고 불편하다. 여기서는 우리가 매일 마주치는 평범한 상황에서의 공모를 다룬다. ‘특권을 누리는 사람들’, ‘가짜 예언자에게 빠지다’, ‘권위와 충성’, ‘타인에 대한 신뢰’, ‘비윤리적 시스템에 의한 공모’ 등으로 이어지는 장들은 우리가 “그냥 조직의 일원으로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부정의에 동참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상사의 부당한 지시를 눈 감거나, 동료의 잘못을 알고도 조직의 평화를 위해 입을 다무는 행위가 모두 일상적 공모의 한 형태로 제시된다.

  저자는 이 책에서 공모를 단순히 개인의 도덕성 문제로 보지 않는다. 그는 비윤리적 시스템이 사람들을 공범으로 만드는 구조적 요인을 강조한다. 기업의 성과 중심 문화, 정치권의 충성 경쟁, 종교 조직의 위계질서 등은 개인이 목소리를 내기 어렵게 만든다. 침묵은 곧 생존 전략이 되고, 그 침묵이 반복되면서 조직은 점점 비윤리적인 방향으로 기울어진다. 결국 문제는 ‘나쁜 개인’이 아니라 윤리적 판단을 차단하는 환경이다. 그래서 그는 공모를 끊기 위해서는 개인의 양심뿐 아니라 시스템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파트 3은 독자가 실제로 어떻게 공모의 사슬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에 초점을 맞춘다. ‘공모의 심리학’에서는 우리가 스스로를 정당화하는 심리적 메커니즘을 분석한다. “내 할 일이나 하자.”라는 생각이 윤리적 판단을 마비시키는 것이다.

  이어지는 ‘공범이 되지 않으려면’과 ‘리더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서는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한다. 개인은 불의 앞에서 침묵하지 않는 용기를 가져야 하며, 리더는 구성원들이 윤리적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시스템을 설계해야 한다. 단기 성과보다 윤리적 기준을 우선시하는 리더십이야말로 공모를 끊어내는 유일한 방법이다.

  『우리는 어떻게 공범이 되는가』가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공모는 타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문제라는 것이다. 우리가 아무 행동도 하지 않을 때조차, 이미 누군가의 침묵 속에서 불의는 자라난다. 그렇기에 이 책은 단순한 윤리학 이론서가 아니라, 현대 사회의 윤리 감수성을 되살리는 행동지침서에 가깝다. 맥스 베이저먼은 “선의의 침묵도 악의의 동조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일깨우며, 독자에게 윤리적 선택의 책임을 되돌려준다.


  이 책은 단지 학문적인 분석을 넘어, 오늘의 현실에 대한 경고로 읽힌다. 정치적 양극화, 기업의 불투명한 의사결정, 온라인상에서의 집단적 방관 등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 곳곳에는 공모의 심리가 작동하고 있다. 『우리는 어떻게 공범이 되는가』는 이러한 시대에 조직 윤리와 공모 심리를 되짚는 필독서가 아닐까 싶다.

  우리는 종종 악을 저지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스스로를 면죄하지만, 이 책은 그 생각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준다. 결국 윤리적 사회는 거창한 이상에서 시작되지 않는다. 옳지 않은 일 앞에서 한 사람이 침묵하지 않을 때, 그때부터 변화는 시작되는 게 아닐지 생각해 보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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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삶이 답답할 때 부처를 읽는다 - 오늘도 마음이 흔들리는 당신을 위한 지혜의 말들
우뤄취안 지음, 정주은 옮김 / 알토북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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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잘 풀리는 게 없는 시기다. 겉으로는 그럭저럭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으로는 뭘 해 먹고살아야 할지 막막하고 앞으로의 일들을 어떻게 풀어가야 할지 고민만 쌓인다. 방향도, 확신도 없는 채로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을 때, 문득 내 마음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제목의 책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삶이 답답할 때 부처를 읽는다』. 색즉시공, 공즉시색 같은 불경의 구절이 떠올랐다. 결국은 다 비워야 한다는 말일까? 그렇게 막연히 생각하던 차에 책 하단의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마주하고, 받아들이고, 해결하고, 내려놓아라.” 예상과는 다른 메시지였다. 무작정 비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삶을 정면으로 바라보라고 한다. 그 문장 하나에 이끌려 답답한 마음으로 책장을 펼쳤다.


  책은 고요한 침묵 속에서 시작된다. 첫 챕터 〈고독이 가져다주는 '침묵'이라는 힘〉에서는 혼자 있는 시간을 외로움이 아닌 ‘자기 회복의 공간’으로 바라보라고 말한다. 세상의 소음과 관계의 피로 속에서 벗어나 오롯이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 그것이야말로 흩어진 마음을 모으는 첫걸음이라고 한다. 외로움이 아니라 고독을 견딜 줄 아는 힘, 그 안에서 마음의 중심이 조금씩 잡히는 느낌이었다. 혼자 있는다고 했으나 스마트폰이나 PC를 통해 항상 세상과 연결되어 있는 상태 또한 피로의 연장선이라는 것을 망각했던 것은 아닌지 생각을 해보게 된다.

  두 번째 챕터 〈자유보다 중요한 것은 자재(自在)이다〉는 지금 우리에게 익숙한 ‘자유’의 개념을 다시 묻는다. 하고 싶은 대로 다 할 수 있는 자유가 오히려 우리를 더 불안하게 만든다고, 작가는 단호히 말한다. 마음을 다스리고 절제할 줄 아는 ‘자재’의 태도가 진짜 평화로 이어진다는 메시지는 단순하지만 오래 남는다. 자유는 외적인 조건이라면, 자재는 내면의 질서다. 그 차이를 깨닫는 순간, 조금은 숨이 트였다. 분명 나이가 들며 자유에 대한 경계가 있었다. 경제적인 자유를 위해서는 시간의 제약이 있었고, 시간의 자유가 주어졌을 때는 경제적인 제약이 항상 따라붙어왔던 것 같다. 알게 모르게 그렇게 균형이 이뤄지고 있었다는 것을 깨닫는 데 꽤 오래 걸린 것 같다.

  세 번째 챕터 〈진정한 자아, 무아로 나아가기〉에서는 우리가 붙들고 있던 ‘나’라는 실체가 얼마나 불안정한지 보여준다. 나라는 존재는 결국 생각과 감정의 모음일 뿐, 끊임없이 변한다. 작가는 ‘무아(無我)’란 자신을 없애는 게 아니라, 그 집착에서 벗어나는 일이라고 말한다. 내가 옳다고 믿었던 것들, 고집처럼 들러붙은 판단들을 조금씩 내려놓을 때 세상이 다르게 보이기 시작한다.

  이어서 〈마음을 돌리고, 내려놓기를 배우다〉에서는 내려놓음의 의미를 새롭게 풀어낸다. 포기하거나 무감각해지는 게 아니라, 불필요한 불안과 집착을 놓는 연습이다. 과거의 후회와 미래의 걱정을 잠시 내려두면,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지금 여기’에 머무는 힘이란 그렇게 단순한 것에서 비롯된다.

  다섯 번째 챕터 〈참회와 용서로 자신에게 너그러워지기〉는 유독 마음을 울린다. 우리는 자주 스스로를 탓하며 살지만, 작가는 말한다. 참회란 자책이 아니라 용기이며, 용서는 타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나 자신을 풀어주는 일이라고. 상처를 붙든 손을 조금씩 놓아줄 때, 마음이 비로소 숨을 쉰다.

  여섯 번째 챕터 〈사랑하기와 사랑받기〉에서는 관계의 본질을 돌아본다. 사랑이란 무언가를 얻기 위한 교환이 아니라, 존재 자체를 존중하고 아끼는 마음의 표현이다. 사랑을 통해 우리는 타인을 이해하면서 동시에 자신을 이해하게 된다.

  마지막 챕터 〈먼저 원심을 내는 것이 생명의 귀착점이다〉에 이르면, 그동안의 여정이 하나로 모인다. 원심(願心), 즉 ‘좋은 세상을 향한 마음’을 품는 것이야말로 삶의 귀착점이라고 말한다. 나를 돌보는 일에서 시작된 마음의 길이 결국 타인에게로, 세상으로 확장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의외로 나를 돌보지 않는다. 나 역시 과거에 성당 연수 때 면담으로 들었던 신부님의 말씀이 생각이 난다. 그때보다 나아졌다고 생각했으나 겉으로만 그러했을 뿐 여전히 나보다는 타인에 더 신경을 썼던 것은 아닌지 생각을 해보게 된다.

  책은 그렇게 불교의 108번뇌와 연결된 108개의 글로 완성이 되어있다. 책을 덮고 나니, ‘부처를 읽는다’는 말이 조금 다르게 들렸다. 그것은 경전을 공부한다는 뜻이 아니라, 내 마음의 소리를 읽는 일에 가까웠다. 답답한 현실을 견디고 있는 나에게 이 책은 “비워라”가 아니라 “바라보라”라고 말해주는 듯했다.


  요즘처럼 모든 게 막막하게 느껴질 때, 『나는 삶이 답답할 때 부처를 읽는다』는 조용히 길을 가리켜주는 등불 같은 책이다. 삶이 단단해지려면, 먼저 마음이 고요해져야 한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된다. 하지만 요즘 세상은 드러나거나 분주해야 한다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 과연 그게 옳은지는 각자의 신념에 물어보면 될 것 같다.

  언제 가장 마음이 답답하다고 느끼시나요? 그럴 때 이 책을 한 번 펼쳐보시길 권한다. 복잡했던 생각들이 조금씩 가라앉고, 마음속에 잔잔한 평화를 찾을지도 모를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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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밖 나를 위한 브랜딩 법칙 NAME
김용석 지음 / 처음북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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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언제부턴가 퍼스널 브랜딩 책을 종종 읽게 된 것 같다. 뭔가 알 것 같으면서도 애매한 내용들이 오히려 잘 만들어 가는 내 브랜딩에 혼동을 주기도 하는 책들도 있었다. 새로운 사업 구상을 해가며 퍼스널 브랜딩에 대해서도 더 생각을 하게 되기에 '회사 밖 나를 위한 브랜딩 법칙'이라는 제목에 끌렸다. 결국 회사를 앞세우는 게 아니라 나라는 브랜드를 굳건히 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제대로 배우고 싶을 뿐이었다.

  처음 책 표지만을 봤을 때는 그리 확 눈에 들어오는 디자인은 아니었다. 그러나 문구들은 충분히 내게 꼭 필요한 책이라는 인상을 심어줬다.


  책은 크게 '퍼스널 브랜딩', '퍼스널 브랜딩 프레임워크 NAME' 두 개의 파트로 구성된다. 파트 1에서 전반적인 퍼스널 브랜딩의 정의와 그동안 내게 혼동을 주던 여러 정의를 정리할 시간을 준다. 파트 2는 저자가 만들어 낸 퍼스널 브랜딩의 프레임워크 NAME의 각론인 4개의 챕터로 진행된다.

  챕터 2에서부터 퍼스널 브랜딩 프레임워크에 빠지게 되는 것은 무엇이 중요한지를 이제는 알기 때문이지 않을까? 여러 직종을 경험해 보며 보낸 시간들이 어쩌면 허송세월 같을지 모르나 그만큼의 여러 '항해'를 해왔기 때문이라 할 수 있겠다. 그중에는 진짜 항해까지 있으니... 저자가 제시하는 여러 방법들 중 실제 내가 해봤던 경험들과도 겹치는 부분들이 있었기에 책에 대한 몰입도가 높아졌던 것 같다.

  챕터 3는 소비자를 직접 마주하게 되는 서비스직에서 일을 해봤다면 경험했을 법한 내용들이었다. 괜히 단골이 되려 하는 게 아니고, 단골에게 잘 해주는 게 아니라는 것은 자신만의 단골가게 혹은 아지트가 있는 이들은 알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최근 사업 구상을 하면서도 이 부분에 대해 보다 예민하게 생각을 하게 되는 것도 직·간접 경험이 바탕을 이룬다.

  챕터 4를 읽으며 앞으로 함께 해야 할 일에 대해 더 생각하게 된다. '마태효과' 부분을 읽으며 과거 블로그를 키우던 때를 떠올리기도 했다. 그게 아니더라도 내 전공을 살려 공모전에 작품을 출품했을 때도... 아직은 그런 정도로 쌓인 게 없기에 그만큼의 폭발력을 발휘하지 않는 게 아닌가도 생각을 해보게 된다. '멘탈 관리' 방법들도 잘 참고해 둬야 할 부분이다. 블로그를 통해 겪고 실행한 내용들이라 공감을 쉽게 할 수 있었다.

  마지막 챕터가 경험치가 적었고, 과거 일을 하던 때에도 신경을 쓰지 못한 부분이라 이 부분은 특별히 더 신경을 쓰며 세세히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파트 2는 각 챕터 마지막에 'Key Questions From'으로 해당 챕터의 내용을 되새기며 독자 각자의 답을 찾아가는 데 도움을 준다. 그러나 그저 가볍게 흘려 넘긴다면 무의미한 내용이 될지도 모른다. 그만큼 나를 위해 적극적으로 책의 내용들을 실천해 봐야 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


  디자인의 첫인상은 아쉬웠으나 내용은 그 인상을 가시게 해준다. 퍼스널 브랜딩을 해보려 하는데 정확히 어떤 것인지 모르는 이들과 어떻게 '나를 위한 브랜딩'을 만들어 가야 할지 고민인 이들이 읽어보면 확실히 도움이 될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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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은 왜 자꾸 내 말을 끊을까 로버트 볼튼 인간관계 수업 1
로버트 볼튼 지음, 박미연 옮김 / 트로이목마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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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어릴 때보다 나이가 들수록 인간관계가 쉽지 않다는 걸 실감한다. 어린 시절엔 마음이 가는 대로 행동했고, 관계의 대부분은 부모님이나 선생님 같은 어른들이 어느 정도 만들어주었다. 하지만 이제는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며 관계를 이어가야 한다. 그래서일까, 예전보다 더 자주 ‘왜 이렇게 인간관계가 어렵지?’ 하는 순간이 찾아온다. 『그 사람은 왜 자꾸 내 말을 끊을까』는 그런 고민 속에서 손이 간 책이었다.

  제목만으로도 호기심을 자극했지만, 책 뒷면에 적힌 문구 ―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을 읽었다면, 이제는 일상 속 실용적인 대화의 스킬을 익혀야 할 때!” ― 가 결정적이었다. 인간관계의 본질이 ‘마음’이라면, 그 마음을 잇는 건 결국 ‘대화’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원래 한 권으로 출간된 로버트 볼튼의 고전 『피플 스킬(People Skills)』을 새롭게 두 권으로 나눈 개정판이다. 그중 이 책은 ‘듣는 기술’에 집중한다. 대화 속에서 내 말을 끊고 자기 말만 하던 사람들, 혹은 나 역시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었던 적이 떠오르며 책장을 넘겼다.


  볼튼은 토마스 고든이 우리가 대화에서 저지르는 '12가지 의사소통의 장벽’을 크게 세 부류로 정리한다. '비판하기, 인신공격, 진단하기, 평가형 칭찬'을 '판단하기'로, '명령하기, 위협하기, 훈계하기, 과도하거나 부적절한 질문, 조언하기'를 '해결책 제시하기'로, 마지막으로 '화제 돌리기, 논리적 언쟁, 위안하기'를 '상대방의 관심사 회피하기'로 정리한다.

  예를 들어 누군가 “요즘 너무 지쳐”라고 말했을 때, “그럴 땐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지”라고 답하는 순간 이미 대화는 멈춰버린다. 상대는 이해받지 못했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우리가 자주 놓치는 부분이다. 관계의 핵심은 해결이 아니라 공감이라는 것. 『그 사람은 왜 자꾸 내 말을 끊을까』는 이 단순하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진리를 차근히 풀어낸다.

  그래서 듣는 기술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다. 파트 2에서는 다섯 개의 챕터로 듣기의 기술을 구체적으로 다루며, 하나하나 실제 사례와 연습 방법으로 이어진다. 아예 생소한 내용은 아니지만 이렇게까지 세부적으로 나눌 수도 있음도 책을 통해 알게 된다(평소에는 이렇게까지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으니...). 특히, 챕터 4의 내용들은 요즘 "너, T야?"라는 말에 씁쓸해지는 이들이 배워두면 좋을 내용 같았다.

  책은 언어 이외에도 ‘비언어적 신호’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고개를 끄덕이는 것, 눈을 맞추는 것, 적절한 거리와 표정 ― 이런 작은 신호가 대화의 분위기를 결정함은 대화를 많이 해본 이들이라면 알 것이다.

  챕터 7에서 '더 잘 듣기 위한 지침' 중 첫 지침과 두 번째 지침은 나 역시 불쾌함을 느끼던 때가 있던 경험들을 떠올리게 한다. 그래서 내가 주의하게 되는 부분이기도 했다. 단어 고르는 일은 글을 쓸 때 특히 신경을 쓰게 되는 부분인데 말을 할 때도 주의를 해야겠다는 마음도 갖게 된다. 그 외에도 더 신경 써야 할 내용들을 마지막 챕터에서는 다루고 있다.


  『그 사람은 왜 자꾸 내 말을 끊을까』는 결국 ‘경청’의 중요함을 배울 수 있었다. 나도 말하기보다는 듣는 게 자신 있는 편이라 생각했는데 어쭙잖은 과욕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이후 이어질 2권의 '말하기 기술'에 대한 궁금증도 생기게 되는 책이었다.

  로버트 볼튼은 이 책에서 인간관계를 기술이 아닌 태도의 문제로 본다. 그리고 그 태도의 중심엔 ‘경청’이 있었다. 우리는 모두 말하고 싶어 하지만, 진심으로 누군가의 말을 들어주는 사람은 많지 않기에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닌가도 생각을 해보게 된다.

  왜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을 읽었다면 실용적인 대화의 스킬을 익혀야 한다는 글이 있었는지 파악할 수 있었다. 이 책은 남들보다 말을 많이 하는 이들이 읽어봐야 할 내용이 아닌가 싶다. 문득, 주변에 생각나는 사람도 있는데 그가 이 책을 읽고 그대로 따라 해보면 어떨까 하는 기대를 해보게 된다.

  타인과의 대화를 잘 이어가고 싶은 이들이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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