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하버드에 오다 - 1세기 랍비의 지혜는 지금 우리에게 무엇을 의미하는가
하비 콕스 지음, 오강남 옮김 / 문예출판사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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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제목이 먼저 시선을 끌었다. 『예수 하버드에 오다』라는 말은 어딘가 어울리지 않는 조합처럼 느껴졌다. 예수와 하버드라니. 한쪽은 신앙의 상징이고, 다른 하나는 현대 엘리트 지성의 상징 아닌가. 그런데 책의 ‘들어가는 말’을 읽으며 그 어색함은 금세 호기심으로 바뀌었다. 하버드가 처음부터 세속 학문의 전당이 아니라, 목사를 양성하기 위해 세워진 학교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문제는 이것이었다. 21세기에 들어, 왜 다시 예수가 하버드로 불려오게 되었을까.


  책은 단순히 예수를 신앙의 대상으로 다시 불러들이려 하지 않는다. 오히려 윤리적 삶, 책임, 사회적 선택이라는 질문 앞에 예수를 세운다. 문명이 발전할수록 윤리의 문제는 오히려 더 복잡해졌고, 지금 이 시대의 혼란은 그 질문을 더 절실하게 만든다. 이 책에서 만나는 예수는 신앙 고백의 대상이라기보다, 랍비로서 사람들에게 삶의 방향을 묻는 존재에 가깝다. 그래서 이 책을 읽기 전부터, 과연 어떤 방식으로 예수의 가르침이 오늘의 언어로 풀릴지 궁금해졌다. ‘들어가는 말’ 이후 이어지는 세 편의 글은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의 방향을 차분히 안내해 주는 역할을 한다.

  『예수 하버드에 오다』는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들이 예수에 대해 한 이야기들’, ‘그가 들려준 이야기들’, 그리고 ‘다른 이들이 예수에 대해 한 더 많은 이야기들’이다. 첫 번째 부분을 읽으며 그동안 성경을 얼마나 익숙함 속에서 흘려 읽어왔는지를 깨닫게 된다. 특히 예수의 족보를 다루는 대목에서는, 그 안에 등장하는 내가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여인들처럼 주변부 인물들이 지닌 의미를 거의 생각해 본 적이 없었음을 인정하게 된다. 아마도 내가 아는 것이 부족해서 보이지 않았던 것일지도 모른다.

  이어지는 내용에서 하버드 학생들이 만든 《크림슨》에 실린 한 기사와, 그것을 둘러싼 신학적 상상은 꽤 인상 깊었다. 무염시태와 연결 지어 사유하는 방식은 낯설면서도 흥미로웠다. 가톨릭 신앙 안에 오래 머물러 있었기에, 그런 비교 자체를 떠올리지 못했던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저자는 분명히 그 둘이 동일선상에서 비교될 수 없음을 짚어준다. 성모 마리아는 엘리트도, 지성의 중심에 있던 인물도 아니었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선택되었고, 신앙 안에서는 공경의 대상이 되었던 것이 아닐까. 그 이후 이어지는 설명들은 비교적 고개를 끄덕이며 읽을 수 있었다. 성경 본문 자체가 낯설지 않았기에 독서의 속도도 자연스럽게 붙었다. 특히 희년에 대한 언급은 최근의 신앙 경험과 겹쳐져 더 깊이 다가왔다.

  두 번째 부분에서 예수가 직접 들려주는 이야기들은 읽는 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다. 이상과 현실, 신앙과 삶 사이의 간극이 또렷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예수의 가르침은 여전히 단호하고, 그 기준은 쉽게 완화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성직자가 아닌 평신도로서, 하나의 삶에 온전히 몰입하는 것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솔직히 말하면 요즘의 나는 신앙생활과 현실 생활을 분리하려 애쓰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예전에는 신앙이 삶의 중심에 있었고 사회생활은 부차적인 것으로 여겼다. 그런데 그 방식이 현실을 더 힘겹게 만들었는지, 어느 순간 불만과 좌절이 더 컸다.

  그래서 요즘에는 방향을 조금 바꾸어 보았다. 신앙과 현실 중 하나를 희생하기보다는, 그 사이 어딘가의 균형점을 찾는 쪽으로. 그 균형이 언제, 어떤 모습으로 찾아올지는 아직 모르겠다. 다만 『예수 하버드에 오다』는 그 질문을 회피하지 않게 만든다. 이 책은 답을 주기보다는, 생각을 멈추지 않게 했다.


  책을 읽으며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예수 하버드에 오다』는 신앙 서적이라 할 수 없다는 것. 인문서로 신앙이 있든 없든, 예수를 한 번쯤 다시 생각해 보고 싶은 독자라면 충분히 의미 있는 독서가 될 것이다. 예수를 믿으라고 설득하기보다, 예수가 던졌던 질문을 오늘의 자리로 옮겨 놓는 책. 그래서 이 책은 조용하지만 오래 남는 게 아닌가 생각을 해보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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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굳이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 마음시 시인선 17
이정하 지음 / 마음시회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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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20대 대학 시절 가수 강수지 누나의 추천으로 이정하 시인의 시집을 처음 접했다. 워낙 서점을 자주 드나들던 시기. 우연히 사인회를 하고 있는 시인을 서점에서 만났다. 그때 시인에게 시집에 사인을 받았을 때도 문창과 학생이라 하니 자신의 "내 시집은 문창과 학생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 텐데..."라던 말도 기억이 난다.

  그 후로 한동안 시인의 시집을 잊고 지내다 2018년 다시 시집을 읽게 됐다. 이제는 커피 일은 더 이상 하긴 어렵겠다며 어떤 일을 해야 할지 고민하던 전환의 시기였다. 그래서 여러 시집들이 읽혔고, 타 출판사에서 간행 중이던 이 시집도 다시 다가왔다. 거의 20년 정도가 흘렀음에도 여전히 끌리는 시집. 개인적으로 시를 전공하기 전부터 추구하는 스타일의 시였기에 다시 시집을 읽었던 것 같다.

  그로부터 8년 정도가 되어가는 시기. 새로운 출판사에서 나온 시인의 시집에 손이 갔다. 더 이상 시집은 만 원 미만의 가격이 아닌지 오래. 시인의 서명이 담긴 시집은 앞선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며칠 전부터 글쓰기 앱에 조금씩 습작을 하는 시기에 다시 읽는 시집. 시집에 수록된 시들을 읽으며 내가 요즘 쓰는 습작들이 떠오른다. 거리를 두고 있었지만 처음 끌렸던 방향으로 내 글 스타일은 더 강하게 지향하게 된 것일까? 시집 제목부터도 최근 몇 년간의 내 삶의 방식과도 비슷했다. '굳이'는 입버릇처럼 말하게 된다. 과거 타인의 눈치를 보며 흔들리던 젊은 청년은 이제 중년의 나이가 들어 자신만의 원칙을 지켜 나가고 있었다.

  그동안 여러 시련을 겪으며 희망적인 미래를 계획했던 눈은 날카로운 현실에 비판적이 되었다. 타인을 위하며 자신의 마음의 소리에 무관심했던 이가 그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으니... 그런 변화를 겪어온 이에게 다시 읽은 시집의 시들은 여전히 젊은 시절의 아름다움을 품고 있었다. 당시에는 좋게만 보였던 시들이 머리보다 가슴으로 이해가 되는 나이라는 것을 확인하게 한다. <작은 기도>를 하던 마음이 <바람 속을 걷는 법 2>이 익숙한 일상이 됐다. 경사 보다 조사의 연락이 더 많이 오는 나이.

  20대 초반 읽던 시집과 30대 후반 읽었던 시집, 40대 후반에 들어서며 읽는 시의 변화. 그럼에도 여전히 애착하며 가슴 졸였던 <그런 날이 있었습니다>는 이제는 다시 그런 날을 바라는 마음과 이제는 슬픔에서 헤어 나오는 방법을 좀 알 것 같다는 마음으로 다가갈 수 있는 시기를 보내고 있는 듯하다.


  시가 어려워 읽지 못하겠다는 이들이라도 시인의 시집을 읽는다면 와닿는 게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자신만의 언어도 필요하지만 헛헛한 마음을 달래기 위해 시집을 찾는 이들에게 가슴으로 접하기 좋은 시를 담은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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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씨의 한국인도 모르는 한복 이야기
신채민 지음 / 예미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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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한복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 일반적인 명칭 정도만 알고 있을 뿐. 그래도 아끼는 생활 한복이 한 벌 있기에 한복 이야기에 궁금증이 생겨 책을 읽게 됐다. 옷에 특별한 의미를 두지는 않지만 '의식주'가 가장 중요하다며 옷에 대해 그동안 너무 신경을 쓰지 않은 것 같다. 지금 입는 옷도 실용성에 신경을 쓰지 그 의미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다.

  과거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떠올리기도 했다. 우리가 그냥 입는다고 생각하던 옷들도 패션에 그 당시 여러 의미가 있었던 것 같았는데 그런 것까지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뭐 내가 패션을 모를 뿐. 그 패션 트렌드에 영향을 받고 있음을 알게 됐다. 또, 왜 저자는 '한복씨'가 됐는지도 궁금했다. 그리고 한국인으로 한복에 대해 알아두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외에서는 많은 관심을 두는 우리 문화에 대해 우리는 너무 무관심했던 것은 아닌지를 생각하게 된다. 익숙한 것들에 대한 무관심이었다면 이제는 우리에게도 익숙하지 않기에 관심을 갖게 되는 것 같다.


  책을 읽어가며 내가 아는 얕은 지식들과 달리 꼼꼼한 설명을 만나게 된다. 또, 우리 옷을 우리보다 더 사랑하게 된 외국인들의 인터뷰는 우리가 이국의 문화에 대한 동경을 갖는 것과 다르게 다가오기도 한다. '한알못'을 위한 부분에서 남자이기에 생각하지 못했던 한복 입는 법의 순서나 여름철과 겨울철에 어떤 대비를 하는지도 흥미로운 내용이었다. 어느 순간 방송에서 봤지만 저런 소품들은 이름이 뭔지 크게 궁금해하지 않았던 풍차와 볼끼는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다만, 저자가 여성이고 여성 한복의 복식이 더 다양하기에 그렇겠지만 자신에게 익숙하고 착용하는 여성 한복에 비중을 두고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듯하다.

  두 번째 부분을 보며 과거 한복 사진을 찍었던 일이 떠오른다. 지인 중에 한국사 능력자가 있기에 몇 번 찍어본 적 있는데 이 책의 내용을 당시에 알았더라면 좀 더 촬영에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뭐 당시 당사자와 그 지인들도 만족스러워했던 사진을 촬영했기에 큰 미련은 없지만 다시 비슷한 기회가 생기면 '한복씨 포즈법'은 활용해 봐야겠다.

  마지막 부분을 읽으며 나도 가본 곳들이 많은데 다른 것은 나는 여행이나 사진을 찍으러 갔다는 사실이다. 워낙 사진 찍히는 것은 좋아하지 않기에 주목받는 것은 싫어하지만 그래도 소개가 되는 장소들을 보며 다른 의미로의 아쉬움도 남는 듯하다. 이 부분은 언제 다시 찍을지 모르겠으나 한복 촬영을 다시 할 때를 위한 아카이브로 남겨둬야겠다. 그리고 해외로 진출한 저자의 모습은 민간 대사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하다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K-컬처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생활이고 일상이기에 익숙하기만 한지도 모른다. 한복도 그런 익숙함이 있었지만 나이가 들면서 더 멀어진 것 같다. 어렸을 때는 그래도 한복을 입지만 어느 순간 한복이 불편하고, 키도 크며 사이즈가 맞지 않아 입지 않게 된다. 그 후로 결혼을 하기 전에는 쉽게 입을 일이 없는 옷이 되어버린 예복과 같은 존재가 되어버렸다.

  특별한 날이 아니라도 다시금 한복을 일상에서 입을 날이 올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내가 생활 한복을 입고 다닐 때도 많이 튀는 듯했는데 그런 복식이 일상복처럼 그냥 튀지 않게 느껴지는 날이 오길 바란다. 이 책은 한복에 대해 알아보고자 하는 이들이 부담스럽지 않게 다가갈 수 있는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정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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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를 끌어당기는 내 사주 사용법 - 천 명의 운명을 바꾼 사연남의 사주 입문서
사연남 지음 / 비타북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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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사주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생각도 부정적인 생각도 있다. 작년 초에도 의외의 저자가 쓴 사주 책을 읽었다. 전에도 이야기했지만 친한 형님 중에 다른 일을 주로 하시지만 집안 공부로 사주를 공부하신 분이 계셔서 그분께도 여쭤봤을 때 이제는 쉽게 접하는 사주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도 들게 됐다. 분명 누구나 볼 수 있을 수 있지만 과연 누가 정확한지... 이 책을 읽기 전에도 그런 생각을 했다.

  저자는 사주에 상담비와 교육비로 천만 원 이상을 쓰며 경험하고 여전히 연구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프롤로그를 읽으며 확인한다. 그리고 그가 깨달은 한 가지, 방향성에 대한 내용은 공감을 갖게 한다.


  책은 '운을 공부하는 사람이 이긴다', '나를 들여다볼 수 있는 사람이 이긴다', '운을 활용하는 사람이 이긴다', '운을 이용해서 미래를 준비하는 자가 된다'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부록으로 '운을 끌어당기는 초년운, 중년운, 말년운 전략'이

  1장은 왜 사주를 공부해야 하는지에 대해 다룬다. 요즘 사주나 타로를 배울 수 있는 문턱이 많이 낮아졌다. 구에서 운영하는 문화원이나 교육청 산하 평생교육원들에서도 프로그램을 만나는 게 어렵지 않다. 문화센터들과 다르게 해당 기관들은 교육비도 저렴한 편이라 더 배우려는 이들이 많이 늘어난 것 같다. 이 장을 읽으며 타인의 사주는 모르겠으나 자신의 대략적인 사주를 알고 있다면 막막한 길에 나침반으로 방향을 찾아가는 데 수월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2장에서는 본격적으로 사주를 보는 사주팔자에 대해 다룬다. 생년월일시까지 알고 있기에 내 사주팔자를 찾아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이제 그 후 이어지는 해석에 관한 내용을 접근해 간다. 세종대왕의 사주팔자를 통해 접근하는 방법을 알아가며, 오행에 대해 개괄적인 특성들을 접하게 된다. 내 경우 금의 속성이 강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은 이유를 만세력의 결과를 보고 이제는 알 수 있었다. 이 정도 읽었을 때 '60가지 일주로 나를 설명하다'를 보며 내 일주를 찾아본다. 전에 비슷한 내용을 들었기도 하고, 내 전반적인 모습과도 많이 닮아 있음도 확인한다.

  3장을 읽으며 직감에 대한 부분들을 더 생각을 해보게 된다. 나이가 나이인 만큼 확실하게 나와 맞는 이와 맞지 않는 이들에 대해서 감이 과거에 비해 정확도가 높아진 것도 그런 듯하다. 쎄함은 과학이라 했던 것처럼 최근 8년간의 만남에서 찝찝한 느낌의 사람들이 보인 결말은 파국이었으니... 가스라이팅을 활용하는 이도 있어 당하기도 했지만 그를 통해 날 이용하려 한다는 감각도 확실히 익힌 듯하다. 그렇기에 돈을 벌기 위해 중요한 건 결국 사람이라는 말에도 확실히 공감을 할 수 있었다.

  4장을 보며 앞으로의 시기를 어떻게 만들어 갈지에 대해서도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동안 사주를 너무 믿지도 않았고, 능동적으로 대응하려 하지도 않았음을 돌아본다. 부를 끌어당기기 위해 나는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돌아볼 수 있었고, 사주를 맹신하기보다는 그 사주를 통해 어떻게 길을 잘 걸어 나갈지에 대해 고민해 보게 되는 책이었다.

  부를 끌어당기기 위해 사주는 그저 거들 뿐. 결국 내가 행동하지 않는다면 부는 내게 끌려오지 않음을 전하며 사주를 통해 부를 끌어당기고자 하는 이들이 참고하면 좋을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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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하는 공간 제작의 기술
김재선 지음 / 가능성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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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책 제목에 끌려 책을 읽게 됐다. '공간'을 통해 사유의 변화를 경험한 과거의 기억이 있기에 관심을 가졌는지 모르겠다. 띠지의 "가장 완벽한 인테리어는 '나다움'을 담는 것입니다."라는 문구도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사실 내 집이기 보다 우리 가족들과 함께했던 집에서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기 때문에 '나다움'을 드러내진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이 집이 처음 지어질 때 자신 있게 초등학생이던 나는 이 집 '아들'이라고 이야기했으니 그 당시는 우리 집(House)에 대한 자부심 같은 게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책은 '철학의 현실화', '빛과 그림자', '색', '소재와 질감', '집', '철학을 현실로' 총 6장으로 구성된다. 가장 첫 장에서 저자가 이야기하는 30대 부부의 이야기를 들으며 문득 신동엽 시인의 「껍데기는 가라」가 떠오른다. 그리고 그 부분을 읽으며 하우스와 홈에 대한 내용을 들으며 현재 살던 우리 집을 돌아보면 그들과는 다르지만 새로 지었던 그 시절에는 하우스와 홈 모두를 갖추고 있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전에 있던 집을 헐고 연와조로 3층으로 지은 집. 같은 자리였고, 겉모습만 달라졌을 뿐. 내게 집은 그렇게 나와 함께 나이가 들어가며 내 방들을 옮겨가며 나만의 공간을 이어오는 듯했다. 지금 쓰고 있는 공간도 아버지께서 병원에 입원하시며 내 방이 되었고, 돌아가신 후에도 내 생활 공간이자 작업의 공간이 됐다. 작은방에서 옥탑방을 거쳐, 안방으로 이어지지만 그 안에서도 구석진 공간은 꼭 유지하며 책을 쌓아가고 있으니...

  사실 이 책은 우리 집의 공간을 떠올리기보다는 앞으로 일을 하며 오랜 시간 있어야 할 공간을 구상하기 위해 읽게 된 책이었다. '나'의 개성보다는 '우리'의 아이덴티티를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을 위해 그래도 책에서 다루는 내용은 꼭 필요한 부분이 아닌가 싶다. 또, 배워두면 훗날 정말 내 집을 꾸밀 때에도 많은 도움을 받을 내용들이기 때문이다. 카페 일을 하면서도 과거 아쉬웠던 내용들도 이 책에서 배우는 것 같았다.

  3장을 읽으면서는 워낙 '색'에 관심이 많기에 다루는 내용들이 낯설지 않으면서도 새롭게 알게 되는 내용도 있었다. 4장을 읽으며 프롤로그에서 소개된 사람의 이야기가 다시 나온다. '홈 Home'과 '하우스 House'의 차이를 확실히 보여준다. 또 해당 장의 주제와 맞는 내용을 보며 우리 집의 거실을 보며 그 당시에는 참 목재로 거실 마감하는 게 어찌나 유행이었는지... 새집이었을 때의 모습이 문득 떠오르기도 한다. 나무의 촉감은 과거와 다른 듯하지만 그만큼의 우리 가족들의 숨결과 손길이 묻은 공간이라는 것도 되새기게 되는 듯했다.

  새로운 공간을 만들기는 어렵겠지만 앞으로 새로운 공간을 만나게 될 때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배워간다. 36년 전 넓었던 공간을 채워가는 동안 비효율적이겠지만 또 우리 나름의 공간들을 만들어 갔던 것은 아닌가도 생각해 보게 된다. 어린 시절은 경계가 중요했지만 이제는 역으로 어머니의 보호자가 되는 입장이 되어 그 경계는 중요하지 않았다. 마지막 장의 내용은 과거 카페 일을 하며 일하던 업장이 새로운 매장 인테리어로 회의하던 때를 떠올린다. 과거 우리 집을 지을 때도 그랬을 것이다. 당시에는 아버지께서 다 하셨지만... 몇 번의 공인중개사 사무실 인테리어를 하던 때도 떠올린다. 온전히 우리가 가구만을 배치하며 완성했던 때도 있고, 건물주가 본인의 욕심으로 채운 공간은 내 일터였지만 낯설고 불편하기만 했던 공간이었음을...

  각 장 마지막에는 3단계에 거쳐 각 장의 내용들을 구체화할 수 있는 질문에 답을 채워가며 독자 각자의 공간을 만들어 가는 시간이다. 자신만의 새로운 공간들을 만들어 가려는 이들에게 막연함을 줄여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나만의 공간을 가지고 있는 이들은 행복하다. 하지만 나만의 공간을 새롭게 만들어 가는 이들은 거기에 설렘이 더 추가되지 않을까?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어 가려는 이들에게 유용한 내용을 담고 있다. 집이 주가 되지만 집이 아니라도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어 가는 지침서로 활용하기 좋은 실용서이자 각자의 철학까지 녹여내는 데 도움이 될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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