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뚜껑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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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른한 오후, 선물같은 휴식으로 다가온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이다. 제목이 '바다의 뚜껑'이다.

참, 생각지도 못한 표현에 호기심이 발동했다.

 

주인공은 자신의 고향에서 빙수집을 열게 되는데, 쇠락해가는 자신의 고향이 예전 같은 명성을 찾지 못하는 것에 큰 실망감을 느낀다. 일에만 매진하게 되는 순간에 의외의 손님이 찾아온다.

 

늘 같은 것 같은 일상에 별다른 변화가 없을듯 했지만. 주인공의 삶은 조금씩 그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

 

책장을 넘기면서 마주하는 문장들은 너무 마음이 쏙들어서 여러번 문장을 반복해서 읽게 한다. 그래서 얇은 책에 비해 책 장을 넘기는 속도는 더뎌진다.

 

내가 평소 느끼고는 있는데 그런 말들이 이렇게 글로 표현되어 있다는 사실이 너무 놀라웠다. 이런 표현을 생각해낸 작가에게 감사를 드리고싶다.

 

아름다운 한 편의 영화를 본 기분이 든다.

 

 

그리고 별다를 거 없는 사소한 사건 하나가 내 인생을 결정적으로 바꿔 놓고 말았다 - P17

세상이 선하고 아름다지만은 않다고 하지만 그래도 아름다운 일은 소박하고 눈에 띄지 않게 존재하고 있다 - P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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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빨개지는 아이
장 자끄 상뻬 글 그림, 김호영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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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자끄 상뻬의 소설, '얼굴 빨개지는 아이'를 읽었다. 작가가 그린 그림을 하나씩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여러 의미를 부여받게 되는 신기한 소설이다.

 

나도 어릴때 발표만 하면, 얼굴이 너무 붉어져서 괴로웠던 순간이 있다. 그런데 어른이 되고나서 얼굴에 화장을 하게 되면서 그런 일이 줄어들었던 것 같다. 늘 누군가 앞에서 말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었던 학창시절을 잠시 떠올리게 해주었다.

 

얼굴 빨개지는 아이와 에취 재채기를 입에 달고 사는 아이가 같이 만나서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서로를 인정해주는 이야기는 어쩌면 우리가 살아가는데 인간에게 가장 필요한 존재에 대해 역설하는 것으로 보였다. 나를 알아주는 사람 한 사람이라도 있으면 세상을 살아갈 힘이 난다고 한다.

 

깊이 있는 우정, 진정한 우정에 대해 되돌아 볼 수 있었고, 살아가면서 이런 친구를 하나라도 얻는 다는 것은 어쩌면 정말 큰 행운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가볍게 첫 장을 펼쳤지만, 읽고나서 남는 여운은 오래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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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
한강 지음 / 창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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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우연하게도 전남으로 여행을 가게 되었는데, 마침 갖고 간 책이 '소년이 온다'라는 책이었다.

첫날 일정이 광주에서 묵는 것이었는데, 숙소 근처에 예전에 급하게 가보고 말았던 5.18자유공원이 보였다. 관람 시간이 다되서 못보아서 이번에 들르게 되었다. 5.18 자료를 보관하고 홍보하는 곳으로 알았는데 다가오는 의미가 아주 컸다.

 

마침, 읽게된 책은 한강의 '소년이 온다' 라는 책이었다. 우연이 이렇게 필연으로 느껴지다니 싶어서

완독을 목표로 읽어보았다. 작가가 자료를 많이 찾고 연구한 결과가 하나의 소설로 이렇게 가슴 뭉클하게 재현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그냥 사실적인 내용의 전달이 담긴 책을 보았더라면

덜 했을 깊은 마음의 연민이 '소년'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현실감 있게 다가왔다.

 

책은 5.18당시 자신의 집에 세들어살던 친구가 그 현장에서 죽는 모습을 목격하고 나서 친구에 대한 미안함, 가슴아픔, 아무 이유없이 왜 그런일을 당해야 했는지에 대한 여러 자괴감이 합쳐져 한 소년의 삶을 뒤바꾸게 된다. 천진난만하게 친구들과 한창 뛰어놀았을 나이에 감당할 만한 고통은 너무 컸다.

 

작가는 덤덤한 어조로 그 당시 상황을 잘 묘사하고 있다. 소설 속에 녹아든 여러 사실들이 진짜 존재했던 일이라는 것도 놀라웠고 그런 상황을 깊이 녹아들게 쓴 작가의 능력에 감탄했다.

 

소설을 덮고 나서 가슴이 먹먹했다. 어쩌면, 이 소설이 아니었다면 모른 척 지나쳤을 지도 모를 시대의 비극에 대해 다시금 깨닫게 해준 기회가 되었다.

비가 올 것 같아.
너는 소리 내어 중얼거린다.
정말 비가 쏟아지면 어떡하지. - 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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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박준 지음 / 난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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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을 다녀온 후의 일이다. 10여년 전 가을, 신춘 문예에 응모할 원고들을 싸들고 찾아간 태백은 내게 세상 끝과도 같았다. 태백 다음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태백에서 내 일과는 간단했다. 시를 쓰는 일, 책을 읽는 일. 그리고 간단히 끼니를 때우려 순대를 먹었다. 그리고 책은 여관 근처에 있던 한 병원 벤치에서 읽었다.  - 운다고 달라지느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박준) p.175

 

책을 읽으며 반가운 순간이 있다. 내가 가본곳, 아는 곳의 지명이 등장할 때인데

이 시집에서는 우연히 시인이 태백을 다녀온 이야기가 실려있다. 태백은 전혀 나와 관련없을 것 같은 도시였는데, 이제는 태백이나 정선,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귀가 번쩍뜨이기 때문이다.

이 시집은 마음이 건조한 듯 덤덤하게 우리의 삶을 훑고 있다. 그런데 읽는 와중에 마음은 무겁고 시인이 덤덤히 쓴 말조차 마음을 울리는 구절이 많다.

 

살아가는 일이 버겁게 느껴지거나 내 마음대로 일이 잘 되지 않고 마음이 괴로운 시기의 사람들에게 내가 겪는 마음의 고통과 힘든 상황은 나만 가지고 있는 일이 아니구나를 깨달으며 그 힘듦을 나눠가질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게 해준다.

 

유독 마음에 드는 구절을 꼽는다면, 시인이 김선생님과 일화를 기록한 부분인데 나도 그런 사람이 되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더없이 사소한 일이고 당연한 일이지만 나는 상대가 누구근 간에 정중함과 예의를 잃지 않는 선생님의 태도를 좋아했다' 라는 부분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모두가 상대가 구든 간에 정중함.. 예의를 갖추는 마음을 잃지 않는다면,

세상이 좀 더 살아갈 맛 나는 곳이 되지 않을까 싶다. 물론 나부터 실천해야겠지만 말이다.

 

살아오면서 감당하기 힘든 일들을 맞이해야 할 때가 많았다. 부당하고 억울한 일로 마음 앓던 날도 있었고 내 잘못으로 벌어진 일에는 스스로를 무섭게 몰아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아무리 무겁고 날 선 마음이라 해도 시간에게만큼은 흔쾌히 자신을 내어주는 것이라 여긴다. 오래 삶은 옷처럼 흐릿해지기도 하며, 나는 이 사실에서 얼마나 큰 위로를 받는지 모른다. - P186


"고독과 외로움은 다른 감정 같아. 외로움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생기는 것일 텐데, 예를 들면 타인이 나를 알아주니 않을 때 드는 그 감정이 외로움일 것야. 반면에 고독은 자신과의 관계에서 생겨나는 것 같아. 내가 나 자신을 알아주지 않을 때 우리는 고독해지지. 누구를 만나게 되면 외롭지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고독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야. 고독은 내가 나를 만나야 겨우 사라지는 것이겠지. 그러다 다시 금세 고독해지기도 하면서." - P51

"사는 게 낯설지? 또 힘들지? 다행스러운 것이 있다면 나이가 든다는 사실이야. 나이가 든다고 해서 삶이 나를 가만두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스스로를 못살게 굴거나 심하게 다그치는 일은 잘 하지 않게 돼." - P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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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풀 사계절 1318 문고 113
모리 에토 지음, 고향옥 옮김 / 사계절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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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청소년 소설이겠구나 싶어서 책장을 펼쳤는데, 어른이 읽기에도 충분히 공감할 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 내가 살아가는 현재의 내 삶에, 불만족하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불평할 것이 아니라 내가 정말 다른 관점으로 다시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겠다라는 가능성을 제시해주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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