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잉 - 우리 시대 슈퍼스타 120인의 감동적인 인생스토리
이정아 지음 / 포북(for book)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나는 내가 29살이 되어도 크게 다를 바 없이 생활할 줄 알았습니다. 남들이 뭐라하건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당당하게 행복하게 살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맞이한 29은 매일 매일이 인내의 연속입니다. 지금 딱히 내 삶이 크게 불행한 것도 아닌데, 뭔가 안절부절 못하고 있습니다. 다른 길이 궁금하고, 지금 내가 가고 있는 길이 맞는 건지 불안하기만 합니다. 정작 내가 하고 싶은 일과는 다른 것 같아 마음이 답답해 하루에도 몇 번씩 눈물이 나려고 합니다. 현재까지 쌓아온 것을 버리기에도, 그것을 계속 유지하기에도 힘이 배로 드는 것 같습니다.  

한 번도 실패하지 않는다는 것은 새로운 일을 전혀 시도하지 않고 있다는 신호다. - 우디 앨런 

이 책은 이러한 내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 선택한 책입니다. 그런데, 사실대로 말하자면 이 책을 읽고 나서 답을 얻지는 못했습니다. 어떤 사람은 자신이 하는 일을 꾸준히 계속해서, 또 어떤 사람들은 과감하게 자신의 현위치를 털고 일어나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어 내었습니다. 한번쯤 들어보았던 사람들도 있었고, 낯선 사람들도 꽤 있었습니다.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방송 되었다는 이야기들은 짧막하게 우리 시대 슈퍼스타 120인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었습니다. 짧은 만큼 더 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었으리라 생각하는데... 여러가지 사람들의 삶을 읽어내려가면서 그 중 단 하나라도 내 삶과 똑같이 일치하는 '정답'을 알려주지 않을까 기대를 해보았는데, 앞서도 말했듯 그런 우연은 없었습니다.  

'내가 괜한 고집을 부린 걸까? 언제까지 이런 자리에 머물러 있으면 어쩌지?'
노래를 부르는 것은 분명 행복한 일이었지만, 불안한 미래가 자꾸만 그를 지치게 만들었습니다.
- P. 81 안드레아 보첼리 

안드레아 보첼리의 이야기를 읽고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던 이유는 그의 성공의 원인이 어찌보면 '우연'에 가깝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고민하는 그의 모습이 다음 10년, 5년의 내 모습이 되지 않을까. 힘들어하고 고민하는 10년을 보내게 되지 않을까. 이런 걸 모두 잊고, 새로 시작해야할 때이긴 한데, 나는 여전히 소심하고, 걱정이 많은 사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수많은 인용구절은 많은 용기를 붇돋어 주었습니다. 인빅터스 영화를 통해, 더 궁금해졌던 넬슨 만델라의 말이라던지, 다른 유명한 사람들이 남긴 인용구들은 그들의 삶 이야기만큼이나 힘을 주는 말들이 많았습니다. 그런 한마디를 남길 수 있었던 건 그들 모두가 무언가를 이루어냈기 때문이겠지요.  

이제 서른. 아직 젊다고 자신을 타일러보고, 다른 걸 해봐도 좋다고 말해보는데, 나는 여전히 겁을 내면 지금 내 자리에서 내려오고 있지 못하고 있습니다. 진짜 행복해지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나도 언젠가 날아오를 수 있을까요? 여전히 불안하기만한 토요일 오후입니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묻습니다.
이렇게 영리하고 아름답고 재능 있는 경이로운 존재인 나는 누구인가?
사실, 우리 중 그렇지 않은 이가 누구입니까?
당신은 신의 아이입니다. 움츠러들어서는 세상을 구할 수 없습니다.
- 넬슨 만델라, 1994년 대통령 취임사 중에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고독한 미식가 - 솔로 미식가의 도쿄 맛집 산책, 증보판 고독한 미식가 1
구스미 마사유키 원작, 다니구치 지로 지음, 박정임 옮김 / 이숲 / 201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리에 관한 만화책을 제법 많이 읽었다. 어느덧 100권을 넘어가 버린 맛의 달인, 아빠는 요리사, 식탐정, 최근에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심야식당까지. 우리나라에서도 식객이 상당히 인기 몰이를 하고, 영화와 드라마로도 만들어졌지만, 일본에서 발간하는 요리만화는 그 종류, 장르도 다양하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요리에 대해 관심이 많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고독한 미식가 역시 요리 만화다. 요리 만화라기보다는 맛집 만화라고 부르는 게 더 정확할까?  

이 만화책에서는 오사카와 도쿄의 음식점들을 소개한다. 특별한 내용이 있지는 않고 에피소드 마다 한 음식점을 소개하는 식이다. 주인공이 출장을 가면 기차 안에서 먹는 도시락을, 출장 가서는 거래선에게 소개 받은 맛있는 디저트 가게를 소개하는 식이다. 실제 가게들을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해서인지 음식에 대한 설명, 가게의 분위기 묘사 등이 제법 세세하게 이루어진다. 지리한 설명이 아니라 주인공이 맛을 보면서 음식 맛에 대해 평을 하고 음식을 더 시키기도 하는 등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부분도 많이 있다.  

다소 낯선 음식도 있었지만, 장어덮밥, 고로케, 스시 등 익숙한 음식들도 제법 있었다. 에피소드들도 다양하게 구성되어있어서 짧다는 느낌은 있었지만 지루하지 않게 읽어내려 갈 수 있었다. 아직도 여기에 소개된 음식점들이 있다면 돌아다니면서 맛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처음 본 표지와는 달리 맛깔스러운 음식들을 내놓았다.  

제목은 고독한 미식가지만, 그가 맛보는 음식들과 그의 당당함으로 인해 그는 하나도 고독해보이지 않았다. 어딜 가서도 그렇게 당당하게 밥을 먹을 수 있다면 그 어떤 여행도 즐겁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입맛이 없거나, 일본 여행을 준비할 때 권하고 싶은 만화다. 만화로 평면적이지만 다양한 음식들이 입맛을 돋우어 줄 것이고, 일본 여행을 준비한다면 일본 음식에 대한 소개서로도 충분히 적합하다. 여유가 있다면, 만화에서 나오는 식당을 직접 방문해보는 게 최고일 듯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위클리비즈 i - 세상과 비즈니스를 움직이는 구루를 만나 물었다
조선일보 위클리비즈 팀 지음 / 21세기북스 / 201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름 경제학도임에도 불구하고, 경제에 대한 나의 흥미는 대학교 때 경제수학을 들으면서 영원히 빠이 빠이 한듯 싶다. 사람을 연구하는 학문이라서 고등학교 때 확 끌렸는데, 온갖 수학공식과 그래프들은 나의 진을 쏙 빼버렸다. 그럼에도 꾸역 꾸역 졸업을 하고 경제/경영과 무관하지 않는 기업에서 일하는 나에게 그나마 흥미롭게 읽히는 신문기사가 바로 조선일보에 매주 등장하는 위클리 비즈 섹션! 그리고 바로 그 비즈 섹션의 커버스토리인 인터뷰 'Interview in depth'를 모은 게 바로 이 책이다. 요 섹션은 내가 생각했던 '사람을 공부하는 학문'의 경제/경영학을 느끼게 해주는 아주 바람직한 섹션이다. 굳이 그렇지 않더라도, 현재 인정받고, 성공했다는 사람들의 한마디는 언제나 도움이 됨직하다. 

그렇게 내가 좋아하는 섹션을 모아놓은 이 책은 크기부터가 작은 신문 크기만하다. 큼직한 사진과 그림, 그래프 거기다가 인터뷰 형식의 글까지. 좋은 질의 종이로 신문보다 더 읽기가 만족스러운 책이다. 이런 멋들어진 책 안의 내용 역시 겉모습에 부끄럽지 않게 훌륭하다. 아웃라이어, 티핑포인트 등의 베스트셀러 작가 말콤 글래드웰, 유명한 경제/경영학자인 누리엘 루비니, 듀폰, 몰스킨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회사들의 CEO까지 정말 단 한명도 빼놓을 수 없는 사람들의 인터뷰들이다. 또한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마지막으로 실린 리더십 분야의 세계적 비영리 교육기관이라는 CCL 역시 처음 들어보지만 무척 인상깊은 내용의 인터뷰가 실려있다. 

이 책을 처음 받았을 때 부족한 내 소양을 흥미롭게 채울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에 기뻤다. 차례대로 읽을 필요없이 궁금한 사람, 혹은 내가 궁금해하는 질문에 답을 줄 수 있을 것 같은 사람의 인터뷰부터 시작해도 아무 문제 없었다. 내가 제일 먼저 만난 사람은 바로 '시노하라 요시코'. 일본 파견회사의 여사장이었다. 그녀는 여자와 나이라는 핸디캡은 물론 생활의 어려움 역시 이겨내고 일본의 내노라하는 기업의 사장이 되었다. 많은 걸 가지고 있으면서도 아무것도 못할 것 같은 나에게 용기가 필요했고, 그러한 용기를 보여줄 것만 같아 그녀의 인터뷰로 이 책을 읽었다. 그 뒤로 말콤 글래드웰, 미래학자들의 인터뷰도 흥미로웠다. 아는 사람은 아는 사람대로,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사람대로 모든 인터뷰가 알찼고, 재미이었었다. 몇 안되지만 여성 인터뷰어는 더 깊이 머리에 남지 않았나 싶다. 

이 책은 과거를 이야기하고, 현재를 이야기하고, 또 미래를 이야기한다. 지금 내가 처해있는 상황에서 무얼하고 하지 말아야하는지, 과거에 사람들은 이 같은 상황을 어떻게 이겨내왔는지,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맞닥뜨릴 상황은 어떤 것인지. 세계의 똑똑한 사람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책이 좋은 이유는 자신이 모르는 세상을 더 알수 있다는 데 있다. 그리고 이 책은 그러한 독서의 목적을 충족시키고도 남는다.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 모두에게 권하고픈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여자공감
안은영 지음 / 해냄 / 201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싫은 일은 하지 마라. 미운 사람은 만나지 마라. 가기 싫은 자리 가지 말고, 먹기 싫은 건 먹지 마라. 엄마가 살아보니 인생은 짧더라. 경우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너 자신한테 먼저 집중하고 살아라." (중략) “그렇게 살아도 될까 ? 그래도 그게 잘 안 돼.” (중략) “그래도 된다.” 라고 말해주는 나직하고 따뜻한 엄마의 대꾸. (p122-p124) 

이 책을 손에 들었을 때 정말 너무 너무 힘들었다. 벌써 만 5년을 채운 회사생활은 지지부진하고 재미없었으며, 설상가상으로 아래 윗 사람들이 모두 바뀌면서 일은 많았다. 거기다가 새로온 상사는 전사에서 악명을 떨치는 그런 분으로 항상 눈치를 보며 하루하루를 살아야했다. 처음부터 내가 이 일을 좋아하는지에 대한 확신이 없던 나는 하루에도 12번도 더 마음이 바뀌면서 이 조직을 떠나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을 했고, 짧막짧막하게 떠났던 휴가는 마음을 추스리기도 전에 끝나버렸다. 거기다가 잠깐 쉬다왔다는 죄로 마음을 추스렸냐는 질문을 꼬박 꼬박 받아내야했다. 다 커서 서른을 코앞에 둔 주제에 엄마 아빠한테 전화를 걸어 죽겠다고, 회사를 그만 두겠다고 난리법석을 떨기도 했다. 

그래서 이 책을 처음 손에 들었을 때 나는 이 책을 아주 금방 읽을 줄 알았다. 그런데 왜 그렇게 눈에 밟히는 문장들이 많은지- 앞 뒤를 건너 뛰며 마음에 드는 부분만 읽고, 다시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어서인지 생각보다 책을 다 읽는데 훨씬 많은 시간이 걸렸다. 

내가 그렇게 힘들었을 때, 나는 누군가 딱 저 말을 해주길 원했다. 그냥 천천히 시간을 갖고 너를 돌아보라고- 어차피 소심한 내가 회사를 그만두거나 할 수 있을리 없기 때문에- 그저, 누군가 위로성 발언이라도 해주길 바랬던 것 같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말뿐이라고 모른 척 했던 그런 직장인을 대상으로 한 에세이에서 저 말을 보고 마음이 콱 막혀오는 듯 했다. 어떻게 보면 누구나 아는 이야기이고, 누구나 당연하게 생각하는 말들인데, 저 말 한마디 듣기가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 같았다. 

이 책은 말 그대로 아는 언니가 아는 동생에게 주는 소소한 위로들이다. 그렇게 큰 성취나 좌절이 아니라, 의외로 소소한 일상이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더 큰 부분을 차지 한다는 걸 다시 한번 상기시켜보면, 왜 이렇게 이 책이 마음에 와닿는지 이해가 된다. 

사실 별 기대없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 책을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훨씬 많은 부분에 공감을 하고 위로를 얻었다. 언젠가 나도 그녀처럼 나와 비슷한 길을 걸을 수많은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만한 그런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는 '언니'가 되고 싶다.

믿었던 상사, 친구, 파트너에게 버림 받았을 때 등이 굽고 허리가 꺾일지언정 무릎까지 꺽지는 마라. 너를 일으켜 세울 누군가의 마음을 위해 최소한의 힘을 남겨둬. 그때 너를 일으켜 세우는 사람을 잊지마. (p99)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분홍주의보>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분홍주의보
엠마 마젠타 글.그림, 김경주 옮김 / 써네스트 / 2010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아 처음 이 책을 봤을 때 어쩜 이렇게 예쁜 책일까 생각했었다. 꽃분홍 표지에 제목조차도 '분홍주의보'이다. 거기다가 그 뜻은 우리가 사랑을 할 때 느끼는 감정의 변화에 대한 주의보인 듯 하다. 실제 영문 제목은 'Gorgeous Sense of Hope' 인데, 한글 제목과는 많이 다르지만, 한글 제목도 무척 멋지다고 생각한다.  

이 책을 말을 못하는 한 벙어리 소녀가 사랑을 알게 되면서 느끼는 몸과 감정의 변화를 그린 책이다. 말은 못하지만 그녀가 느끼는 감정은 어느 누구와도 다를 바 없을 것이다. 언뜻 보면 동화책 같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시 못지 않은 아름다운 언어의 향연일듯 한데- 첫인상과는 달리 이 책 나에게는 너무 어려웠다. 분명 짧막짧막하게 이어지는 글인데, 아름다움과 이야기를 통한 감동이 아니라 감정이 뚝뚝 끊기는 그런 책이었다. 언어에 대한 나의 이해력이 부족한 것일까 아니, 어쩌면 사랑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일지도 모른다.   

책 안의 그림과 글들은 분명 예뻤지만, 나의 감수성과 안 맞는 것일 수도 있다고, 분명 이 책에 빠져드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어쩌면 사랑에 빠진 모든 사람들은 이 분홍주의보를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느낄 수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어찌되었든 나 역시 올봄에는 분홍주의보를 내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며 아쉬움을 달래본다. 그 때가 되면 이 책을 꼭 다시 한번 펴보아야 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