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긋나긋 워킹
최재완 지음 / 바우하우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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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게 운명이 아니면 뭔데?  if 에  if에 if를 넘어서, 여러 사람들의 사건과 인연이 개입된게 바로 소개팅이야. 이정도면 충분히 운명아냐?

작가는 소개팅이란 한 끗 부족한 인연이란 인식이 만연한 사회에서 그 '한 끗'을 찾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합니다. 연애도 안 해본지 꽤 되었지만, 소개팅 역시 왠지 성격상 맞질 않아 안 하지만 (과연? 못하는...)  한번도 소개팅이 한 끗 부족한 인연이라 생각해본적은 없는데... 어찌되었든 두사람이 만나서 20년 최근에는 30년 다른 곳에서 살아온 시간을 뛰어넘어 함께 한다는 사실이 대단하다고 생각하는데... 어찌되었든 내가 많이 못해본 경험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 책을 집었습니다.

평범한 삼십대 초반 남녀가 소개팅으로 만나서 연애를 하는 이야기. 읽고 나서 생각하면 정말 지극히 너무나도 평범한 일상인데 제법 맛깔스럽게 쓰여졌습니다. 물론 현실에서는 저얼대~ 있을 수 없어라는 생각이 드는 에피소드도 있지만, 비교적 사람과 사람이 친해져가는 과정이 잘 정리된 순서대로 하나씩 일어납니다. 거기다가 여자와 남자의 시각이 서로 교차하면서 '똑같은 사건에도 이렇게 서로 다르게 바라보고 생각하는구나'라고 느꼈습니다.

양발 모두 엄지발가락과 새끼발가락 쪽이 빨갛게 껍직이 벗겨져서 흉한데.... 슬러피를 신으면 백설 공주와 일곱 난쟁이가, 슬리퍼를 벗으면 껍질이 벗겨진 흉한 발이 드러났다.

얼마 전에 신고 나왔던 구두 때문인가 보다. 화사하고 밝은 블루의 오픈토 힐. 새 구두였지. 바람도 쐴 겸 걸어가자고 한 건 나였는데, 이 상태로 계속 걸었던 건가? 바보같이....

화창한 파란 하늘과 신나보이는 고양이양의 표지와는 달리 생각보다 책은 그렇게 발랄하지도 않고, 화창하지도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저... 우리의 일상에 조금은 맛난 양념이 뿌려졌단 느낌의 그런 이야기. 참, 사람의 인연은 모두 100%라고 생각합니다. 후에 헤어지더라도, 지금 만나서 사랑하는 느낌을 함께 공유하는 건 참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 끗' 부족한 소개팅으로 만난 이 둘도 분명 대단한 인연입니다.

분위기 있는 토요일 오후, 집에서 뒹굴대며 반쯤 졸기도하고, TV도 보면서 이 책을 읽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나니 여자든 남자든 연애를 할 때는 참 많이 마음을 쓴다는 걸 새삼스럽게 느꼈습니다. 해진이와 오다기리군도, 그리고 세상의 대단한 인연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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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 슬럼버 - 영화 <골든슬럼버> 원작 소설 Isaka Kotaro Collection
이사카 고타로 지음, 김소영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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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시대에는 누구나 정론을 뱉어낸다. 인권을 주장하고 정공법을 늘어놓는다. 그러나 폭풍이 일면 이성을 잃는다. 무엇이 옳은지 생각할 여유조차 없이 소동에 휩싸인다. 다 그런법이리라. (P.69)

이사카코타로- 사신치바로 만나 마왕을 거쳐서 골든 슬럼버까지 왔다. 그리고 읽는 내내 가슴이 두근거렸다. 의미도 없다고 생각했던 일들, 하루가 늘 다른 하루처럼 지나가던 한 남자의 삶이 느닷없이 예상 밖으로 흘러간다. 도대체 그에게는 어떤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일본의 젊은 총리가 센다이에서 피살당한다. 최첨단 보안 시스템이 도입된 곳에서 곧 한 사람이 범인으로 지목되고- 이 책은 그렇게 3일 동안 일어난 사건을 다루고 있다. 독특하게 사건의 시작, 사건의 시청자, 사건, 사건의 석달뒤, 사건의 20년뒤가 시간의 흐름과는 상관없이 목차로 제시된다. 과연 그 사건 속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08년 일본 서점대상 수상작이고, 이사카 코타로의 대표작이라는 선전문구를 내세운 책. 한 남자의 이야기면서도 우리의 모습과 비슷한 그의 주변사람들과 우리의 국가와 흡사한 그의 국가까지 다루는 책이다.

그런데 참 이상하지. 아무리 큰 사건이 터져도, 회사에 가고, 일도 하고 말이야. 전기 뱀장어 구경도 가고. 전쟁이 터졌다고 해도 결국 그날 미팅은 그대로 추진될 것 같고. 개인 생활과 세계란 완전히 별개가 됐어. 사실은 이어져있는데 (P.153)

마왕에서도 그러했지만 이사카 코타로는 사회를 좀 더 비판적으로 바라봐 대중을 일깨우려는 개개인의 노력과 모습, 그리고 그에 비해 너무나 크고 무겁게 다가오는 권력 집단들을 다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설적인 재미인 사건의 흐름을 적절하게 이끌어나간다. 좋은 소설을 읽으면 감동과 함께 현재의 내 모습을 반성하고, 변화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다. 마치 직설적인 자기계발서를 읽는 것과 같지만, 보다 더 마음 깊숙한 곳을 움직여 만들어내는 변화가 아닐까 싶다.

눈물을 흘리는 슬프도록 아픈 표지. 온 세상을 적으로 돌린 한 남자의 아픔이 절절히 느껴진다. 만약 내가 그였다면, 그의 친구였다면, 그의 부모였다면- 읽는 내내 내 자신을 가만히 두지 못하고 다른 인물들에 대입시켜 머리 아프게 고민해보았다. 하지만 그를 지나치는 대중들의 모습이 나와 가장 가깝지 않았나 싶다. 쫓기기 전의 그가 그랬듯이...

생각해보면 우리는 말이에요. 멍하게 있는 동안에 법률은 만들어지고, 세금이나 의료 제도는 바뀌고, 그러다 또 어디서 전쟁이 나도 그런 흐름에 반항할 수 없도록 되어 있잖아요. 좀 그런 구조라구요. 나 같은 놈이 멍하게 있는 사이에 자기들 마음대로 다 밀어붙이죠. 전에 책에서 읽었는데, 국가란 국민의 생활을 지키기 위한 기관이 아니래요. 듣고 보니 그렇더라구요. (P.400)

지금 우리나라는 쇠고기 파동, 북핵 문제 등으로 그 어느때보다 뜨거운 사회적 이슈들을 안고 가고 있다. 그러나 나는 당장 야근과 윗 상사의 한마디에 안달복달하는 지극히 평범하고 무지한 시민일 뿐이었다. 이런 식으로 정말 개인과 세상이 연결되어진 곳에서 나는 무엇을 보고 있는 것일까- 나도 모르는 새에 내 삶의 큰 방향은 틀어지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 마왕을 읽었을 때도 그랬지만, 참 무지하고 무관심한 내 모습이 부끄러워졌다.

마지막으로 그래도 어떠한 상황에서도 인간이 가진 최대의 힘, 무기에 대한 작가의 생각에 무척 공감할 수 있어 기뻤다. 예전 '잠수종과 나비'를 보고 인간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건 유머라고 생각했다. 그만큼 마음이 여유를 아직은 유지하고 있다는 뜻이 아닐까 싶었다. 그리고 이 책에서도 역시 그와 같은 생각을 읽을 수 있어 반가웠다.

인간의 최대 무기는 습관과 신뢰라고 했던 모리타의 말을 떠올린다. 야, 모리타, 그게 아니라 인간의 최대 무기는 오히려 웃을 수 있다는 것 아닐까? 그렇게 대꾸해주고 싶었다. 제 아무리 곤경에 빠지고 비참한 상황에 놓여도, 그래도 만약 웃을 수만 있다면, 분명 웃을 수 없겠지만, 웃을 수만 있다면 무언가가 충전된다. 그것도 사실이다. (P.455-456) 

이 책을 덮고도 난 여전히 웃기보다는 조금 무뚝뚝한 표정으로 회사 일에 임할 것이고, 또 일상생활에 치이다보면 결국 또 사회일을 알아가는데 조금 게을러져버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래도 이 책을 다시 펴볼 때마다- 온 세상이 적이 되어버린 한 남자를 생각하면 뜨끔하며 다시 노력을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생각의 변화와 감동을 동시에 전해준 이책. 무엇으로도 정의하기 힘든 이 책- 만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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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틴랜드
섀넌 헤일 지음, 오정아 옮김 / 노블마인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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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영문학 시간에 [오만과 편견]을 읽고 제인 오스틴과 그녀의 소설에 푹 빠져버렸다. 처음에는 그녀가 이렇게 많은 인기와 명성을 지니고 있는지 알지도 못했다. 그 동안 읽어왔던 고전들과는 달리 현재 칙릿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재미에 왠지 그녀를 좋아하는 건 다른 고전을 좋아하는 것보다는 덜 진중하게 여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오랜시간 끊임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다른 이야기로 탈바꿈되어지는 건 제인 오스틴의 글의 힘을 보여주지 않나 싶다. 그리고 [오스틴랜드] 역시 그러한 제인 오스틴을 향한 작품 중 하나이다.


제인은 하루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면 느긋한 여유를 한껏 즐기기 위해 싸구려 구두를 벗어 던지고, 중고 소파에 길게 드러누워 조명을 낮추고, 9인치짜리 소형 텔레비전을 켜고 멍하게 들여다보곤 한다. 그럴 때면 뭔가 허전한 느낌이 가슴속을 파고들었다. 그런 마음을 달래는 제인의 명약은 두 장짜리 DVD <오만과 편견>이었다. (중략) 수없이 되풀이해 봤지만 볼 때마다 제인은 가슴이 쿵쾅거리고 피부에 오도독 소름이 돋는 듯했다. 결국에는 뱃속에서 꿈틀거리는 야릇한 통증을 눌러버리려고 코코아 시리얼 같은 걸 씹어야 했다.

나와 같은 제인오스틴의 팬, 제인 헤이즈은 서른셋에 싱글이다. 그녀는 몇 번 만남을 가졌으나 그리 성공적이지 못했고 지금은 거의 [오만과 편견] 그리고 다아시의 골수 팬이 되어 있다. 이러한 그녀에게 그녀의 대고모님은 3주일짜리 휴가권을 유산으로 남기고, 그 휴가권으로 제인은 제인 오스틴 시대를 재현해낸 펨브룩 파크로 향한다. 이상적인 장소에서 현실과의 아슬아슬한 경계를 지켜나가는 제인, 그녀의 사랑은 과연 현실로 이루어질 것인지 아니면 역시나 이상으로 남게 될 것인지, 흥미진진한 그녀의 새로운 연애가 시작된다.

제인이 향한 펨브룩 파크는 내 생각과는 좀 다른 곳이었다. 그 곳에서 모든 것이 이상적으로 돌아가는 이유는 다만, 그 뒤에서 현실적으로 자신의 일에 충실한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막상 처음 이 책을 접할 때는 그런 이상적인 곳이 있을까하는 의구심이 많이 들었지만, 마음속으로는 실제 그런 이상적인 곳이 있기를 많이 바랬었나보다. 그 곳의 진실을 제인이 하나둘씩 알아갈 때마다 나 역시 그녀 못지 않게 실망했으니... 하지만 그렇기에 이 소설이 아주 허무맹랑한 로맨스 소설보다 더 좋지 않았나 싶다. 우리의 현실도 어느정도 적당한 이상과 안타까움이 함께 섞여있으니...

말 그대로 '이상형'과 '현실의 이상형' 둘다 부족한 점이 있는데, 과연 제인은 그리고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것인가? 이 책을 읽고나서 나 자신에 대해 참 많이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 역시 비현실적인 상상 속에 빠져 현실을 제대로 못 보고 있는 건 아닌지. 머리가 아프다는 생각에 현실을 무시하고 오직 달콤하고 기분좋은 상상만 하고 있는 건 아니었는지. 난 과연 나를 얼만큼, 그리고 내가 꿈꾸는 이상적인 만남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만약 내가 제인의 경우였다면 아무 생각없이 말 그대로 펨브룩 파크를 즐기다가 돌아와 더더욱 심각한 상황에 빠졌을 지도 모르고, 괜한 의심에 제대로 즐기지도 못하고 불평만 하다가 현실로 돌아오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어떤 쪽이든 썩 기분좋은 상상은 아니다. 언젠가 나에게 제인과 같은 기회가 왔을 때,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그 상황을 현명하게 즐길 수 있도록, 만남, 이상, 사랑에 대해 좀 더 많은 생각을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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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에서 온 아이 펭귄클래식 21
오스카 와일드 지음, 김전유경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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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학교 시절에는 오히려 고전을 많이 읽었던 것 같은데, 클수록 자극적이고 재미 위주의 독서를 추구하다보니, 어느새 고전과는 조금 멀어지지 않았나 싶다. 그러던 중, 해외에 있을 때 아주 익숙했던 펭귄 클래식 시리즈가 한국에서 출간되는 소식을 들었다! 두근두근! 막상 손에 든 책은 내가 기억하는 영문판보다 훨씬 고급스럽고 멋진 책이었다. 오스카 와일드가 쓴 별에서 온 아이. 행복한 왕자의 작가로만 알고 있던 그의 단편집을 통해, 고전이지만, 전혀 오래되지 않은 멋진 작가를 한 명 만날 수 있었다.

이 책에는 우리가 잘 아는 '행복한 왕자'를 비롯하여 제목은 몰라도 이야기를 읽으면 익숙한 '자기만 아는 거인', '나이팅게일과 장미꽃' 등의 이야기들이 수록되어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느낀 것은 참 밝기만 한 이야기는 아니구나라는 점이었다. 목숨을 바쳐서 장미꽃을 만들어주지만 무참하게 무시당하는 나이팅게일과 소년, 사랑을 하겠다고 영혼까지 버리지만, 결국은 모두를 잃는 어부, 마지막에 수록된 '별에서 온 아이'까지- 깜짝 놀랄 정도로 씁쓸함을 담고 있었다.

그에 대한 글이나 서평을 살펴보면 그가 어린이들을 위한 다정한 이야기보다는 어느정도 순수함을 잃어버린 어른들을 위한 이야기를 썼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읽고 난 후 끝에 놀랄정도로 까칠한 씁쓸함은 바로 이것이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소중하고 멋지다고 가르치는 사랑이 그리 행복한 결말을 맞이 하지 않고, 고생을 하고 죄를 뉘우쳐 많은 것을 얻지만, 그 역시 덧없이 잃어버린다.

물론 몸에 좋은 다크 초콜릿처럼 그의 이야기들이 마냥 씁쓸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충분히 사랑스럽고 다정한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이야기도 소소하고 아름답다. 멋진 정원과 이름만으로도 사랑스러운 나이팅게일, 공주님과 왕자님이 나오고 마법과 마녀가 나온다.

멋진 이야기 뒤에 숨겨진 날카로운 통찰력이라고 해야할까- 왠지 아주 잘쓴 단편집을 오랜만에 읽을 수 있어서 보람있는 시간이 되지 않았나 싶다. 이름으로만 알고 있던 작가의 대표작들을 읽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다음에는 그의 장편소설을 접해보고픈 마음이다. 또 어떤 달콤씁쓸함을 알려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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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덴의 악녀
페이 웰던 지음, 김석희 옮김 / 쿠오레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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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한참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에서 한 잘 나가는 여주인공이 그런 말을 한다. 자기 남편이 바람 피는 것을 발견했을 때, 남편은 자신에게 무식하게 굴지 말라고 했다고, 그래서 그녀는 그 때 자신이 할 수 있는 온갖 무식한 짓은 전부 했다고- 내 남편이 바람 피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 어떻게 할까? 거기다가 그는 너무도 당당하기만 하다. 여기에 설득되어 그를 용인하고 기다릴 수도 있고, 아직까지 내 성격으로는 미련없이 깔끔하게 헤어져버릴 듯 싶다.

키도, 덩치도 보통 남자보다 크고, 못 생기기까지한 우리의 주인공 루스. 남편보다 못난 많은 여자들이 그렇듯 바람은 남자의 '사소한' 잘못일 뿐이고, 이를 인내하고 이겨내려 한다. 하지만, 남편의 '너는 악녀야'란 한마디로 그녀는 돌변한다. 엄마도, 아내도 아닌 여자가 되기로 결심한다. 그녀의 복수극은 철저하고, 처절하다. 어찌나 하나 하나가 계획적이고 잘 맞아떨어지는지 놀라울 따름이다. 그녀는 차근 차근 자신이 바라는 바를 이루어나간다. 하지만 그 결론은? 끝으로 갈수록 그녀의 모습은 안타까워진다. 고작 이거야 란 생각 들기도 한다.

앞에서도 말했듯 갈수록 끔찍해지는 그녀의 복수극이지만, 한꺼풀 더 알고 들어가보면 그녀의 복수극의 과정과 배경에 작가가 비판하는 우리 사회의 모습이 드러나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녀와 함께하는 빈곤층의 사람들, 타락하는 성직자와 법률가- 우리 사회에서 익숙하게 드러나는 기득권층과 피지배층이 어우러져 함께 한다.

개인적으로 불륜에도 복수에도 관심이 없기에, 루스의 이야기는 그리 매력적이지 않았다. 결말 역시 무언가 허무하고 찝찝할 따름이었다. 하지만, 그 안에 숨겨진 많은 이야기를 찾아낼 수 있다면 좀 더 보람있는 독서가 되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단순히 복수극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을 위해 살기로 결심했을 때, 못하는 게 없구나- 라는 점을 깨달은 것만으로도 배울 점은 있었다고 생각한다. 루스의 끝은 내가 바라던 것과 많이 다르지만, 나 역시 그녀처럼 원하는 것을 위해 독하게 노력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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