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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라도 공부만 할 수 있다면
박철범 지음 / 다산에듀 / 200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내 삶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실제로 어떻게 살아왔고, 어떻게 극복했으며,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최대한 생생하게 보여주기 위해 저자는 글을 썼다고 한다. 이 글을 읽고 난 소감은 '인생의 환경에 좌절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의지로 극복해야 함을, 그러나 어리석은 선택을 했어도 반성하고 나아가는 것이 인간임을 깨닫게 해 주는 글'이라는 것이다.
이 글은 불과 30이 안 된 저자의 인생여정이 진솔하게 묻어 있다. 초등학교 입학전후로 살던 제주도.. 이 책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이 들으면, '경치 좋은 곳에서 유년을 보냈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할아버지가 운영하던 공장의 부도로 건너온 제주도는 그들에게는 도피처였지 관광지는 아니었다. 게다가 저자가 태어나기 전 철판 자르는 기계에 손가락을 잃어버린 아버지는 직업이 없었고, 어머니는 가족을 떠나 집을 나간 상태였기 때문에 저자는 어린 시절내내 경제적으로 무책임한 아버지와 결혼생활을 버린 어머니에 대한 분노를 안으로 삼켜가면서 책임감에 대해 인식하기 시작하였다. 이로 인해 그는 일단 손에 댄 일은 중도에서 포기하지 않고 끝맺음을 하려고 하는 성격을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내가 할 수 있겠다'는 100% 확신과 완벽한 계획없이는 일을 시작하지 못한다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음을 고백하고 있다.
집 나갔던 어머니는 제주도로 돌아와 자식의 교육문제로 아버지와 다툰 후 저자와 여동생을 대구로 데리고 갔다. 그 곳에서 유치원교사를 하던 어머니와 지내며 저자는 기존의 어머니에 대한 인식을 바꾸었고 책에 대해 접하게 되었다. 그 인식의 전환은 당시 어머니가 얼마되지 않는 벌이임에도 불구하고 두 자녀를 데리고 살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을 저자도 인지하였기 때문이다. 어머니와 생활은 경제적인 문제로 인해 1년으로 막을 내리고 외할머니와 생활을 하게 된다. 제주도에서 대구로 대구에서 울산으로...울산에서의 생활은 외할머니의 매로 인해 그에게 아픔의 시간이었지만, 어머니의 설명으로 인해 그는 외할머니를 이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의 나이 불과 4학년인 11살에..울산으로 온 지 1년후 그는 외삼촌의 퇴거요구에 인해 할머니와 북삼으로 이사하면서 북삼초등학교로 6번째 전학을 하게 된다. 여기서 그는 창진이라는 친구를 만나게 되는데, 그가 공부를 함에 있어, 그리고 대학의 학과를 선택함에 있어 원동력이 된 친구였다.
초등학교, 중학교 시절 그는 공부보다는 놀기를 즐기는 친구였다. 비록 반장을 하기는 하였지만, 골목대장이나 사고뭉치의 모습을 보인 것이 그였다. 그러나 외할머니와 함께 밭일을 하면서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결과를 얻지 못함을 배우며 성장했다. 중 3이 되어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이소희 선생님의 도움과 지도로 인해 그는 구미고등학교에 진학하였다. 이 진학을 위해 스스로의 노력도 있었지만, 선생님이라는 존재의 관심이 그에게는 더욱 힘이 되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그는 공부가 코스모스와 같다고 책에서 언급하고 있다. 쉽게 얻으려는 자에게는 한없이 얻기 어려운 것이 코스모스지만, 약간의 수고와 정성을 마다 하지않는 사람은 수비게 얻을 수 있는 코스모스..그는 이런 점이 공부의 속성과 일치한다고... 저자는 여기서 자신의 공부의 비결을 말한다. 즉 비결은 학교의 수업시간과 책 속에 있으며, 절대 초조해 하지말고 진지한 마음과 차분한 기분으로 책을 펼치되 내 눈 앞에 있는 내용이 어렵지 않으며 나는 반드시 이해할 수 있고, 머릿속에서 체계적으로 암기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진다면 공부란 의외로 쉽움을 깨달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방법과 아울러 자신의 꿈에 대해 상상했다고 한다. 최종적으로 자신이 되고자 하는 모습을 그려보는 것...이 방법은 인생의 구체화로서, 이를 통해 그는 공부의 의욕이 생겼고, 공부의 의미가 달라졌다고 한다.
구미고등학교 입학후 그는 학업에 대한 의욕상실로 인해 1년동안 공부와 담을 쌓았다. 그 결과 그는 최하위의 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 성적은 그에게 '더 내려갈 곳이 없다'는 상황을 인정하게끔 하면서 다시 공부에 대한 오기를 불러 일으켰다. 겨울내내 시립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며 자신의 내공을 기른 저자는 모르는 부분은 친구 창진이로부터 도움을 받으면서 그의 학업을 정진시켰다. 이 친구는 '같은 목표를 가지고 같은 길을 걷는 친구'의 존재로서 저자에게 의미가 있었고, '든든함'을 주었다고 저자는 회술한다.
그러나 고2가 된 후 그는 부모의 이혼 소식과 어머니의 커피숍 실패로 인한 빚쟁이들의 압박으로 인해 아버지가 있는 부산으로 한 달간 갔다가, 재혼한 아버지의 모습과 교육방식에 실망만 한 후, 북삼에 있는 교회의 도움으로 대구로 이사하여 공부를 계속하게 되었다. 이런 험한 여정속에서 그는 나름대로 공부하는 비법을 터득해나갔지만, 환경적인 요소의 문재는 그로 하여금'공부만 하고 싶다'는 희망을 품게 만들었다. 대구의 경신고로 전학후 그는 그동안 공부한 학교보다 높은 수준차이를 느끼기도 하였지만, 김종호 선생님의 격려나 피바다 선생님의 학구열을 통해 스스로의 학업에서 질적 향상을 이루기도 하였다. 그렇지만, 고 3 여름 체력의 저하나 신경의 예민해짐과 아울러 수능 한 달전 어머니의 구속 소식은 그를 방황하게 만들었다. 어머니가 그동안 자신과 동생을 위해 고생하신 것을 알았기에, 그 고생 속에서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가게까지 하다가 빚을 못갚아 구속까지 된 것은 그에게는 긴장감의 연속인 고 3생활에서 그에게 학업이 아닌 자신의 환경을 생각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수능 후 나온 점수는 그가 경북대 공대를 선택하게 하였다. 하지만, 자신의 실력에 대해 인정받고 싶었고, 그 실력에 맞는 대학을 다니고자 한 그는 재수를 선택한다. 재수를 하면서 그는 경신고 교장선생님의 소개로 과외도 가르치면서, 자신이 고3생활간 실패했던 점을 보완하며 재수생활을 한다. 그 결과 그는 서울대 공대에 입학한다. 수능후 입학까지의 사이 기간에 그는 자신을 10년넘게 보살펴주신 외할머니의 죽음을 겪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되 다른이를 위한 삶을 살라'는 말씀을 남기고 가신 할머니와의 추억은 그에게 단지 추억만이 아닌 성장의 요인이기도 하였다. 초등학교 4학년 저자가 잘못하면 줄곧 매질로 일관하셨지만, 정작 그가 아플 때는 배를 스다듬고 기도로 날을 새면서 간호하시거나, 자신의 방은 불을 때지 않으셔도 손자의 방에는 불을 넣으셨던 모습등이 그에게는 '헌신의 가름침'이었던 것이다.
서울대 공대 입학후 저자는 1년간 서울대생이라는 우월감을 누리며 생활한다. 그러나 개인보다는 학교나 학벌로 사람을 평가하는 사회를 목도한 후 그는 자신의 삶에 대해 반성하고 돌아보게 된다. 그 과정에서 찾은 것이 법학이었다. 조영래 변호사에 대한 일대기를 들은 후 법대강의를 청강하면서 그는 법학과 공대와의 갈등을 겪는다. 그 갈등의 와중에 장승수 형이나 원재민 형, 정재민 형등이 그가 법학을 공부하는데 자극을 주어 그는 다시 고시원 생활을 하며 수능을 다시 치렀다. 수능 점수가 서울대 법대는 어려워도 경영대 합격이 가능하자 서울대가 주는 학벌의 유혹으로 인해 갈등을 겪기도 하지만, 그의 옛 친구 창진이로 인해 '미래에 하고 싶은 일을 결정하고 학과를 정하며, 그 후에 학교를 정하는' 자신의 삶을 위한 방식으로 되돌아왔다. 서울대 법대와 고려대 법대를 지망한 그는 현재 고려대 법대생으로서 법대 수업에 있어 여느 대학생들처럼 교수님의 질문에 준비하고 답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교수님이 하는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인해 장영수 교수님으로부터 헌법학 원고 편집작업 요청받기도 했는데, 무난히 마치고, 원고 편집작업을 한 책을 선물받기도 하였다.
저자는 현재 생활에 만족하고 즐겁다고 한다. 그리고 매일매일이 새로운 도전이고 이 길에 들어선 것을 후회해 본 적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공부에 관해서라면 '공부를 믿으라'고 언급한다. 이억은 노력한만큼 돌려주기 때문에 공부는 절대 당신을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체험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 글의 저자의 삶은 평범하지도 순탄하지도 않는 삶이다. 오히려 굴곡이 많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는 그런 삶의 역경을 이겨냈고, 도전하는 젊은이로서 고1의 하위권 성적을 6개월도 안 되어 상위권으로 올린 저력을 보여주었다. 이것은 우리의 삶에서 그가 보여주었던 성적 향상의 모습이 아니라 그가 성적을 향성하기 위해 걸어온 삶의 과정과 그를 둘러싸고 있는 주변환경에 대해 좌절하지 않고 극복한 모습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라고 여겨진다. 그는 자신의 목표를 위해 2번이나 재수를 하였다. 그리고 그 과정을 성공적으로 견뎌냈다. 이 글에서 언급되고는 있지만, 그가 재수의 선택을 하고 묵묵히 그 과정을 견뎌낼 수 있었던 것은 그를 믿고 있던 외할머니와 어머니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여겨진다. 즉 어려운 살림에도 불구하고 그를 바라보고 신뢰를 보낸 외할머니와 어머니가 그이 삶의 원동력이었던 것이다. 우리는 일상의 삶 속에서 누군가의 기대를 받거나 누군가에게 기대를 하면서 살아간다. 이것은 나 자신의 삶의 근원이자 나 스스로를 개발할 수 있는 에너지라고 여견진다. 저자가 스스로 공부하며 지금의 위치에 오른 것도 '외할머니와 어머니라는 테두리가 없었다면 불가능하지 않았나.'라고 생각되는 것은 이런 이유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