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는 그대로의 글쓰기' 이 책은 10개의 장을 10개의 계절로 비유해 구성되어 있다. 저자의 삶이 흘러가는 속도와 글쓰기의 성장 과정이 맞물려 작가가 이야기를 전개한다. 삶이 여무는 만큼 글은 성숙해진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사유의 깊이는 삶의 깊이와 닿아 있다는 의견에 동의한다.
매년 다양한 종류의 글쓰기 책이 나타났다 사라진다. 취미로 글을 쓰는 만큼 다양한 책을 접하는데, 최근의 트렌드는 자연스러움이다. 자연스럽게 꾸준히 즐겁게 쓰는 글쓰기. 미숙하더라도 계속 쓰면 글은 반드시 늘게 된다-라는 것이 이런 유의 글쓰기 책의 주제이다. 이런 글쓰기에 가장 큰 적은 스트레스와 비관이다. 글쓰기에 방해되는 것들을 하나하나 제거하며 장기적으로 글을 쓰는 것이 글쓰기의 가장 큰 목표다.
'있는 그대로의 글쓰기'는 자연스럽게 쓰는 글쓰기 서적의 끝판왕이 아닐까 싶었다. 어느 정도 맞았고 어느 정도는 틀렸다. 저자의 인생에 초점이 맞춰진 책이라, 모두의 성장과 동일하게 보기는 어렵다. 글쓰기의 욕구를 키우고 싶다면 개인적으로 은유 작가의 '글쓰기의 최전선'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이 부분을 생각하니 조금 아쉬움이 큰 책이지만, 이 책을 선택한 이유를 생각해 보니, 구성에 있어 다른 어떤 책보다 훌륭한 책임에 분명하다. 이 책에선 글쓰기를 저자 인생의 성숙과 계절에 따른 곡물들의 성숙을 같이 빗대고 있다. 작가의 삶의 굴곡과 글이 닿아있고, 이것은 자연의 순환과 닿아있다. 책을 씀에 있어 이러한 구성은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글쓰기의 최전선이 정말 작가가 되고 싶은 이가 고군분투하는 성장기라면, 이 책은 조금 내 얘기 같은 느낌이 있다. 글을 써야 하는데, 아이를 키워야 하고, 연인을 만나야 하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을 해야 한다. 퇴근 후에는 친구를 만나야 하고, 부모님을 찾아뵙고 효도라는 걸 해야 하는 우리의 삶. 이 속에서 어떤 시간의 틈을 열어 글을 쓸 수 있을까? 그런 고민을 함께 하는 책이다.
일상에서의 글을 쓸 때의 두려움과 불안감, 그 부분을 함께 고민하고 방법을 제시하기 때문에 편안함과 안정을 준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치유와 힐링에 큰 의미를 더하고 있다. 더 치열해야 하고, 더 열심히 해야 하고, 실패는 노력의 부족과 게으름으로 치환되는 경쟁 사회에서, 이 책은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그 실패도 부족한 자신도 글쓰기의 훌륭한 자양분이 될 수 있다고 말하는 책이다. 위로와 힐링이 필요하다면 다른 어떤 책보다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