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여섯 개의 돌로 남은 미래'는 제목의 중요성을 설파하는 소설이다. '십 분 이해하는 사이'와 더불어 '스물여섯 개의 돌로 남은 미래' 두 권의 책은 제목이 특이하다 보니 책을 펼쳐 보기도 전에 인상에 남았다. 손이 먼저 가기도 가지만, 네이버 검색어에도 책이 바로 뜬다. 소설 제목을 명사로 쓰니 아무리 검색을 해도 뜨지 않는다. 네이버 검색어를 통해 제목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십 분 이해하는 사이'와 더불어 '스물여섯 개의 돌로 남은 미래' 두 권의 책은 관계를 이야기하는 책이기도 하다. 한 책은 관계를 통해 구원과 이해를 이야기하고, 지금 소개하는 책은 '스물여섯 개의 돌로 남은 미래'는 관계의 부재, 고립을 통해 걸어가는 미래를 이야기하고 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주변의 관계는 멀어지고 헤어지게 된다. 그게 죽음이든 이별이든 인간은 홀로 남게 되고, 혼자 남은 인간은 미래를 향해 걸어야 한다. 그 걸음은 어쩐지 위태하지만, 그럼에도 인간은 열심히 살아간다. 그리고 불완전한 관계 속에서 불투명한 미래를 꿈꾸기도 한다. 그것은 구원일까, 절망일까.
이제 과거를 다시 쓰고 싶었다. 내가 만들어갈 미래가 내 과거가 될 수 있도록.
미뤄두기만 했던 미래를 지금 이 순간 불러올 수 있게 되었다.
소설 안 두 권의 작품의 마지막은 미래를 이야기하면서 끝난다. 첫 번째 '스물여섯 개의 돌로 남은 미래'의 화자는 관계를 잘못된 과거라 칭한다. 그는 어쩌면 미래의 장례식을 통해 과거와 결별을 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혹은 관계를 확인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화자는 그 과정을 통해 얻은 결과물은 관계의 부재와 헛된 미래다. 두 번째 소설 '사소한 사실들'에는 연인의 이별과 룸메이트와의 재결합이라는 두 가지 사건이 연이어 일어난다. 화자는 관계의 끝맺음과 새로운 만남을 통해 관계로 나아갈 동력을 얻게 된다.
이번 경기문화재단 선장 소설의 특징은 실려있는 두 소설의 연관성이다. 마치 연작 작품 같은 관계성에 읽는 재미, 해석하는 재미가 있다. 이 책에 실려있는 두 책에서 이야기하는 관계와 미래에 대한 이야기는 일상의 이야기, 내 주변에서 마주할 수 있는 이야기라 더 큰 깊이와 읽는 재미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