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서 가장 오해를 받는 것이 있다면 밀교가 아닐까? 탄트라(Tantra)는 힌두교와 불교에 어떤 카오스 같은 힘을 주고 있다. 탄트라에서 'Tan'이 어원적으로 '확장'이라는 뻗어가는 운동성을 품는데, 그것이 엇나가면 난잡하고 무질서해 보이는 이상한 풍경을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일단 불교에서 그 뻗침이 단순한 카오스, 혹은 원시적인 회귀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대승불교라는 과정을 거치고 나서의 어떤 포괄적 비약(밀교는 불교 자체에 원래부터 잠재해 있었다고 보기에)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어쨌든, 불교 쪽에서 갈무리하는 이 탄트라의 기운은 힌두교의 영향과 여러 땅을 거치는 과정(물론 역사를 동반)에서 씨실과 날실처럼 복잡한 패턴을 형성한다. 특이한 점은, 중국과 한국에 비해서 일본(진언종)에서 밀교의 흐름이 두드러진다는 것이고, 현재 우리가 정돈된 밀교의 모습을 찾는다면, 단연 티베트 밀교가 되겠다. 그리고 또한 이 두 곳에서 밀교는 현재진행형이다.
오늘 이 공간에서는 밀교경전 자체가 아니라 밀교를 다룬 책들을 잠시 둘러볼 참이다. 이에 해당하는 책으로 우선 꼽을 수 있는 건, 엘리아데의 스승이기도 했던 다스굽따의 <딴뜨라불교입문>과 밧따짜리야의 <밀교학 입문>이 있다. 그러나 후대 연구를 통해서 비판적으로 받아들여지는 현실이다.
->마즈나가 유우케이(松長有慶)의 <밀교경전 성립사론>은 단지 경전에만 주목하는 것이 아니라, 밀교의 기본적인 개념과 내용, 역사(주로 인도와 일본)를 다루고 있다. 같은 저자의 책, <밀교역사>도 함께 참고하기에 좋을 듯 하다(고맙게도 책값도 적당해 보인다).
최근 가장 눈에 띄는 밀교 관련 책은 <밀교점성술과 수요경>이다. 밀교에서 몸의 맥관을 중시하는 생리학이나 소리(만트라, 진언), 도형-이미지(만다라) 등 감각적인 것들을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건 잘 알려져 있는데, 점성술은 그렇지 않았다. 인도는 고대부터 점성술이 발달한 곳이기도 한데, 그러한 흐름이 불교 경전 <수요경>에까지 어떻게 그려지는 지 두고 볼 일이다.
그 외 명상법에 관한 책들도 있는데, 티베트 불교는 결국 밀교와 떨어져 생각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고, 그것이 안정된 형태로 잘 보존되고 있다. 괜히 성적교합이라는 어떤 이상한 기대감을 가지고 호기심에 접근한다면, 밀교에서 그러한 것들이 있다 하더라도, 얼마나 냉정한 온도와 엄격함을 요구하는지도 알게 될 것이다. -
아티샤는 <보리도등론>으로 유명한 인도 승려의 이름인데, '이타샤 명상법'이라 불릴만큼 현재까지 잘 전해지고 있다. 이것을 오쇼가 다루기도 했는데, 이는 전에 여강출판사에서 <지혜의 책>이란 제목으로, 다시 황금꽃이란 출판사에서 <지혜의 서>로 나왔었다. 다른 책을 찾아보면, 게쉬랍튼 린포체의 <심>이란 짧은 제목의 책이 불일출판사에서 나왔는데, 이 책은 시중에서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아무래도 현재 구할 수 있는 아티샤 명상에 관한 건, 앨런 월리스가 해설한 <아티샤의 명상요결>이 아닐까. -
오쇼도 탄트라에 관한 강연을 여러 번에 걸쳐 했다. 양은 많지만 가독성이 좋은 편이고, 인도 전통 안에서 공부를 했고, 거기에 대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외부인들의 학자적 접근과는 다른 면을 보여주기도 한다.
중암 스님의 책을 몇 권 올린다. 아직 이 분의 책을 접하진 않았는데, 최근에 알게되었다. 우리나라에 티베트 불교에 관한 책이 적지 않으나, 이렇게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깊이 판 흔적을 보여주는 책은 많지 않다. 나도 어서 기회를 만들어서 읽고, 그 독서의 감을 이 곳에 다시 올리도록 하겠다.
-끝으로 탄트라, 요가와 연관이 있는 쿤달리니(꾼달리니)를 다룬 책들을 올려본다.
아지트(아지뜨) 무케르지의 책은 <꾼달리니>와 <군달리니>로 각각 나왔는데, 내용은 같은 책이다. 좋은 도판들이 많이 들어 있어 참고하기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