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생각을 해 본다. 나가르주나(용수)가 지금 이 시대에 살고 있다면, 과연 어떤 사유의 힘을 보여줬을까? 나가르주나는 너무도 먼 과거의 사람이고, 현재의 언어에 맞게 살리기에는 큰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여태 나가르주나에 대한 연구가 유럽과 일본 등에서 많이 이루어졌지만, 그가 가진 핵력(씨앗의 힘)에 비해선 그 여진이 너무 제한적이다. 어쩌면 나가르주나 복원이라는 것 이상으로, 지나친 시간 차이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생기는 간격을 여기에 접근하는 학자들이 메꾸기도 해야 한다. 그건 고루한 해석학적 기질을 가진 사람들의 손에선 이루어지기 힘들다.  현재화된 용수의 가능성! 그 빈칸을 채울 수 있는 해석학적 활력을 기대한다. 

  

 

 

 

 

 

 

 

 

<회쟁론> 

 

 

 

<용수의 사유>는 나가르주나의 특정 텍스트(중론)나 그의 가장 유명한 '공사상'만을 다루지 않았다. 물론, 중관사상, 특히 나카무라 하지메 등의 현대적인 텍스트 접근(연구)의 영향을 받기도 했다. 그렇다고 나카무라 하지메의 책처럼 일대기 형식과 그의 사상을 병렬식으로 꾸민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이전 책들과는 어느 정도 차별성을 갖는다고 하겠다. 저자는 서문에서 이 책이 용수의 '비판 의식'을 날것으로 보여주려는 의도가 있음을 밝힌다.  나가르주나에 의해 촉발되고 다시 그에 의해 변용된 (사상이 아닌) 사유! 어쩌면 철학과 맞서는 모양새를 보이는 사유의 힘을 보여주려는 것 같다. 거기다가 서양철학과의 비교도 실려 있으니, 흥미로운 독서가 될 것 같다.  다만 아쉬운 건, 논문이라서 형식의 자유로움은 약할 수 밖에 없다.

 

 

 

 

 

 

 

 

 

 

 

 

금강경이 좀 더 가벼운 걸음으로 오는 것이 보인다. 한형조 교수의 책 <붓다의 치명적 농담>과 <허접한 꽃들의 축제>는 표지 빛깔 만큼이나 금강경에 대한 정공법과 반항적인 해석을 선 보이는 구성인 듯 하다.  

 

 

 

 

 

 

 

 

 

 

 

 

 

 

 

   

줄리언 제인스의 <의식의 기원>은 아직 보진 못했지만, 책 정보만 보고도 느낌이 예사롭지 않다.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굵직한 몇몇 이론에 기댄 눈치가 아니다. 목차를 보니, 그 전개 과정도 의식을 다루는 책에서 보여주는 전형적인 순서도와도 사뭇 다르다. 이성과 비이성적 지식이 교차하는 거의 오디세이 수준인데, 마음 단단히 먹고 즐겁게 도전해 볼 만한 텍스트를 만난 기분이다.   

존 샌포드의 <융 심리학, 악, 그림자>는 예전에 나온 <융학파 정신분석가가 본 악>과 같은 책이다. 지은이가 특정 종교와 밀접한 거 같긴 하지만, 이 책의 목차에서 보이는 흥미로운 단어들은, 다른 융 심리학 책에서는 얻지 못할 재미를 줄 것만 같다.  

 

 

 

 

 

 

 

 

 

 

 

 

 

미술에 관한, 마구 읽고 싶게 만드는 책들이 보인다. <무의식의 마음을 그린 서양미술>은 책의 기획을 잘 잡은 것 같다. 그것을 어떻게 잘 담아내느냐도 중요하겟지만.. 그 외에 눈에 가장 띄는 책은 <마법, 예술을 탐하다>다. 여기에 안성맞춤인 화가는 히레로니무스 보스일텐데, 당연히 이 책에서도 다루고 있다.    

 

 

 

 

 

 

 

 

  

 

 

 

 

 

 

 

실체에 이른 길!이라니.. 이런 제목을 감히 쓸 수 있는 자는 누구일까? 로저 펜로즈라면 예의상 고개 한 번 정도는 끄덕여 줄 수 있을 것 같다. 이 두꺼운, 그리고 왠지 치열한 지적 모험을 감수해야 할 것 같은 이 책을, 언제 마지막 페이지까지 다다를 수 있을까?   

 최근에 나온 재미있을 거 같은 책이다. 나누고 쪼개도 알 수 없는 세상이라.. 마치 여태 서양과학이 보여 준 근본 입자에 대한 집착을 우회적으로 묘사한 듯한 뉘앙스다.  

유기적이고, 과정적이란 다소 동양에 기댄 대안적인 말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떠돌고 있다. 하지만 그럴듯하게 들리더라도, 그 밑바탕에 촘촘하게 박힐 무언가는 있어야 하겠다.  

 

 

 

  

시집을 최근에 본 기억이 거의 없다. 그런데 이 책은 눈여겨 볼 만한 부분이 있다. 김용택 시인이 직접 고른 시들의 향연장 같다. 우리나라 시가 압도적으로 많지만, 서양의 네루다나 프로스트의 시도 끼여 있어서 부족하지만 균형미도 있다. 집에 아이가 있다면, 나중에 보여주기에도 안성맞춤일듯 

 

 

 

 

 

예전 기억을 떠올려 보면, 논리학을 제대로 공부하려고 두꺼운 책을 구해서 차근차근 보려(본게 아니고) 그 때 모습이, 희미하게 스친다. 논리학 책을 완독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마치 수식이 없는 과학책이 있듯이, 논리학의 논리학적인 과정을 거치지 않고서도 그러한 재미와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책들이 있다.  

물론, 터무니 없이 쉬운 (만화와 곁들인) 보나마나한 것들도 있지만, 우리가 너무도 익숙하게 생각하는 것들에 찌릿한 경각심을 심어주는 자극적이고 유쾌한 책들도 찾아볼 수 있다.    이 책, <가짜 논리>는 아마도 후자에 속하지 않을까? 

 

끝으로 설명이 필요없는 책! 전에 나왔는데 절판되었다가 최근에 다시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한 책 몇 권을 올려본다.  

 

 

 

 

 

 

  

     

 

  

 

- 알프레드 베스터의 책으로는 <파괴된 사니이>가 유명하다. 이 책, <타이거! 타이거!>는 계속 품절 상태였는데, 최근에 판매중으로 나온다. SF를 좋아한다면, 이 기회에 구해 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덧붙임- 파괴된 사나이도 드디어 품절 상태에서 벗어났군요. 언제까지 구매가 가능한지 모르지만, 평소 이 책을 찾던 분들이 계시다면 서두르시길..). 

 

<트리스트럼 샌디> 또한 문학(이론)이나 인문학 책에서 자주 언급되는 전설의 책인데, 오랫동안 품절이었는데, 최근에 다시 살아난 책이다. 매우 반가운 귀환이다.  

 

 

 

 

 

  

 

프리고진의 대표작 <혼돈으로부터의 질서>는 예전에 고려원에서 나온 바 있다. 꽤 오랫동안 절판 상태였는데, 다른 출판사에서 표지도 새롭게 바꿔 나왔다.  

복간판인걸 보면, 개정판이 아니라 그 전 번역본과 같은 걸로 보이지만, 시스템 이론이나 신과학에 관심이 있다면 꼭 봐야 할 책으로 역시 반가운 재등장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은 롤랑 바르트의 독립된 책이 아니다. 그렇다고 바르트와 무관한 책은 아니다. 바르트의 책들에서 뽑은 텍스트 모음이라고 봐도 무방하겠다. 이 책도 절판이었는데, 최근에 잠시 살아난 경우다.   

<신화론>이란 책도 다시 판매가능하다는 소식이 들리길 바라면서..

 

  

 

 

   조르주 페렉의 문제작 <사물들>도 독특한 소설을 찾는 사람들의 손끝을 간지럽히던 책이다. 한 동안 절판이라서 구하기 힘들었는데, 이번에 새로운 표지와 함께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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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보다 가속도가 줄긴 했지만, 요새도 라캉을 직-간접적으로 투과한 텍스트들은 계속 우리를 유혹한다. 그리고 간혹, 두 거물(지젝, 핑크)에 쏠린 흐름과는 다른 곳에서 불어오는 신선한 바람도 있다.  

 

 

 

 

 

 

 

장 뤽 낭시와 필립 라쿠 라바르트의 <문자라는 증서>는 라캉에 관한 다른 책을 보다가, 자주 인용되길래 궁금했던 책이다. 더불어 이 책은 문학과지성사  PARADIGMA 시리즈 중 하나인데, 여기에는 정말 훌륭한 책들이 작정을 하고 계속 나올 태세다. 

 

 

 

 

이런 출판사의 노고에 독자 입장에서 칭찬을 아니 할 수 없다. 하여튼, 다시 라캉으로 돌아가자.  예술과 라캉의 만남은 낯설지 않은 부분이다. 시각성(응시), 숭고 등에 걸려들지 않을 예술이 어디 있겠는가. 이런 분위기에 맞는 다리안 리더의 <모나리자 훔치기>는 나에게는 꽤 지적 흥미을 자극한다. 얼마 전 주문을 했으니, 며칠 안으로 내 손아귀에 잡힐것이다.  

라캉의 풀이, 해석에 있어서는 브루스 핑크를 꽤 선호한다. 특히 <에크리 읽기>를 잘 읽었는데, 그의 책 하나가 또 눈에 띈다. <라캉의 주체>! 더 이상 무엇을 망설이겠는가. 바로 읽어야 할 책. 옮긴이를 보니 번역도 일단 안심은 된다. 

  

 

 

 

 

 

 

 

 

 

 

   

 그 외 최근(혹은 약간 오래 전)에 나온 라캉 관련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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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제플린을 음악을 통해서 만나는 건 어렵지 않은 일이다. 시디를 구해서 들으면 되니까. 여기서 조금 아쉬운 부분, 즉 영상을 통해 그들의 실황을 즐길 수 있는 기회도 DVD를 통해 얻을 수 있었다. 물론 음악에 비해 조금 더디게 찾아왔지만.. 

그러나 글을 통한 만남, 그것은 꽤 시간이 걸렸다. 인터넷을 통해서 엇비슷한 정보들이야 넘쳐나지만, 두툼하고 단정한 책에 담긴 물건!은 우리나라에서 찾아보긴 힘들었다. 그런데 최근, 연이어서 레드제플린이 텍스트를 통해 등장했다. 

 

 

 

 

 

 

 

존 브림의 <레드 제플린>은 글과 이미지가 함께 묻어있는 흥미로운 책인데, 우리나라에서 꾸준히 좋은 음악 책들을 소개하는 장호연 씨가 우리말로 옮겼다.   붉은 외관을 자랑하는 키스 새드윅의 <레드 제플린>은 두께가 말해주듯, 총체적인 제플린의 모습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 보아하니, 순전히 글로만 채워진 것이 아니라니 더욱 반가운 일이다.  나도 늦었지만, 이 책들을 손에 넣어야 할텐데, 우선 이 붉은색 책을 먼저 선택할 것 같다. 반가움과 흥분이 앞서기도 하지만, 듬성듬성 들어왔던 제플린의 치부, 그림자들도 제대로 목격하게 되지 않을까? 록과 섹스, 폭력은 어쩔 수 없다고들 하지만 말이다. 

 

 

 

 

 

 

 

DVD를 통해 만날 수 있는 제플린의 실황은 원곡에 비해 약간 템포나 강도가 느리거나 약한 경우들이 많다. 이것을 가지고 제플린이 원곡을 재현하는데 역부족이 있지 않나 의심하기도 하는데, 이는 오히려 음반과는 좀 차별성을 가지려는 제플린의 곡 해석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원곡과 비슷한 박력들은 초기 실황들, 물론 부틀렉을 통해서 경험 가능하다.  

 

  

 

 

 

 

 

 

 

 

 

리마스터링을 통해서 재발매가 되고, 더 파먹을 것이 없을 때 쯤, 디지털이 앞에 붙어 다시 나오는 증식의 순간이 있다. 디지털 리마스터링! 맑고 깨끗해졌겠지만, 어디 오리지널을 압도할 수 있겠는가!  그래도 애정의 한 방편으로 모으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나는 디지털이든, 리마스터링이든 큰 관심은 없지만, 그래도 저기 저 12CD 박스세트는 탐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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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도 무르익어 간다. 이런 쌀쌀함이 독서욕구를 부른다고도 하는데, 또 어떤 책들이 입맛을 돋우러 나타났을까? 

 

 

 

 

 

 

 

 

 

 

 

 

조지 레이코프는 <몸의 철학>이란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는데, 이런 쪽의 책들을 내심 기대했는데, 오히려 진보적인 입장에서 정치, 사회를 다룬 것들이 더 많이 보인다. 우리나라도 진보와 보수가 상극의 모양세인데, 최근 번역하여 나온 <도덕, 정치를 말하다>도 남일 같지 않은 정치의 저 밑을 차분하게 짚어볼 기회를 줄 것으로 본다. 

네그리에 대한 책이 나왔다. <이제 모든 것을 다시 발명해야 한다>는 네그리의 정치철학을 한 권으로 살필 수 있게 여러 필자들에 의해 꾸며졌다. 이 책을 통해 관심이 증폭된다면, 직접 네그리의 저작을 찾아서 보는 것이 좋겠다.    '신 존재'에 관해 되풀이하여 논쟁이 붙는데, 이번엔 의외의 인물 테리 이글턴이 나섰다. -마르크스주의자의 무신론 비판-이란 부제가 속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지만, 테리 이글턴이라는 인물이 우리가 흔히 아는 수준의 무식한 어거지 논쟁(이래서 있네, 없네)을 했으리라곤 생각하지 않는다. 흔히 생각하는 신하고 전혀 다른 차원의 신을 통해 유신론을 주장했을 수도 있다. 하여튼 여기서 지젝과 이글턴이 서로 눈길을 주고 받는 장면이 그려짐.. 

< 거대한 고독 >은 소설이다. 그러나 멋진 그림과 니체가 연루된 책이다. 최근 문학과 가까이 할 시간은 없으나, 이런 책은 무척 입맛이 당긴다. 

 

 

 

 

 

 

 

 

 

 

 

 

 

최근 부쩍 뇌과학에 관한 책들이 쏟아진다. 뇌연구의 일정 성과가 대중들에게 반영되는 시기라서 그럴까? 그래서 대개 비슷한 내용과 형식이다. 그리고 이와 아울러, 뇌 속에서 신의 영역을 탐구하는 내용을 가진 책들도 많지는 않지만 주기적으로 나온다. 결국 저자의 주관을 통과한 결론에 이를 수 밖에 없는데, 뇌과학이 최종결론을 맞이하지 않은 상황에서 첨단이지만 애매한 상황은 어디든 갈래치기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떤 데이터, 결과가 나오든 그것을 판단하는 것은 결국 그 누군가의 뇌가 아닌가? 인간의 뇌가 아닌 다른 중립적인 판단기관의 참여는 아직 생각하기도 힘들지 않은가.. 

디팩 초프라는 양자의학을 기반으로 동양 고대의 지혜까지 활용한 심신의학서를 계속 내고 있다. 전에 나온 <사람은 늙지 않는다>가 이번에 다른 제목으로 새롭게 나왔다. <사람은 왜 늙는가>인데, 대체의학이나 요가, 인도의 아유르베다 의학 등에 관심이 있다면 읽어 볼 만한 책이다. 

 

 

 

 

 

<번역사 오디세이>는 예전에 <번역사 산책>으로 나온 책인데, 이번에 새롭게 출간했다. 번역이 그냥 누가 쓴 외국어를 옮기는 것이 아니라, 오디세이라는 말이 붙어도 전혀 거창하지 않을 정도의 문명과 역사의 만남이 있음을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바로 이런 책들을 통해서.. 

 

 

 

 

 

 

 

 

 

요새 음악(학)에 관한 책들을 찾아서 본다. 드디어 재즈 책들도 들추는데, 기본적으로 <재즈총론>이 무난하다는 평이다. 물론 지금 내가 보는 책은 상당히 두꺼운 하드커버의 책과 다른 몇 권이 있지만, 대충 정리하고 이 책으로 정리를 할 예정이다.   <클래식, 그 은밀한 삶과 치욕스런 죽음>은 제목처럼 내용도 상당히 문제적이다. 그냥 대중들에게 보이는 클래식이 아닌, 뼈와 살이 보이는 민감한 부분을 건드리고 있다.   

<음악음향학>은 좀 더 음악에 관한 공부를 하고자, 음향학 도서를 고르던 중에 발견한 책이다. 다른 책들에 비해서 지나치게 어렵지 않아 보여서 일단 찜한 상태인데, 어느 단계가 되면 이쪽도 최소한 기본적인 것들은 봐두면 좋을 거 같단 염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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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1-09-07 0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통일장이론을 활용한 900명 그룹명상 추진 위원회.
-- 초월명상 그룹명상 --
앞으로 다가올 황백전환과 백산운화에 대비하기 위한 카페에 가입하세요.

네이버 포럼 카페 "벽유궁이야기.

http://cafe.naver.com/dahnpalace

본 카페는 비영리카페입니다.
 

록은 80년대 (번들거리는) 화장기로 버티다가 이미 죽어버렸다는 말이 있다. 그보다 오래 전에 재즈는 전기가 가득 넘실거리는 기타를 앞세운 록 앞에서 큰 위기감을 맛봐야 했다. 그래서 마일즈 데이비스의 [비치스 브루]라는 기괴한 앨범을 낸 것이 아닌가?

어쨌든 음악도 돌고 도는 법! 재즈도 죽었다고 했고, 록도 죽었다고 하지만, 여전히 재즈와 록은 시디에 몸을 실어 연명을 계속한다. 혹은 새로운 돌연변이들을 계속 만드는데, 재즈록이라는 (인간적인) 미학에 크게 거슬리지 않는 그럴듯한 결합도 있고, 프리라는 극단으로 치달아 소음으로 얼룩진 불협화음의 집합들도 있다.

그러나 이 시대에 만들어진 음악만을 꼭 들으라는 법은 없다. 요새 첨단 음악이 어떤 해괴한 모양으로 나오는지 상관없이, 과거의 음반을 건드리는 일은 어렵지 않다. 누구는 아직도 지글거리는 엘피판으로 운치나게 음악감상을 하지 않던가?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장치와 엘피 혹은 시디만 있다면, 2010년에도 1970년대의 음악은 현재가 된다. 그리고 한 가지 위안이 되는 건, 록의 창조력이 고갈이 되어 더 이상 나올 것이 없다고 하더라도, 여태 세계 곳곳에서 나온 음반들, 들을 만한 곡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다는 것이다. 아직도 희귀앨범들이 발굴되어 소수 매니아들에게 배달되는 풍경도 낯설지 않다. 

그러니 실감나지 않는 록의 죽음 앞에서 록의 잔치는 계속 되는 것이다
 

 

 

 

 

 

 

 

이 분야에선 사이먼 프리스의 이름은 낯설지 않다. <사운드의 힘>은 -록 음악의 사회학-이라는 부제처럼 록에 대한 진지한 이데올로기적 접근을 제공한다. 국내에서 이런 류의 책은 매우 드문 편인데, 오래 전 책이만, 필독할 만 하다. 최근에 나온 페터 비케의 <록 음악>도 사이먼 프리스와 비슷한 무게와 흐름을 갖는 책인데, 전자에 비해 덜 지루하고 흥미로운 주제들도 눈에 띈다.  

위의 책들처럼 록의 이데올로기니 문화적인 측면보다는, 록의 (역사적) 진행 과정에 더 초점을 맞춘 책이 있다. 물론 이런 책들도 고르기가 민망할 정도로 숫자가 적다. 먼저 <이상의 시대 반항의 음악>이란 책이 있다. 1960년대 플라워 무브먼트부터 우드스탁의 열기 등이 꼼꼼하게 잘 정리되어 있다. <비틀즈 뒤집기>는 제목과는 달리 비틀즈에 대한 책은 아니다. 이 책도 록의 잡다한 풍경과 진행과정을 잘 담고 있는데, 번역이 약간 매끄럽지는 못하다. 그래도 록의 역사에 관심이 있다면 펼칠만한 책이다. 


 

 

 

 

 

 

 

 

 

 

록이라는 주제로 이데올로기나 연대기순의 나열을 벗어난, 독자적으로 짜여진 텍스트를 만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서 <록 음악의 미학>은 매우 차별적인 색감을 드러내는 책이다. 철학교수이기도 한 저자의 지적이면서도 창조적인 접근이 돋보이는데, 재즈나 클래식과 다른 록 음악에서의 레코딩의 위상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즉 록에서의 레코딩은 라이브의 거울 같은 재현과는 전혀 다른 지점을 갖는데, 음의 기술적 조작을 통해 새로운 음악에 도달하는 또 하나의 공간이기도 한 셈이다. 이 점을 저자는 부정적으로 다루지 않는다.  

<케임브리지 대중 음악의 이해>는 록 음악은 물론이고 대중음악 전반을 다룬 매우 질 높은 글들을 수록하고 있다. 여기서도 사이먼 프리스라는 이름을 볼 수있다.   최근 이안 감독이 만든 <테이킹 우드스탁>이란 영화가 있다. 우드스탁에 대해 기대했던 록의 향연과 관중들의 함성이 녹아내린 장관은 없었다. 하지만 그런 쉬운 기대를 비켜가서 감독은 더욱 진실한 우드스탁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우드스탁은 록에 떨어진 핵폭탄이 아니였을까? 그 열기와 남은 흔적들이 아직도 계속 우리 곁으로 밀려온다. 지미 헨드릭스의 접신들린 연주 모습과 함께..  

 

 

 

 

 

 

 

잠깐 록음악과 직접 관련이 없지만, 음악(학)에 접근하려 할 때, 도움이 될 만한 책을 몇 권 들춰보자. 빅토르 주커칸들은 (나의 경우에) <소리와 상징>이란 책으로 처음 알았다. 음악의 핵심이라 할 만한 주제를 수준있게 다룬다는 인상을 받았다.  <음악이란 무엇인가> 역시도 음악의 기본 요소들을 그의 음악내공으로 독자들에게 선사하고 있다. 

 <노래하는 네안데르탈인>은 '인지고고학'이라는 생소한 학문이 인간의 음악을 바라보는 톡특한 시선이 담긴 책으로 보인다. 음악에 관심있는 사람에게 꽤 흥미롭게 다가 올 거 같은, 그리고 새로운 종류의 교양을 얹어 줄 책으로 보인다. 

 

 

 

 

 

 

 

 

 

만화로 친근하게 엮은  <Paint it Rock>은 왠지 탐이 나는 책이다. 비슷한 내용도 만화로 나오면 왠지 보고싶게 만든다.  다시 록을 차근차근 훑어 볼 책을 골라 보자. <시대별 ROCK을 찾아서>는 흔히 말하는 록의 명반을 시대순으로 엮은 것이다. 간단한 앨범 설명까지 곁들여서 그야말로 록의 굵직한 아이콘들을 건널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조금 아쉬운 점은 책에 나온 아티스트 이름이나 앨범명 철자(알파벳)가 틀린 곳들이 눈에 띈다.   

 

 

 

 

 

 

 

  

 

 

 

 

한 뮤지션, 밴드를 인물 중심으로 다룬 책이 많다고는 볼 수 없지만, 역시 비틀즈가 압도적이다. 최근 반가운 소식은 드디어 레드 제플린이 음악이 아닌 책으로도 나왔다는 것이다. <레드 제플린>이란 제목을 달고 나왔는데, 다양한 사진자료와 그들의 빛과 어둠이 담겨 있다. 책 가격이 비싸지만 나 역시도 이 책을 사고야 말 것 같다.  에릭 클랩튼 역시도 빼 놓을 수 없는 양반인데, 록의 예술적 경지를 드 높인 그의 젊은 시절의 공은 아마 록 매니아들은 잊지 못할 것이다. 

나는 그다지 관심이 많지 않지만, 록, 포크사 그리고 미국의 문화적인 측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 밥 딜런에 대한 책도 몇 권 눈에 띈다. 이 책을 옮기면서 이 페이퍼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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