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 Zeppelin 2
레드 제플린 (Led Zeppelin) 노래 / 워너뮤직(WEA) / 199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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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앨범은 레드제플린에게는 물론 락음악사에 하나의 싱싱한 (에너지가 담긴) 씨앗과도 같은 앨범이다. 다른 앨범들에 비해 쟈켓이 밋밋하긴 하지만, 그 투박함처럼 어떤 이쁘장한 꾸밈보다는 힘 자체의 강약과 실험성이 있다. 첫 앨범 발표 후 같은 해(69년)에 빠르게 만들어진 것으로, 제플린이 고공에 띄워진 후 어떤  강한 (음악 분출의) 탄력을 받던 시기임을 짐작할 수도 있다. 

이 앨범에서 가장 빛나는 곡은, 첫 곡 'Whole Lotta Love'와 'Heartbreaker'이다. 이 앨범를 이끄는 쌍두마차와 같은 역할을 한다. 'Whole Lotta Love'는 지미 페이지가 엔지니어 에디 크레이머(Eddie Kramer)와 함께 '저음역대 주파수'를 활용해서 만든 공간의 입체성이 돋보이는, 그 당시로는 파격적인 음악이다. 'Heartbreaker' 는 하드락의 진행에 있어 인상적인 하나의 숨통을 열어줬다고 보이는데, 고조되는 긴장감과 적당한 공격성이 숨가쁘게 클라이막스 골을 만들고 그것을 다시 가뿐하게 넘어서는 듯하다.

특히 이 앨범에서는 어쿠스틱 진행과 중간 중간 힘의 강한 증폭이 어우러지는 곡들이 눈에 띈다.  'What Is and What Should Never Be', 'Ramble On'과 다소 컨트리풍이 느껴지는 'Bring It on Home' 등 말이다. 가볍게 시작하다 급박한 반전을 품은 곡들이다.

그 외에도 제플린 특유의 서정이 담긴 'Thank You'와 흥겨운 'Living Loving Maid (She`s Just a Woman)'와 존 본 햄의 드럼 솔로가 담긴 'Moby Dick' 등, 제플린의 다채롭고 젊은 힘의 향연이 담겨 있다.

마치 제플린호의 팽팽한 몸통처럼 그리고 고공 비행이 주는 저 아래에서 느낄 두려움! 

제플린이 곧 투하할 여러 폭탄(음악)들을 묘한 공포감을 가지고 기다리게 만드는 앨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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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Led Zeppelin - Led Zeppelin III (Remaster)
레드 제플린 (Led Zeppelin) 노래 / Warner / 197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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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플린 4집이 그들의 어떤 '절정'을 품고 있다면, 그 직전에 나온 이 3집 앨범은 식을줄 모르는 그들 음악에 대한 탐닉과 발산의 열정이 파릇하게 머금고 있다.

아주 긴곡이 없는 관계로 10여 곡에 달하는 풍족한 음원이 담겨 있다. 'Since I`ve Been Loving You' 말고는 노골적으로 블루스 지향적인 곡도 없는데. 전체적으로 뭔가 앞으로 질주하는 듯한 산뜻하고 간결한 곡들로 채워졌다. 그것을 여감없이 드러내는 것이 첫 곡 'Immigrant Song'이다. 정말 군더더기 없이 아주 재빠른 곡인데, 시대를 앞선 스피드와 무거운 관성이 농후하다. 그래서 그런지, 후배 밴드들이 이 곡을 다시 새롭게 연주해 자신들의 음반에 담길 좋아하는 거 같다. 인도풍의 이국적인 묘한 공간성이 느껴지는 'Friends'와 흥겨운 'Celebration Day'는 두 곡 사이의 긴장된 경계를 통해 마치 이어지는 듯한 재미난 구성을 보인다. 그리고 제플린의 명곡 ' Since I`ve Been Loving You'가 보컬과 기타의 애절한 울림으로 뭔가 후비는 쓰라린 맛을 내준다(이런 비슷한 정서를 가진 곡들이 있는데 비교해서 들어보는 것도 좋겠다.  1집 'You Shook Me'와 [Presence]앨범의 'Tea for One'). 예전에 국내에 금지곡으로 묶였던 좀 센 느낌의 'Gallows Pole'이 끝나면 담백하고 얌전해진 'Tangerine'과 청아하게 울리는 'That`s the Way'이 이어진다. 묘한 대비가 느껴지는 부분이다.

'Bron-Y-Aur Stomp'는 아주 이색적인 곡이다. 마치 70년대 영국 포크록 밴드인 스파이로자이라(Spirogyra)같은 야성적이고 신경질적인 연주와 보컬맛을 보여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지미 페이지가 로이 하퍼에게 경의를 표하는 'Hats off to Harper'가 이 앨범의 마침표를 찍는다. 이 곡도 실험성이 느껴지는데, 지미페이지는 로이 하퍼의 앨범 [Whatever Happened To Jugula'85]에 참여하기도 했다.

제플린이 어떤 완성으로 가는 과정에서 다채로운 유희로 스스로를 즐기는 듯한 젊은 여정이 담긴 듯 하다. 따라서 듣는 사람도 부담없이 그러한 기분에 자연스레 동참할 수 있을 것이다.

마치  앨범표지처럼 알록달록한 느낌을 주는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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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d Zeppelin - The Song Remains The Same - The Soundtrack From The Film
레드 제플린 (Led Zeppelin) 노래 / 워너뮤직(WEA) / 197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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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앨범은 제플린의 라이브가 담겨 있기는 하지만, 원래는 제플린 멤버들의 영상과 곁들여진 메디슨 스퀘어 가든 공연의 또 다른 결과물이다. [Houses Of The Holy] 앨범의 첫 곡 'The Song Remains The Same'이 이 라이브 공연의 앨범명으로 쓰였는데,  이 곡은 또한 라이브 연주로 여기에 실려 있다.

우선 이 앨범에 대한 폄하와 오해에 대해 내 나름대로의 의견을 말해야 할 것 같다. 기대한 것에 비해 실망을 느끼는 사람들은 아마도 제플린의 전체 그림에 익숙하지 못한 경우이지 않을까? 제플린은 되도록 같은 것을 되풀이 하는 것을 싫어한다. 그래서 같은 곡을 라이브로 연주해도 자기들 방식으로 여러 버전을 만들기도 하는 것이다. 가령 'Rock and Roll'이 원곡에 비해 김빠진 듯한 연주로, 'Stairway To Heaven'에서 기대했던 그 고음의 보컬 없이 길게 늘어진 것이 실망감을 줄 수 있는 부분이다. 그도 그럴것이, 이 앨범 말고는 제플린의 라이브를 만날 볼 기회가 없지 않은가?(지금은 사정이 달라져 제플린의 라이브 음원을 좀 더 풍족하게 만날 수 있다)

네 명의 멤버 각자의 판타지 영상이 곁들여진 영상물?이기에 박진감 있는 연주보다는 길게 늘어져야 조화로운 구성이 필요했으리라 짐작할 수도 있다. 그리고 이미 그 전에 원곡에 가까운 연주들을 수 많은 공연에서 라이브로 들려줬기에, 특별히 제작하는 이 (영상) 작업에서는 '힘' 보다는 '원숙미'를 강조했을수도 있다. 왜냐하면 제플린은 원곡을 그대로 재현하려는 강박에 시달릴 단계는 이미 지났기 때문이다.

이 앨범에서 눈여겨 볼 만한 곡은, 'Dazed and Confused'와 'Whole Lotta Love'는 물론, 'Rain Song'과 몽롱한 분위기 속에서 피어나는 연주가 일품인 'No Quarter'이다. 그리고 존 본 햄의 아우라가 물씬 풍기는 연주곡 'Moby Dick'에서 그의 명성을 실제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막 제플린에 대한 발견과 그 기대로 이 앨범을 만나 다소 김이 빠진 사람들도, 충분히 제플린을 겪고 나면, 이 앨범을 어느새 찾게 될지도 모른다. 대낮의 땀흘리는 힘의 향연보다 가끔 밤의 여유와 같은 풍취가 당길때도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만큼 스스로도 음악에 대해 노련해져야 이런 앨범이 잘 들리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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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d Zeppelin - In Through The Out Door
레드 제플린 (Led Zeppelin ) 노래 / 워너뮤직(WEA) / 199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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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제플린(Led Zeppelin)의 마지막이 담긴 1979년작 [In Through The Out Door]은 약간의 공백 이후에 나오게 된다. 앨범 쟈켓은 모자를 쓴 신사를 둘러 싼 여러 시선들이 마치 얼룩처럼 공존하는 기이한 사진이다. 무엇을 말하려는 걸까? 저 신사가 레드제플린의 '페르조나'라도 되는 것일까? 다소 허름한 술집에서 혼자 고독하게 마지막 술잔을 기울이는 깔끔한 모습의 신사라니... 제플린의 고상함? 그리고 그러한 제플린(신사)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 관점은 역으로 제플린 음악의 스펙트럼이 여러 빛깔로 발산한다는 걸 암시하는 건 아닐까?

첫 곡 'In The Evening'은 인트로가 신비감을 주는 세련미가 녹아 있는 곡이다. 기타 보다는 존 폴 존스의 건반 악기에서 즈려 나오는 음향이 독특함을 준다. 'Fool In The Rain'은 처음 듣기에도 부담 없는 멜로디를 가진 곡인데, 바로 이어 나오는 ' Hot Dog'까지 편안함이 이어진다. 그리고 이 앨범에서 가장 인상적인 곡을 만나게 되는데, 대곡 'Carouselambra'이 그것이다. 제플린의 다른 곡 'Misty Mountain Hop'(4집)처럼 묘한 순환성을 가진 긴 곡이면서, 늘 들어도 범상치 않은 진행으로 새로운 느낌을 선사한다. 'In The Evening'과 함께 이 앨범에서 프로그래시브함을 갖춘 곡이다. 이어서 가볍고 대중적인 'All My Love'와 그보다 좀 더 거칠고 야성적인 울부짖음으로 변하는 끝 곡 'I'm Gonna Crawl'이 놓여 있다.

수록곡들이 어떤 통일성을 주는 맛은 없지만, 제플린의 음향 탐구에서 과거와 다른 새로운 시도들이 엿보인다. 특히 샌님같이 얌전한 베이시스트 존 폴 존스가 이 앨범에서 자기 색깔을 많이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과도기적 실험을 거치고 난 다음에 또 어떤 제플린의 모습이 나올지 궁금하게끔 만드는 간질한 앨범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러한 기대는 잠깐 흐뭇한 상상으로만 끝내야 하니 아쉽다. 이미 게임오버가 아닌가?

제플린의 검은 마침표.. 그러나 그 안에 흰 옷을 입은 신사처럼.. 제플린의 역사는 끝났지만, 그들의 음악은 지금 여기, 우리의 귓가에까지 하얗게 번져 있음을 알려주는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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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ence
레드 제플린 (Led Zeppelin ) 노래 / 워너뮤직(WEA) / 197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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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탁에 가족이 둘러 앉아 검은 물체를 바라보는 기이한 앨범 쟈켓을 가진 레드제플린의 1976년 앨범이다. 엄밀하게 따져 본다면, 수록 곡들은 제플린의 다른 앨범들에 비해서 뭔가 뚜렷함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여기에 놓여 있는, 단 한 곡 때문에 이 앨범은 레드제플린을 말할 때 빠뜨릴 수 없는 무거운 '존재성'을 갖는다. 그것은 바로 첫 곡 'Achilles Last Stand'이다. 락 음악에 있어, 이 곡과 비슷한 구조나 느낌을 가진 곡은 찾아 보기 힘들다.

스멀스멀 기어가듯 아스라한 느낌으로 시작하는 이 곡은, 여러 마디의 생소한 간격들이 강약의 변화를 통해 마치 담글질하듯 고조감을 생성하는데, 엇박의 급박한 드럼 연주가 큰 역할을 한다. 그 다져진 힘의 증폭이 흐드러지듯 풀리면서 짜릿한 떨림(쾌감)을 주는데, 몸의 경련으로 전이된 듯한 착각마저 불러 일으킨다. 여러 갈래의 음의 흐름이 담긴, 그 이질성이 묘하게 하나로 휘감기는 독특한 맛을 내준다. 이는 멤버 각자의 탁월한 능력이 조화롭게 어떤 하나의 장(場, field)에 잘 녹아들어갔음을 말한다. 

'Achilles Last Stand'는 이 앨범에서 극단적인 자리-모서리와 같은 곡이며, 레드제플린의 음악에서 또 하나의 훌륭한 성취라 하겠다. 

덧붙임: 이 곡은 드림씨어터(Dream Theater)의 앨범 [A Change Of Seasons ]에서도 새로운 연주로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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