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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d Zeppelin - The Song Remains The Same - The Soundtrack From The Film
레드 제플린 (Led Zeppelin) 노래 / 워너뮤직(WEA) / 1976년 1월
평점 :
품절
이 앨범은 제플린의 라이브가 담겨 있기는 하지만, 원래는 제플린 멤버들의 영상과 곁들여진 메디슨 스퀘어 가든 공연의 또 다른 결과물이다. [Houses Of The Holy] 앨범의 첫 곡 'The Song Remains The Same'이 이 라이브 공연의 앨범명으로 쓰였는데, 이 곡은 또한 라이브 연주로 여기에 실려 있다.
우선 이 앨범에 대한 폄하와 오해에 대해 내 나름대로의 의견을 말해야 할 것 같다. 기대한 것에 비해 실망을 느끼는 사람들은 아마도 제플린의 전체 그림에 익숙하지 못한 경우이지 않을까? 제플린은 되도록 같은 것을 되풀이 하는 것을 싫어한다. 그래서 같은 곡을 라이브로 연주해도 자기들 방식으로 여러 버전을 만들기도 하는 것이다. 가령 'Rock and Roll'이 원곡에 비해 김빠진 듯한 연주로, 'Stairway To Heaven'에서 기대했던 그 고음의 보컬 없이 길게 늘어진 것이 실망감을 줄 수 있는 부분이다. 그도 그럴것이, 이 앨범 말고는 제플린의 라이브를 만날 볼 기회가 없지 않은가?(지금은 사정이 달라져 제플린의 라이브 음원을 좀 더 풍족하게 만날 수 있다)
네 명의 멤버 각자의 판타지 영상이 곁들여진 영상물?이기에 박진감 있는 연주보다는 길게 늘어져야 조화로운 구성이 필요했으리라 짐작할 수도 있다. 그리고 이미 그 전에 원곡에 가까운 연주들을 수 많은 공연에서 라이브로 들려줬기에, 특별히 제작하는 이 (영상) 작업에서는 '힘' 보다는 '원숙미'를 강조했을수도 있다. 왜냐하면 제플린은 원곡을 그대로 재현하려는 강박에 시달릴 단계는 이미 지났기 때문이다.
이 앨범에서 눈여겨 볼 만한 곡은, 'Dazed and Confused'와 'Whole Lotta Love'는 물론, 'Rain Song'과 몽롱한 분위기 속에서 피어나는 연주가 일품인 'No Quarter'이다. 그리고 존 본 햄의 아우라가 물씬 풍기는 연주곡 'Moby Dick'에서 그의 명성을 실제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막 제플린에 대한 발견과 그 기대로 이 앨범을 만나 다소 김이 빠진 사람들도, 충분히 제플린을 겪고 나면, 이 앨범을 어느새 찾게 될지도 모른다. 대낮의 땀흘리는 힘의 향연보다 가끔 밤의 여유와 같은 풍취가 당길때도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만큼 스스로도 음악에 대해 노련해져야 이런 앨범이 잘 들리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