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와 비슷한 날씨.. 낮에는 매미 소리가 들리고 밤엔 귀뚜라미로 추정되는 곤충의 소리가 난다. 가끔은 이 두소리가 중첩되서 들리기도 한다. 여름과 가을이 엇갈리기 시작하는 징후인가 보다.

---------

 

 

 

 

                                                                            <산해경 목천자전> <목천자전 신이경>

어제는 <회남자> 책들을 둘러봤는데, 오늘은 <산해경(山海經)>이다. 아무래도 정재서씨가 옮긴 산해경에 눈이 간다. 신화와 지리, 괴물이나 방사(方士), 내단술에 얽힌 신기한 것들을 좋아한다면, 이런 책을 놓치면 아까울 것 같다. 서왕모 이야기가 나온다는 <목천자전(穆天子傳)>과 산해경과 유사한 <신이경>도 독립된 형태는 아니지만 드물게 나와 있다. 서양의 오디세이와 다르게 동양은 특히 산에 얽힌 이야깃거리가 많은 것 같다.

불교적 오디세이라고 해야하나.. 일본인 구법승 엔닌의 순례가 담긴 <입당구법순례행기>는 전에 출판사 정신세계사에서도 나오기도 했는데, 특히 우리나라와 관련된 것들도 나온다고 한다. 그럼 이와는 전혀 다른 현대적 오디세이는 맛이 어떨까? 같은 일본인인 이시가와 나오키의 <청춘여행, 길 위에서 꿈을 찾다>는 고등학교 때 처음 인도 여행을 감행한 후 나중엔 열기구로 태평양을 건너기도 하는 모험을 즐기는 여행가다. 현장의 사진이 곁들여진 정말 개인적 체험의 여행서란 느낌이다.

어제도 '도교와 여성-여신'에 관한 책을 잠깐 꺼냈는데, <중국 여신 연구>라는 근사한 책이 보인다. 여기도 자료로서 <산해경> 등이 나온다. 중국 여신이 남신에 비해 유독 많고, 또 다양성을 가지는 이유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진 책이라고 한다. 인도와 중국의 여신을 비교하는 책도 나오면 꽤 흥미로울 것 같다.    리쩌허우는 전에 동문선에서 나온 <미의 역정>, <화하미학>이란 책을 통해서 꽤 저명한 학자란 감을 잡았었다. 한마디로 철학, 미학에 걸친 자기만의 시각을 텍스트에 녹여낼 수 있는 학자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중국고대사상사론>도 따라서 개론서와는 다른 차원의 중국사상사가 담겼으리라 예상한다. 중국고대사상에 관한 책하면 개인적으론 곽말약(꾸어뭐르우어?)의 <중국고대사상사, 까치>가 생각난다. 지금도 집에 잘 모셔져 있지만, 이 책도 잘만 읽으면 그 얻는 바가 클 것 같은 책 중 하나다.      <소설로 읽는 도덕경>이라니, 과연 소설로 가능할 지 궁금하다. 도덕경은 문고판에서부터 도올의 <노자철학 이것이다> 등등 몇 번 읽어봤지만, 체득하기에는 아직 가물가물한 그 무엇이다. 이 책은 소설 형식을 빌어 현대적 감각으로 썼다고 하는데, 기회가 되면 읽어보고 싶다.

 

 리쩌허우의 다른 책들 <학설>, <역사본체론>, <중국미학사>, <미의 역정> 등이다.

 

 

 

브라이언 페이건은 고고학과 인류학 박사로 이쪽 분야에서는 그래도 알아주는 사람으로 통하는 것 같다. <람세스의 눈>은 오랜 흙먼지 같은 과거를 단지 과거의 이야기마냥 늘어 놓는 것이 아니라 지금의 감각-프레임으로 풀어낸 고고학 이야기로 보인다. <기후 문명의 지도를 바꾸다>는 기후와 문명의 관계를 다룬 연구서다. 그렇게 생소한 접근은 아닌데, 이와 비슷한 책으로 전에 고려원에서 나온 <환경과 자연인식의 흐름>도 찾아보면 좋을 것 같다.

 

 

 

 

 

<첫사랑 피카소>는 그냥 단순한 책 제목인가 했더니, 실제로 피카소의 연인이었던 훼르낭드 올리비에의 일기를 모아서 만든 것이라고 한다. 사랑을 나누던 여자의 눈에 한 남자로서 피카소의 모습이 어떠할지 꽤 궁금하다.    <어떤 이의 악몽>은 재기넘치는 상상의 단편들이 이어지는 책인듯 하다. 짧은 호흡과 자극의 글이 읽고 싶어 이 책을 고른다면, 과연 그 결과는 악몽일까? 아니면 단꿈의 감상을 남길까..

아사다 지로는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한 <철도원>의 작가로 알고 있을 뿐, 자세히 몰랐는데, 꽤 많은 책들이 번역된 걸 보고 놀랐다. <창궁의 묘성>이란 제목이 참 근사해서 읽어보고픈 마음도 불러 일으킨다. 다른 책들이 비해 약간 썰렁해 보이는 책을 몇 권 골라봤다.

<메피스토>는 이스트반 자보 감독이 만든 영화도 꽤 유명하다. 아카데미에서 최우수 외국영화상을 받기도 했는데, 괴테의 <파우스트>에 나오는 악마의 이름이 암시하듯, 어떤 진한 개인적 갈등과 악마적 전이(물듦) 등을 한 예술가(연극배우)를 통해 그려냈을 것이다. 그런데 이 <메피스토>의 작가 클라우스 만이 토마스 만의 아들이란다. 이 책도 역시 전에 고려원에서 나온 적이 있다. 이 메피스토의 기운과 맞물려 <포르노 작가의 시>도 얼추 예상되는 분위기다.

 

-DVD-

전에 마틴 스콜세지의 인터뷰를 보니까, 한국 영화들도 꽤 보는 것 같았다. 나이가 많이 들었는데도 부드러운 인상은 여전하다. <좋은 친구들>이 어떤 조사에서 최고의 영화로 뽑혀서 약간 이상한 눈초리를 받기도 했었는데, 개인적으로 그 수많은 영화를 제칠만한 영화는 아닌 것 같다. 마틴 스콜세지 영화를 유독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다. 전에 알던 사람도 그랬는데, 나는 기대치를 높게 잡고 봤는지 생각보다는 썩 좋지는 않았다. 그 유명한 <분노의 주먹(성난 황소)>도 역시 마찬가지다. 다만 로버트 드니로의 젊고 단단한 육체와 거친 모습을 볼 수 있었다는 거..아울러 작고 시끄러운 사고뭉치 조 페시와의 콤비 플레이 정도.  <순수의 시대>는 다른 영화들과 다른 맛이 있다. 어떤 폭력의 제스처가 아닌 묘한 심리를 그린다는 면에서. 그리고 초기 미국 귀족 사회의 화려한 볼거리(영화에서는 아무래도 영국이나 유럽에 대한 콤플렉스도 엿보이지만)도 기억에 남는다. 

영화 <미션>은 음악과 함께 여전히 강한 인상이 흩어지지 않고 남아 있다. 물론 더 깊이 들어가면 종교와 타문명에 관한 비판적인 읽기도 가능한 영화지만, 여기서 구태여 꺼낼 얘기는 아닌 듯 하다. 롤랑 조페도 그러고 보니 다양한 쟝르의 영화를 찍었다.  이번에 새로 나온 <4. 4. 4.>는 아마 보고 나면, 롤랑 조페가 굳이 만들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게 한다. 그냥 가볍게 즐길 만한 반전이 있는 스릴러이긴 하지만, 감독의 역량보다는 헐리우드 시스템에서 자연스럽게 발생 가능한 영화 중 하나로 보였다. 차라리 에로틱이 가미된 스릴러인 <굿바이 러버>가 나을 것 같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ephistopheles 2007-08-26 0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44라는 영화의 감독이 롤랑조페라는 사실을 알고 아주 약간 놀랐었습니다.^^
초면이네요 반갑습니다.^^

TexTan 2007-08-26 0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스토펠레스님 저도 반갑습니다. 방금 서재를 구경갔는데, 잘 꾸며놓으셨더군요. 자주 놀러가서 눈동냥좀 하겠습니다.
 

아침은 좀 선선하다 싶었는데, 오후의 꼬리에 질긴 더위가 끌려가듯 잔열이 남는다. 저녁 일곱시가 넘었는데도 그렇다. 오늘은 밖에서 <루이스 부뉴엘의 은밀한 매력>이란 책을 구했다. 품절이라 구하기 어려운 것인데, 운이 좋았다. 한 감독이 처음부터 끝까지 평균 이상의 영화를 계속 만들기는 어려울 것이다. 히치콕도 가끔 수준 이하의 영화들이 보이질 않던가?

 

 

 

 

다윈도 생물학에서는 헤겔처럼 또 하나의 망령일지도 모른다. 누군가 가끔 이 진화론에 큰 타격을 가하기도 하지만, 여전히 다윈은 자신의 파편들을 새롭게 구축하는 후예들을 바라본다. 분명, 진화론적 시각과 창조론적 시각은 어느 편에서 확실히 끝장낼 수 있는 이론이나 무기를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 어쩌면 양극성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이성과는 달리 세상의 참 실상은 야누스의 미소를 머금고 그냥 그렇게 있을지도 모르니까. 이런 예민한 지적인 문제, 그리고 상당히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한 축을 차지하는 이 분야에 대해서는 한번 긴 호흡의 독서로 말끔한 정리가 필요해 보인다. <다윈의 대답>에서 아마 그런 '대답'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40억 년 간의 시나리오>는 일종의 '생명의 역사'에 해당하는 생물학 책으로 보인다. 그런데 좀 더 유전자에 초점을 둔 긴 시나리오가 담긴 것 같다.

 

 

 

 

 

아니메, 미국산 만화도 움츠려 들 수 밖에 없는 그 만화 이미지의 강박증을 유발하는 힘!

-인문학으로 읽는 제패니메이션- 부제가 붙은 <아니메>는 몇 가지 큰 얼개를 통해서 일본 애니메이션을 통째로 엮어 내고 있다. 아마 저자의 오랜 관심의 시간과 경험에서 나오는 정리 기술로 보인다. 특히 제2부 '신체, 변신, 정체성'은 매우 흥미로운 주제를 가진 장이다. 되도록 많은 아니메를 동원해서 자신의 콜렉션을 자랑하는 식이 아니라, 앞에서 말했듯이 큰 여러 갈래의 줄기 안에 도드라진 대표성을 가진 것들을 추려서 큰 그림을 그려내는 작업으로 보인다.  <저패니메이션 하드코어>는 제목만 봐도 (어쩔 수 없이?) 친근하다. 나는 상상을 자극하지 않고 너무 과장된 걸 들이미는 광경을 그리 달가워 하지 않는 터라, 이런 류의 만화를 즐기진 못한 편이다. 이왕이면 실사가 낫다는... 하여튼 요괴나 괴물까지 등장해서 여자를 줄기차게 괴롭히는 성깔을 가진 만화도 보이던데, 다른 나라에서 찾아 보기 힘든 일본만의 풍경인 듯 하다. 그 지나친 과잉에 대해서 한번 연구해 보는 것도 재미가 있을지도..     <박인하의 아니메 미학 에세이>는 우리나라 사람이 쓴 책이다. 8가지 미학 코드로 아니메 읽기를 시도하는데, 이것 말고도 여러 주제들로도 다루고 있다. 그런데 위의 책 <아니메>에 비해서 '정리의 기술'이 좀 우왕좌왕해 보인다.

 

 

 

 

 <뇌는 스크린이다>를 번역하고, <들뢰즈> <디지털 영화의 미학> 등을 지은 박성수씨의 <애니메이션 미학>은 아무래도 저자의 특성상 인문학적인 풍취가 강한 책일 것 같다. <움직임의 미학>은 애니메이션의 작업 과정 같은 하드웨어적인 부분과 '애니메이션 미학', 즉 애니메이션과 수용자와의 관계와 그 효과등도 아울러 다루는 것으로 보인다.     기호학과 만화의 만남은 그리 낯설어 보이지 않는다. 이런 책이 두 권 눈에 띈다. <만화 기호학>과 <기호학적 만화론>인데, 영화와는 어떤 차별적인 특색이 있는지 기회가 있으면 들여다 보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감독 중 하나인 오시이 마모루에 관한 책, <아니메의 시인 오시이 마모루>도 눈에 보인다. <공각기동대>로 정말 전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는데, 극장판이 흥행에서 저조한 반면, TV 시리즈는 꽤 인기가 있었던 걸로 안다. <공각기동대 2> 극장판에서 어느 정도 타협을 했다는데도, 대중이 받아들이기엔 난해했다. 원래 실험적인 실사 영화들도 찍었는데, 너무 주관적이고 저예산인지라 시각적으로 흥미를 끌기엔 아쉬운 부분들이 많다. 나로서는 '공각기동대 3'에 해당하는 그의 다음 작품을 기다리는 게 또다른 낙이다.

외국사람의 눈으로 쓴 우리나라에 대한 책을 아직 읽어보질 못했다. <은자의 나라 한국>은 책 제목과는 사뭇 다르게 우리나라의 고대사부터 을사조약에 이르는 긴 역사를 건드린 책이다. 일본에서 연구 활동을 많이 한 걸로 봐서, 그의 역사 시각이 어떠할지는 약간 짐작이 갈 뿐이다. 이에 반해 <조선풍물지>는 외교관으로 온 외국인이 19세기 조선의 모습을 직접 눈으로 보고 지은 책인데, 그들의 눈에 우리가 얼마나 이국적이었을지 궁금하다.   

 

-DVD-

<12 몽키즈>와 <브라질>로 유명한 테리 길리엄은 그 전에 <몬티 파이톤...> 같은 이상하게? 웃긴 영화들로 인정을 받았다. 나한테는 '브라질'이 더 친근한 제목인 <여인의 음모>, 이 영화를 가장 잘 봤다. <12 몽키즈>는 크리스 마르케의 짧은 실험작 <환송대('활주로' 혹은 '통로'라고도 함)에서 모티브를 얻었음을 알 수 있고(넓게 보자면 매트릭스까지도), 또 역으로 <여인의 음모>는 스티브 소더버그 감독의 <카프카>에서 그 영향 관계를 알 수 있다. 이 두 편 외에는 그 후로 테리 길리엄의 이름 값을 톡톡히 해내는 영화는 안 보인다. <그림형제>는 모니카 벨루치를 구경하는 재미와 거울 앞에서 벌어지는 기이한 풍경 말고는 그리 큰 재미는 없었다. 왜 감독의 예술가적 재능은 누적이 되질 않는 것일까?

레오 까락스는 너무 어린 나이에 등장해서 고다르의 관심까지 받은 천재감독이었으나 왠일인지 <폴라 X>라는 영화가 나오기까지 공백이 길었고, 그 이후에는 더더욱 길다. 그가 찜해서 스타가 된 줄리 델피와 줄리엣 비노쉬만이 영화에서 활동이 많았을 뿐..  영화 <퐁네프의 연인들>은 우리나라에서 의외로 흥행하는 바람에 레오 까락스를 놀래켰다고 한다. 그래서 방한까지 했다는.. 한쪽 눈에 안대를 한 줄리엣 비노쉬의 멋진 노숙자 모습은 꽤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밤에 강물을 타고 수상스키를 타는 장면도 기억에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감독이 귀가 얇은지라 결말을 자기 고집대로 하지 않고, 줄리엣 비노쉬의 의견을 반영했다는 소리도 들린다. 그래서 서로 사이가 좋았다면 그나마 다행일텐데, 진도가 어디까지 갔는지는 모르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주 솜털 같은 미세한 차이지만 더위의 힘이 정점에서 점차 기우는 듯한 느낌이다. 길거리에는 뙤약볕이 햇물 번지듯 이글거리고, 담과 가까이 자란 나무들 밑은 그래도 그림자가 있어 발과 몸을 담그로 더운 열기를 식힐 수 있었다. 오늘도 그러한 여름 하루였다.

브루스 핑크(Bruce Fink)<에크리 읽기>가 나왔다. 라캉을 즐겨 읽는 독자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다. 물론 브루스 핑크가 번역-편집한 '에크리'나 '세미나'가 우리말로 나오길 바라는 사람들도 많겠지만, 일단 이것만으로도 짧은 단비는 될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나온 핑크의 다른 책으로는 <라캉과 정신의학>이 있고, <성관계는 없다>에서는 <라캉의 주체(The Lacanian Subject, 1995)>의 일부가 번역되어 '성적 관계 같은 그런 것은 없다'라는 제목으로 실렸다. 아무래도 핑크의 글쓰기 방식은 전달자 역할에 어울린다. 지젝이 약간 꼬는 재미(희롱)를 부리다가 내려 놓는 것 하고는 맛이 다르다. 그래서 지젝 스타일이 버겁거나 맞지 않는 사람한테는 오히려 핑크의 글이 더 당길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지젝에 비해 핑크의 책은 아직은 숫적으로 많이 부족하다.

그 동안 읽은 '라캉 입문서'들을 정리해서 페이퍼를 쓸 생각인데, 비슷 비슷한 책들이 있는 반면에, 꼭 읽으면 좋을 책들도 몇 권 눈에 띈다. 라캉은 지젝, 핑크와 같이 탄력 있는 줄을 뽑아내는 거미?들이 있는 것이 들뢰즈와 사뭇 다르다. 그리고 사상에서도 서로 같은 차원에서 비교할 극과 극은 아니더라도 얼핏 대비되는 것들이 보인다. 8월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9월로 넘어가기 전에 오랜만에 페이퍼를 꾸며봐야겠다.

 

 

 

 

 

 

<O-기호의 매춘부>는 'O'이라는 기호-아리비아 숫자 영, 알파벳의 'O' 그리고 무(無)의 개념 등을 좀 더 자극적이고 독창적인 시각으로 다룬 듯이 보인다. 물론 이런 비슷한 책들이 여럿 있지만, 그 대상에 어떤 비밀스런 우회로를 거쳐 도착하는지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O'는 시각적으로도 '우로보로스 뱀'을 연상케 하는데, 역시나 목차에도 '연금술' 항목이 있다.        이언 스튜어트는 과학, 특히 수학적 시각으로 자연을 꿰는 재주가 남달라 보인다. <하느님은 주사위 놀이를 하는가>에서 이 남자를 처음 접했는데, <자연의 패턴>도 그의 진가가 많이 실린 책 같다. 이 책은 전에 <자연의 수학적 본성>이란 약간 센 제목을 가지고 나온 적이 있다. <눈송이는 어떤 모양일까>도 비슷한 패턴을 가진 (자연 속에 숨어 있는 수학) 패턴에 관한 책이다.

 

 

 

 

 

회남자는 전부터 읽을 생각은 컷지만, 아직 제대로 눈맛도 못보고 있다. <회남자 황제내경> 이렇게, 회남자와 황제내경까지 묶어서 나온 책도 보인다. 출판사 김영사의 -지식인 마을 시리즈-라는데, 지성인 두명 혹은 고전 텍스트 두 개를 약간 긴장되게 한 권에 담아 번갈아가며 엮어 나가는 식으로 꾸며진 듯 하다. 황제헌원은 우리 고대사와 관련된 전설?이 있다. 바로 치우천황과 대결을 벌인 주인공이다. 황제가 이겼다는 설도 있고, 치우가 이겼다는 설도 있다. 그리고 치우가 나중에 티베트로 갔다는 말도 얼핏 어디서 본 기억이 나는데, 여긴 도통 어떤 것이 사실이고 신화인지 헷갈리는(헤깔리는x) 영역이다.  어쨌든 이번 여름이 가기 전에 회남자 한 권을 두툼하든 얄팍하든 한 놈 손에 쥘 생각이다.

 

 

 

 

 

'회남자' 이야기가 나온 김에, 약간 거슬러 올라가 도교에 관한 책들을 둘러본다. 나는 도교에 관해서는 앙리 마스페로의 책하고 사까이 다다오 등이 참여한 <도교란 무엇인가, 민족사> 그리고 <도교와 불로장수의학, 열린책들> 등이 기억난다.  그 외에도 <태을금화종지>니 <참동계천유> 등이 있는데, 지금 잠깐 훑어보니가 그새 품절이나 절판된 책이 많다.  물론 도가와 도교가 엄밀하게는 갈리는 것이긴 하지만 <도덕경>을  '여성성의 상징'으로 읽는 방법이 있듯이, 동양에서는 하늘보다 땅의 이치, 여성성을 더 중시하는 경향도 보이곤 한다. 인도를 (사상적으로) 동양으로 보긴 어렵지만, 인도도 아리안족 침입 이전에는 여신의 힘이 만연했다. 그러나 도교에서의  여성성과는 좀 다른 것 같기도 하다. <도교와 여성>은 신화나 양생술에 치중한 다른 도교 관련 서들과 차별성을 갖으며, 또한 도교의 핵을 차지하면서도 베일에 가렸던 부분을 드러내는 것 같아 관심이 가는 책이다.         <조선시대의 내단사상>은 한길사에서 나온 걸로 가지고 있는데,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출판사를 통해서 새로 나왔다. 박사논문을 단행본으로 만든 것인데, 중국이 아닌 우리나라의 내단 사상을 본격적으로 다룬 것으로 유명하다. 이 책을 꺼낸 김에 <내단>이란 책도 잠깐 구경을 해보자. -심신수련의 역사-라는 부제를 가졌는데, 간단한 제목에 비해선 의미있는 작업의 결과가 담긴 것 같다. '내단(內丹)'은 체내에서 연단술을 통해 단을 만드는 것인데, 이것이 몸 밖의 물질에 투사되어 발휘될 경우 '연금술'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여러 학자들이 참여해서 고대부터 명청시기까지 두루 살핀 것 같은데, 주로 일본학자들의 연구서에 의지하던 것에서 벗어나 우리나라 학자들의 도교사에 대한 내공적 글쓰기도 한번 경험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DVD-

대니 보일 감독의 <선샤인>은 약간의 무리수를 둔 영화다. 아마 머리가 나쁘거나 뻔뻔한 감독이 아니라고 보는데, <이벤트 호라이즌(Event Horizon, 1997)>과의 비슷함을 어떤 식으로 넘어갈 수 있느냐가 문제일 것이다. 여기선 마치 '물활론'의 부활이랄까? 주인공들은 너무도 가까이 저 뜨거운 태양에 다가간다. 물론 아마겟돈 같은 임무라지만, 그런 영화를 뛰어넘는 처절함과 혼돈들이 우주선을 통째로 집어 삼킨다. 마치 대원들의 영혼을 삼킬만한 영적인 힘의 압도, 그렇게 거대하게 기다리는 태양처럼. 그러나 그러한 위험 앞에서 우리는(대원들은) 유혹에 노출된다. 태양은 우주의 자궁이 아니던가? 거기에 녹아들기 바라는 뜨거운 타나토스가 이 우주선 안에서 죽은 나무들을 대신해 자라나는지도 모를 일이다. 영화 <스피어(Sphere, 1998)>나 타르코프스키와는 또 다른 스티븐 소더버그의 <솔라리스>에서도 비슷한 위기와 철학적 무게를 맛볼 수 있다.

<세익스피어 컬렉션>은 영국 BBC에서 만들어 낸 세익스피어의 영상 집대성과 비슷한 성격의 모음이다. 수십편(37편)이 담겨 있는 만큼 디스크 숫자도 거기에 버금간다. 세익스피어에 큰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하나의 소식일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8월도 어느새 열흘 남짓 남았다. 오늘은 한나라당 대선 후보가 확정된 날이기도 하다.



 

 

 

 

검은 땅 아프리카, 괜히 그들의 머릿속도 피부마냥 검은 무지의 지층으로 가득차지 않았을까 하는 편견을 갖기 쉽다. 그런데 우선 이집트만 하더라도, 고대문명의 정점은 그들 피라미드 처럼 신비하고 장엄한 질감으로 가장 살찐 기하학의 장소를 만들어 내지 않았던가?  또한 가장 오래된 도서관의 하나도 이 근처에 있었다고 한다.

신화나 세계의 상징 (문양), 민속(무속) 등에 관심이 있다면, 아프리카에 맞닿는 검은 뿌리 하나쯤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아프리카가 유리한 것이, 다른 지역에 비해 그러한 흔적들이 현재에 조금이라도 남아 있거나, 그 사라짐에 대한 역추적이 시간적으로 가깝다. <아프리카의 부족과 문화>는 아프리카 부족에 초점을 맞추고 그외 전통문화와 예술을 곁들인 책인데, 이 책의 저자는 전에 <별난 인종 별난 에로스>를 썼었는데, 요새 개정판인지 <별난 민족 별난 에로스>라는 책이 보인다.     <아프리카의 신화와 전설>은 350쪽이 넘는 두툼한 분량의 책으로, 신화, 전설, 우화(민담)순으로 아프리카의 구전을 풀어내고 있다.           원시미술에 관한 책을 보면, 아프리카는 맨 앞에 자리잡기 마련이다. 원시미술에서 아프리카를 빼는 건 팥 없는 빙수맛이 아닐까? 피카소도 한때 아프리카 전통 미술과 유사한 풍으로 작업을 하기도 했다. <아프리카 미술의 현장 1>은 아프리카 현대미술을 다룬 책이다. 아프리카와 현대미술이 얼른 머리 안에서 잘 어울리지는 않지만, 인터넷에서 조금만 찾아봐도, 이미 그렇게 낯선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터치 아프리카>는 기행와 예술이 어우러진 책인데, 이 책 역시도 아프리카 현대미술을 열람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사뭇 분위기가 다른 <아프리카의 왕실 미술>은 왠지 제목부터 귀티가 흐른다. 16세기부터 20세기의 왕실 미술을 다룬다고 하는데, 미술과 문화 그리고 정치적인 것과의 연관성까지 아우를 것 같다. 이보다 시기적으로 앞선 고대의 아프리카 미술이라면 개인적으로 더 흥미가 갔을텐데 아쉽다.

 



 

 

 

 
전문가들이 선정한 우리나라 최고의 예술(품)을 네 분야인 회화, 공예, 조각, 건축으로 나누고, 여기서 1,000점을 고른 것이 책으로 나왔다.  <한국의 미, 최고의 예술품을 찾아서>는 '교수신문사'가 주최가 되어 꽤 여러 단계의 검증을 거친 전문가집단의 기획 의도가 반영된 책으로 보인다. 필요한 기획이고 있어야 할 책이라 생각하는데, 그 정성과 시간에 맞게 훌륭한 편집과 제본이길 바라며 더더욱 알찬 내용이 깃들어 있기를 기대한다. 

 

<제국의 최전선>은 따끈따끈한 신간이다. 이라크, 아프리카 그리고 요새 우리나라의 이목이 집중 된 아프가니스탄 등 미국, 그러니까 미군이 주둔하는 최전선의 풍경을 저자가 직접 취재한 경험을 토대로 들려준다고 한다. 다만, 대개 이런류의 책이 그러한 미국의 제국주의 성격(왠 간섭!)을 비판적으로 다루겠지 예상하기 쉬운데, 저자는 오히려 미국의 그러한 '제국주의' 성격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면서, 그것의 긍정적인 면도 주요하게 바라본다고 한다. 그러니 어떤 깊은 (비판적인) 사색을 바라지 않는다면, 이 살떨리는 위험한 지역의 다양한 모습을 구경한다는 흥미, 그 기분으로 고를 만한 책이다.

 

-DVD-

<불꽃놀이, 아래에서 볼까? 옆에서 볼까?>, 이 약간 놀리는 듯한 요상한 제목은 예전에 영화 구하기 어려운 시절, 보면 좋을? 일본 영화 리스트에 자주 오르던 제목이다. 이 영화의 감독 이와이 슈운지의 영화를 많이 보지는 못했다. 이상하게도 밋밋하지만 이쁜 느낌의 <4월 이야기> 빼고는 마음에 들었던 영화도 없었다. <스왈로우테일 버터플라이>는 이와이 슈운지의 초기 강렬한 화면 리듬을 볼 수 있지만, 이것 역시 나한테는 별 재미가 없었다. 거기다 <릴리슈슈의 모든 것>은 아예 보다가 중간에 그냥 포기하고 말았다. 나도 도대체 왜 이와이 슈운지 영화에서 별 재미를 못 느끼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분명 좋아할 요소들이 다분한데도 말이다. <언두>라는 영화도 좋다고들 하는데, 다시 한번 도전해 볼까? <언두, 아래에서 볼까? 옆에서 볼까?>.. 패러디.. 재미없다.

<오페라의 유령>은 꽤 오래 전부터 만들어진 영화다. 그래서 그냥 '오페라의 유령'이란 제목이 유명하니까 아무거나 고르면, 전혀 엉뚱한 걸 보게 될 가능성이 높다. 정확히 어떤 감독의 혹은 오리지널 여부를 확인하는 게 필요한 영화다. <폰 부스>,<의뢰인>, <베트맨 시리즈>로 유명한 조엘 슈마허(Joel Schumacher) 감독도 2004년에 <오페라의 유령>을 만들었다. 이 190이 넘는 장신 감독의 영화를 처음 접한 것은 <유혹의 선>이었다.

 

 

 

 

이 '유혹의 선'에선 아직 뜨기 전의 줄리아 로버츠와 이 영화를 통해 사겼다던 키퍼 서덜랜드를 만나 볼 수 있다. 물론 영화도 긴장감 있고 재미가 있다. 아마 조엘 슈마허 감독의 영화 중에 재미로 따지자면 손꼽을 영화 중 하나다. <베로니카 게린>은 내가 좋아하는 배우 케이트 블란쳇이 나온다니 나중에라도 한번 보고 싶은 영화다. 그 외 짐 케리가 그 전의 배역과 전혀 딴판인 연기 변신을 했다던 <넘버 23>도 구미가 당긴다. 좀 된 영화인데, 우리나라에서는 한인 비하로 문제작이 되버린 마이클 더글러스 주연의 <폴링 다운>도 이 감독의 영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주말이다. 이런 더운 여름엔 무서운 이야기가 더욱 귀에 솔깃하다. 은밀한 어둠 그리고 속삭임... 이들에게도 역사는 있을 것이다.

 

 

 

 

<신화로 보는 악과 악마>의 저자의 이력을 보니까, 철학을 전공하고 그 후에 종교와 신화에 대한 많은 책을 쓰거나 번역했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도 단지 흥미에 기댄 것보다 뭔가 체계성이 보인다. 먼저 악이 무엇인지를 묻고, 신화, 철학, 종교에서의 악의 개념을 살핀다. 그리고 악마의 유래나 어원 같은 기원을 소급하는 것에서부터 괴물, 용 같은 악마의 전이-변신 문제, 이 책의 하이라이트 성격인 악신 열전 그리고 민담과 문학에서의 악-악마의 드러남을 다루고 있다. 책값도 적당하니 한번 구경을 해봐도 좋을 것 같다. <악마의 역사>는 1900년에 처음 나왔다니까, 꽤 된 책이다. 그 당시 어떻게 자료를 구했는지 모르겠지만, 고대 이집트, 아카드와 셈족, 페르시아, 인도의 브라만, 힌두교와 불교 등 동아시아를 제외하곤 흘러 살필 곳들은 잘 찾아가는 것 같다. 이 책은 악과 악마에 대한 책이기도 하지만, 지금보다 100년전의 연구성과인 만큼 그 당시 인문학자의 시선이 어떠했는지도 더불어 살필 수 있을 것 같다.  

<육체의 악마(Le Diable au Corps'1923)>, 이 소설은 레이몽 라디게가 스무살에 발표했다고 한다. 영화로도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제목이 비슷한 그레타 가르보 주연의 <육체와 악마 Flesh and the Devil'1926)>와는 다른 영화다.

 

 

 

 

SXE.. 이 뒤바뀜, 알파벳의 꼬인 자세가 에로틱하다. 성에 대한 종교, 예술, 문화 전반에 걸쳐 고대부터 현대의 포르노까지 춘화까지 결들이며 충만하게 꾸며진 듯 하다. 그냥 생리적인 호기심만이 아니라 그것을 좀 더 미지근한 지적 시각으로도 만끽할 수 있을 것 같다. 예전 우리나라의 성은 어떤 음침함과 어둠속에서 묘하게 엉키는 심리보다는 해학과 자연과 교감하는 건강함이 있었던 것 같다. <한국의 성 숭배문화>은 이러한 한국인, 한국문화의 성을 그래도 전문적으로 정리한 책으로 보이는데, 언젠가는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전에 <악마의 정원>를 봤었는데, <식탁 위의 쾌락>도 그런 엇비슷한 주제를 가진 책 같다.

카마수트라.. 이 책은 그 야릇한 명성에 비해서 그렇게 야한 책은 아니다. 아니 야하기 보다는 차라리 진지한 책이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인도인에게서 남자와 여자는 소우주의 각기 다른 씨앗이고 해와 달을 상징하는 남성 에너지와 여성 에너지가 흐르는 통로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세속적으로 보면, 건강의 차원이고 좀 더 시각을 넓히면 우주 에너지 교감의 활성화의 차원에서 이러한 남녀의 자세들이 나온 것이 아닌가 한다.

 

<동물의 영혼>은 독특한 책 같다. 동물과 인간의 어떤 연결고리를 유념한 책으로 보이는데, 특히 고대부터 신화와 상징을 통해 인간과 더불어 교감했던 흔적들도 살피는 것 같다.   인도 사원에는 돌로 조각된 많은 동물들이 보인다. 그들이 사람처럼 성교를 하는 장면, 혹은 사람과 같이 그것을 하기도 한다. 우연찮게 두 책은 그런 면에선 공통점이 있다.   <이거룡의 인도 사원 순례>도 이렇게 더운 여름 저녁에 한번 펼쳐보고 싶은 이국적인 돌들의 모양들이다. 마치 살아 있는 듯이 어떤 포즈들로 우리의 시선을 맞이할까?

어떤 책을 보다가 연금술과 관련된 파라켈수스에 강한 매력을 느꼈다. 그래서 부랴부랴 파라켈수스를 검색해보았지만, 그를 다룬 책은 정말 없었다. 그거 참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우리말로 된 책으로는 이 책 <파라켈수스>가 유일하다. 이 신비스러운 남자는 어떤 비법들을 품고 있을지 궁금하다.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마법의 언어>라.. 난 여태 이런 종류의 책을 보는 사람들이 이해가 안갔다. 그런데, 독불장군처럼 자기 멋대로 언어를 휘두르고 사는 것 보다는 부드러운 언어의 궤도를 짐짓 알고 사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을 해본다. 함께 사는 세상 아닌가?                   <만화로 보는 중국신화> 이런건 아이고 어른이고 없다. 있으면 뚜딱 헤치우고 싶다.

 

 

 

 

 

<철학 지도 그리기>, <펼쳐라 철학>, <철학의 구라들>은 비슷한 무게를 지닌 대중을 위한 책으로 보인다. <세계사를 바꾼 철학의 구라들>은 제목만 보고서도 이 책이 그런 철학자들의 구라들을 조목조목 따지는 책이 아닐거란 생각이 들었다. 이것도 하나의 역설인데, 정말 그러한 비판적인 내용을 담은 무겁고 날카로운 책이라면, 그런 제목을 붙이진 않았을 것이다(물론 우리나라에서 이런 자극적인 제목을 붙였을 것이다). 그리고 고대부터 현대철학까지 그러한 비판 작업을 수행할 사람도 드물뿐더러 그 방대한 작업은 생각만 해도 머리가 언다. 이런 종류의 책으론 전에 출판사 책세상에서 나온 <철학의 큰스승 50>이 괜찮았던 거 같다. 물론 지금은 새책으로 구할 수 없지만..

좀 무거운 책을 한 권 찾아봤다. <과학적 발견의 패턴>은 과학 연구 방법에서 "귀납이다 연역이다" 하는 뻔한 것에 회의적인 시각이 담긴 듯 하다. 인과성의 문제도 중심적으로 다룬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양자 물리, 입자 물리에 더 비중이 담긴 책으로 보인다. 이 책을 보니까 언뜻  폴 페이어아벤트(P. Feyerabend)의 책 <방법에의 도전(Against Method: Outline of an anarchistic theory of knowledge, 1975>이 생각난다. 이 책도 과학과 철학의 긴장된 관계, 그리고 과학의 합리성에 대한 지적인 도전이 담겨 있다. 이 멋진 책이 내 방 어디선가 사라졌다.

이 유령이 된 책 -찾기 놀이-를 해야 할 듯..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