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성



 






























공포의 권력을 읽는다.

 


<아브젝시옹과 성스러움>, <감정의 문화정치>, <처음 읽는 프랑스 현대철학>, <페미니즘의 개념들>, <쥘리아 크리스테바>에서 아브젝시옹’, ‘아브젝트부분을 찾아 읽었다. 마침 가족 중 한 명이 핸드폰을 교체하게 되어서 *의 서재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는데, 전자책의 검색기능을 야무지게 잘 사용하고 있는 중이다. 건수하님이 소개해 주시고 다락방님이 추천해 주신 <경계에 선 줄리아 크리스테바>도 읽고 싶었는데, 그러다가는 <공포의 권력>에 도착하지 못할 것 같아 대충 이쯤에서 접었다.

 


줄리아 크리스테바는 음식물에 대한 혐오를 가장 오래되고 기본적인 형태의 아브젝시옹으로 본다. 또한 배설물, 오물, 땀 등과 같이 육체에서 발산된 것들 가운데 오물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 시체이기에, 시체가 오물 중에서도 가장 역겨운 것(24)이라 여겨진다고 본다. 음식물이나 성적인 것과 관련된 물질을 배제하고, 한편으로는 배제 행위 자체가 신성함을 수립(42)하도록 작동하는 아브젝시옹은 나르시시즘의 전조건이기도 하다.

 

 















어떤 관념이나 사조가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우리의 삶을 지배할 때, 그 원인을 추적하고자 할 때, 시작점은 당연히 역사다. 사람들은 언제부터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나. 언제부터 이런 생각들이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상식으로 받아들여졌는가. 여성학 공부에서 <가부장제의 창조>라는 책이 중요한 이유가 거기 있다고 생각한다. 여성의 재생산 능력이 남성에 의해 이용되고 상품화된 이후, 여성이 축적 가능한사유재산으로 취급받는 일이 고대 메소포타미아와 성서 시대를 거쳐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져 왔는지를 알아야만 현대까지 이어져 오는 여성의 성 상품화와 성매매에 대한 다층적 이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브젝시옹은 왜 중요한가. 아브젝트는 왜 중요한가. 크리스테바는 지금 아브젝시옹과 아브젝트 개념으로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가. 무엇을 말하기 위해 아브젝시옹을 이야기하는가

 


어머니는 주체로서의 나의 존재를 보증하는 대상이자 또 다른 주체이다. 또한 내가 최초로 욕망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대상이다. (65)

 


나는 아브젝시옹과 아브젝트의 개념이 미소지니의 원료로 변용되는 기점이 여기라고 본다. , 생애 초기에 자기 자신과 외부 세계를 인지하는 과정에서 어린 아이가 어머니를 욕망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동안, 아이 내부에서 일어나는 정신적 혼란과 갈등을 극복하려는 과정으로서 아브젝시옹이 작동한다고 생각한다. 건수하님의 페이퍼 일부를 옮겨본다.

 















아브젝시옹

 

- 주체는 자신의 아브젝트를 배제 · 추방함으로써 그 경계를 통해 주체로서의 특권적 위치를 구현하고, 사회 역시 경계를 설정한 뒤 반사회적 요소들을 몰아내거나 억압함으로써 질서를 확립한다.

 


, 주체가 자신의 일부라 여겼던 어머니를 외부로 인식하고, 최초로 욕망하던 존재였던 어머니를 배척하면서 주체로서의 특권적 위치를 구현하는 일을 통해 통합된 일체로서의 구별화된 개인으로 만들어져가는 과정 가운데 아브젝시옹 현상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처음 읽는 프랑스 현대철학> <줄리아 크리스테바, 혐오스러운 매력의 영역으로>에서 조광제는 버리는 것들에 대한 관심으로 글을 시작하는데, 개인의 삶과 사회 공동체의 삶을 위해 취하는 것버리는 것간의 구별과 실천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우리의 삶을 위해서는 취하는 것못지않게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데, 크리스테바의 작업이야말로 이러한 분비, 배출, 배제, 축출, 유기에 대한 의미 있는 연구였다고 평가한다. 아감벤의 호모 사케르와 크리스테바의 아브젝트를 비교한 것이 흥미롭다.

 


크리스테바의 '아브젝트'는 일체의 이분법적인 경계 전체의 바깥에 존재하는데, 이 아브젝트를 축출하는 것이 주체가 자아를 형성하는 데 필수적인 조건이 됩니다. 아감벤의 '호모 사케르'와 크리스테바의 '아브젝트’, 이 두 개념은 한 쪽은 사회적이고 다른 쪽은 개인적이라는 점에서 다르긴 하지만, 그 구조가 워낙 유사합니다. 그런데 크리스테바는 개인과 사회집단의 현존 방식이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보면서, 사회는 모성적인 내지는 여성적인 것을 아브젝트로 축출함으로써 그 현존을 유지한다고 봅니다. 크리스테바에게서 아감벤의 호모 사케르는 바로 모성과 여성성이었던 것입니다. (<처음 읽는 프랑스 현대철학>, 이북)


 

모성적인 것, 여성적인 것이 아브젝트로 축출된다. 왜 그럴까? 왜 사회는 모성적인 것, 여성적인 것을 아브젝트로 축출하려 하는가. 시작점은 오염이다. 오염의 대상은 두 종류인데, 그중 하나는 배설물과 관련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월경수이다. (116) 이해할 수 없는 방식, 이해하기 어려운 방법으로 반복되는 월경은 지금도 그렇겠지만 인류 초기에는 더욱 남성과 여성의 동일성을 위협하는 가장 강력한 요인이었다. (116) 다른 배설물과 달리 월경수는 여성 자신의 힘으로 조절하지 못하는 육체 활동이다. 피를 흘리는 여성에게서는 특유의 냄새가 났고, 야생동물은 멀리서도 그 냄새를 맡고 쫓아왔기에 월경 중인 여성은 사냥 활동에 참여할 수 없었다. 월경은 당연히 여성 고유의 능력인 출산으로 연결된다.

 















<여성 혐오가 어쨌다고?>에서 임옥희는 “여성은 힘이 없었기 때문에 혐오의 대상이었던 것이 아니라 여성이 갖고 있었던 힘 때문에 혐오와 매혹의 대상이었다.”고 말한다. (88) 그 두려움과 경외감은 여성의 출산 능력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가장 강렬한 욕망의 대상이었던 어머니가 출산 행위를 통해 가장 오염된 상태에 이른다. 나는, 아이는, 개인은 그런 어머니에게서 벗어나야 한다. 탈출해야 한다.

 

 


오늘은 여기까지. 어머니와 아브젝트의 관계, 상호주체성의 문제, 여성과 글쓰기에 대해서는 다음에 쓰도록 하자. 일단 좀 쉬고. 친구가 알려준 논문을 하나 읽고 (후기-근대 전문엄마의 자리에서 읽는 크리스테바의 아브젝트모성/백소영). 그리고 생각을 좀 더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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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공포의 권력] 추하고 거룩한 육체
    from 책이 있는 풍경 2024-01-27 15:27 
    <공포의 권력>을 읽었다. 도리어 실망스러웠던 부분은 챕터 4, ‘<성서> 속의 혐오에 대한 기호학’이다.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해왔던 사람으로서 그나마 조금 쉽지 않을까 하는 작은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이런. 인용된 성경 구절들은 익숙한데 그 해석으로 들어가자면, 나도 모르게 이런 표정(@@)이 되어 버렸고. 설득되지 않았는데 반박하기도 좀 어려운, 그렇게 애매모호한 시간을 이럭저럭 지나쳐왔다. 음식물에 대한 혐오가 여성의 육체
 
 
유수 2024-01-20 19: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재밌다..🤓

단발머리 2024-01-20 22:05   좋아요 3 | URL
(손을 꽉 맞잡고) 유수님!! 우리 <공포의 권력> 같이 읽어요. <공포의 권력>이 그렇게나 재미지다고 하네요.
완전 엄청 캡숑(연식 나오네요) 재미있다고 합니다. 어서 오세요!!

서곡 2024-01-20 20: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선물받은 밀리 이용권을 쓰는 중인데 이게 첨에는 굉장히 신나더니 이것저것 쓸데없이(?) 찾아보느라 기왕의 독서계획(따위 사실은 없지만ㅋㅋ)을 방해하고 ... 암튼 장단점이 다 있더라고요 슬기로운 독서생활에 잘 활용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단발머리 2024-01-20 22:07   좋아요 2 | URL
네 맞습니다, 서곡님! 첨에 그렇게 신나더니ㅋㅋㅋㅋ 안 그래도 요즘 책 안 읽고 <내서재>가 꽉 찼는데도 계속 ‘검색 중‘입니다. 장점을 최대치로 끌어올려보겠습니다. 서곡님 바램대로 슬기로운 독서생활 되어야 할텐데욬ㅋㅋㅋㅋ

공쟝쟝 2024-01-21 22:18   좋아요 2 | URL
두분 다 제가 아는 광폭독서자 ㅋㅋㅋㅋ 밀리의 비결이셨군요? 더욱더 넓고 넓은 장르를 개척해주시길 바라오며… 저는 자기계발 읽기용으로 애용중이었습…. (자계서 읽는 거의 유일한 서재 고인물)

공쟝쟝 2024-01-21 09: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너무… 멋져…. 다층적 이해가 가능한 사람…

단발머리 2024-01-21 22:00   좋아요 1 | URL
혹시............ 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4-01-21 22:38   좋아요 2 | URL
너무 멋진 글이라서 잘 읽었어요. 저 역시 압젝트의 개념(이라기 보다는 느낌적인 느낌이랄까요)에서 이게 ‘미소지니‘의 원형이겠구나! 생각해보고 쾌감 느낀 적 있었던 것 같아요 (오래 전이라 기억이 잘 안나지만…) 그러니까 오이디푸스보다 압젝트가 더 미소지니를 설명해주는 느낌!!! 내가 상징계의 권력을 욕망한다해도 (그러기 위해 아버지를 살해해야 한다 ㅋㅋㅋ 해도) 상징질서에서 권력화되지 않았다고 한들 단순히 그 이유로(여성혐오의 절반은 어머니 혐오라고 생각하는 저) 여성을 혐오하는 문화가 5천년이라는 게… (저는 남성의 미소지니나 타자화보다 여성 스스로의 미소지니를 더 제 안에서는 마주보기 힘들었기 때문에)… 이해가 잘 안되는 구석이 있었는 데, 예전에 크리스테바 관련한 텍스트들 읽으면서 단발님 써주신 것처럼 ‘미소지니의 원초적 경험’이랄까 이런걸 좀 찾은 것 같았어요… 라캉이 못본 걸 크리스테바가 봤구나… 하면서… 이렇게 말하니까 그때 본격 읽지 못했던 크리스테바 다시 읽고 싶네요…ㅋㅋㅋ 여튼. 찌지뽕 말씀드리고 싶어서 적어봤습니다.

다락방 2024-01-22 09: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오늘 아침에 읽은 <경계에 선 줄리아 크리스테바> 에서 ‘코라‘ 부분도 엄마의 자궁과 연결됩니다. 입문서라 도움이 되고 쉽다! 고 설레발 쳤는데 오늘 아침 읽었더니 어렵더라고요 ㅠㅠ 이거 다 읽고 공포의 권력 읽으려면 저도 도착 못할 것 같아 집어치워야 되나 싶어요. 공포의 권력으로 직해야해야지 이번 달 안에 완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ㅠㅠ

단발머리 2024-01-24 12:25   좋아요 0 | URL
<경계에 선 줄리아 크리스테바> 완독하신 거 축하드립니다. 저는 그제부터 <공포의 권력> 계속 달리고 있습니다.
이제 다락방님 달리셔야겠어요. 음메, 어려운 거 ㅠㅠㅠㅠ 크리스테바 어렵더라구요.
 




















<감정의 문화정치>의 4장은 <역겨움의 수행성>. 



191쪽부터 194쪽에서 사라 아메드는 줄리아 크리스테바의 '비체 개념'을 설명한다. 오드리 로드가 <시스터 아웃사이더>에서 언급하고 아메드가 2장에서 분석한 '비체화'도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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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01-17 07: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케오케. 감정의 문화정치 있으니 잘됐네요.

단발머리 2024-01-17 09:10   좋아요 0 | URL
부지런히 읽어봅시다! 뽜야! 🔥
 



















펼쳐놓은 책이 10권인데 새 책 펼치는 마음.



<공포의 권력>이 재미없어서가 아니라 (아니라, 아니라)



이 책이 예뻐서 그렇습니다.

도서관이 좋아서 그렇습니다.

밖에 나와서 신나서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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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6 12: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1-16 12: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1-16 16: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1-16 19: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1-17 09: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1-17 09: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독서괭 2024-01-16 12:2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믿어드릴게요 ㅋㅋㅋㅋ

단발머리 2024-01-16 13:25   좋아요 2 | URL
매사에 정확하고 확실하신 독서괭님이 믿어주신다니 저는 더 바랄게 없사옵나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1-16 13:5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해합니다. 저는 충분히 이해합니다. 이해하고말고요. 흠흠.

단발머리 2024-01-16 13:54   좋아요 1 | URL
다락방님이 이해해주신다니 한결 마음이 놓이네요. 다헹이에요. 흠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수 2024-01-16 15: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아..! 저도 덩달아 그렇습니다.

단발머리 2024-01-16 18:35   좋아요 0 | URL
덩달아~~~ 저처럼 기분 좋아지시기를 바랍니다.

자리가 없어서 어린이칸으로 쫓겨간 사람의 바램입니다.

하이드 2024-01-16 15: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의 책사진을 제가 많이 좋아합니다

단발머리 2024-01-16 18:37   좋아요 0 | URL
책사진이라면 하이드님 서재가 최고지요. 저는 시간 나면 도서관에 와서 책을 구경하고 ㅋㅋㅋㅋㅋ 사진을 찍습니다.
하이드님이 좋아하신다고 하니 앞으로도 도서관 사진 많이, 자주 찍어보겠습니다!

은오 2024-01-17 02: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엥? 병렬 10권은 완전 단발님의 지적 호기심이 부른 결과 아닌가요? 재미없어서일리가요
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4-01-17 19:33   좋아요 1 | URL
재미가 쪼매 없어요. 그래도 읽을 수는 있다!!
은오님이 읽고 쫌 알려줘요. 아브젝시옹ㅋㅋㅋㅋㅋㅋ
 




 












이번 달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책은 줄리아 크리스테바의 <공포의 권력>이다. 일단 제목에서부터 전해지는 공포. 공포의 권력.

 


















이 책과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인데, 갑자기 찰스 디킨즈의 <어려운 시절>이 생각난다. 3학년 2학기 텍스트 중 하나였던 <Hard Times>빅토리아 시기 영국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을 담은 디킨즈의 여러 작품 중에서도 당시 산업사회의 이념을 정면으로 비판한 대표적인 문제작으로, 비판과 풍자의 신랄함과 날카로움뿐 아니라 화려한 수사와 흥미진진한 전개 등 뛰어난 대중성과 예술성이 결합된 작품<알라딘 책소개>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그 책을 읽는 시간은 전혀 즐겁지 않았기에 한 친구는 찰스 디킨즈의 이 책을 읽는 이 시간이, 진짜 ‘Hard Times’라는, 웃기지도 않은 이야기를 했고, 옆에 앉은 친구들은 밝은 웃음으로 응답하곤 했다. 어려운 시절이었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내 전공은 방황이다.

 


경건한 마음으로 책을 준비했는데, 건수하님의 <어떡하나> 페이퍼를 읽게 되었다. 인용해 주신 9쪽에는 이런 문장이 보인다.

 


그녀의 사상의 흐름을 좇기 위해서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를 기반으로 한 고대 그리스 철학으로부터 헤겔과 마르크스의 사회학적 형이상학, 프로이트와 라캉의 정신분석학, 소쉬르와 벤베니스트·바르트로 맥을 잇는 기호학적 텍스트 이론에 대한 최소한의 지식이 없이는 단 한 발짝도 전진할 수 없다(<공포의 권력>, 9)

 


단 한 발짝도 전진할 수 없다고 한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헤겔, 마르크스, 프로이트, 라캉, 소쉬르, 벤베니스, 바르트를 알고 가야 한다는데. ! 내가 읽고 있는 책이 바로 라캉에 대한 책이다.

 

 















사랑을 알고 인생을 알아야겠기에 라캉을 읽겠다는 친구가 권한 책인데, 사랑이 많이 나오기는 나온다.


 

사랑은 분열과 통합, 둘로 찢어짐과 하나로 온전함 사이에 있다. (33)


사랑은 비도덕적인 것이 아니라 초도덕적이다. (35)


사랑은 (데리다의 용어를 사용하자면) 리비도 경제 안의 불가해한 탈경제(l’aneconomie)를 이룬다. (37)


사랑은 주체와 타자 사이의 근접적이면서도 반융합적인 이원성이다. (39)

 


근데 여기 어디에서, 라캉 사상의 정수를 찾을 수 있나요. 저는 얼른 라캉의 핵심을 알아차리고 크리스테바에게 가야 하는데 말이에요.

 

 



방황하던 영혼은 제자리로 돌아온다. 알라딘 이웃님들이 참고서라 알려주신 <아브젝시옹과 성스러움>을 펼친다. 하지만 50쪽까지 읽고 이렇게 한 문장을 주웠다. 정말 간신히 주운 거다.

 















다시 말하면, 라캉이 상상계라고 명명한 어머니와 아이의 2자 관계에서부터 아이는 자신과 타자를 구분하는 의미화 작업을 시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초기 자아와 대상이 분리되는 과정에서 아브젝시옹 곧, 비천시가 일어나고 아브젝시옹이 문화 전반에 걸쳐 경계선의 문제를 다루는 개념으로 확장될 수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유아가 대상 관계에서 자신의 내부와 외부를 분리하면서 느끼는 두려움과 거부감은 문화를 이루는 모든 경계선에서 일어나는 혐오감과 두려운 감정의 근원이다. (<아브젝시옹과 성스러움>, 26)

 

 



막다른 골목에 갇힌 듯한 느낌에, 드디어 다른 책을 찾기에 이르는데. 하얀 바탕에 빨간 글씨의 <감정의 문화 정치>가 눈에 띈다. , 재미있다. 바로 이거야! 하면서 서둘러 읽어 나간다. 이 책을 올해 상반기의 책으로, 사라 아메드를 올해 상반기의 작가로 나 홀로 선정한다. 3장의 제목이 공포의 정동 정치이다. 이 공포가 <공포의 권력>의 그 공포일까. 혼자 묻는다. 아닐 거 같은데. 혼자 대답한다.

 















라캉을 읽으면 조금 더 쉬울까. 친구가 알려준 <How to Read 라캉> 이북을 4,500원에 구입한다. 원래 5,000원인데, 10% 할인쿠폰을 썼다. 근데 이 책에서 나를 기다리는 사람은 라캉이 아니라 지젝인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지젝, 잘 쓰는구나. 뭐라 토를 달 수가 없네. 줄을 그으며 신나게 읽어 가다가.


 













 





, <공포의 권력> 읽으려고 했지. 이제 그만!

제자리로 돌아온다. <공포의 권력>을 펼친다.

 

 

내 전공은 방황이다.

내 전공은 방황이고,

나는 <공포의 권력>을 읽는다.

줄리아 크리스테바를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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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4-01-14 22:0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푸하하. 단발머리님을 위한 가이드 하나 드리자면요. (잠시 자기 소개 : 크리스테바 최애로.. 크리스테바 이리가레 읽으려고 라캉 읽는 여자인데여!! ㅋㅋㅋ) 집에 한권씩은 다 갖추고 있다는 동녘에서 나온 <프랑스 현대 철학사>에 줄리아 크리스테바 편은 <공포의 권력>을 해설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알았냐고요? 바디우 앞장이더라고요. 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4-01-14 22:05   좋아요 1 | URL
집에 한 권씩은 다 갖추고 있다는 동녘에서 나온 <프랑스 현대 철학사> 없는 사람 어째야 하나요? 네? 😳

공쟝쟝 2024-01-14 22:08   좋아요 0 | URL
그거 베스트셀러가 아니구나…? 역시…

수이 2024-01-15 07:49   좋아요 2 | URL
프랑스 현대 철학사_처음 읽는 프랑스 현대 철학_으로 읽은 나는 쟝님의 독자인가 봅니다, 찰떡같이 알아들었어 ㅋㅋㅋ가 베셀이었으면 대한민국 베셀의 역사가 다 바뀌겠다. 왜 라캉의 에크리가 출판되고난 후 이거 하나도 안 팔릴걸_ 하고 라캉이 그랬다는데 15만부 팔렸다고 했나? 푸코도 말과 사물도 출간되고 1년 안에 2만부 넘겨 팔렸고_ 근데 이게 소위 전문가들만 사서 읽은 게 아니라는 사실. 그래서 내가 멋도 모르고 프랑스를 좋아하나 사대주의 섞여서_ 그런 생각이 문득. 근데 나 그거 안 읽고 언젠가 돈 없어서 팔아버렸던 거 같아 알라딘에 ㅋㅋㅋㅋ

공쟝쟝 2024-01-14 22: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우울증 부분 저도 밑줄쳤어요. 상실을 인정하지 못하는 것도, 욕망해 얻은 그것에 대해 실망하는 것도. 두가지 다 공감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 단발머리님은 대상a가아니라 abject때문에 끙끙대고 있을 것이 눈에 훤한 바… 내일 갈 때 크리스테바 정리 노트 사진 찍어갈게요 ㅋㅋ

단발머리 2024-01-14 22:08   좋아요 1 | URL
네…. 근데 <프랑스 현대 철학사>로 검색되는 책이 없는데용? 😳

공쟝쟝 2024-01-14 22:20   좋아요 2 | URL
아앍 ㅋㅋㅋ <처음 읽는 프랑스 현대 철학> 입니다. 친절한 안내 드리고.. 알라딘에서 이런 말 좀 그렇지만… 밀X의 서재 (정기구독자인데요, 이북 마니 삽니다 알라딘님) 있습니다.

단발머리 2024-01-14 22:11   좋아요 0 | URL
아... 처음이구나. 처음이긴 해요. 처음이자 마지막 될 확률 어마어마어마어마어마!

공쟝쟝 2024-01-14 22:20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 러브는 역시 원라스트러브 💘 ㅋㅋㅋㅋ
아 그리고 중간에요. 제가 <감정의 문화정치>에서 공포-부분 안읽고 이런 말씀 드리긴 뭐하지만, <처음>에서 아브젝트 개념과 아감벤의 호모 사케르 개념을 유비하더라고요. 즉 호모 사케르가 크리스테바에게는 모성, 여성성(아브젝트)인거죠. 공포-혐오와 그 정동. 에 대한 내용들이 얼추 비슷할 지도? 모른다에.. 삼십원 겁니다.

수이 2024-01-15 07:50   좋아요 1 | URL
강의 기대됩니다 쟝님, 시간아 얼른 흘러!

건수하 2024-01-17 21:14   좋아요 0 | URL
<처음 읽는~ > 크리스테바 부분 읽었는데, 이것도 어렵… 역시 <경계에 선 줄리아 크리스테바>가 입문용으론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수이 2024-01-15 07: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누구야 누구 우리 단발님 라캉 읽게 한 사람 혼나야겠다. 근데 지젝 만난 건 잘한 거 같은걸요. 다음은 지젝 가나요?

단발머리 2024-01-16 13:39   좋아요 0 | URL
지젝 말고 조국! 푸하하하하하하! (진심이에요! 푸하하하하하하하)

건수하 2024-01-15 13: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공포의 권력> 2장 읽는 중인데요... 라캉의 상상계/상징계와 크리스테바의 기호계/상징계의 차이, 아브젝시옹의 개념, 그리고 정신분석에 대한 사전 지식이 필요한 것 같아요. 전 <경계에 선 줄리아 크리스테바>가 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정리는 잘 안 되고 제 머릿속에서만.... <아브젝시옹과 성스러움>도 어려워보이네요.

다락방 2024-01-15 16:27   좋아요 2 | URL
오 <경계에 선 줄리아 크리스테바>도 사러 갑니다..

건수하 2024-01-15 22:22   좋아요 1 | URL
말려야 하나 했지만 상금도 타셨고.. 이미 사신 것 같아서 ㅎㅎ 도움이 되길 바랄게요 다락방님 ^^

단발머리 2024-01-16 13:41   좋아요 1 | URL
건수하님 / 저는 <아브젝시옹과 성스러움> 읽다가 다시 <공포의 권력>으로 후퇴한 상태라서요. 일단 이 진도를 빼놓으려고 하는데... 허참..... 생각보다 쉽지는 않고요. 정리하면서 읽어야할 듯 한데, 제가 쭉죽 읽는 스타일이라서요. 큰일입니다 ㅋㅋㅋ

다락방님 /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경계에 선 줄리아 크리스테바> 좋은 구절 인용 좀 (굽신굽신)
 
지속 불가능 자본주의 - 기후 위기 시대의 자본론
사이토 고헤이 지음, 김영현 옮김 / 다다서재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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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위기 시대의 자본론>을 부제로 삼는 이 책의 저자는 사이토 고헤이다. 오사카시립대 경제학 연구과 부교수이고, 전 세계적으로 뛰어난 진보적 저술에 주어지는 도이처 기념상을 역대 최연소 수상했다. 1987년생이다.

 


지구 온난화와 기후 위기에 대한 우려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기후 위기는 2050년 전후에 서서히 일어날 것이라 예상되는 미래의 일이 아닌 현재의 일이다. 이상기온, 해수면 상승, 가뭄과 폭우, 그리고 폭설저자는 점점 다가오는 기후 위기의 원인이 편리함에 대한 추구 때문이라고 보는데, 그 직접적인 원인을 제국적 생활 양식으로 본다. 제국적 생활양식이란 간단히 말해 글로벌 노스Global North의 대량 생산, 대량 소비 사회를 가리키는 것이다. (27) 우리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바람직하고 매력적인 이 모든 것. 30쪽도 읽지 않은 상태에서 이 책을 읽는 순간순간이 끝없는 반성과 간절한 결심의 시간으로 돌아오게 되리라는 슬픈 예감이 스쳐 지나간다.

 


39쪽의 [지역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분석표를 살펴보면 1945년의 제2차 세계대전의 종결 이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급격하게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고, 이 중의 많은 부분을 EU 회원국과 미국, 그리고 최근에는 중국이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제국주의 시대에서부터 시작된 자본의 침탈은 이제는 침략이 아닌 투자와 기술협력이라는 이름으로 이루어지고, 선진국 사회의 풍요로운 삶을 위해 글로벌 사우스를 희생시키는 외부화가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극단적 외부화와 생태 제국주의를 통해 남아메리카와 아프리카, 혹은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의 천연자원이 무차별적으로 수탈되면서 그곳의 자연환경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파괴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 지역에 살고 있던 사람들의 삶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저자는 현재의 위기를 타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탈성장, 자본주의의 멈춤이라고 주장한다. 그것이 가능한가 혹은 가능하지 않은가를 넘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멈춤이라는 극단적(?) 방법 이외에 실현 가능한 타협점을 찾아보라고 조언할 것이다. 저자는 실현 가능하다고 여겨지는 다른 해결책들이 얼마나 비현실적인지를 지적한다.

 


UN, 세계은행, IMF(국제통화기금) OECD (경제협력개발기구) 등에서 강조하는 녹색 성장이 지구 환경의 보존과 양립할 수 있는가. 저자는 환경학자 요한 록스트룀의 측정 결과를 근거로, 기후 변화와 생물 다양성 손실 등 네 개 영역에서 이미 인류의 경제활동으로 인해 지구 한계를 넘어섰다고 주장한다. , ‘경제 성장또는 지구 기온 상승 1.5도 미만 억제중 하나밖에 선택할 수 없는 상황(69)과 이산화탄소의 절대적인 양을 줄이는 것 이외에는 다른 방법이 존재할 수 없음을 강조하고 있다.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 0을 달성해야 하는 절대적 디커플링녹색 성장과 함께 만들어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기후 변화와 관련된 디커플링 : 신기술을 이용해 경제 성장과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을 동시에 실현하는 것) 몇몇 선진국에서 오랜 기간 이어진 경기 침체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감소하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따져보면 신흥국의 현저한 경제 성장 때문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효율화 때문에 기후 위기에 대처하는 것이 더욱 어려워진다는 그의 주장 역시 새겨들을 만하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재생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고 있지만(우리나라만 거꾸로 가고 있음) 그럼에도 화석연료 소비량은 줄지 않고 있다. 재생에너지가 화석연료의 대체재로 쓰이는 것이 아니라, 기존 화석연료에 더해 추가로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76).   

 

 


근본적인 문제는 경제 성장을 가능케 했던 대량 생산, 대량 소비의 문제다. (반성 모드 진입) 문제의 핵심은 선진국의 부유층이다(급 안심). 82쪽에는 전 세계 상위 10퍼센트 부유층이 전체 이산화탄소 배출량 중 절반을 차지한다는 놀라운 데이터도 있다. 실제로 상위 10펀센트 부유층이 유럽인의 평균적인 수준으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기만 해도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 중 3분의 1 정도가 줄어든다고 하니(82), 그들의 회심을 바라야 하는 걸까.

 






기술 발전으로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자는 기술 낙관론은 전가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선진국의 위험물을 신흥국 영토에 매몰하고, 도시의 산업 폐기물을 농촌에 유기하고, 글로벌 노스의 공장을 글로벌 사우스로 이전하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긴 분량을 마르크스의 생태학적 연구에 대한 분석과 자본주의에 대한 한계를 지적하는 데 할애한다. 한편으로, 탈성장이 단순히 경제 성장을 멈추는 것이 아니라, 지구 한계를 주의하면서 경제적 격차 해소, 사회보장 확충, 여가 증대 등을 중시하는 경제 모델로의 전환임을 강조한다. (135) 이에 더해 마르크스 재해석의 핵심 개념 중 하나인 커먼(common)’ 개념을 소개한다.

 


'커먼'은 미국형 신자유주의와 소련형 국유화 모두와 대치하는 '3의 길'을 여는 데 중요한 열쇠라고 해도 무방하다. 다시 말해, 시장근본주의처럼 전부 상품화하는 것도 아니고, 소련형 사회주의처럼 전부 국유화하는 것도 아니다. '3의 길' '커먼'은 수도, 전력, 주택, 의료, 교육 등을 공공재로 삼아서 사람들이 스스로 민주주의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목표한다. (144)

 


수도, 전력, 주택, 의료, 교육의 민영화를 원하는 자본이 얼마나 싫어할 만한 일인가. 인간 생활에 필수적인 이 재화들을 공공의 이름으로묶어 두다니. 국가의 힘으로도 강제할 수 없는 자본의 힘을 대적하는 세력으로 저자는 사회운동을 제시하는데, 그중에 한 가지 예가 시민의회 citizens’ assembly’이다. 영국의 환경운동 멸종 저항과 프랑스의 노란 조끼 운동이 이들의 성과로 손꼽힌다. 선거가 아니라 제비뽑기로 구성되는 시민의회의 성원들이 기후 변화 방지를 위해 내놓은 대책들은 얼마나 과격하고 급진적인지. 2025년부터 비행장 신설 금지, 항공기 국내선 폐지, 자동차 광고 금지, 기후 변화 대책용 부유세 도입. 우리는 이미 정답을 알고 있다.  

 


 

1세계에 가까운 생활 수준이 지표로 확인되는 나라에 살고 있는 대도시 거주자로서, 현재의 생활 수준을 지속하지 않으면서, 불편을 감수하는 삶에 대해 생각했더란다. 나의 결심을 적어본다.  

 


1) 고기 줄이기 (더 줄일 것이 별로 없기는 합니다만)

2) 덜 먹기 (구입한 식품을 음식물 쓰레기로 만들지 않기)

3) 에너지 절약하기 (, 전기, 도시가스)

4) 불필요한 소비 줄이기 (, , 각종 필수품을 가장한 사치품)

5) 차량 운행 덜 하기  

 


하지만, 나 같은 사람 100명이 에코백을 들고 다니고, 매일 텀블러를 들고 다니는 것보다 더 강력한 해결책이 필요하고, 그 해결책이란 바로 탈성장이며, 그 조치가 2-30년에 획기적으로 추진되지 않는 한, 다가오는 지구의 멸망을 막을 수 없다는데. 결국 인류의 운명은 전 세계 상위 10퍼센트 부유층의 합의와 결심 말고는 다른 답이 존재할 수 없는 것인가. 저자의 해답은 이러하다.

 


1. 사용 가치 경제로 전환 : 대량 생산, 대량 소비에서 벗어나자

2. 노동 시간 단축 : 노동 시간을 줄이고, 생활의 질은 높이자

3. 획일적인 분업 폐지 : 분업을 폐지하여 노동의 창조성을 회복시키자

4. 생산 과정 민주화 : 생산 과정 민주화로 경제를 감속시키자

5. 필수 노동 중시 : 노동집약적인 필수 노동을 중시하자 (돌봄 노동)  

 

 

마지막 저자의 당부가 ‘3.5 퍼센트여 일어나라!’이다. 저자는 이것이 무슨 수치인지 아는가(357)하고 물었는데, 한국의 촛불 혁명을 모르는 그대여. 우리는 안다네. ‘3.5 퍼센트의 사람들이 비폭력적인 방법으로 들고 일어나 진심으로 저항하면 반드시 사회에 큰 변화가 일어난다는 것. 그렇다. 그러한 일은 일어났고, 또 일어날 것이다.


 

더 큰 범위에서, 더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나는지 주목해 보아야 한다. 선진국의 부유층과 일부 국가의 정치 지도자, 그리고 우리가 이름을 알고 있는 세계 최고 부자들의 결단이 이루어지는 주목해야 한다. 일단, 오늘의 실천은 점심, 저녁 냉장고 파먹기. 이번 주의 실천은 마트 가지 않기. 사 먹는 커피는 이틀에 한 잔으로 줄이기. 세 번째가 제일 지키기 어려워 보이는군. (이런) 마무리는 훈훈하게 정희진 선생님의 글로.

 


나는 물건을 파괴하지 않는 아류 러다이트 주의자다. 다시 말해 '멈춤'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성찰적 과학자의 질문, "다시 한번 묻는다. 인공지능 그리고 그다음을 이어갈 또다른 과학의 발전은 계속 인류를 더 나은 미래로 이끌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나의 답은, "당연히 아니다"이다. 과학기술은 발전하면 할수록 인류를 불행하게 한다. 이익을 보는 이들은 지구를 버리고 화성에 가서 살고 싶은 극소수 자본가뿐이다. (<녹색평론> 184, [딜레마가 아닌 파국: 영화 <오펜하이머>를 보고], 정희진, 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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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01-08 14: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 님의 결심이 저의 결심이기도 하네요.

저는 몇해전 미국에 갔을 때 마트에 가 장을 봤는데요, 비닐봉지 사용에 전혀 거리낌이 없더라고요? 두겹 세겹으로 해서 물건을 넣어줘요!! 비닐봉지 포함 일회용품 쓰는게 너무 심해서 ‘아니, 내가 대한민국이란 쪼꼬만 나라에서 장바구니 가지고 다니고 텀블러 들고 다니는 게 도대체 무슨 의미인가‘ 했더랬어요. 어휴...

아무튼 저도 고기도 좀 줄이고, 먹는 양도 좀 줄이도록 해볼게요. 화이팅!!

단발머리 2024-01-08 14:14   좋아요 1 | URL
그냥 미루기만 하면 안 될거 같아서 ‘나의 결심‘을 꼽아 보지만, 맞아요.... 다락방님이 말씀하신대로 우리처럼 쪼고만 나라에서 나 한명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이런 생각이 들기는 해요. 저는 지난번에 해양 오염 때문에 괴로운 고래 영상을 봤는데... 사람들이 낚시 마치고 그냥 낚시대를 다 바다에 버리더라구요 ㅠㅠ 비닐 봉지도 많이 보였구요.

일단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해야겠어요. 기후 위기 마진 노선이 2050년이라던데, 얼른 뭔가 대책이 나와야 할텐데... 하면서도 일단 오늘은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잠자냥 2024-01-08 15:18   좋아요 0 | URL
먹는 양 줄이기에서 빵터짐 ㅋㅋㅋㅋㅋㅋㅋㅋ

얄라알라 2024-01-10 21:34   좋아요 0 | URL
억울한 생각도 있어요. 다락방님, 단발머리님 말씀처럼 ˝쪼꼬미˝ 나라에서도 이렇게 열심히 하고 있는데 몇 십배 큰 나라들이 그냥 막 섞어 버려도 아무 죄의식 없이!!!
안 바뀔까요?^^:;;흑흑

건수하 2024-01-08 14: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불필요한 소비 (책) 에서 가장 찔립니다...

단발머리 2024-01-08 14:40   좋아요 0 | URL
건수하님은 쪼금만 찔리시구요. 겨울에는 희망도서 신청 안 되서 저도 올 겨울에 책을 쫌....... 샀습니다.
아... 찔리네요. 읽으러 갈게요. (터벅터벅)

잠자냥 2024-01-08 15:18   좋아요 1 | URL
불필요한 소비...책.....에서 좋아요 누르려다가 멈칫....ㅋ

단발머리 2024-01-13 10:22   좋아요 1 | URL
근데... 그렇기는 한대요.
불필요한 소비에도 이유는 있습니다. 대한민국 출판계가 너무너무 어렵다고 하대요. 제가 쪼금 도와드려야 합니다.
우리라도 책 사야하지 않겠습니까, 여러분.... ㅠㅠㅠ

건수하 2024-01-13 12:07   좋아요 1 | URL
책 소비를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걱정 마세요 ^^!

잠자냥 2024-01-08 15: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늘 제가 쓴 페이퍼하고 약간 일맥상통하는 것 같아요....
잠자냥! 일회용품 그만 써야한다....(배달음식금지!)
(고기를 끊어야.......주지육림에서 벗어나야.....)

단발머리 2024-01-13 10:34   좋아요 0 | URL
잠자냥님 페이퍼에서 332~333쪽 풀어서 설명하신 부분에서 다시 큰 반성과 후회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작은 실천에서부터 시작해야 하고, 그건 바로 저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일 재활용하는 날인데, 매번 탄식과 탄식. 네 명 사는데 쓰레기 왜 이렇게 많이 나오냐 ㅠㅠㅠ 저는 고기는 많이 줄였지만(메롱), 일회용품을 많이 쓰는 편입니다.
제가 읽은 위에 빨간 책에서는 이런 개인적 노력에 더해 국가적으로, 산업적으로 파격적인, 거의 혁명에 가까운 변화가 있어야만 지구 자원의 불균형과 자연 파괴를 잠시라도 멈출 수 있다고 하는데....
전 그런 생각하다보면 자꾸... 그러니까 답은 정치다...... 이렇게 가버린답니다. 생각 좀 해 보고 올게요.
욕심 없는 잠자냥님! 욕심 없는 고양이들과 그알 보시는 집사2님과 행복한 주말 되시길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얄라알라 2024-01-10 21: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정말 뜨겁게 읽고 한동안 뜨겁게 뇌리에 박힌지라 의식각성이 되었는데 도로아미타불.

김재원님과 단발머리님의 리뷰 나란히 읽으며 재각성합니다!

단발머리 2024-01-13 10:36   좋아요 0 | URL
알라님은 진작에 읽으셨군요!!
전 이번에 리스트 해 놓은것이 있어서 그 책들 하나하나 지워가며 읽으려는데 이 책이 1번이에요.
다시 한 번 각성하고 저도 조금이라도 실천해 보려 합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