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소설가들이 광기의 여자가 그 한가운데 놓여 있는 폭력과 환영과 혼란의 이야기에 창작 에너지를 쏟아붓게 되었는가 하는 점뿐 아니라, 이런 소설로의 이행이 왜 가족을 감옥과 흡사한 공간으로 변형시키고 제한하게 되었는가 하는 점도 설명해 보고 싶다. 보다 구체적으로 이 장()은 왜 미친 여자들이 갑자기 1840년대 후반의 위대한 가정소설에서 인기를 끌게 되었는지 설명하고자 한다. 브론테, 개스켈, 디킨스, 새커리의 소설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듯이, 이런 새로운 빅토리아 소설의 생산은 텍스트에 악마적 여성들을 불러들인 후 그들을 처벌하고 추방하는 것에 달려 있었던 것 같다. 이 작가들이 이런 악마적 여성들을 보여 주는 방식은 이들로부터 모든 사회적 정체성을 벗겨 내는 것이었다. 이 작가들은 이런 정체성의 상실을 젠더 구별의 상실로 표현했다. (331)  

 


1840년대 후반 가정 소설에서 갑자기 떼로 등장하는 미친 여자들에 대해 낸시 암스트롱은 작가들이 이런 악마적 여성들을 보여주는 방식은 모든 사회적 정체성을 벗겨 내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다락방의 미친 여자』의 공동 저자 길버트와 구바는 상상력이 구속당했던 여성 작가들에게서 광기의 여성의 기원을 발견했다고 적었다. (332)

 


반면에 가야트리 차크라보르티 스피박은 『제인 에어』와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 읽기를 통해 버사를 야생 속 광기 어린 동물적 존재로 취급하면서, 미쳐 날뛰어 스스로 지른 불에 목숨을 잃게 하는제인 에어』의 서사 구조는 서구 주체가 인식하는 타자에 대한 인식의 폭력성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생각하는 여자는 괴물과 함께 잠을 잔다』, 46)

 

또한, 헬렌 티핀은 “『제인 에어』가 일조하는 식민주의 담론에 따르면, 술에 취해 있고 난폭하며 음탕하고 제정신이 아니라는 말은 곧 백인이 아니라는 말과 같다고 주장하며, “식민주의 이데올로기가 브론테의 서사에 미친 영향을 파헤쳤다. (『비평 이론의 모든 것』, 884)

 


, 낸시 암스트롱, 길버트와 구바가 미친 여자를 사회적 정체성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작가의 분신으로 해석한 데 반해, 스피박과 티핀은 버사를 미친 여자로 이해하는 제인 에어의 식민주의적 시선, 백인 위주 세계관의 문제점을 지적하는데 더 큰 관심을 두었다. 


 

바로 여기다. 나는 너무나 제인이어서 제인이기를 포기할 수 없었다. 이 세상 어디 하나 의지할 데 없는 천애 고아에 못생긴 고집불통. 어른들 말끝마다 토를 달고, 졸도할 정도가 아니라면 자기 뜻을 굽히지 않는 아이. 자신의 힘으로 살아야 하고, 살아내야만 하는 젊은 여성. 고용주인 로체스터를 마음에 두고 있지만 스스로는 그의 애정을 얻을만한 사람이 아니라고 다짐하는 사람. 도덕적 우위를 위해 숀필드를 떠나고, 갖은 역경을 이겨내고 결국 사랑을 쟁취하는. 사랑하는 로체스터를 구원하는 그런 사람.

 

하지만, 나는 어쩌면 제인이 아니라 버사이다. 유색인이라는 공통점 이외에도 불에 타 죽는 순간까지 침묵을 강요당했다는 점에서, 자신의 목소리로 말했다는 이유로 광인 취급을 받았다는 점에서, 나는 오히려 버사에 가깝다. 버사 메이슨. 앙투아네트 코즈웨이. 다만 제인이고 싶을 뿐. 사실은 버사, 버사 메이슨. 

 

















나는 뭐든 미루는 사람이다. 매일 쌓이는 집안일을 최후의 순간까지 미루고 미뤘다가 어쩔 수 없는 순간에야 후다닥 해치우고, 중요한 약속에도 미리 나가는 법이 없어 지하철 안에서도 분초를 다투며 뛰기 일쑤다. 그럼에도 오늘은 많이 아쉬운데, 친애하는 알라딘 이웃님께서 권해 주셨을 때 『다락방의 미친 여자』를 미리 읽어 두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후회가 밀려온다. 다 읽지 못해도 <2: 허구의 집안에서 - 제인 오스틴의 가능성의 거주인들>, <4: 샬롯 브론테의 기괴한 자아>만이라도 읽어둘걸. 마침 어제는 친애하는 이웃님께서 이들의 새 책이 나왔다고 알려주셨는데, 미국에서도 막 출간된 터라 조금 기다려야 할 모양이다. 적립금 많이 쌓였을 때 큰맘 먹고 구입했던비평 이론의 모든 것』도 얌전히 모셔져 있어서, 이번에 꺼내 보니 완전 새 책이다. 미리미리 읽어 두었으면 좋았을 것을.

 


아쉬움을 뒤로 하고 책장을 넘긴다. 아직도 343. 시원한 바람에 한껏 여유로운 마음에도 한참 읽어야 할 만큼 남았다. 넉넉히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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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22 21: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9-03 08: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독서괭 2021-08-23 00: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ㅡ 관련서적들이 차곡차곡 준비되어 있군요. 다락방의 미친 여자 저도 읽어보고 싶어집니다.

단발머리 2021-09-03 08:51   좋아요 0 | URL
다락방의 미친 여자는 현재 품절상태인데 중고로 사시면 10만원 넘습니다 ㅠㅠㅠ
원서는 구입 가능하고요. 아니면 재출간을 기다리는 걸로.... (먼 산)

독서괭 2021-09-03 09:05   좋아요 0 | URL
컥…. 원서는 정말 읽기 포기하고 소장만 하겠다는 거나 마찬가지라 ㅋㅋㅋㅋ 나중에 도서관에 찾아보든지 해야겠네요

단발머리 2021-09-03 09:18   좋아요 1 | URL
ㅎㅎㅎ 참, 저는 한글판 도서관에서 찾았어요. 그래서 지금 집에 소장하고 있습니다 ㅋㅋㅋㅋㅋ 독서괭님, 건투를 빕니다!!

공쟝쟝 2021-08-30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인에어 좋아하신다니 너무 좋다. 저... 제인에어 좋아요. 가슴아파하며 읽고있어요! 꼭 읽고 단발님의 제인에어 사랑 스토리 찾아봐야지~

단발머리 2021-09-03 08:52   좋아요 0 | URL
제인 에어 다 읽고 쟝쟝님의 제인 에어 이야기 해주세요. 뭐, 그런 설문조사 있잖아요. 무인도 간다면 가지고 가야할 책.
제인 에어는 무인도에 가져갈 책 3권 안에 드는 책으로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을 읽고 리뷰를 쓰던 페이퍼를 쓰던 해야 할 텐데, 또 이렇게 책도 안 읽고 뭔가를 쓴다. 희망도서로 신청했던 책을 선물처럼 받아온 지 어언 18. 다음 주 화요일이면 책을 반납해야 하는데 무려 희망도서로 받은 책인데 열어보지도 않아서 주말을 맞이해 책을 펼친다. 그래, 이 책도 정희진 선생님 해제만 읽자. 그래도 되겠지? 아니면 또 어쩌리.

 


아무튼 책을 탁 들었는데 저자 이름이 익숙하다. 나는 기억력이 워낙 좋지 않아서 이 세상 모든 일이 매일 새롭고, 항상 새로우며 마냥 새로운 사람인데, , 이 이름 어디서 본 듯해. 그래서 물어보았다, 구글에게.

 


, 『남성됨과 정치』의 저자 웬디 브라운의 이름을 나는 주디스 버틀러의 인적 사항에서 보았구나. 연인, 웬디 브라운. 버틀러와 브라운. 브라운과 버틀러. 이건생각하는 여자는 괴물과 함께 잠을 잔다』에서 읽었던 이야기다. 주디스 버틀러는 같은 대학 정치학 교수이자 파트너인 웬디 브라운과 살고 있는데, 버틀러가 전 남편과 낳은 아이를 두 사람이 함께 키웠다고 한다. 아이가 아직 어릴 때버틀러가 아들 이삭에게 물었다여자 둘이 부부인 우리 가족이 이상하지 않니이삭은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그건 저에게 이상하거나 어려운 게 아니고요진짜 어려운 건 집안에 두 명의 학자가 있다는 거예요. (『생각하는 여자는 괴물과 함께 잠을 잔다』, 89)  

 

직업적으로 공부하는 사람이 집안에 두 명 있을 때, 그 두 사람이 부모일 때, 자식이 느끼는 공부의 압박. 지금에서야 공부를 즐거움과 연결할 수 있다는 걸 이해하지만, 어린 시절 공부란 이 세상 제일 싫은 모든 일의 총합이 아닌가. (그렇지 않은 한국의 중고등학생이 있다면, 그들에게 축복을!)  

 



개인적인 관심이 더해지니 서문도 읽어보기로 한다. 그리고 한국어판 서문(2021)에서 만나는 이런 문장들.

 


내가 프린스턴 대학교 대학원에 들어갔던 1979년 당시 정치학과에는 나를 포함해 여자 동기가 셋뿐이었다. 당시 학과장은 "여자들은 박사 학위를 받아도 쓸 데가 없어. 결혼하고 아이 낳으면 그만이야"라고 말하며 내가 장학금을 못 받을 거라고 알려주었다. 프린스턴 대학교는 개교 이래 상당 기간 동안 백인 남성 프로테스탄트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곳이었다. 내가 입학할 무렵에는 그 지배적인 문화를 들쑤시거나 뭔가를 요구하지 않는다면, 오래도록 배척해 온 우리 같은 존재에게 입학을 허용하는 정도의 관용을 베풀고 있었다. 그때까지 나는 나한테 그렇게나 까칠하게 구는 곳을 접해 본 적이 없었다. (15)

 


딱 한국어판 서문이랑 해제만 읽고 『소설의 정치사』로 돌아가는 것이 목표다. 오늘의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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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붕툐툐 2021-08-21 18: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헤헷~ 저도 그럴 때 많아요~ 심지어 신청해서 우선 대출 신청해 놓고 안 받으러 간 적도~;;;;;ㅋㅋ
목표 달성 기원합니당~😄

단발머리 2021-08-22 09:27   좋아요 0 | URL
저도 예전에 그랬습니다 ㅎㅎㅎㅎ 근데 희망도서는 우선권 주는 대신 대출 안 하면 다음달에 책신청이 안 되어서요. 전 그런 적 많거든요. 읽고 싶어서 희망도서 신청했는데, 앗! 사야되겠다! 싶어서 책을 구입한 경우요. 집에 책이 있지만 책 받으러 갑니다. 다음달을 위해서요. ㅎㅎㅎ 목표 달성은 실패했습니다. 한낮의 꿈나라 때문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1-08-21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 못 읽고 반납하면서 그길에 또 다른 책 한 아름 갖고오는 사람 여기 있는데요???? 그런다고 책을 안 사는 것도 아니더래요?

단발머리 2021-08-22 09:25   좋아요 0 | URL
다 못 읽고 반납하면서 그 길에 또 다른 책 한아름 안고 오면서 책 많이 사시는 분을, 제가 좋아합니다^^

공쟝쟝 2021-08-30 1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 그렇구나. 웬디 브라운 버틀러 웬디 브라운.!! (으아 신기해!!) 그리고 어쩐기 기뻐요!!! 페미니즘과 페미니스트 관련해서 아는 거 나오면, 그리고 한번 더 알아가면 왜이리 좋죠?

단발머리 2021-09-03 08:49   좋아요 0 | URL
웬디 브라운 책 잘 읽혔는데 또 반납일이 와버렸네요! @@
 


기억이 가물가물. 엠마 읽은거 맞나 싶다.
엠마 읽어야 이해가 잘 되요. 그렇답니다.



파멜라의 도덕적 권위에 대한 데이버즈 부인의 인정이 남성의 지위를 결정할 때에는 옛 범주들을 건드리지 않고 그대로 놔둔다는 점을 주목하는 것은 중요하다. 왜냐하면 이런 인정은, 여성이 특정한 감정적 자질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이 여성의 지위를 결정한다는 것만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 P265

남자는 어떤 여자인가에 상관없이 자신이 취하는 여자를 고귀하게 만들고, 어떤 신분인가에 상관없이 자신이 속한 신분의 일원으로 맞아들입니다. 하지만 여자는 아무리 고귀하게 태어났다 해도 비천한 태생의남자와 결혼하면 자신의 품위를 떨어뜨리게 되고, 자신이 속한 신분에서 자신이 굴복한 남자의 신분으로 떨어집니다." (447) 이것이 하이퍼가미 (hypergamy), 즉 "신분 상승을 이루는" 결혼의 원칙이다. 이런 결혼은 태생적으로 여성에게 내재해 있을지 모르는 정치권력으로부터 여성을 차단시키는 동시에, 여성이 더 높은 사회적 위치에 있는 사람과 결혼을 하는 경우에 그녀를 통해 가족 전체가 더 높은 지위를 얻을수 있게 한다. - P266

여성과 글쓰기는 서로에게 권위를 인정해 주는 관계로 묶여 있는데, 이 관계는 소설의 결말부에서 그 순환적 성격을 투박하게 드러낸다. - P272

이런 산문 문체는 언어 공동체의 한 구성원을 다른 구성원과 구별한다. 동시에 이 문체는 공동체 전체가 이해하는 주관적 특성에 따라 한 개인을 다른 개인과의 관계 속에 놓는다. 이것이 공동체를 바로 자아라는 공통 언어의 기초 위에 세우는 것이라면, 언어 그 자체는, 오스틴이 언어를 사용하여 재산과 가문이라는 우연적 요소들보다는 개인에게 내재하는 특성들을 가리킬때 전례 없는 안정성을 획득한다. 이렇게 오스틴의 소설은 이상적 공동체의 형성을 고상한 영어의 새로운 기준의 형성과 동일시한다. - P278

오스틴의 여주인공들은 결국 자신들이 결혼하게 될 남성들과 언제나 심각하게 어긋나 있으며, 성적 교환의 기초는 언제나 이 갈등에 걸려 있다. 남성적 표현방식과 여성적 표현방식의 투쟁은 확실히 두 사회계급 간의 투쟁이 아니다. 이는 『오만과 편견>보다는 『에마』에서 더욱 그렇다. - P281

품행지침서가 소설을 그토록 격렬하게 반대한 이유가 반사회적 욕망을 풀어놓을 수 있는 힘이었다는 것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 P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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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08-19 22: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소설의 정치사 읽고 있었어요. 이제 자려고요. 굿나잇!

단발머리 2021-08-19 22:47   좋아요 1 | URL
아이공… 늦었어요! 얼른 굿나잇😘

vita 2021-08-20 0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92페이지!!!!

단발머리 2021-08-20 00:17   좋아요 0 | URL
늦었어요. 얼른 굿나잇😘

유부만두 2021-08-20 0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엠마 안 읽으면 많이 힘들까요?

단발머리 2021-09-03 10:22   좋아요 0 | URL
엠마 읽은 사람도 힘들었다는 소식을.... 슬프게 전합니다 ㅠㅠ

공쟝쟝 2021-08-20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신 폭풍언덕과 오만편견 찍고 정치사 가려하였나이다.. 그런데 엠마라고요…?

단발머리 2021-09-03 10:23   좋아요 0 | URL
공쟝쟝님 스타일이 진짜 공부 스타일인데 말이에요. 찾아 가는 공부, 먼저 하는 공부.
엠마 읽으면 좀 더 쉬울 거에요. 그러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드링킹, 그 치명적 유혹 - 혼술에서 중독까지, 결핍과 갈망을 품은 술의 맨얼굴
캐럴라인 냅 지음, 고정아 옮김 / 나무처럼(알펍)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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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공적인 공간에서 쓰고 있던 가면은 건강하고 원만한 것이었다. 나는 열심히 운동했고, 책상에 앉아 저지방 건강식품으로 점심을 먹었다. 친구도 많고 동료 사이에 평도 좋았다. 시내에 아담한 아파트가 한 채 있었고, 캐주얼하고 세련된 옷차림을 즐겼으며, 정기적으로 심리치료도 받았다. 누가 봐도 아무 문제 없다고 할 만한 생활이었다. (35)

 


『명랑한 은둔자』를 미뤄두고드링킹』을 읽는다. 술을 마시지 않는 내가, 알코올 중독과 알코올 중독을 이겨낸 이야기를 읽는다. 어떻게 알코올 중독에 빠지게 되었는지, 어떻게 그 지옥에서 빠져나왔는지를 읽는다.

 


알코올의 지배 아래 사는 사람들의 특징들은 보통 사람들에게도 해당한다. 보통의 우리는. 거짓말하고 후회한다. 건강하지 못한 관계에 집착하고, 나쁜 습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자리가 불편하고, 혼자 있을 때 더 편안하다고 느낄 때가 많다. 사람들에게 말하기 싫은, 말할 수 없는 비밀 한두 개를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알코올 중독이 더 나쁜 이유는 뭘까. 가족들과 친구들과 기분 좋게 술 한잔하는 게 뭐가 어때서. 조절할 수 있으면 되는 거지. 이런 생각이 일반적이다.

 


유전적인 이유에 더해 신경학적 현상의 하나로 알코올 중독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또 바로 그런 이유 때문에 알코올 중독은 순수한 의미의 질병(180)이다. 그렇지 않다고, 자신을 속여왔던 저자는 질병에 직면하고 치료’를 시작했는데, 그건 그럴 수밖에 없어서 내려진 결정이었다.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로 갑자기 죽을 수도, 친구의 소중한 아이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아침에 모르는 남자의 침대에 깨어나는 일을, 다른 사람의 눈을 속여가며 몰래 술을 마시는 일을 그만두고 싶었기 때문이다. 출구 없는 삼각관계에서 빠져나와 건강하고 진실한 관계를 맺고 싶었기 때문이고, 술의 도움을 받지 않고 잠들어 그다음 날 아침 맨정신에 깨어나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임종조차 지키지 못하게 했던 온종일의 숙취상태에서 벗어나고 싶었기 때문이다.   

 


고통을 신속하게 해결하려는 사람들의 속성은 미국이라는 소비사회의 특징적 신념이 되어, 전국에 다이어트 숍과 성형외과 병원들을 넘쳐나게 한다. 어떤 면에서 보면 알코올 중독이란 그러한 추구, 그러한 탐색의 20세기적 표현이자, ‘열망은 무조건 채우고 봐야 한다‘는 우리 사회의 일반적 가르침(채워라, 채워라, 너의 빈자리를 채워라. 외로움과 두려움과 분노의 구덩이를 메워 당장 눈앞에서 사라지게 하라)을 극단적으로 실현한 결과다. 우리 사회는 아주 놀라운 솜씨로 그러한 충동에 손쉬운 해결책을 제시한다. 필요한 건 TV를 보는 것뿐, 그러면 우리 앞에 답이 척척 마련될 것이다. 멋진 몸매를 얻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멋진 집을 마련한다면, 맥주 두 잔만 마신다면. (90-1)

 



‘~~ 한다면의 주문이 현대인을 얼마나 강하게 사로잡고 있는지, 현대를 현재로 사는 우리는 알 수 없다. 욕망의 안내에 따라 그저 오늘을 살아갈 뿐이다. 욕망이란 결국 채워지지 않는다. 어느 순간에도 만족한 상태’에 도달할 수 없다. 무언가를 얻었다고 해서, 무언가를 가졌다고 해서 온전해지지 않는다’. 그런데도 우리 내면의 열망을 계속해서 채워가겠다욕구는 그 자리를 채워줄 무언가를 갈망하고, 그 무엇인가를 계속 찾을 수밖에 없다. 그 공허함을 채우는 가장 쉬운 방법이 술이었다고, 캐롤라인 냅은 말한다. 술 없이는 대화도, 사교도, 섹스도, 우정도 불가능했던 삶, 술의 도움을 받아야만 겨우 잠들 수 있었던 삶에서 탈출한 사람의 말이다.  

 


엄마가 된 후의 나쁜 습관이기는 한데, 모든 책이 육아서로 읽힌다. 고쳐야 하겠다고 생각하지만 그게 잘 안 된다. 똑똑하고 잘난 부모, 품위 있고 고상한 부모가, 아이들에게 좋은 부모일까 생각한다. 내가 그런 부모라는 게 아니라, 그런 부모를 원했던 나를, 그런 부모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던 내 마음을 기억하며 생각한다. 마음을 준다는 게 어떤 건지 생각한다. 사랑해, 라고 말하고 사랑을 표현하지만, 그 사랑이 잘 날아가 내가 원하는 곳에 사뿐히 앉았는지 알 수 없으니. 사랑을 주고 주고 또 주고 싶지만, 내가 주는 사랑이 너무 뜨거운 건 아닌가 자꾸 돌아보게 된다. 선녀와의 재회에 가슴 설레는 나무꾼에게 늙은 어머니가 건넨 뜨거운 팥죽처럼. 혀를 데이게 하고 팥죽을 쏟게 하고 하늘나라의 말을 뒷걸음질치게 하고, 결국 나무꾼을 말에서 떨어지게 하는. 그런 사랑이 되어서는 안 될 텐데. 그럼 다시 품위 있고 우아하고 절제된 사랑으로 가야 할텐가. 밍숭맹숭 아무 맛 없는 잣죽으로 돌아가야 할텐가.





알코올 중독은 신경학적 현상이기도 하다. 두뇌가 지속적으로 괴다한 약물에 노출된 까닭에 그 안의 분자 구조가 변형되어 일어나는 일이다. 중독은 매우 복잡한 현상이지만 기본 개념은 명확하다. 즉, 욕망과 보상에 관한 두뇌의 정상적인 시스템이 알코올 탓에 헝클어져서, 행복감을 전해주는 신경 전달 물질과 단백질의 기능이 손상되는 것이다. - P1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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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1-08-19 13:1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러고 보면 냅은 참 유혹(?)에 약했던 사람 같아요. 중독에 약한 걸까요. 거식증도 알코올 중독도 어떤 면에서는 비슷하게 다가오거든요. 그걸 이겨냈다는 점도 대단하고요.

단발머리 2021-08-19 13:16   좋아요 4 | URL
네, 잠자냥님 말씀에 동의합니다. 전 <욕구들>에서 냅이 스스로를 이해한 것 게 맞는 거 같아요. 원래 그랬다는 거요. 알코올은 유전적인 영향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심리 자체가 좀 유약했다고 할까요. 더 많이 사랑을 필요로 하고, 더 많이 부모의 눈치를 보고, 더 많이 사랑을 얻기 위해 노력하고. 그런 면들이요.
알코올 중독자들이 그 삶을 이겨내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통계가 있더라구요. 정말 대단해요, 그 수렁에서 두 번이나 탈출했으니 말이에요. 그리고 또 안타깝구요. 술과 거식증이 아니었다면 아직도 글을 쓰고 있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도 들고요.

2021-08-19 13: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8-19 14: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Falstaff 2021-08-19 13: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알코올 의존증이 있고, 가끔 그것에 시달리는 입장에서 솔직하게 말씀드리자면, 알코올 의존자들이 가장 바라는 것 가운데 하나가 술을 그만 마셨으면 하는 겁니다. 다른 하나는 원 없이 마시는 거라는데 그렇게 주장하는 사람은 실제로는 한 명도 보질 못했습니다. 진짜 술 안 마시고 싶은데 그게 쉽지.... 안 되는 겁니다. 알코올의 수렁에서 헤치고 나온 사람은 그거 하나로 추앙받아도 됩니다. 제 주위에도 한 명 있습니다만.

vita 2021-08-19 13:52   좋아요 2 | URL
제 주변에는 한 명도 없어요. 그리고 더불어 알콜 의존증이 있는 한 사람으로서 폴스타프님 말씀 아주 공감 이백퍼입니다.

단발머리 2021-08-19 14:19   좋아요 1 | URL
그래서, 이 책에서도 알코올 의존 자체가 사실은 질병인데, 천천히 진행되기 때문에 인식하기가 어렵다. 꼭 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러더라구요. 재활센터 다녀오고 나서도 저자는 엄청 노력하거든요. 모임에도 계속 나가고(90일동안 90회 참석) 심리적 지지를 받으려 하고요. 그런데 친구들은 실패하는 경우가 많아서요. 그런 이야기 읽는데 정말 절절하더라구요.

잠자냥 2021-08-19 14:21   좋아요 2 | URL
전 제가 알코올 의존증 있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 좀 한 적 있었는데요(특히 맥주 의존증), 요즘 하이트 무알콜 맥주 만나고 거의 술 끊었어요! 그래서 전 의존증은 아닌 걸로.... ㅎㅎㅎ

만일 알코올 의존증 있었어도 전 모임을 지극히 싫어해서 결국 못 끊었을 거 같아요. 역시 무알콜 맥주 만세.

단발머리 2021-08-19 14:28   좋아요 1 | URL
하이트 무알콜 만나고 술을 끊으셨다니 그것 또한 놀라운데요. 하이트한테 감사라도 해야 될까요? 진짜 몰라서 그러는데요... 무알콜 맥주는 겉모습과 맛은 같은데 알콜이 없는 건가요? 아니, 디카페인 커피도 아니고 어떻게 그렇게 만들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신기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vita 2021-08-19 14:32   좋아요 2 | URL
알콜 의존증이 있는 사람이 마셔본 무알콜맥주는…… 저는 차라리 안 마시면 안 마셨지 이건 안 마시겠다!!!!! 하고 여동생 냉장고에서 꺼내어 마셔보고 결정했습니다. 편견일까요?-.- 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08-19 14:41   좋아요 2 | URL
단발머리 님 / 디카페인 커피에도 소량의 카페인이 들어있듯, 무알콜 맥주도 사실 0. 몇 프로에서 1%정도까지 알콜은 들어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칭따오 무알콜이 맛있다고 해서 이것도 사 마셔봤는데, 알콜 조금 들어 있더라고요. 그런데 하이트는 정말 제로입니다. 심지어 칼로리도 낮음.... 저는 그냥 웬만한 맛없는 맥주(국산 맥주)보다 하이트 무알콜이 낫더라고요.

비타 님/ 저는 이, 무알콜 맥주 마시면서 깨닫게 된 것이, 제가 술을 취하려고 먹는 게 아니라, 어떤 음식하고 같이 먹을 때 시원하고 청량한 맛에 맥주를 먹었구나... 하는 것이었어요. 특히 맥주는 그렇잖아요. 근데 하이트 제로는 그 역할을 톡톡히 해주니까 맥주를 왕창 줄이게 되더라고요. 그럼에도 소주가 어울리는 음식(예를 들어 회나 삼겹살 같은 ㅋ)을 먹을 땐 역시 소주를 안 마실 수가 없네요.

vita 2021-08-19 13:5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다른 이들이 보면 캐럴라인 냅 부모님이 지적이고 우아하고 그런데 한편 따뜻할 거 같기도 하고_ 화가는 따뜻한 예술가이리라는 편견과 정신분석자 아버지는 인간의 정신에 대해서 가능하면 많이 알 터이니 육아도 마땅히 백퍼 잘 하지 않겠는가라는 편견을 캐럴라인 언니 부모는 확실히 깨부셨죠. 오빠와 쌍둥이 자매는 또 어떤 성장사를 가지고 있을까 궁금하기도 하지만 역시 캐럴라인이 제일 여린 마음씨를 지니고 있었을 테니 더 힘들었겠죠. 저는 이 책은 육아서로 읽지 않고 어제 읽은 뇌과학서가 마치 육아서처럼 다가오더라구요. 쓴 학자 역시 엄마인지라 딸아이 키우는 이야기 잠깐 나오는데 언제 훅 치고 들어갈지 언제 거리를 두고 지켜보기만 해야할지 그게 세상에서 제일 힘든 부모 노릇이라고 하더라구요. 말씀하신 팥죽과 잣죽 이야기는 그래서 더 와닿았습니다. 제가 엄마가 되어서 한 인간을 양육하는 입장이 되고보니 우리 엄마는 나 진짜 잘 키웠구나 그런 생각이 절로 들 때가 너무 많아요. 세상에서 가장 불완전한 우리 엄마_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는데 그건 실로 막말, 막생각이었습니다. 세상 모든 책이 육아서처럼 읽힌다는 단발님 말씀에 공감합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리뷰 잘 썼어요.

단발머리 2021-08-19 14:18   좋아요 5 | URL
그 에피소드 있잖아요. 냅이 열 세살 때 우유병을 바닥에 떨어뜨려서 부엌이 난리났는데, 냅 아빠 왈, ˝적개심이구나.˝ 엄마에 대한 적개심을 이렇게 표현했구나. 그랬다는 거. 그니까 저명한 정신분석학자랑 같이 사는 거잖아요. 그 사람이 날 계속 관찰하고 분석하고 판단하고 정의하고. 그런 아버지 밑에서 산다는 거 얼마나 힘들까요ㅠㅠ 생각만 해도 울화통 터지죠. 엄마도요. 냅 엄마도 힘드니까 애정을 줄 수가 없고. 그냥 무조건 참는거죠. 그 분의 최선이 참는 거였다고 생각해요. 친구네 놀러갔던 냅이 그집 엄마아빠가 다정하게 말을 건네는 거 보고 깜짝 놀라잖아요. 아, 부모와 자식간에 저렇게 다정하게 말하는구나, 하고요. 부모가 중요하다는 생각, 자주 합니다. 인간은 유전과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죠. 유전은 부모에게서 오고, 환경은 50퍼센트, 아니 70퍼센트 이상이 부모잖아요. 부모 자체가 환경이에요. 흐미 ㅠㅠ

비타님 읽으시는 뇌과학서는 저도 찜해놓았는데, 아이가 읽겠다고 사달라 했다니 엄청 멋지네요. 멋진 초등생이어요!!!
지나친 사랑과 무관심 중에 전, 항상 무관심이 낫다고 생각하고 살았거든요. 무관심이 자녀를 더 독립적으로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그래서 부모로서는 ˝모른 척˝ 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이 책 읽는데, 사랑을 갈구하는 냅이 너무 안 된거에요. 그게 뭐라고, 한 번 안아주고. 토닥토닥. 그래, 잘했어. 괜찮아, 그래그래. 그게 뭐라고 말이에요.
그거 좀 해주시지....


vita 2021-08-19 14:22   좋아요 2 | URL
얼마 전에 보았는데 명문대생이 부모 살해하고 토막내어 숨겼다가 엄청 이슈된 사건 있었잖아요. 우리 아마 어렸을 때인 걸로 기억하는데. 그 사건을 이 상황 저 상황에서 지켜보니 단발님 말씀처럼 토닥거려주고 엄마가 미안했다 앞으로 함께 잘 해보자 라는 말 한마디만으로도 그런 불행은 일어나지 않았겠죠. 언제나 자식을 한 인격체로 대하는 게 제일 힘든 일이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부모의 사랑과 방치가 뭐 별 거라고_ 할 수도 있지만 그 방치와 무관심과 학대와 사랑이 한 인간을 망치기도 하고 스스로의 인생을 좌우할 수 있는 독립적인 인간으로 만들기도 하죠. 사랑과 분석을 동시에 행하기가 이토록 힘든 일일까요. 아 캐럴라인 냅 언니 진짜 고달픈 인생 살았으면서도 이런 주옥 같은 글을 남기다니 넘 가슴 아프고 대견하고 그래요.

단발머리 2021-08-19 14:35   좋아요 3 | URL
최근에도 엄마랑 같이 살던 아들이 엄마 살해한 사건 있잖아요. 그 아들이 취업도 안 되고 그래서 다른 지역으로 이사가고 거기서도 취직이 안 되서 여기저기 아르바이트 하고 그랬나봐요. 근데 엄마가 거기에 가서, 그니까 아들 이사간 곳에서 같이 살면서 갈등이 더 증폭된 거 같더라구요. 결국 비극으로 끝났는데.... 그런 경우 사실 떨어져 있는게 좋거든요.

지나친 기대도 숨막히게 하죠. 할 수 있다, 할 수 있어, 넌 할 수 있어. 다음에는 잘할거야. 그런 말, 우리가 제일 쉽게 하는 말. 저희 엄마가 무슨 프로그램을 보고 오셔서 그러시대요. 시험 망치고 온 자녀에게. 괜찮아, 다음에 잘 보면 되지. 그 말이 제일 나쁘다고. 엄청 부담된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니까요. 지나친 기대도 안 좋아요. 하지만 어떻게 기대를 안 할 수가 있겠어요. 사랑하고 도와주고 격려하고 그리고 기대하게 되잖아요. 그러니까 그 선이 얼마나 얇고 아슬아슬하냐는 거에요. 상처되지 않도록 잘 이야기하면서도, 그러면서도 새로운 내일을 기대하게끔 희망을 준다는 거요. 아, 어려워라 ㅠㅠㅠㅠ 나 왜 엄마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08-19 22:22   좋아요 1 | URL
나 왜 엄마예요 ㅋㅋㅋ 아 엄마노릇 너무 어렵죠 ㅠㅜ 오랜만에 육아서 읽기 시작했는데 찔리는 부분이 많아요 ㅠㅠ

syo 2021-08-19 17:43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무데도 의존하지 않는 사람 있을까요? 저는 기본적으로 연애에 의존적인데 알콜에 대한 반감만큼 그쪽으로 더 초과의존 하는 것 같고.....

han22598 2021-08-20 06:10   좋아요 0 | URL
syo님 의견에 동의합니다. 의존이라는 속성은 인간의 기본 속성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요.

단발머리 2021-09-03 10:24   좋아요 0 | URL
저는 카페인 의존이고요. 맞아요, 아무데도 의존하지 않는 사람 없겠지요.

독서괭 2021-08-19 22:2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욕망이란 결국 채워지지 않는다… 책을 사놓고 읽기도 전에 또 다른 책을 기웃거리고 있는 마음도 그런 거겠죠?🥲

단발머리 2021-09-03 10:24   좋아요 0 | URL
욕망이란 채워지지 않는다,는 걸 알고 나서 책을 사는 건 괜찮지 않을까요? @@

공쟝쟝 2021-08-20 16: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정말 이 책을 읽고 너무 속상했어요.. (알콜 중독 자각) 그리고 냅이 전반적으로 중독에 취약하다는 평에 공감하고 또 제가 중독에 취약한 사람으로서 되게 만감이 교차하고 그르네요.
냅과 저를 옹호변호 해보고자? 그녀의 책 밑줄을 가져오자면 “아마 나는 분노했을 것이다. 하지만 여자들의 분노가 금기로 여겨지는 사회에서 자라난 만큼, 그 분노가 힘을 가질 수 있다고는 생각지 못했다. 나는 다른 방도를 몰랐기에 술을 마셨다. 일상에서마주치는 이런 두려움과 분노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그때는 정말 알 수 없었다.- P158”
꼭 여성이어서 이기도 아니기도 한데 ㅡ 전 다른 방도를 몰랐어요. 분노 불안 어색함 단절감 외로움 모든 부정적인 감정이 술을 마시면 사라졌거든요. 어떻게 처리해야하는지 정말 그땐 몰랐고 지금도 달리거나 읽고 쓰고 우는 것 말고는 모르겠어요 흑흑..

공쟝쟝 2021-08-20 16:39   좋아요 0 | URL
참고로 인간이나 조직이나 연애에 의존하는 것도 ㅠㅠ (관계중독..?)… 이젠 잘 안되구.. ㅋㅋ 인간보단 차라리 술..? 하지만 냅 언니 너무 좋구… (여기서 여러 댓글들 읽으며 또 만감 교차중)

단발머리 2021-09-03 10:26   좋아요 1 | URL
쟝쟝님 그 밑줄 부분에 완전히 동의해요. 그리고 그 억압의 강도가 여성에게, 특히 젊은 여성에게 얼마나 가혹한지에 대해서는 더 많이 이야기되어야 할 것 같아요. 청소년 시기를 보내면서 소년과 소녀가 어떻게 다르게 ‘사회화‘되는지도요.
만감이 교차하는, 교차하게 만드는 책이에요. 이 분의 용기와 또 결단이 정말 대단하죠. 그리고 솔직함도요. 가히 경지에 이르른...

독서괭 2021-09-10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당선 축하드려요~^^

단발머리 2021-09-11 09:08   좋아요 0 | URL
독서괭님 감사해요^^ 무척 기쁩니다!!!

서니데이 2021-09-10 1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단발머리 2021-09-11 09:07   좋아요 0 | URL
서니데이님, 축하 말씀 감사합니다. 오늘 날씨가 넘 좋으네요. 행복한 시간 보내시길요!

초딩 2021-09-11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리뷰 당선 축하드립니다~
2관왕 엄지척입니다~
 




 














7월 초였는지, 중순이었는지도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데, 아무튼 수도권 4단계 조치로 방학 이전부터 시작되었던 기나긴 여름방학이 드디어 어제 끝났다. 1인 개학하고, 대체 연휴 마치고 1인 출근하니, 이제 집에 남은 건 2. 온라인 학습인과 알라딘인 뿐이다.

 


차근히소설의 정치사』 페이퍼 한 개 올리고 알라딘 구경하는데, 미국의 아프칸 철수와 관련된 레삭매냐님의 글이 있어 여유로운 마음으로 읽는다. 후세인 혼내주겠다며 시작된 걸프전이 힘의 공백 상태를 오랫동안 허용함으로써 오히려 탈레반의 탄생과 성장에 도움을 주었다는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레삭매냐님 글 읽으면서 쏟아부은 돈에 비해 미국의 헛발질이 얼마나 정교하게 멍청했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다 읽을 계획은 없지만, 우리 정희진 선생님이 기획하신 책이니 해제나 읽어볼까 싶어서 도서관에 희망 도서 신청해서 받아둔 책에 이런 구절이 눈에 띈다.  


 

페미니즘의 주장은 평화를 대상화하거나 목적으로 삼지 않는다. 그러므로 기존의 전쟁과 평화는 반대말이 아니라 같은 말이다. 침략과 정복을 명분으로 내세우는 전쟁은 없다. 모든 전쟁은 정의justice에서 출발한다. ‘텔레반으로부터 이슬람 여성 같은약자를 보호하고, ‘악의 축인 북한과 같은 깡패 국가로부터’ 평화를 지킨다는 설득력 있는 명분이 따른다. 미국의 (우익) 페미니스트들이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을 지지한 것은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2018년 한국의 일부 페미니스트들이 난민 수용을 거부한 명분 역시 한국 여성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여성주의‘였다. (12)

 


만듦새에 대해 말하자면, 튼튼한 양장에 표지도 근사하다. <메두사의 시선 01>이고, 2남성됨과 정치』도 출간되었다. 이어서 계속 나올 것 같기는 한데, 그래서 오늘 이 책을 읽어야 하나 어째야 하나 싶다. 쌓아두고 미뤄두는 나쁜 버릇을 딱히 오늘 고칠 수는 없을 것 같다. 개학 날에는 수업도 안 하던데, 오늘은 말 그대로 개학 날 아닌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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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1-08-17 13: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오 정희진 쌤 기획한 책이라니 저도 궁금합니다~♡ 저도 뉴스에서 봤는데 미국이 또 한건 했네요.ㅎㅎ 희망도서 저는 항상 신청하면 구매중 뜨는데 발빠른 단발머리님 멋지심👍

단발머리 2021-08-18 13:21   좋아요 4 | URL
저 지금 해제만 읽고 잠시 휴지기인데, 이 책 읽어봐야겠어요. 페미니즘과 군사학이라니 근사하지 않습니까? ㅎㅎㅎㅎ 저희 동네 도서관이 이제 막 생긴 곳이라 그런지 아직까지는 신청을 잘 받아줍니다. 하하하.

vita 2021-08-17 14:4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버.....벌써.......개학인가요? 왜 이렇게 시간이 빨리 흐르는 건가요? 여성주의는........ 계속 읽고 있지만....... 공부할 게 정말 많고 많아서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단발머리 2021-08-18 13:22   좋아요 2 | URL
축! 개학! 플랭카드 제가 저희집 안방에 걸려고 했으나 출력하기 귀찮아서요 ㅎㅎㅎ
감사합니다, 개학입니다. 감사합니다, 공부할 것은 정말 차고 넘칩니다!!!

공쟝쟝 2021-08-20 16: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평화학자 정희진샘!

단발머리 2021-09-03 10:27   좋아요 1 | URL
평화학자 정희진! 아자아자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