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권력] 아브젝시옹과 동물성
공포의 권력 동문선 문예신서 116
줄리아 크리스테바 지음, 서민원 옮김 / 동문선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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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포의 권력>을 읽었다.

 


도리어 실망스러웠던 부분은 챕터 4, ‘<성서> 속의 혐오에 대한 기호학이다.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해왔던 사람으로서 그나마 조금 쉽지 않을까 하는 작은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이런. 인용된 성경 구절들은 익숙한데 그 해석으로 들어가자면, 나도 모르게 이런 표정(@@)이 되어 버렸고. 설득되지 않았는데 반박하기도 좀 어려운, 그렇게 애매모호한 시간을 이럭저럭 지나쳐왔다.

 

 

음식물에 대한 혐오가 여성의 육체나 생식능력이 야기시키는 혐오와의 유사성을 갖는 연장선에서, ‘나에게서 분리되어야 하는 것대변어머니인 것은 의미심장하다(165). 대변이 육체를 가로지르며 내 안에 존재했던 것이면서 동시에 영원히 내게서 추방되어야 할 것인데 반해, 인간의 가장 근본적인 정신적 분리 작용이 어머니에게서의 분리(165)인 것은 자신과 하나인 줄 알았던 어머니가 사실은 자신과 구별된 존재임을 인지하는 데서 시작된다. 이는 126쪽에서도 확인된다.

 


오염에 대한 이같은 가치 기준으로 볼 때, 육체란 방비하고 보존하는 존재 혹은 영원히 숭고한 존재가 될 것이다. 제어할 수 없는 생식 능력을 가진 어머니에 대한 공포는 나의 육체를 밀쳐낸다. 즉 내가 카니발리즘으로 어머니를 거절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어머니의 기각(아브젝시옹)이 나를 타자의 육체, 나의 분신, 나의 형제의 육체에 대한 경의로 인도하기 때문이다. (126)

 


한편으로 ‘<성서>에 나타나는 분리의 내재화 과정속에서 모성의 위치도 흥미롭다.

 


위협적이지만 영양을 공급하는 이질성으로서의 모성은, <신약> 이후의 텍스트와 후세의 신학에서 죄 많은 육체로만 각인될 뿐이다. (179)

 


그리스의 아폴론적 육체관에서는 육체를, ‘충동적 육체완전히 역전된 육체로 이해하면서도 이 두 종류의 육체가 결코 나누어질 수 없다고 이해하는데, 후자의 승화된육체가 전자의 도착적인 육체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신약 성경의 많은 부분을 저술했던 사도 바울 역시 그리스적 세계관에서 완벽하게 탈출했다고 보기는 어렵겠지만, 다음과 같은 성경 구절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육체, 영이 아닌 육체가, 하나님의 영이 거하는 거처가 될 수 있음을 설파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하나님의 성전과 우상이 어찌 일치가 되리요 우리는 살아계신 하나님의 성전이라 이와 같이 하나님께서 이르시되 내가 그들 가운데 거하며 두루 행하여 나는 그들의 하나님이 되고 그들은 나의 백성이 되리라 (고린도후서 6 16)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았고, 또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머릿속의 두루뭉술한 그 무엇을 명확하게 끄집어내는 일이 쉽지 않았다. 여성 혐오와 어머니 혐오에 대한 이야기는 앞으로도, 어쩌면 이 지구의 문명이 계속되는 한 반복되는 이야기가 될 것이기에, 일단 오늘은 여기에서 접는다. 참 수고가 많았다고 한다. 존경하는 친구들, 이웃님들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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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과함께 2024-01-27 16: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단발머리 2024-01-27 16:04   좋아요 0 | URL
🤗🤗🤗🤗

다락방 2024-01-27 16: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헉 대박 대박!!!!!!!!!!! 고생하셨습니다!!!!!

단발머리 2024-01-27 16:42   좋아요 0 | URL
힘든 시간 곧 지나가리라! 뽜야!
 





 













쌓아놓은 책/읽고 있는 책들을 모른 척하고, 지금 읽고 있는 책은 <Christmas Guest>. 피터 스완슨 책인데 얇아서 어제 다 읽을 줄 알았는데, 낮에는 다른 거 하다가 못 읽고. 밤에 책을 펼쳤는데, 심상한 기운이 스르르 몰려온다. 무서운 거 못 읽는 나는, 아침이 되어서야 다시 책을 펼친다.

 


나와 엠마, 그리고 엠마의 잘생긴 오빠 애덤이 묘한 삼각관계를 만들어가면서, 인류의 원초적 공포와 금기인 근친상간나오는 건가, 의심하면서 한 장 한 장 넘겨간다.  

 


 









작년 말부터 어제까지의 책을 올려둔다. 가끔 K문고(주로 원서)와 그래24를 이용하기도 해서, 그 책을 샀던가? 하고 헷갈린 적이 몇 번 있었는데, 사진을 찍어 두니 좋았다. <사진>에 들어가 책 이름을 검색하면, 그 책이 나온다는 걸 알게 됐다. 언제 샀는지도 알 수 있고. 그 후로는 바로 사진을 찍어 둔다. 처음 두 개의 사진에서 누워 있는 책들은 내가 '산 책이고, 당당하게 서 있는 책은 선물 받은 책들이다. 마지막 사진은 책이 두 권이라 둘 다 세워보았다.

 


책 표지에 관한 한 외모 지상주의자인 나를 배려한 친구들의 뛰어난 안목에 항상 감탄하는 나로서는, 이번에도 어김없이 찬탄과 기쁨과 감사를 친구들에게 돌려드린다.

 

















잠자기 전에 읽는 책은 이 책이다. 내 평생에 가장 사랑하는 제인 에어의 어린 시절과 형제자매들과의 행복한 습작 시기 등을 보여주는 책인데, 하루에 2장씩 아껴서 읽는다. 선물해 준 친구가 아껴 읽지 말고 편하게 마음 갈 때 읽으라고 했는데, 나는 아껴 읽는다. 하루에 4페이지, 하루에 2장씩. 아껴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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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25 18: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1-25 18: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은오 2024-01-26 07: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너무 좋은책은 아껴읽는게 안되던데 단발님은 아껴읽기가 가능하시군요 ㅋㅋㅋ 좋은책일수록 허겁지겁 읽게되더라고요 ㅋㅋㅋ
저 분홍색 책 너무 귀엽습니다 🥹

단발머리 2024-01-27 15:38   좋아요 0 | URL
저 아껴읽다가 후회된 적이 많은데... 좋아하는 책 아껴읽습니다. 가끔 홀랑 읽고 다시 천천히 읽는 경우도 있구요.
저 분홍색 책 ㅋㅋㅋㅋㅋㅋㅋ 어쩌나, 책 아니고, 다이어리에요. 책 사야 준다기에 책을 샀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고많으세요, 은오님! 1등 확정 귀염둥이 화이팅!!!

수이 2024-01-26 07: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렇게 좋은 책 선물해주는 친구라니 단발님은 역시 주변에 멋진 이들이 한가득! 단발님 전생은 대체 어땠을까? 저 혼자 가끔 궁금해합니다.

단발머리 2024-01-27 15:39   좋아요 0 | URL
그러니깐요. 친구들의 안목에 항상 감탄하는 단발머리입니다.
제 전생은...... 하하하! 궁금하네요, 저도요!!!

미미 2024-01-26 14: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단발님! 이 서점이 어디예요?
서점 이름으로 <감탄><표지 지상주의>도 괜찮겠습니다>.<

단발머리 2024-01-27 15:41   좋아요 1 | URL
저기 위의 사진이라면ㅋㅋㅋㅋㅋ 다 집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책상이 너른 나무책상이라 그런가봐요.
<표지 지상주의> 서점이름으로 좋아요. 혹 제가 서점 내게 되면 ㅋㅋㅋㅋㅋㅋ 애용할까봐요.

그레이스 2024-01-26 16: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해봤습니다.
사진찍어서 검색하는거!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단발머리 2024-01-27 15:43   좋아요 1 | URL
아~~~ 그레이스님 검색 가능하셨다니 넘 좋은데요. 핸드폰마다 다를 수도 있을 거 같아요.
전 그거 알게 된 이후로 구입한 책들 사진 꼭 찍어둡니다. 원래 책사진을 많이 찍기는 하지만요 ㅎㅎㅎ
 
나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 - 카를로 로벨리의 기묘하고 아름다운 양자 물리학
카를로 로벨리 지음, 김정훈 옮김, 이중원 감수 / 쌤앤파커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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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로 로벨리의 네 번째 책이다. 몇 번째 책인지가 중요한 이유는 읽지 못한 작가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모든 작가 혹은 대부분 작가의 작품을 다 찾아 읽을 수 없다면(현재로서는 그럴 것으로 보인다), 한 작가의 책을 깊이 파기보다는 그녀/그의 대표작을 읽고, 또 다른 작가, 다른 우주로 넘어가겠다는 게 내가 선택한 방식이다. 그런데, 로벨리의 책은 이번이 네 번째다. 잘 이해하지도 못하는 과학책을 네 권이나 읽을 수 있었던 건, 첫째 그의 책이 묘하게 흥미롭기 때문이고, 둘째 그의 책이 작고 얇기 때문이다. 이번 책은 이북으로 읽어서 작고 가벼운느낌을 맘껏 누리지 못해 조금 아쉽다.

 


하이젠베르크의 발상은 단순하고 대담했다. ‘전자가 궤도를 따라 움직이는 물체라는 생각을 포기하자. 전자의 움직임을 기술하는 것을 포기하자…. 모든 것을 오직 관찰 가능한 양에 근거해서만 설명하자.’ (전자책, 22/275) 40대인 보른의 후원 아래 20대의 하이젠베르크, 요르단, 디랙, 파울리는 양자 상태에 관한 이론을 완성해 나간다. 이 이론은 세계에 대한 이론 가운데, 지금까지 단 한 번의 오류도 없고 지금도 그 한계를 알지 못하는 유일한 근본 이론(32)이라고 한다.

 


이후 슈뢰딩거가 등장해 파동역학에 대한 이론을 정교화하고, 이 과정에서 하이젠베르크와 슈뢰딩거는 서로의 주장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한다. 저자는 “(슈뢰딩거의) 파동역학도 하이젠베르크의 행렬만큼이나 모호하다고 보았다. 45쪽에 근거해 양자역학의 핵심 아이디어를 정리하면 이렇다.

 


1. 관찰 가능한 것만 설명한다 (하이젠베르크)

2. 확률만을 예측한다 (보른)

3. 입자성; 양자 현상은 세계가 아주 작은 규모에서는 입자적이다

 


여기까지의 독서는 <저것은 아이패드요, 이것은 글씨입니다>의 독서이다. 이 이론을, 파인만이 이걸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은 없다고 했던 이 이론을, 이해하겠다 굳게 결심할 필요는 없다. (천생 문과인 저는, 없다고 봅니다) 어차피 양자의 세계를 인간이 다 이해하는 일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적어도 현재까지는) 읽으면 된다. 그냥, 읽으면 된다.

 


본격적으로(?) 흥미로운 양자 중첩이 이제야 나온다.

 


양자 중첩이란, 어떤 의미에서 서로 모순되는 두 가지 속성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한 대상이 여기에 있으면서 저기에도 동시에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62)

 


여기에 있으면서도 저기에 동시에 있다는 것. 서울에도 수원에도. 광주에도 부산에도, 동시에 있는 것 말이다. 3차원 세계에 사는 우리가 이걸 이해할 수 있을까. (아시는 분 연락 바랍니다. 010-1234-5678) 이제 저자가 최초로 양자 간섭(양자 중첩의 결과)을 눈으로 관찰한 경험을 소개한다.

 


 



광자로 이루어진 광선이 프리즘에 의해 두 개로 나뉜다. 두 경로(왼쪽과 오른쪽)을 모두 열어두면 모든 광자가 아래쪽 검출기에 도달한다. 그러나 두 개의 경로 중 하나(왼쪽 또는 오른쪽)을 막으면 광자의 절반은 아래쪽에, 나머지는 위쪽 검출기에 도달한다. (64) 두 경로가 모두 열려 있을 때 위쪽 검출기에 광자가 하나도 도달하지 않게 되는 현상이 양자 간섭의 한 예(65)라고 하는데, 더 놀라운 일은 그다음이다.


 




 


관찰하는 일로 일어날 일을 바꿀 수 있다. 더 정확히는, 관찰하려는 뜻만 보여도 광자의 움직임이 다른 결과를 나타내는 것이다. 이를 전문용어를 이용해, 저자는 우리가 관찰하는 순간 파동함수는 붕괴합니다라고 쓰고 있다. (68) 하이젠베르크의 질문을 재구성해 풀어내면 이와 같다.


 

관찰이란 무엇인가?’, ‘관찰자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마침내 우리를 관계라는 개념으로 인도합니다. (89)

 


본인이 인도하고, 본인이 답을 내어놓는다.

 


그 해답의 열쇠이자 동시에 이 책의 핵심 아이디어는, 과학자도 측정 장비와 마찬가지로 자연의 일부라는 단순한 사실입니다. 양자론이 설명하는 것은 자연의 한 부분이 자연의 다른 부분에게 어떻게 자신을 나타내는가 하는 것이죠. (95)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논의는 상호작용으로 나간다. “대상은 대상이 상호작용하는 방식 그 자체로 존재한다(97)". 이게 얼마나 멀리 나온 길인가. 멀리도 가셨습니다.


 

세계의 기원, 우주의 시작을 설명하고자 인간은 우주와 세계의 기초/기본이 무엇인지 알고자 했다. 나는 서구가 쪼개는방식으로 이 문제에 맞섰다고 생각한다. 그 대상이 신체라면 해부하고, 물체라면 더 작은 구조를 밝혀내기 위해 애썼다. 더 작게, 더 작게, 쪼개고 들어가 만난 것들, 발견한 것들이 원소이고 원자이다. 그렇게 어렵게 만난 광자가 움직인다. 움직이는데, 법칙에 따라, 규칙에 따라 움직이는 게 아니라, 마치 의식이 있는 것처럼, ‘생각이 있는 것처럼 움직인다.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일어날 일이 바뀌어 버린다. 이쪽에서 보고 있으면 저쪽으로 간다. 저기 멀리서 기다리고 있으면, ‘기다리고 있다는 것만으로 광자가 경로를 바꾸어 버린다. 보지도 않았는데. 저기 멀리서 기다리고만 있었는데 말이다.

 

 


이제 내가 제일 좋아하는 부분이 나온다. 이걸 쓰고 싶어서 여기까지 왔다.

 


사물의 속성은 다른 사물과의 상호작용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이죠. 양자론은 사물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방식에 대한 이론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오늘날 우리가 가진, 자연에 대한 최선의 설명입니다. (99)

 


속성은 대상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대상과 대상 사이에 놓인 다리인 것입니다. 대상은 맥락 속에서만, 즉 다른 대상과의 관계 속에서만 존재하며 다리와 다리가 만나는 지점입니다. 이 세계는 거울처럼 서로가 서로에게 비쳐야만 존재하는 관점들의 게임인 것입니다. (111)

 


대상이 맥락 속에서만, 즉 다른 대상과의 관계 속에서만 존재한다는 것은, 사회학 서적에서나 볼 수 있을 만한 문장이다. 우리는, 인간이 인간과의 관계 속에서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그 인간에 대한 이해는 그가 속한 사회적, 역사적 맥락 속에서 (비로소 아주 조금) 독해될 수 있음을 안다. 과학자의 설명으로 듣는 상호작용과 맥락. 문화 비평가의 문장으로 들으면 이러하다.

 


어떤 종류의 친구라 할지라도 우리는 우리가 스스로 자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그들의 영향을 받는다. 우리 중 누가 사랑하는 이들의 인정을 염두에 두지 않을 채 말하고 행동하는가다른 사람의 동의는 일종의 두 번째 양심이 아닌가?   우리는 다른 이들에게 의지하도록 태어났고 우리의 행복은 다른 사람의 손에 쥐어져 있다. ‘우리라는 인물의 형태는 주위 사람들에 의해 주조되며색을 부여한다우리의 감정이 부모의 영향을 받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진리의 발견>, 94)

 


오늘의 결론. 광자는 관찰자를 의식한 듯 경로를 바꾸어 양자 간섭을 그 결과로 나타내고, 사물의 속성은 다른 사물과의 상호작용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이며, 속성은 대상 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대상과 대상 사이에 놓인 다리로서, 모든 사물이 그러하듯 인간 역시 다른 인간과의 상호작용 속에서 존재한다. 저자의 표현을 그대로 옮기자면, 다른 사물, 다른 인간과의 상호작용 속에서존재한다.

 


사물은 맥락 속에 존재한다. (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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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01-25 07: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ㅋ ㅑ ~
너무 좋은 글이네요. 감히 제가 읽어보지도 못하는 과학책을 단발머리 님이 읽고 써주시니 아아 이럴 때 저는 알라딘 하는 보람을 느낍니다. 계속 과학책 읽고 써주세요. 글 읽고 쓰는 단발머리 님 응원하지만 과학책 읽고 쓰는 단발머리 님은 더 응원합니다.

위의 댓글 써놓으니 갑자기 생각이 나는데, 개그우먼 장도연 있잖아요? 알라딘에서 책을 그렇게 산대요.
장도연이 이 글을 보고 이 책도 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레이스 2024-01-25 08:13   좋아요 1 | URL
혹시 그 비회원?!.....ㅋㅋ

단발머리 2024-01-25 09:34   좋아요 3 | URL
다락방님 / 응원과 지지와 성원 감사해요, 다락방님!
사실 저는 과학책 읽어도 태반이 모르는 일이고, 이 책도 읽으면서 두어번 그만 읽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저는 물리학자가가 우주, 세계, 인간에 대해 말하는게 꼭 듣고 싶어서요, 끝까지 읽었는데 참 좋네요. 제가 그 생각에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말이에요.

장도연씨가 이 글을 읽고 이 책도 샀으면 좋겠네요. 도연씨, 제가 팬입니다! 알라딘 자주 오세요!!

그레이스님 / 사랑 고백에 얼른 ‘좋아요‘ 누르신다는 그 분이요? 장도연씨.... 보고 있나요? 그대가 맞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레이스 2024-01-25 09: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잘 읽었습니다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포함 2권 읽었는데,, 이 책도 읽고 싶네요^^

단발머리 2024-01-25 09:35   좋아요 1 | URL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를 읽으셨으면 이 책도 어렵지 않게 읽으실 수 있을 거에요. 저는 읽었던 로벨리의 네 권 중에, 이 책이 제일 흥미로웠어요.
그레이스님 리뷰도 보고 싶네요!!
 






 












요즘 듣는 책은 <Lucy by the Sea>이다. 크레딧이 모였는데 딱히 눈에 띄는 책이 없어서 다시 읽을 책으로 사자, 하는 마음에 샀다. 운전할 때만 잠깐씩 듣는데 참 좋다. 내용도 평이하고 어려운 단어가 많이 나오지 않아서 (시제는 좀 까다로운 편) 마음 편히 듣고 있는데, 읽어주시는 성우 분이 과하지 않게 읽어주셔서 더 편안하다.


 




전작<Oh! William!>에서의 윌리엄과 이 책 속의 윌리엄은 다른 사람처럼 느껴진다. 나는 <Lucy by the sea>를 읽고 윌리엄과 화해했다. 그를 다시 받아주기로, 그를 안아주기로 했다. 루시의 어떠함을 보충해 주는 그를 알게 되었고, 이제 루시도 그의 어떠함을 안아줄 수 있음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어젯밤에는 <Oh, William!>을 꺼내 읽다가 재미있는 문단을 발견했다. 루시는 결혼 후 재혼했고, 윌리엄은 에스텔을 세 번째 아내로 맞았다. 두 사람은 가끔 만나고 전화 통화를 하기도 하는데, 그날, 윌리엄은 루시에게 전화해서는 크리스마스 때 에스텔에게 값비싼 꽃병을 선물했고, 에스텔에게서 조상에 대해 찾아볼 수 있는 온라인 사이트 회원권을 선물받았다는 이야기를 한다. 이 부분이 얼마나 재미있던지. 이렇게나 재미있다.

 

 

그가 그 선물에 실망했다는 것을 말투로 알 수 있었다. 윌리엄에게는 늘 선물이 중요한 의미였지만, 나는 한 번도 그걸 이해한 적이 없었다. "그래도 에스텔이 머리를 잘 썼네." 내가 말했다. "아이디어 정말 좋은데." 내가 말했다. "당신은 어머니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잖아, 윌리엄. 좋은 기회일 수도 있어." 내가 그렇게 말했던 게 기억난다. 그리고 그는 그저 "그래. 그럴지도" 하고 말했을 뿐이었다. 나를 지치게 만든 게 바로 윌리엄의 그런 모습이었다. 기품 있고 유쾌한 태도 이면에 존재하는 잘 토라지는 소년. 하지만 그러든 말든 상관없었다. 그는 더이상 내 것이 아니었으니까. 그리고 나는 전화를 끊고 생각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그가 더이상 내 남편이 아니라는 사실에 대한 안도였다. (<, 윌리엄!>, 49)

 

 

당연히 이 문단의 하이라이트는 이 문장이 되시겠다. But I did not care, he was no longer mine. 그는 더이상 내 것이 아니었으니까.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사람의 투정은, 나와는 상관 없는 일이지. 하나님, 감사합니다.

 


 

아빠는 호감형이다. 아빠를 아는 모든 사람이 아빠를 좋아하는데, 특별히 아빠가 그 사람들에게 유익할 만한 어떤 행동을 해서가 아니라, 그냥 사람들이 아빠를 좋아한다. 까다롭기로 하면 이 세상 누구도 안 부러울 시어머니가 상견례를 마치고 나서 아버지가 참 좋으시다고 하셨다. 친정 에어컨을 수리해 주셨던 분이 우리 집에도 잠깐 들르셨는데, 아빠가 너무 좋으시다는 이야기를, 일을 보시는 내내 계속하시는 거다. 기사님, 저희 아빠를 30분 만나셨잖아요. 우리 아빠를 어떻게 아시죠? 그분이 제 아빠라니깐요.

 


아빠는 호감형이고, 가족을 포함한 모든 사람이 그걸 알고 있다. 그런데 엄마는 아빠를 별로라고 하신다. 사고 방식, 문화 양식, 행동 방식이 안 맞는다고 하신다. 체력을 바탕으로 한 젊은 시절의 신나는(?) 부부싸움 올나이트 시절은 물론이고, 심지어 첫인상부터 안 좋았다 하시니, 이 결혼의 신비를, 나는 내 나이 마흔이 넘어서도 전혀 헤아리지 못할 지경이다. 아무튼 엄마는 아빠가 마음에 안 들고, 아빠도 엄마를 마음에 안 들어 하신다. 이런 엄마, 아빠를 별로라 하시는 엄마가 아빠의 생활 습관에 대해 잔소리를 하신다. 아빠의 건강과 행복한 노년은 자식으로서는 너무 중요한 일이다. 지금은 엄마랑 단둘이 생활하시니 엄마의 삶에도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겠지만, 엄마의 걱정은 그 정도를 넘어선다. 물론 아빠의 생활 습관이 건강을 해치기에 딱 알맞은 것은 사실이고, 건강 관리가 인생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인 엄마 같은 사람으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면이 적지 않겠지만, 요는. 엄마의 걱정은 진지하다는 거다.

 


엄마는, 진지하게 아빠의 건강을 걱정하고, 듣는 사람은 받아들이기 힘든 고농도의 잔소리 폭격으로 아빠를 지치게 한다. 왜 그럴까. 왜 엄마는 좋아하지도 않는아빠의 건강을 이다지도 걱정하시는 걸까.


 

 

루시의 말에 답이 있다. 아빠는 엄마꺼니까. 엄마의 관리하에 있으니까. 엄마의 관할 아래 있으니까. 아빠의 일은 엄마의 일이고, 엄마는 거리 조절에 자주 실패하시니까. 왜냐하면, 아빠는 엄마꺼니깐. 좋아하지 않지만, 내 꺼니깐. 칠순의 엄마에게 이혼을 권할 수는 없는 일이어서 혼자만 알고 있기로 한다.

 

 


윌리엄은 루시꺼가 아니었지만, 이제는 루시꺼다.

엄마는 모르시는 것 같던데, 아빠는 엄마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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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01-22 08: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희 엄마도 언젠가부터 아빠를 미워하고 계시거든요. 여러가지 이유로요. 이건 다소 진지한 버젼이죠. 물론 저 역시 마찬가지고요. 그런데 지금도 끊임없이 엄마는 아빠한테 잔소리를 하시고 아빠는 듣다가 가끔 버럭 하십니다. 그 잔소리는 식단에 관한 것이고, 아빠는 심근경색에, 신장이 안좋아 식사 조절을 하셔야 하는게 맞아요. 그런데 조절하라고 하면 그것은 아빠에게 잔소리가 되고 아빠는 화를 내고. 저는 옆에서 보다가 ‘엄마, 그냥 둬. 아빠가 뭘 드시든 말든. 말하는 엄마 스트레스고 듣는 아빠 스트레스고. 아빠는 아빠 책임이야. 죽고 사는 문제는 다 자기가 결정하는거야.˝ 라고 했답니다. 엄마도 이제 잔소리 안할거라고 하면서 또 잔소리를.. 저는 두분 다 이해가 안되는데, 오늘 단발머리 님의 이 글을 읽으면서, 어쩌면 아빠가 엄마꺼라서 그런거라는 생각이 드네요. 엄마꺼 하기 싫지만, 그런데 엄마꺼라서.. 어쨌든 엄마꺼니까.....

단발머리 2024-01-22 09:16   좋아요 0 | URL
네, 그러니깐요. 엄마들의 잔소리는 건강에 관련된 거네요. 식단과 생활습관... 저희 엄마는 아빠 핸드폰 많이 하시는 것도 잔소리 엄청 하시거든요. 눈 나빠진다고요. 그렇다면.... 그런 면에서 보면....

엄마가 아빠를 더 좋아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해요. 아빠는 엄마한테 큰 관심이 없으세요. 아빠는 친구가 많으신데 엄마를 간절히 찾는 경우는 집에 돌아왔을 때 엄마 안 계실때에요. 너희 엄마 어디 갔니? ㅋㅋㅋㅋㅋ아빠, 저도 몰라요 ㅋㅋㅋㅋㅋ전화를 안 받는다 ㅋㅋㅋㅋㅋ 다시 해보세욬ㅋㅋㅋㅋㅋ
엄마들의 잔소리는 무척 간절하잖아요. 저는 부담스럽습니다. 좋아하지도 않는데 이어지는 잔소리.
그 강도와 빈도와 농도...... 아....
 
동물성



 






























공포의 권력을 읽는다.

 


<아브젝시옹과 성스러움>, <감정의 문화정치>, <처음 읽는 프랑스 현대철학>, <페미니즘의 개념들>, <쥘리아 크리스테바>에서 아브젝시옹’, ‘아브젝트부분을 찾아 읽었다. 마침 가족 중 한 명이 핸드폰을 교체하게 되어서 *의 서재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는데, 전자책의 검색기능을 야무지게 잘 사용하고 있는 중이다. 건수하님이 소개해 주시고 다락방님이 추천해 주신 <경계에 선 줄리아 크리스테바>도 읽고 싶었는데, 그러다가는 <공포의 권력>에 도착하지 못할 것 같아 대충 이쯤에서 접었다.

 


줄리아 크리스테바는 음식물에 대한 혐오를 가장 오래되고 기본적인 형태의 아브젝시옹으로 본다. 또한 배설물, 오물, 땀 등과 같이 육체에서 발산된 것들 가운데 오물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 시체이기에, 시체가 오물 중에서도 가장 역겨운 것(24)이라 여겨진다고 본다. 음식물이나 성적인 것과 관련된 물질을 배제하고, 한편으로는 배제 행위 자체가 신성함을 수립(42)하도록 작동하는 아브젝시옹은 나르시시즘의 전조건이기도 하다.

 

 















어떤 관념이나 사조가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우리의 삶을 지배할 때, 그 원인을 추적하고자 할 때, 시작점은 당연히 역사다. 사람들은 언제부터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나. 언제부터 이런 생각들이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상식으로 받아들여졌는가. 여성학 공부에서 <가부장제의 창조>라는 책이 중요한 이유가 거기 있다고 생각한다. 여성의 재생산 능력이 남성에 의해 이용되고 상품화된 이후, 여성이 축적 가능한사유재산으로 취급받는 일이 고대 메소포타미아와 성서 시대를 거쳐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져 왔는지를 알아야만 현대까지 이어져 오는 여성의 성 상품화와 성매매에 대한 다층적 이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아브젝시옹은 왜 중요한가. 아브젝트는 왜 중요한가. 크리스테바는 지금 아브젝시옹과 아브젝트 개념으로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가. 무엇을 말하기 위해 아브젝시옹을 이야기하는가

 


어머니는 주체로서의 나의 존재를 보증하는 대상이자 또 다른 주체이다. 또한 내가 최초로 욕망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대상이다. (65)

 


나는 아브젝시옹과 아브젝트의 개념이 미소지니의 원료로 변용되는 기점이 여기라고 본다. , 생애 초기에 자기 자신과 외부 세계를 인지하는 과정에서 어린 아이가 어머니를 욕망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동안, 아이 내부에서 일어나는 정신적 혼란과 갈등을 극복하려는 과정으로서 아브젝시옹이 작동한다고 생각한다. 건수하님의 페이퍼 일부를 옮겨본다.

 















아브젝시옹

 

- 주체는 자신의 아브젝트를 배제 · 추방함으로써 그 경계를 통해 주체로서의 특권적 위치를 구현하고, 사회 역시 경계를 설정한 뒤 반사회적 요소들을 몰아내거나 억압함으로써 질서를 확립한다.

 


, 주체가 자신의 일부라 여겼던 어머니를 외부로 인식하고, 최초로 욕망하던 존재였던 어머니를 배척하면서 주체로서의 특권적 위치를 구현하는 일을 통해 통합된 일체로서의 구별화된 개인으로 만들어져가는 과정 가운데 아브젝시옹 현상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처음 읽는 프랑스 현대철학> <줄리아 크리스테바, 혐오스러운 매력의 영역으로>에서 조광제는 버리는 것들에 대한 관심으로 글을 시작하는데, 개인의 삶과 사회 공동체의 삶을 위해 취하는 것버리는 것간의 구별과 실천이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우리의 삶을 위해서는 취하는 것못지않게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는데, 크리스테바의 작업이야말로 이러한 분비, 배출, 배제, 축출, 유기에 대한 의미 있는 연구였다고 평가한다. 아감벤의 호모 사케르와 크리스테바의 아브젝트를 비교한 것이 흥미롭다.

 


크리스테바의 '아브젝트'는 일체의 이분법적인 경계 전체의 바깥에 존재하는데, 이 아브젝트를 축출하는 것이 주체가 자아를 형성하는 데 필수적인 조건이 됩니다. 아감벤의 '호모 사케르'와 크리스테바의 '아브젝트’, 이 두 개념은 한 쪽은 사회적이고 다른 쪽은 개인적이라는 점에서 다르긴 하지만, 그 구조가 워낙 유사합니다. 그런데 크리스테바는 개인과 사회집단의 현존 방식이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보면서, 사회는 모성적인 내지는 여성적인 것을 아브젝트로 축출함으로써 그 현존을 유지한다고 봅니다. 크리스테바에게서 아감벤의 호모 사케르는 바로 모성과 여성성이었던 것입니다. (<처음 읽는 프랑스 현대철학>, 이북)


 

모성적인 것, 여성적인 것이 아브젝트로 축출된다. 왜 그럴까? 왜 사회는 모성적인 것, 여성적인 것을 아브젝트로 축출하려 하는가. 시작점은 오염이다. 오염의 대상은 두 종류인데, 그중 하나는 배설물과 관련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월경수이다. (116) 이해할 수 없는 방식, 이해하기 어려운 방법으로 반복되는 월경은 지금도 그렇겠지만 인류 초기에는 더욱 남성과 여성의 동일성을 위협하는 가장 강력한 요인이었다. (116) 다른 배설물과 달리 월경수는 여성 자신의 힘으로 조절하지 못하는 육체 활동이다. 피를 흘리는 여성에게서는 특유의 냄새가 났고, 야생동물은 멀리서도 그 냄새를 맡고 쫓아왔기에 월경 중인 여성은 사냥 활동에 참여할 수 없었다. 월경은 당연히 여성 고유의 능력인 출산으로 연결된다.

 















<여성 혐오가 어쨌다고?>에서 임옥희는 “여성은 힘이 없었기 때문에 혐오의 대상이었던 것이 아니라 여성이 갖고 있었던 힘 때문에 혐오와 매혹의 대상이었다.”고 말한다. (88) 그 두려움과 경외감은 여성의 출산 능력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가장 강렬한 욕망의 대상이었던 어머니가 출산 행위를 통해 가장 오염된 상태에 이른다. 나는, 아이는, 개인은 그런 어머니에게서 벗어나야 한다. 탈출해야 한다.

 

 


오늘은 여기까지. 어머니와 아브젝트의 관계, 상호주체성의 문제, 여성과 글쓰기에 대해서는 다음에 쓰도록 하자. 일단 좀 쉬고. 친구가 알려준 논문을 하나 읽고 (후기-근대 전문엄마의 자리에서 읽는 크리스테바의 아브젝트모성/백소영). 그리고 생각을 좀 더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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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공포의 권력] 추하고 거룩한 육체
    from 책이 있는 풍경 2024-01-27 15:27 
    <공포의 권력>을 읽었다. 도리어 실망스러웠던 부분은 챕터 4, ‘<성서> 속의 혐오에 대한 기호학’이다.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해왔던 사람으로서 그나마 조금 쉽지 않을까 하는 작은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 이런. 인용된 성경 구절들은 익숙한데 그 해석으로 들어가자면, 나도 모르게 이런 표정(@@)이 되어 버렸고. 설득되지 않았는데 반박하기도 좀 어려운, 그렇게 애매모호한 시간을 이럭저럭 지나쳐왔다. 음식물에 대한 혐오가 여성의 육체
 
 
유수 2024-01-20 19: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재밌다..🤓

단발머리 2024-01-20 22:05   좋아요 3 | URL
(손을 꽉 맞잡고) 유수님!! 우리 <공포의 권력> 같이 읽어요. <공포의 권력>이 그렇게나 재미지다고 하네요.
완전 엄청 캡숑(연식 나오네요) 재미있다고 합니다. 어서 오세요!!

서곡 2024-01-20 20: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선물받은 밀리 이용권을 쓰는 중인데 이게 첨에는 굉장히 신나더니 이것저것 쓸데없이(?) 찾아보느라 기왕의 독서계획(따위 사실은 없지만ㅋㅋ)을 방해하고 ... 암튼 장단점이 다 있더라고요 슬기로운 독서생활에 잘 활용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단발머리 2024-01-20 22:07   좋아요 2 | URL
네 맞습니다, 서곡님! 첨에 그렇게 신나더니ㅋㅋㅋㅋ 안 그래도 요즘 책 안 읽고 <내서재>가 꽉 찼는데도 계속 ‘검색 중‘입니다. 장점을 최대치로 끌어올려보겠습니다. 서곡님 바램대로 슬기로운 독서생활 되어야 할텐데욬ㅋㅋㅋㅋ

공쟝쟝 2024-01-21 22:18   좋아요 2 | URL
두분 다 제가 아는 광폭독서자 ㅋㅋㅋㅋ 밀리의 비결이셨군요? 더욱더 넓고 넓은 장르를 개척해주시길 바라오며… 저는 자기계발 읽기용으로 애용중이었습…. (자계서 읽는 거의 유일한 서재 고인물)

공쟝쟝 2024-01-21 09: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너무… 멋져…. 다층적 이해가 가능한 사람…

단발머리 2024-01-21 22:00   좋아요 1 | URL
혹시............ 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4-01-21 22:38   좋아요 2 | URL
너무 멋진 글이라서 잘 읽었어요. 저 역시 압젝트의 개념(이라기 보다는 느낌적인 느낌이랄까요)에서 이게 ‘미소지니‘의 원형이겠구나! 생각해보고 쾌감 느낀 적 있었던 것 같아요 (오래 전이라 기억이 잘 안나지만…) 그러니까 오이디푸스보다 압젝트가 더 미소지니를 설명해주는 느낌!!! 내가 상징계의 권력을 욕망한다해도 (그러기 위해 아버지를 살해해야 한다 ㅋㅋㅋ 해도) 상징질서에서 권력화되지 않았다고 한들 단순히 그 이유로(여성혐오의 절반은 어머니 혐오라고 생각하는 저) 여성을 혐오하는 문화가 5천년이라는 게… (저는 남성의 미소지니나 타자화보다 여성 스스로의 미소지니를 더 제 안에서는 마주보기 힘들었기 때문에)… 이해가 잘 안되는 구석이 있었는 데, 예전에 크리스테바 관련한 텍스트들 읽으면서 단발님 써주신 것처럼 ‘미소지니의 원초적 경험’이랄까 이런걸 좀 찾은 것 같았어요… 라캉이 못본 걸 크리스테바가 봤구나… 하면서… 이렇게 말하니까 그때 본격 읽지 못했던 크리스테바 다시 읽고 싶네요…ㅋㅋㅋ 여튼. 찌지뽕 말씀드리고 싶어서 적어봤습니다.

다락방 2024-01-22 09: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오늘 아침에 읽은 <경계에 선 줄리아 크리스테바> 에서 ‘코라‘ 부분도 엄마의 자궁과 연결됩니다. 입문서라 도움이 되고 쉽다! 고 설레발 쳤는데 오늘 아침 읽었더니 어렵더라고요 ㅠㅠ 이거 다 읽고 공포의 권력 읽으려면 저도 도착 못할 것 같아 집어치워야 되나 싶어요. 공포의 권력으로 직해야해야지 이번 달 안에 완독할 수 있을 것 같아요. ㅠㅠ

단발머리 2024-01-24 12:25   좋아요 0 | URL
<경계에 선 줄리아 크리스테바> 완독하신 거 축하드립니다. 저는 그제부터 <공포의 권력> 계속 달리고 있습니다.
이제 다락방님 달리셔야겠어요. 음메, 어려운 거 ㅠㅠㅠㅠ 크리스테바 어렵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