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친 단순화의 위험을 무릅쓰고 내가 이해한 바를 간단히 정리한다. 육식의 성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은 부재 지시 대상absent referent이라고 본다. 동물의 사체를고기라고 부르기 시작하면서 친근한 동물은 사라지고 오직고기 덩어리 남는다. 동물은 육식 행위에서 부재하는 지시 대상이다. 




모든 육식의 이면에 부재하는 것은 고기를 남기고 죽는 동물의 죽음이다. ‘부재 지시 대상 육식인을 동물에서 분리하고, 동물을 그것의 최종 생산물에서 분리하는 개념이었다. 부재 지시 대상의 기능은 우리가 먹는고기 남자 또는 여자가 한때 살아 있는 동물이었다는 생각에서 분리시키는 이자, ‘음매또는꼬꼬댁또는매에같은 울음소리를 고기에서 분리시키는 , 어떤 what 어떤 사람who으로 간주되는 존재(동물과 여성)에서 분리시키는 것이다. 고기의 현존이고기 만들기 위해 죽은 동물의 존재에서 분리되는 순간에 고기는 그것의 원래 지시 대상(동물)에서 떨어져 나와 자유롭게 움직이는 이미지가 되고, 이미지는 여성의 상태 아니라 동물의 상태를 지시하는 자주 이용된다. 동물은 육식 행위에서 부재하는 지시 대상이다.(30)   





여성과 동물에 공통된 억압의 흔적과 은유, 부재 지시 대상으로서의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저자는 대상화, 절단, 소비의 주기를 말하며, 문화 전반에서 동물 도살과 여성 성폭력이 서로 결합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대상화는 억압자가 다른 어떤 존재를 하나의 대상으로 보게 만든다. 억압자는 존재를 대상으로 취급하면서 폭력을 행사할 있다. 이를테면 라고 말할 있는 여성의 자유를 부정하는 성폭행과 살아 숨쉬는 존재인 동물을 죽은 대상으로 전환시키는 도살이 바로 그것이다. 이런 과정은 절단fragmentation, 또는 잔인한 해체dismemberment, 마지막으로 소비로 이어진다. 앞서 예를 대로 남성은 글자 그대로 여성을 먹기도 하지만, 우리는 언제나 여성에 관한 가상적 이미지들을 소비한다. 여기에서 말하는 소비란 억압의 이행이며, 자유 의지와 산산이 조각난 정체성이 완전히 소비돼 사라진다는 의미다


다시 말해 주체는 우선 은유를 통해 판단되거나 대상화된다. 그리고 절단을 통해 대상화된 대상은 본래의 존재론적 의미에서 분리된다. 마지막으로 소비를 통해 주체는 오직 소비가 표상하는 것에 따라서만 존재할 있다. 지시 대상의 소비는 그것 자체로 중요한 목적이 되며, 대상을 표상하는 것을 완전히 없애버리는 절멸시키는 반복 과정이다. (114) 





수렵 채집의 원시 사회에서 남성과 여성을 나누는 생물학적 차이는 각각의 직무와 위치를 가늠하는 주요한 요소였다. 하지만, 21세기 현대 사회에서 남녀간의 차이는 특정한 일을 수행하는 결정적 원인이 되지 한다. 남자 요리사가 가능하고, 여자 운전사가 가능하다. 남자 간호사가 가능하듯, 여자 의사도 가능하다. 남자가 세탁기에서 세탁물을 꺼내는 행위와 여자가 벽에 못을 박는 행위에서 자궁 유무는 아무런 관련성이 없다. 성기의 차이가 직무의 차이를, 직무 완성도를 결정짓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은 끊임없이 성적대상화된다. 



남성은 지위와 실력에 따라 평가받지만, 여성은 어떤 지위에 오르더라도여성이라는 꼬리표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하다. 결혼하지 않으면 결혼하지 않았다는 사실, 결혼했다면 아직 아이를 낳지 않았다는 사실, 결혼해서 아이를 낳았다면 아이를 낳았다는 사실이 여성의 활동 범위를 제한하고 제약한다. 사랑하고 있다고 믿었던 남성으로부터 가장 사적이고 은밀한 경험을 미끼로 협박당한다. 같은 사무실 남자 직원들이 회식 , 여성 화장실에 미리 설치한 몰래카메라로 가장 개인적인 시간을 강제 촬영당한다. 여성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밤길에 미행당하고 강간의 위험에 처할 했다는 뉴스를, 강간당했다는 뉴스를, 살해당했다는 뉴스를, 강간하고 살해한 인간(구체적으로 남성)들은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다는 뉴스를 매일 듣는다. 여성은 성적 대상화되었다. 억압자(남성) 다른 어떤 존재(여성) 하나의 대상(성적인 대상)으로 본다.  



<2 : 동물 성폭행, 여성 도살>에서는 여성과 동물이 부재하는 지시 대상으로서 어떤 공통점이 있는지를 밝혀낸다. 1)도구를 이용한 절단, 2)도살장에서의 폭력, 3)모델이 분해 라인, 4)동물 성폭행, 4) 리퍼, 5)여성 도살에 대한 논증을 통해 고기를 먹는 행위에 가려진 고기 절단과정의 폭력성을 밝혀내고, 서구 문화에서 여성들에게 가해지는 성폭력의 이미지와 자연이나 동물의 신체에 가해지는 파괴나 해체가 서로 중첩되는 과정을 거치면서 서로 연관을 맺고 있음을 설명한다. (102) 특히, 성적 도살이 남성 포르노그래피적 성적 관심의 기본 요소임을 전제로, 영화 상영 시간의 마지막 분을 남겨놓고 상대 여자 배역을 실제로 죽여버리는 악명 높은스너프 영화 여성 살해를 성적 행위로 고양시키는 것으로 표현함을 지적하며(136), 스너프 영화에서 여성에게 일어나는 끔찍한 일들이 동물에게 일어나는 일임을 폭로한다. 


















시몬 보부아르는2 성』에서 암컷의 전체가 모성의 노동에 적응하게 되어 있고, 모성에 의해 지배되기에암컷은 종의 먹이라고 말했다.(49) 헬렌 니어링은헬렌 니어링의 소박한 밥상』에서젖과 알은 인간 어른이 먹어서는 되는 이라고 말했다.(68) 비슷한 맥락에서 저자는 우유나 달걀이여성화된 단백질로서 동물의 암컷은 여성성 때문에 억압받고, 본질적으로 대리 유모가 된다는 점을 지적하며, ‘여성화된 단백질 이중으로 착취당하는 암컷 동물들의 피와 땀의 산물임을 주장한다.(169) 




1 대전의 결과 산발적으로만 연관을 맺어오던 평화주의와 채식주의가 밀접한 관련을 맺기 시작했고, 독자적인 사회운동으로 자리잡은 채식주의가 여성 저술가들의 핵심 주제가 되면서 빠르게 확산됐다.(238) 저자는중단interruption’이라는 텍스트상의 전략을 통해 현대 여성 작가들이 소설 속에 채식주의에 관련된 사건을 끌어들였다고 보았는데, 그러한 채식주의적중단 다음 가지 주제에 관련된다. 첫째, 남성의 폭력 행위에 맞선 거부, 둘째, 동물과 여성의 동일시, 셋째, 여성을 지배하는 남성을 향한 거부, 넷째, 여성 억압, 전쟁, 육식으로 구성된 타락한 세계에 맞선 대립항으로서 채식주의, 평화주의, 페미니즘으로 구성된 이상적 세계의 구상이 바로 그것이다.(239) 



콜게이트의사냥 대회』, 마거릿 애트우드의먹을 있는 여성』, 마지 피어시의작은 변화들』에서는 여성과 동물을 향해 벌어지고 있는 전쟁을 인식하고, 육식을 거부하며, 채식주의자가 되어 가는 여성 주인공들을 보여준다. 정반대로, 아그네스 라이언의 미출간 소설인 <누가 많은 별들을 두려워할까?> 해방된 남성이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채식주의자로 변해가는 과정을 그려내기도 한다. 채식주의 글쓰기의 정점은 메리 셸리의프랑켄슈타인』이다. 빅터 프랑켄슈타인이 창조한 채식주의자 괴물은 프랑켄슈타인에게 자신의 동반자를 창조해 준다면, ‘도토리와 장과류 먹으며 평화롭게 살아가겠다고 약속한다. 채식주의 황금시대가 과거에 존재했으며, 미래에도 가능할 있다는 믿음을 표현한 것이다. 




앎이 깨달음으로, 깨달음이 실천으로 변모하는 과정은 지난하고 고통스럽다. 계속 모르고 살았으면 좋았을 것을. 의도하지 않았던 지식을, 원하지 않았던 깨달음을 권의 책을 통해 얻게 된다. 죽은 동물을사체 아닌고기라고 부르고, 깔끔한 팩에 포장된 소고기의 등급과 원산지와 가격을 무심히 살피고, 고기를 넣은 요리를 좋아하는 나는, 그래서 책을 아직 끝내지 했다. 나의 마침표가 어떠할지 모르겠다. 페미니즘-채식주의를 실천할 있을지, 그렇게 있을지. 아직 모르겠다. 





 



상상해보자. 거리를 지나가는 여성들이 성희롱을, 스토킹을, 혐오 공격을 당하지 않는 날을. 상상해보자. 우리가 여성들의 피난처에 가 꽉 닫힌 문을 때려 부술 필요가 없는 날을. 상상해보자. 우리 문화에서 가장 상습적인 대량 학살자가 제 가족을 죽이지 않는 날을.- P13

그날 밤 나는 마거릿 호만스Margaret Homans가 쓴 <여성, 단어를 낳다 Bearing the Word: Languages and Female Experience in Nineteenth-Century Women’s Writing>(1986)를 읽고 있었는데, 이 책의 처음 몇 쪽에서 부재 지시 대상 absent referent이라는 개념을 발견했다. 잠시 독서를 멈추고 책을 내려놓은 채 이 개념을 곰곰이 생각했다. 부재 지시 대상이라는 이 개념은 고기를 먹는 동물, 곧 인간을 의미했다. 다음날 나는 이 부재 지시 대상이라는 개념이 여성과 동물에게 동시에 가해지는 학대를 서로 연결시킬 수 있는 개념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 P29

여성의 부차적 지위와 육식은 모두 아주 개인적인 쟁점이다. 앞서 말한 대로 여성은 여러 피억압자 중에서 자기를 억압하는 압제자하고 전체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한 채 살아가는 유일한 존재다. 모든 존재들은 음식하고 밀접하게 살아간다. 그리고 폭발적으로 늘어난 다이어트 산업과 비만 유행병이 어떤 징후라면, 지금 인간은 심리적으로 음식에 이전보다 더 의존적인 상태다. 동물 해방이 고기, 우유, 달걀하고 우리 자신의 분리에 의존하기 때문에, 그리고 음식이 유일하지는 않더라도 주요한 감정적 지지물로 계속 남아 있을 테니, 동물권 운동은 거대하고 폭력적인 반발에 직면하게 된다.- P59

무엇이 고기를 남성 지배의 상징이자 이 지배를 찬양하는 도구로 이용되게 만들었을까? 이유야 여러 가지일 테지만, 젠더 불평등이 육식이 선포하는 종 불평등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사실에서 한 가지 이유를 찾을 수 있겠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문화에서 고기를 수중에 넣는 쪽은 남성이기 때문이다. 고기는 가치 있는 경제 상품이었다. 이 상품을 통제하는 사람들이 권력을 획득했다. - P92

우리는 적어도 다음 두 가지 수준에서 동물 억압을 제도화하는 문화에 살고 있다. 하나는 도살장, 정육점, 동물원, 실험실, 서커스단처럼 공식적인 구조의 수준이고, 다른 하나는 언어의 수준이다. ‘시체를 먹다corpse eating’라고 하지 않고 ‘고기를 먹다meat eating’라고 하는 표현은 우리의 언어가 육식에 관한 지배 문화의 승인을 후대에 전수하는 방식을 보여주는 한 예다. - P145

동물화된 단백질의 필연적인 산물이자 그 전조는 우유나 달걀 같은 ‘여성화된 단백질’이다. 또 한 번 동물은 유제품 생산자로서 우리의 목적을 위한 수단이 된다. 게다가 꿀을 생산하는 벌, 곧 살아 있는 동안 자기 몸으로 꿀을 생산하는 유일한 존재인 벌도 임신할 수 있는 연령의 암벌들이다. 동물의 암컷은 그 여성성 때문에 억압받으며, 본질적으로 대리 유모가 된다. 이런 동물은 대리모 동물로 억압당한다. 생산성이 떨어지면 도살돼 동물화된 단백질이 된다. ‘철저한’ 또는 ‘완전한’ 채식주의자는 여성화된 단백질과 동물화된 단백질을 모두 거부한다. - P169

10대 시절 퍼시 셸리의 책을 읽은 시인 로버트 브라우닝은 2년 정도 적극적인 채식주의자가 됐다. 인도 출신인 간디가 채식주의자가 된 계기도 책이었다. 영국 런던에 머무는 동안 간디는 그때 영국에서 나온 많은 저술을 접했다. 그중 헨리 솔트가 쓴 <채식주의를 위한 변명A Plea for Vegetarianism>(1886)은 간디가 채식주의의 윤리적 기틀을 마련하는 데 상당한 영향을 준 듯하다. 간디는 “이 책을 읽은 바로 그날 나는 채식주의자가 되기로 결심한 듯하다”고 썼다. 버나드 쇼도 채식주의자가 된 이유를 퍼시 셸리에게서 찾았다.- P181

마찬가지로 함께 식사를 하는 육식인이 채식주의자가 된 이유를 질문할 때, 채식주의자는 다음 사항을 늘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이런 질문을 던진 사람이 정말로 내가 동물이 도살되는 방식에 반대한다는 사실을 알고 싶어서 그러는지, 이 사람에게 얼마나 구체적으로 자기의 채식주의를 설명해야 하는지 등.- P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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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19-07-05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앎이 깨달음으로, 깨달음이 실천으로 변모하는 과정은 지난하고 고통스럽다.‘는 말에 정말 공감합니다. 실천이 참 어렵죠. 특히 육식주의자에게 채식주의자의 길이란 참... 하하하. 그럼에도 전 죽기 전에 꼭 채식주의자가 되고 싶어요. 그래야 할 것 같고요. 이 책을 읽고 나니 그래도 마트에서 장을 볼 때 예쁘게 포장된 고기를 보면 좀 양심에 꺼려지기는 하더라고요. 그리고 고기에서 먹는 부위를 줄이게 되기도 하고요. 예를 들면 ‘곱창 같은 것까지 먹어야 쓰겄니?‘ 막 이런 생각이....

단발머리 님이 이 책 관련 포스팅을 자주 써주시니 좋네요. 더 많은 분들이 읽게 되기를 ㅎㅎㅎ

단발머리 2019-07-05 13:44   좋아요 1 | URL
<헬렌 니어링의 소박한 밥상>을 읽으면서도 그런 생각을 했는데요, 쌀을 주식으로 먹는 동양 문화권, 특히 우리나라의 한식 같은 경우는 사실 ‘채식주의‘라는 말을 붙이지 않았을뿐이지, 거의 완벽에 가까운 채식주의 식단이라고 생각해요.
전통식으로 먹는다면, 뭐, 거창하게(저한테는 거창하게.....ㅠㅠ) 채식주의자가 되겠어! 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고요.
근래에는 점점 더 고기 먹는 일이 많아지고, 쉬워지고, 가격도 많이 저렴해져서 마트에 포장된 고기를 쉽게 집어들었던 것 같아요.
저의 깨달음이 실천으로 가는데 얼만큼의 시간이 걸릴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저도 잠자냠님처럼 죽기 전에 채식주의자가 되는걸 목표로 삼을까 싶습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곱창은 자주 안 먹던 과거가 새삼 다행이라 여겨지고요.

제가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이 책 제목만 알았지 관심이 없었는데, 잠자냥님 페이퍼 보고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거든요.
이 책도 잠자냥님 책처럼 포스트잇 천지가 되어 버렸구요.
좋은 책을 알아보고 같이 읽을 수 있는 이웃이 계셔 참 감사하고요, 앞으로도 좋은 책 소개 많이 부탁드립니다. 꾸벅^^

다락방 2019-07-05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 님이 이 책 관련 포스팅을 자주 써주시니 저도 막 읽어야 할것 같고 그런데, 이걸 읽으면서 그리고 읽고난 후에 저의 심경의 변화가 두렵고 저를 마주치기가 두려워 자꾸 미루게 되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발머리 님의 이 포스팅이 참 좋습니다. 새삼 단발머리님과 제가 같은 방향을 보고 또 같은 방식으로 그곳을 향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감사하고요. 이렇게 계속해서 여성주의 책 읽어주시고 글 남겨주셔서 너무 좋아요. 제 사랑을 다 드립니다, 단발머리 님.

단발머리 2019-07-05 13:45   좋아요 1 | URL
여성주의 책을 읽을 때마다...
어떤 책은 시원하고(정희진쌤 책), 어떤 책은 방황의 이유를 밝혀 주고(여성성의 신화), 어떤 책은 고민에 대한 답을 주고(혁명의 영점), 어떤 책은 구조에 대한 비판적 틀을 제공해주는데(성의 변증법), 이 책은 이론적이면서도 실제적이라, 이 책이 이해되는 순간!!! 그 순간 홍길동이 되어, 고기를 고기라 부를 수 없고, 고기를 고기라 좋아할 수 없는 일이 생길 거라 전...생각합니다.
전 고기를 좋아하지만 자주 먹는 사람은 아닌데도 읽으면서 많이 부담스럽고 그래서요. 아직 이 책을 마치지 못했어요.

전 다락방님의 소설 리뷰 읽을 때마다, 세상 제일 재미있고, 세상 제일 행복하지만,
우리가 이렇게 같이 여성주의 책을 읽어나가게 된 것도, 참 의미 있는 일이라 생각해요.
특별한 의도가 있었던 것도, 예상한 일도 아니었지만, 더 많은 걸 알게 되고, 스스로에게 실망하고, 또 분노하는 과정 또한
우리 삶의 반짝이는 한 단면이 아닐까 하고요.
알라딘 이웃들에게 여성주의 책 같이 읽자 먼저 제안해 주신 것도 고맙구요.


다락방님의 사랑은 제가 잘 접수해서요. 모아두는 곳이 따로 있거든요. 다락방 사랑방이라고.
거기에 잘 모아둘께요. 감사해요, 다락방님^^
 






 













지나치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정확히 하자면 지나치다. 외국어 학습법에 대한 책이라면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없다. 지나칠 수가 없다. 가볍게든, 자세히든 번은 훑어봐야 직성이 풀린다. 그렇다고 내가 진중하게 공부하는 외국어가 있는 것도 아니다. 지난 가을, 일본 여행을 앞두고서 식당 가면 주문은 내가 하겠다며 일본어 기초편을 펼쳐서는, 가타카나와의 슬픈 추억에 2장을 넘기지 하고 금세 포기. , 구몬. 구몬중국어를 신청해서 아롱이와 1 2 공부의 신기원을 마련하겠다는 야심 계획을 세웠으나, 쪽도, 장도 시작하지 않은 배송된 책들을 고이 모셔 놓은 이제 6개월째다. 연장은 없다. 상황이 지경인데도 만약 하나의 외국어를 공부하게 된다면 어떤 외국어가 좋을까, 이런 뜬구름 잡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우아한 느낌은 역시 프랑스어가 최고지. 봉주르~ 스페인어가 배우기 쉽다고들 하던데, 스페인어가 나을까. 아니야, 이탈리아어를 배워서 엘레나 페란테를 원서로? 그래, 줌파 라히리가 선택한 언어도 이탈리아어잖아. 그럼, 이탈리아어로! 가자! 이탈리아! 가자! 페란테! 대꾸 없는 혼잣말 대잔치에 난데없는 선택 장애. 질병에 가깝다. 





책이 전하는 노하우는 크게 가지입니다. 필요한 최소한의 단어와 표현만을 외운다, 그리고 실제로 사용한다. 오직 이것뿐입니다. (17) 





여기 어디에, 내가 모르는 것이 있을까. 





<Part 1> 초급 단계에서 반드시 필요한 200단어와 30표현(생존 단어 표현) 외운다 


<Part 2> 생존 단어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해 기초를 다지고, 필요에 따라 어휘량을 늘려간다 




여기 어디에, 내가 모르는 것이 있을까.




예문은 소리 내어 읽으면서 암기합시다. 그래야죠. 비즈니스 레벨에 도달하고자 시험 아주 유용한 수단이 됩니다. 물론이죠. 평범한 환경에서 자라 번의 유학 경험도 없이 혼자 공부해서 10 국어를 말하고, 영어, 중국어, 프랑스어, 스페인어를 비즈니스 레벨로 구사한다는 저자의 말씀을 여기까지 들었다. 




옆에 꽂힌 책도 펼쳐 본다. 『그래서 오늘 나는 외국어를 시작했다』. 




번도 외국에 가본 없는 미국인이 어떻게 캘리포니아 주에서 아랍어를 능숙한 수준으로 습득할 있었을까? 그는 말했다. 

63 동안 우리는 철저히 폐쇄된 환경에서 생활했어. 아랍어 공부 외에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지. 나중에는 꿈도 아랍어로 지경이었다니까!” (156) 







역시 모르는 아니나, 실제로는 실행이 매우 어렵다. 외국어 공부 외에는 아무 것도 하지 않는 . 만에 외국어를 배우는 모르몬교 선교사들이나, 국제 NGO 현지 활동가들이 만에 소수민족의 방언을 습득한다는 이야기도 그렇다.(143) 가능하다는 예시가 차고 넘친다. 하지만 가능한가, 어떻게? 



시원스쿨 대표의 유투브 광고를 우연히 보았다. ‘영어공부 조금씩 꾸준히가 될까요?’ 영상의 제목이다. “제가 진짜 많은 사람들을 가르쳤잖아요. 제일 결과가 좋은 사람들은 누군지 아세요? 밤낮없이 영어공부한 사람이에요.” 맞는 말이다. 지금까지 읽은 영어/외국어 학습법의 결론을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그렇다. 거북이의꾸준함보다는 치타의미친 폭주 적어도 효율이라는 측면에서는 훨씬 낫다는 . 문제는 달리고 싶은 마음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달릴 자세가 되었다는 . 

















『그래서 오늘 나는 외국어를 시작했다 저자는 캘리포니아대학 언어학과 스티븐 크라센 교수가 다언어를 습득한 사람의 예로 제시한 롬브 카토를 말한다. 크라센은크라센의 읽기 혁명』에서 외국어를 배우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읽기 꼽았고, 롬브 카토는언어 공부』라는 자신의 책에서 자신이 16 국어를 구사하는 방법을 공개한바 있다. 배우고 싶은 언어로 두꺼운 사전을 하나 구입하고, 거기서 글자 읽는 법을 익힌 , 나라 도시 이름들을 보면서 글자-음소 관계를 추측한다. 연습문제 정답이 달려 있는 교재로 공부한 , 언어로 희곡이나 단편소설을 읽는다. 해당 언어의 뉴스 방송을 듣고 모르는 단어를 찾아본다. 일주일에 번씩 방송을 녹음하고, 여러차례 반복해서 듣는다. 선생님을 구하러 다니고 원어민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이게 전부다. 



여기 어디에, 내가 모르는 것이 있을까. 그녀보다 훨씬 나은, 비교도 되는 디지털 환경을 사는 내게 부족한 것은, 하려는 마음. 바로 그거다. 





















나온 김에 리처를 하나 구입했다. 하나라도 하자, 다른 외국어를 시작하지 못하는 핑계로 삼았으나, 하나도 제대로  하는 웃픈 스스로를 달래며. 리처니까. 일단 남자랑 이야기 잠깐 나눠보고. 리처도 나같은 고민이 있나 물어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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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9-07-02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쿡쿡!!!^^
(저와 같아서요ㅋㅋ)
그래도 화이팅입니다^^

단발머리 2019-07-02 15:17   좋아요 0 | URL
저... 꿀꿀한 기분으로 썼는데..
저의 꿀꿀함이 책나무님께 전해지지 않았나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화이팅이요!!!

책읽는나무 2019-07-02 15:29   좋아요 0 | URL
앗!!
꿀꿀함마저 귀엽게 대처하시는 단발머리님!!
사랑합니다.
그래서 화이팅입니다^^

전 지금 해 먹지도 않을 요리책 두 권이나 포함된 알라딘 박스를 뜯고 손타올 굿즈를 열심히 분석해 보고,김애란 작가님의 책 싸인이 인쇄된 부분을 매만지고 있습니다.ㅋㅋ
꿀꿀할땐 달달한게 최고죠!!
금방 호두마루 아이스크림 하나 먹어 치웠는데도 단발머리님 사진 보구...커피 물 올리러 가려구요.
꿀꿀할땐 쌉싸름하고 달달한 커피..그리고 의외로 어울릴 것 같은 잭 리처(원서 말고 번역서요^^)...둘 다 갖고 싶네요.
빵까지 세 개군요ㅋㅋ

단발머리 2019-07-02 15:36   좋아요 0 | URL
헤헤헤~~~ 책나무님 와락!!!!입니다.

저도 어젯밤에 책을 넣다 뺐다 하면서 손타올 굿즈를 골라두었습니다. 김애란 작가 신간을 벌써 받아보신 거예요?
작가 책 싸인은 인쇄라도, 전 반갑더라구요. 전에 유발 하라리 책이 그랬는데, 첨에는 그걸 모르고,
어머나!! 이거 진짜 아니야? 했더랬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희집 냉동실에는 호두마루가 없다는 슬픈 소식입니다. 아쉬운대로 델몬트 복숭아 먹을까 싶어요.
책나무님께도 커피, 스콘, 그리고 잭 리처 3종 세트가 곧 찾아가길 바랍니다.

다락방 2019-07-02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영어로 된 잭 리처라니. 겁나 멋져요, 단발머리님!
저도 프랑스어 해보겠다고 프랑스어 초보 교재 스프링분철로 시켜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집에 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프랑스어 마스터하고 베트남어 하려고 보관함에 책도 넣어뒀는데, 그냥 스프링분철된 책, 집에 있어요. 그런데 이제는... 집 안 어디에 있는지는 몰라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커피랑 스콘인가요? 맛있게 드세요. 아, 저도 점심에 밥 먹고 빵집 가서 스콘 사왔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19-07-02 18:27   좋아요 0 | URL
영어로 된 잭 리처가 참 멋집니다. 특히 결제할 때요^^ <웨스트포인트 2005>의 도움을 받지 않고 완독하는게 목표입니다.
저는 일단 집에 쌓여있는 구몬 중국어 6개월치를 어떻게 해보고 나서, 그 다음에 뭐든지 어떻게 해보려고 합니다. 저의 위안이라면 구몬을 금방 찾을 수 있을것이라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깐만요, 이게 아니네요. 흐흑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커피는 맛있는데 스콘이 너무 답답하네요. 스벅의 뻑뻑한 스콘이 아니라, 답답한... 그 성실한 그 어떤...
아, 나의 답답한 스콘이여~~~~~~~~ 다락방님 스콘은 일정하게 뻑뻑하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syo 2019-07-02 2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 어디에 내가 모르는 게 있을까˝ 이거 정말 명대사다...... 최고예요🙄

단발머리 2019-07-02 21:26   좋아요 0 | URL
외국어를 잘하고 싶은 욕망과 공부는 하기 싫은 본능이 합작해서 손쉬운 외국어 공부법만을 찾고 찾다가...
찾고 또 찾고 또 찾고 찾다가🧐

독서괭 2019-07-03 0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데없는 선택장애 ㅋㅋㅋ 공감합니다.

단발머리 2019-07-03 09:06   좋아요 0 | URL
공부할 외국어 선택의 장애가 극복되면, 그 다음에는 ˝오늘은 공부를 할까 말까?˝의 선택이 놓여져 있습니다.
아흐...... 아흐아흐 ㅠㅠ

2019-07-06 01: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7-08 12: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7-12 13: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금요일마다 발행되는 한겨레판 <책과 생각> 찬찬히 읽는 편인데, 아침에는 제목과 표지만 보고사회주의 페미니즘여성의 경제적이고 정치적인 완전한 자유』 북플읽고 싶은 넣어두었다. 저녁에 관련 기사를 끝까지 읽어보니, 아니, 책은 2012 메이데이에서 출간한 한국어판 제목페미니즘, 왼쪽 날개를 펴다』 개정판이라는 거다. 책이라면, 바로 책이고. 























2015 6 30, 나의 다짐. 알든 모르든 일단 읽는다. 

2018 6 29, 나의 대답. 끝까지 읽지 했다. 




책과 내가 반납하고 다시 만나지 못한 운명이었던 것은, 나의 잘못이 아니라, 책의 무게와 두께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마음이 편하다. 표지, 제목, . 다시 도전해도 된다, 스스로에게 말한다. 


















다시 나온 책으로 제일 반가웠던 책은여성성의 신화』이다. 근원적 한계와 부족함, 부끄러울 정도의 아집과 질투에도 불구하고 고민의 부분, 지점들이베티 프리단에게 빚졌음을 부인할 없다. 

















다시 나올 책으로 제일 기대되는 책은 정치학』. 하이드님이 올해 다시 나올 거라 하셔서 경건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절판된 책이라 구하기가 어려워 원서를 구입할 때만 해도 마음은 경건했는데. 지금 경건해진 모양이다. 

















『가부장제의 창조』역사 속의 페미니스트』 재출간 이야기도 감동적인데, 역시 하이드님 서재에서 읽었던 이야기로 기억한다. 절판된 책을 찾던 독자가 출판사에 전화해 재출간을 요청했더니 최소 이상이 되어야 재출간이 가능하다고 , 독자가 전부를 구매하기로 하고 SNS 통해 독자를 모았는데, 2004 6 1 1쇄를 찍었던 책이 2018 8월에는 3쇄를 찍었다. 내가 구입한 책이 바로 하나다. 



거다 러너는역사 속의 페미니스트』에서 여성 교육의 박탈이 여성 역사의 단절로 이어졌음을 지적했다. 재능과 추론 능력을 가진 여성들의 기록은 분실되거나 파손되어 전해지지 않았으며, 학자이며 여성, 여성이며 학자로서 삶을 살려던 여성 지식인들은 전해진 여성의 역사가 전무했으므로, 자신의 열망과 위치를 확신할 없었다는 . 새로운 역사를 쓰려 했던 모든 천재 여성들은처음부터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25) 



세상 어디 쉽게 쓰여진 책이 있을까마는, 남성 위주의 역사, 남성 기준의 기록에 의해 지배되고 통제되는 사회에서 여성의 목소리, 여성의 , 여성의 책은 너무나도 소중하다. 처음부터 시작하지 않아도 된다. 이제는 여성들도 거인의 어깨에 올라타도 된다. 자신의 지식을, 자신의 열망을, 자신의 통찰을 기꺼이 내어준 천재 지식인 여성들의 어깨에 올라타면 된다. 지금이 그럴 때다. 





제2의 성, 백래시, 우리의 의지에 반하여

혁명의 영점, 여자는 인질이다, 성의 변증법 

래디컬 페미니즘, 흑인 페미니즘 사상, 육식의 성정치  

페미니즘의 도전, 양성평등에 반대한다, 지금 여기의 페미니즘*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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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9-06-29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성의 변증법 얼른 읽으란 말이 없는데 성의 변증법 얼른 읽으란 말이 있네.....

단발머리 2019-06-29 13:51   좋아요 0 | URL
이렇게 행간을 정확히 읽어내다니... 참참참, 잘했어요!!!

다락방 2019-06-29 2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사회주의 페미니즘 장바구니에 넣습니다!

단발머리 2019-06-29 23:02   좋아요 0 | URL
데헷!!! ^^*/
 


















슐라미스 파이어스톤은 여성 억압의 핵심은 자녀 출산과 자녀 양육의 역할이라고 보았다(109). 남성들의 생물학적 이점이 남성 지배를 공고화했다고 설명한 시몬 보부아르와 맥을 같이하며생물학적 기능때문에 여성 억압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어린이날마다 듣는 이야기이지만, 땅에 살았던 어린이들은사람대접을 받지 했다. 밥벌이를 없으면서 밥을 축내는작은 사람 어린이였다. 아버지가 남긴 밥이나 반찬을 먹으려고 아버지 밥상 근처를 얼쩡거리는 일이 흔했다. 여자아이는 배고팠다. 불과 5,60 일이다. 서구 사회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모든 아이들은 그대로 하인이었다. 그것은 성인기로 나아가기 위한 도제살이였다. (그래서 오랫동안 프랑스에서는 식사를 시중드는 것이 천한 일로 여겨지지 않았는데, 이유는 모든 어린 귀족이 그것을 하나의 기술로 실습했기 때문이었다.) (115) 




가부장제 핵가족 하에서 아이들은 여성과 연대할 밖에 없었는데, 부모에게 억압받는 자신과 사람에게 억압받는 어머니의 처지가 자신과 유사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남성의 절대적인 영향력 하에서 아이는귀여운 마스코트로서의 역할을, 여성은어머니로서의 역할을 부여 받고, 이러한 역할 수행이 가부장제 핵가족 그림을 완성시켰다.  



가부장제 핵가족의 정착은 작은 어른이 어린이로 변신하는 아동기의 발명을 가져왔을 뿐만 아니라, 이전에는 없었던 고소득 중산층 전업주부의 탄생을 가능케했다. 전업주부. 오키나와 여행갈 입국신고서에 그렇게 썼다. 칸으로 두고 싶었지만 어쩔 없이. housewife. 전업주부. 돈을 지급받는 사회적 일을 하지 않는 상태에서 가사와 아이 돌보기를 주로 하는 사람.   



실제로 대다수의 여성들이 경제활동을 하고 있으며, 또는 해야만 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전업주부에 대한 로망은 여전하다. 이로 인해 여러가지 사회 문제가 발생하고 그로 인한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데, 쪽에서는남편이 벌어다 주는 돈으로 편하게 사는 팔자 여자 폄하당하고, 편으로는 학원, 입시 정보의 수집과 활용으로자녀 명문대 보내기프로젝트 수행을 강요당한다. 



















다시 말해, 모성은 여성을 특정한 역할노동에 묶어두기 위한 일종의 정치적 제도입니다. 모든 여성이 어머니가 되지도 않고, 저절로 되는 것도 아닙니다. … 국가가 아무리 좋은 정책을 내놓아도, 이미 중산층 여성이나 가난한 여성이나 자녀 교육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 여성들의 자아실현이 공적 영역에서가 아니라 가족관계에서 실현되어야 하는 ,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입니다. 여성들은모성이라는, 사회가 인정하는 합법적인 방식으로 자아실현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사회 전체적인 맥락에서 보면 가장 반사회적인 거죠. 지금 우리 사회의 학벌 문제는 완전히 계급 문제고, 부동산 문제입니다. (『21세기에는 바꿔야 할 거짓말』, '남자'의 거짓말과 말의 권력관계 - 정의하는 자와 정의당하는 자, 2006년 3월 28일, 295)  





나를 포함한 대다수의 전업주부가 아이들 교육에, 정확히는 아이들의 명문대 입학에 목을 밖에 없는 상황에 몰려 있다는 ,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을 정도로 자명한 일이다. 아이를 키웠다, 말은 아이가 명문대에 입학했다는 뜻으로 이해되는 게 요즘 현실이다. 최근에는 아이를 특목고에 보냈다는 말이 같은 뜻이라는 걸, 작은아이 엄마들 반모임에 가서 알게 됐다. 예시는 주위에 차고 넘친다. 좋은 대학을 나오고, 좋은 직장에 다녔지만, 지금은아이 보는, 정확히는 아이의성적보고있는 전업주부가 적지 않다. 역시 문제에 완전히 초탈한 사람은 아니고, 가끔은 걱정이, 아주 가끔은 후회가 밀려 오기도 한다. 



전업주부의 자아실현. 고소득 중산층 전업주부는 아니지만 여하튼 직업이 주부인 전업주부가 자아실현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아이의 성적에 연연해하지 않으면서, 아이의 가능성과 미래를 믿어주면서, 나와 동등하고 구별된 독립적인 인간으로 대우해 주면서, 그래도 자식이니 조금씩은 예뻐 주면서, 먹기에도 아까운 파스텔톤 마카롱을 사다 주면서. 그러면서 취할 있는 자아실현의 방법은 무엇일까. 같이와 따로를 극대화할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무엇일까. 도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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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면 문득 그리운




소호 뭐해? 다른 사람들한테 아직 내 이야기 안 했지? 나중에 우리 여행 갈래. 이 말을 하려고 전화한 건 아니고 그냥 오늘 너무 슬퍼. 같이 있어 주면 안 돼? 나 있는 곳으로 올래? 여기 연남동이거든 택시 타면 금방이야. 이상하게 술 마시니까 네 생각이 나네. 그냥 너 같은 여자랑 사귀면 어떤 기분이 들까 그런 생각. 아니다. 우리는 남들처럼 그렇게 유치하게 만나지 말자. 그냥 좋으면 좋은 대로. 나는 소호가 쿨해서 좋아. 예술하는 여자들은 보통 여자들이랑 다르잖아. 자유롭잖아. 얽매어 있는 거 싫어하지 나처럼. 그러니까 구속하지 말자. 마음이 서로 맞는다는 게 중요한 거잖아. 그냥 이렇게 만나서 술 먹고 더 맞으면 자고 그러자. 야. 우리가 무슨 사이냐니. 그게 뭐가 중요해. 너나 나나 나이 먹을 만큼 먹었잖아. 도대체 네가 생각하는 연애의 기준이 대체 뭔데? 남녀가 정기적으로 만나 놀고 먹고 자고. 그거 우리 지금 하고 있는 거잖아. 꼭 연인끼리만 그런 걸 해야 해? 난 아직도 네가 뭐가 불만인지 모르겠어. 여자들은 정말 이상하지. 멀쩡히 잘 만나다 꼭 이러더래. 됐어 기분 다 망쳤어. 너는 있는 그대로의 우리를 볼 줄 몰라.







다락방님 서재에서 『캣콜링』이라는 시집을 알게 됐고, 그리고 이 시 <마시면 문득 그리운>을 다시 찾아 읽었다. 『성의 변증법』을 읽다가 문득 그 시를 떠올린다. 시인들은 정말 대단하다. 쉬운 언어로 현실과 현실 이면을 꼬집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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