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마르크스주의 사전에서 젠더: 용어의 성적 정치학>을 읽고 쓴다. 지금까지 읽은 논문 중에서 가장 강력하다. 이 챕터에서 해러웨이는 과학자라기 보다는 페미니스트 이론가로 느껴진다

 


젠더 논의에서 우리는 여자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여자가 되는 것이다는 시몬 드 보부아르의 주장은 출발점이다. 젠더는 성차를 자연화하는 것에 반발한다.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저술에서 두 사람은 노동의 성별 분업의 근간이 자연스러운 이성애라고 보았다. 또한 결혼에서의 경제적 소유관계가 여성을 억압하는 근거가 된다고 했을 때, 남자와 여자 사이의 특수한 성의 정치학을 배제했다. (237-8)  

 


젠더 정체성 패러다임은 이분법적 범주의 정치적-사회적 역사를 추적하는데 실패했을 뿐만 아니라, 섹스/젠더를 심문하는 데도 실패했다.(142) 긴급한 성차의 정치적 투쟁을 하고 있는 페미니스트들에게는 생물학적 결정론에 맞서 싸우는데 섹스/젠더의 구분이 너무나 유용했기 때문이다.

 


혜성처럼 등장한 주디스 버틀러에게 페미니스트들이 보인 거부감은, 여성의 행위자성 개념이 상실될까 하는 두려움 때문이었다.(244) 버틀러는 무엇이라 말했나. “남성()과 여성()은 존재가 아니라 반복적 수행을 거쳐 구성되는 사회적 규범(norm)이자 임의의 범주(category)”이다. (<한국 남성을 분석한다>, 40) 이는 서구인들의 주체에 대한 사고에 커다란 균열을 가져온다.

 


서구인에게 고유하고 적절한 상태는 자아에 대한 소유권을 갖는 것이다. 마치 재산처럼, 핵심적인 정체성은 소유하는 것이다. (143)  

 


하지만, 이러한 섹스/젠더 차이 담론은 그간의 정치적, 과학적 경합 과정에도 불구하고, 자연/문화, 섹스/젠더의 인식론적 이항 대립적 프레임 내부에 자리했다. 1980년대 젠더 범주와 섹스/젠더 이분법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하면서, 또 다른 섹스/젠더에 대한 논의가 전개되었다.

 

 


루빈은 남성이 여성을 교환하는 섹스/젠더 체계 속에서 욕망의 심층구조를 만족시키기 위해 이성애가 의무적으로 작동함을 지적했다. 의무적 이성애를 여성 억압의 핵심으로 파악한 것이다. 에이드리언 리치의 강제적 이성애’, 모니크 위티그의 의무적 이성애와도 연결된다. (249) 이는 자연스레 결혼 경제로부터 여성들의 철수를 불러왔는데, 여성은 생산한 산물(아이들을 포함)을 교환하고 전유하는 남성들의 문화 바깥에 존재하는 동시에, 역사적인 주체로 자아를 구성하게 되었다.

 

 


시작점은 당연히 정체성이고, <, , >의 문장은 거기에 정확히 맞닿아있다

(사이보그와 페미니즘의 미래, https://blog.aladin.co.kr/798187174/14291728



 













인간은 언제나 이미 타자이고, 우리의 유일무이해 보이는 개별 자아들에 거주하고, ‘자아들을 구성하는 외부인들, 이질적생명 복합체들이라는 것이다. (376)

 



생물학적 여성이라는 굴레에 스스로 갇히기로 할 경우, 정체성의 정치가 가질 수밖에 없는 제한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나는 한계라고 쓰지 않았다. 맨 앞에 서고, 목소리 높여 소리 지르고, 용기 내어 싸우는 여성들에게 한계는 없다. 하지만, 반드시 그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열망을 실현하는 데 필요한 전략은 구체적이어야 하고, 이는 느슨한 형태의 모습이라 하더라도 연대를 통해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의 범위를 어떤 방식으로 넓혀갈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끼어드는 모든 남성의 목소리를 거부한다. ‘이런 페미니즘은 안 된다고 말하는 목소리를 거부한다. ‘페미니스트는 어떠해야 한다는 말을 거부한다. 오천 년 가부장제의 역사 속에서 주어진 특권을 지금 이 시간까지 누려왔다면, 필요한 건 참견이 아니라 반성이다. 나는 내 말을 알아듣는 여성에게만 말할 것이고, 우리의 현실에 공감하는 남성하고만 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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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4-03-25 02: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심쿵💘 5장 막 읽고 자려는 참인데 낼아침엔 7장을 시작해야겠어요. 버틀러의 섹스는 언제나 젠더였다에 준하는 통찰이 사이보그 선언이라는 것. 여신이 아니라 사이보그가 되겠다.로군요. (총체화, 여성없는 여성주의… 이분법… 서구적 주체…) 맥락이 더 깊게 읽혀서 지금 감동받고 놀라는 중… 😭 그걸 꼭 그렇게 했어야하는 이유들…😭😩😭멋져…

단발머리 2024-03-27 08:49   좋아요 1 | URL
댓글에 요약 너무 잘해주셔서 더할 말이 없네요. 여성 없음, 여성성 없음, 여성됨 없음과 이분법 해체, 그리고 전략적 본질주의에 대해서 다시 한 번 고민해 봅시다. 저는 대강은 알듯 한데, 말이나 글로는 아직 정리가....
노트 좀 빌려주시기를 간곡히 요청하는 바입니다.

건수하 2024-03-25 08: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7장까지 읽었는데… 6장까지와 많이 달라서 놀랐고 그동안 많이 본 개념이었지만 어려워서 놀랐습니다. 단발머리님 글을 정독하고 7장도 다시 읽어봐야겠어요.

8장이 사이보그 선언문인데. 다시 읽으면 처음 읽는 것 같지 않을까 싶습니다 ^^

단발머리 2024-03-27 08:50   좋아요 0 | URL
해러웨이가 많이 어려워서 저도 예전에 읽었던 책들 꺼내 놓고 찬찬히 읽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오늘 27일인데 아직도 백쪽이상 남았네요ㅠㅠㅠㅠ
사이보그 선언문이 쪼금이라도 다르게 읽힐 거라는 기대를 가지고는 있습니다^^ 건수하님의 감상평도 기다릴게요!!

다락방 2024-03-25 11: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끼어드는 모든 남성의 목소리를 거부한다. ‘이런 페미니즘은 안 된다’고 말하는 목소리를 거부한다. ‘페미니스트는 어떠해야 한다’는 말을 거부한다. >

이 구절이야말로 오늘의 밑줄입니다, 단발머리 님.

단발머리 2024-03-27 08:53   좋아요 1 | URL
오늘의 밑줄에 선정된 소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 있기까지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책 선정과 스케쥴 관리, 그리고 좋은 글로 이끌어주신 다락방님과 영차영차 서로 도우며 함께하는 알라딘 이웃님들에게 이 영광을 돌립니다.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좋은 밑줄로 승부하는 단발머리가 되겠습니다!
 

















<5. 영장류의 본성을 둘러싼 경합: 연구 현장에 있는 남성-수렵자의 딸들, 1960-1980> 부분은 노트, 몇몇 분들이 부러워하시며(아닌가요?ㅎㅎ) 궁금해하시던 바로 그 노트의 요약 부분이다.

 

1. 과학은 우리의 신화

2. 페미니즘은 과학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신화, 공적 지식을 위한 경합

3. 영장류를 자연 상태의 협동의 모델로 간주

인간 사회 속 여러 갈등과 문제의 답을 영장류의 행동 양식에서 찾으려 함. 1950-60년대의 미국.

4. 부계적 영장류학

1) ‘남성 수렵자가설 : 사냥은 남성적 혁신

2) 남성의 생활양식을 인간의 과거와 미래의 동력으로 취급, 사냥을 변화의 원칙으로 삼음(157)

3) 수컷 우세 위계가 협동이라는 전도유망한 현상을 만들어내는 핵심 매커니즘으로 작동(166)

 


<6. 부치 에메체타 읽기: 여성학 연구에서 여성의 경험을 위한 쟁점들>. 6장은 더더욱 정리가 어려운데, 이 챕터를 요약, 정리하려면 해러웨이의 말을 그대로가지고 와야 하기 때문이다. 집단적일 수밖에 없는 페미니즘과 정치적으로 작동하는 차이를 어떤 방식으로 이해하고 설명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룬다.

 

경험은 여성들의 운동에 주요한 제품이자 수단이다. (197)


경험은 기호학이며 의미의 체현이다. (198)


상황적 지식은 언제나 표지된(marked) 지식이다. (200)


여성은 특권적인 담론의 장소. (205)


픽션 읽기는 여성학 실천에서 강력한 자리를 차지해 왔다. (206)


모든 읽기는 잘못된 읽기이자, 다시 읽기이며, 편파적인 읽기이자 강제적 읽기이며 상상된 텍스트의 읽기이기도 하다. (224)

 


하나의 문장이 하나의 문단, 하나의 글을 요구한다. 못 본 체하며, 다음 챕터로 넘어간다.

 

 


<7. 마르크스주의 사전에서 젠더: 용어의 성적 정치학>를 읽는다. 이 힘든 책을 꾸역꾸역 읽다 보면 좋은 날 온다. 웃게 되는 날 온다. 설사, 그게 어이없음과 놀라움, 그리고 현타의 순간일지라도.

 


나에게 제시된 과제는 거의 다섯 페이지에 이르는 섹스/젠더에 관한 것이었다. 멍청하게도 나는 그 과제를 수락하겠노라고 답했다.

 

하지만 즉시 문제가 생겼다. 나는 영어 사용자이며, 독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는 그럭저럭 했지만 곤란할 때도 있었다. 이런 기형적 언어능력은 미국이 장악했던 여러 기획의 헤게모니와 백인 중에서도 특히 미국 시민들의 비난 받을 만한 무지로 인해 왜곡된 사회세계에서 살아온 나의 정치적 위치가 반영된 것이었다. (230)

 


인문학을 공부하는 사람이 여러 개의 언어를 알고/활용하는 건 어쩌면 기본값일 수 있는데, 지금 딱 생각나는 사람은 5개 국어를 한다는 에바 일루즈이다. 그 기본값과 그 기본값을 갖추었지만 약간 부족해 곤란을 겪는 도나 해러웨이님의 육성 전해진다.  

 

“… 그럭저럭 했지만 곤란할 때도 있었다.”

 


가장 흥미로운 문장으로 이 문장을 꼽는다. 그럭저럭 했지만 곤란할 때도 있었다. 나를 웃게 만드는. 절망하게 만드는. 그럭저럭 했지만 곤란할 때도 있었다. 영어도, 독일어도 프랑스어도 스페인어도 아니고, 한글로 된 책을 읽으며 곤란한 나의 상황, 나의 경험, 나의 처지, 나의 현실.

 



출근 날짜는 아직도 확정이 안 됐고, 그래서 나는 자꾸 집 밖으로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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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03-23 14: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저도 230쪽 저 부분 페이퍼 쓰려고 찜한 부분이고요, 저 부분 읽으면서 단발머리
님 생각을 자연스레 했습니다. 여기 읽으면 단발머리 님도 그낭 못넘어가시겠지, 하고요. 하하하하하

단발머리 2024-03-23 16:42   좋아요 0 | URL
이제 제가 어떤 사람인지 아시겠죠? 제가 말이죠. 해러웨이 읽다가 생각나는 사람이에욬ㅋㅋㅋㅋㅋ(으쓱으쓱) 🤪🤪🤪

다락방 2024-03-23 14: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샤를리즈 테론은 8개국어 한다더라고요??!! 😱

단발머리 2024-03-23 17:21   좋아요 0 | URL
저 이 배우 완전 좋아하는데 스노우화이트에서 흐미 ㅋㅋㅋㅋㅋ 8개 국어 가능하면 외교관해야 하는거 아닐까요?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3-23 15: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판교의 한 까페에서 유대인의 역사 읽고 있는데요, 테일러 스위프트의 노래 <blank space> 나오고 옆자리 여자분이 따라 불러요!!

단발머리 2024-03-23 15:55   좋아요 0 | URL
아…. 판교 아니면 제가 거기 갈텐데욬ㅋㅋㅋㅋ 저 그거 댄스 가능합니다. 테일러 부족한게 없는데 춤을 못 추더라구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대로 출 수 있음요!
락방님 주말에도 열일! 화이팅! ❤️‍🔥

잠자냥 2024-03-23 21:04   좋아요 1 | URL
아니 왜 판교까지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3-23 22:57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제가 왜 판교까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참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4-03-23 23:00   좋아요 1 | URL
오늘 또 집안 초토화해서 음식 만들고 빵 만들어서 판교 배달 간 거 같은데….🤣🤣

다락방 2024-03-23 23:50   좋아요 1 | URL
오늘은 안만들었고요 ㅋㅋㅋ 내일 만들 예정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4-03-24 08:39   좋아요 0 | URL
그날이 바로 오늘이라고 합니다. 오늘도 바쁜 하루 되시겠어요. 기대만발! 🤗

은오 2024-03-23 22: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에바 일루즈 언니가 5개국어를 하는군요?! 어쩐지 똑똑하더라... 난 한국어 하나 제대로 하는 것도 힘든데.... 😭

단발머리 2024-03-24 08:38   좋아요 0 | URL
하지만 은오님처럼 한국어에 능통하면 일루즈 안 부럽습니다! 마음을 말랑하게 하는 완벽한 한국어 구사의 달인! 👍🏼
 





 













<4. 태초에 말씀이 있었다: 생물학 이론의 창세기>를 읽었다.

 


부계에 주목하며 사회생물학에 절대적인 신뢰를 보냈던 데이비드 바래시(132)는 자신을 포함해 유독 남자들, 즉 과학자 아들들을 통해 다윈이 사회생물학을 탄생시켰다고 주장하고 싶어했다. ‘사회생물학이라는 명칭 자체는 E.O 윌슨의 동일한 제목의 책에서 유래했는데, 윌슨은 사회생물학이 과학과 인문학이라는 두 문화를 연결하는 관점을 제공한다고 주장(135)했다.

 


제일 중요해 보이는 문단은 여기다.

 


사실에는 이론이 실려 있다. 이론에는 가치가 실려 있다. 가치에는 역사가 실려 있다. 이런 경우 그런 역사는 특정한 연구자가 일상적이고 경험적인 젠더 지배로부터 가능한 멀리 벗어나서 신빙성 있는 젠더 연구를 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사실상 연구 대상으로서 젠더와 섹스의 구성 자체가 발생과 기원이라는 문제를 재생산하는 것의 일부가 된다. 인본주의를 비롯하여 그와 연관된 생명과학과 인문과학이라는 역사적 프로젝트는 자아의 성취를 위한 그리고 자아를 위한 연구이다. 지식의 특권적 대상으로서 섹스와 젠더의 구성은 자아를 추구하는 도구다. 이런 구조물은 환영적 주체를 추구하는 끝없는 퇴행으로 되살아남으로써 역설적이게도 전체주의적인 대상, 즉 자연, 유전자, 말씀과 같은 대상을 정기적으로 발견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140)

 



특정한 역사적 조건 아래 출현한 과학이 다가올 인류세에 만능키가 되지 않게 하기 위한 페미니즘의 질문은 무엇인가. 페미니즘의 목소리는? 그 내용은 무엇인가? 라고 저자가 묻는다.

 


잠깐 쉬고 갈게요. 책 내용은 너무 좋고, 밑줄도 엄청 은혜스로운데, 사실, 잘 모르겠어요. 한 템포 쉬고 바로 따라갑니다

갑니다, 갑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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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4-03-20 18: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거슨 별다방에서 파는 케이크?? 😳

단발머리 2024-03-20 20:03   좋아요 1 | URL
가 정말 맞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블루베리 치즈 케이크요. 엄청 어려운 책 읽을 때 먹습니다. 아껴서 먹습니다. 가족 1인과 나눠 먹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

햇살과함께 2024-03-20 21: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노트도 있었어요??

단발머리 2024-03-21 07:36   좋아요 0 | URL
넹~~ 북펀딩할 때 저 노트도 같이 구매(?)하는 옵션이 있어서 그걸 선택했어요. 무선이라 쓰기가 편하다고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관심과 사랑 감사드립니다^^

다락방 2024-03-21 07:47   좋아요 0 | URL
저 왜 노트 있는거 지금 알았죠? 저도 펀딩 했는데????

단발머리 2024-03-21 16:34   좋아요 0 | URL
펀딩할 때 있었어요 ㅋㅋㅋㅋ 지금도 책 사면 노트 증정한다고 해요. 그러나 책을 또 살 수는 없다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4-03-21 07: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오늘 아칭에 읽은 부분을 여기서 똭 만나네요. 저도 밑줄긋기 하나 해야겠습니다!! 빠샤!!

단발머리 2024-03-21 16:34   좋아요 0 | URL
계속 읽고 있습니다. 그러나…
🤔🤪🤔🤪🤔🤪😳😳😳😳

서곡 2024-03-21 18: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흠 저도 스벅 갈 기회 생기면 저 케잌을 먹어봐야겠습니다!! ㅎㅎ 단발머리님 얼마 안 남은 이 달 잘 보내시기 바랍니다~~

단발머리 2024-03-22 15:30   좋아요 1 | URL
네, 서곡님! 스벅 가시게 되면 저 케익 드셔보세요. 맨날 초코케잌 주문하는 저같은 어린이 입맛에도 아주 맛있다고 합니다 ㅋㅋㅋ
서곡님도 3월의 남은 남들 좋은 시간으로 꽉꽉 채우시기 바래요~~~ !!

서곡 2024-03-22 20: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초코는 사랑이지요 그리고 클래식이고요 ㅎㅎㅎ 감사합니다 단발머리님 굿이브닝요!!!

단발머리 2024-03-23 10:56   좋아요 1 | URL
맞아요 ㅋㅋㅋㅋㅋ 초코는 사랑입니다. 찐사랑 초코사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초코로 된 건 뭐든 좋아하는 단발머리가 서곡님의 굿데이를 응원합니다!!!
 




 













미용실에 다녀왔다. 일 년에 미용실에 두 번 간다. 작년에는 사회생활 한다고 세 번 가는 신기록을 남겼는데, 올해에는 오늘 처음으로 미용실에 갔다. 중단발 길이로 자르고, 매직 스트레이트 파마를 하고 끝부분에 웨이브를 주는데, 이렇게 해서 산뜻하고 발랄한 단발머리 아닌 ‘C(아줌마 느낌의) 단발머리완성됐다.

 


오늘은 손님이 많지 않아서 원장님과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됐는데, 전 우주의 관심사 한국의 저출산에 대해 이야기하게 됐다. 그니깐 왜 여자들이 애를 안 낳는 거냐, 다 그렇게 자식 낳고, 키우고 사는 거다, 직원분 말씀에 발끈버튼이 눌러졌다. 나는 웬만한 일에도 놀라거나 발끈하거나 화를 내는 스타일이 아닌데, 나도 모르게 그렇게 되어 버렸다. 자주 안 뵈어도 단골이고, 오늘 손님도 없고 해서 내 맘이 확 풀어졌던가. 아차, 했을 때는 이미 늦어버렸다. 내 목소리는 너무 컸고, 원장님도 직원분도 내 말을, 그 쉬운 말을 이해하지 못하셨고. 나오면서 폴더 인사만 정확히 드리고 왔다. 나는 왜 그랬나.

 

 


학교에서 저녁 먹는 고3 수험생을 포함해 나머지 식구들도 모두 저녁 약속 있다고 해서 오늘은 밖에 있다 들어가야지 해서 아침에 나오면서 책 챙겨 나왔다. 오늘 처음 펼친 책의 챕터 2가 이렇다. <여성의 눈부신 성장>. 재미 100 보장, 이렇게 쓰면 안 되겠지만, 이런 문단 만나면 흥미도 200% 상승하는 건 사실이다.

 


특히 우리는 잉여를 창출해서 축적을 가능하게 하고 사유 재산을 탄생시킨 농업의 발명과 그 발전이 여성에게 재앙이 된 역사를 살핀다. 농업은 경제적 불평등의 모체이자 더욱이 성별 간 불평등과 여성이 가내 생산 체계로 종속되는 규범의 모체가 되었다. (19)

 


사유 재산의 발명과 농업의 발전이 이전의 여러 민족의 신화와 결합해 여성 혐오의 문화로 자리 잡는 과정에 대한 연구는 듣고 또 듣고 들어도 들을 때마다 새롭다. 타자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설명하고자 하는 노력들, 오리엔탈리즘, 타자화 그리고 여성 혐오.  

 

 



오늘부터 이달의 여성주의 책 읽으려고 했는데 무거워서 마지막에 탈락됐다. 내가 새 책 읽기 시작한 거 아무도 모르게 해주세요.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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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자 2024-03-19 00: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책 너무 재밌을 거 같아요…! 작년 노벨경제학상 받은 클로디아 골딘의 내용과 비슷한 맥락일 것 같기도 하네요. 아 저도 그렇게 일상생활에서 기습버튼 눌리는..그거 먼지 알 것 같아요. 그럴 때 마다 누가 찬물을 확 끼얹는 느낌이랄까요? 분명 물리적으로 같은 세상에 사는데 내가 사는세상과 그들이 사는 세상이.. 하나부터 열까지 달라서.. 내가 옳다고 믿는 세상이 우리만의 버블 속이었나 싶어서 착잡하기도 하구요

단발머리 2024-03-19 10:22   좋아요 0 | URL
네, 달자님! 빙고!! 저도 그 책을 생각했더랬습니다. <커리어 그리고 가정>이었지요. 준비된 책이지만 전 아직 읽기 전입니다 (그런 책 엄청 많다고 하지요)

저는.... 기습버튼에 잘 안 눌리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저는 기혼, 전업주부들을 자주 만나다보니 ‘페미니즘‘이라는 단어를 꺼내는 것 자체가 워낙 조심스러운 일이라서요. 아이에서 시댁으로 주제가 바뀔 때, 그즈음에 슬쩍 레베카 솔닛을 끼워넣고, 그러거든요. 아들이 있는 엄마들이 이런 문제에 더 보수적이라는 걸, 저는 경험을 통해 배웠구요. 물론 제 세상만의 일입니다만....
우리만의 버블 속이라는 말씀에 동의하고, 그런 측면에서 알라딘 서재는 청정지역이라 생각합니다.
가끔, 아니 자주 바깥 공기도 경험해야 한다고 믿지만, 어제 같은 경우는 갑자기 엄청난 온도차에.... @@

독서괭 2024-03-19 06: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왜 그렇게 애들을 안 낳는지”를.. 진짜 모르는 사람들도 있나봅니다. 아는데도 그냥 다 그런거지 하는 거겠죠? 기혼페미의 열정, 기혼페미의 뜨거움을 보여주신 단발님!👍👍👍

건수하 2024-03-19 09:21   좋아요 3 | URL
자신의 선택이 부정받는 것 같아 싫어하거나 눈감는 사람도 많은 것 같아요.
낳았다고 뭐라고 하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싫어하고 뭐라고 하려고 하는지...

단발머리 2024-03-19 10:24   좋아요 2 | URL
독서괭님 / 생각보다 훨씬, 훠~~~~~~~~ 얼씬 더 많은 거 같아요. 그래도 비교적 잘 이해하시는 분들이 2-30대 여성을 딸로 둔 분들인 거 같아요. 저부터도, 제 아이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그 다음은 뭐, 답이 딱 하나니까요.
기혼페미의 뜨거움 튀어나와 황망히 폴더 인사 시전했습니다. 더 갈고 닦아서 새 나라의 새 기혼페미가 되어볼게요! 불끈!!!

단발머리 2024-03-19 10:29   좋아요 2 | URL
건수하님 / 네, 건수하님 말씀대로 그렇게 하시는 분들 많은 거 같아요. 그럴 때 하시는 말씀이... 아직 어려 모른다, 아직 철이 안 들었다, 나이 들면 다르다.... 기타 등등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이게 우리 현실로 나타나는 거 같아요. 특단의 조치 필요해 보입니다. 도대체 뭘까요? 🤔
 


















알리 헤이즐우드의 책이다. 가장 강력한 뱀파이어 의원의 무남독녀와 늑대인간 무리 알파와의 사랑 이야기인데, 로미오와 줄리엣, 계약 결혼 중 사랑에 빠지는 설정 등이 스토리의 바탕이다. 아무리 그래도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여남이 이리도 다르고, 이리도 서로를 모른다는 것은 비현실적이고 부자연스럽다. 나는 초인적 능력의 늑대인간보다 어리숙한 인간 애덤이 더 맘에 든다. 헤이즐우드 책을 딱 한 권만 읽으시겠다면, 당연히 <The Love Hypothesis>(사랑의 가설)를 권하고 싶다. 아니, 권한다

 


















예전에 사 둔 책을 이제야 읽는다. 오디오북이랑 같이 읽으니, 생각보다는 진도가 잘 나간다. 단어는 쉽고 문장은 짧다. ‘여성 과학자 이야기라는 사실 외에 책의 내용을 전혀 모른 채 시작해서 그런지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놀랄 일이 한가득이다. 여러 부분에 줄을 그었지만 이 페이지를 옮겨본다.

 



 

대화가 통한다는 건 얼마나 신기한 일인가. 친구의 말을 이해한다는 건 얼마나 신나는 일인가. 똑똑한 사람이 똑똑한 사람을 알아본다는 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엘리자베스의 지적을 캘빈이 알아듣는다는 것, 엘리자베스가 얼마나 똑똑한 사람인지 캘빈이 알아본다는 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캘빈은 안다. 하지만, 엘리자베스의 말대로 사람들은 모른다. 사람들에게 엘리자베스는 캘빈의 예쁘장한새 여자친구일 뿐이다. 젊고 똑똑하고 아름다운 여자가 똑똑하고 나이든 남자를 넘어서는 일은 얼마나 어려울 것인가.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하는 경우라면, 더욱 더.  

 

 














 

이 책을 빌려오기는 했는데, 너무 어마어마하기도 하고, 기한 내에 다 읽을 자신도 없어서 목차에서 두 챕터만 읽기로 했다. 먼저, <11 : 비전체 또는 성적 차이의 존재론>. 아리스토텔레스의 맞짝이 성적으로 구분되어 있다는 라캉의 주장까지는 이해가 된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철저하게 개념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성적으로 구분된 맞짝에 의지했다는 것도. 문제는 이 문장이다.

 

종은 재생산할 수 있는 단위를 의미하기에, “우리는 인간이라는 종은 두 젠더로 이루어졌다”(1337쪽). 그렇다면 결론은 무엇인가. 라캉을 읽는 혹은 라캉을 읽은 지젝의 결론은 무엇인가. 1338쪽과 1340.

 


성적 차이는 단지 인간이라는 유/젠더의 보편성에 종속된 특수한 차이일 뿐만 아니라 인간이라는 종 자체의 보편성 자체 속에 기입되는 보다 강력한 지위를 갖고 있다. 이 차이는 보편적인 종 자체의 구성적 특징이며, 역설적이게도 그 때문에 자신이 구분하는 두 개념보다 (논리적으로/개념적으로) 앞선다. "아마 한 성을 다른 성과 떼놓고 있는 차이는 이쪽 성에도 또 저쪽 성에도 속하지 않을 것이다." (1338)

 


따라서 성적 차이는 궁극적으로 양성 간의 차이가 아니며 각각의 성의 정체성의 한가운데를 가로지르며 그것을 불가능성의 표시로 낙인을 찍는 차이이다. 만약 성적 차이가 양성 간의 차이가 아니라 각 성을 내부로부터 절단하는 차이라면 양성은 도대체 어떻게 서로 관련을 맺을까? 라캉의 대답은 '무관심'이다. 아무런 관계도 없다. 성적 관계는 없다i n'y a pas de rapport sexuel. – 양성은 조화를 이루지 못한다. (1340)

 


성적 차이가 인간이라는 종 자체의 보편성 안에 이미 기입되어 있는 것으로, 성적 차이가 양성 간의 차이가 아니라면, 양성은 도대체 어떻게 서로 관련을 맺고 있단 말인가. 라캉이 말한다. 무관심. 무관심? “아무런 관계도 없다. 성적 관계는 없다.” 그 유명한 성적 관계는 없다가 이런 맥락에서 등장할 줄이야. 욕망의 대상으로서의 남성과 여성만 존재한다는 이야기일까. 결국 내가 욕망하는 그것은, 내가 사랑하는 대상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이라는 뜻일까. 그렇다면 성적 관계를 맺을 수 없지. 관계란 두 대상간의그런가, 그럴까.

라캉 때문에 졸린 오후, 아니 지젝 때문에 잠이 쏟아지는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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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4-03-17 09: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I want to know you.
유성 생식이란 무엇인가. 그것을 포기(?)하게 하는 정치 경제학은 어떻게 작동중인 건가. 왜 지젝은 여전히 좌파라는 환상을 고수하는 가. 그것이 이를테면 전략적 본질주의인가. ㅋㅋㅋㅋㅋㅋ 그나 저나 그 카페 가려면 산 넘고 물 건너고 바다건너야 하는 데... 레스토랑 식전 한 잔 냄시만 맡고도 배불러서 지쳤다리용. 끌끌.

단발머리 2024-03-18 17:49   좋아요 1 | URL
진화의 과정에서 유성 생식이 유리한 면이 있었겠죠. 지구 46억년 진화의 역사를 거스리는 ㅋㅋㅋㅋㅋㅋ혹은 거부하는 경제학이 저출산입니다. 지젝의 좌파 환상에 대해서는 전 더 읽어봐야겠어요. 근데 뭐 읽어야하죠?
그 레스토랑 애피타이저 너무 거하게 차려내더라구요. 그래서 나는 메인디시까지 못 갔단 말이죠? 라캉카페도 내일 반납인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4-03-28 12:06   좋아요 0 | URL
유성생식은 다양한 번식 전략 중 한 가지에 불과하며 시스템 환경의 함수에 따라 도출되는 비용과 이익을 지닌다. (<영장류, 사이보그 그리고 여자>, 295쪽)
헤헤헤!!

공쟝쟝 2024-03-28 12:06   좋아요 1 | URL
아 … 그 책 읽어야되갰네…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성생식이여 ㅋㅋㅋㅋ

단발머리 2024-03-28 12:07   좋아요 0 | UR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