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 한다하면 엄마가 갈 곳은 외가댁(정확히는 엄빠네 아파트) 뿐이라는 아이의 예상은 틀렸다. 나는 알라딘 ㅋㅋㅋ 오프라인도 온라인도 알라딘 ㅋㅋㅋㅋㅋ


이웃님들과 이야기하는 주제에 걸맞는 책이 혼자 걸어나와 내 앞에 딱 선다. <엄마 휴직을 선언합니다>.
일단 오늘은 해보자, 엄마 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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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3-09-30 10: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ㅋㅋㅋ 알라딘! 득템 기원합니다~

단발머리 2023-09-30 10:40   좋아요 1 | URL
그러게요 ㅋㅋㅋ 나갈 준비 안 하시나요? 전 친정 내일 갑니다요! 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9-30 10:42   좋아요 1 | URL
미적미적…

단발머리 2023-09-30 10:43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 일단 결론적으로 ㅋㅋ 가긴 가야 합니다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9-30 10: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 님은 알라딘 사진도 깔끔하게 찍으시네요. 아 새삼 알라딘이 있어 여러모로 다행이란 생각이 듭니다!!

단발머리 2023-09-30 10:50   좋아요 1 | URL
오프와 온라인 중 하나만 고르라면 전 온라인 알라딘이, 정확히는 알라딘 서재 이웃님들이 젤로 좋습니다!
저의 판타지 파라다이스라고나 할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미 2023-09-30 10: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대학로 가셨나요? 저도 좋아하는 곳ㅋㅋㅋㅋㅋ (왼쪽 구조가 바뀌어서 아닌 것 같기도..)
존재 자체로 휴식인 곳 ^^

단발머리 2023-09-30 18:45   좋아요 1 | URL
우앗! 알아보시는 센스!
네, 저는 알라딘 대학로점에서 ㅋㅋㅋㅋㅋㅋ 오랜만이라 저는 차이점을 모르겠어요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9-30 12: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지금 단발 님 옆에 있는데 안 보이세요? 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3-09-30 12:20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 저 교보인데 ㅋㅋㅋ 잠자냥님 어디심?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09-30 13: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왕~~ 엄마 휴직 넘 좋아요!! 즐건 시간 보내세요😆😆😆

단발머리 2023-09-30 13:18   좋아요 2 | URL
아직은 놀고 있어요 ㅋㅋㅋ 원서 하나 샀고요, 앗싸!

다락방 2023-10-01 22:50   좋아요 1 | URL
원서 뭐 샀어요, 단발머리 님?

단발머리 2023-10-01 22:53   좋아요 1 | URL
피터 스완슨의 <Nine Lives> 샀어요. 알라딘보다 2,000원 싸고 한 권 밖에 안 남았고요 ㅋㅋㅋㅋㅋ 근데 언제 읽을까요? 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10-01 07: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ㅋㅋㅋㅋ
연휴동안 내내 엄마 휴직 하시길^^

단발머리 2023-10-01 22:54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오늘 근무해서 내일 또 휴직 들어갑니당!!
 
불가능성의 자리에서 분투하는 영웅들의 이야기



 
















독서괭님의 불가능성의 자리에서 분투하는 영웅들의 이야기를 읽고 씁니다. 너무 좋은 글이라서, 또 제게 폭풍처럼(?) 여러 생각을 불러온 글이라서 천천히 2번 읽었습니다. 저는 이 책을 친구에게 선물받았는데, 아직 읽지 못했습니다. 그 이유는 이 글 마지막에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새로운 자각, 나아가 아이와 보내는 시간 자체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신선한 시각과 영감. 그렇지만, 자각과 시각과 영감을 모아 무언가를 창조해 내기 위해서는 결국 고독이 필요하다... 자유가... 그리고 (고독하며 자유로운) 시간!! 시간이 필요하다. 절대적으로(독서괭님 페이퍼, ‘불가능성의 자리에서 분투하는 영웅들의 이야기’)

 


저는 독서괭님의 이 문단이 참 좋았습니다.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들이 존재하지만, 결국에는 고독이 필요하다는 것. 자유, 혼자만의 시간 그리고 혼자만의 공간이 필요하다는 지적 말입니다.

 



내가 이렇게 혼자 있고 싶어하는 사람이었나? 내가 이렇게 조용한 시간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었나? 내가 이렇게 고차원의 대화와 우아한 식사시간을 그리워하는 사람이었나? (독서괭님 페이퍼)

 

의 물음은 엄마가 되었던 모든 사람이 가슴 속에 품을 만한 질문이고 의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내일 아침, 너희가 눈을 떴을 때면 난 이 집에 없을 것이다, 고 예고하는 저에게 엄마, 어디 갈 거야? 혼자 갈 거야?’라고 묻는 사람이 있습니다. 참고로, 성인입니다.


 

 

창조적 모성에 대한 이 책은 무척 좋을 것이라 예상됩니다만, 저는 독서괭님의 고민, 갈등, 그리고 타협과 결심을 엿볼 수 있는 이 페이퍼가 참 좋았습니다. 괜찮으시다면, 저의 생각과 느낌도 조금 보태고 싶습니다.

 

 


엄마 역할을 수행한다는 것, 특별히 아이를 키운다는 건 당연히 힘들고 고된 일이겠지만, 제일 어려운 지점은 자신의 삶이 연속적으로 방해받는다는 점입니다. 아이를 피해 새벽에 일어나는데 그 시간에 엄마를 찾는 독서괭님의 둘째 아이처럼요. (죄송하게도…. 사실 너무 귀엽습니다.) 제가 여러 번 쓰기도 했습니다만, 저는 엄마라는 존재가 되었다는 것만으로 자기 자신을 재정의하는 일이 일어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임신과 출산의 과정이 여성에게 엄청난 고통을 주는 것은 사실입니다만, 엄마 되기의 중요 테마는 임신이나 출산이 아닌 육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저는 누구든, ‘엄마의 역할을 수행하려고 할 때, 엄마로서 느끼는 좌절과 고통을 경험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사람의 생물학적인 성이 남성이든 여성이든 상관없이, 누구든 엄마가 되려고한다면요. 가부장제가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아이 돌봄과 육아, 모성과 관련된 모든 일을 편리하게 여성의 일이라 규정하기에, 이로 인해 고통받는 대부분의 사람이 여성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를 포함해 비교적 근래에 엄마가 된 여성들의 엄마됨이 더 힘들었던 점에 대해서는,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어남에도 보육과 육아 관련 사회제도가 미비한 점도 있겠지만, 도시화와 핵가족화로 인해 공동 육아의 가능성이 현저하게 줄어들면서 육아의 기본 단위가 가족으로 확정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정 안에서의 고립, 사회적 관계의 단절이 엄마 수행에 가장 큰 장벽으로 존재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극단적으로 말한다면, 어떤 사람이 돈을 받고 남의 집 아이를 돌본다고 할지라도, 아이를 돌보는 일 자체가 요구하는 극단의 집중력을 오랜 시간 유지하기가 힘들다는 것이구요. 정희진쌤의 말씀대로 여성들이 사회로 진출하는 만큼, 딱 그만큼이라도 남성들의 에너지와 시간이 가사육아투입된다면, 외주화가 어려운 육아의 일정 부분을 감당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제 글, 지금 어디로 가나요? ㅎㅎ )  

 




 














또 한 가지는, 제가 아직도 이 책을 읽지 못한 이유와도 관련이 있는데요. 제가 창조성과 모성에 관한 글을 처음 접한 건 <분노와 애정>이라는 책을 통해서였습니다. 이 책과 아주 비슷한 구성인데요, 부제가 여성 작가 16인의 엄마됨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제가 그 책을 읽고 에이드리언 리치를 알게 되어 그 책을 구입했습니다. 나중에 출간된 리치의 <우리 죽은 자들이 깨어날 때>에도 <분노와 애정>에 수록된 글이 다른 번역으로 실려 있습니다. 제게 다가왔던 문단은 여기구요.

 


내 남편은 섬세하고 다정한 남자로 아이들을 원했고 학계에 직업을 가진 50대 남자로서는 드물게 기꺼이 '도와주려’ 했다. 그러나 이 '도움'은 너그러운 행동으로 이해되었고, 가족 안에서 진짜 일은 그의 일, 그의 직장생활이었다. 사실 이 사실은 몇 년간 우리 두 사람 사이에 문제가 되지도 않았다. 나는 작가로서 나의 몸부림이 일종의 사치이자 나만의 특이성이라고 생각했다. 내 일은 대개 돈이 되지 않았다. 일주일에 단 몇 시간이라도 글을 쓰기 위해 가사도우미를 고용하면 심지어 돈이 더 들었다. (<우리 죽은 자들이 깨어날 때>, 144)


 

나는 작가로서 나의 몸부림이 일종의 사치이자 나만의 특이성이라고 생각했다.”는 문장을 저는 일기장에 적었습니다. 그리고는 썼습니다. 나는 리치의 심정을 알 것 같다. 쓰고 싶은 마음과 그 죄책감을 난 이해한다. 하지만, 제가 어떻게 아나요? 저는 창작가가 아닌데요. 저는 에이드리언 리치가 아닌데요. 에이드리언 리치는 천재 시인입니다. 그냥 천재거나 그냥 시인이 아니라, 천재 시인이요. 그녀는 이미 결혼 전부터 천재성을 인정받았던 촉망받는 시인이었습니다. 제가 에이드리언 리치의 그 마음을, 도대체, 어떻게 알 수 있단 말입니까.

 


가끔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만약 내가 직장맘이었다면, 이러한 내 마음은 조금 더 이해 받을 수 있지 않을까. 그러니까, 직장에 다니고(경제력이 있고), 돌보는 아이가 있고, 그런 가 시간을 내서 읽고 쓴다면 창조적 모성의 실천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전업주부인 내가, 날마다 하는 일, 해야만 하는 일의 가장 큰 중심이 가사육아인 내가, 그렇게 한다는 건, 그걸 원한다는 건 황당한 일이지 않을까. 에이드리언 리치를, 에이드리언 리치의 심정을 이해한다고?

 


저의 고민은 오래오래 계속되었습니다. 그 고민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구요. 하지만, 저는, 제게 더 좋은 쪽을 선택했습니다. 제가 이 일을 했다고 어느 누구도 돈을 주지 않지만, 제가 좋아서 하는 이 일에 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페이퍼 써야하는데, 식구들이 자꾸 태클 걸 때, 저는 단호하게 말합니다. “나 일해야 돼! 얼른 써야할 글이 있어!” 이렇게 말이죠.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할 테지만, 제게 필요한 건 이해가 아니니까요. 저는 혼자만의 시간이, 혼자만의 공간이 필요할 뿐입니다.

 



독서괭님 덕분에 이리저리 생각하고 또 이 글을 쓸 수 있었습니다. 같이 읽고 함께 쓰는 즐거움을 맘껏 누릴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자기 과신과 지적 오만의 화신으로 거듭납시다. 우리는 서로가 꼭 필요하니까. 손을 잡고 갑시다, 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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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3-09-30 08:17   좋아요 8 | 댓글달기 | URL
눈 뜨자마자 발견한 덕에 세수도 안 하고 두번 읽었네요 ㅎㅎ 단발님, 멋진 먼댓글 감사합니다!
공동육아 필요성 절감하고요.. “독박육아” 호소에 쏟아지는 조롱성 댓글들이 우리 사회의 양육에 대한 이해 빈곤, 공감 결여를 잘 보여주고 결국 저출산의 원인이 되고 있지 않은가 싶습니다.
남편이 집안일과 양육을 “도와준다” ㅎㅎ 예전엔 정말 이런 표현 많이 썼는데.. 이제는 누가 이렇게 얘기하면 한마디 꼭 하게 되더라고요. 아버지가 될 날을 앞두고 좋은 아빠가 될 수 있을지 걱정하는 동료에게는 “내 일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얘기해주었습니다.
창조적 모성의 실천에 대해서는, 어떤 면에서는 직장맘은 직장에서 자아실현(교과서적 용어네요)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고 일하고 왔으면 아이에게 집중해야지 또 너의 시간을 보내겠다고? 하는 마음이 있으니.. 전업맘은 자기 시간이 없었으니 더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게 아닐까요? 이러나저러나 그걸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태클을 걸 테지만, 당당하게 내게 필요한 일이라고 외쳐야 할 것 같습니다.
손 잡고요~~ 😘😘😘

단발머리 2023-09-30 21:23   좋아요 1 | URL
공동육아,에 대해서는 우리 모두 다 할말이 많을 거 같아요. 공동육아는 아니지만, 저는 친한 언니들과 아이들과 함께 ‘독서 모임‘을 오래 했는데요.(3가정 총 9명) 한글책, 영어책, 그리고 어린이 명심보감을 같이 읽었던 기억보다는ㅋㅋㅋㅋ 간식 나누어 먹었던 기억이 훨씬 또렷하지만.... 서로를 믿고 의지했던 시간들이 제게 얼마나 큰 힘이 되었었나... 그런 생각을 요즘에도 자주 하게 됩니다. 자연스레 ‘내 아이‘만을 보게 되는 것이 부모 마음인데, 그걸 넘어서서 다른 아이의 좋은 점을 발견하고 이야기 나누는 귀한 순간들도 소중하구요.

창조적 모성에 대해서는... 저는 제 안에 ‘피해의식‘도 어느 정도 있다고 생각해요. 저는 오랫동안 전업맘이었고, 또 저의 과거에 대해 만족하지만... 결국 사회 속에서 저의 자리란 건, ‘밥 하는 사람‘과 ‘노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제 자신이 그걸 어떻게 이겨내어야 할지 모르기도 했구요. 올해 일을 하게 되면서 직장맘들의 노고에 대해 몸소 경험하는 귀한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 귀하고 소중한 시간을 쪼개고 쪼개쓰는 마음을 좀 이해하게 되었달까요. 이 세상 모든 직장맘들에게 기립 박수 드립니다, 짝짝짝!!!
오늘은 큰 태클이 없어서 많이 놀았습니다. 근데 밖으로 나돌아다녔더니 책을 못 읽었더라는.... 아흐 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3-09-30 08:30   좋아요 7 | 댓글달기 | URL
아 가슴에 사무치고 저리도록 내 말 같은 페이퍼입니다. 아이 키우기는 부모 두 사람으론 할 수 없어요. 너무나 고되고 힘들거든요. 주위 사람들이 (유무료로) 함께 해야 제 몸과 제 정신으로 할 수 있어요. 명절 지나고 여러 어르신들 치매와 요양 이야기를 많이 듣고 왔더니 이건 육아의 또다른 버전의 가족 노동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결국 가족들은 서로를 보살펴야 하는 존재들이에요. 그 부담을 한 명 (엄마, 딸 등 여성)에게 몰아서 씌우면 안돼요. (돈이라도 내라!!!!)

단발머리 2023-09-30 22:00   좋아요 0 | URL
주위 사람들이 유무료로 어떻게 아이 키우는 일에 동참할 수 있는지가... 저의 오랜 관심사이기는 합니다. 내년부터 0세 자녀 부모수당이 100만원이라고 하더라구요. 저는 현재의 출산율이라면 500만원씩 플러스 각종 혜택을 몰아줘도 부족하다 생각하는데, 아무튼 법적, 사회적 지원이 먼저,라고 전 생각해요. 제 아이지만, 이 나라 국민이고 시민이니까요.
이 지점에서 주위 가족들의 도움 없이, 혼자서 둘이서 끙끙대며 아이를 키워낸 모든 부모님들에게 기립박수 몰아 드립니다!!

어르신들 치매와 요양 이야기가... 요즘엔 제일 뜨거운 주제인거 같아요. 저도 몇 년 전부터 비슷한 경우와 사례를 각각 다른 곳에서 자주 듣게됩니다. 돌봄노동을 여성에게만 요구해서는 안 되는데.... 아..... 우리의 현실이여........

건수하 2023-09-30 09:4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다른 가족들보다 하루 먼저 집에 와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고양이 두 마리가 저의 손길을 원하고는 있지만 이런 시간이 가끔 필요한 것 같아요. 전 이제 <더이상 어머니는 없다>를 거의 다 읽었어요.

그러나 이제 슬슬 일어나 저의 부모님을 만나러 가야 할 시간…. 엉덩이가 무겁네요.

단발머리 2023-09-30 21:34   좋아요 0 | URL
집사님 두 분이 안 계실 때 그 빈틈을 고양이 두 마리가 노리고 있군요ㅋㅋㅋㅋㅋㅋㅋ 인기쟁이 건수하님!
알라딘에서만 인기 많으신 줄 알았는데 집에서도 ㅋㅋㅋㅋㅋㅋ

오늘 수고 많으셨어요. 이렇게 또 하루가 가네요. 3일 지났고 3일 남았습니다.

독서괭 2023-09-30 10: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번아웃, 즉 소진의 주요 원인을 한번 정리하자면 ‘보상 체계는 무너져 있는 상태에서 무한히 반복 업무를 하는 상태‘입니다. 조금만 더 구체적으로 설명하자면 번아웃은 ‘단순히 과로가 아니라 충분한 보상이나 인정을 받지 못하는 상태로 내 일에 대한 의미나 가치를 상실했는데도 계속 노동은 꾸역 꾸역 해야 하는 경우‘ 에 발생할 확률이 더 높아진다는 겁니다.

한국의 전업주부의 상황과도 참 많이 닮아있지 않나요?
- sbs [인-잇] 번아웃 1위 집단이 전업주부인 이유. 중에서!

단발머리 2023-09-30 21:39   좋아요 0 | URL
충분한 보상이나 인정을 받지 못하는 상태 ㅋㅋㅋㅋㅋㅋㅋ에 밑줄 긋습니다.

제가 ‘가사 노동‘과 ‘육아 활동‘ 자체가 사람을 우울하게 만든다고 생각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일단은 노동의 성격 자체가 ‘시작과 끝‘(죽으면 끝납니다, 헐.......)을 확정할 수 없고요. 반복되기에 한없이 지루하기도 하고 또 혼자 해야 하는 일이구요. 그리고 보상과 인정을 받지 못하는 상태로 일에 대한 가치를 상실한채 계속해야 하는데, 잘하면 기본이고 못하면 원망 듣기. 잘하면 더 잘해야 하고, 못하면 노력해서 잘해야 하는....

한국의 전업주부 뿐 아니라 일하는 여성들도 가사 노동을 남성보다 훨씬 더 많이 하지요.

공쟝쟝 2023-09-30 10:5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여러 부분에서 할말이 많지만, 저와 단발님의 공통점은 육아나 가사노동은 아니니깐요!

쓰는 사람 쓰고자 하는 사람은 모두 창작자 입니다. 어떤 작가도 쓰고자하는 과정과 쓰는 동안없이 바로 작가가 되지는 않잖아요. 누가 알아주거나 읽어주지 않아도 자식같은 내 글이라고 단발님은 표현 하신 적 있는데요, 작가, 천재, 촉망, 재능이라는 신화 역시 모성신화만큼 쓰고자 하는 사람을 움츠리게 한다고 생각해요. 써야하는 사람은 써야합니다. 만들어야 하는 사람은 만들어야하고요, 제가 가장 헤깔렸던 행위뒤에 행위자는 없다는 말을 여기에 가져다가 온다면 행위없는 데 행위자가 될일도 없다.

스스로를 감정적으로 옭아매던 시간을 지나 할 수 있는 일부터 하면서 정의 내려가는 (언어를 획득하는) 친구님의 모습을 잘 알고 있지만, 더더 물러서지마세요!! 그리고 언젠가 제게 달아주신 댓글. 모든 작가의 출발점은 자아 규정으로 시작한다는, (다미여) 제 생각에 그건 셀프 규정이라 생각해요. 또한 고정된 정체성을 획득하는 문제는 결코 아니고요. 내가 서 있는 자리의 언어. 내 목소리를 쓰면서 발명해 나가는.

읽고 있어요. 제가 읽고 싶었던 과정중의, 진행형의 이야기입니다. 😍😘

메리추석(엄마의 노동으로 지어진 밥먹고 누워서 방바닥 긁으며… 시집가 폭격은 자매애로 물리치며 ..)~~ㅋㅋ

단발머리 2023-09-30 21:57   좋아요 3 | URL
작가, 천재, 촉망, 재능이라는 신화 역시 쓰고자 하는 사람을 움츠리게 한다는.... 그것 역시 신화라는 쟝님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싶지만... 제게 감동을 주고 통찰을 전해주었던 사람들 대부분은 천재였으며, 어렸을 때부터 잘 썼으며, 게다가 타고난 재능을 밀고 나갈 만한 의지(체력) 또한 갖추고 있었음을..... 저도 여기에 적어둡니다.

써야 하는 사람은 써야겠지요. 저도 그걸 압니다. 어떤 사람들은 반드시 써야 하구요. 전, 제가.... 그런 사람인 줄은 잘 모르겠어요. 제가 ㅋㅋㅋㅋㅋ 누가 알아주거나 읽어주지 않아도 자식같은 내 글ㅋㅋㅋㅋ 이라고 말했었죠. 그렇습니다, 제게는 그래요. 적어도 제 글은, 제게는 소중하고 또 귀중합니다. 하지만.... 제가 사진으로 보여드릴 수도 없고... 지금도 거실이 아주 난리인데, 제가 물건이 지저분하게 쌓여있는 거실을 그냥 두고 <친밀한 적>을 읽습니다. 하루키의 신작을 읽고요. 그럴 때 제 안에는, 제가 읽는 문장 너머로 쌓여 있는, 치워야 하는 물건들이 같이 쌓여 가는 거구요. (청소하고 나서 쓰라는 말은 말아 주세요. 그게 좀처럼 어려운 일입니다)

모든 작가의 출발점은 자아 규정으로 시작한다고..... 제가 어느 책(인지 기억이 안 나는데...)의 문장을 쟝님에게 댓글로 달았었죠. 그건 그대로입니다. 전 쟝님의 글을 읽고, 자아 규정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쟝님은 ‘작가‘라고 ‘이미 작가‘라고 썼습니다. 그러니까 전 쟝님이 그렇다는걸, 발견했던 거죠.

전, 좋은 편을 택했습니다. 그러니까 쓰는 쪽이죠. 집을 안 치우고 책을 읽고, 설거지를 쌓아두고 글을 쓰는 쪽이요. 하지만, 자아 규정을 통해 작가가 되는 일이, 제게 가능할지.... 전 모르겠습니다. 자기 확신과 지적 오만의 화신이 될 각오는 되어 있는데 말이지요. 그 다음은 잘 모르겠어요. 아무튼 그렇습니다.

오늘 종일 돌아다녔는데, 어디 가나 사람이 참 많아서 자리 잡는 게 힘들었어요. 왜 다들 서울 지키시나요. 나만 지키겠다 했더니 ㅋㅋㅋㅋㅋㅋㅋㅋ

2023-09-30 22: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0-01 17: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신을 옹호하다 - 마르크스주의자의 무신론 비판
테리 이글턴 지음, 강주헌 옮김 / 모멘토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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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 이글턴의 <비극>을 결국 다 읽어내지 못하고, <문학을 읽는다는 것은>처럼 포기한 후, <신을 옹호하다>를 읽었다.

 

 

<비극>에서는 자기 동일성에 대한 부분이 특히 인상 깊었다.

 

오이디푸스는 하나 이상의 존재이지만 이는 여느 사람과 다를 바 없다. 모든 개인은 주체와 객체로 동시에 존재한다는 한 가지 사실 때문에라도 필연적으로 자기동일성이 없기 때문이다. (<비극>, 56)

 


<오이디푸스 왕>은 생각보다 짧고 예상보다 훨씬 재미있는데, 뻔한 텔레비전 드라마도 아니고 이미 결론을 알고 있는데도, ‘이 도시에 저주를 몰고 온 바로 그 사람이 누구냐?’는 오이디푸스의 물음이 쌓여갈수록 긴장은 고조된다. 이글턴의 방점은 다른 곳에 있다. 근친상간이 아니라,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를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정체성의 변동. 어머니이며 아내, 아들이며 형제, 딸이며 누이. 정체성, 자기동일성에 대한 탐구는 너무 흥미로운 주제니까 다음에 더 생각해 보기로 한다. 반납해서 책이 없다.

 

 



<신을 옹호하다>는 마르크스주의자이며 기독교 신앙을 가진 테리 이글턴의 예일대 특강을 다시 정리한 것이다. 유물론의 마르크스주의와 사회주의 국가에서 종교의 위치, 역할 등을 고려할 때 마르크스주의와 기독교 신앙은 동시에 다루기 어려운 주제다. 그런데 그 어려운 일을 여기, 테리 이글턴이 해낸다.

      


내게 공명되었던 이글턴의 기독교 신앙은 현재 한국 기독교가 도달하지 못한 혹은 일부러 회피하고 있는 부분과 정확히 일치한다. 예수를 어떻게 보는가.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일 뿐만 아니라, 죄인들의 친구요 병자들을 고치는 자, 나그네를 환대하는 사람으로서의 예수를, 그런 예수를 보고 있는가. 그의 그러함을 알아채고 있는가. 그가 말하는 하나님의 나라란 무엇인가. 그가 설파했던 구원이란 무엇인가.

 


진부하게도 구원이란 예배와 율법과 의식(儀式)의 문제가 아니며 어떤 도덕적 원칙을 준수하는 문제도, 짐승을 죽여 제물로 바치거나 남달리 고결하게 살아가는 문제도 아닌 것으로 드러난다. 구원은 굶주린 사람의 배를 채워주고, 이민자들을 환영하며, 아픈 이들을 찾아가 돌보고, 부자들의 횡포로부터 가난한 사람과 고아와 미망인을 보호하는 문제다. 놀랍게 들리겠지만 우리는 종교라는 특별한 기구를 통해 구원받는 게 아니라 서로 뒤섞여 살아가는 일상적 관계의 질을 통하여 구원받는다. 일상의 삶이라는 개념을 만들어낸 것은 기독교이지 프랑스 지식인이 아니다. (33)

 


나는 이글턴의 서술에 99.9% 동의한다. 한국 교회가, 그리고 현재의 기독교가 자신의 본분과 사명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하는데 나의 잘못이 1%, 아니 0.0000000000003% 포함되어 있음을 인정한다. 나의 회개와 자책은 금요일 밤마다 이어진다. 현재의 기독교가, 특히 한국 교회가 예수의 친구의 친구가 되지 못할 뿐 아니라, 어쩌면 예수의 친구조차 거부하고 있는 현실을 안타까워하면서.

   

 

믿음과 과학에 대한 논증은 이미 알고 있는사실의 반복이다. 과학은 절대적일 수 없다.

 


과학이 특정한 사회사의 일부라는 사실을 추상적 사고에 빠진 합리주의자들이 너무나 쉽게 잊는 것처럼 말이다. 종교가 그랬듯이 과학도 많은 부분이 혁명적인 기원을 저버리고 초국적기업과 군산복합체의 말 잘 듣는 도구로 전락하고 말았다. 그렇다고 과학이 인간의 해방에 기여한 역사까지 잊어서는 안 된다. 자유주의와 사회주의, 그리고 종교와 마찬가지로 과학도 스스로의 훌륭한 전통에 비추어 심판받아야 한다. (177)

 


문제는 과학은 그러한 심판대에 서지 않아도 된다는 오만이다. 과학에 대한 절대신앙. 과학이 가진 특권에 대한 조금의 타협도 허락하지 않는 믿음’. 최근에 인문학을 읽고 쓰고 연구하는 일을 업으로 삼던 분이 과학 관련 책을 쓰셨다. 과학으로의 완벽한 귀의 또는 항복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우리 삶에는, 우리네 인생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으며, 우리의 삶이 그렇게 만들어졌듯 영원히 그리고 종국적으로 완벽하게 스러질 것이라 그는 말했다. 내가 생각하는 세계, 내가 이해하는 우주와는 큰 차이점이 있는 것이 확실하지만, 적어도 자신이 이해한 것에 솔직했다는 점에서 나는 그를 높이 평가한다. 애정이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테리 이글턴은 무신론 과학자들의 대표자로 <신은 위대하지 않다>의 크리스토퍼 히킨스와 <만들어진 신>의 리차드 도킨스를 호명한다. 이글턴은 이 두 사람을 통칭해 디치킨스라 부르며 이들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한다.

 


신학자들은 적어도 직업적으로는, 헨리 제임스처럼 절묘하게 복잡한 작가가 과연 진화라는 조잡하고 실수 많은 과정을 통해 탄생한 것인지 아닌지에 대해 조금의 관심도 없다. 내가 알기로 과학과 신학 간에 차이가 있다면 그것은 이 세상을 선물로 보느냐 아니냐 하는 데에 있다. 이는 세상을 엄밀하게 조사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도자기 꽃병을 아무리 자세히 뜯어보아도 그게 결혼 선물임을 알아낼 수는 없지 않은가. 디치킨스와 나 같은 급진주의자 간의 차이 역시 인간 조건의 궁극적인 시니피앙이 고문 받고 살해당한 정치범의 몸뚱이라는 말을 받아들이는지, 그것이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 던지는 의미는 무엇이라고 보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55)

 


이글턴은 과학과 신학을 비교 설명하면서 두 개의 학문이 같은 종류의 대상을 다루지 않는다고 설파한다. 치과 교정학과 문학 비평의 대상이 다르듯이 말이다. 이제 과학은 온 세계에 대한 프리패스권을 얻은 양, 주요한 사건의 최종결정권자가 되었다. 혹은 되어가고 있다. AI의 초고속 발전으로 인해 지구상에 살고 있는 인간들의 삶이 어떻게 변해갈지에 대한 어떠한 사회적 합의와 논의 없이 기술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으니 말이다. 이 세상 모든 학문의 주인으로 군림해 버린 과학에 대한 비판은 가능한가. 그 비판의 중심에는 어떤 학문이 서야 하는가.

 



두 번째 챕터 <배신당한 혁명>에서는 제국주의와 미국의 대테러전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룬다. 서구 열강 vs 아랍 세계, 기독교 vs 이슬람의 이분법은 문명과 야만에 대한 편협한 사고를 더욱 확고하게 한다. 이글턴의 주장은 비교적 간단하다. 자유주의적 계몽주의자들은 급진적 이슬람의 만행에 대해서는 분노하면서 세계화된 자본주의의 해악에 대해서는 왜 침묵하는가.

 


미국 언론에서는 잘 기억하지 못하는 듯하지만, 쌍둥이 빌딩이 공격받기 28년 전 바로 911일에 미국 정부가 민주적으로 선출된 칠레 정부를 폭력으로 전복시키고 그 자리에 추악한 꼭두각시 독재자를 앉혔으며, 이후 그 독재자가 학살한 사람이 세계무역센터에서 죽은 사람보다 훨씬 많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미국은 인도네시아에서도 오랫동안 독재 정권을 지지했고, 그 독재자는 사담 후세인보다 더 많은 사람을 죽음의 구렁텅이에 몰아넣었다. 성조기를 몸에 두르고 이슬람주의자들의 잔혹 행위에 항의하는 사람들은 이런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134)

 


세계화된 자본주의의 가장 강력한 축이 미국임은 확실하며, 미국의 팔레스타인 정책, 대테러 정책에 대한 그의 비판에 동의하지만, 그러한 비판의 목소리가 누구의 것인가 하는 것도 주목할 만한 주제다. 제국주의의 선봉이었던 영국의 국민이며, 그 혜택을 가장 많이 받았던 백인 남자에게서 듣는 제국주의 비판. 당연하다. 그의 특별함은, 그가 아일랜드계 노동계급 출신이라는 점으로부터 나왔을 것이다.

 

 


기독교 신앙을 가진 사람으로서 각별하게 다가왔던 부분은 여기다. 창조주, 온 우주의 창조자인 하나님이 합리적인 설계에 따라 이 우주를 기획한 것이 아니라, 창조하는 일 자체를 좋아하고 즐거워하기 때문에 이 세상을 만들어 냈다는 주장(19).

 


이를 좀더 신학적으로 표현한다면 for the hell of it (별다른 이유 없이, 순전히 재미로, 혹은 어찌 되나 보려고)' "이라고나 할까. 따라서 창조된 세상은 선물이고 잉여물이며, 굳이 필요하지 않았던 행위의 산물이다. 불가피해서가 아니라 아무런 이유 없이 만든 것이다. 실제로 기독교 신학에서 세상은 전혀 필연적인 게 아니다. 어쩌면 하느님은 애초에 세상을 만들어야겠다는 감상적 충동을 이겨내지 못한 걸 처절하게 후회했을지도 모른다. 세상을 창조한 이유는 사랑이었지 필요가 아니었다. 하느님에게는 아무런 이득이 없었다. 천지창조는 최초의 '동기 없는 행위, 무상(無償)의 행위였다. (19)

 

 

 

이는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의미에의 몰두와도 관련이 깊다. 나는 목적 없는 삶, 의미 없는 인생에 대해 회의적인데, 이글턴의 글을 읽으며 예전에 들었던 설교가 다시 생각났다. 우주의 시작과 인간의 창조를 다룬 창세기에서 인간의 창조 목적을 설명할 때 이렇게 세 가지를 꼽는다. 하나님은 왜 인간을 만드셨는가. 1. 예배받기 위해 2. 교제하기 위해 3. 사랑하기 위해. 인간이 신에게 최고의 경의를 표시하는 것이 예배이고, 그것이 곧 인간과 하나님과의 소통, 교제이다. 그리고 그것은 곧 사랑의 행위이다. , 신이 인간을 만든 이유는 '사랑하기 위해서' 이다. 인간이 창조되기 이전에 하나님은 성부, 성자, 성령의 완벽한 조화 속에 존재하고 있었다. Holy Trinity, 성삼위일체. 완벽한 결합이 완성된 상태였으므로, 하나님에게는 또 다른 존재가 필요하지 않았다. 하지만, 예술가이자 탐미주의자(19)인 하나님은 인간을 만들어냈다. 사랑하기 위해서. 사랑하고 사랑받기 위해서.

 

 


201010월에 나온 책인데 아직도 판매중이라니 기쁘고 감사하다. 더 사랑하고, 사랑받기 위해서,는 아니겠지만. 더 알고 싶어서, 더 많이 알게 되는 일이 즐겁고 뿌듯해서 얼른 구입해야겠다. 이런 똑똑한 친구는 가까이 두는 게 상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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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돌아옵니다
    from 책이 있는 풍경 2023-11-02 11:21 
    댓글을 쓰다가 또 길어져서 페이퍼로 씁니다. 저는 이게 혹시 질병이 아닌가 싶습니다. 댓글 길게 쓰다 페이퍼 쓰면서 먼댓글로 연결하는 병 말입니다. 사회주의와 유물론, 무신론에 관한 부분을 같은 선상에서 연결해 설명하는 건 어려울 거 같고요. <신을 옹호하다>의 테리 이글턴의 주장을 중심으로 제가 이해한 범위 내에서 이야기해 볼게요. 건수하님의 물음에 대한 간편한 대답이라면, 그렇습니다. 사회주의는 무신론과
 
 
독서괭 2023-09-29 11: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랑하기 위해서. 사랑에는 이유가 없… 나? 음.
그나저나 금요일밤마다 자책과 회개를..?? 금요일밤엔 애썼다 토닥토닥부터 해주셔야 하지 않나요?ㅜㅜ 아무튼 제가 잘 모르지만 흥미로운 주제입니다. 단발님의 공부를 응원합니다!!

2023-09-29 11: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23-09-29 12:15   좋아요 0 | URL
어맛!!! 달려갑니다!
 
당신에게 보낼 럭키 박스
럭키박스인지 폭탄박스인지



알라딘 이웃님들의 럭키박스, 폭탄박스 페이퍼를 재미있게 읽었다. 이어 써야지, 써야지 했는데 나는 아주 게으른 사람이고. 못 쓰겠다 싶었는데 락방님이 써요!’ 해서 쓴다. 유행 다 지났는데, 그래도 써야지. ‘써요!’ 해서 쓴다. (재차 강조) 다락방님과 잠자냥님의 페이퍼를 읽고 오시면 훨씬 좋을 듯하다.



럭키박스와 폭탄박스의 책을 고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 책들을, 모두 다 내가 좋아하는 책으로 고르면 어떨까. 럭키박스는 오히려 단순하다. 책을 전해줄 사람에게 긍정적인 느낌을 주는 책, 즉 나에 대한 호감을 상승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할 책을 찾으면 된다. 그런 경우 내 박스의 차별성은 폭탄박스에 있다. 폭탄박스의 책도 모두 다 내가 좋아하는, 그냥 좋아하는게 아니라 완전 좋아하는 책들로 골라 보면 어떨까. 나의 참모습을 그/그녀에게 보여줄 수 있는 그런 책들. 나는 이런 사람입니다, 이런 나를당신은 계속 좋아할 수 있나요?



비교적 무난한 럭키박스부터 시작한다.


















<고통에 관하여>는 최근에 읽은 소설이다. , 정보라. 이야, 정보라. 사람마다 좋아하는 소설의 양태와 형식이 있겠지만, 나는 이 소설 한 권으로 정보라를 완전 좋아하게 되었다. 고통과 구원에 대한 책은 언제나 나의 최대 관심사이다. 고통과 구원이 필요하지 않은 인생이란 없으니.


두 번째는 에이드리언 리치의 <우리 죽은 자들이 깨어날 때>. 내가 사랑하는, 존경하는, 애정하는 페미니스트가 여럿이지만 나는 에이드리언 리치가 제일 좋다. 그 서늘함이 좋고, 담담함이 좋다. 그녀의 문장에는 아무리 밑줄을 그어도 성에 차지 않는다. 필사를 진지하게 고민하게 만드는 그녀의 문장을, 나는 오래오래 사랑한다.


세 번째는 <Love Wager>. 이 책도 비교적 최근에 읽은 책인데 여남 주인공이 모두 매력적이다. 당신과 이렇게 알콩달콩한 사랑을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 제게도 있어요. 당신이 잭을 맡아 준다면 말이에요. 가능한가요? , 가능하겠어요?




이제 폭탁박스 차례다. 시작은 한나 아렌트.
















첫 번째는 한나 아렌트의 <전체주의의 기원>. 이 책은 자랑하기 위해 넣은 게 아니라, 진심 내가 사랑하는 아렌트의 책으로서 선택한 것이다. 물론 읽고 있어요의 기간이 좀 길어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내 책상에 단단히 자리를 잡고 있는 소중하고 아름다운 책이 바로 이 책인 것이다. 반유대주의의 근간과 전체주의와의 상관관계 뿐만 아니라 그 다음을 예측하는 아렌트의 진면목을 이 책을 통해 확인해…. 같이 확인해 보자고요. 만약, 아렌트? 라고 묻는 당신이라면 노래를 하나 불러 드리겠어요. 여기까지가 끝인가 보오. 이제 나는 떠나가겠소.



두 번째는 <여자는 인질이다>. 나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내가 페미니즘 책을 요만큼 읽었다는 건 알고 있겠지. 이 책의 원제는 <Loving to Survive>. 남성 지배 사회와 여자의 인질 심리를 사회적 스톡홀름 증후군으로 풀어냈다. 물론 제목이 강렬하다. 약간 거부감이 들 수도 있겠지. 하지만 이렇다는 것을, 우리의 현실이 이렇다는 것을. 혹 당신, 모르고 있는 건 아니겠지요?






























세 번째는 Neapolitan Novels. 전 세계 Ferrante Fever의 그 페란테. 페란테의 그 4부작, 나폴리 이야기. 작가는 이탈리아어로 썼지만 내가 선택한 책은 영어원서 4. 한글로 읽고 영어로 읽을만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읽고 나서 니노 이야기를 해야 하니까. 이 소설을 읽은 사람들은 모두 니노를 특정한 동물로 지칭했다. 나는 자주 그 동물에게 미안해졌는데 니노에게는 그 욕도 아까웠기 때문이다. 같이 읽어요, 같이 읽고 나랑 니노 욕 좀 해봅시다.



그리고 한 권을 더한다면, 지금 내게로 오고 있는 이 책 <영장류, 사이보그 그리고 여자>. 왜 저한테는 오늘 안 와요? 여보세요? 저 사이보그단발머리인데요. 왜 저한테는, 오늘 안 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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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3-09-21 20: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반가운 글!

저는 폭탄박스가 훨씬 좋네요 ^^

정보라 작가 궁금해서… 저주토끼를 읽어볼까 해요 :)

단발머리 2023-09-21 20:22   좋아요 2 | URL
이런 나를....... 당신은 여전히 좋아하나요?

아, 안 되겠네요. 이런 유머를 건수하님에게 쓰다니.... 죄송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9-21 20:37   좋아요 2 | URL
건조해서 이해를 못하고 있습니다 🤔

단발머리 2023-09-21 23:00   좋아요 1 | URL
좋아해요.. 이런 글도 좋아해주는 건수하님.....

건조하게 좋아합니다, 제가 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09-21 20: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박스가 상당히 무겁겠는걸요?ㅋㅋㅋ 럭키 폭탄 저는 뭐든 좋네요! 저는 폭탄박스에 길티 플레저 넣으실 줄 알았어요. 하지만 대상이 남자라면 필립 로스 책이 그런 책이 되진 못하겠네요. 그리고 야한 책..? ㅋㅋㅋㅋ
사이보그보단 영장류가 아직 위인가 봅니다 ㅋㅋㅋ

단발머리 2023-09-21 20:54   좋아요 1 | URL
필립 로스는 호감을 가질 때가 아니라 ㅋㅋㅋㅋㅋ 이미 저를 좋아하게 된, 아주 많이 좋아하게된 사람에게나 보여줄 수 있는데 말이죠. 어쩌죠, 알라딘 친구들은 다 안다 ㅋㅋㅋㅋㅋㅋ 저의 길티 플레져, 로스를 말이지요.

야한 책이라면...... 흠

미미 2023-09-21 20: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단발머리님 이 글 기다렸어요.
폭탁박스는 단발머리님 강조하신거죠? ㅋㅋㅋㅋㅋ
아 저도 읽다만 슬픈 책! <전체주의의 기원> 그러나 저에게도 역시 소중소중합니다. ^^

단발머리 2023-09-21 20:55   좋아요 1 | URL
폭탁박스를 ㅋㅋㅋㅋㅋ 폭탁박스가 더 좋네요. 제게 폭탁박스를 받고도 저를 좋아해준다면, 그 사람과의 진지한 교제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생각해봄직 합니다.
<전체주의의 기원> 진짜 좋아요. 너무 소중한 책이에요, 그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3-09-21 20: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좋아할건데요?!?!

페란테 책 클릭하면 단발님이랑 내 페이퍼 많이 떠요! 내가 나폴리 피자 먹은거 자랑도 해 놨구요. ㅎ

전 요즘 불가코프 읽느라 정신이 없는데 역시 폭탄은 러씨아 소설 아닐까 싶어요.

단발머리 2023-09-21 20:56   좋아요 1 | URL
그 사랑 감사드리고요.

페란테 읽을 때 만두님과의 니노 욕배틀 ㅋㅋㅋㅋㅋㅋㅋ너무 즐거웠습니다. 언제 시간 내서 다시 쭈욱 읽어볼까 싶어요.

불가코프 읽으신다고요? 바로 검색 들어갑니다. 폭탄은 역시 러시아제 ㅋㅋㅋㅋㅋㅋㅋ

은오 2023-09-21 21:0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단발님을 좋아하냐고요? 사랑하는데요!!!!!!!!!!
아 새로운 폭탄박스 좋네요 ㅋㅋㅋㅋ 여자는 인질이다 저도 좋아해요. 제가 읽은 페미니즘 책 중에 다섯손가락 안에 드는 것 같아요. 폭탄박스에 딱 ㅋㅋㅋㅋ

그리고.... <고통에 관하여> 책소개까지 읽고오니까 완전 궁금하네요?! 조만간 땡투 들오면 저일겁니다!! ㅋㅋㅋ

단발머리 2023-09-28 17:08   좋아요 0 | URL
좋아하는 마음만으로도 나는 감사하고요. 여자는 인질이다, 진짜 좋아요!

고통에 관하여, 은오님에게도 좋았으면 좋겠어요.
추석입니다. 반갑지는 않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행복하고 여유로운 추석 명절 되시길요^^

거리의화가 2023-09-21 21: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정보라 작가 저는 <저주토끼> 한 작품 읽어봤는데 꽤나 신선하고 충격적이었던 기억이 납니다. <고통에 관하여> 궁금한데... 저는 나중에 도서관에 들어오면 읽어보겠습니다. 폭탄박스를 아예 폭탁박스(ㅋㅋㅋㅋㅋ)로 바꾸셨군요?ㅎㅎ 저도 폭탄박스가 참 마음에 듭니다. 두 권 다 언젠가 꼭 완독해보겠어요!

단발머리 2023-09-28 17:10   좋아요 0 | URL
전 이번에 힘을 얻어서 <저주토끼> 읽어볼까 하고 벼르고 있습니다. 기대되는 작가, 진짜 작가, 라는 생각이 전 들어서요.
폭탁박스는 ㅋㅋㅋㅋㅋ 오타인데 미미님이 잘 살려주셔서 그대로 두려고요.
은근히 폭탁박스가 인기가 많네요.
거리의화가님, 행복하고 즐거운 추석 되시길 바래요. 맛난 거 많이 만들지 마시고 많이 드시기만을^^

잠자냥 2023-09-21 23: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에…? 폭탄 박스는 폭탄을 거르는 박스군요?! 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3-09-28 17:11   좋아요 0 | URL
이걸 보고 날 싫어하게 되기를 바란다고 할까요?
나는 이런 사람입니다. 이런 나를 ㅋㅋㅋㅋㅋㅋㅋㅋ 좋아하지 마 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09-22 06: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받을 의향 있습니다.
제 주소는요.
산 넘고 물 건너...
몇 번째 우려먹는지?!ㅋㅋㅋ
폭탄 박스의 아렌트 책 보고 빵 터졌습니다.ㅋㅋㅋ
그리고 원서 더군다나 시리즈로 4권이나!!
폭탄 박스의 책들은 공부해야 하는 폭탄!!ㅋㅋㅋ
역시 제가 기대한 그 이상입니다.
최고에요^^

단발머리 2023-09-28 17:13   좋아요 0 | URL
산 넘고 물 건너 서울의 반대편 부산이지요. 저기 아렌트 책은 저 살 때 책나무님도 구입하셔서 항상 우리의 자랑이오며!!! ㅋㅋㅋ
폭탄 박스는.... 이런 물음의 박스죠. 나는 이런 사람인데요, 저를 ㅋㅋㅋㅋㅋㅋㅋㅋ 좋아하나요, 그래도? ㅋㅋㅋㅋㅋ

요리하시느라 바쁘시겠죠? 책나무님 덕분에 온 가족 행복하고 즐거운 추석 명절 되시기를 바랍니다. 맛난 거 많이 드시구요!!

다락방 2023-09-22 09: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정보라 단편집 한 권 읽고 더 읽을 생각은 안들었었는데 이 페이퍼 보고 나니까, 오오, 이 책으로 그러면 한 번 더? 하게 되네요.
그리고 <Love Wager> .. 뭐죠? 미스터 롱 넘버 작가가 지은 책이네요? 롱넘버도 안읽었는데.. 그런데 이 책.. 음.. 사고 싶지만, 저는 아직 그 위장 결혼책도 못읽고 있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영어책 그만 사야겠죠? 역시 안되겠어.

엘레나 페란테는 영어로 좀 쉬운가요? 그런데 왜 네 권이나 되는거죠? ㅋㅋㅋ 사실 번역본 읽은지 너무 오래라 잘 기억 안나기는 하지만. 아니야, 영어책은 사면 안돼, 사지마! 한국어 책도 안읽는데 영어책은 ㅠㅠ 그런데 엘레나 페란테 저렇게 모아두니까 너무나 뽀대나네요? (뽀대에 반하지마, 반하지마..)

저는 단발머리 님의 럭키박스도 폭탄박스도 너무나 마음에 듭니다. 특히 폭탄박스 속의 <여자는 인질이다> 가 너무나 흡족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3-09-28 17:19   좋아요 0 | URL
정보라는... 뭐랄까요. 제가 기대하는 작가의 모습이랄까요. 행동하는 작가, 거리의 작가. 투사... 막 이런 느낌이라서요. 소설도 소설이지만 그의 삶을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커요. 물론 소설도 좋습니다!!!
<Love Wager>가 좋아서 그 작가 책 한 권 더 샀어요. 표지가 부끄러워 어디 들고 갈 수도 없는 그런 책입니다. 이제 로맨스 그만 살까 싶은데, 사는 책은 로맨스네요ㅠㅠ

엘레나 페란테는 이탈리아어로 썼고 저 위의 책들은 영어라서.... 번역본이니까 쉽게 느껴지는 거 같아요. 그래서 저도 4권을 다 읽을 수 있었구요. 저 책을 쌓아두어서 그렇지 앞표지는 또 얼마나 예쁘다고요. 그렇다는 것을 꼭!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폭탄박스 인기 많아서 저 어리둥절 ㅋㅋㅋㅋㅋㅋㅋ 알라딘 이웃님들은 진짜.... 저의 이런 모습을 다 알고 계시다는 뜻이겠죠?
움하하하하하하하!!!
맛난 거 많이 드세요. 많이 드시고 많이 걷고 요가도 많이 하시구요!! 메리 추석, 다락방님!
 


어제는 청소를 하지 않는 날이라 글을무엇이든, 어떤 이야기든, 꼭 글을 쓰리라 다짐(?)하고 집으로 돌아가 냉장고에 있는 음식들을 꺼내는데, 차린 게 없는데 먹을 게 많아서 깜짝 놀랐고. 저녁을 먹고 그릇을 설거지 전 단계로 준비시키고, 노트북을 열어 알라딘에 들어가 이웃님들 글을 읽으며 댓글 달며 잠시 놀다가 노래 한 곡 플레이! 하며 유튜브에 들어가 선우정아가 부른 <황금가면>을 보고 듣다가 <유미의 세포들> 클립을 하나 보게 되었는데(?). , 내가 알던 결말이 진짜 결말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충격을 받아 여기저기 확인해 보니, 그랬다. 두 사람은 이별 후 재회했으나, 다시 이별했고, 그리고 재회했으나 다음 만남을 기약할 수 없었으니. 완결에 대한 나의 집착이 시작되어 버리고. ! 왜 두 사람은 끝내 헤어진 거야? 하면서 <유미의 세포들> 속으로 들어가 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김고은을 좋아하지만 상대 배우 박진영도 좋았는데. 뭐든 용서해 주고 싶은 그 사슴 같은 눈망울의 남주를 왜 김고은은, !! 이러면서 한 시간 반. 이것이 인간인가.





















어제 읽은 책은 <친밀한 적>. 저자는 아시스 난디, ‘식민주의하의 자아 상실과 회복이 부제다. 30여 쪽을 읽었는데 밀도가 높고 강렬해서 단번에 <단발머리 픽 올해의 책> 후보로 오름 직하다. 인상 깊었던 문장은 여기.



우리는 프란츠 파농(Frantz Fanon)의 서구에 대한 가장 맹렬한 비난이 싸르트르(Jean-Paul Sartre)의 우아한 문체로 쓰였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서구는 근대 식민주의를 창안했을 뿐만 아니라 식민주의에 대한 대부분의 해석도 만들어냈다. 그 해석을 해석하고 있는 이 책도 그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다. (서문, 21)



탈식민을 추구할 때, 그러한 고민과 갈등의 주체는 벗어나고자 하는 대상에게서 얼마나 탈출할 수 있는가. 얼마나 멀리 갈 수 있는가. 혹은 그 억압에 대한 비판과 고발은 어떤 언어로 만들어져야 하는가. 이러한 고소가 지배자의 언어가 아닌 피지배자의 언어로 재현되었을 때, 그 효과는 어떠한가.



















어젯밤에 찾다가 결국 못 찾았다. 내가 쓴 글을 내가 못 찾는… <서발턴은 말할 수 있는가?>를 읽지 않은 내가, 썼다. 서발턴은 말할 수 없고, 서발턴의 말은 결국 누군가에 의해 발화될 수밖에 없다. 그 언어는 지배자의 언어여야 하고, 그래서 영어여야 한다. (제가 이 글 어디에 썼는지 아시는 분, 좀 알려주시길~~)




















그러던 와중 스피박의 인생에 일대 변화를 일으킨 사건이 일어난다. 자크 데리다의 『그라마톨로지』의 저작권을 직접 구입하여 영역한 것이다. 이 번역서는 책의 명성을 돋보이게 하는 훌륭한 번역 뿐 아니라, 책머리에 붙인 역자의 '비판적 서문'으로 널리 알려지게 된다. (<생각하는 여자는 괴물과 함께 잠을 잔다>, 49)



스피박이 젊고 유망한 전 세계적인 학자로 주목받게 된 데에, 이 사건은 결정적인 것으로 보인다지배자에 대한 비판과 고소, 그리고 고발이 지배자의 언어, 지배자가 알아들을 수 있는 말로 이루어질 때의 위력이 다시 한번 확인되는 순간이다.



한편으로 지배자의 연장으로는 지배자의 집을 부술 수 없다던 오드리 로드의 말을 연결해 보고 싶은데, 오드리 로드 책을 한 권(<자미>) 밖에 안 읽어서... 오드리를 더 읽어 보는 것으로 하고. 다시 아시스에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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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3-09-20 12:21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누가 선물했다고 합니다(쩌렁쩌렁!)

단발머리 2023-09-20 12:26   좋아요 1 | URL
네, 그렇습니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아아아아아아!!

잠자냥 2023-09-20 12: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친밀한 적>은 저도 샀는데. ㅎㅎㅎ 좀 더 늦게 샀으면 단발 님에게 땡투할 것을... 너무 빨리 샀네요!

단발머리 2023-09-20 12:27   좋아요 1 | URL
진작에 가지고 있었으면서 늦게 읽은 저의 잘못.......이라기에는 잠자냥님이 너무 빨리 사신 듯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천천히 사세요. 천천히 많이많이!!

다락방 2023-09-20 18:06   좋아요 0 | URL
두 분 모두 제가 오늘 땡투 했어요. 독서괭 님도.. 저는 아낌없이 주는 다락방. 샤라라랑~

단발머리 2023-09-20 18:07   좋아요 0 | URL
💕💕💕샤라라랑다락방!!

다락방 2023-09-20 12:3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흠흠.
친밀한 적은 제가 땡투합니다. 흠흠. 잠자냥 님은 못하지만 나는 하는 것, 그것은 친밀한 적 땡투~ 샤라라랑~

단발머리 2023-09-20 12:49   좋아요 0 | URL
알라딘 적립금 1,000원 만료가 어제인줄 모르고(흑흑) 그냥 날려버린 1인은 락방님 땡투로 새 힘을 얻고 (영차!) 🤗

독서괭 2023-09-20 13: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으..찾아드리고 싶다.. 혹시 ‘이탈리아어는 단테어‘라는 글은 아니지요..?
어려운 책들 읽으시는 단발님, 유미의 세포들로 감성 퐁퐁!!

단발머리 2023-09-20 18:00   좋아요 0 | URL
찾아보니 그 페이퍼는 아니었사오며 ㅋㅋㅋㅋㅋㅋ 그러나 ‘이탈리아어는 단테어‘라는 제 페이퍼 제목 기억해주시는 독서괭님~
하트 받으옵소서!! ❤️🧡💛💚🩵💙💜🩷💕💕💕
저, 어려운 책 읽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moonnight 2023-09-20 13: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유미의 세포들이라는 드라마가 있군요@_@;;; 책(어려운@_@;;;)도 많이 읽으시는데 드라마까지@_@;;;

단발머리 2023-09-20 17:39   좋아요 1 | URL
안 어려운 책을 더 많이 읽습니다. 비율로 따지면요 ㅋㅋㅋㅋ 드라마는....
저는 유튜브에서 짤로 봐요. 모든 드라마를.... 넷플 안 보는 집이 저희집 ㅋㅋㅋㅋㅋㅋㅋ

유부만두 2023-09-20 14: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유미의 세포 … 한때 저도 정신 없이 봤었어요. 제 플필이 그걸 증명하죠. ^^;;
근데 뇌과학 책에서 배우기론 저런 다양한 감각/결정 세포들이 일을 다 하는 게 아니라 그저 뇌 신경에 신호만 전달하고 만대요. (낭만 파괴 죄송)

단발머리 2023-09-20 17:40   좋아요 0 | URL
저, 귀여운 유미의 세포들 이미지 찾다가 얼마나 반가웠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뇌 신경에 신호만 전달하는 그 귀요미들을 제가 사랑합니다. 특히 사랑세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9-20 14: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문장 어디서 본 것 같은데… (파농과 사르트르요) 쟝님 글에서 봤던 것인가 ^^

스피박을 인도에서는 어떻게 생각할까요? 전 그게 궁금하더라는요…

단발머리 2023-09-20 20:33   좋아요 1 | URL
그러니깐 말입니다. 도대체 어디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스피박을 인도에서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잘 모르지만 <생각하는 여자는 괴물과 함께 잠을 잔다>에서는 큰 키에 짧은 머리의 스피박이 뛰어다닐 때, 이 사람이 여자인지 남자인지 모르고, 이 여자가 과부인지 아닌지 확인하고 싶어하는 인도의 평범한/나이 든/상류계급 남자들이 길거리에서 뜀박질하는 스피박에게 욕하면서 침을 뱉고는 한답니다. 스피박도 같이 욕하고 침을..... 뱉는다고 합니다.

건수하 2023-09-20 17:48   좋아요 1 | URL
헉… 그렇군요… 왜 그렇게 확인을… 그런데 저 얘기도 충격적이지만

저는 <생각하는 여자는 ~ > 의 스피박 챕터를 읽었는데 저 내용이 전혀 기억이 안 납니다. 😱

단발머리 2023-09-20 18:55   좋아요 1 | URL
건수하님~~~

50-51쪽입니다. 전 이 책을 여러번 읽어서 기억이 쪼금 납니다. 근데 키 180은 제가 다른 데서 들은 거 같아요. 책에는 나와있지 않네요. 몇 개 사항을 좀 수정했습니다.

충격받지 마세요~~ 책 읽고 리뷰 쓰고도 기억 1도 안 나는 책이 전 수두룩하답니다. 정확히는 수두룩빽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