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이 부진한 댈러스 소재 학교에 다니는 2학년 학생이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뭘까?

책을 읽어라, 1권당 2달러.

삶 속에 나타나는 좋은 것에 가격을 매기는 행위는 그것을 오염시킬 수 있다. 시장이 단순히 재화를 분배하는 역할에만 머물지 않고, 교환되는 재화에 대해 어떤 태도를 드러내면서 부추기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돈을 주어 책을 읽게 하는 행위는, 아이들을 독서에 힘쓰게 만들지는 모르나 독서를 내재적 만족의 원천이 아니라 일종의 노동으로 여기도록 한다. (26-7쪽)

시장 매커니즘으로서 시작한 방법이 시장 규범이 되고 있다. 분명히 우려되는 점은, 독서를 장려하기 위해 돈을 주면 아이들이 독서를 돈 버는 수단으로 생각하는 데 익숙해지며, 결국 독서의 내재적 장점을 퇴색시키고 밀어내거나 서서히 파괴할 수 있다는 것이다. (94쪽)

우선 탑승권, 렉서스 차로, 대리 줄서기 사업, 불임시술을 장려하기 위한 현금보상, 핵 폐기장 건설, 청소부 보험, 돈으로 살 수 없었으나, 이젠 돈으로 살 수 있는 여러 사례들이 흥미로웠다.

그 중에서 제일 관심을 끈 건, 독서 장려를 위한 현금 지급이었다. 누구나 그 중요성을 인정하는 독서, 독서를 장려하기 위해 돈을 지급한다. 이를 찬성하는 사람들은 “독서를 하는 도중, 격려금의 도움을 받던 도중, 독서의 매력에 빠져 나중에는 격려금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독서하게 되는 일”이 일어날 거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격려금의 액수는 계속 올라가고, 아이들은 건성으로 책을 읽고, 대충 읽은 책에서 간단한 내용을 기억하는 것만으로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독서가 주는 즐거움은 완전히 물 건너 가는 일 아닐까.

독서, 독서 지도에 대한 여러 책들 중 내가 최고로 꼽는 책이다. 첫 아이를 낳은 지인들에게 많이 권하기도 했다. 간만에 찾아보니, 표지가 바꿨다.

 

 

 

 

 

 

 

그 책의 자매편 비슷한 책이다. 이 책도 좋아한다. 뒷표지에 독서 지도에 대한 지침이 있다.

1. 아이에게 직접 책을 골라주지 않는다.

2. 아이의 독서 여정을 방해하지 않고 희생을 요구하지 않는다.

3. 독서에 상을 내리지 않는다.

4. 불필요한 읽기 훈련으로 독서의 아름다움을 왜곡하거나 어지럽히지 않는다.

5. 아이에게 잘못된 정보나 공공연한 비판의 말을 하지 않는다.

이 책과 관련해 3번이 기억났다. 독서에 상을 내리지 않는다. 독서 뿐 아니라, “삶 속에 나타나는 좋은 것에 가격을 매기는 행위는 그것을 오염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독서 행위에 상을 내릴 수 없는, 보상할 수 없는 또 한 가지 이유는, 독서 행위 그 자체를 통해 책을 읽은 당사자는 이미 보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독서를 한다는 것, 책을 읽는다는 것은 짧지 않은 우리네 인생에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즐거움 중 하나이다. 독서할 수 있다는 것,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이미 최고의 보상이다.

그 좋은 일을 경험한 사람에게 2달러는 필요하지 않다. 돈을 주지 않아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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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선정하는 “올해의 책 Best 5”에 넣고 싶은 책이다. 다시 읽고 싶다.

우울한 인간은 노동하는 동물 animal laborans로서 자기 자신을 착취한다. 물론 타자의 강요 없이 자발적으로. 그는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이다. 강조적 의미의 자아 개념은 여전히 면역학적 범주다. 그러나 우울증은 모든 면역학적 도식 바깥에 있다. 우울증은 성과주체가 더 이상 할 수 있을 수 없을 때 발발한다. 그것은 일차적으로 일과 능력의 피로 Schaffens- und Kőnnensmődigkeit이다. 아무것도 가능하지 않다는 우울한 개인의 한탄은 아무것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믿는 사회에서만 가능한 것이다. (28쪽)

타인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 의해 스스로 착취당한다. 가해자인 동시에 피해자가 되는 우울한 인간. 아무것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믿는 사회에서, “난 못 하겠어요.”라고 말할 때, 그는, 우울한 인간, 우울한 개인이 되고 만다.

노동사회, 성과사회는 자유로운 사회가 아니며 계속 새로운 강제를 만들어낸다. 주인과 노예의 변증법은 모두가 자유롭고 빈둥거릴 수도 있는 그런 사회로 귀결되지 않는다. 그것은 오히려 주인 스스로 노동하는 노예가 되는 노동사회를 낳는다. 이러한 강제사회에서는 모두가 저마다의 노동수용소를 달고 다닌다. 그리고 그 노동수용소의 특징은 한 사람이 동시에 포로이자 감독관이며 희생자이자 가해자라는 점에 있다. 그렇게 인간은 자기 자신을 착취한다. (43쪽)

하지만, 우울증, 소진증후군,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와 같은 오늘날의 정신 질환은 심적 억압이나 부인의 과정과는 무관하다. 그것은 오히려 긍정성의 과잉, 즉 부인이 아니라 아니라고 말할 수 없는 무능함, 해서는 안 됨이 아니라 전부 할 수 있음에서 비롯된다. (92쪽)

자본주의가 일정한 생산수준에 이르며, 자기 착취는 타자에 의한 착취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고 능률적으로 된다. 그것은 자기 착취가 자유의 감정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성과사회는 자기 착취의 사회다. 성과주체는 완전히 타버릴 Burnout 때까지 자기를 착취한다. 여기서 자학성이 생겨나며 그것은 드물지 않게 자살로까지 치닫는다. (103쪽)

성과주체는 가해자이자 희생자이며 주인이자 노예가 된다. 자유와 폭력이 하나가 된다. 자기 자신의 주권자, 호모 리베르를 자처하는 성과주체는 호모 사케르임이 밝혀진다. 성과사회의 주권자는 자기 자신의 호모 사케르인 것이다. (110쪽)

옮긴이도 지적했듯이, 긍정성의 과잉이 결국은 자아를 새로운 궁지로 몰아가고 있다. 그러한 사회가 피로사회이다. 피로사회에 살고 있는 우울한 인간들.

아...........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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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옥같이 아름다운 문장이 얼마나 많은데, 나는 굳이, 과감히, 후회 없이 이 문장을 대표문장으로 꼽는다. 나는 이 문장이 그렇게도 좋다. 주옥같이 아름다운 문장이라면 다음과 같다.

* 남의 숨겨진 야심을 잘 찾아내는 사람은 대개 그 자신이 동일한 야심을 지닌 경우가 많습니다. 유난히 남의 욕망이 눈에 잘 들어올 때는 먼저 자기 내면을 조용히 돌아볼 필요가 있지요.

* 혼자 있을 때 행복한 사람만이 다른 사람과 함께 있을 때도 행복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인생의 슬픔과 묘미가 있습니다.

*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꼼짝 못하셨듯이 저도 아내에게는 꼼짝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 중에서도, 세 번째가 제일 마음에 든다. 어떻게 하면, 이들 부자는 ‘아내에게 꼼짝 못’ 하는가. 어떻게 그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남편을 꼼짝 못 하게’ 하는가. 그 비결은 무엇일까.

원래는 에너지를 충분히 사용하고 누린 다음에야 어른이 되는 것인데, 우리 사회에서는 그렇지 못한 사람만이 ‘훌륭한 어른’이 됩니다. 그저 ‘어른 행세’하는 법만 배운 소년들이 ‘훌륭한 어른’ 타이틀을 거머쥐는 셈이죠. 인간이 평생 써야 할 지랄의 총량이 정해져 있다고 볼 때, 지랄이라는 실탄을 거의 사용해보지 않은 사람들이 지도자가 되는 것입니다. (90쪽)

지당한 말씀이다. 지랄을 사용하지 않고, 차분히 도서관과 학교, 학원을 오간 사람들만이 우리나라 최고의 명문대학에 입학할 수 있고, 우리나라 최고의 명문대학에 입학하고, 졸업한 사람만이 ‘사회의 지도층’이 될 수 있다. 범생으로 살아온 3, 40년, 이젠 사회적으로 성공했고, 인정받는 위치에 올랐다. 하지만, 가슴 속에는 사용해보지 않은 ‘지랄 실탄’이 살아서 꿈틀꿈틀 요동치고 있으니.

그런데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에너지가 있습니다. 말하지 않아도 전달되는 내면의 힘 같은 거죠. ... ‘헤어질 수 있는 용기’를 갖는다는 것은 상대방과 독립된 인격체로서 자기 위치를 확보한다는 의미를 지닙니다. 그런 용기 또는 에너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상대방에게 전달되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우습게도 그런 용기를 가진 사람만이 관계를 유연하게 지속시킬 수 있습니다. 관계를 유지하는 데는 관계를 끝장낼 용기가 필요하다는 말씀입니다. 이 원칙은 거의 모든 관계에 적용됩니다. (120쪽)

관계를 끝장낼 용기를 가진 사람만이 관계를 유연하게 지속시킬 수 있다. 이 명제가 모든 관계에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사실일까? 관계를 끝장낼 용기라. 관계를 끝장낼 용기, 관계를 끝장낼 용기라. 모범생 김교수님의 말씀이 과격하다 못해 가히 혁명적이다.

본인의 트위터에서 밝히셨듯이, 이 책에 대한 고신 신원하 교수님의 서평은 참 적절하다.

“김교수의 <욕망해도 괜찮아>는 신학생들과 의식있는 교인들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하지만, 등급을 매기자면 PG다. Under Pastor's Guidance, 목사 신학자의 안내 때론 필요.”

왼편 뺨을 돌려대는 것은 나약하게 “나를 한 대 더 때려달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왼편 뺨을 때리려면 주인은 오른편 손바닥을 이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오른편 손바닥으로 상대방을 때리는 것은 대등한 인간 사이에서 벌어지는 싸움을 의미합니다. 즉 노예가 주인에게 왼편 뺨을 돌려대는 것은 때릴 때 때리더라도 나를 더 이상 노예로 보지 말고 평등한 인간으로 인정해달라는 반항입니다. 이 순간에 필요한 것은 역시 목숨을 건 결기입니다. (123-4쪽)

그렇다면 이 구절은 너무나 많이, 너무나 오랫동안 잘못 해석되어 왔다. “왼쪽 뺨을 때리거든, 오른쪽 뺨도 돌려내라.” 누가 나를 괴롭히는 사람이 있습니까,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이 있습니까. 그 사람이 나의 왼쪽 뺨을 때렸습니까. 그렇다면, 그 사람에게 오른쪽 뺨을 돌려대십시오. 사랑으로 미움을 이기십시오. 아, 이게 아니었단 말이지.

그럼 이렇게.

왼쪽 뺨을 때린다.

왜요? 왜 때려요? 어디 한 번 맞짱 떠 볼까요? 에?

아.....

써놓고 보니, 은근 시원하네.

결국 그날 밤 책상에 앉아 제 책을 주문하고 있는 것은 바로 저입니다. ...“네 책을 왜 또 사니? 베스트셀러 순위 조작하니? 밀어내기하니?” (144쪽)

이 구절은 너무 웃겨서, 너무 웃겨서, 올려본다. 저자 → 어머니 → 아내 → 저자. 공포의 먹이사슬? ㅋㅎㅎ

계층이 고착화되는 이런 암담한 상황에서 한 두가지 특이한 성공 사례를 들어 "더 큰 꿈과 비전을 가져라" "열심히 하면 누구나 최고가 될 수 있다"고 말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 메시지는 자칫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의 주머니만 살찌우는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195쪽)

절대 찬성이다. 현 상황에서 계층 고착화는 출신 대학을 통해 공고해진다. 하지만, ‘좋은’ 대학은 모두가 가고 싶어하니 무엇을 근거로 대학 입학을 결정해야 하나. 그게 수능이다. 비행기도 안 띠우고, 출근 시간도 늦춰서, 듣기 평가에 방해 안 되도록 전 국가가 지원하는 시험, 수능.

그런데, 어찌 보면 학원금지, 과외금지되었던 이전의 학력고사 시대가 오히려 ‘학습 능력’, 정확히는 ‘암기능력’을 평가하는 측면에서는 더 공평했던 것 같다는 저자의 의견에 대해서도 공감한다. 입학사정관제, 반대한다. 부모의 도움으로, 때마다 세계여행 다녀오고, 여기저기 기관에서 인증받고, 그 스펙으로 유수한 대학에 들어가는 것,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 반대한다. 차라리, 그냥 점수로, 점수로 승부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농촌지역이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아이들은 EBS 동영상 강의를 통해 수준 높은 수업을 들을 수 있게 하고, 무료에 가까운 가격으로 교재를 공급하고, 다양한 난이도의 문제를 개발해서, 실제 수능에 출제하고. 그리고, 나머지 변별력은 논술을 통해 해결하도록 한다. 쓸데없이 어려운 문제들, 교수들도 풀기 어려운 문제, 문제 이해 자체가 불가능한 어려운 문제 말고, 각 개인의 특성과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문제들을 출제하고, 학원에서 외운 ‘모범 답안’ 말고, 독창적인 답안에 좋은 점수를 준다. 이건 어디까지나 내 생각이다. “만약 제가 교육부 장관이 된다면~~~”

삼남매 모두 대학교수가 되어, 한국사회에서 나름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존경받는’ 위치에 올랐지만, 결국 자신들은 진정한 ‘사자’가 아니라, ‘사자 가죽’을 뒤집어쓴 ‘당나귀’일 뿐이라는, 저자 형님의 통찰은 정확하다.

특별한 당나귀를 추종하면서 서로 패싸움을 벌이기도 합니다. 그게 사자가 만든 규범인 것도 모른 채, 그 규범을 손에 들고 끊임없이 다른 당나귀를 사냥합니다. (164쪽)

그들 가족도 어디까지나 성공한 ‘중산층’일 뿐이다. 진짜 부자동네 아이들은 동네 싸움에 나타나지 않는다. 다만, 중산층동네 아이들과 산동네 아이들만 서로를 미워하며, 싸울 뿐이다. 그렇다면, 그 싸움, 중산층 아이들과 산동네 아이들의 싸움, 이제는 끝내야 하는 것 아닌가. 그 싸움의 가장 큰 조종자이자 수혜자인 진짜 부자동네 아이들은 저 쪽에서 에어컨 나오는 실내에서, 시원한 얼음동동 레몬에이드 마시며, 그 싸움 보고 있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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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여기에 간다.

서울에 산다는게 이럴 때 좋네.ㅋㅋ

 

비가 오면, 탁오빠한테 칭찬들을 거 기대했는데, 비가 그쳤다. 그래도 신난다.

 

애들 저녁은 김치볶음밥. 만들어 놓고 간다, 난 간다. ㅍ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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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외모 담당 주기자

‘나꼼수’ 방송을 처음 들었을 때, 사정없는 웃음소리에 누가 누구인지 도저히 분간할 수 없을 그 때에, 방송에서 들은 바, 나꼼수의 ‘외모 담당’은 주진우였다. 누나 팬이 많다 했고, 어디가나 인기 폭발이라 했다. 사진으로 네 명을 확인하고, 생각했다. ‘정봉주가 내 스탈인데.... 쩝’

그런데, 서울 시장 선거 때나, 싸인회에 나타난 네 명의 사진을 자주 보게 된 후, 나도 점점 우리의 ‘주진우’가 좋아졌다. (나이는, 나이는 잘 모르겠다. 설마 내가 ‘누나’는 아니겠지!!! 아니길, 제발 아니길. 참고로 내가 주진우 기자의 누나인지 아닌지는 확실히 모르겠으나, 나는 시사인 정기구독자‘의’ 아내이다.)

네 명이 나란히 섰을 때, 느낌이 젤 좋다. ‘다른데 아끼고 옷은 좋은 거 입는다‘는 비싼 옷들이 옷값을 하는건지, 아니면 워낙 외모가 출중하신 분들과 같이 있어서 그런지 모르겠으나, ‘외면’ 상으로, ‘외모’ 상으로는 주기자가 최고다. 이 사진과 같이 비교해봐도 좋겠다. ㅋㅎ

 

 

 

 

 

 

 

 

 

 

 

 

 

 

 

 

2. 거대한 벽; 삼성과 종교

이건희 회장 ‘삼성 전용기 지시 사항’

(1) 담요를 두 장 꼭 덮어줘라 ; 자기가 비행기 타면 꼭 담요 두 장을 달라는 건데, 그냥 말로 하면 되는 걸 그룹 지시 사항으로 기록하게 한다.

(2) 초코칩 쿠키의 초코가 촉촉함이 떨어진다 ; 이건희 회장이 전용기에서 쿠키를 먹은 후 내린 특별 지시 사항이다. 그러자 신라호텔 베이커리에서 쿠키 담당자들이 공항까지 나와서 ‘앞으로 어떻게 초코칩 쿠키를 만들겠습니다’라고 답변한 내용까지 모두 다 기록되어 있다. (78-9쪽)

문제는 삼성이 아니라, 삼성의 오너 이건희에 대한 신격화와 이건희 일가의 그룹 독점이다. 김용철 변호사도 ‘이건희 회장을 신격화하는 사이비 종교 집단 같은 분위기’(77쪽)에 혐오를 느꼈다고 말했다.

한 발 잘못 디디면 낭떠러지에서 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이렇게 죽는구나’라는 순간을 여러 번 겪어야 했다. 여러 가지 면에서 조심하고 대비했다. 김 변호사와 나는 안전을 고려해 호텔을 옮겨 다녔다. 2-3시간 수면, 잠이 모자라 팽팽한 긴장감으로 하루하루를 버텼다. 협박, 유혹, 오해, 뒷말, 비난 ...... (88쪽)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 폭로’를 함께 하다보니, 안전이 위협받는 경우도 있었나 보다.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지만, 맘이 너무 아프다. 수고하셨습니다, 주기자님.

7월 31일 조 목사의 설교 한 부분이다. “교회를 사랑한다고 하면서 나의 발목을 붙잡고 내게 흉악한 그물을 덮어씌우는 사람이 있으면 앉아서 한번 둘이 대면해보고 싶습니다. 누가 교회를 위해서 더 많이 헌금을 냈는지, 헌금 계산을 한번 해 보자. 헌금을 얼마나 내었는지, 내었으면 그것을 가지고서 교회를 사랑한다는 증거를 내세워야 되는 것입니다.” (108쪽)

이젠 부끄러워 더 이상 할 말도 없다. 조 목사님은 그 이후에도 계속해서, 계~~~~~~속해서 ‘화제성 연타’를 치고 계신다. 어디까지 갈지 끝이 안 보인다. 암울하다.

정진석 추기경을 보면 떠오르는 일화가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1980년 광주민중항쟁으로 군법회의에서 사형선고를 언도받고 청주교도소에 수감 중이었다. 사형선고가 내려지자 독실한 신자였던 김대중 대통령 가족이 당시 청주교구장 정진석 주교를 찾아가 여러 차례 김대중의 봉성체(미사에 참석할 수 없는 신자에게 성체를 모셔가 영해주는 것)를 요청했다. 하지만 그는 끝내 거절했다고 한다. 훗날 함세웅 신부가 사형수가 청한 봉성체를 사제가 거절한 이유를 묻자, 정진석 추기경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126쪽)

정치권력의 눈치를 보는, 전혀 사제 같지 않은 정진석 추기경도 한 건 추가.

3. 숨길 수 없는 기자 본능

어릴 때부터 삐딱했다. ‘이웃집에 오신 손님, 간첩인가 살펴보자’. 그 표어를 보고는 선생님한테 “아니, 이웃집에 손님이 왔는데 그렇게 의심하면 이웃 간에 싸우는 거 아닌가요?” 이렇게 말했다가 되게 욕먹었다. 이승복이 진짜 죽으면서까지 꼭 그렇게 공산당이 싫다고 해야 되느냐고, 앞에서는 가만히 있다가 그냥 뒤에서 욕하면 안 되는 건지 물어봤다가 호되게 당한 적도 있다. (149쪽)

꿈꾸어야 이루어질 수 있다. 꿈꾸고 걸어가면 목표에 도달하도록 우주만물이 돕는다. 1, 2년 동안 공부해서 준비한 사람과 10년 동안 좋아한 사람과는 비교가 안 된다. 선수들이 보면 안다. 내가 어떤 분야를 꿈꾸면서 계속해서 하나씩 둘씩 쌓아가면, 나중에 그것이 주머니 속의 송곳처럼 삐져나온다. 그게 바로 꿈꾸고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다. (191쪽)

이들이 유일하게 무서워하는 게 돈 뺏기는 거다. 그래서 난 5백 원이라도 뺏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부당하게 쌓은 부에 대해서는 무든지 해서 추징해야 된다. 이명박 대통령 주변 사람들은 욕먹는 것, 칼을 씌워 광화문 앞에서 석고대죄시키는 것보다 5만 원을 뺏으면 더 슬퍼할 거다. 명예라는 건 애초에 없어서 부끄러운 것은 상관하지 않는다. (203쪽)

주기자님의 계획대로, 꼭 해야할텐데. 숨겨놓은 돈, 감추어 놓은 돈, 꼼꼼하게 찾아내서 추징해야 할 텐데. 찾아낼 때, 전두환이꺼도 같이 찾아 내야 할 텐데...

4. 대형차와 택시와 버스

참여정부 인사들은 자리에서 물러나면 택시를 타고 다니지만, 이명박 정부 인사들은 자리가 없어도 기사 딸린 대형차 탄다. 김근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퇴직 후 버스를 타고 다녔다. 건강도 안 좋으신 분이. “그냥 이게 편해. 편해”라고 하셨다. 실제로는 돈이 없었다. (205쪽)

아.... 그런데도 사람들은 모른다. 다 똑같이 욕한다. 다 거기서 거기라고. 크게 외치고 싶다. 아니에요, 아니란 말이에요. 단위가 다르단 말이예요.

5. 영어 선생님과 박통

대통령은 눈물을 흘렸다. 대통령이란 귀한 신분도 잊은 채. 소리 내어 눈물 흘리자 함께 자리하고 있던 광부와 간호사 모두 울면서 영부인 육영수 여사 앞으로 몰려 나갔다. 어머니! 어머니! 하며. 육 여사도 함께 울면서 내 자식같이 한 명 한 명 껴안아주며 “조금만 참으세요”라고 위로하고 있었다. (274쪽)

고등학교 2학년 때였다. 영어시간. 우리학교 출신이신 P선생님이 들어오셨다. 평준화 되기 전, 우리학교는 명문이었단다. 그런데, 평준화 이후, 성적이 하향평준되어, 예전의 명성을 전혀, 전혀 오늘의 영광으로 되살리지 못해, 영어 선생님은 동문회에 참석하시면, 후배들의 하향평준화된 성적에 대해 심히 걱정하시는 왕선배님들의 성토와 염려를 한 몸에 받으신다 했다.

나는 영어 선생님을 좋아했다. 영어를 좋아하기도 했지만, 선생님 같은 스타일이 좋았다. 철저한 수업 준비, 카리스마 넘치는 분위기에, 가끔씩 해주시는 말씀은 ‘열씸히 공부해야겠다’는 각오를 한껏 불러일으켰다.

그 날이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시던 선생님은 이런 말씀을 하셨다.

여러분, 그래도 이것을 잊으면 안 돼요. 전에 박통(박정희 대통령)께서 독일에 가셨을 때, 어쩌구, 저쩌구...” 자세한 내용은 상기와 같다. 선생님 이야기에서는 눈물 흘리는 박통에게 독일 총리가 손수건을 내밀었다. 말미에 선생님은 간호사들처럼 눈시울이 붉어지시니, 나는, 내가 좋아하는 선생님의 이 감동적인 이야기에 울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잠시 고민을 했다. 머릿속은 말 그대로 상황이 복잡했는데, 한 쪽으로는 ‘그래도 박대통령은 독재자야.’ 하는 생각이, 또 한 쪽으로는 ‘그래도 너무 감동적이다. 그 분도 가난한 나라의 대통령으로서, 국민들을 엄청 사랑하셨구나.’ 하는 생각이, 서로 자기 말이 맞다며 설전을 벌이고 있었다.

선생님을 진심 좋아했던 나는, 눈물이 나올락말락하는 정도에서 감정선을 정리했다. 그 날 이후, 이 감동적인 이야기는 마음 속 깊이 간직하고 있었는데, 얼씨구나, 이게 유명한 이야기였다. 그것도 조작의 징후가 뚜렷한 감동적인 이야기.

선생님은 좋은 분이셨다. 우리를 정말 사랑하셨고, 대학 입시 위주의 교육 제도 하에서 우리를 도와주시려 최선을 다하셨다. 하지만, 선생님은 박통도 사랑하셨나보다. 그건 선생님의 생각이니 뭐, 내가 어쩔 수 있는 건 아니겠지. 그런데, 궁금하다. 혹 선생님은 지금, 18년이 지난 지금, 그토록 사랑했던 박통의 딸을 사랑하고 계신건 아닌지.

6. 꽃길이었다면 가지 않았을 것이다.

꽃길이었다면 가지 않았을 것이다. 뜨거울수록 뜨거운 맛을 볼 수 있다는 것도 안다. 김어준, 정봉주, 김용민과 공방에서 처음 만났을 때 앞이 환하게 뚫려 있었다. 감옥으로. 그래서 지금은 그냥 잡혀가는 데 같이 가는 거다. .... 분명히 깨질 수 있다. 어쩔 수 없다. 나도 그렇고 나꼼수도 완벽하지 않다. 하지만 피하지 않고 맞서겠다. 혼자 피하면 쪽팔리는 거다. (346쪽)

함께 하는 이 있어, 덜 외롭겠지만, 함께 하는 이 있어도 힘든 건 사실이다. 나는 너무 소심한 소시민이라 그를 도울 길 없어, 새로 생긴 알사탕으로 그의 책을 주문했다. 그가 힘내기를, 지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마지막으로, 원숭이 *구멍은 빨개~처럼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생각 또 생각.

주기자 → 나꼼수 → 네 남자 → 신사의 품격 → 장동건

장동건, 생각의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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