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는 그 단어가 생각이 안 났다. 말로는 툴툴거리면서 좋아하는 마음에 은근슬쩍 챙겨주는 그런 캐릭터의 남자를 가리키는 말. 차도남이었나, 그건 아니고. 시크남이었나. 아니야, 그것도 아니야. 응팔의 류준열이 연기했던 정팔이 캐릭터를 가리키는 말. 츤데레, 그래 츤데레. 나는 츤데레 캐릭터를 싫어한다. 맘으로는 좋아하면서 실제로는 툴툴거리고 짜증내고 은근 뒤에서 챙겨주고 배려하는 스타일을 딱 싫어한다. 곰곰 생각하지 않고 대충 생각해봐도 내 인생에 그런 식으로 애정을 내비친 사람이 1도 없었는데, , 나는 텔레비전을 너무 많이 봤던가. 아무튼 츤데레 남주는 사양한다. 사양합니다, 츤데레.

 

『빌레뜨 2』를 읽으며 츤데레 남주에 대한 나의 적의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았다. 어차피 여주는 제인에어이고, 남주는 로체스터일테니, 그건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지만, 나는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어떤 경우에라도, 어떤 상황에서라도 이 츤데레 남주에게 넘어가지 않으리라. 예상되는 결말에 도달하지 않으리라.

 

하지만, 평생 아끼며 사랑하는, 마음 깊이 존경하고 심히 애정해 마지 않는 샬롯 브론테 선생님의 손길을 몇 번 거치고 나니, 나는 츤데레에 대해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렇게 되고야 말았다. 이를 테면, 이런 대목.

 


누렇게 바랜 사전과 다 낡은 문법책 사이에 참신하고 흥미로운 신간이나 달콤하게 무르익은 고전이 마법처럼 끼어 있었다. 바느질감을 담은 바구니 밖으로 로맨스 소설이 웃으며 내다보고 있고, 그 밑에는 소책자나 잡지가 숨어 있었다. (149)

 


이 츤데레의 치명적 약점에 대해 열거하자면 시간이 부족하다. 이 밤이 짧다. 나는 이런 츤데레 캐릭터가 싫다. 실제도 싫고, 상상도 싫다. 그런데! 참신하고 흥미로운 신간을 골라주는 사람이라면 마음이 좀 흔들릴 것 같다. 달콤하게 무르익은 고전을 살짝 놓고 가는 사람이라면, 로맨스 소설을, 소책자나 잡지를 내 자리에 무심하게 남겨놓고 가는 사람이라면, 그런 사람이라면 다시 생각해 볼 수도 있겠다. 츤데레이지만 참신하고 흥미로운 신간을 고르는 안목에, 살뜰히 신간을 전해주는 그런 사람이라면, 진지하게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겠다.


















츤데레 남주라도 용서하게 만드는 참신하고 흥미로운 신간으로는 이렇게 세 권을 꼽아본다. 『일곱 해의 마지막』,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이후 8년 만에 펴내는 김연수의 장편소설이다. 두 번째는 토마 피케티의자본과 이데올로기』. 다른 설명이 필요 없다. 1,300쪽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는, 딱 한 권만 고르라고 하면 고르게 될 것 같은 책. 신간 아닌 고전. 고전인데 리커버 개정판이라 신간, 『최초의 신화 길가메쉬 서사시』. 우리가 아는 모든 이야기의 시작이라고 소개되고 있다. 끝으로, 존경해 마지 않는 샬롯 브론테님의 흉내를 내보자면.

 


독자여, 결국 난 이 책에 대한 스포일러를 포함하지 않으면서도 이 페이퍼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이 소설이 주는 모든 즐거움은 이제 오롯이 그대의 것이다. 내가 누렸던 기쁨과 안타까움을, 분노와 좌절을, 그리고 따뜻한 위로를 그대도 누릴 수 있게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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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06-19 0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남자가 소설 속에 있네요. 샬롯 브론테 님, 상상력 너무 풍부하시네. 세상에 그런 남자가 어디있어요, 참신하고 흥미로운 신간을 놓고 가는 그런 남자. 그런 남자 없어요, 없어. 흥!!

단발머리 2020-06-19 07:54   좋아요 0 | URL
맞아.... 그러긴 해요. 참신하고 흥미로운 신간 살포시 놓고 가는 그런 남자가 어디있대요. 골라와도 내 맘에 안 들면 어쩔....
신간은 그냥 내가 사는 걸로 해요. 내 신간은 내가 산다!!!

페넬로페 2020-06-19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응팔의 류준열을 좋아했는데
덕선이 택이를 선택해서 많이 속상했었어요~~
아마 그 츤데레때문일듯 하네요^^
츤데레 로체스트!
이 책 꼭 읽어보고 싶어요~~

단발머리 2020-06-19 10:56   좋아요 1 | URL
전 그 시리즈를 안 봤는데 제 주위에도 다 류준열 팬이라서 ㅎㅎㅎㅎㅎ 츤데레에 대한 여러분들의 사랑과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 책에는 츤데레 완결 캐릭터가 등장하기에 츤데레 좋아하신다면 더더욱 즐거운 독서타임 되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비연 2020-06-20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심지어 책을 놓아두고 가는 츤데레 남자라니. 상상이 안 가네요. 그런 사람이 현실에 존재한다면.. 한번쯤 마음이 가보려나요. 그러나 우리는 알지요... 없다는 거.. 내가 놔줘도 깔고 앉을 남자들만 있는 이눔의 세상...ㅜㅜㅜ

단발머리 2020-06-25 11:50   좋아요 0 | URL
내가 놔줘도 깔고 앉을 남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게요.
신간이야, 신간! 말해줘도 깔고 앉는다면 그러게요. 이만 쩜쩜쩜입니다.

유부만두 2020-06-21 0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피케티 책을 사주는 대신 그 책에 따라오는 굿즈 동그란 금색 서진을 제게 주는 남자를 상상합니다.

신간은 내가 고르고 내가 사야죠. 내 취향을 하나 하나 따라오면서 알고 신간 까지 챙겨주는 사람은 .... 알라딘에만 있는 것 같아요. 현실엔 읍씀.

단발머리 2020-06-25 11:51   좋아요 0 | URL
내 취향을 알고 하나하나 따라오면서 신간 챙겨주는 남자 없죠. 없습니다. 다행히 ‘알라딘 추천마법사‘가 제 취향을 알더라구요.
다는 아니지만, 방향은 얼추 맞춰요. 헤헤헤.
 
















꼭 땡투를 해야한다. 마이리뷰, 마이페이퍼에 올라온 글 맨 끝에 <Thanks to>를 클릭하면 된다. 예전에는 땡투하는 사람과 땡투받는 사람에게 모두 적립금이 주어졌는데, 이젠 땡투받는 사람만 1% 땡투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물론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기쁜 일이기는 하나, 알라딘에서 주겠다면 난 그 1% 받고 싶은 마음이다.  



책을 가능한 사지 않고 빌려읽는 나의 '책 안 사는 이유' 중 하나는 책을 '버리는 게'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 옷은 그렇지 않다. 옷은 고르는 것도 사는 것도 버리는 것도 쉽다. 고쳐야할 나쁜 습관이어서 올해는 여름티 한 장 사지 않고 버티는 중이다. 모두 코로나 덕분이다. 책은 그렇지가 않다. 책에는 모두 제각각의 사연이 있고, 기억이 있고, 흔적이 있다. 집에 한 번 들어온 책을 밖으로 추방하는 일이 너무 힘들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 감행해야 하는 큰 일이다. 이사하면서 책장 세 개를 버렸다. 그 안에 들었던 책의 반은 나눠주고 반의 반은 팔았고, 나머지는 버렸다. 이젠 책을 사지 않으리... 쩜쩜쩜. 



페미니즘 책은 예외다. 페미니즘 책은 보고 다시 봐야 하고, 반드시! 줄 치며 읽어야 하기에 구입해 읽어야 한다. 딸아이 책 주문하면서 준비하는 마음으로 9월의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도서를 미리 구입했는데, 목차를 보자마자 선행학습 본능을 일으킨다. 마침 권김현영의 추천사도 그러하여 무척 만족스럽다. 사야 할 책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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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0-06-17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다움달 책사기 전에 땡스투하러 들어왓는데!! 히히

단발머리 2020-06-17 21:21   좋아요 1 | URL
공쟝쟝님!!!! 하이!
땡투 하고 장바구니에 넣고 나서 10일 안에 사야해요. 이미 알고 있겠지만요😜

공쟝쟝 2020-06-17 21:24   좋아요 0 | URL
룰루~! 조아요 조아요!

단발머리 2020-06-17 21:25   좋아요 0 | URL
이건 9월 도서니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일단 6월 도서를 읽기로 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푸핫!

공쟝쟝 2020-06-17 21:34   좋아요 0 | URL
그러나 저러나 이런 프로선행(학습)러 단발님..

단발머리 2020-06-17 21:37   좋아요 0 | URL
몰래 선행 시작했으나 뒷심 부족으로 막판에 헉헉대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님 많이 읽었나요? 에코페 완전 열공모드던데요? 연필로 줄을 쫘아악!

공쟝쟝 2020-06-17 21:37   좋아요 0 | URL
으아니여... 연차내는날만 기다려요. 그날은 에코펨이다 ㅋㅋㅋ

단발머리 2020-06-17 21:39   좋아요 0 | URL
어제는 @@이 넘 늦었어요. 오늘은 어때요? 아~~~ 일이 많기도 하여라 ㅠㅠ

psyche 2020-06-18 0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몰랐어요 ㅜㅜ 책을 잘 안(못?)사긴 하지만 살때는 꼭 잊지말고 땡투해야겠네요!

단발머리 2020-06-19 07:28   좋아요 0 | URL
아~~~ 모르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구요. 전에는 주는 사람에게도 책 구매금액의 1%를 적립금으로 주었는데 이제는 받는 사람에게만 주다 보니 저도 가끔 깜빡하게 되고 그러더라구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

다락방 2020-06-18 0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책상에 책이 놓인 사진, 정말 근사하네요!! >.<

단발머리 2020-06-19 07:29   좋아요 0 | URL
3초간 다른 책들도 놓고서 설정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요. 허허허. 귀찮아서 그대로 찍었어요^^
감사합니다, 다락방님!
 
빌레뜨 1 창비세계문학 81
샬롯 브론테 지음, 조애리 옮김 / 창비 / 2020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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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님 외모의 왕자님이 나만의 ‘그’가 되어주기를 바랬던 나는, 그에 대한 애정을 우정으로 축소하려는 ‘이성’의 호통 앞에서 한없이 쓸쓸했다. 장난기 어린 그의 미소를 내가 얼마나 사랑했던지...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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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06-17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뭐야 뭐야 뭔데요. 이 책 뭐야 ㅠㅠ 뭔데 평이 이래요. 너무 읽고싶잖아 ㅠㅠ 어쩐지 넘나 내 스타일일것만 같다.
저도 읽을래요, 빌레뜨 읽을래요. 후려치는 이성 앞에서 저는 울게될까요? 우앙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단발머리 2020-06-17 16:48   좋아요 0 | URL
슬픈거는 우리에게 내장된 ‘페미니즘’ 의식이 나도 모르게 검열한다는 것.
전 2권 아직 읽기 전이라 답을 정하지는 아니하였습니다 ㅠㅠㅠ

다락방 2020-06-17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창비한테 빌레뜨 달라고 할걸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단발머리 2020-06-17 16:48   좋아요 1 | URL
창비야! 다락방님께 빌레뜨를 내어 놓으렴! 그렇지 않으면 구워먹으리!

잠자냥 2020-06-17 17:53   좋아요 1 | URL
주군의 연인하고 교환해 달라고 메일 보내 보세요. 푸하하하하하하하. 그 순간 진상 다락방 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0-06-17 19:31   좋아요 0 | URL
되돌아보면 너무 슬픈 이야기 아닙니까.... 다락방님에게도 빌레뜨를! 빌레뜨를! 빌레뜨를!

다락방 2020-06-18 08:35   좋아요 0 | URL
제가 진상이 되지 않을 수 있는건, 그렇다고 주군의 연인을 내보내고 싶지는 않은 마음 때문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0-06-18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창비세계문학 81번은 표지 왜이렇게 예쁘게 만든거에요? ㅜㅜ

단발머리 2020-06-18 08:42   좋아요 0 | URL
저도 그래서 첨에는 빌레뜨는 그 시리즈가 아닌 줄 알았어요. 근데 <금색공책> 창비세계문학 73, 74번도 시리즈와 다른 표지더라구요. 더 팔고 싶어서 그런거 아닐까요? 아, 너무 상업적 마인드인가요? @@
 


















천천히, 아주 천천히 읽었다. 한 문장을 읽고 다음 문장을 읽었다. 아니, 단어 단위로 쪼개어 읽었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읽었다. 내가 좋아하는 실체가 샬롯 브론테인지 아니면 샬롯 브론테의 제인 에어인지를 확인해야 했다. 위대한 작품은 작가의 예상을 뛰어넘고 작가가 의도한 바를 넘어선다고 생각해왔다. 위대한 작가라는 말보다 위대한 작품이라는 말이 더 정확한 말이라 생각했다. 샬롯 브론테의 가장 위대한 작품은제인 에어』가 되어야 했기에 나는, 『빌레뜨』를 아주 천천히 읽었다. 소설 속에서 그녀도 모르는 흠결을 찾아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얼마 되지 않아 나는 금방 소설 속으로 빠져들었다. 의지할 사람 하나 없이, 트렁크 하나 들고 상복을 입은 채, 런던으로 향하는 가련한 주인공이 되어 버렸다.

 

 

내 처지가 유령처럼 날 덮쳐왔다. 나는 아무 데도 어울리지 않고 쓸쓸하고 희망이 없는 처지였다. 이 거대한 런던에서, 여기서 혼자 무얼 하고 있는가? 내일은 뭘 해야 하는가? 내 인생에 무슨 전망이 있는가? 이 세상에 친구라고 누가 있는가? 나는 어디에서 왔는가? 어디로 가야 하나? 무엇을 해야 하나? (70)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혼자 여행하는 여자가 흔치 않던 시대였다. 수수하다 못해 초라한 차림의 젊은 여자가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일자리를 찾아 타지로 먼 여행을 떠난다. 두려움을 이겨내려고 애쓰는 그녀의 내면에서 오히려 강인함이 느껴진다. 내가 가지고 있지 못한 그것을, 그녀는 가지고 있다. 더 안전한 세상, 더 개화된 세상을 살면서도 난 아직도, 세상에 대해 두렵고 떨린 마음이다.

 


 

침착하게 자신의 운명을 개척해나가는 주인공은 요행을 바라지 않는다. 자신이 할 수 없는 것을 할 수 있다고 말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에게 필요한 일들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그 중의 하나가 외국어 공부다. 아무도 강요하지 않았지만, 미루거나 서둘지 않으면서 꾸준히 외국어를 공부했고, 꼭 필요한 순간에 그 외국어를 이용해 자신의 처지를 바꿔나갔다. 베끄 부인과 주인공의 대화는 자주 프랑스어로 이어졌기에, 원문에 프랑스어로 표기된 부분은 각주에 ‘()’라고 표시되었다. 이런 식이다.

 

 




프랑스어를 아주 조금이라도 알고 있다면, 샬롯 브론테가 전하고자 했던 느낌을 좀 더 세밀하게 가늠할 수 있었을 텐데. 『나혼자 끝내는 독학 프랑스어 첫걸음』도 마치지 못한 사람은 하릴없이 각주만 쳐다본다. 후회는 이제 그만. 다시, 루시 스노우가 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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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16 20: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20-06-16 20:42   좋아요 0 | URL
👍🏼👍🏼👍🏼🎉🎉🎉🎉🎉 정말 대단하십니다!!! 제가 아는 단어로는 이런게 가끔 나왔어요.
Bon soir!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요즘은 코로나 생각 뿐이다.


사실이 그렇다. 코로나19 이후 삶의 모습이 달라진 정도는 사람마다 다를 테다. 아침에 집을 출발할 때부터 마스크를 쓰고 있어야 하고, 밥 먹을 때 잠깐 마스크를 벗을 수 있는 정도에서 재택근무하는 경우엔 작업 환경이 완전히 변한 경우다. 보고 싶은 친구들과의 만남을 기약 없이 연기하기도 하고, 여행 계획을 취소하는 경우도 있을 테다. 이전과는 다른 업무를 처리해야 할 수도 있고, 이전의 업무에 더해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새롭게 처리해야 할 업무도 있을 것이다. 나같은 경우, 아이들이 학교를 가지 않으니 방학의 연속이다. 겨울에 두 달, 여름에 한 달이었던 방학이 1월부터 계속되다가 이제 6월이다. 이제 학교에 가기는 하는데, 한 명이 가면 한 명이 남는다. 남아있던 한 명이 학교에 가면, 학교에 다니던 한 명이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한다. 아이들은 방학이고, 내겐 성수기다.


기본소득과 관련된 책 중 읽은 책은 이 책이 유일하다. 『리얼리스트를 위한 유토피아 플랜』. 우리가 바라는 유토피아의 건설을 위해 저자 뤼트허르 브레흐만은 기본 소득 지급, 주당 15시간 근무 그리고 국경 없는 세상을 주장한다. 2009 5월 영국 정부의 퇴역 군인 노숙자에 대한 실험 결과를 토대로 기본 소득은 현금으로, 모든 국민에게 지급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주장한다.



일에 대한 개념을 수정하는 일이 제일 중요하다. ‘일하기 싫거든 먹지도 말라는 신념에 사로잡혀 있다면 그 다음 발걸음을 내딛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의 정의 자체를 수정하면 가능하다.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아이를 낳는 것, 아이를 먹이는 것, 아이의 먹거리를 만드는 것, 아이를 수영장에 데려다 주는 것, 아이와 함께 옷을 고르는 것. 이 모든 것이 일이다. 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이다. 아이에게만 그러한가? 부모님과 함께 정형외과를 방문하는 것, 치과를 방문하는 것, 부모님의 핸드폰을 수리하기 위해 동행하는 것, 부모님의 새 구두를 사러 가는 것, 김장 배추를 사기 위해 함께 시장에 나가는 것. 이 모든 일이 이다. 새로 외국어를 배우는 것도, 첼로를 배우는 것도, 요가를 배우는 것도 모두 일이다. 쓰레기를 분리 수거하는 것, 음식물 쓰레기를 내놓는 것, 새 침대시트를 꺼내고, 집을 청소하는 것. 모두 다 일이다. ‘을 버는 행위, 임금과 관련된 행위만을 이라고 제한하지 않는다면, 이 모든 일은 이 될 수 있으며, ‘이라 불릴 수 있다.  <출처 : https://blog.aladin.co.kr/798187174/9716576>




경제학자 다이앤 코일Diane Coyle이 지적했듯 일반적으로 공식적인 통계 기관은 무보수 노동을 구태여 포함시키지 않는다’. ‘아마도 (무보수 노동의 대부분을) 여성이 담당하기 때문’(113)이라고 그는 말한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전 국민에게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되었다. 코로나19와 같은 초유의 상황이 아니라면, ‘나라에서 공짜 돈을 받는 일은 감히 상상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나라 곳간을 걱정하던 평범한 시민들은 재난지원금을 들고 마트에 갔다. 외식을 하고, 식료품을 샀다. ‘재난지원금경제정책의 일환으로 접근해 전 도민에게 무조건적으로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정책이 더 나은 건지, ‘복지정책의 일환으로 이해해 형편이 어려운 소규모 사업자에 대해 집중적인 지원할 것을 주장하는 박원순 서울시장의 정책이 나은 것인지, 그건 잘 모르겠다. 하지만, 국민 모두가 일상을 잠시 멈춰야 하고, 선택적 자가격리를 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재난지원금을 시작으로 기본소득에 대한 국민적인 논의가 시작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직함이 내게 아무것도 줄 수 없는 세상이 도래한다면, 노동 없는 세상이 펼쳐진다면, 인간보다 훨씬 더 똑똑하고 전염병의 위험에도 안전한 AI가 노동의 상당 부분을 담당해 준다면, 우리 인간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임금노동으로 얻을 수 있는 소득이 현저하게 줄어든다면, 생존 이상의 삶, 인간다운 삶'을 위해 인간은 무엇을 해야 하고, 또 할 수 있는가.


가사부불노동과 돌봄노동이 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이를 노동으로 인정하면 된다. 그런 활동을 이라고 규정하고, 그에 대한 임금을 지급하면 된다. 더 많이 벌고 더 많이 쓰기 위해서가 아니라, 존재하기 위해, 행복하기 위해, 평범하지만 소중한 일상을 위해 을 지급하면 된다. 정치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더 중요하다. 새로운 미래를 상상할 수 있는 정당과 지도자를 통해서만 이 일은 가능하다. 물론, 그런 정당과 지도자를 알아보는 국민의 안목 없이는 안 될 일이다. 결국은, 우리에게 달렸다. 우리 스스로에게 달린 일이다. 




◆ 김누리> 첫 번째는 폐기하거나 아니면 자본주의를 인간화하거나.
◇ 정관용> 자본주의의 인간화.
◆ 김누리> 저는 휴머나이즈라고 부르고 싶은데요. 말하자면.
◇ 정관용> 북유럽형 복지모델은 인간화한 자본주의인가요?
◆ 김누리> 어느 정도는 그렇다고 볼 수 있겠죠. 여기서 인간화라고 하는 것은 세 가지 측면이 있겠는데요. 첫 번째는 자본주의라는 게 인간을 소외시키거든요. 소외시킨다는 말은 사실은 인간의 삶을 전도시킨다는 거죠. 사물이 인간을 지배해요, 자본주의에서는. 그런 의미에서 소외시킨다는 거고요. 두 번째는 이 자본주의는 사회를 파괴한다는 말이에요. 사회적 공동체를 지금 파괴하고 일종의 정글로 만들어요. 세 번째는 좀 전에 말씀드린 대로 자본주의는 무한히 자연을 침탈하고 파괴합니다. 이 세 가지 요소를 사실은 인간과 자연이 화해하면서 살 수 있는 방식으로 인간화해야 된다고 봅니다.

<코로나 사피엔스>, 김누리 중앙대 교수 "바보야, 문제는 생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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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20-06-15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면서 기획했던 행사들을 줄줄이 취소하고 있어요.
억지로 머리를 싸매고, 밤잠을 줄여가며 기획안 쓰고,
행사 준비로 며칠을 고생했는데, 그냥 취소해버리는 것도 엄청 스트레스네요.
이렇게 쉽게 취소할 행사였으면 그 고생은 대체 왜 했던 건지. ㅠㅠ

단발머리 2020-06-19 07:31   좋아요 0 | URL
너무 속상하셨을 거 같아요. 코로나로 상황이 급변하니 정말 내일을 알 수 없는 매일이죠.
지금 같은 상황이면 그냥 진행하는 것도 그것대로 부담되고 하니까요.
밤새우며 애쓰셨을텐데....참, 이놈의 코로나가 여러모로 말썽이네요 ㅠㅠ

공쟝쟝 2020-06-16 0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난지원금 받으면서, 저도 기본소득이며 이런저런 생각 많이 했더랬죠. 앞으로의 세계가 많이 달라질터인데, 관련한 책 저도 찾아 읽어볼까 싶어요... 그나저나 코로나 ㅠㅠㅠ 으어ㅠㅠㅠㅠ 벌써 6월도 가는데..

단발머리 2020-06-19 07:34   좋아요 1 | URL
전, 답은 기본소득이라고 생각해요. 다른 책들도 더 찾아보려고 하구요.
수도권이 계속 확진자가 나오니까 다른 지역도 걱정되고 그러네요. 6, 7월은 이런대도 진짜 걱정은 또 가을 ㅠㅠㅠ 흐엉 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