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페미니즘의 도전 - 한국 사회 성정치학의 쟁점들
정희진 지음 / 교양인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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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 뿐 아니라 2023년 현재, 우리 사회 가장 첨예한 주제에 대한 날카로운 분석. 너무 날카로워 책 한권에 모두 다 밑줄 긋는 불상사는 기본값. <페미니즘의 도전> 이후 18년이 지났음에도 여전한 우리의 현실에 실망스럽기는 하지만. 포기는 이르다. 다시! 다시 페미니즘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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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12-08 17: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 님도 완독!! 필 승!!

단발머리 2023-12-08 17:57   좋아요 1 | URL
필! 승! 🤨🤨🤨🤨🤨

독서괭 2023-12-08 18: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와 다들 빠르게 완독을!

단발머리 2023-12-08 18:23   좋아요 2 | URL
얼른 1회독하고요 찬찬히 2, 3, 4회독 가려고요 ㅋㅋㅋㅋㅋ

은오 2023-12-08 22: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북다트 아니었으면 이 책 형광펜에 절여졌을 듯합니다 ㅋㅋㅋㅋ

잠자냥 2023-12-08 22:47   좋아요 2 | URL
책이 그래서 형광색

은오 2023-12-09 02:52   좋아요 0 | URL
출판사의 큰그림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2-08 22:4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저는 아예 안 그음 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3-12-12 08:56   좋아요 1 | URL
저두 선생님 책은 1회독할때 안 긋는데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이번에는 어쩔 수 없었다는....
참! 진리의 말씀인 것입니다 ㅋㅋㅋㅋㅋㅋ
 
에이스 - 무성애로 다시 읽는 관계와 욕망, 로맨스
앤절라 첸 지음, 박희원 옮김 / 현암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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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부제는 <무성애로 다시 읽는 관계와 욕망, 로맨스>. 보라색이 눈에 띄어 읽어야지 싶었어도 계속 미루기만 했는데 알라딘 이웃님들의 흥미로운 리뷰가 계속 올라와서 읽기 시작했다.

 

 


이 세상 가장 중요한 인간 사이의 용무가 섹스, 라고 주장하시는 필립 로스의 소설을 즐겨 읽던 독자로서, 나는 필립 로스의 의견에 반은 동의하고 반은 동의하지 않는다. 인간은 동물이고, 섹스가 동물인 인간이 겪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이라는 점에 동의한다. 하지만, 최고 감각의 지속성, 쾌락의 한도와 한계, 호르몬의 고저를 포함한 신체의 변화 등을 고려했을 때, 성애의 폭발, 성적 끌림 등의 찰나성, 나는 더 큰 방점을 찍는다.

 


이 책은 일반적인 성 고정관념에 의문을 제기한다. 모든 사람이 섹스를 좋아할 거라는 생각, 진짜 남자는 섹스를 많이 할 거라는 생각, 새로운 시대를 맞는 진취적이고 독립적인 여성은 원나잇에 개의치 않는다는 생각. 책의 문장을 그대로 가져와 본다. “섹스의 과시적 소비는 페미니스트 정치를 수행하는 한 가지 방식이 되었다.” (98) 이 책은 그런 생각에 도전한다.

 


나는 진지한 long-term relationship’에 관심이 많다. 나와 비슷한 입장(?)이었던 저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저자의 남자친구 헨리는 5년간 개방 연애(open relationship)를 하자고 졸랐다. 애인이나 배우자를 두고 자유롭게 다른 사람을 만나자는 거였다. 저자는 그게 어려웠다. 매달리는 것 같아 싫었지만 그게 잘 안됐다. 괴로웠다.


 

견디다 못한 헨리는 끝내 가을에 나와 헤어졌고 그건 마땅한 일이었다. 헨리는 떠났지만, 나는 우리가 개방 연애를 해야만 하는 이유를 놓고 나눴던 끝없는 대화를 이해하려고 계속 골몰했다. 남자에게는 언제나 딴 길로 새려는 마음이 있고 그게 자연스러운 거라던, 일대일 관계에 목을 매는 건 구식이고 내가 진짜로 노력하면, 정말 조금만 더 노력하면 그 욕망을 누를 수 있으리라던 헨리의 말. (28)

 


오만하고 무모하면서도 겁먹었던 스물두 살의 저자는 오도된 버전의 성 해방(112)을 실천하기로 마음먹었다. 데이트 사이트 오케이큐피드에 로그인을 해 그럭저럭 괜찮아 보이는 사람에게 메시지를 보내고, 그 남자의 집으로 갔다. 아프게 그리고 형식적으로 섹스는 금방 끝나버렸고, 저자는 득의양양하게 자리를 떴다. 감정 없는 섹스를 실천했다고, 자신은 이제 억압된 사람도 찰거머리도 아니라고, 나는 이제 충분히 진보적인사람이 되었다, 고 느꼈다.

 


헨리에게 이야기하자 헨리는 축하한다며, 자기가 다 기쁘다고 했다. 그런데 그 여름이 더 지난 어느 컴컴한 밤, 헨리는 마음 한구석에서 모든 게 이상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내 행동이 어떤 면에서는 일종의 벌이자 불신의 신호라는 직감이 들었다고. 헨리는 정확하게 짚었다. 헨리의 기분이 이상했던 건 자기가 내게 1순위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어쩌면 아주 작게나마 있었기 때문이었다.(114)

 

 


강제적 이성애는 가부장제의 근간이다. 과성애 혹은 성애의 과몰입 역시 가부장제를 존속시키기 위한 속임일 뿐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다만, 나는 여전히... 사람은 누구나 진실하고 친밀한 관계를 원한다고 생각한다. 그 상대는 남자일 수도 여자일 수도 있다. 남자는 섹스를, 여자는 공감을 원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남자는 여러 여성을, 여자는 한 남자만을 원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서적 만족감을 주는 데에 섹스가 아주 주요한 요소라고 생각하지만, 섹스 없이도 공감과 애정의 정서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섹스를 지나치게 경원시할 필요는 없겠지만, 그것이 인생 자체를 바꾸어 버리는 그 무엇이라고 생각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지천명이 가까워지고, 매사가 귀찮고, 갱년기가 가까워지고 있는 여성이라 이렇게 생각하는 건 절대(!) 아니다. 나는 한참(?) 때도 연애가 귀찮았다.

 

 


오히려 내 관심은, 어떤 사람에 대해 느끼게 되는 로맨틱한 감정이다.

 


전 세계 사람들에 따르면 로맨틱한 감정에는 보통 이런 게 들어간다. 심취와 이상화, 신체적·정서적으로 가까워지기를 바라는 마음, 독점하고 싶은 마음, 내 감정에 답이 오기를 바라는 마음, 상대의 행동을 과하게 생각하는 것, 관심을 보이고 상대에게 공감하는 것, 상대를 위해 자기 삶의 일부를 바꾸는 것, 상대가 반대로 자기를 좋아하지 않으면 갈수록 집착하는 것. (194)

 


저자는 성적 끌림없이도 이러한 감정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성애 중심의 혹은 이성애강제되는 가부장제 사회에서 동성 간의 감정은 우정이라는 이름으로 반값 처리되는 경우가 많다. 남성들은 훨씬 유리한 위치에 있다. 가부장제에서 인간의 기본값은 남성이기에 남자들 사이의 우정은 연대’, ‘의리’, ‘충의뿐 아니라, 인생에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기쁨 중의 하나로 여겨진다. 당연하다. 그들에게 여성은 성적 대상이기에 진리에 도달하는 그 무엇을 논의할 만한 대상이 아닌 것이다. 이에 반해 여성들 간의 우정은 극히 사적인것으로 치부된다. 남자들의 회합은 정책 연대이고, ‘토의이며, ‘회의지만, 여성들의 회합은 그런 지위를 획득하지 못한다. <등산 모임>, <골프 모임><맘카페>, <엄마 모임>의 이름부터 그렇다.

 

 


남자들의 우정 혹은 남자와의 우정에 대해서는 나는 잘 모르겠다. 남사친이 하나도 없는 나여서 그럴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내 주위만 둘러보아도, 자기 자신에 대해 엄격하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타인의 아픔에 공감할 줄 아는 현명한 사람들은 모두 여성들이다. 남성들은 대우받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며 평생을 살다가 갑작스러운 낙하에 크게 상심할 뿐이다. 4살 남동생을 둔 8살 여자아이의 지혜를 남성들은 평생 눈치채지 못하기도 한다. (가끔, 만 명에 한 명 정도로, 딸아이를 둔 남성들이 이를 눈치채는 것 같기는 하다/주의 : 우리 아빠는 아님)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건강하고 바른 선택은 내 주위의 도덕적이고(사실, 지나치게 도덕적이기는 함) 진실하며 유머 감각이 뛰어나고 똑똑한 여성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나는 그들에게 성적 끌림을 느끼지는 않고,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을 거라 생각하지만(그것도 모르는 일, 체슬러도 말년에는 여성과만 동거함), 친구들과의 로맨틱한 관계를 잘 이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무성애로 다시 읽는 관계와 욕망, 로맨스>의 결론이 내게는 그렇다.

 

 


로맨틱한 관계를 이어가겠다. 그 대상이 꼭 남자일 필요가 없는 것처럼, 여성이 아니어야 할 이유도 없으니. 우정을, 사랑을, 로맨틱한 관계를 이어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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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12-07 11: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휴, 제가 이 글이 깊은 공감과 동의를 드리며 또 기립 박수도 드립니다.

저는 남사친이 있고 그들중 몇은 특히 너무나 애정하는데 그렇다고 그것이 섹스를 하겠다는 건 아닙니다. 충분히 관계를 유지하고 싶고 그러기 위해 노력도 할것이고 또 다정한 태도로 임하겠지만 그렇다고 우리 사이에 섹스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섹스 없이 그렇게 다정하게 유지되는 관계에 있어서 저는 너무 짜릿합니다. 뭐랄까요, 음, 정말 나 자신과 교류하길 원하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요? 물론 섹스를 한다고 해서 나를 원하는 것이 거짓이라는 것은 아니지만, 순수한 나 자신의 내적인 면에 애정을 표현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저는 정말 좋습니다. 저는 제가 가진 동성과 이성의 관계들에 매우 만족합니다.

이 책 읽어봐야지 하면서도 자꾸 밀어두게 됐는데 단발머리 님으로부터 이런 글을 쓰게 하는 책이라니, 읽겠다는 다짐을 좀 더 굳혀봅니다.

단발머리 2023-12-07 11:24   좋아요 1 | URL
저는 일단 애정하는 남사친이 없습니다. 우정이란 자고로 긴 시간을 들여 서로가 서로에게 공을 들여야 하는데 저의 30대는 모두 가정사에 파묻혀 버렸고.

그럼에도 다락방님이 말씀하시는 남사친과의 우정과 관계에 대해 이해합니다. 혹은 이해한다고 느낍니다. 섹슈얼 텐션만이 인간이 인간에게 선사하는/선사하고픈 감정은 아닐테니까요. 저 역시 남성들과 그런 관계, 섹스 없이도 서로를 지지하고 다정히 대하는 관계가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이제 저는 ˝지천명이 가까워지고 매사가 귀찮고, 갱년기가 가까워지는 여성˝이라서요. 저의 모든 에너지를 모아도 될까 말까....

저는 소세지 사러 나갈수는 없고(편의점이 멀리 있음) 퇴근길에 사가는 걸로 할게요. 대동단결!!


잠자냥 2023-12-07 11: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로. 맨. 틱.


˝지천명이 가까워지고, 매사가 귀찮고, 갱년기가 가까워지고 있는 여성이라 이렇게 생각하는 건 절대(!) 아니다.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3-12-07 11:19   좋아요 0 | URL
절대 아니에요.

소세지 전해주는 마음은 사랑이고 애정이지만, 이건 아닙니다. 진짜 아니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12-07 11:23   좋아요 1 | URL
극구부언 수상…

단발머리 2023-12-07 11:24   좋아요 0 | URL
지나치게 아니라고 하는 것은 아닌 것이 아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23-12-07 13: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2-08 12: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은오 2023-12-07 23: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제가 바로 언니들에게 성적 끌림 없이 로맨틱한 감정을! 찐한 우정과 사랑을! 느끼고 있습니다💕 쮸아아아아아아아ㅏ앙압

단발머리 2023-12-08 12:24   좋아요 1 | URL
성적 끌림 없이 로맨틱한 감정을 느끼고 그 사랑을 공개 고백하는 은오님은 진정한 사랑의 대가!!
저는 뽀뽀는 좀 그렇고요. 화이팅을 보냅니다. 뽜야!!!
 
















<파묻힌 여성>은 여성 종속을 역사적 관점에서 추적한다. 여성 종속의 기원과 관련해서, <가부장제의 창조>의 거다 러너의 생각은 레비-스트로스와 클로드 메이야수에 가까운 것으로 보인다.

 















엥겔스와 그의 추종자들은 사유재산이 먼저 발달하고이것이 “여성이라는 성의 세계사적 전복을 초래했다고 생각한다. 그런가 하면 레비-스트로스와 클로드 메이야수는 사유재산이 생기게 된 것은 여성교환을 통해서였다고 믿는다. (<가부장제의 창조>, 87

 

, 재화가 부족했던 신석기 시대에 사유재산의 첫 번째 전유는 재생산이 가능한 여성의 노동력에 대한 전유로서 가능했다고 본 것이다. (<가부장제의 창조>, 91) 이 책 <파묻힌 여성>의 저자 역시 이와 비슷한 입장이다.

 


클로드 레비 스트로스(1908~2009)가 여성의 교환을 '긍정적인 거래"라고 불렀다면, 프랑수아즈 에리티에는 남성이 지배권을 가지고 있고 여성의 가치가 낮게 평가된 것으로 본다. "지구상의 여러 곳에서, 성격이 서로 다른 집단이, 남성이 여성을 교환한다. 이 때문에 나는 인류의 시작부터, 그리고 구석기시대가 시작했을 때부터 성에 따른 차별적 가치가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 (<파묻힌 여성>, 35)

 

 















<캘리번과 마녀>의 실비아 페데리치는 급격한 출산율 감소로 인한 사회적 불안의 원인으로 일부 여성들이 지목되고, 이들을 마녀로 규정하면서 진행된 마녀사냥이 여성을 종속화하는 데 중요한 기점이 되었다고 분석한다. 분만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여성들의 협동적인 작업이 마녀들의 주술 활동으로 정의되면서, 출산에 대한 여성의 제어권이 박탈당하고, 출산 작업 공간에서 산파들이 쫓겨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남성 의사가 출산 전 과정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맡게 되었다는 지적이다. 여성의 신체가 노동력을 재생산하는 도구, 출산 기계로 전락하게 된 것이다.

 


 












<가부장제와 자본주의>의 공동 저자들은 가부장제와 자본주의의 결합이 제3세계의 여성들뿐 아니라 제1세계의 여성들의 삶도 종속화시켰다고 주장했다. 국제 노동 분업을 통해 유럽과 미국의 여성이 제일 먼저 해고되고, 직장을 잃은 여성들은 가정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는데, 결국 남편의 임금에 의지해 살아가야 하는 제1세계 여성들에게는 가정의 천사로서의 수행이 기대되었다. 한편 제3세계 여성들은 임금 노동자가 아니라 직장에 나온 가정주부로 인식되어 비인간적 노동시간과 저임금의 횡포에 시달렸다. 가부장제와 자본주의의 결합으로 양 세계에 속한 여성들이 모두 억압받게 된 것이다. 


 















<그림자 노동>에서 이반 일리치는 지위가 박탈되면서 전혀 새로운 계급으로 만들어진 가정주부의 탄생을 1830년대로 특정하고 있다. 좀 길지만 그대로 인용해 보겠다.  

 


음식 가공과 저장, 양초와 비누 제조, 실쌈, 제화, 퀼팅, 양탄자 짜기, 소형 가축 기르기, 텃밭 농사 등이 모두 가정 안에서 이루어졌다. … 가정의 자급자족을 유지하는데 여성도 남성 못지않게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남성이나 여성이나 집에 가져오는 수입은 비슷했다. 경제적으로 여성은 여전히 남성의 동반자였던 것이다. … 하지만 1830년이 되자 상황이 달라졌다. 상업적 영농이 자급농을 대체하기 시작했고, 생활 임금을 버는 일이 상례가 되었으며, 부정기적 임금 노동은 빈곤의 징표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여성은 가족의 생계를 책임진 가정의 안주인에서, 자녀가 일하러 가기 전에 머무는 장소, 또는 남편이 휴식을 취하고 수입을 지출하는 장소의 관리인으로 전락했다. 앤 더글러스는 여성의 이러한 변형을 지위 박탈’(disestablishment)이라고 불렀다. (198)


 




지금은 어떨까. 나는 초소형 카메라와 스마트폰의 등장이 여성의 종속을 가속화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화장실에 몰래 설치된 불법 카메라는 일면식도 없는 여성의 신체를 촬영하는데 쓰이고, 발각되지 않는 경우 불법으로 촬영된 영상은 야동 사이트를 통해 유통되고 있으며, 일부 무법한 사람들이 회식 예약 장소에 미리 방문해 회사 여직원이 사용하게 될 화장실에 불법 카메라를 설치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임을, 우리는 부인할 수 없다. 또한 연인 사이의 은밀하고 개인적인 애정사가 불법으로 촬영되어 이별을 전후에 협박용으로 혹은 복수형태로 악용되고 있는 디지털 성범죄(리벤지 포르노)의 경우, 당사자들이 심각한 피해를 호소해도 무한 반복되는 가상 세계에서의 추적과 완벽 삭제는 매우 어려운 일임이 분명한다.

 

 


역사를 통해 확인되듯이 여성 혐오는 무한 반복된다. 그 시작점을 추적하려는 것이 <파묻힌 여성>의 목적이었을 것이다. 종교의 이름으로 이루어졌던 여성 혐오는 과학의 이름으로 이루어지고, 가정주부 이상화는 완벽한 워킹우먼에 대한 찬사로 이어진다. 코르셋은 양악 수술로 이어지고...... 



여성 혐오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어떻게 끝을 내야할지 모르겠다.

여성 혐오는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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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3-12-07 06: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헐 저런 사건이 있었어요? 미친넘 🤬🤬🤬
진짜 어떻게 끝을 내야 하나요? ㅠㅠ 어제 본 기사 제목은 “엄마들, 브런치 즐기려 소아과 오픈런” 이었습니다. 🤬🤬🤬 이러면서 애 낳으라니..
단발님의 그동안의 독서가 빛을 발하는 글이군요👍👍👍

다락방 2023-12-07 07:40   좋아요 1 | URL
저도 어제 그 기사 제목 보고 미쳤구나 했어요. 브런치 즐기려고 소아과 오픈런 이라니요. 그게 말입니까 방굽니까. 제 남동생도 아기 진료보려고 오픈런하는데 실상을 이렇게 깔아 뭉개나요. 어휴.. ㅠㅠ

단발머리 2023-12-07 11:04   좋아요 1 | URL
독서괭님 / 아침 6시에 독서괭님의 시원한 분노를 마주하고 저는 굿모닝!으로 답했습니다.
오늘 아침에도 저 기사 분석기사 나오던데요. 다들 미친거 아닌가 싶습니다, 진짜........

다락방님 / 사정을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데 말이에요. 예전에 제가 살던 아파트에서 입주민 회의하는데 놀이터 바닥이 모래여서 다른 소재로 바꾸자는 안건이 있었는데 대부분이 반대하셨대요. 그 분들 자녀들은 이미 장성했고 결혼해서 다른 지역에 사니까... 현재 이 아파트에 사는 아이들은 안 보이는 거에요. 누가 놀이터에서 노냐고. 그 비용이 얼마냐고... 하셨다는 슬프고 어이없는 이야기...............

다락방 2023-12-07 07: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매일, 어김없이 매일 불법촬영에 대한 기사가 쏟아지는데, 어째서 왜 계속 불법촬영을 할까요? 안들킬 거라고 자신하는 걸까요? 설치할 생각을 하다가도 그런 기사를 보면 아이쿠 잡히면 안된다, 하지 말자, 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 이유가 뭘까요? 저는 특히나 불법촬영 범죄에 대해서는 열등감이 가해로 이어진다고 보는데, 굳이 숨어서 몰래 훔쳐보는 그 못남을 스스로에게 허락하는 이유가 뭘까요? 타인에 대한 혐오가 이어진다는 것, 한쪽 성별에 대한 혐오가 이렇게나 오래 이어진다는 건, 다른 한쪽의 열등감을 결코 극복하지 못하는 것에 다름 아니겠지요. 못난이들...

읽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단발머리 님.

단발머리 2023-12-07 11:07   좋아요 2 | URL
오늘 아침에도 불법 촬영에 대한 기사 읽는데 정말.... 밖에서는 화장실 이용을 말라는 건지, 여자들은 다 집에만 있어야 하는지... 막 이런 어이없는 생각도 들고요.
전, 그 사람들이 아이쿠 잡히면 안 된다, 하지 말자... 보다는 나는 안 걸릴 거야... 라고 생각할 거 같아요. 걸리지 않을 것 같고 혹 걸리더라도 그 대가가 생각보다는 크지 않으니까요. 그로 인해 얻게 되는 경제적 이익 때문이라고 생각하는데... 문제의 핵심은 수요라고 생각합니다. 그 사이트에 가입하고 혹은 회비를 내고 활동하는 사람들....
이걸 어쩌면 좋을지 .... 전 진짜 답을 못 찾겠어요 ㅠㅠㅠ

은오 2023-12-07 23: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니 남 오줌똥 싸는 걸 보고싶나 미친놈들 진심 남자들 똥싸는거 몰래 찍은영상 줘도안보고싶은데 다들진짜 재기(-)했으면

단발머리 2023-12-08 12:25   좋아요 1 | URL
저는 그 심리에 대해 더는........... 진지하게 생각 안 하려고 해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영역..... 헐....
 
나와 뇌
‘나는 누구인가’와 ‘나는 무엇인가’의 사이에
세계 그 자체 - 현대 과학에 숨어 있는, 실재에 관한 여덟 가지 철학
울프 다니엘손 지음, 노승영 옮김 / 동아시아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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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장 8가지는 챕터의 제목과 같다.

 

. 모든 것은 물리학이다

. 살아 있는 존재는 기계가 아니다

. 우주는 수학이 아니다

. 모형은 실재와 같지 않다

. 컴퓨터는 의식이 없다

. 모든 것을 계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 인간은 특별하지 않다

. 자유의지는 없다

 

 

이 책의 제일 중요한 문장, 이 책의 결론을 포함하는 문장은 이 책의 첫 문단에 나온다.

 

비밀을 하나 알려드리겠다. 살아 있는 존재는 기계가 아니고, 우리 머리 밖에는 수학이 존재하지 않고, 실재하는 세계는 시뮬레이션이 아니고, 컴퓨터는 생각하지 못하고, 의식은 환각이 아니고, 의지는 자유롭지 않다. (21)



이러한 주장, 이러한 결론은 자아라는 의식이 좌뇌의 속임으로써 완벽하게 환상이라는 근래 과학의 최신 유행과는 정반대다. 생명과 의식에 대한 부분이다.

 

 

내가 물질이라고 부르는 것에는 근본적으로 생명과 의식이 포함된다. 끊임없이 현존하는 불가분의 주관적 1인칭 시점도 그중 하나다. 우리는 세계 바깥에 설 수 없으며, 살아 있는 몸으로서 세계 한가운데에 선 채 유일하게 존재하는 시점인 내부로부터 세계를 바라본다. (33)

 

나는 저자의 주장에 수긍하는데, 뇌와 자아, 뇌의 물질성과 영혼에 대해서는 이전에 써놓은 글에 하고 싶은 말을 거의 다 한 것 같다. 내 글에 내 글을 인용하는 나의 게으름을 부끄러워하며. <나와 뇌>, <‘나는 누구인가나는 무엇인가의 사이에서>.

 


 

제일 관심이 가는 부분은 의식에 관한 것이다. <박테리아에서 바흐까지, 그리고 다시 박테리아로>의 대니얼 데닛의 주장은 저자의 주장과 큰 차이를 보이는데, ‘계산주의 마음 이론을 주장하는 대니얼 등은 의식과 계산의 연관성에 방점을 찍는다.

 

계산주의 마음 이론의 핵심은 의식을 가진 존재가 수를 셀 수 있는 것으로 보건대 의식과 계산이 서로 연관된 듯하다는 관찰로부터 도출된다. 그 둘의 관계는 인과적이며 의식이라는 신비한 현상의 원인이 (우리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계산 현상이라는 주장이다. 심지어 충분히 복잡한 계산에서는 항상 의식이 생겨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 이유는 설명하지 않지만. (155)

 

저자는 인공지능이 의식을 갖고 있다고 믿을 때의 위험(178)을 말한다. 이런 착각이 인권 같은 인간적 가치를 상대화할 위험을 가진다고 경고하며, 생명 없는 물건들을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대할 때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자율 주행차는 물론 챗GPT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열역학 제2법칙에 대한 논의와 엔트로피, 강한 창발과 약한 창발에 대한 이야기는 무척 흥미로웠지만, 모태 문과인 내가 무언가를 서술할 정도로 이해한 것 같지는 않아 흥미로웠다는 이야기만 남겨 둔다.

 


이론 물리학자에게서 들어야 할 이야기라면 수학과 물리 정도를 예상할 수 있을 텐데 생명과 의식에 대한 글을 읽을 수 있어서 좋았다. 물리학에서 설 자리가 없어 보이는데도 자아가 존재할 수 있는가의 물음(152)에 대해 정의상 과학이 다룰 수 없는 사안이라 선언하는 태도 역시 과학의 최첨단을 좌지우지하는 물리학자로서 대단히 용기 있는 행동이 아닌가 싶다.

 



이어서 읽으면 좋은 책들을 골라본다. 읽으려는 건 아니고, 그냥 골라만 둔다.

 

<괴델, 에셔, 바흐>

<박테리아에서 바흐까지, 그리고 다시 박테리아로> 

<생명 속의 마음>

<물고기는 알고 있다>

 






살아 있는 정신은 이 세상 너머에서 비롯한 것이 틀림없었다. 이런 정신이라면 죽음을 이기고 영원히 살 수도 있지 않을까? 죽음을 극복할 능력을 가진 정신은 생명이 없는 물질보다 훨씬 거대한 것, 인간을 유일무이한 존재로 만드는 바로 그것임이 틀림없었다. 이것이 이원론의 개념이다. 살아 있는 육체는 생명이 없는 물질로 치부되어 버려졌다. 물론 정교하게 제작되기는 했지만, 불멸하고 비물질적인 정신에 의해 조종되는 기계에 불과했으니 말이다. - P29

진화와 유전부호가 발견되면서 생명의 본질 자체가 순수한 정보이자 일련의 글자라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이에 따르면 유전 정보는 유기체를 동물이나 식물의 형태로 조합하는 방법이며, 그 유일한 목적은 자신을 더 많이 복제하는 것이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이 논리에는 중요한 허점이 있다. 부호는 읽어줄 사람이 없으면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A, C, G, T라는 글자 수십억 개로 이루어진 인간유전체가 바로 그런 예다. - P45

모든 판단은 간접적일 수밖에 없다. 우리는 동료 인간에게 어떻게 느끼는지 묻고 그들의 대답과 우리가 공유하는 경험과 생물학적 기원에 근거해 다른 인간이 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그럴듯하게 추측할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가 온전히 이해했다고는 결코 확신할 수 없다. - P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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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3-12-05 16: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재미있는 책으로 보입니다. 아주 흥미로운 걸요!

단발머리 2023-12-05 16:34   좋아요 1 | URL
Falstaff님의 리뷰를 기다리겠습니다! 아주 재미있는 리뷰일테지요!! @@

다락방 2023-12-05 17:2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시간이 흐를수록 나아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과학과 철학이 같이 들어있다니, 저도 읽어보고싶네요! 좀 어려울 것 같지만..

단발머리 2023-12-06 20:38   좋아요 0 | URL
저는 재미있는 챕터가 3-4개였고 나머지는 다 어려웠어요. 글자만 읽는 심정.... 아시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저는 추천하고 싶습니다^^

공쟝쟝 2023-12-05 17: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데닛이랑 도킨스랑 친하다고 하더라고요. 어떻게 알았냐고요? 최재천 슨생님이 알려주시더라고요ㅋㅋㅋㅋㅋㅋ 잡채를 포함한 박테리아 책들이 집에 꽂혀 있어요. 그런 과학자들의 책들이요. 대체 찐 문과인 제게 왜 있는 걸까요..... 그러니까 저는 궁금합니다. 아메드 식으로요... 감정은 (나에게) 무슨 일을 하는가. 과학은 무슨 일을 하는가. ...
어쨌든 저는 인간의 정신도 결국 유기체의 한 표현이라는 쪽이고요...... 무엇보다.... 정신과 몸을 나눈 뒤에 위계 지은 서구철학에 비판적이며... 그것을 규정해온 것이 권력이라는.. 희진샘의 주장에 동의하고. 결국은 권력이요... 아직은 여기 머물러있습니다... 여튼 샘의 새 책 <다페도> 부록 제외 마지막 장 너무 어렵고. 선생님이 인용하신 페미니스트 엘리자베스 그로츠의 책은 왜 또 집에 있으며...ㅋㅋㅋㅋ 무엇보다 나 찬드라 모한티 어쩌고의 논문 인용되있는 <탈식민 페미니즘> (미주 352) 책 샀당...!!
단발머리님이 왜 저랑 친구인지 드디어 알 것 같아요. 그냥. 이 글을 본 순간 그렇게 느껴졌어요.

단발머리 2023-12-07 11:18   좋아요 1 | URL
쟝님의 스펙트럼은 넘나 넓어서 보통의 지구인이 감당하기 어려울 거 같아요. 저같은 소시민은 이 얇은 책을 읽고요. 반도 이해 못 해도 리뷰는 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인간의 정신이 결국 유기체의 한 표현이라면, 그러니까 ‘뇌라는 단백질 덩어리의 전기 신호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라면, 이런 삶, 이런 삶과 죽음이 왜 소중한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만약 의식이 인간 생존을 위해 인간이 만들어낸 환상 혹은 인간 문화에 축적된 치밀한 거짓말이라면 말이에요. 그걸 ‘과학적으로‘ 이해한 우리네 삶을, 우리가 왜 소중히 여겨야 하는지 말이에요. 전 그 지점이 솔직히 이해가 안 갑니다.

제가 가진 기독교적 세계관에서는 그렇습니다. 나는 전능한 창조주의 창조물이고, 그의 일부(신성)을 소유한 자로서, 지금(현세)과 미래(내세)에 내가 추구해야 하는 ‘특별한 가치‘가 있다는 믿음 말입니다. 인간 중심주의 회개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탈식민 페미니즘> 적어둡니다. 나는 안 살 거에요. 이름만 알아두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12-10 14:52   좋아요 1 | URL
언제나 말씀드리지만 ‘신앙‘ 혹은 ‘믿음‘이라는 측면을 부정할 생각이 저는 없어요. (나는 2주 연속 로또를 믿었지만 로또가 나를 배신한 것은 내 믿음이 부족했기 때문이리라.ㅋㅋㅋ)

그러니까 저는 뇌라는 단백질 덩어리의 전기 신호 변화에 경이를 느끼는 쪽입니다. 이를테면 현대의 뇌과학이 밝히는 과정 중인 신경계에 남는다는 물리적 폭력과 고통의 흔적 말예요. 7개월에 거쳐서 세포가 다 교체가 되고 말면 될 일인데 인간은 PTSD를 겪잖아요. 단순히 그 것이 전기 신호의 변화라는 결론이 난다고 한들 01010101010101 2진법으로 다 설명이 가능하다 할지라도 우리는 굳이 이렇게까지 컴플리케이트 할 필요가 있는가 하는 것. 거기에 대해서는 설명 할 수도 없고 알 수도 없는 부분이잖아요? 이 지점에서 불가지론입니다.

그리고 ‘인간 정신이 유기체의 한표현이다‘라는 제가 가지고 있는 (이건 믿음이라기 보다는 추론에 가까운데, 이 추론의 자세가 제가 세상에 대해 궁금한게 많은 까닭이기에 당분간은 유효할 예정입니다) 생각이 ‘소중하지 않다‘와 어떻게 연결이 되는 지는 단발님의 생각과 저의 다른 지점 (어떤 인식론적?)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런 세계관을 가지고 있지만 소중히 여길 줄 알아요. 그런데 내가 유별나게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하지는 않고요. 특별하지 않아도 소중할 수 있어요. 저는 소중하게 대할 줄 압니다.

이런 저는. 결국 제가 권력(영향력)에 관심이 있다고 생각해요. 신성을 소유한 누군가는 그 자체가 신이라고 스스로를 여기고 신성을 일부 소유한 어떤 사람은 그 신앙을 지구와 인간을 살리는 데 쓰죠.

저는 그냥 유교도 뭣도 아닌 세계관 (굳이 따지자면 자본주의라는 신앙과 믿음에 대해 적대적인?? 세계관인 듯...-_-;;;; 하지만 그러기엔 나 돈 좋아하고요?)이며 내가 가치가 있어서 특별한 존재라기 보다는 내가 나인 까닭과 네가 너인 까닭을 끊임없이 제가 물어보는 종류의 인간(?)이기에 스스로 가치를 만들어가는 과정 중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중심주의 덮어놓고 넘어설 게 아니라 인간이 지구(사실 지구가 아니라 인간이겠죠)의 권력이 되는 과정에서 어떤 인식이 위험했는 지는 인간이 셀프로 따져야 한다는 게 요즘 나오는 이야기들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적어도 기독교적 세계관이 풍미했던 시절에는 이런 식의 대량학살+지구파괴가 가능한 세계는 아니었죠. (인류세가 아니라 자본세라고 하자는 해러웨이 주장에 동감) 물론 그 시절보다 지금이 더 나쁜지 역시 모르겠지만 지금은 지금을 사니까요. 해당시기에 사활을 걸고 해체해야할 잘못된 ‘믿음‘이 있다면 그걸 질문해야한다고. 그렇게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유기체인 인간은 사회적 존재이며 그것은 ‘믿는‘ 존재라는 뜻에 다름아니거든요. 믿음은 귀하고 때로는 위험하죠. 음......... 이글턴 읽다 말았는 데 제 주장이랑 비슷할 것 같닼ㅋㅋㅋ

단발머리 2023-12-12 18:24   좋아요 0 | URL
이 댓글 너무 소듕합니다. 소듕소듕!!
담에 제가 다시 이 주제에 대해 글을 쓰게 될 때 야무지게 참고하겠습니다!

특별하지 않아도 소중할 수 있어요.

이 부분이 특히 눈길을 끄네요. 저의 생각과는 많이 다른데.... 저는 이 세상에 태어난 모든 사람들이 모두 심하게, 엄청나게, 전 우주적인 관점에서 ‘과하게‘ 특별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담에는 그 이야기도 해보겠습니다. 부제는 ‘생명이라는 기적‘ 정도 되겠네요.

서니데이 2023-12-05 20:1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올해의 서재의 달인 축하드립니다.
따뜻한 연말 좋은 시간 보내세요.^^

단발머리 2023-12-06 20:39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따뜻한 댓글 감사합니다.
올 한 해도 감사했어요. 서니데이님도 마무리 잘하시고요~~~ 행복한 연말 되시기를 바래요!!

수이 2023-12-06 12: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글을 읽고 단발님과 친구라니……. 저는 이유를 찾을 수 없었지만 그래도 내년에도 사랑할게요.

단발머리 2023-12-06 20:38   좋아요 2 | URL
이유 없이 사랑하는 그 사랑이야말로





 



















1. 작품제목 : 바삭한 황태칩 




2. 작품제목 : 여전히 미쳐있는 




3. 작품제목 : 마이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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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12-05 10:0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4강이요.

단발머리 2023-12-05 10:21   좋아요 2 | URL
이런…. 예리하신 분 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12-05 10: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이쮸 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3-12-05 10:22   좋아요 0 | URL
4가지 맛 중에 저게 젤 맛나요! 청포도맛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12-05 11: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답. 황태칩!!

단발머리 2023-12-05 11:54   좋아요 0 | URL
1번 정답, 맞추셨구요!

다락방 2023-12-05 11: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답. 형광펜!!

단발머리 2023-12-05 11:54   좋아요 0 | URL
2번 정답, 맞추셨습니다.

다락방 2023-12-05 11: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답. 테일러 스위프트!!!

단발머리 2023-12-05 11:55   좋아요 0 | URL
1, 2번 공통정답 테일러 스위프트 맞추셨고요.

이제 1, 2, 3 공통정답만 맞추시면 됩니다. 갈 길이 멀지 않아요. 화이팅!!!

다락방 2023-12-05 12:13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정답. 책상!!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3-12-05 13:05   좋아요 0 | URL
땡! ㅋㅋㅋㅋㅋㅋ 🤪🤪🤪

우끼 2023-12-06 0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미니즘의 도전!!

단발머리 2023-12-06 18:46   좋아요 0 | URL
거의 정답입니다. 다시 도전!!

우끼 2023-12-06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희진!!! 혹은 다시 페미니즘의 도전!!

단발머리 2023-12-06 22:25   좋아요 1 | URL
2개로 도전하시면 안 됩니다!! ㅋㅋㅋㅋ

우끼 2023-12-06 22: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그럼 다시페미니즘의 도전으로!!

단발머리 2023-12-06 23:00   좋아요 1 | URL
우끼님~~ 일단 주무시고요 ㅎㅎ
내일 다시 도전!!

우끼 2023-12-06 23: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집에가고싶어요.. ㅜㅜㅜㅜ(회사입니다..)
안녕히주무세요..

단발머리 2023-12-06 23:03   좋아요 1 | URL
에구 어째요 ㅠㅠㅠ 일이 아직 안 끝났나여? ㅠㅠㅠ 얼른 들어가셔야 하는데….

DYDADDY 2023-12-06 23:46   좋아요 2 | URL
극단적 야근이시군요. 몇년에 한 번 있는 일이기를, 내일은 휴일이시기를 바라요. ㅠㅠ

우끼 2023-12-08 12: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희진!!(앗..)

단발머리 2023-12-08 13:00   좋아요 1 | URL
어뜩해 ㅋㅋㅋㅋㅋ (제가 생각한) 정답 아닌데 정답으로 해야겠어요! 정답입니다!! 💕

잠자냥 2023-12-08 13:03   좋아요 1 | URL
엥?! ㅋㅋㅋㅋ

우끼 2023-12-08 1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원래 생각한 정답이 뭔가요 궁금해요!!

단발머리 2023-12-08 14:15   좋아요 1 | URL
원래 정답은 ㅋㅋㅋㅋ 저 혼자 정한ㅋㅋㅋ <연두 - 다시 페미니즘의 도전> 입니다ㅋㅋ

독서괭 2023-12-08 13: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연두색!!

단발머리 2023-12-08 14:16   좋아요 2 | URL
원래 정답은 ㅋㅋㅋㅋ 저 혼자 정한ㅋㅋㅋ <연두 - 다시 페미니즘의 도전> 입니다ㅋㅋ괭님 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