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사냥에 노동력을 제공하는 사람들은 대개 직업이 없는 젊은이들이다. 이들은 배후에서 활동하는 다른 행위자들이 준비한 계획을 실행하는 경우가 많다. 집집마다 방문해서 마녀 색출자에게 지불할 돈을 수금하거나 마녀로 고발된 사람을 매복 기습하고 처형하는 일을 이들이 한다. (133)

 


실비아 페데리치가 이 부분에서 언급하는 마녀사냥의 장소는 현재의 아프리카이다.

 


마녀사냥에 노동력을 제공하는 사람들은 대개 직업이 없는 젊은이들이다. 이들은 지시를 받는 경우가 많고 마녀를 체포하고 처형하는 일에 동원된다. 당연히 마녀사냥마녀 처형에는 비용이 들고 몰수된 마녀의 재산은 여러 절차를 통해 이들에게 급여로 지급된다.

 


가족의 재산 특히 토지분배와 관련해서 여러 아내와 형제 가운데 질시와 경쟁이 발생하는 일부다처제 가족 구조도 마술 고발을 초래하는 하나의 원인이 된다. 그리하여 마녀로 고발당한 여자들 중에는 새엄마와 후처들co-wives의 경우가 가장 두드러지게 많았다. 심해지는 토지 부족 현상은 이런 갈등을 더 심화시켰는데, 그 이유는 남편이 자신의 모든 아내를 부양하기가 어렵게 되고, 아내들 사이에 그리고 아이들 사이에 심각한 경쟁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146)

 


분배받을 재산이 있고, 아직은 젊은 여성인 새엄마와 후처들이 마녀로 고발당하는 경우, 이는 일부다처제 사회에서 재산 분배와 관련된 분쟁이 마녀사냥을 동원했음을 보여준다. 가부장제가 지배하는 공동체에서 남성은 자신의 경제력에 따라 다수의 여성을 아내로 맞을 수 있다. 남성에게 사회적 자원이 집중되는 환경에서, 남성의 자원을 좀 더 많이 점유하기 위해서는 경쟁 상대인 여성들을 제거할 필요가 생기는데, 마녀사냥은 이런 전쟁에 매우 적합한 양식이다. 이 전쟁 속에서 남성의 첫째 부인이 반드시 유리한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상당히유리할거라 상상할 수 있는데, 이는 첫째 부인의 자녀들이 이미 장성한 경우 마녀사냥에 동원되는 노동력으로 기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령, 부르주아의 아내는 사회적 체면 유지라는 업무를 제공함으로써 가정 내 노동의 업무는 더 적게 수행한다. 제공한 노동과 무관하게 보상받기 때문에, 여성들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서비스를 개선할 수 있는 자원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들에게 유일한 해결책은 더 부유한 남성에게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상향혼을 향한 경주는 여성 노동의 무가치성에서 논리적으로 도출된 결과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생산수단을 소유한 계급에 속한 남성과의 결혼으로 여성의 삶의 질이 올라갈 수 있다 해도, 이것이 여성을 그 계급에 속하게 해주지는 못한다. 여성은 스스로 생산수단을 소유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51)


 

<가부장제의 정치경제학 : 주적>의 크리스틴 델피의 해석을 빌려오면 이해는 더욱 명확해진다. 여성의 노동은 무가치하게 여겨지고 본인이 제공한 노동과 무관하게 보상받는다. 여성이 남성으로부터 제공받는 부양은 어디까지나 남성의 선의 혹은 부에 달려있다(50). 오늘 한 여성을 (아내 혹은 애인으로) 선택했던 남성이 내일 다른 여성을 선택할 경우, 새롭게 선택된 여성의 삶의 질은 올라갈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그녀가 그 계급에 속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왜냐하면, 스스로 생산수단을 소유하지 못한 여성은 남성 혹은 공동체의 의지에 따라 언제든지 그 계급에서 축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그녀가 첫째 아내이든 혹은 넷째 아내이든 차이가 없다




스스로 생산수단을 소유하지 못한 여성은 언제든지 사회 최하층으로 몰락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지금, 아프리카에서는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여자들이 서로를 마녀로 고발하는 일이. 살기 위해, 생존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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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롱이가 무슨 가수 앨범을 사야 된다고 교보문고에 가자고 했다. (계산대에서 뉴진스로 밝혀짐) 나도 교보문고를 좋아하지. 약속 있는 사람을 빼고 셋이 광화문 교보문고에 갔다. 아이들은 앨범을 구경하러 가고, 나는 원서(읽지도 않고 부지런히 사기만 하는 원서) 코너를 어슬렁거리고 있는데 방송이 나온다.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의 저자 최은영 작가님의 팬 사인회가 00 코너 앞쪽에서 있습니다. , 나도 최은영 좋아하는데. 제일 먼저 번호표를 받아 제일 앞에 줄을 서게 된 부러운 사람들의 등을 쳐다보다가 옆에 있는 직원에게 살짝 물었다. 제가 지금 책을 사면 사인을 받을 수 있을까요? , 지금 구매하시면 대기 번호 50번 정도 되실 거에요. 작가님은 언제까지 계시나요? 한 시간 정도요. , 그럼, 지금 책을 사서 줄을 서고, 한 사람당 대략 2분 정도 걸린다고 했을 때! 사람들 다 책을 두 권씩 들고 있네? 지금 여기 있는 사람들 말고도 대략 몇 명의 사람들이…. 그렇게 머릿속으로 계산을 하면서 눈으로는 최은영 작가를 쳐다본다. 열심히.

 


최은영 작가는 연두색 원피스를 입었는데 퍼프 소매의 귀엽고 단정한 스타일의 원피스다. 그리고 운동화를 신었는데 양말이 흠…. 양말 색깔과 운동화와 원피스가 약간 미스 매치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미스매치인가 아닌가, 저게 요즘 유행인가. 양말 고르는 안목이 없어서 혹은 다른 옷과의 조화를 파괴하는 감각의 소유자로서 나의 이런 생각은 옳지 않다는 데까지 이르고. 나는 계속 서서 최은영 작가를 바라본다. 사람들은 사인을 받고 작가와 이야기를 나누고 그리고 서로 인사를 주고받는데. 나는 서 있다. 저도 작가님 좋아해요. <쇼코의 미소>에서부터 좋아했…  

 







좋아하는 작가좋아하는 문제에 대해서 생각한다. 작가는 어디까지나 작품으로서 존재한다. 작품은 작가보다 훨씬 더 강력하고 오래간다. 작품은 작가가 도달할 수 있는 역량의 최대한도를 넘어서는 경우가 가끔 있다. 오래오래 기억되는 고전들은 대부분 그렇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작가는 다르다. 작가는 보통의 사람보다 더 낫거나 더 근사하지 않다. 다만 작가는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글로 잘 표현해 낼 줄 아는 사람일 이다. 우리는 작가를 사랑한다. 그건 어디까지나 그가 만들어낸 문장, 그가 만들어낸 생각, 그가 상상한 세계가 아름답기 때문이고, 혹은 그의 문장, 그의 생각, 그가 상상한 세계가 너무나 적나라하게 우리의 추함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작가가 지어낸 언어로 된 집 안에서, 우리는 한편으론 안심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불안해한다. 우리는 그렇게 작가를 사랑한다.

 



이 세상 모든 만물이 그러하듯이 그의 생각은 변한다. 위대한 사상의 주창자, 위대한 작품의 창작자가 가끔 터무니없이 변해 버리는 건 바로 그 때문이다. 그녀/그는 변한다. 고정된 정체성을 작가에게, 인간인 그녀/그에게 요구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뜻이다. 가끔 우리는 작가의 일면을 발견한다. 성경처럼 마음에 새겼던 작품의 창작가가 사실은 옹졸한 여성 혐오자라는 걸 발견하는 그런 느낌을, 우리는 모두 안다. 나는 중학교 2학년 겨울에 <부활>을 읽었는데, 15년 인생을 통틀어 가장 큰 감화를 받았다. 네흘류도프의 회개와 결신에서 눈물을 흘리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나는 평생에 <부활>을 가장 위대한 책으로, 가장 완벽한 책으로, 내 인생의 책으로 삼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소피아 톨스토이의 일기를 읽고 나면, 적어도 이 책을 내 평생의 책으로 삼을 수는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는 앞으로도 <부활>을 혹은 톨스토이의 소설을 읽지는 않을 것 같다. 아마도 그럴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나는 그를 영원히 미워해야 하는가. 밀어내야 하는가. 난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는 내게, 열다섯의 내게, 인간 존재의 의미와 헌신, 그리고 정신적인 부활의 숭고함에 대해 가르쳐주었다. 그만큼이다. 나는 그가 나에게 준 것에 대해 고마워하고, 그리고 그렇게 그와 이별하면 된다.

 


방법은 작가들의 개인적인일화에 관한 책을 읽지 않는 것일 테다. 그런 종류의 책들을 읽은 후에 작가에 대한 호감이 상승하기보다는 호감이 반감되기 쉽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내가 그의 어두운혹은 불성실한혹은 비윤리적인일면을 모른다는 것이, 그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뜻인가. 작가님, 나쁜 행동은 내가 모르는 곳에서 해주세요. 내가 모르게 나빠 주세요, 제발.

 


지행합일의 작가라니. 세상에. 만약 그런 작가가 있다면, 나는 그의 작품을 좋아하기보다 그와 사랑에 빠지고 말 것이다. 하지만, 그 사람은 만나자마자 나를 싫어하겠지. 저는 지행합일의 정반대인 표리부동의 화신으로서. 제 말의 반의반도 지키지 못하며. 제 글의 10분의 1만큼도 살아가지 못합니다. 부디 저의 목을 쳐주십시오.

  

 


어떤 사람의 본질을 파악했다는 그 판단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다. 인간의 본질에 대한 판단은 어디까지나 최대한 유보되어야만 한다. 왜냐하면 우리는 어떤 사람의 일면만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내게는 단점으로 보이는 그 지점을 다른 사람은 좋아할 수 있고, 내게는 무한히 장점인 그 지점이 다른 사람에게는 참아낼 수 없는어떤 지점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작가에게만, 유독, 냉정한 기준을 적용해야 하는가.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작가들은 똑똑하고 성실하고 대단하고 그리고 멋진 면을 가지고 있지만, 자주 옹졸하고 괴팍하고 무례하고 그리고 무책임하기 때문이다. 모든 인간이 그러하듯이 말이다.

 


작품과 작가에 대한 판단은 결국 독자의 몫이다. 우리 각자는, 각각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좋아하는 명확한 이유가 존재하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좋아하는 이유도 싫어하는 이유도 각각이다.

 

 


유시민의 <표현의 기술>에는 이런 문장이 나온다.

 















이미 말씀드린 것처럼, 글을 잘 쓰려면 문장 쓰는 기술, 글로 표현할 정보, 지식, 논리, 생각, 감정 등의 내용, 그리고 독자의 감정 이입을 끌어내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어느 것이 제일 중요할까요? 독자의 감정 이입을 끌어내는 능력입니다. 사람으로 치면 글 쓰는 기술은 외모입니다. 롱다리, 브이라인, 에스라인, 빨래판 복근 같은 것이죠. 내용은 사람이 가진 것이에요. 체력, , 재능, 지식입니다. 감정 이입 능력은 성격, 마음씨, 인생관이라고 할 수 있죠. 사람들은 흔히 외모를 부러워하고 돈과 지식을 선망하지만 행복한 삶을 사는 데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은 성격과 마음씨와 인생관입니다


글쓰기도 인생과 같습니다. 마음이 제일 중요합니다. (231)

 

 


나는 이게 그의 한 측면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나의 생각은 단언이 아니고 추측이다. 내가 찾은 그의 측면은, 여기에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글쓰기에는 마음이 제일 중요하다. 그리고, 마음은, 쉬이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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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08-12 22:0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양말이 궁금한데 양말은 보이지 않네요?! ㅎㅎ

저는 작가에 대해서는 더 냉정한 잣대를 적용하는 편인데요. 작가는 죽어도 글은 오래 남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제가 생각하는 작가의 기준에 제가 부합하지 못하는 인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저는 글쓰기를 포기했답니다. ㅎㅎㅎ

단발머리 2023-08-12 23:01   좋아요 2 | URL
제가 진짜 양말을 뚫어져라 쳐다봤는데 ㅋㅋㅋㅋㅋㅋ 색상이 기억나지 않네요. 사진도 없구요.

작가에 대해 더 냉정한 잣대를 적용하는 분이시라는 건 알고 있습니다. 잠자냥님 말씀대로 글이 남을테니까요. 저는 인간에 대한 기대치가 낮은 편이라 작가에 대해서도 크게 기대하지 않으며 잘 실망하지 않고.... (물론, 평생 까방권 회원이신데도 자꾸 실망펀치 날리시는 강준만 선생님은 예외)

잠자냥님이 생각하시는 작가의 기준을 쪼금만 낮추시고 오래오래 글쓰기 해주시면 어떨까 싶어요^^

바람돌이 2023-08-12 22: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냥 서점에 갔는데 작가 사인회를 하고 있는 동네.... 이럴 때 서울 사는 사람이 약간 부럽기는 합니다. 물로 저는 제가 사는 부산을 매우 사랑하긴 합니다. ^^ 만약 저기 사인회를 하고 있는 작가가 최은영 작가가 아니라 황정은 작가였다면 저는 무조건 책을 사서 사인 받을 때까지 죽치고 앉아 있었을듯요. ^^ 우연히 교보에 갔는데 황정은 작가가 사인회를 하고 있다 뭐 이런 상황 너무 근사할 거 같아서 단발머리님 부럽습니다. ^^
잠자냥님에서 시작된 작가에 대한 이야기들 글들이 다 너무 좋네요. 저도 뭔가를 쓰야 할 거 같은 느낌이 또 막 드는데 일단 눌러 앉힙니다. 쓸 내용이 생각이 안나서요. ^^

코로나 다 나으셧어요. 휴유증 없이 나으신거죠? 그래도 건강 조심하세요. ^^

단발머리 2023-08-12 23:10   좋아요 2 | URL
제가 저번에 그냥 교보문고에 갔을 때는 파친코의 이민진 작가가 있었더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 그만!!!!!!) 그 때는 사람들이 작가님에게 영어로 질문을 ㅋㅋㅋㅋ 만약 황정은 작가를 보게 되면 그 때는 바람돌이님께 알려 드릴게요. 급한 알라딘 댓글이 달리면 저인줄 아세요!!

눌러 앉히지 마시고 바람돌이님의 생각을 공유해 주세요^^

코로나는 거의 다 나았고요. 저는 행복하고 건강하고 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님, 굿나잇!!

페넬로페 2023-08-12 23: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작가의 머리속에는 글이 가득할 것 같아요. 그래서 양말까지는 신경쓰지 못한 건 아닐까요.
교보에서 우연히 최은영 작가 사인회 한다는 걸 봤다면 저는 무조건 책 사서 사인 받았을 거예요.
작가에 대한 평가는 좋아하는 작가와 그렇지 않은 작가에 대해 좀 다르게 나올 것도 같아요.
좋아하는 작가에게 좀 더 관대할지도 모르겠어요.
작가에 대한 페이퍼 읽으니 저도 생각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단발머리 2023-08-13 08:12   좋아요 1 | URL
네, 페넬로페님 말씀대로 작가의 머리속에는 글이 가득할 거 같아요. 그리고 어쩌면 무심히 신은 양말은 찰떡궁합이었는데 제가 좀 감각이 부족하다 보니 ㅋㅋㅋㅋㅋ 저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샅샅이 작가를 살피고 ㅋㅋㅋㅋ
페넬로페님의 작가에 대한 평가 이야기 저도 동의합니다.
맞아요. 우리는 좋아하는 작가에게 더 관대해지는 것 같아요. 특히 저는 그렇습니다^^

은오 2023-08-13 01: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단발님! 이 페이퍼 진짜 감탄하면서 읽었어요. 왤케 좋죠? 단발님도 역시 생각과 느낌을 글로 잘 표현해낼 줄 아는 분...
톨스토이가 그런 인간이었군요.. 부활이 부랄이 되는 마법.. 아니 그래도 열다섯살의 단발님께는 부활인 걸로 ㅋㅋㅋ
내가 모르게 나빠 달라는 거 그거 아이돌 팬들이 아 연애해도 되는데 들키지만 말라고 하는 거 같네요 ㅋㅋㅋㅋ 그렇가고 연애가 잘못은 아니지만 알고싶지 않다 ㅋㅋㅋㅋ
전 단발님을 좋아하기 때문에 좋아합니다!!!

단발머리 2023-08-13 08:18   좋아요 1 | URL
은오님의 이 반가운 등장 ㅋㅋㅋㅋㅋ 우리 은오님 오래오래 방학해야 하는데... 개학아, 오지 마라...
톨스토이에 대한 실망은 고마웠던 기억으로 덮으려고. 해요. 그래도 그 전에 <안나 카레니나> 읽었던 거는 잘한 일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죠. 톨스토이 어마무시합니다. 그 고집과 아집과 고집과 아집 ㅋㅋㅋㅋㅋㅋ

좋아하기 때문에 좋아한다가 진짜 정답이죠! 저는 답을 내놓고 좋아하는 편이지만(좋아하는 이유를 끝까지 파헤침), 은오님의 ‘좋아하기 때문에 좋아함‘이 진정한 ‘애정‘ 아닐까요?
저도 은오님을 좋아할 판입니다!!! (좋아한다고 하면 도망갈까 살짝 떠보는 중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8-14 08: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는 최은영 작가의 양말을 보지 못했지만, 그것은 미스 매치가 아니라 부러 한 매치가 아니었을까 생각해봅니다. 저런 원피스를 입은 후에 자 양말은 이걸 신자! 라는 생각으로 신은 그런 양말. 의도한 코디. 저는 최은영 작가가 몰타로 어학연수를 다녀왔다는 걸 안 순간부터, 이 작가는 선해 보이지만 그러나 자기만의 고집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거든요. 물론, 누구나 그렇지만요. 응 나는 이걸 이렇게 할거야, 누가 뭐래든!의 무대뽀 태도가 최은영에게 있다는 생각을 하고, 양말은, 바로 그런 성격의 발현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안보고 추측해본 겁니다. 봤다면 어쩌면 저는 으앗 너무 좋은 조합이다! 할지도 모르지만요. ㅎㅎ

좋아하는 작가의 에세이를 읽기 싫은 이유가 단발머리 님이 여기에 쓰신 것과 같은 것 같아요. 제 경우에는 누군가 쓴 에세이를 읽으면 너무 갑자기 그 사람이 보여버리거든요. 물론 제가 보는 면은 그 사람의 일면이지요. 보여주고자 하는 면과 굳이 보지지 않으려는 면이 글로 인해 작가도 모르는 사이 보여지기도 하잖아요? 어쨋든 그것들은 모두 그 사람의 전부가 아닐텐데, 보여지는 걸로 좋아할 수도 싫어할 수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나중에 보이지 않았던 면에 대해 알게됐을 때 아 그런 사람이 아니었네 하면서 돌아서거나 다시 좋아할 수도 있는 것일테고요.

저는, 사람을 미워하는 게 너무 괴로워요. 저는 미움이란 감정이 찾아오면 너무 괴롭습니다. 고통스러워요. 제발 미움이 내게서 물러가기를 바라는데 한 번 시작된 미움은 쉬이 물러가지도 않아요. 그래서 미움이 찾아오길 원하지 않고 미워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저로 하여금 미움이란 감정을 들게 한 사람을 그래서 더 미워하게 됩니다. 저를 그토록 괴롭게 만들어서요. 그래서 저는 그 사람에 대해 더 자세히 알기를 거부하게 되고 또 누군가를 지나치게 가까이 하는 것도 거부하게 됩니다. 미워하기 싫어서요. 미움이 너무 괴로워요. 싫은 작가라면 다음부터 안읽으면 되고 좋아하는 작가는 찾아 읽으면서 독서 생활을 이어나가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겠지요.

독자가 좋아하는 작가라면 그 독자만의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독자는,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믿고 자신의 의지대로 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좋아하는 작가의 글을 읽으면서 지냅시다, 단발머리 님!

단발머리 2023-08-19 14:03   좋아요 1 | URL
다락방님 첫번째 문단 읽고 나니
아... 미스매치가 아니었겠구나 확신이 드네요. 그렇습니다. 최은영 작가님이 그럴리가 없지요 ㅎㅎㅎ

저는 좋아하는 작가의 에세이 중에서도 작품과 관련된 이야기는 좀 더 많이 듣고 싶거든요. 작가의 생각이 직접적으로 드러나서 전 그것도 좋구요. 그래서 만약 로스와 관련된 글이라면... 어떤 에세이든 읽고 싶을 거 같구요. 싫어하는 면, 작가의 너무 가까운 모습을 발견할 거라는 걱정보다 제게는 궁금증이 더 크다고 할까요.


독자가 좋아하는 작가라면 그 독자만의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독자는,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믿고 자신의 의지대로 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좋아하는 작가의 글을 읽으면서 지냅시다, 단발머리 님!

......... 저 다락방님 문장대로 ㅋㅋㅋㅋㅋㅋ 이렇게 글 쓰면 되는데 왜 이렇게 길게 썼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믿고 제 의지대로 읽어나가보겠습니다. 좋아하는 사람을 계속 좋아하겠어요! (불끈!!)

건수하 2023-08-16 13: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이 언급하신 작가들을 저는 그렇게 좋아하진 않지만 (사실 단발머리님이 좋아하시는 또 다른 작가들 중에 제가 좋아하는 작가들이 많습니다) 마음이 중요하다, 또 그 마음은 쉽게 알 수 없다는 말엔 전적으로 동감입니다.

위에 다락방님이 쓰신 ‘독자는,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믿고 자신의 의지대로 하면 된다고 생각해요.‘ 에도 동감이구요.

오늘 어떤 책을 찾다가 단발머리님이 좋아하시는 작가와 책들이 주르륵 달려있는 페이퍼를 읽었답니다. <화성 연대기>도 있었고, <킨>, <포트노이의 불평>도 있었구요. 그 페이퍼에서 책 몇 권을 제 보관함에 추가했어요.


단발머리 2023-08-19 14:08   좋아요 1 | URL
제가 언급한 작가들 중에 수하님이 좋아하지 않는 작가가 있을 수도 있겠지요. ㅎㅎㅎ 다락방님 댓글처럼....... ‘제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믿고 저의 의지대로‘...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좋아하면서 또 다른 작가들과의 새로운 만남을 기대하려고 합니다. 우리 같이 읽어가면서 좋아하는 작가를 같이 ‘발굴‘하는 행복하고 즐거운 경험이 계속되기를 바랍니다.

레이 브래드버리는 올 여름 저희집 최애 작가이구요 ㅋㅋㅋㅋㅋ 옥타비아 버틀러는 뭐 무슨 말을 더하겠습니까. 필립 로스는 사랑이죠. 수하님의 보관함의 책들이 리뷰로 변신할 날들을... 기다릴게요!!!

김수정 2023-08-19 13: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들 책들을 많이 읽어서 그런가 댓글도 작가수준이네요~~~

단발머리 2023-08-19 14:03   좋아요 0 | URL
네... 그건 사실입니다^^
 


읽은 책 정리, 바로바로 안 해두면 다 사라진다고 알라딘 내공 100단 친구가 알려주었다. 그러려고 하는데 잘 안되는 나를 몰아쳐서 겨우겨우 쓴다. 집 정리 해야하는데. , 모르겠다. 태풍 올라온다고 하니 일단 얌전 모드/집안 모드/책상 모드로 읽은 책 정리하기

 
















1. 왜 쓰는가

 


로스에 대해 쓴다는 건, 로스를 읽는 나에 대해 쓴다는 뜻이다. 김영하의 표현을 다시 빌려온다.

 















이렇게 이해하기 어려운 부도덕하거나 사회적 통념과는 벗어난 행동을 하는 인물의 이야기에 나는 왜 매력을 느끼는가? 나는 괴물인가? 니체식으로 말하자면, 혹시 나는 너무 어두운 심연을 지나치게 오래 들여다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평범하고 도덕적인 삶을 영위하는 내가 이런 이야기에 매혹되는 것은 도대체 무슨 이유인가? (<글쓰기의 최소원칙>, 김영하, 135)

 


로스를 읽을 때, 이 질문은 항상 나를 따라다닌다. 나는 왜 로스가 그려낸 인물에 사로잡히는가. 평범하고 도덕적인 삶을 영위하는 내가, 이런 이야기에 매혹되는 것은 도대체 무슨 이유인가. , 나는 왜 로스를 읽는가.


 

나는 내 안의 심연을 로스가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내 안의 어두움, 내 안에 감추고 싶은 그 어떤 것을 로스가 그려내기 때문에, 그래서 나는 로스를 읽는다. 그건 섹스에 관한 것일 수도, 강박에 관한 것일 수도, 청결에 관한 것일 수도, 그리고 유대인에 관한 것일 수도 있다. 로스가 아니었다면 이렇게 사로잡혔을까, 생각하면 그건 아니었을 것 같다. 그렇다면 결국은, 그가 잘 썼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 밖에 없다. 그가 선택한 주제 뿐 아니라, 그의 글 쓰는 방식. 그의 표현을 그대로 옮기자면, ‘대화에 들어서는 속도’, 나는 그것에 사로잡힌다. 항상 그렇다.

 


질문자는 프랑스의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인 알랭 핑켈크로. “…. 선생님이 로노프인가요? 아니면, 덜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선생님은 작가가 예술을 위해 인생으로부터 은둔한 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은자, 스스로 정한 수도자라는 이념을 공유합니까?”

 


예술은 인생이기도 합니다, 아시다시피. 고독도 인생이고, 명상도 인생이고, 허세도 인생이고, 불평도 인생이고, 사색도 인생이고, 언어도 인생이지요. 문장을 더 낫게 고치는 일을 하는 것은 자동차를 만드는 것보다 못한 인생인가요? 『등대로』를 읽는 것은 소젖을 짜거나 수류탄을 던지는 것보다 못한 인생인가요? 문학적 소명에 따른 고립 - 단지 깨어 있는 시간의 대부분 방에 혼자 앉아 있는다는 것보다 훨씬 많은 의미를 포함하는 고립 - 은 밖에 나가 야단법석 속에서 감각을 축적하거나 다국적 기업을 다니는 것만큼이나 인생과 큰 관련이 있습니다.


내가 로노프냐고요? 내가 주커먼이냐고요? 내가 포트노이냐고요? 그럴 수도 있다, 라고 생각합니다. 아직은 그럴 수도 있지요. 현재로서는 내가 책 속의 인물만큼 선명하게 윤곽이 잡혀 있는 건 전혀 아닙니다만. 나는 여전히 무정형의 로스지요. (<왜 쓰는가>, 231)

 



이런 사람을, 이렇게 말하는 이 사람을 나는 사랑한다. 이 지독한 프로이트주의자이자 여성혐오자인 필립 로스를.

 

작품을 읽어보지 않은, 이름조차 낯선 소설가를 로스가 인터뷰한 글들은 몇 개 건너뛰었지만, 로스의 문장은 대부분 다 읽어서, ‘읽었어요로 표시한다.

 




 













2. 현대사상입문

 

지금부터는 제 나름의 푸코 독해입니다만, 현대사회에서 대규모의 생명정치와 여전히 계속되는 심리적 규율 훈련이 모두 작용하고 있다면, 모종의 '새로운 고대인'이 되는 방식으로서 내면에 너무 집착하지 않고 자기 자신에게 물질적으로material 관여하면서, 그러나 그것을 대규모의 생명정치에 대한 저항으로서 그렇게 하는 방식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그러니까 요컨대, 이상하게 너무 깊이 반성하지 말고, 그래도 건강을 챙기려면 챙기고, 그 다음에 "따로 마시러 가고 싶으면 가면 되잖아" 같은 것이 가장 푸코적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세속성이야말로 푸코의 '고대적인 존재 방식인 것입니다. (106)

 


자그마치 세 개의 형광펜(제일 좋아하는 색 3가지)Black Wing연필까지 총동원해 읽었지만, 아직도 이해되지 않는 구절이 많아, 약간의 절망과 스스로에 대한 실망을 안겨준 책이다. 그래도 도의상 이 저자의 다른 책을 한 권은 더 읽어보겠다는 결심도 하게 됐다. 한 번 더 기회가 있다.



 



















3. Flipped

 


And I don't know... I've been weirded out ever since. She doesn't look the same, she doesn't sound the same, she doesn't even seem like the same person to me!" I stared out the window at the Bakers'. "She's... she's just different."

 


My grandfather stood beside me and looked across 187the street, too. "No, Bryce," he said softly. "She's the same as she's always been, you're the one who's changed." He clapped his hand on my shoulder and whispered, "And, son, from here on out, you'll never be the same.”

(187p)

 


2월부터 읽기 시작했는데 이리저리 치이고, 나도 바쁜 시간이라 책을 잃어버렸…. 다가 다시 찾아서 마저 읽었다.

 


나는 오랫동안 짝사랑을(이제 총 100번쯤 말했습니다) 했기 때문에 짝사랑의 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한다고 (나 혼자) 생각한다. 응답받지 못하는 마음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과 사랑을 사랑하는 마음 사이의 그 좁은 간극에 대해서도 난, 조금은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무조건적인 사랑이 가능한지 혹은 그것 자체가 형용모순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무조건적인 사랑에 대한 집착이 강한 이유도 그것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 자신은 인간에 대한 기대가 낮은 편이지만.  

 


옆집 사는 소년(브라이스)을 짝사랑하던 소녀(줄리)는 브라이스가 화려한 외모와는 다르게 소심하고 비겁한 아이임을 차차 알게 된다. 달걀 사건을 계기로 줄리는 브라이스에 대한 마음을 접는다. (달걀 사건: 줄리는 농장에서 자신이 키운 닭이 낳은 유기농 신선 달걀을 매주 브라이스 가족에게 건넸는데, 농장 환경이 불결하다는 의심에 브라이스의 엄마가 달걀을 불편해하자 브라이스는 줄리가 건네주는 달걀을 받은 후 아무도 모르게 쓰레기통에 몰래 버렸던 것이고, 그간의 일을 줄리에게 들켜버린 사건) 자신을 내내 쫓아다니던 줄리가 이제 자신을 본체만체하니 속이 후련할 만한데, 브라이스는 자신도 모르게 줄리를 힐끔거리며 쳐다보게 된다. 그리고, 대결전의 날. 기부 행사의 일환으로 남학생들이 모두 바구니 소년이 되어 소녀들의 선택을 기다리던 순간에, 브라이스는 줄리가 자신이 아닌 다른 남학생을 선택한 것을 알게 되고, 학교에서 제일 예쁘고 유명한 여학생 두 명에게 선택받았음에도 뚜껑이 열려버린 브라이스는 그대로 줄리의 손목을 낚아채서는

 


한 챕터는 줄리의 관점으로, 한 챕터는 브라이스의 관점으로 서술된다. 똑같은 상황에 대한 완벽하게 상반되는 기술을 통해 세상의 진실은 하나가 아닌 것이 아닌가되묻게 된다. 멍청한 브라이스가 마지막에라도 줄리를 다시 발견하는 장면이 인상 깊다. 얼빠진 브라이스, 진짜 사랑에 빠진 브라이스에게 할아버지가 말씀하신다.

 


"She's the same as she's always been, you're the one who's changed."









 

 













4.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나는 유전자가 만든 몸에 깃들어 있지만 유전자의 노예는 아니다. 본능을 직시하고 통제하면서 내가 의미 있다고 여기는 행위로 삶의 시간을 채운다. 생각과 감정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가치 있다고 여기는 목표를 추구한다. 살아 있는 마지막 순간까지 삶의 방식을 선택할 권한을 내가 행사하겠다. 유전자·타인·사회·국가·종교·신, 그 누구 그 무엇에도 의존하지 않겠다. 창틀을 붙잡고 선 채 죽은 그리스인 조르바처럼!' (128)

 


내가 이 책에 그래도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이유는 1) 유시민을 좋아하기 때문이고 2) 유시민을 좋아하기 때문이고 3) 적어도 유시민은 이 책에서 나름의 답을 내놓으려고 애썼기 때문이다.

 


빅히스토리를 다룬 책들, 우주의 기원에서부터 생명의 출현, 진화의 과정, 인간종의 문화와 뇌과학, 의식에 관해 다루었던 다른 책들은, 사실의 나열에 힘을 쏟는 경우가 많다. 적어도 유시민은 그에 대한 답을 내놓았다고, 나는 생각한다. 다만, 우주의 먼지이며 물질간의 결합체이며 아무런 의미를 갖지 않는 삶으로서의 인간상을 가진 사람이 선택한 사인 문구(“그대라는 존재는 우주가 만든 기적입니다”)는 너무 감상적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다른 걸 쓰기도 좀 그렇기는 하다. 우리는 모두 죽는다. 라거나 우주는 멸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라고 쓸 수는 없을 테니.

 




 













5. 재수사 1, 2 

 

재수사 1권은 리뷰를 썼고, 2권은 안 썼지만, 두 권을 다 읽고 쓴 리뷰였으니, ‘읽었어요에 의미를 둔다. 다만, 장강명 작가를 직접 만나게 된다면, 230% 지점에 내가 범인으로 찍은 사람, 온 동네방네 범인 찾았다고 말했던 그 사람이 왜 범인이 아니냐고 물어봐야겠다.

 

 

















6. 동맹의 풍경

 

'몰두’의 이러한 두 가지 오래된 의미를 참조해, 여성들의 성애화된 노동에 투입되는 폭넓은 감정적 스펙트럼을 다뤄볼 수 있을 것이다. '희망'은 주로 개인의 선택, 열망과 굳게 연결된 정서와 감정을 가리키는 한편, 내가 이해하기에 '몰두'는 정동과 훨씬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즉 우리와 같거나 같지 않은 사람들과의 조우에서 사람들의 감정적 동요가 어떻게 깊이 체현된 경험이자 중요하게는 집단에 관여하는 현상이 될 수 있는지를 강조한다(Mazzarella 2009, 2015). (158)



<정희진의 공부>에서 선생님은 왜 이런 책을 우리나라 사람이 쓰지 못했나, 이런 말씀을 언뜻 하셨는데, 읽는 내내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한국 역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통찰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큰 점수를 주고 싶고, 한국 상황의 특이성과 전 세계 군사주의의 공통성을 추적하는 과정도 흥미로웠다. 미군을, 국경 내에서 모시고살고 있는 대한민국의 모든 사람이 1독할만한 책이라 생각한다.  

 

 

















7. 우리는 당신들이 불태우지 못한 / A Politically-Incorrect Feminist / 감시와 처벌

 


그래서 지금 읽는 책은 이렇게 3. 세 권 다 묵직해서 얼른 해치우고 한 권이라도 좀 가벼운(?) 책으로 읽고 싶다.

 

 


아침부터 너무나 커피가 마시고 싶은데 못 마시고 있다. 다행히 머리는 안 아픈데, 오늘 같은 날씨에, 너무나 아쉽다. 의사쌤이 커피랑 에어컨 금지라고 하셔서 어쩔 수 없지만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 기침 많이 줄었는데(친구가 보내준 도라지즙 덕분입니다) 커피 마시면 안 되나요? 라고 혼잣말 시연 중이다.  

 

 


연속되는 비문들과 주술 비호응과 기타등등. 카페인의 도움 없이 썼다. 그래서 오래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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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3-08-10 16: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앗 감기인가요? 에어컨 금지도 슬프지만 커피 금지라니.... 이런 지옥이....ㅠ.ㅠ 빨리 나아서 맘껏 커피 드세요. ㅠ.ㅠ

로스의 책도 그렇지만 저는 가끔 제가 추리소설을 볼 때 느껴요. 내가 이런 책을 왜 이렇게 좋아하지 말이죠. 역시 제 내부의 심연을 반영하는 거다라는 생각 저도 했었어요. ㅎㅎ
오랫만에 단발님 글을 보니 그동안 책 쭉 놓고 지냈던거 다시 반성이 되네요. 그래도 저는 철학이나 푸코는 안 읽을겁니다. ㅎㅎ

여기는 태풍이 이미 지나갔는데 위쪽동네는 이제 시작이겠구나 싶네요.모쪼록 조심 조심 집콕하세요. ^^

잠자냥 2023-08-10 16:57   좋아요 2 | URL
코로나래요.

단발머리 2023-08-10 17:50   좋아요 2 | URL
바람돌이님 / 이렇게 오랜만에 오시다니요. 너무너무 반갑습니다~~~~~ 베트남 여행 마치셨으면 이제 컴백알라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녁 10시쯤 서울 통과한다고 그러대요. 빗줄기가 좀 쎄졌어요. 집콕 중입니다. 강제 집콕, 이른바 격리요.
코로나 재감염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접니다. 얼른 나아서 커피 마시고 싶어요. (훌쩍)

잠자냥님 / 콜록콜록!

바람돌이 2023-08-11 00:09   좋아요 0 | URL
코로나 재감염 ㅠ.ㅠ 그 어려운걸 또 우리 단발머리님이 하시다니..... 안타깝습니다.

단발머리 2023-08-11 10:15   좋아요 1 | URL
접니다 ㅋㅋㅋㅋㅋ 그 어려운 걸 해내는 단발머리, 헤헤!!

잠자냥 2023-08-10 16: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 님하고 저하고 남자 작가로 싸울 일은 없을 거 같아요. ㅋㅋㅋㅋㅋㅋ
장강명, 필립 로스, 유시민! 어쩌면 이렇게 제가 안 좋아하는 사람만 좋아하십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필립 로스 좋아하시는 건 혹시 그 밖에 단발머리 님 안의 잠재된 마초성 때문!?

단발머리 2023-08-10 17:56   좋아요 1 | URL
남자 작가로 가지고 싸울 일이 없다 하시니 너무 좋네요 ㅋㅋㅋㅋㅋ
겸사겸사 잠자냥님 좋아하시는 작가 셋만 알려 주세요. 아, 맞추고 싶네요.
워낙 많이 읽으시니 누구로 하시려나. 잠자냥님이 안 좋아하는 사람은 맞출 수 있는데...장강명, 필립 로스, 유시민, 다자이 오사무....

아! 엔도 슈사쿠랑 자우메 카브레 할께요. (맞춰야함ㅋㅋㅋㅋㅋㅋㅋ)

로스는 제게 길티플레저이고요. 제 안에 잠재된 마초성 아니면 극도의 수동성 때문일까요?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8-10 23:12   좋아요 1 | URL
아닙니다. 저는 인간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작가라고 해도 장, 필, 유는 뭐 더 좋아지진 않더라고요

제가 그나마 좋아하는 남자 작가(?)는 하워드 진입니다.

단발머리 2023-08-11 10:16   좋아요 0 | URL
저도 하워드 진 두 권 정도 읽었는데 아..... 책고수 잠자냥님이 그나마 좋아하는 작가라 하니 하워드 진이 달리 보이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 권 더 읽어야겠어요. 하워드 진 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08-10 18:0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니, 바쁘신 와중에 왜이리 많이 읽으셨어요? 게다가 코로나 와병중에 이렇게 긴 글을? 지금 쓰러지신 거 아니죠? 어서 나으시길 바랍니다~ 기침 심할 때 너무 힘들죠 ㅠㅠ 도라지즙 보내주는 친구도 있고, 와~~
필립 로스는 <에브리맨> 밖에 안 읽어서 ㅋㅋ 왜 ‘길티플레저‘라고 하시는지는 쪼끔 알겠더라고요. 마초여..
<동맹의 풍경> 읽어보고 싶네요. 하지만 나에게는 아직 12권의 읽을 책이..아니 120권..쿨럭

다락방 2023-08-10 18:11   좋아요 5 | URL
저에겐 1,200 권의 책이 …

독서괭 2023-08-10 18:58   좋아요 3 | URL
🤣🤣🤣

단발머리 2023-08-10 19:09   좋아요 3 | URL
독서괭님 / 많이 읽은건 아니구요. 5월부터 읽은 것들을 한꺼번에... 상반기 결산도 아니고 읽은 책 <털고 가기>였습니다. 쓰다보니 길어져서 안 그래도 저녁은 간단히 먹었네요. 이제 기침이 가라앉아서요. 이번 재감염의 특징은 ㅋㅋㅋㅋㅋ 다른 데는 하나도 안 아픈데 기침이 고약하다는 것이었습니다. 큰 고비 지나서 언덕길로 들어섰습니다.

<에브리맨>이 걔 중 제일 얌전하고 건전하고 차분합니다. 참고해 주세요^^
<동맹의 풍경>은 12권 정도 제치신 후에 꼭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써야할 이야기가 많은데 저는 리뷰 못 쓰고 일단 ‘읽었어요‘만 표시해 두었어요.

다락방님 / 1,200권의 책들 모두 <산 책>으로 정리되어 있어야 하는데 말이지요. 흠...

잠자냥 2023-08-10 23:12   좋아요 1 | URL
락방아 나에겐 1201권의 책이 ㅋㅋㅋ

건수하 2023-08-10 18: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로바로 안 해두면 사라진다고 쓰는 스케일이 다른 단발머리님… 오늘은 그래도 시원한데 그 전에 에어컨없이 어찌 버티셨나요… ㅜㅜ 기침이 좀 나아지셨다니 다행이에요.

그런데…. 혹시 단발머리님이 짝사랑하신 분이…. 인간 초월적 존재인가요…?

<감시와 처벌> 저 시도해보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어려울 것 같아요 😂

단발머리 2023-08-11 10:16   좋아요 2 | URL
다른 식구들이 워낙 더위를 타서 완전히 끄지는 못하고요. 저는 거실이랑 방을 오가는 생활을 했더랍니다.
기침은 많이 나아져서요^^

제가 짝사랑하던 이는 저와 같은 평범한 인간으로서.... 아, 갑자기 보고 싶네요.
**아, 어디에 있든 행복하게 잘 살길 바래. 이제 네 소식 전해줄 사람도 주위에 없네. 쩜쩜쩜...

굳이 설명하자면 ㅋㅋㅋㅋㅋ 저는 짝사랑의 실패를 초월적 존재에 대한 사랑으로 극복했다고 할 수 있겠네요. 여전히 제가 사랑하는 분입니다. 아마 수하님도 아시는 분일거에요. 예수님이라고^^

<감시와 처벌> 저도 진도가 지지부진합니다. 근데 울지 마시구요~~~~~~우리 쫌만 더 같이 가봐요!!!!

건수하 2023-08-10 19:41   좋아요 1 | URL
그러니까.. 왠지 그 분이 관련되었을 수 있겠다 하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어요 ^^

시작을 못했는데.. 일단 해봐야 할까요? 🥲

단발머리 2023-08-10 20:03   좋아요 1 | URL
수하님의 그 생각을 참 옳았습니다. 그 분과 관련이 있죠. 제 일생일대의 사랑입니다!!

일단 시작은 한 번 해보시구요. 저는 오히려 해설보다 푸코가 말하는게 더 낫더라구요. 저도 심히 앞쪽이기는 합니다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3-08-10 19: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카페인의 힘 없이 힘들게 쓰셨을 것 같은 귀한 글을 정독하고 갑니다.
전 필립 로스는 아니지만 장강명과 유시민은 좋아합니다. 그래서 싸워야 하나? 잠시 생각했네요.ㅋㅋㅋ
그래도 괜찮아요. 전 남자가 넘 많아서 김연수, 이승우, 배명훈, 정용준...등등 괜찮을 것 같긴 합니다.
유시민 작가의 저 책 안 읽으려 했었는데 희진 샘한테 얄밉도록 넘 말씀을 잘 하셔서...소심한 복수를 하려 했었거든요. 하지만, 읽어봐야 할 것 같네요. 유시민 작가님은 알기 쉽고 간결하게 글을 쓰는 사람이라 책 읽기가 참 편하고 애정이 가는 사람인지라....^^
그리고 저 책을 읽고 싶도록 단발 님이 콕 꼬집어서 문장을 쓰셨어요.^^
모쪼록 코로나 깨끗하게 잘 나으시길 바랍니다.

단발머리 2023-08-10 19:16   좋아요 2 | URL
장강명과 유시민을 좋아하신다고 해서 저랑 굳이 싸우실 필요는 없구요. 그냥 저한테 양보해주시면 됩니다 ㅋㅋㅋㅋㅋㅋ
저도 김연수, 이승우 작가 좋아하고요. 물론 최은영과 황정은도 좋아합니다^^

직접 저 책을 읽으시면 책나무님은 책나무님 대로 따로 느끼는 부분이 있을 거 같아요. 저는 약간 전문적이고 어려운 부분은... 어차피 내가 모르는 부분이구나... 그러면서 설렁설렁 읽었거든요. 근데 그래도 다른 과학책에 비해 쉽게 쓰려고 노력한 점이 보여서... 저라면 한 번 읽으실 것을 권하고 싶어요.

코로나는 슬슬 나아지고 있습니다. 태풍만 지나가봐라! 나가서 놀리라! 다짐하는 오늘입니다.

건수하 2023-08-10 19:42   좋아요 3 | URL
ㅎㅎ 저도 그래서 안 읽으려 했지만 궁금하더라구요. 근데 희진샘도 후반부에 엄청 잘 받아치셔서 기분 좋았어요. 박문호님과의 대화는 이 두 분의 대화보단 재미가 덜했습니다 ^^

단발머리 2023-08-10 19:52   좋아요 2 | URL
저는 1, 2부 두 번 들었습니다. 한 번 더 들을 예정입니다. ㅎㅎㅎ

책읽는나무 2023-08-10 21:43   좋아요 2 | URL
박문호 박사님껀 듣다가 듣다가 재미가 없어서 중도 포기했어요.ㅋㅋ
정희진 샘과의 대화는 넘 재밌어서...들으며 산책하다가 몇 번이나 빵 터졌던지...사람들이 이상하게 봐서 사람들 없는 쪽으로 걸어가서 들었어요.
심심할 때마다 계속 들어야겠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유시민 작가님과 정희진 선생님의 우정이 바람직해 보입니다.

다락방 2023-08-10 19: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일단 로스에 대한 부분 읽고 씁니다.
저는 로스가 천재라고 생각해요. 저는 그의 페미니스트 혐오를 원망하지만, 그렇게나 원망하는 이유는 그가 너무나 잘 쓰기 때문입니다. <휴먼스테인> 에서 페미니스트 그리는 거 보고 너무 징그러웠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책이 너무너무 뛰어나요. 그래서 화가 납니다. 이런 걸 애증이라 하나요?
내 안의 심연을 보여주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로스를 받아들이는 거,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거. 저는 그걸 이해합니다. 저는 휴먼스테인만 해도 로스를 밀어낼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럴 수 있었어요. 그런데 <네메시스> 앞에 무릎 꿇었습니다. 심연이요? 제가 들킨 심연이 바로 네메시스에 있었어요. 네메시스 에서 로스는 저를 썼어요. 누구도 나를 그렇게까지 잘 파악하지 못했던 것 같은데 그걸 로스가 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에게 로스의 최고작은 네메시스 인데, 그건 그가 그 속에서 저를 썼기 때문입니다. 흑흗 ㅜㅜ

단발머리 2023-08-10 19:56   좋아요 0 | URL
저는 진짜 다락방님의 이 댓글의 이 문장을 완벽하게 다 이해합니다. 그러니까 누구도..... 로스처럼 못 써요.
저 책 <왜 쓰는가>에서도 인디펜던트 광고가 그래요.

모두가 로스가 되길 원했지만, 그 누구도 근접조차 하지 못했다.

그러게요. 누가 로스 스타일로, 로스처럼 쓰겠어요. 그렇게 세세히, 그렇게 깊게, 그렇게 지독하게.... 그래서 슬프고, 괴롭고.... 그렇습니다. 제가 최근에 로스 소설 <새버스의 극장> 좀 읽다가 그만뒀어요. 못 읽겠더라구요. 그건 좀 더 날것의 느낌....
아무튼 우리는 슬픕니다. 같이 울어요.... 엉엉 ㅠㅠㅠㅠㅠㅠ

다락방 2023-08-10 19: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플립> 이 그런 내용 이었군요? 예전부터 제목은 익히 알고 있었는데요. 아 읽어보고 싶지만, 제가 너무 영어책 까지도 닥치고 많이 사는 것 같아요. 시무룩..

단발머리 2023-08-10 19:59   좋아요 0 | URL
읽을 수 있어요, 플립은 ㅋㅋㅋㅋㅋ 번역본도 있고요. 참, 영화도 있습니다.
그 남주가 제 첫사랑을 꼭 빼닮았다는 소문을 들으셨나요? 제가 그 소문 내고 다닙니다 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8-10 19:3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 퇴근 무렵 단발머리 님 글 올라온 거 보고 오 각잡고 읽어야지 하고 대충 보고 퇴근했어요. 그리고 혼자 술 마시러 와서! 단발머리 님 글을 천천히 읽었어요. 제가 사랑하는 시간입니다. 혼자서 원하는 것에 몰두하는 시간과 바로 그 일이요. 그래서 제가 지금 행복합니다. 그 얘길 하고 싶었습니다.

단발머리 2023-08-10 20:01   좋아요 0 | URL
혼자 술 마시러 와서~~~~ 크흐 ㅋㅋㅋㅋㅋㅋ 좋은 시간이십니까?
혼자서 원하는 것에 몰두하는 그 시간, 그 순간, 그 찰나를 응원합니다.
다락방님이 행복하다니 나도 행복해요. 그리고.... 행복하다고 말해줘서 고마워요!! 😘😘😘

잠자냥 2023-08-10 23:16   좋아요 2 | URL
락방아~ 나도 오늘 술 또 많이 먹었는데 ㅋㅋㅋ 집사2가 그만 먹으래서 그만 먹었다만…. 소주 잔을 함께 기울이고 싶구나?! 난 오늘 술국에 소주 ㅋㅋㅋ

은오 2023-08-11 09:17   좋아요 2 | URL
집사2님 처음으로 호감 ㅋㅋㅋ 저랑 잠자냥님 결혼 전까지는 집사2님이 옆에서 잠자냥님의 음주 자제시켜주시길....

다락방 2023-08-11 09:18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잠자냥 님도 소주 마셨구나~ 우리 같이 소주 마시고 있었네요. 서로 다른 곳에서.. ㅎㅎ
아 비오는데 술국에 소주라니. 너무 좋네요! 오래전에 남동생이 술국을 처음 사줘서 같이 소주를 마셨는데(시장이었어요) 어찌나 맛있던지요. 그 당시 좋아하던 남자한테 연락해서 ‘술국 먹어봤어? 겁나 맛잇다. 내가 나중에 사줄게‘ 했더랬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중엔 술국도 제육도 앞에 두고 소주 한 잔 같이 하십시다 ㅋㅋ

잠자냥 2023-08-11 09:47   좋아요 1 | URL
어후 어제 집사2가 말렸기에 망정이지 더 마셨으면 오늘 출근 못할 뻔....
어제 제가 얼마나 취했냐면요? 다락방님한테 만나자고 했다가!
와.. 새벽에 깨서 겁나 황당해서 냉큼 지웠다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술국에 제육에 소주 배틀합시다. 언젠가...ㅋㅋㅋㅋ

단발머리 2023-08-11 10:18   좋아요 1 | URL
다락방님 / 어제는 태풍은 좀 그랬지만 날씨 자체로는 참.... 소주와 어울리는 날이었어요. 그죠? ㅋㅋㅋㅋ 아침의 페이퍼로 보아 과음은 안 하신 걸로 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님 / 그만 먹으라고 그만 먹으면.... 그것은 참사랑?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오님 / 집사2님이 얼마나 소중한 분이신줄 아시겠죠? 참사랑 실천 중입니다. 이 모두 다 잠자냥님을 위한 것이고요 ㅋㅋㅋㅋ

단발머리 2023-08-11 10:20   좋아요 1 | URL
잠자냥님 / 한 번만 더 취해서 다락방님이랑 만나셔야 하는데 ㅋㅋㅋㅋㅋ 마침 14일이 잠자냥님 연차라는 소식입니다. 13일에 거하게 드시고 14일에 락방님이랑 소주 콜? (from 다락방-잠자냥 만남 추진 위원회)
그 언젠가는........ 14일 ㅋㅋㅋㅋㅋㅋㅋ (저는 못 나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8-11 10:31   좋아요 1 | URL
제가 어제의 숙취가 심하여, 이번 연휴에는 금주!하겠노라 다짐했으므로... 14일 만남은 안 될 거 같아요. ㅋㅋ
오늘 아침 희진쌤 방송 듣는데, <나의 해방일지>에서 구씨라는 사람이 소주 2병씩만 사가니까, 편의점 주인이 그냥 왕창 사가라고 했다는 말 듣고 아침에 빵터졌어요....ㅠㅠ 아 나도 중독자구나 싶어짐. 맥주 4캔만 사자.. 소주 한 병만 사자.. 이러고는 결국 다시 나가서 또 사옴.....ㅠㅠ 그냥 왕창 사....(면 다 먹음-_-)

단발머리 2023-08-11 10:36   좋아요 1 | URL
자매품 <천하장사>도 있습니다. 팟빵 댓글에 보니까 <천하장사>에 맛 들이셨다는 분들도 있더라구요.
근데.... 저도 딱 3개만 사요. 한 번에 ㅋㅋㅋㅋㅋㅋ 그 다음에 갔을 때 또 3개 ㅋㅋㅋㅋㅋㅋㅋ묶음으로 사면 더 저렴한 것을 ㅋㅋㅋ

다락방 2023-08-11 10:57   좋아요 2 | URL
회사 동료 직원도 늘 그날치 먹을 소주나 맥주만 사가지고 들어가길래 제가 쟁여두라고 말했었는데요. 그러자 그 직원이 쟁여두는 순간 그건 의미를 잃고 있는 걸 다 마실까봐 겁난다고 하더라고요. ㅎㅎ
그런데 술 쟁이는 저로서는 말이죠, 와인, 맥주, 소주 다 쟁이는데, 쟁이면 마음이 편합니다. 언제든 마실 수 있어서 오히려 덜 마시는 것 같아요. 물론 돈 벌어서 다 술 사는 것 같은 느낌적 느낌 +합리적 의심이 들지만. 쟁이는 걸 추천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이렇게 음주 독려하면 안되는건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오 2023-08-11 09: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단발님!! 저도 필립 로스 궁금해요!! 저는 소재를 봤을때 <울분>이 제일 끌려서 예전부터 그거 보관함에 넣어뒀는데.. 단발님이 이렇게 좋아하시니 얼른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블랙윙 연필 반갑고요 ㅋㅋㅋㅋ 사실 글씨쓰기엔 물러서 전 거의 관상용으로 갖고 있긴 하지만요 ㅎㅎ 밑줄용으론 딱인 것 같아요! 그리고 중요한건 너무 예쁨..

잠자냥 2023-08-11 09:52   좋아요 2 | URL
블랙윙 저도 예쁜 걸로 여러 개 있어서 그런지 저 블랙윙에 눈이 가더라고요.
(이 연필은 너무 예뻐서 연필깎이로 깎다 보면 마음 아파짐. 내 살 깎는 느낌ㅋㅋㅋ)
밑줄 긋기에도 좀 진해서 언제부터인가 관상용으로만.

은오 2023-08-11 09:58   좋아요 1 | URL
역시 이런데서도 통하는거보면 잠자냥님은 확신의 결혼상대..

잠자냥 2023-08-11 10:03   좋아요 2 | URL
블랙윙은 헤밍웨이 아재도 엄청 좋아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은오 2023-08-11 10:04   좋아요 3 | URL
헤밍웨이는 관상용 아니고 직접 썼을걸요????? 잠자냥님과 저는 단발님이랑 친구임-단발님의 페이퍼에서 블랙윙을 발견함-깎을때 마음아픔-관상용으로 씀 이게 다 겹친거예요! 완전 운명아니고서야 불가능한일 ㅋㅋㅋㅋ

단발머리 2023-08-11 10:37   좋아요 2 | URL
은오님 / 저는 <울분>도 좋아하지만 보통 순한맛으로 <에브리맨>을 제일 좋아라들 하시고요. 저는 <포트노이의 불평>이라고 사람들이 끝까지 못 읽겠다는 그 소설을 좋아하고, 그리고 제 안의 심연의 총체 <유령 퇴장>을 좋아합니다. 참고로 락방님은 <네메시스>를 최고의 픽이라고 하셨구요. 로스의 삶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으면 <아버지의 유산>과 <사실들>도 도움이 될 거 같아요. 제가 로스를.... (어흑) 사랑합니다. 사랑했어요 (어흑)

그리고 쉼없는 구애와 결혼 신청은 참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잠자냥님이 싫어하시는 건 아닐거라는 확신이 쪼금 듭니다. 하하하.

잠자냥님 / 블랭윙 너무너무 이쁘죠. 제가 ㅋㅋㅋㅋㅋ 제가 이 연필만 들고 있으면 사람들이 제 연필을 그렇게나 쳐다봅니다. 신기하다고요. 그게 사실은 신기한게 아니라 예뻐서 그런건대요. 저는 현재는 밑줄긋기 용으로 쓰고 있는데요. 친구에게 선물 받았을 때 이렇게 좋은 건줄 몰라서 ㅠㅠㅠ (명품 못 알아보는 안목) 마구마구 썼던 저를 혼내며... 요즘은 아껴쓰고 있습니다!

다락방 2023-08-11 10:59   좋아요 2 | URL
단발님께서 이미 말씀해 주셨듯이 저의 필립로스 순위는

1. 네메시스(독보적으로 1위입니다)
2. 휴먼스테인

이고요 그 뒤를 울분과 에브리맨이 함께 달리고, 포트노이의 불평과 그 뭐죠, 죽어가는 짐승? 에 또 유령 퇴장 그것들은 그 다음입니다. 제가 네메시스를 좋아하는 이유는 주인공이 너무 저같아서이고, 그런데 그 결말이 선하지 않아서인것 같아요. 되게 저를 아프게 때렸습니다. 크-

은오 2023-08-11 21:37   좋아요 1 | URL
단발님과 다락방님의 고견 참고하겟읍니다.. 휴먼스테인 울분 에브리맨까진 들어봤는데 네메시스랑 포트노이의 불평부턴 첨듣네요 아 근데 마초적이라하시니까 좀 겁난닼ㅋㅋㅋㅋㅋ 싫을수도 있을거같은데 암튼 읽어보겠어요!!

잠자냥 2023-08-11 23:06   좋아요 0 | URL
포트노이는 제가 무려 읽다만 책입니다….. 저는 웬만하면 한번 시작한 책 끝까지 읽는데 이건 덮었어요.
 




















그때 이후로 성직자들은 여성이라는 성별을 악마의 도구로 그리기 시작했는데 그 이유는 교회를 가부장적 남성적 집단으로 응집력 있게 지켜낼 필요가 있었고, 여성의 권능 앞에서 성직자들이 약점을 보이는 것으로 인해 그 재산과 소유물이 탕진되는 것을 방지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요컨대 눈으로 보아 즐거울수록 영혼에는 더 치명적이라는 것이었다. 이것이 모든 ‘악마학‘에서 반복되고 있는 주제이고 아마도 역사상 가장 여성혐오적인 텍스트인 ‘마녀를 심판하는 망치‘가 그 시작일것이다. - P65

여자들이 권력 체계에 조금이라도 도전하려고 하면 악마의 음모로 묘사되기 일쑤였다. 이것은 우리 시대에 이르기까지 역사에서 거듭 반복된 현상이다. 공산주의를 겨냥한 매카시의 ‘마녀사냥‘, 그리고 ‘테러와의 전쟁‘은 모두 이런 동역학을 바탕으로 했다. ‘범죄‘를 과장해 끔찍한 처벌을 정당화하면, 사회전체를 효과적으로 공포에 떨게 만들 수 있다. 희생자들이 고립되고, 저항의 열의가 꺾이는 것이 다음 수순이다. 그러면 대중은 이전까지는 정상으로 여겨졌던 행동들에 참여하기를 저어하게 된다. - P72

마녀사냥에 노동력을 제공하는 사람들은 대개 직업이 없는 젊은이들이다. 이들은 배후에서 활동하는 다른 행위자들이 준비한 계획을 실행하는 경우가 많다. 집집마다 방문해서 마녀 색출자에게 지불할 돈을 수금하거나 마녀로 고발된 사람을 매복 기습하고 처형하는 일을 이들이 한다. - P133

또 두 사례에서 모두 ‘마녀’는 주로 나이 든 여자나 가난한 농부이고, 종종 혼자 살며, 또는 남자와 경쟁한다고 여겨지는 여자들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유럽의 마녀사냥처럼 아프리카의 새로운 마녀사냥은 ‘시초축적‘ 과정을 겪는 사회에서 일어난다. 그런 사회에서는 많은 농민이 자기 땅에서 강제로 쫓겨나고, 새로운 재산 관계와 새로운 가치 창출의 개념이 자리를 잡아가고, 공동체적 연대감이 경제적 갈등의 영향 아래 파괴되어 간다. - P143

가족의 재산 특히 토지분배와 관련해서 여러 아내와 형제 가운데 질시와 경쟁이 발생하는 일부다처제 가족 구조도 마술 고발을 초래하는 하나의 원인이 된다. 그리하여 마녀로 고발당한 여자들 중에는 새엄마와 후처들co-wives의 경우가 가장 두드러지게 많았다. 심해지는 토지 부족 현상은 이런 갈등을 더 심화시켰는데, 그 이유는 남편이 자신의 모든 아내를 부양하기가 어렵게되고, 아내들 사이에 그리고 아이들 사이에 심각한 경쟁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 P146

그러나 여성에 대한 공격은 무엇보다도 자본이 자신의 재생산을 위해 가장 필요로 하지만 통제하거나 평가절하할 수 없는 것을 파괴할 필요에서 나온다. 왜냐하면, 오늘날과 같은 초자동화 시대에조차 여성들의 임신을 통하지않고는 그 어떤 노동work 도 그 어떤 생산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시험관 아기Test-tube babies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여성의 신체는 자본이 아직 정복하지 못한 유일한 최후의 프런티어 frontier이다. 시험관 아기라는 담론적 고안물은 여성 신체 밖에서 생식[출산]을 가능케 하려는 남성적 해법의 표현이다. 우리는 이를 배격해야 한다. - P164

페데리치는 맑스주의 페미니즘 이론, 여성사, 정치철학, 공통장의 역사와 이론에서 선도적인 페미니스트 이론가 중 한 명으로 간주된다. 마리아로사 달라 코스따, 셀마 제임스, 마리아 미즈, 반다나 시바 같은 페미니스트 저술가들과 함께 "재생산" 개념을 지역적이고 지구적인 맥락에서 착취와 지배의 계급관계를 이해하는 열쇠로 발전시켰다. - P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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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로 쓰여있는데 읽을 수 없는 슬픔
읽을 수 없는 슬픔 2




이 두서 없는 글을, 제 생각의 시작점이 되어주신 수하님과 귀한 댓글을 달아주신 쟝쟝님, 그리고 알라딘의 떠오르는 샛별 유수님에게 바칩니다.

 


 














<공부, 읽기, 번역>에 관한 수하님의 좋은 글에 제가 짧은 먼댓글을 달았는데 쟝님이 좋은 댓글을 달아주셔서 거기에 이어서 조금만 더 이야기해 보면 좋을 것 같아 씁니다. 두 글(https://blog.aladin.co.kr/suha/14807668: 한국어로 쓰여있는데 읽을 수 없는 슬픔, https://blog.aladin.co.kr/798187174/14808566: 읽을 수 없는 슬픔2)과 댓글을 읽고 오시면 이해에 큰 도움이 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사옵니다.  

 


수하님의 원래 질문과 물음에는 번역에 대한 부분도 상당했는데, 저는 그쪽으로 잘 모르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대한민국의 출판문화가 왕성해지는 것을 바라는 것외에 아직 뾰족한 방법은 없는 것으로 보여서 일단 개인이 할 수 있는 실천으로서 공부읽기에 조금 더 중점을 두고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먼저, 쟝님의 제안입니다

 


1. 이해못해도 그냥 읽는다. (그걸 겹쳐서 계속 읽어가는 방법... 페미니즘 책 계속 읽다보면... 나온 사람 또 나옵니다. 보니까 푸코 계속 나오고 라깡 계속 나오고 그럽디다. 히히.) 저는 냉장고에 이름들로만 지도를 만들어서 붙여뒀어요. 열심히 선을 그어둡니다. 그들의 관계망을. 새로운 이름이 나오면 추가를 시키고요, 계속 업데이트(?) 하는 중입니다. (메이야수와 그레이엄 하먼까지 나왔습니다...).


2. 왠지 끌리는 사람이 있다? 그럼 그 사람을 판다. (푸코 파다가 데리다를 알았는데... 엘렌 식수 남친이었고 그런 사연...) 평전 읽기 -> 입문서 읽기 -> 저작 읽기 -> 해제 있으면 저작과 해제 같이 읽기!! (이 역시 그 사람을 중심으로 관계 망들이 쭉 만들어지면 좀 재밌어요. 위에 말한 그림이 점점 촘촘해 집니다~)


3. 좋은 입문서!!!를 읽는다. 그런데 여기가 문제이지요. 좋은 입문서....................... (친일파 주의) 일본이 짱입니다. 그러나 페미니즘은....... 일본이 꽝이고요. 한국이 나은 것 같습.....

 


세 가지 다 모두 좋은 방법이고요.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여러분들이 믿으실지 안 믿으실지 모르겠지만, 저도 머릿속으로는 이렇게 썼습니다. 쟝님처럼요. 일단 읽는다. 관련된 책을 <같이> 읽는다. 좋은 입문서를 찾아 읽는다. 근데 제가 코비드19 바이러스의 공격을 받은 상태였기에,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고, 일어나면 앉고 싶고, 앉으면 눕고 싶었기에 그렇게나 간단히 써버렸던 것입니다. (믿어주세요, 제발ㅎㅎㅎ 사실 지금도 제정신이 완전히 돌아온 건 아닙니다. 여러분 눈에도 보이시죠?)

 


저는 여기에 한 가지를 추가하고 싶은데요. 읽고 이해한 것을 글로 써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를테면 어떤 책을 읽고 새로운 사실 혹은 지식을 2(수량화하는 게 좀 유치하기는 하지만 일단 그렇게 해보겠습니다) 알게 되었다고 해 보죠. 글을 쓰다 보면 내가 알게 된 게 2개가 아니라 3개였다는 걸 발견하게 됩니다. 그런데 어떤 분이 제 글을 보고 댓글을 달아 주셨는데, 또 다른 2-3개의 지식과 정보, 통찰을 보여주셨다고 해봐요. 저는 그에 대한 답을 해야 합니다. 그게 찬성이든 논증이든 비판이든 간에요. 댓글을 읽고 대댓글을 고민하는 도중에 저는 새로운 2-3개의 지식과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최대한 9개의 지식과 정보와 통찰을 얻을 수 있겠지요. 묻고 대답하는 과정을 통해, 서로의 질문이 같은 것인지 확인하는 시간을 통해, 그래서 얻고 싶은 이해가 무엇인지 알아가는 과정을 통해서요. 저는 이런 식의 공부가, 공부의 효용을 몇 배로 향상시키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알라딘 서재에서는 <무료>입니다. 무림고수가 24시간 대기하고 있습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역사, 외국어, 패션, 요리, 집사 생활까지 무엇이든 물어볼 수 있습니다. 답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어떻게 공부가 되는지를 직접체험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여기, 알라딘입니다. 그래서 알라딘을, 알라딘 서재를, 알라딘 이웃님들을, 알라딘의 무림고수들을 무한대로 활용하시기를 적극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쟝님이 말했던 내게 중요하게 느껴지는 것을 중심으로 계속 겹쳐서 읽어가는 것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쟝님의 댓글과도 겹치기는 하는데, 일단 정희진 선생님의 문장을 그대로 가져와 봅니다. <정희진처럼 읽기>입니다.



 












책을 읽은 방법은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습득이고, 하나는 지도 그리기(mapping)이다. 전자는 말 그대로 책의 내용을 익히고 내용을 이해해서 필자의 주장을 취하는(take) 것이다. 별로 효율적이지 않다. 반면 후자는 책 내용을 익히는 데 초점이 있기보다는 읽고 있는 내용을 기존의 자기 지식에 배치(trans/form 혹은 re/make)하는 것이다. 습득은 객관적, 일방적, 수동적 작업인 반면에 배치는 주관적, 상호적, 갈등적이다. 자기만의 사유, 자기만의 인식에서 읽은 내용을 알맞은 곳에 놓으려면 책 내용 자체도 중요하지만 책의 위상과 저자의 입장을 이해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려면 기본적으로 사회와 인간을 이해하는 자기 입장이 있어야 하고, 자기 입장이 전체 지식 체계에서 어떤 자리에 있는가, 그리고 또 지금 이 책은 그 자리의 어디에서 나온 것인가를 파악해야 한다. (<정희진처럼 읽기>, 37)

 

















고백하자면, 저는 철학 읽기가 너무 힘듭니다. 몇 달 전에 <들뢰즈 이후 페미니즘>이라는 책을 구입해서 여러 차례 도전해 보았으나 결국 읽기를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현대 사상 입문>이라는 책을 사서 줄 그으면서 열심히 읽었습니다만, 그 책을 읽었다는 사실조차 말할 수 없는 비밀이 되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왜냐하면, 딱 봐도 리뷰를 쓸 수 없을 거라는 걸, 제가 알았기 때문입니다. 여전히 제게 철학은 너무나 멀고, 또 멀리에 있습니다. 저는 솔직히 그리 가까이 가고 싶은 마음도 없구요.

 


그중에 가장 가까이 갈 수 있는 게 페미니즘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삶, 우리의 생활과 깊이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비교적 짧은 설명으로도 그 핵심에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자로서 살아왔던 삶이 있기 때문이겠죠. 지금, 이 글을 쓰는 도중에 수하님이 또 댓글을 다셨는데, ‘현재 기혼이고 아이가 있다보니…’라며 자신의 현재 위치에 대한 언급을 하셨어요. 선생님이 100번 강조하신 것처럼 우리의 자리, 우리의 위치에 대한 인식, 그리고 그러한 인식의 토대에 대한 고찰이, 모든 공부의 바탕이고 또한 더 강한 힘으로 이 지루한(?) 공부를 밀고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이야기하고 싶은 건요. 그렇게 공부하고 고민하는 답이 책에 반드시 있는 건 아니라는 걸 말하고 싶어요. 페미니즘이 모든 것에 대한 답이 될 수 없는 것처럼요. (너무 당연한 이야기라서 죄송요.) 읽고 쓰는 것이 중요하죠. 고민할 뿐만 아니라 구도하는 자세로 공부하고 연구하는 일이 소중하고 또 귀중하죠. 하지만 거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고, 저는. 저는 생각합니다.

 


쟝님이 내내 제게 말하듯, 저는 기독교인이고, 그것이 제 삶의 주요한 근간 중 하나입니다. 종교가 제일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종교의 타락한 일면을 우리는 너무나 많이 알고 있으니까요. 다만, 답을 인간 안에서 찾는다는 것도 그리 지혜로운 방법은 아니라는 점을, 저는 지적하고 싶습니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저를 봐서 그래요. 그리 신뢰할 만한 존재가 못 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의 지배 속에서 콜록거리는 저를, 자리에 누워있는 저를, 골골거리는 저를 보세요. 제 정신은 저의 육체보다 강건할까요. 아니요, 오히려 더 유약하고 더 부패하고 신의 없이 마냥 흔들리는 것이, 저의 정신입니다. 완벽한 절대자에게로의 귀의를 청하는 게 아니고요. ‘순진하고 맑은 영혼이 인생사 잠깐의 담지자가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궁극의 지점에는 당도할 수 없음을 말하고 싶어요. 그것이 인간의 말이기 때문이죠.

 


여기서 이러면 죄송한데, 성경 한 구절만 인용하고 싶습니다. 공식적으로는 아니지만, 비공식적으로 인류사를 통틀어 가장 지혜롭다고 여겨진 솔로몬 왕의 말입니다.   

 


내 아들아 또 이것들로부터 경계를 받으라 많은 책들을 짓는 것은 끝이 없고 많이 공부하는 것은 몸을 피곤하게 하느니라. 일의 결국을 다 들었으니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의 명령들을 지킬지어다 이것이 모든 사람의 본분이니라 (전도서 12 12-13)

 

 

 


어제는 자기 전까지 많이 더워서 조금 늦게까지 썼는데(그게 겨우 11 30) 오늘 새벽에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더라구요. 입추 아니랄까 봐. 발밑 이불을 끌어 당겨 끝까지 덮고 다시 잠들었습니다. 저는 아직도 기침이 콜록콜록. 코비드 재감염은 첫 번째 감염 때보다는 증세가 훨씬 덜합니다만 아픈 것은 그대로이고. 특히 기침과 가래가 무척 괴롭습니다. 여러분, 참고해 주시기 바래요.

 

 

긴 글 읽어주신 여러분께 감사의 의미로 사진 투척합니다. <한 점 하늘 김환기 a dot a sky kim whanki>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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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3-08-08 10:18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와병 중에 이렇게 정성스러운 글을 써 주셔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읽었습니다. 모든 일에 왕도는 없고, 책은 많고, 공부는 몸을 피곤하게 하지만 전 하고 싶으니까요, 하는 데까지 해 보고 싶습니다. 다만 조급하지 않게 계속 해 나가면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에 인용하신 구절을 비종교인으로서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가, 조금 더 생각해보고 댓글을 다시 달까 하다가
저는 하는 데까지 하고 인간으로서 저의 한계를 인정하기로 하겠습니다. :)


날도 덥고 몸도 아픈데 무리해서 읽고 쓰지 마시고.. 잘 드시고 푹 쉬셔요. 오늘은 증상이 좀더 완화되기를..

건수하 2023-08-08 10:25   좋아요 2 | URL
아, 마지막 사진은 단발님이신거죠? 직접 만날 때까지 저 아름다운 뒷모습을 기억해 두겠습니다 :)

단발머리 2023-08-08 10:26   좋아요 3 | URL
모든 일에 왕도가 없고 책은 많고 공부는 몸을 피곤하게 하지만 저도... 저도 공부하는 일이 즐겁습니다. 집이 엉망이고 ㅠㅠ 아, 빨래가 산이고 그리고 콜록콜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쟝님의 댓글에서도 그렇고 좀 더 길고 긴 이야기가 가능할 거 같기는 한데 제가 좀 급하게 마무리 지은게 아닌가, 종교로 너무 쉽게 퉁친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네요. 만약 그랬다면 그건 제가 부족해서 일거에요. 그리고 코로나........콜록콜록 ㅋㅋㅋㅋㅋ

오늘은 어제보다 기침이 많이 나아져서요. 한결 가볍습니다. 그러나 아아는 안 됩니다. 바로 기침 나오니까요. (시무룩)

단발머리 2023-08-08 10:27   좋아요 1 | URL
기억해 두지 마세요ㅋㅋㅋㅋㅋㅋㅋㅋ 보균자의 뒷모습입니다. 코비드19 보균자의 최후......

거리의화가 2023-08-08 10: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서재만큼 양질의 글을 확인할 수 있는 곳도 드물 것 같습니다. 좋은 글이 많아서 자극이 되고 항상 공부가 되네요^^ 이 곳을 많은 분들이 적극 활용하시면 좋겠다는 생각 저도 동의합니다.

책을 읽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중도에 멈추고 질문하고 답을 구해나가는 과정을 적어보는 것(쓰기)이 중요한데 저는 늘 이것을 놓치는 것 같아요. 좀 더 자주 멈추어서 질문하고 글을 쓰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기침, 가래 정말 괴롭죠. 몸조리 잘하셔서 얼른 나으시면 좋겠습니다^^

단발머리 2023-08-08 10:52   좋아요 2 | URL
네, 맞아요. 다른 건 몰라도 책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역시 알라딘 서재가 최고죠. 다른 온라인 서점과 비교할 필요도 없겠습니다만은... (하면서 비교 ㅋㅋㅋㅋ) 리뷰나 페이퍼의 질감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고 저는 ㅋㅋㅋㅋ 생각합니다.

거리의 화가님과 같이 읽고 쓸 수 있어서 감사하고 또 즐겁습니다. 사실 저도 왕년에(?) 역사 좀 좋아했다 말하고 싶은데 아직 거리의 화가님의 읽으시는 수준에는 다다를 수가 없어서요. 책들을 따라 읽을 수는 없지만 거리의 화가님의 리뷰라도 따라 읽자!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이 순간.... <돌궐 유목제국사> 갑자기 떠오르네요. 얼른 찾아봐야겠습니다.

지금은 따뜻한 도라지차를 마시고 있습니다. 커피를 마시고 싶지만 참겠습니다 ㅎㅎ

잠자냥 2023-08-08 13:16   좋아요 1 | URL
왕년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3-08-10 19:21   좋아요 0 | URL
여기에서 왕년에~~ 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와 콜린 매컬로의 <로마의 일인자>와 <남경태의 종횡무진 동양사>를 읽을 때의 왕년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입니다.

유수 2023-08-08 10:2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서재는 ‘배치’에 최적화되어있는 곳같다고 (뒷북) 저도 실감합니다. 그만큼 그동안 소통불능이었던 자신을 발견했을 때 놀랐고 지금도 좋아요만 누르며 댓글을 썼다 지우다 할 때 매번 실감하고 있어요 ㅎㅎ
꺼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집에 가서 컴퓨터 켜고 다시 읽을 거라서 댓글이 짧습니다 단발머리님ㅎㅎ
푹 쉬고 계세용

단발머리 2023-08-08 10:57   좋아요 1 | URL
제가 생각한 읽기, 쓰기는 ‘공부‘에 주안점을 둔, 그러니까 리뷰와 페이퍼 쪽의 글쓰기에 적합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혹 창작에 대한 생각이 있으신 분이라면 투비도 괜찮은 플랫폼이 될 수 있을거라 생각하고요.
유수님의 특별하고 감칠맛 나는 책 선택을 제가 항상 응원합니다. 맨날, 이런 좋은 책 어디서 찾으셨어요? 라고 뒷북치지만 ㅎㅎㅎㅎ유수님 읽기 쓰기 항상 응원하는 마음은 아시죠? 😘😘😘

다락방 2023-08-08 10: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코비드라뇨, 단발머리 님 ㅠㅠ 저도 가래-비체!- 때문에 몹시 고통스러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무쪼록 얼른 나으시기를 바랄게요. ㅠㅠ

단발머리 2023-08-08 10:58   좋아요 2 | URL
다락방님.... 나 많이 아파요 콜록콜록 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은 누워있지 않고 앉아 있습니다. 제가 얼마나 나았는지 아시겠지요?
얼른 나을게요, 서둘러서 ㅋㅋㅋㅋㅋㅋ 얼른!!

잠자냥 2023-08-08 13:17   좋아요 0 | URL
밥을 먹는 와중에 봐버린 그 단어....... 비체.......-_-

책읽는나무 2023-08-08 11:4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김환기 그림 언제 한 번 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보다뇨? 멋진 그림과 멋진 여인의 자태로군요?^^
그림자에 계속 눈길이 머물렀습니다. ‘악귀‘ 드라마의 후유증??!!ㅋㅋ

읽기와 쓰기의 병합!
그것으로 인해 나의 생각과 행동이 변화되었음 하는 그러한 욕심?이 조금 있기에 단발 님의 글이 많이 와 닿네요.
전 단발 님이 종교를 가지고 계시기에 읽으시는 책들의 지식 습득이나 그 체감이 더욱 남다르지 않으실까? 그런 생각을 한 번씩 했었어요. 고민도 많으시겠지만 좋은 영향이 끼칠 것 같단 생각도 드네요.
오늘 아침 막내랑 책과 영화 이야기를 하다가 아이가 내 주변에도 내가 읽는 책, 내가 본 영화를 함께 읽고 본 것을 이야기 나누고 싶은데 그런 친구가 없어 아쉽다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엄마도 오프라인에선 그런 친구가 한 명도 없었는데 알라딘엔 아주 많아! 라고 얘기해줬거든요.ㅋㅋㅋ
우리 아이들도 우리와 같은 기쁨과 고민을 누리며 살았음 좋겠네요.

잘 챙겨 드시고 빨리 낫길 바랍니다.^^

단발머리 2023-08-10 19:24   좋아요 0 | URL
막내의 이야기는 제가 들어도 참 아쉽네요. 엄마가, 부모가 좋은 친구가 되어 줄 수 있지만 또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책 이야기, 영화 이야기할 친구가 필요하죠. 막내 따님이 좋은 기회에 좋은 친구를 만나게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저도 알라딘에 책 이야기, 영화 이야기 할 친구가 많아서 참 좋아요. 커피 이야기도, 병원 이야기도 할 수 있고요. 그리고 아픈 이야기, 기쁜 이야기도 할 수 있고요^^ 우리 아이들에게 알라딘을 소개해 줄 수는 없는데 (왜냐면 알라딘은 나만의 것 ㅋㅋㅋㅋㅋ) 우리 아이들이 얼른 좋은 친구를 만드는 수밖에 없네요.

이제 많이 나았어요, 책나무님! 감사합니다^^

호시우행 2023-08-08 12: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한 수 배워갑니다.

단발머리 2023-08-10 19:2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독서괭 2023-08-08 12:4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 아닌 단발머리님 인증!! ㅋㅋㅋ 글도 멋지고 사진도 멋진데 코로나 재감염이라니 ㅠㅠㅠ 그와중에 참 좋은 글도 써주시고 단발님 짱입니다😘

단발머리 2023-08-10 19:25   좋아요 0 | URL
코로나 재감염의 악재를 뚫고 이제 새사람 새몸으로 거듭난 단발머리는 ㅋㅋㅋㅋㅋㅋ
너무 더워서 머리를 묶었다고 합니다. 다시는 풀 수 없었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8-08 12:5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 공부하는 것은 몸을 피곤하게 하느니라... 아멘!

단발머리 2023-08-10 19:27   좋아요 0 | URL
공부를 안 해도 피곤할 수는 있지만 ㅋㅋㅋㅋㅋㅋ 어차피 피곤해질거라면 공부하는 게 낫겠죠. 전 그렇게 생각하기는 해요. 읽고 쓰고, 쓰고 읽는 게 결국 남는 거라고...
하지만, 공부하면 머리를 많이 쓰니 금방 배고파집니다... 아멘!!

잠자냥 2023-08-08 13:21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니 재감염?! 얼른 쾌유하시길 바랍니다.
책 읽기에 스트레스까지 받아가면서 읽어야 할 의무는 없다고 생각해요.
철학도 그렇고요 무언가를 알아간다는 것에는 즐거움이 가장 큰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꼭 철학책 읽어야만 철학합니까? 생활 속에서 내 위치에서 사유하는 것만큼 깊이 있는 철학도 없다고 생각해요.
˝읽을 수 없는 슬픔˝이라는 말들이 어느날엔가 ˝잘 몰라도 계속 읽기의 즐거움˝이 되길 바라겠습니다.

단발머리 2023-08-10 19:29   좋아요 1 | URL
잠자냥님 말씀 잘 새겨서 기억해 둘게요.
저 역시도 독서에서 제일 중요한 포인트는 즐거움, 기쁨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철학책을 읽을 때마다 제 즐거움을 자꾸 빼앗겨서는 안 되겠죠. 잘 살펴야겠어요.
잘 몰라도 계속 읽기를.... 제가 잘합니다. 이 즐거움.... 놓치지 않을 거에요!!!

난티나무 2023-08-08 15:0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말할 수 없는 비밀’ 제게도 있습니다.^^;;;;
댓글 나누시는 여러분들 보면 경외감 뿜뿜. 나는 왜 댓글 부담감(?)이 있는가,를 좀 생각해 봐야 겠습니다.
단발머리님 뒷모습 늠 반갑고요, 얼른 나으시기를!!!!!!

단발머리 2023-08-10 20:11   좋아요 1 | URL
다음 시간에는 난티나무님의 ‘말할 수 없는 비밀‘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느닷없이 사회자톤ㅋㅋㅋㅋㅋ)
앞모습은 더 반가워해주실 난티나무님! 얼른 나을게요!!

우끼 2023-08-09 02: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너무 좋은 말씀… 저도 인간과 인간의 말은 온전히 신뢰할만한 것인지 의문이 들어요. 그렇지만 신뢰하는지 하지 않는지도 생각하지 않는 상태, 그런 상태를 저는 기다리는지도 모르겠어요. 교회는 가지 않지만 무언가를 믿는 자세로 사는 느낌이에요.. 우연을 기다리고, 우연을 받아들이고, 삶이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데서, 더 좋은 일이 일어나기도 하는 데서 기쁨을 느끼고, 평온에 제 자신을 내려놓는 연습을 하는 것.. 그 자세가 인간을 믿고 따르는 일과는 별개의 일처럼 느껴져서요.
제가 신을 지칭하여 믿는다 하지 않는건, 아마도 제가 인간이라는 한계를 뒤집어 쓰고 있기 때문이라 여깁니다… 왜냐하면 제가 상상하고 읽어낸 신조차도, 만들어진 신처럼 느껴져서요. 클라리시 리스펙토르가 언급한 것처럼요… 그는 신을 상상하는 한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언급했던 것 같아요. 근데 이 언급이 제게는 신을 우상화하지 말라는 언급과 겹쳐 들렸거든요.

잘 쉬시고 잘 나으시길 기원해요.

단발머리 2023-08-10 20:16   좋아요 1 | URL
우연을 기다리고, 우연을 받아들이고, 삶이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데서, 더 좋은 일이 일어나기도 하는 데서 기쁨을 느끼고, 평온에 제 자신을 내려놓는 연습을 하는 것........... 그 자세, 우끼님이 말씀하신 그 모습 자체가 종교인의 모습인 것처럼, 저한테는 느껴져요. 종교성은 없더라도 성스러움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일 테니까요.

상상하고 생각하는 신,의 존재에 대한 우끼님의 말씀을 제가 이해합니다. 다만, 기독교에서는 신이,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범위내로 들어와 자신을 보여준다고 가르치거든요. 절대자의 자기 현시, 창조주의 자기 현현이요. 그 상태의 가장 구체적인 모습이 예수 그리스도라고 가르칩니다. 기독교인들은 이렇게 생각한다는 것을 말씀드리기 위해서 쓴 거에요. 그게 우끼님의 생각과는 다를 수도 비슷할 수도 있을테고요.

다정한 말씀 감사합니다. 많이 나았어요^^

은오 2023-08-09 02: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헐 마지막 사진 때문에 글 내용 다 까먹었는데 어떡하죠?! 😳

단발머리 2023-08-10 20:09   좋아요 1 | URL
까먹어도 괜찮은 내용입니다 ㅋㅋㅋ 다 까먹었으면 이제 사진을 까먹는 것으로 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