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오스틴의 소설을 총 다섯 권 읽었다. 나는 제인 오스틴을 아주 늦게 시작했는데, 이제 그녀의 모든 작품을 읽기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맨스필드 파크가 남았고, 10대 시절에 쓴 서간체 중편소설 <레이디 수전>과 미완성 소설 <왓슨 가족>, <샌디턴>이 한 권으로 묶여 출간된 레이디 수전 외가 남았다. 굳이 해보면,굳이를 강조해 제인 오스틴의 작품에 순위를 매겨본다.

 

 

오늘의 순위 : 오만과 편견 > 노생거 수도원> 설득 > 엠마 > 이성과 감성

 

 

제인 오스틴의 작품 속 여주인공들 중 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역시 오만과 편견의 엘리자베스다. 당차고 야무진 그녀가 좋다. 잘못을 인정할 때의 쿨한 태도 역시 마음에 든다. 춤 실력, 유머감각까지도 내 스타일이다. 어쩌면 영화 속 키이라 나이틀리의 이미지가 그런 느낌을 가져온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차피 제인 오스틴의 소설 속 여주인공들은 서로서로 비슷하다. 남자 주인공들도 마찬가지다. 화면으로 확인할 수 있는 영화라는 매체의 도움 때문에 주인공들의 감정 변화가 더 효과적으로 전달되었기 때문에 내가 엘리자베스를 제일 좋아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두 번째로 좋아하는 여주인공은 노생거 수도원의 캐서린이다.

 

어릴 적 캐서린 몰랜드를 본 사람이라면 누구도 그녀가 여주인공이 될 운명이란 생각은 하지 않았으리라. 타고난 신분이며, 아버지와 어머니라는 인물들, 그녀 자신의 성격과 기질까지 모든 게 하나같이 소설 속 여주인공과는 정반대였다. .... 그녀의 어머니는 현실적이고 평범한 상식을 지닌 여인으로 명랑했으며 무엇보다 튼튼한 체질이었다. 캐서린이 태어나기 전에 이미 아들 셋을 낳았는데, 흔히 예상하듯이 캐서린을 낳다가 죽기는커녕 멀쩡히 살아서 여섯 명을 더 낳았고, 여전히 자식들이 자라는 걸 지켜보며 남다른 건강을 과시하고 있었다. (14)

 

보통의 여주인공과는 거리가 멀다. 고귀한 혈통, 눈부시게 아름다운 외모, 가난한 아버지, 병약한 어머니. 여주인공 필요조건에 하나도 해당되지 않는다. 그것뿐만이 아니다.

남자 아이들이 하는 놀이는 뭐든지 좋아했는데, 인형놀이뿐만 아니라 겨울잠쥐를 돌보거나 카나리아에게 먹이 주기, 장미꽃에 물 주기와 같이 어린 시절의 여주인공이 즐길 법한 그런 일들보다 크리켓을 훨씬 더 좋아했다. 특히 정원 일에는 전혀 취미가 없었다. 혹시라도 꽃을 꺾거나 한다면, 그건 순전히 장난치는 재미 때문이었다. 적어도 언제나 하지 말라는 짓만 더 기를 쓰고 하는 걸 보면, 그런 짐작이 들 수밖에 없었다.(14)

 

여성적 취미나 교양을 위한 활동보다 바깥 활동을 더 좋아했다는 이야기인데, 그녀의 이런 면이 마음에 들었다. 크리켓 같은 바깥 활동을 더 좋아하지는 않지만, 장미꽃 물 주기 같은 정원 일에 젬병인지라 베란다 식물들에게 종종 사형을 언도하는 사람이라 그런 것일수도.

 

그녀의 소설은 대부분 비슷하다. 순수하고 똑똑하지만 세상이나 자기 자신에 대해 잘 모르는 젊은 아가씨가 연애하고 결혼에 이르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해설, 323) 그 과정에서 오해와 착각에 빠져 실수를 저지르지만, 반성하며 스스로를 고쳐가는 과정을 통해 참된 사랑을 깨닫고 관계를 회복한다. 보통 그 관계 회복은 결혼이라는 구체적인 형태로 결론지어진다. 그녀 작품의 의미나 한계에 대한 논의는 별개로 하더라도, 일단 그녀의 작품들은 이런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 과정에서 반짝반짝 작가의 재치가 돋보이고, 인간에 대한 세세한 관찰과 따스한 시선을 느낄 수 있다. 가벼운 연애 이야기로 읽힐 수 있고, 그녀 또한 그 점을 인식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소설이 가벼운 이야깃거리로만, 읽는 것을 부끄러워해야 할, 숨어서 읽어야할 책으로 인식되었던 현실에 대해 직접적으로 반대 의견을 표명한다. 인간 본성에 대한 가장 철저한 지식과 그 다양성에 대한 가장 훌륭한 묘사, 그리고 재치와 유머가 최고로 엄선된 언어로 전달된 책이 바로 소설이라는 주장이다.

 

전 소설 독자가 아니에요.” “소설 따위는 읽지 않아요.” “제가 소설을 자주 읽는다고는 생각하지 마세요.” “소설치고는 괜찮군요.” 이게 흔히 듣는 위선적인 말들이다. “뭘 읽고 있나요, 아가씨?” 물으면, 젊은 아가씨들은 ! 그냥 소설책이에요!”라고 대답하고는 무관심한 척하거나 순간 부끄러워하며 슬그머니 책을 내려놓는다. “세실리아, 아니 카밀라든가, 벨린다든가 뭐 그런 책이에요. (각주 : 당시 유행했던 소설들로, 세 작품 모두 여주인공의 시련과 낭만적 사랑을 다루고 있다, 46)” 한마디로 가장 위대한 정신력을 드러내고, 인간 본성에 대한 가장 철저한 지식과 그 다양성에 대한 가장 훌륭한 묘사, 그리고 재치와 유머의 가장 생생한 발산을 최고의 엄선된 언어로 세상에 전달하는 책들인 것이다. (46)

 

소설에 대한 폄하는 현재에도 진행 중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위대한 소설과 아름다운 소설 속에서 벅찬 감동을 느껴보지 못한 사람이라면 그렇게 쉽게 쉽게 말해버릴터다. 그냥 그렇게 내버려두자. 그게 그 사람이 받을 벌이다.   

 

나는 한결같은 잘난 척과 거침없는 무례함, 예의를 가장한 거짓말에 능숙한 소프씨 보다는 밋밋하게 느껴지더라도 담백한 느낌의 헨리씨가 좋았다. 모두의 예상대로 캐서린과 헨리 앞의 장애물은 사라지고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미래를 약속한다. 둘은 서로를 아끼고 내내 사랑하며 그리고는 행복할 것이다. 로맨스 소설로서 일정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이 제인 오스틴의 다른 소설과 구별되는 또 하나의 지점은 캐서린의 적극성에 있다.

 

비록 지금은 헨리가 그녀를 진심으로 좋아하지만, 그녀의 뛰어난 성품을 좋아하고 그녀의 집안을 진정으로 사랑하지만, 사실 그의 애정이 고마운 마음에서 비롯되었음을 솔직히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다시 말해서 오로지 그를 향한 캐서린의 각별한 애정에 설득당해서 그녀를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로맨스에서는 처음 있는 일이며, 여주인공의 품위가 끔찍하게 손상된다는 점은 나도 인정하는 바이다. 만약 이게 평범한 삶에서도 새로운 일이라면, 터무니없는 상상을 펼친 책임은 전적으로 작가인 나의 몫이 될 것이다. (310)

 

자신의 감정에 충실한 여주인공, 남자 주인공에게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는 여주인공은 현대물에서도 흔하지 않다. <남성 공세 여성 거부 남성의 집요한 공세 남성의 마음을 받아들이는 여성>이 대체적인 흐름이다. 요즘에도 그러한대, 1800년대에 적극적인 애정 공세를 펼치는 여주인공이라니. 작가는 시대를 앞서간다, 한결같이.

 

시대를 앞서가는 작가의 안목을 보여주는 대목을 하나만 더 소개한다. 이건 분명하다. mansplain이라는 단어는 2008년 즈음 레베카 솔닛에 의해 만들어졌다지만 mansplain의 행태는 200년 넘게 지속되어왔다. 한결같이

 

그래도 한번 읽어보면, 우돌포는 좋아하실 것 같아요. 무척 흥미롭거든요.”

절대 아닙니다! 혹시 뭔가 읽는다면, 래드클리프 부인 소설을 읽겠죠. 그래도 그 사람 소설은 꽤 재밌으니까 한번 읽어볼만합니다. 재미도 있고 박진감도 있어요.”

우돌포가 바로 그 래드클리프 부인이 쓴 거예요.” 캐서린이 혹시 그에게 창피를 주는 건 아닐까 걱정하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정말입니까? 이런, 이제 기억나는군요, 맞아요. 다른 한심한 소설로 착각했습니다.... ” (62)

 

 

 

 

 

 

200년 넘는 한결같은 전통이지만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다. jtbc <비정상회담> 중 한 장면이다. 캐나다에서는 맨스플레인, 특히 공무원과 판사의 맨스플레인은 절대 금지란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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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7-01-14 2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인 오스틴은 <오만과 편견>만 읽어 봤어요. 근데 단발머리님은 거의 다 읽으셨군요. 열심히 읽는 걸 좀 배워야하는데 요새 책보다 폰 들고 있는 시간이 더 많아졌어요.ㅜㅜ
반성하고 열심히 읽어야겠어요.
열심히 따라 읽을게요.^^

단발머리 2017-01-19 09:54   좋아요 1 | URL
아이고... 부끄럽습니다.
저는 안 읽은 작가가 너무 너무 많아서요. 한 작가에 한두 작품만 읽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제인 오스틴 작품은 책장이 잘 넘어가서요. 그래서 여러 작품을 읽게 됐어요. ㅎㅎㅎ

그렇게혜윰 2017-01-15 0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좋아하면서도 오만과편견허고 엠마밖에 못 읽은 ㅋㅋㅋㅋ 좋아한다고도 말할 수 없는 수준 ㅎㅎㅎ 노생거수도원을 하나 장만해야겠네요^^

단발머리 2017-01-19 09:53   좋아요 0 | URL
저도 뭐.. 아직 갈 길이 멉니다. 한 권만 좋아도 저는 좋다고 떠벌리는 스타일이기는 한데... ㅎㅎㅎㅎ
저는 도서관에서 빌려서 읽었는데, 아... 제가 읽은 Cath Kidston 한정판이라 벌써 품절이라고 나오더라구요.
표지만 바뀐 세트가 새로 나온 것 같았어요.
 

 

 

1. 표백

 

 

 

 

이 책은 이사를 앞두고 읽었다. 이사업체 아저씨들은 집 안의 모든 물건들을 그대로 옮겨 주시기에 버릴 것은 미리 버려야 했지만, 그 정리의 길이 너무 멀고 멀어. 나는 책을 읽었다.

 

 

인간은 자살하지 않고 살기 위해 신을 생각해낸 것이다. 이 때까지의 세계사는 바로 이것에 불과한 거야. ··· 만인을 위한 구원의 길은 모든 사람에게 이 사실을 증명하는 데 있다. 그러나 단 한 사람, 최초에 그것을 자각한 자는 반드시 자살해야 한다.” - 악령, 도스토옙스키

 

 

 

 

표백자살에 대한 이야기다. 모든 면에서 뛰어난 능력을 가졌던 대학친구 세연이 대기업 취업 후에 자살한다. 5년 후 는 죽은 세연의 메일을 통해 와이두유리브닷컴whydoyoulive 사이트를 알게 되고, 대학에서 같이 어울렸던 친구들이 순차적으로 자살을 실행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죽으려는 사람과 막으려는 사람. 죽으려는 이유와 그래도 살아가야 하는 이유.

 

어떤 책보다도 자살에 대해, 자살하려는 이유에 대해, 삶의 희망없음에 대해 설득력 있게 설명했다. 근래에 가장 핫한 작가 중의 하나인 장강명의 데뷔작인데, 이런 소설을 왜 이렇게 늦게 만났나,하는 생각에 스스로의 게으름을 탓했다. ‘위대한 삶에 대한 동경, 뻔한 일상에 대한 회의, 시시한 삶에 대한 조롱 앞에서 오래도록 생각했다. 내가 동경했던 위대한 삶에 대해, 그리고 이루어지지 않은 삶 위대한 삶 에 대해 생각했다.

 

 

그럼 뭐가 위대한 일이지?”

아무도 전에 시도하지 못했고,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일, 그 일 이후에는 모든 사람의 생각이 바뀌게 되는 것, 반대하는 사람이라도 무시할 수는 없게 되는 그런 일. 진화론이나 상대성이론 같은 것.(69)

 

 

    

 

2.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

 

 

 

이 책은 이사를 마치고 읽었다. 이사 전에는 어수선한 집안처럼 마음이 어수선해 마음이 불편했는데, 정리가 끝나지 않았지만 일단 이사를 마쳤기에 마음은 의외로 편안했다. 정리되지 않은 짐을 거실 한 가운데 잔뜩 쌓아놓고 나 몰라라의 심정으로 읽었다

 

저자는 곤도 마리에, 일본 최고의 정리 컨설턴트이다. 정리에 대한 저자의 믿음과 찬탄은 책 처음부터 끝까지 한결같다. 저자의 의견에 전부 동의하지는 않지만, 정리에 대한 팁들은 도움이 될 만하다.

 

 

 

크게 두 가지만 생각하면 된다. ‘물건을 버릴지 남길지 결정하는 것물건의 제 위치를 정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29)

 

무리 없이 버릴 수 있는 물건의 종류를 난이도에 따라 열거해 보면 의류, , 서류, 소품, 추억의 물건 순이라 할 수 있다.(65)

 

옷장에 옷을 걸 때, 종류별로는 왼쪽부터 코트, 원피스, 재킷, 바지, 스커트, 블라우스 순으로 걸면 된다.(105)

 

소품은 그 종류도 매우 다양해서 정리하기 복잡할 것 같지만, 다음과 같은 순서대로 정리하면 간단히 정리할 수 있다. CD·DVD스킨케이용품 메이크업용품 액세서리류 귀중품류(인감, 통장, 카드류)기계류 (디지털카메라, 코드류 등 전기 관련 물건) 생활용구(문구, 재봉 도구 등) 생활용품 (약류, 세제, 티슈 등의 소모품) 주방용품, 식료품 그 외 용품(137)

 

 

정리의 시작은 물론 버리기다. 버리지 않으면, 정리는 하나마나다. 최신 수납 도구를 활용해 아무리 체계적으로 수납한다 해도, 정리는 아니다. 다시 제자리다. 그래서 정리의 시작은 버리기고 어쩌면 마지막도 버리기다. 어떤 물건을 버려야 할지 가지고 있어야 할지를 결정할 때, 저자는 직접 물건을 만져보라고 제안한다. 물건을 만졌을 때, ‘설레인다면 그 물건을 그대로 가지고 있어도 되지만, 그런 설렘 없이 나중에 필요할지도 몰라라는 막연한 생각이 든다면 그런 물건들은 가차 없이 버리라고 말한다. 설렘이 없는 물건이라면... 버려야 할 물건들이 많다. 산처럼 쌓여 있다.

 

책을 읽다가 동의하기 어려운 구절은 과 관련된 저자의 의견이다. “지금 나는 갖고 있는 책이 30권 정도로 항상 이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122)” 혹은 많은 사람들이 읽지 않은 책들을 가지고 있는데, 3권은 정말 적은 편이고, 많은 경우는 30권 이상 갖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118)”.

 

많은 경우에 30권이라니. 알라딘 서재에서는 책값 때문에 가정 경제가 어려워진 경우는 기본이요, 1년 동안 책 한 권 사지 않아도 읽을 책이 쌓여 있는 분들의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저자에게는 책도 옷과 다른 생활용품처럼 정리의 대상이기에 책은 30정도만 가지고 있다는 건데, 정말 그게 가능한 일인지...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건 어쩔 수가 없다.

    

 

 

 

3. 나를 만나기 전 그녀는

 

 

 

이 책은 1982년에 출간되었다.

 

그는 책을 많이 읽었고, 정원을 가꿨고, 십자말풀이를 했고, 자신의 재산을 보호했다. 서른여덟살에, 벌써 은퇴한 듯한 기분을 약간 느꼈다.(16)

 

평범하지만 자신이 행복하다(?)고 느끼며 살아가던 역사학자 그레이엄은 앤이라는 여성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그녀와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하지만 행복한 순간도 잠시. 영화배우였던 아내가 영화 속에서 정사를 나누는 장면을 목격한 뒤에, 그녀의 과거와 그녀의 남자들에 대한 질투에 사로잡힌다. 너무나 사랑하는 아내의 정사. 돌이킬 수 없는 아내의 과거. 아내에 대한 집착과 사랑. 그리고 파멸.

 

 

 

 

그의 아내가 스크린 상에서 간통을 범한(스크린 밖에서는 하지 않은) 남자 배우들이 출연하는 다른 영화들과, 그의 아내가 스크린 밖에서는 간통을 범한(스크린 상에서는 하지 않은) 남자 배우들이 출연하는 영화가 있었다. (136)  

 

그레이엄이 선택하는 영화는 이렇게 두 개로 나뉜다. 아내가 스크린 상에서 간통을 범한 남자 배우들의 작품과 아내가 스크린 밖에서 간통을 범한 남자 배우들이 출연하는 작품. 사랑하는 아내를 완벽하게 소유하고 싶은 남자의 욕망은 그녀의 과거와 과거 속 남자들에 대한 질투로 인해 그의 현재를 속박한다. 아내의 과거 속에 존재하지 않는 스스로에 대해 절망하고, 그녀의 과거를 소유할 수 없음에 한탄한다. 그녀를 더 사랑하게 될수록 질투의 감정은 증폭된다. 오셀로의 현대판이라는 평가가 전혀 부족하지 않다. 지독한 사랑 이야기. 그레이엄의 뜨겁고 허탄한 사랑에 위로를 전한다.

 

    

 

4. 다른 색들

 

 

 

행복해지기 위해 나는 매일 일정량의 문학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러니까 매일 약을 한 수저씩 복용해야 하는 화자들 있잖습니까 ······. 내게 문학은 약처럼 필요한 존재입니다. 수저나 주사로 투여하는 약처럼 매일 복용해야 하는 문학은, 마약 중독자처럼 어떤 특성과 의미 있는 일정한 농도가 있습니다. (14)

 

약과 주사는 근래의 정국에서 반감을 일으키는 단어들이다. 주사 앞에는 태반, 백옥, 마늘 등이 붙어 있는데, 그 효과에 대해서는 각 개인마다 평가가 다를 수 있겠지만, 이런 주사에 지나치게 의존하다가 그에 중독된 사람의 팔을 상상해보라. 그리 유쾌하지 않다.

 

 

 

 

오르한 파묵은 말한다. 나는 매일 일정량의 문학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문학에 대한 내 의존성도 나를 반쯤 죽은상태로 만듭니다. 나는 문학을 약이나 주사처럼 매일 복용해야 합니다. 이런 중독이라면 근사하지 않은가, 이러한 중독이라면 빠져도 괜찮지 않은가, 자신에게 이런 중독 증세가 있음을 자랑해도 되지 않는가. 하지만...

 

독서는 또한 자기 자신이 심오한 일을 하고 있다는 착각을 하게 함으로써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 책을 읽을 때, 우리 이성의 일부는 읽고 있는 텍스트에 온전히 몰입되지 않는다. 하지만 하고 있는 일, 그러니까 독서가 얼마나 심오하고 영리한 일인지를 떠올리며 자신을 대견하게 여긴다. 우리 영혼의 일부는 읽고 있는 책보다는 앉아 있는 책상이나 책, 빛을 반사하는 전등, 앉아 있는 정원 혹은 풍경에 열려 있다고 프루스트가 설명한 적이 있다. 이런 집중에는 자신의 외로움이나 상상력의 가동,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보다 심오하다는 것을 기뻐하는 면도 있다. 나는 책을 읽는 사람이 지나치지 않은 선에서 자신의 선택에 대해 스스로를 대견하게 여기는 것을 이해한다. 하지만 이를 자랑스럽게 과장하는 것은 좋아하지 않는다. (175)

 

책을 읽고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고, 깨닫게 되고, 세계와 세상에 대한 자신만의 관점을 갖게 되고, 나름대로 해석할 수 있는 틀 혹은 내놓고 말할 수 있는 어떤 것을 갖게 된다는 건, 대단한 일이다. 인간은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 세계는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과 탐구야말로 인간을 더욱 인간답게 만든다,고 나는 생각한다. 하지만 책을 많이 읽었다고 해서, 많이 안다고 해서 반드시 '인간적인' 사람이 되는 건 아닌 것 같다. 정보와 지식이 '지혜'로 이어지는 것에도, 나는 조금 회의적이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이 믿고 있는 바를 공고히 하기위해 읽는다. 같은 내용의 같은 책을 읽고도 다르게 말하고 다르게 받아들인다. 사람들은 책을 많이 읽는 건 무조건 좋은 일이야’라고 영혼 없이 말하지만, 책을 많이 읽는다는 게 반드시 좋은 일인가, 모두에게 그러한가, 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는다는 건, 분명 의미 있는 일이지만, 그것만이 의미 있다거나, 그것이 인간의 다른 모든 활동 중에서 최고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이 감동받는 때는 어떤 일에 대한 바르고 정확한 해석이나 설교를 들었을 때가 아니다. 따스하게 잡아주는 손, 등을 두드리는 부드러운 손길, 따뜻한 밥 한 그릇, 다정한 눈인사. 그런 게 아닌가 싶다.

 

오르한 파묵은 말한다. 지나치지 않은 선에서 자신의 선택에 대해 스스로를 대견하게 여기는 것은 이해하나 이를 자랑스럽게 과장하는 것은 별로다.

 

책을 좋아하고 책읽기를 즐기는 스스로를 대견하게 여기면서도 자랑스럽게 과장하지는 말고.

읽고 배우고 알아가되, 다정한 사람이 되자.

이게 오늘, 내 목표다.

 

읽고 배우고, 다정한 사람이 되자.

다정한 말을 하자.

다정하게,

다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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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7-01-09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고 배우고 다정한 시람이 되자.
저도 새겨보게 되는 좋은 주문이에요. 단발머리님. 새해에도 감동 많은 날들 서로 나누며 살고 싶어요.

단발머리 2017-01-09 10:22   좋아요 1 | URL
프레이야님~~~ 잘 지내셨어요~~
화사한 모습을 뵈었던 날이 어제 같은데, 벌써 1년 전이네요.
올해도 감동 많은 날들의 이야기, 재미있고 의미있는 이야기 많이 나누고 싶어요. ㅎㅎ
조금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행복하고 좋은 일들이 많이 생기는 한 해 되시기를 바랍니다.

책읽는나무 2017-01-09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사를 하셨었군요.
고생 많으셨겠어요
에휴~~그래서 바쁘셨구나!ㅜ
그래도 새로운 해에 새로운 환경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기분도 좋을 것같습니다.
앞으로 계속 좋은일만 생기시길^^

단발머리 2017-01-11 10:07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책읽는나무님~~~

한 일이 없는대도 그렇게 어수선하고 바쁘더라구요.
일단 시댁 집들이를 대충 하고 나니 한결 몸도 마음도 가볍습니다. ㅎㅎㅎㅎㅎㅎ
좋은 말씀 감사해요.
오늘 많이 춥네요. 책읽는 나무님도 감기 조심하시길요~~

다락방 2017-01-09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사람들은 자신이 믿고 있는 바를 공고히 하기위해 읽는다.‘

저 역시도 제가 믿는 사실을 공고히 하기 위해 책을 읽는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책 읽는 사람을 비난하고서는, 그런데 실제로 나 역시 그러지 않았는가! 하고 스스로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더라고요. 그런면 때문에 우리는 같은 책을 읽어보 ‘보고 싶은대로‘ 보고, 그래서 해석하고 싶은 대로, 즉 자기 마음대로 해석하게 되는것 같아요. 그게 같은 책을 읽고도 서로 다른 의견을 가지게 되는 이유인 것 같아요.

이사하셨군요, 단발머리님.
저에게 새로운 주소를 알려주세요!! >.<

단발머리 2017-01-11 10:36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죠. 저도 제가 믿는 사실을 공고히 하기 위해 책을 읽어요.
책을 읽고, 밑줄을 긋고 인용을 하고, 그리고 그것을 내 말로, 내 언어로 풀어보고요.
제가 항상 관심을 갖는 건.... 그 다음이에요.

그렇게 책 읽는 사람을 비난하고서는, 그런데 실제로 나 역시 그러지 않았는가!

라고 생각한다는 거요. 저는 이 지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나 역시 그렇지 않은가, 하고 질문한다는 거요.

좀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 보면요....
페미니즘에 대한 책을 읽고 나서... 여자들은 이렇게 말하는 경우가 많아요.
생물학적으로는 여성이지만, 나 역시 명예 남성으로 살아왔다. 나 역시 가해자다.
자기 성찰과 의문의 물음표가 자신을 향하죠.

하지만, 같은 책을 읽고도 말이예요.
난 남자지만 나도 이런 불평등의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나 역시 피해자다. 내게도 피해자의 경험이 있다. 이렇게 말하는 글이 있더라구요.
자기 성찰과 의문의 물음표가 밖으로 향하는 거죠.

그냥 제 생각이 그렇다고요. ㅎㅎㅎ

2017-01-11 10: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17 08: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겨울호랑이 2017-01-09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2017년을 새로운 댁에서 여시는 군요^^: 좋은 일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단발머리 2017-01-11 10:08   좋아요 1 | URL
네, 그렇게 되었네요.
새로운 집에서 새로운 시작이라니.... 생각보다 좋네요.
겨울호랑이님께도 의미있고 행복한 2017년 한 해 되시기를 바랍니다.

서니데이 2017-01-09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얼마전에 이사하셨군요.
감기 빨리 좋아지셨으면 좋겠어요.
이번주도 오늘부터 다시 시작입니다.
기분좋은 한 주 되셨으면 좋겠어요.
단발머리님, 좋은 하루 보내세요.^^

단발머리 2017-01-11 10:09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감사해요.
이사해서 알라딘에 자주 못 들어왔는데, 이제 1차 정리가 마무리되서 너무 좋네요. ㅎㅎ
감기도 다 나았구요.

서니데이님도 즐거운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

블랙겟타 2017-01-09 15: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올해 이사를 할 수도 있는데 부모님께서 수많은 책이랑 만화책들(!) 다 가져갈꺼냐? 물으시길래 ‘물론입죠!‘라고 대답은 하며 사수는 했지만 가기전 조금씩 잘 눈길이 안가는 책은 정리를 해야겠어요. ㅜㅜ
맞아요. 단발머리님, 저는 한때 책 좀 읽는 걸 대단히 자랑스럽게 여겼던 때가 있었는데요. 자랑스럽게 과장하는 것이 다가 아님을. 조금은 느꼈었어요. 단발머리님 말대로 많이 안다고 인간적인 사람이 꼭 되지 않는 것도 사실입니다. 자신의 생각을 공고히 하기위해 읽는사람도 많구요. 제가 이런 부류에 있지는 않을까. 반성을 하며! 올해는 읽는것에 멈추지 말고 따뜻하고 다정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겠어요.
조금은 늦었지만 단발머리님, 새해복 많이받으시구 올핸 작년보다 나은 한해되시길 바랄께요 ^^

단발머리 2017-01-11 10:12   좋아요 1 | URL
세상에 아쉬운게 책정리이죠. 저도 책장 3개 분량을 버리고 왔어요.
오래된 책들이랑 다시 보지 않을 책들은 버렸어요.
그 때 제게 주었던 감동에 감사하는 마음이지만, 이제는 안녕.....

저도 제가 글 쓴대로 하지 못할 때가 많아요.
그래도 제 작은 다짐을 알라딘에 적어놓으면 자꾸 기억나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적어 보았죠. 더 다정한 사람이 되자...
새해에는 더 좋은 일 많으시고, 더 다정한 블랙겟타님 되시기를 바래봅니다. ㅎㅎㅎ

해피북 2017-01-09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오늘은 아침부터 병원에서 병원으로 이동하면서 단발머리님 글을 읽고 댓글을 달고 싶었는데 댓글을 쓰려고하면 의사선생님이 부르셔서 들어가게되고 집에 돌아와 어찌어찌하다보니 이 시간이 되었네요 ㅎㅎ아까 병원에서 쓰려던 말이 이거였거든요 ‘설레이지 않으면 버려라‘에 살아있는 동물도 되느냐고요. 그러니까 애완 동물을 말하는게 아니라.. 배고프다고 말도하고 잠도자고 때론 집에서 왕처럼 군림하는 그 동물을 설레이지 않으면 버려도 될까요? 라고 농담하려고 했는데 호호호 농담인거 아시죠? 이사를 하셨군요. 겨울철 이사는 더 힘드셨을텐데요. 날씨도 그렇고 해도 일찍 져물어서요 모쪼록 이사한 곳에서 좋은 기운 팍팍 받으시길 바래요. 그리고 책에 관한 이야기가 참 공감이 많이 갔어요. 요즘 책 많이 읽었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한숨이 가득하니 말이죠. 무튼 올해는 다정한 사람이 되자! 저도 마음 깊이 새겨야겠어요 그리고 저도 올 해 문학이라는 약을 많이 복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녁 맛있게 드세요^~^

단발머리 2017-01-11 10:18   좋아요 0 | URL
버리면 안 됩니다. 설레이지 않을 때가 가끔.... 아주 가끔... (어쩌면 자주) 찾아올 수 있지만,
일단 그 대상이 물건이 아니고.... 그리고 에.... 또..... ㅎㅎㅎ
웃겨서 더 길게 못 쓰겠어요.

이사를 잘 마쳐서 기분이 좋습니다. 이사 싫다고 제가 많이 짜증냈는데, 이사 후에 보니, 예전집보다 빛이 잘 들어서 은근 명랑모드가 됩니다. 햇볕에는 정말 그런 효과가 있는 것 같아요.
문학이라는 약을 많이 복용하고 열심히 읽고 쓰고 달리는.... 한 해 되시기 바래요.
해피북님 글을 많이 읽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

양철나무꾼 2017-01-09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사를 무사히 마치셨으니,
이젠 용과 돼지가 블루스 추는 꿈을 꿀일만 남으셨습니다~^^

단발머리 2017-01-11 10:19   좋아요 0 | URL
이사를 무사히 잘 마쳤습니다.
용과 돼지가 블루스 추는 꿈을 위해 더 많이 자야겠어요. ㅎㅎㅎ

보슬비 2017-01-10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많이 읽는다고 훌륭하거나, 다정한 사람이 되는건 아닌것 같아요. 오히려 더 이상한 사람이 되는 경우도 많다는것을 알기에 오히려 그런 사람들때문에 부끄럽더라구요. 저 역시 부끄러운 사람이 되지 말자~~라고 생각했는데, 그 생각을 넘어 다정한 사람이 되자~라고 생각을 바꿔야겠네요. 이사 하시느라 피곤하셨을텐데, 좋은책과 함께 편안한 시간 보내세요~~^^

단발머리 2017-01-11 10:20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저도 그런 생각 많이 들어요.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이라도 된다면 좋겠어요.
요즘은 죄를 짓고도, 명백한 죄를 짓고도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들 때문에 정말 부끄럽습니다.
보슬비님도 오늘 하루.... 행복하게 보내시기를~~~

moonnight 2017-01-10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사하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새로운 집에서 새로운 해를^^ 좋은 일들 가득하시길 빌께요. 30권으로 책을 유지하다니ㅜㅜ 저도 그렇고, 대다수 서재분들에겐 불가능할 듯ㅠㅠ;
저도 단발머리님 따라 다정한 사람이 되자 결심해봅니다. 좋은 하루 보내시길^^

단발머리 2017-01-11 10:22   좋아요 0 | URL
좋은 말씀 감사해요. 새 집에서 새로운 시작이라 저도 은근 기대가 됩니다.
30권 이야기는 정말 알라딘서재에서는 유머로 통할 듯 해요.
집에 있는 책이 총 30권이라니.... ㅎㅎㅎㅎㅎ
moonnight님도 좋은 하루 되세요.
다정함,의 새해 결심....
어제는 아롱이한테 짜증 잔뜩냈는데.... ㅠㅠ 다시 한 번 결심해야겠어요. 에휴....

꿈꾸는섬 2017-01-13 0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사를 앞두고, 이사를 하고나서도 바쁘셨을텐데 책을 읽고 계셨다니 정말 대단하세요.
단발머리님의 따스한 손, 부드러운 손길, 다정한 눈인사 그런 감동적인 순간들이 그립네요.
읽고 배우는 다정한 단발머리님~♡

단발머리 2017-01-14 16:19   좋아요 1 | URL
이사를 앞두고 얼마나 열심히 읽었던지요. 짐 정리를 하기 싫어서요.
정말 대단합니다. 보통의 주부와 정반대의 방향으로요~~~ ㅎㅎㅎ

저도 꿈꾸는섬님 만나 이야기꽃 피우던 날이 그립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
 

페미니즘 입문서 [소녀, 설치고 말하고 생각하라]의 출간 전 연재. 첫번째는 존경하는 정희진님의 글. 기대된다.

네이버 링크는 요기.

http://naver.me/GTYHUJrv


북플에서는 바로 연결되는데 서재에서는 클릭이 안 된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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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7-01-04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이거 네이버에서 검색하면 되는 거에요?

단발머리 2017-01-04 11:09   좋아요 0 | URL
넹~~~ 다락방님~~~ 안녕^^
아니면 제가 걸어놓은 링크 클릭하셔도 되구요. 네이버 포스트, 책•문화 쪽에 있어요. ㅎㅎ

다락방 2017-01-04 11:33   좋아요 0 | URL
아 고맙습니다. 제가 아까는 링크를 못봤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17-01-04 11:37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 처음에는 전체가 정희진님 글인줄 알았는데요. <1. 페미니즘이 뭐길래>만 정희진님 글인가 봐요. 다양한 저자들을 만나게 될것 같아요.

다락방 2017-01-04 11:47   좋아요 0 | URL
소녀라고 대상을 칭하긴 했지만 입문자들에게 좋은 글이 될 것 같아요. 기대합니다! 이런 소식 알려주셔서 고마워요. 헷 :)

단발머리 2017-01-04 11:50   좋아요 0 | URL
아침에 이 포스트 보고 넘 반가웠어요. 여성학자라서, 여자라서 강의료 깎으려고 한다는 얘기에 열 받기는 했지만요.
제가 좋아 반가워서 올렸는데 반가워해 주시니 저도 좋아요. ㅎㅎ 다락방님, 땡큐요^^

해피북 2017-01-04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읽고 있는 책이 <아내가뭄>인데요, 솔직히 애너벨 크랩 작가님의 이야기보다 서문에 실린 정희진님의 글이 마음에 더 콕콕 와 박혔던거 같아요 ㅎ 이 책을 다 읽고나면 가만가만 따라가보렵니다^^ 잘 읽고 갑니다 ㅎ

단발머리 2017-01-04 15:45   좋아요 0 | URL
아... <아내가뭄> 제목에서부터 끌리는 책인데 해피북님께서는 벌써 시작하셨군요~~ ㅎㅎ
정희진님 서문 참 좋죠. 저도, <멀고도 가까운>의 서문 읽고 해피북님과 같은 마음이었어요.
어서 읽으시고 리뷰 올려주시어요~~~~~*^^

2017-01-06 13: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06 19: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13 16: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윌리엄 트레버의 윌리엄 트레버에는 그 시절의 연인들22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나는 책 뒤에 일부가 소개되어 있는 페기 미한의 죽음을 제일 먼저 읽었다. 사실, 이 한 편만 읽었다.

 

 

 

일곱 살의 는 파슬로 사제와 난생 처음 영화를 보러 간다. 영화는 키스하는 어른들과 지진과 자동차 사고에 대한 이야기였는데, 영화에서 남자 주인공에게 키스를 엄청나게 많이 받던 여자 주인공은 자동차 사고로 죽는다. 그 날 밤, 무릎을 꿇고 앉아 기도하는 어머니 옆에서, 낮에 본 영화를 생각하던 는 상급반의 예쁜 여자아이들 클레어와 페기 미한을 떠올린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랐다. 나는 클레어와 페기 중 한 명이 내 친구이기를 바랐다. 나는 영화 속 배우들이 사랑한 것처럼 둘 중 한 명을 사랑하고 싶었다. 둘 중 한 명과 키스하고 둘 중 한명과 같이 있고 싶었다. 단둘이서. 침실을 가득 메운 어둠 속에서 클레어와 페기는 둘 다 가깝게 그리고 정말 내 앞에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280)

 

어머니의 기도 소리를 들으며 침대에 누워, 예쁜 여자 아이들, 어머니보다 훨씬 더 예쁜 여자 아이들을 떠올린다. 금발에 주근깨가 살짝 난 클레어와 클레어보다 어리고 머리칼이 까만 페기 미한. 둘 다 바로 눈 앞에 존재하는 것처럼 아주 가깝다. 하지만, ‘는 둘 중 한 명하고만 친구가 되어야 한다. 둘 중 한 명하고만 사랑해야 한다. 둘 중 한명하고만 키스해야 한다. 처음 본 영화, 태어나서 처음 본 영화에서 배우들이 그렇게 했기 때문이다. 단둘이만 있어야 한다. ‘와 클레어, 페기 미한, 셋이 함께 있을 수는 없다. ‘는 클레어를 선택한다.

 

한 주 두 주 그리고 한 달 두 달 시간이 흐를수록 나는, 내가 극장에 다녀온 날 밤에 상상했던 이야기를 점점 더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나는 특히 페기 미한이 차에서 어떻게 떨어졌는지, 숨이 끊어진 페기가 어떻게 보였는지를 또렷이 기억했다. 나는 그것이 내가 지금까지 품은 생각 중에 가장 사악한 것이라고, 신성모독보다 더 나쁜 것이라고, 그렇지만 동시에 신성모독에 포함되는 것이라고 혼잣말을 했다. 밤이면 침대에 누워서 잠을 이루지 못한 채 용서를 구하는 기도를 하려고 절망적으로 노력했다. 그러나 나는 용서를 얻지 못했다. 끊임없이 떠오르는 모습들은, 살아 있을 때의 페기의 얼굴과 죽은 뒤의 페기의 얼굴은 잠시도 내 눈앞을 떠나지 않았다. 죽은 뒤의 페기의 얼굴은 영화 속 여자의 얼굴과 같았다. (281)

 

간절히 원했던 일이, 상상했던 그 일이 그대로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달처럼 멀리 있던 사랑이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꿈꿔왔던 일들이 이루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얼마나 기쁠까, 얼마나 행복할까. 이 단편은 그 반대의 경우를 보여준다. 저주했던 사람이 사라져버렸다. 없어졌으면 했던 사람이 죽어버렸다. 상상 속에서 죽였던, 죽여 버렸던 그녀가 진짜 죽었다. 그의 상상이 그녀를 죽였다. ‘의 상상이 페기 미한을 죽였다.

 

한 순간의 부주의한 환상 속에서 나는 페기의 죽음을 바랐고, 이미 죽은 페기는 살아 있는 내 생각을 지배했다. 나는 페기의 죽음을 바라지 말았어야 했다. 중년에 접어든 페기는 아름다운 여인이다. 그녀는 뚱뚱한 매든 부인과는 비교가 안 될 만큼 아름답다. (284)

 

나는 단편보다는 장편을 좋아하고, 세계 문학 단편선은 대실 해밋, 대프니 듀 모리에, 플래너리 오코너전부 다 읽기에 실패했는데...

 

 

 

 

 

 

 

 

 

윌리엄 트레버라니...

아, 이제 22편 남았다.

아껴서 읽으리.

시대가 엄중하니, 아껴서 읽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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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11-30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에는 단편선집이라서 전집이 아니라서 조금 실망했었어요. 그런데 막상 읽어보니까 적지 않은 분량 때문에 다 읽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저는 모파상, 사키 작품선집이 만족스러웠습니다. ^^

단발머리 2016-12-05 17:12   좋아요 0 | URL
저는 이번에는 꼭 성공하리라 다짐에 다짐을 더하고 있어요.
꼭 다 읽고 싶은데.... 가능할지는 모르겠어요. ㅠㅠ

2016-12-01 08: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16-12-05 17:13   좋아요 0 | URL
첫번째 단편을 읽다가 금방 다른 책에 밀려, 정확히는 책탑에 깔려있어요.
죄송합니다, 트레버님~~~ ㅎㅎㅎㅎㅎ
그래도 화이팅요~~~ #하야하라

잠자냥 2016-12-01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시리즈에서 <윌리엄 트레버> 단편집과 <대프니 듀 모리에> 단편집만 다 읽었어요. 나머지는 한번에 두 세 작품씩만 돌려가면서 읽고 있어요. 한 사람 작품집을 한 번에 다 몰아 읽으면 나중에 작품들이 막 헷갈리더라고요. ㅎㅎ

단발머리 2016-12-05 17:15   좋아요 0 | URL
작품 헷갈리는 거는 또, 제가 전문입니다.
그래서 소설은 가능하면 한 권씩 끝내고 읽으려고 하는데....
저는 같은 작가의 작품 속에서도 막 헷갈립니다. ㅎㅎㅎㅎ

AgalmA 2016-12-05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페기에 대한 클레어 심정에 겹치는 문장이 있어 옮겨요.

˝....그러면 나는 그녀만큼 내가 탐내는 사람은 이 세상에 또 없으리라 생각했다.˝
ㅡ프루스트가 알베르틴이 말하는 것을 묘사하다가 결론짓는 장면

단발머리 2016-12-05 17:15   좋아요 1 | URL
넘 좋아요.
프루스트가 제가 아는 그 프루스트는 아닐거라 생각하면서....
아름다운 문장이예요~~~ ㅎㅎㅎㅎ
 

 

 

 

 

 

 

 

 

 

 

 

결코 작지 않은 역사 이야기 시리즈는 문학의 역사, 철학의 역사, 과학의 역사, 이렇게 세 권이 출간되었다는 것을 로쟈님 서재에서 보았고, A님의 방에서 『풍성한 삶을 위한 문학의 역사』리뷰를 읽은 후에 관심이 생겨 읽기 시작했다. (여기에서 A, A, B, C, DA가 아니라 특정 단어의 첫 음절로서의 A이다.^^)

저자 존 서덜랜드John Sutherland는 런던 대학교 근대 영문학 로드 노스클리프 명예교수이며, 편집자이자 저자로서 20여권의 책을 펴냈다. 2011년에 펴낸 소설가들의 삶: 소설의 역사와 294명의 삶이 큰 호평을 받았다고 한다.

우리는 왜 문학을 읽는가. 첫 번째 질문이다. 문학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왜 문학작품을 읽는가. 그의 답은 이렇다.

문학은 우리를 둘러싼 세상을 표현하고 해석하는 능력이 절정에 다다른 인간의 정신이다. 우리는 왜 문학작품을 읽을까? 문학작품은 다른 무엇도 할 수 없는 방식으로 삶을 풍성하게 하므로 읽는다. 문학작품은 우리를 더욱 인간답게 만든다. 읽는 법을 더 잘 배울수록, 문학작품은 우리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 것이다. (14)

 

책 읽는 뇌의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읽는다는 건 인간이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읽는다는 것, 제대로 읽는다는 것은 훈련된 뇌를 가진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고도로 조직화된 정신 작용이다. 읽기를 통해, 뇌는 새로운 정보를 얻고, 새로운 경험을 하고, 새로운 판단을 하게 된다. 무엇을,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서 사람은 변한다. 더 나은 사람으로 변하고, 그리고 더 나은 사람이 되기를 갈망하게 된다. 읽기는 읽는 사람을 어떤 방향으로든 변하게 하고, 문학작품은, 훌륭한 문학 작품은 우리를 더 나은 사람이 되게 한다. 그래서 읽는다.

기원전 500년 이전에 쓰인 그리스 비극이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아직도 감동을 주는 이유는, 비극이 인간 삶의 조건 속의 미스터리와 대결하고, 커다란 의문들을 검토하도록 만들기 때문(41)이라고 말한다. 비극이 우리에게 던지는 의문, 즉 인생은 대체 무엇인가? 무엇이 우리를 인간으로 만드는가? 등의 질문들이 인간을 인간으로서 살 수 있게 하는 바탕이 된다는 것이다. 인생은 무엇인가? 우리는 누구인가? 쉽게 답을 찾을 수 없는 이러한 질문은 자신을 둘러싼 세계와 스스로를 자각하는 어린 시절부터 인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직시해야만 하는 물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요즈음은 그런 질문도,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려는 노력도 찾아보기 어렵다.

16, <가장 예민한 마음, 오스틴>에서 제인 오스틴 작품들이 주로 여성, 그리고 중간계급만의 경험이라는 아주 좁은 범위로 스스로를 제한하고, 세계 역사상 가장 격변기의 미국과 프랑스 혁명 그리고 나폴레옹의 전쟁 등을 다루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소설이 문학사적으로 의미 있고 훌륭한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첫째, 오스틴은 기술적으로 자신의 소설 방식에 아주 통달했는데, 특히 아이러니를 사용할 때 뛰어나다. 둘째, 도덕적 진지함으로, 그녀는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관한 온갖 복잡한 문제를 분명하게 표현한다.(149)

 

독서대중의 탄생과 성장 및 변화에 대한 17<독자를 위한 책, 책 읽는 대중의 변화>도 흥미로웠다. 더 많은 사람들이 더 다양한 읽을거리를 원했는데, 책 형태의 문학이 무척이나 값비싼 사치였던 시기를 지나면서, 대중은 좀 더 쉽게 문학서적을 구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탄생된 독서 대중은 이제는 오후 2시 이전에 주문하고 저녁쯤에는 당일배송된 책을 읽을 수 있게 되었다. 더 수월하게, 더 많은 읽을거리를 가지게 되었다. 이러한 혁신은 두 조건하에서 이루어졌다.

첫째 혁신은 문학의 체재였다. 19세기 중반에는 거대한 메트로폴리탄 상업 도서관이 나타났고, 20세기 중반까지 모든 소읍과 도시에는 모퉁이마다 싸구려도서관이 나타났다. 여기에는 인기 있는 소설들이 담배, 사탕 및 초콜릿, 그리고 신문과 나란히 놓여 있었다. 1950년 영국의 모든 시의회가 법으로 규정한 포괄적인공공 도서관 서비스를 통해 책을 공급했고, 여기에서 책읽기는 무료였다.

둘째 혁신은 저렴한 책이다. 책값은 19세기에 인쇄기의 개량으로 제조비용이 더 낮아졌고, 현대에 가장 영향을 주었던 일은 1960년대 미국에서 급격히 인기를 얻었던 페이퍼백 혁명이다. 21세기는 전자적 공급 수단(전자책들)을 갖고 있으며 인터넷으로 연결된 모든 컴퓨터 스크린은 알라딘의 동굴로 가는 문을 열어준다. (159)

 

알라딘의 동굴로 가는 길에 크레마가 있으면 더 신나는 모험이 되겠지만, 아무튼 컴퓨터 스크린도 알라딘 동굴로 가는 문을 열어주기는 한다

 

 

 

 

셰익스피어, 디킨스, 브론테 자매, 테니슨, 하디, 콘래드, 울프, 카프와 보르헤스 그리고 루시디에 이르기까지 저자의 방대한 독서목록은 끝이 없다. <종이를 떠난 문학 : 영화, 텔레비전 그리고 무대의 문학>은 문학의 변신에 대한 고찰이고, 베스트셀러에 대한 서술 역시 생각할 거리를 준다. 차례를 보고 관심 있는 작가나 주제에 대한 챕터만 뽑아서 읽어도 괜찮을 것 같기는 한데, 나는 문학사 자체를 좋아해서 처음부터 차례대로 읽었다. 어떤 작품이 왜 좋은가,에 대한 설명과 설득이 이어지는 이런 종류의 책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건데, 더 큰 관심과 흥미는 아직 읽지 못한 책이 아니라, 이미 읽은 책으로 향한다. 이미 읽었던 책을 다시 한 번 읽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다.

 

 

 

 

 

 

 

결국 마지막은 시간과의 싸움이다. 예전에 읽을거리를 찾았던 독자들은 이제 없다. 뉴욕 항구에서 일하던 부두 노동자들은 오래된 골동품 상점이 도착할 즈음이면 책을 싣고 오는 배에 대고 소리쳤다고 한다. “그녀(리틀 넬)가 죽었나요?”(163) 저자의 친절한 계산에 의하면, 학교에서는 50여권의 책을, 문학 공부를 하는 대학에서는 300여권이 넘는 책을 만난다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성인기에 문학 책을 1000권 소비하는 데 지나지 않는다고도 한다.(354)

평생을 읽어도, 다른 일을 하지 않고 읽기만 해도, ‘반드시읽어야 할 책들을 다 읽지 못할 것이다. 읽을 수 있는 책이 없어서가 아니라,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실제로, 앞으로 읽을 책, 읽게될 책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을 것이다. 위대한 고전의 반열에 오른 책들과 통통 튀는 신작들과 의미 있는 작품들의 대홍수 속에서, 선택의 시간만 남아있다.

이미 읽었지만 다시 읽고 싶은 책들과 이제 읽어야할 책들을 꼽아본다.

제한된 시간 속에서...

무슨 책을 읽을 것인가.

이제는 무슨 책을 읽을 텐가.

    

햄릿, 두 도시 이야기, 오래된 골동품 상점

노생거 수도원, 맨스필드 파크, 레이디수전 외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허클베리 핀의 모험, 암흑의 핵심

댈러웨이 부인, 화씨 451, 1984

트리스트럼 샌디, 율리시스, 휴먼 스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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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6-11-29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예전엔 e-book따위는 쳐다보지도 않았었습니다.
책은 종이책이 제맛이지 하고 말이죠.
그런데 나이가 들고, 책을 조금만 보고 있어도 눈이 쉬이 피로해지고 하면서,
리딩 서비스까지 해주는 크레마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더라구요.

한번 읽은 책은 다시 안 집어들게 되지만,
어떤 책들은 이미 읽었지만 다시 읽고 싶어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위안이죠~^^

전 이렇게 생각할 ‘꺼리‘를 만들어주시는 님의 글이 참 좋아요~^^

단발머리 2016-11-29 16:48   좋아요 0 | URL
저는 아이패드로 ebook 읽기를 시도했다가 실패했어요. 아무리 미룬다해도 언젠가는 ebook 읽기를 하게 될 것 같기는 한데, 사실 크레마와 킨들 사이에 고민이 되기는 합니다. 종이책이 제맛이긴 하지만요~~~~

다시 읽고 싶은 책이 있다는 게 참 좋기는 해요. 전... 도서관 책으로 읽고 구입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ㅎㅎㅎ이리저리 중구난방 글이여서 부끄러운데 좋다~~고 칭찬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cyrus 2016-11-29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트리스트럼 샌디》 꼭 읽어보셔요. 병맛스러움을 느낄 수 있습니다. ^^

단발머리 2016-11-29 16:48   좋아요 0 | URL
네.... <트리스트럼 샌디>는 아직 읽지 않은 책이예요. 꼭 읽어보려 하는데...
cyrus님이 말씀하시는 병맛스러움이 도대체 무엇인지 완전 궁금하네요. ㅎㅎ

icaru 2016-11-30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한된 시간 속에서
무슨 책을 읽을 것인가..

제 화두이기도 합니닷!!! ㅎㅎ

단발머리 2016-12-05 17:18   좋아요 0 | URL
그래서~~~~

저는 위의 올린 책들을 또 뒤로하고는 다른 책들을 읽고 있어요.
도서관에 가서 신착도서 보면 또 리스트가 완전 뒤죽박죽됩니다. ㅎㅎㅎ

AgalmA 2016-12-02 16: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으면서 미루고 있던 책 읽어야겠다 생각하게 된 책 많았죠. 그렇게 만드는 책이 좋은 책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렇게 만든 저도 조금 칭찬하렵니다ㅎㅎ 자화자찬 좀 해도 되죠? 단발머리님이 이렇게 정성스레 리뷰 쓰시게 된 동기 제공자라고 자랑함ㅎㅎ

단발머리 2016-12-06 21:55   좋아요 1 | URL
맞아요. 읽어야겠다 생각하게 하는 좋은 책들을 추천해주는 책이야말로 좋은 책이죠.
그럼요~~ 자화자찬 많이 하셔도 됩니다.

여러분~~~A님의 A님 오셨습니다.
다방면에 걸친 놀라운 안목, 내공 A의 A님 오셨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