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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버려진 사랑 



스포일러 없이 책에 대한 생각과 느낌을 어떻게 전할 있을까. 속의 사건, 사고들은 책소개만 읽어보아도 있는 것들이다. 모두 그렇지 않을까. 사람들은 줄거리를 알고 싶어 책을 읽는 것이 아니다. 주인공의 최후가 궁금해서 책을 읽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내용을 알고 있는 책을 읽는다. 읽었던 책을 다시 읽는다. 고전이라면 더욱 그렇다. 사람들은 경험하고 싶어 읽는다. 주인공의 생각을 알고 싶어 읽고, 주인공의 느낌을 공유하고 싶어 읽고, 주인공이 되고 싶어서 읽는다. 



올가의 충격과 절망, 그리고 연이은 그녀의 행동들 일부는 이해되지 않는다. 그건 페란테의 필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올가의 상황을 나의 상황으로, 올가의 고통을 고통으로 받아들일 없기 때문이다.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까지 망가질 있나. 그럴 있다. 어떤 사람들은 절망 속에서 우뚝 일어서지만 어떤 사람들은 몸을 웅크리고 좀처럼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 심한 충격을 받았을 , ‘정상 범주를 지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런 충격과 아픔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없다. 쉽게 이해한다, 말할 없다. 헤아릴 없다. 


책을 읽는 내내 나는 올가를 이해하고 위로하는 그녀의 지인이 되었다가도, 그녀 내면의 다른 자아불쌍한 여자 되어 그녀의 불행을 즐기기도 했다. 사랑이 떠나갈 느끼는 감정 가장 파괴적인 감정은 슬픔이나 절망이라기보다는 배신감이라는 , 올가는 보여준다. 





정말이다. 나는 바보 같았다. 감정의 수로가 막혀서 삶의 에너지가 흐르지 않게 오래다. 마리오가 세심하게 제공하는 황홀한 부부생활에 취해 존재의 의미를 가정주부로만 한정지은 것은 너무 실수였다. 마리오의 만족감과 기쁨, 날이 갈수록 성공 가도를 달리는 그의 삶을 자존감의 기준으로 삼은 것은 너무나도 실수였다. (275)  




현실과 환상 속에서 방황하던 올가는 자신이 전날 노트에 필사한 문장들을 발견한다. 시몬 보부아르의위기의 여자』 구절과안나 카레니나』 나오는 문장들인데, 기차가 안나를 쓰러뜨리고 짓밟기 전에 안나가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은 올가의 것이기도 하다. 

여기가 어디지? 나는 지금 하고 있지? 대체 ?” 





2. 문학은 어떻게 삶을 구했는가 

















문학이 무언가를 구할 없다는 알기에, 문학이 누구도 구할 없다는 알기에 책은 의미 있다. 나와 다른 생각, 다른 느낌의 지점이 분명 존재하고, 이를 테면, 호밀밭의 파수꾼의샐린저 대한 그의 후한 평가에 동의하지 않지만, 책꽂이에서 책을 꺼내 다시 읽을 있는 작가가 있는 삶의 소박한 기쁨에 대해서라면 동의할 밖에 없다. 의지할 있는 작가. 내게는 의지할 있는 작가가 명이나 될까.   




잠이 좀처럼 오지 않을 나는 일어나서 책꽂이에서 책을 꺼낸다. 내가 그런 상황에서 의지할 있는 작가는 서른 명이 된다. 샐린저는 여전히 그중 명이다. 나는 그의 모든 책을 각각 최소한 십여 번은 읽었다. 그의 작품의 어떤 점이 새벽 시의 영혼을 위로하는 걸까? 내가 좋아하는 점은, 그의 목소리가 책마다 조금씩 다른 정도와 방식으로 자기 자신에게 대꾸한다는 점이다. (218) 





3. 뉴욕과 사랑에 빠지기 전에 
















어제 다락방님 서재에 올라온 <안전한 나의 -작은 희망> 문장을 읽었을 숨을 골랐다. 문장이 이랬다. 재작년 뉴욕에 갔을 때였다. 기억이 맞다면 다락방님은 번이 아니라 여러 차례 뉴욕을 방문했다. 비행기를 타면 뉴욕에 있고, 비행기표를 있으면 뉴욕에 있다. 그럼에도 문장은 얼마나 멋진가. 재작년 뉴욕에 갔을 때였다. 재작년에 갔던 장소가 부산이여도 좋다. 천안이여도 춘천이여도 물론 좋다. 방콕이여도 좋고, 블라디보스토크여도, 홍콩이여도 좋을 것이다. 그럼에도 문장은 얼마나 근사한가. 재작년에 뉴욕에 갔을 때였다. 







나는 아직 뉴욕은 커녕 미국에도 가보지 못했지만, 언젠가 기회가 생겨 뉴욕에 가게 될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고 책을 읽는다. 구글앱의 도움을 받게 것이고, 가까운 사람들의 지도(?) 받게 테지만, 뉴욕의 일부를 미리 알고 싶어 책을 읽는다. 맨해튼의 도로가 어떤 식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세심히 살핀다. 남북 방향으로 길이 애비뉴, 동서 방향으로 길이 스트리트, 브로드웨이는 예외적으로 대각선. 5 애비뉴를 사이에 두고 이스트사이드(동쪽 지역) 웨스트사이드(서쪽 지역)으로 나눈다,까지.    





4. 숨/당신 인생의 이야기/Stories of your life  



















책은 AgalmA님의 페이퍼에서, AgalmA님이 종이책으로 구입한 후에 빨리 읽고 싶어 이북까지 구매했다는 이야기에 솔깃해서 구입했다. AgalmA님이 특히 칭찬한 단편은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 주기>라 이 작품부터 시작할 생각이다. 마침 오늘이 알라딘 격한 ebook 쿠폰 사용이 가능한 마지막 날이라(여러분, 10,000 이상 이북에 2,500 쿠폰 사용하면 얼마나 좋게요?) 서둘러 결제를 했다. 『당신 인생의 이야기』 단편을 전부 읽지 했지만, 읽으면서도 읽은 후에도 꼭 다시 읽어야겠다, 계속 생각나는 책이다. <콘택트>라는 제목으로 영화화된 < 인생의 이야기> 영화도 나름대로 의미 있고 새로운 도전을 보여주지만, 작품 저자의 천재성과 탁월함은 글에서 더욱 빛을 발하는 같다. 





















나는 딸들의 일정이나 딸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 신경 쓰지 않고 일할 있게 되었다. 밤늦도록 음악을 들으면서 학생들의 논문을 교정하기도 하고 귀마개를 꽂은 오후 늦게까지 잠을 자기도 했다. 하루에 끼만 먹었는데 그마저도 앞에 있는 식당에서 해결했다. (11) 





생각보다 페란테가 너무 빨리 읽히고 있어 마음이 심난하다. 휴가가 예상보다 너무 일찍 끝날 싶어 테드 창을 불렀다. 의지할 있는 작가에게 의지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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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9-07-19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 저는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딱히 좋아하진 않았지만,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주기>는 좋아했어요. 페이퍼 써둔 게 있는데 기억이 1도 안나니, 잠깐 보고 올게요. (갔다가 너무 길어서 읽기를 포기하고 그냥 돌아옴 ㅋㅋㅋㅋㅋ)

2. 저는 뉴욕에 여러차례 까지는 아니고 두 번 다녀왔고요, 2주 뒤에 다시 가게 됩니다. 그러면 세번째 방문이에요. 아아, 단발머리님 이 페이퍼 읽으니 뉴욕 관련 책을 막 사들이고 싶어요 ㅠㅠ

3. 엘레나 페란테 책 중 인용하신 부분이요, 너무 좋아요.

정말이다. 나는 바보 같았다. 감정의 수로가 꽉 막혀서 삶의 에너지가 흐르지 않게 된 지 오래다. 마리오가 세심하게 제공하는 황홀한 부부생활에 취해 내 존재의 의미를 가정주부로만 한정지은 것은 너무 큰 실수였다. 마리오의 만족감과 기쁨, 날이 갈수록 성공 가도를 달리는 그의 삶을 내 자존감의 기준으로 삼은 것은 너무나도 큰 실수였다. (275쪽)


4. 부지런히 읽고 부지런히 써주세요, 단발머리 님. 요즘 소설 잘 안읽는 단발머리 님이었는데, 엘레나 페란테가 다시 소설로 오게 해줘서 저는 엘레나 페란테에게 감사하네요. 히히. 저는 소설도 좋고 단발머리 님도 좋고 소설 읽는 단발머리 님도 좋으니깐요. 물론, 페미니즘 서적 읽는 단발머리님은 최고!!


5. 이곳에 사랑을 두고 갑니다. ♡

단발머리 2019-07-19 13:11   좋아요 0 | URL
1. 저는 테드 창,을 딱히 좋아한다기 보다는, 이 사람은 천재인것 같다,는 생각이 너무 강하게 들고요.
또 하나는 소설가들이 그리는, 혹은 그려냈던 미래가 우리의 실제가 되는 일을 우리가 현재 겪고 있잖아요. 그런 면에서 나의 미래를 보는 방법 중의 하나로 SF소설 읽기가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요. 그런데 많이는 안 읽는.... 미래가 궁금하지 않은가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다락방님은 <소프트웨어 객체의 생애주기> 벌써 읽으셨군요. 저도 얼른 가서 읽어볼래요, 테드 창 말고 다락방님 페이퍼~~

2. 세 번째면은 말이죠. 페이퍼에 이렇게 쓰는 거죠.
그건 뉴욕에 세 번째로 갔을 때 생겼던 일이다. 우아~~ 부럽습니다. 잘 다녀오세요!!!

3. 제가 공유하고 싶은 구절, 주옥같은 문장이 얼마나 많게요. 제가 심사숙고 고르고 골라서 ㅎㅎㅎ

4. 전 부지런히,는 사실 잘 안되는데요. 일단 부지런하지를 않아서요. 근데 아침에도 다락방님 <여성주의 고전을 읽는다> 페이퍼 읽다 보니까 내가 이 책을 ˝읽는 중˝이었다는 게 생각나더라구요. 소설도 페미니즘 읽을게요. 살살 그리고 꾸준히^^

5. 다락방님 사랑 잘 수령하였습니다💜
 



















원래 매년 휴가를 가지도 않거니와 올해는 학교의 등교 일정이 겹치지 않는다. 에어컨 빵빵하게 틀어대는 쇼핑몰에 서너 피서(?) 가겠지만, 떠나는 휴가다운 휴가는  없을성 싶다. 생각해 보면 휴가가 특별한 있을까. 좋아하는 책이 있고, 끼니 걱정 하지 않아도 되는 자유시간이 있고,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잔이 있다면, 그게 바로 휴가 중의 휴가, 바캉스 중의 바캉스다. 



휴가 계획은 없는데, 휴가 준비는 마쳤다. 신간도서 신청하면 서둘러 구입하는 도서관에서 책이 준비되었다고 연락이 왔다. 어제는 공사다망하여 도서관에 들리지 했고, 오늘 외출했다 돌아오는 길에 이렇게 4명의 친구들을 찾아왔다

오늘의 문장은버려진 사랑』의 첫 문장. 




4월의 어느 오후, 점심식사를 마친 남편은 나와 헤어지고 싶다고 했다. (7쪽) 




아이들 방학이 이틀 남았고, 나는 휴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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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겟타 2019-07-17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청하신 책이라면 이 책들을 도서관에서 처음으로 접하는 회원이시겠네요. ㅎㅎ

저는 작년까진 매년 가족여행을 갔었는데요. 올핸 저도 집에서 책과 함께 하려고요.. (실제론 거의 안 읽을 것 같은 기ㅂ..ㅠㅠ)

단발머리 2019-07-17 20:35   좋아요 1 | URL
긴긴 사정을 돌이켜보면,
제가 희망도서로 구입을 신청했는데, 부결되었거든요. 그 대신 몇월 몇일에 입고되니 그 때 대출 신청하라 하더라구요.
깜빡하고 다음날 도서관 홈에 가봤더니, 이 착한 책들이 얌전히 기다리고 있더라구요.
제가 이 책들을 처음 접하는 회원이기는 해요^^

휴가를 가지 않으시더라도 집 밖으로 나가시기를 추천합니다. 저 역시 집에 있으면 아무래도 책을 안 읽을 것 같은 ㄱㅂ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syo 2019-07-17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회주의 페미니즘이라는 책, 생긴것부터가 분노의 포도알갱이를 잡아끄는 뭔가가 있군요. 색감하며, 두께하며....

단발머리 2019-07-18 06:31   좋아요 0 | URL
으음~~ 요런 거 좋아하시는구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9-07-18 0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엘레나 페란테 도서관 신청!! 이런 좋은 방법이 있었네요. 저도 한 번 해보겠습니다!

단발머리 2019-07-18 10:19   좋아요 0 | URL
출판 문화 진흥을 위해 페란테는 구입해줘야 하는데 ㅠㅠ 구입이 문제가 아니라 이제는 공간의 문제가 되어버려서...
도서관에게 구입하라 했습니다.
다락방님 도서관의 빠른 일처리 기대해보겠습니다. 지금까지 ㅅㄱㅅ어린이도서관에서 단발머리였습니다^^

책읽는나무 2019-07-18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찬 휴가 잘 보내고 오시길요~~^^
전 이미 어제부터 한 녀석 때문에 휴가 떠밀렸고,오늘은 마지막 두 녀석 덕분에 휴가 풍덩입니다ㅜㅜ
다음 달에 저도 엘레나 페란테 신청해야겠어요.
책 표지 색감들이 절로 휴양지에 온 듯한 느낌입니다ㅋㅋ
사회주의 페미니즘은 순간 백래시인줄 알았네요...올 초 백래시 읽다가 무한정 멈춤인데 언제 완독할지....^^

단발머리 2019-07-18 10:23   좋아요 0 | URL
아... 다음달이면 좀 오래 기다리셔야 되겠는데요. 저희 동네는 한 달에 1인당 2권이라서 제가 온 가족 아이디로 원하는 책을 신청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빠르면 10일, 늦으면 20여일 걸려요.

사회주의 페미니즘은 논문을 모아놓은 책이라 저자가 여럿이라서 베스킨 라빈스 31도 아닌데 골라먹는 재미가 예상됩니다.
그럼에도 백래시 화이팅!!!

psyche 2019-07-18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눈은 찹쌀 모나카에 뙇! 모나카 먹어본 게 언제인기 기억도 안나네요. 다음에 한국가면 꼭 먹어야지

단발머리 2019-07-19 16:43   좋아요 0 | URL
가까이 계시면 제 꺼 드리고 싶어요~~~~
이 모나카로 말씀드리자면, 한살림 꼬마 찹쌀 모나카로서,
큰아이가 좋아한다고 사 와서는엄마 아빠가 다 먹는다는 소문입니다^^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은 아닌데, 어쩌다 보니 책을 읽게 됐다. 복잡한 사거리 , 약국과 김치만두 사이에 서서. 




발을 삐어 병원에 가야겠다는 큰아이와의 약속 장소에 나와보니 아직 20분이 남았다. 국지적으로 물폭탄이 쏟아진다더니 하루 종일 비는 내려 장우산은 거추장스럽고, 노트북을 넣은 코끼리 에코백은 자꾸만 아래로 처진다. 이제 18 남았다. 18분이 남았는데 배터리가 4%. 오는 전화를 받고, 정도 전화할 있으려면 4% 고수해야 한다. 아직 17분이 남았다.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은 아닌데, 어쩔 없이 붐비는 사거리 쪽에 서서 책을 펼친다. 얼마나 읽었을까. 글자를 따라 어디만큼 갔을까. 이런 말이 들리는 듯하다. “ 사람이, 내가 아는 사람인가?” 누군가 왼팔을 잡고, 이렇게 말하는 소리가 들리는데, 사람이 누군지 모르겠다. 책을 읽고 있어서, 시선이 아직도 책에 있어서. 


눈을 들어 보니, 내가 좋아하는 집사님이 있다. 집사님~~ 어머, 집사님~~ 누가 여기에서 이렇게 책을 읽나 했더니, 집사님이네. , 그게, 제가 지금 ** 기다리는데, 원래는 기다릴 핸드폰 보고 있는데, 배터리가 되어서요. 그래서 어쩌구, 저쩌구. 지금 (집에) 가시는 길이에요? 어쩌구, 저쩌구. 


같이 횡단보도를 건너 집사님이 버스 타는 것을 지켜보고 원래 있던 자리로 가기 위해 돌아선다.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 아닌데, 거리에 서서 읽는 사람이 아닌데, 책을 , 열심히, 그렇게 읽는 사람이 아닌데. 헤어질 , 집사님이 잡은 손을 놓으며 했던 말이 자꾸 걸린다. 

책을 읽는구나, 책을. 책을, 읽는구나. 




생각해보면 , 다른 사람의 시선을 많이 신경 쓰면서 살았던 같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페미니즘을 알게 되면서, 다른 사람의 시선, 다른 사람의 평가에서 자유로워졌다는 느끼기는 하지만, 아직도 멀었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가까운 곳에 나갈 때도 눈썹 없이 나가는게 꺼려지고, 아직도 예쁜 옷을 사는 , 입는 좋아라 한다. 다른 사람의 시선, 다른 사람의 평가에서 벗어나 그냥 나이고 싶은데, 편으로는 그러고 싶지 않은 내가 있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다. 아닌 아닌 거다. 나는 책을 열심히, 길에 서서 책을 읽고 그런 사람이 아니다. 나는 그냥 핸드폰 배터리가 4%라서 그래서 책을 꺼낸 거고, 책을 읽은 거고, 읽다 보니 나도 모르게 빠져든 거고, 빠져든 뒤에는 옆에 누가 다가와 팔을 잡는데도 책만 보고 있던 거다. ,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닌데. 아무래도 나는, 번잡한 사거리 모퉁이에서 책을 읽는 사람이 되어버린 같다. , 이건 아닌데 




내가 정신없이 빠져들었던 구절은 여기, 39.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의 친구 파니가 출산 아이와 함께 1785년에 사망했다는 이야기. 의지하는 친구의 죽음에 메리는 크게 실망한다. 함께 열정적으로 운영했던 여학교도 파산하고 만다. 독립적인 삶, 유용한 삶을 꿈꿨던 그녀들의 희망찬 미래가 일순에 무너지고 말았다. 아이를 낳다가 혹은 아이를 낳은 후에. 여자들의 암울한 삶은 아주 오래 전, 옛날의 이야기가 아니다. 



조금 읽어보자. 조금 더 나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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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22598 2019-07-12 2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책을 많이 읽지 않지만, 장소와 시간을 가리지 않고 짜투리 시간에 책을 읽는 습관을 가지고 있어서 단발머리님처럼 다독가이신분에게 거리에서 책을 펼치는 것이 어려운 일이라는 것이 의외라는 생각이 드네요.

단발머리님도 쓰셨듯이 책을 읽은 행위는 누구에게 보여지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핸드폰을 가지고 노는 것처럼 책을 통해 재미를 찾기 위한 행동이셨던 것 같아요 ^^

저는 오히려 아주 시끄럽고 번잡한 곳에서 독서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혼자만의 상황속으로 빠져드는 그 쾌감이 있어서 ㅎㅎ

단발머리 2019-07-13 11:06   좋아요 0 | URL
사실 저는 어디갈 때도 책을 두 권씩 가지고 다니고... 근데 알라딘 이웃분들 전부 그러실 것 같아요.
요는 제가 책을 읽고 싶어서라기 보다는... 요즘 전, 핸드폰과 아주 가깝거든요.
핸드폰을 쓸 수 없어서 책을 읽었는데, 책을 읽는구나~~ 그런 감탄을 받기에 좀 많이 부끄러웠다는 뜻입니다. ㅎㅎㅎㅎㅎㅎ

2019-07-13 10: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07-13 10: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9-07-17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남은 휴대폰은 진짜 아슬아슬한 느낌인데요. 다시 읽어도 그래요.
갑자기 전화가 올 곳이 없어도 전원이 곧 꺼질 것만 같은 불안감이 느껴져서요.

오늘도 비가 많이 오긴 했는데, 날이 다시 더워지네요. 내일 아니 오늘은 조금 더 더울 것 같아요.
더운 날씨 건강 조심하시고, 편안하고 시원한 하루 보내세요.^^

단발머리 2019-07-17 06:56   좋아요 1 | URL
예전에는 핸드폰 없이 잘 살았던 것 같은데 요즘은 핸드폰이 생활의 중심이 되버린 것 같아요.
그 때는 전화를 받아야 해서 핸드폰을 못 하게 되니 또 그렇게나 핸드폰이 아쉽더라구요.

오늘 아침은 흐릿한데 습도도 높고 그러내요. 비가 올 것 같기도 하고요.
서니데이님도 건강 조심하시고 오늘 하루 좋은 날 되시기 바래요^^
 


















1. 성가신 사랑



평일 오전, 시내 대형서점에서 자리를 발견하면 죄책감이 든다. 모두 바쁘게 자기 자리를 찾아, 자신의 일을 찾아 서둘러 나섰는데, 혼자 남겨져 있다는 생각, 혼자 게으름을 피우고 있다는 생각에 사로잡힌다. 그래서, 평일 오전, 시내 대형서점에서 자리를 발견하지 하면 기쁘다. 


책은 앞부분만 살짝 살펴보려다 자리를 발견해 앉아서는 자리에서 읽어버렸다. 몇일 전부터 한국과 베트남 언론을 동시에 들끓게 했던 가정 폭력, 정확히는 남편에 의한 아내 폭행 사건의 가해자가 구속 심사에서다른 남자들도 마찬가지일 같은데…’ 말했다던데,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말이 맞다는 증거가 책에도 차고 넘친다. 




나는 삼촌이 어머니가 아니라 아버지 편을 드는지 이해할 없었다. 삼촌은 어머니의 친오빠가 아니던가. 삼촌은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험하게 두들겨 맞아 얼굴이 퉁퉁 붓는 것을 수없이 보고도 누이를 위해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삼촌은 지난 50 동안 어떠한 상황에서도 아버지와 변치 않는 단단한 유대 관계를 맺어왔다. (87)




남성 연대는 둘만이 아니다. , , 다섯, 여섯, 일곱, 여덟. 눈물 겨운 남성 연대. 눈물 겨운 남성 연대의 , 폭력, 권력.  





2. 다시 책으로/책읽는뇌/유리알유희 1,2   

















『책읽는뇌』에서 매리언 울프는인류는 책을 읽도록 태어나지 않았으며, 독서는 뇌가 새로운 것을 배워 스스로를 재편성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인류의 기적적인 발명이다라고 주장한다. 제일 기억에 남는 주장은 알파벳 조합으로 의미를 표현하는 영어의 사용자가 표의문자 중의 하나인한자 읽거나 , 영어를 사용할 때와는 다른 부분의 뇌영역이 활성화된다는 . 



『다시 책으로』에서의 화두는깊이읽기. 저자는 디지털 매체로 읽는 행위가 읽기 방식을 바꾸고 나아가 깊이 읽기를 어렵게 만든다는 것을 발견하고, 스스로가 실험 대상이 된다. 저자는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소설, 헤르만 헤세의유리알 유희』 다시 읽기 시작한다. 겉핥기식으로 건너뛰며 읽는 방식에 익숙해졌음을 발견한 저자는 예전의 읽는 나를 찾기 위해 짧고 집중적으로 깊이 읽기 훈련을 시작한다. 그렇다면 디지털 유목민인 유아들의 읽기 교육은 어떠해야 할까. 





저는 최대 시간만 사용하게 하라고 권고하지만 이를 어떻게 실천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아이에 따라 차이가 많겠지요. 저는 낮에는 아이 스스로 주도하는 놀이와 인간적인 접촉에 시간을 내어주고, 밤에는 주로 이야기를 읽어주거나 종이책을 보게 하라고 권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디지털 기기와 함께하는 시간이 하루 시간을 넘어서는 됩니다. (217) 





생각에 입학 동안은 종이책과 인쇄물을 주로 사용해 읽기를 가르치고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이미 여섯 번째 편지에서 말씀드렸었지요. 부모와 아이가 인쇄물로 읽는 것은 읽기에서 핵심적인 시간적, 공간적 차원을 강화하고, 어린 읽기 회로에 중요한 촉각적인 연상을 더하며, 최고의 사회적, 정서적 상호작용을 제공합니다. (258) 




좋은 독자의 삶이란 첫번째책을 통해 정보를 모으고 지식을 얻는 것이다두번째는 즐거움을 위한 독서이다몰입에서 오는 강렬한 즐거움육감적인 로맨스 소설로의 도피가즈오 이시구로엘레나 페란테 같은 작가들의 소설 속으로 들어가는 성인들의 전기유발 노아 하라리의 논증을 따라가는 것을 포함한다좋은 독자의  번째 삶은 읽기의 절정이자위의  삶의 종착지이다바로 관조적 독서읽고 있는 장르가 무엇이든 완전히 보이지 않는 개인적인 영역으로 진입하게 모든 종류의 인간상을 관조하고 우주를 숙고하게 된다.(283) 



별천지 PC 신세계에 발을 들여놓기 전에 디지털 유목민 1인을 관조적 독서가로 탈바꿈시켜야 할텐데물론 지금 한가로이 앉아 시대를 맞이할 인류를 걱정할 때가 아니긴 하다. 네이버뉴스와 기타 단발식 일간지 기사에 길들여진 , 바로 내가 제일 걱정. 

    




3. 권오숙 교수의 해설과 함께 읽는 리어 왕 

















이번에 새롭게 알게 됐는데, 나는 진짜 셰익스피어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 , 아니라면 거의. 거의,가 아니면 전혀. 


셰익스피어는 운문 대사에서 주로무운시라는 형식을 사용했는데, 무운시란 약강 5보격이면서 압운(rhyme)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약강 5보격 약강의 운율 규칙을 가진 음보가 행에 다섯 들어 있는 것이고, 압운은 시에서 행의 끝부분 등에 같은 음을 반복해 음악성을 주는 기법이다. 셰익스피어는 속에서 일부 대사만 빼고 각운을 맞추지 않아, 일정한 운율을 사용하여 리듬감을 주면서도 압운은 맞추지 않았다. 가끔 번역본을 보면 아래와 같이 편집이 이상한 형태를 있는데, 이는 셰익스피어가 때에 따라 행씩 각운을 맞추는 2 연구(couplet) 사용했기 때문인데, 대체로 대사에서 형식을 사용했다고 한다. (35, <셰익스피어 작품을 읽기 전에>)  







재산을 물려받은 안면을 몰수하고 아버지를 내친 딸에 대해 욕설을 쏟아놓는 리어왕. 억울한 마음 모르는 아니나, 진실을 모르고 잘못된 판단을 했던 스스로에 대한 한탄에 비해 딸에 대한 저주는 너무나 촘촘하고 찰지다.  








4. 여성주의 고전을 읽는다/젠더트러블/주디스버틀러읽기    


















여성주의 같이 읽기, 하면서 좋은 책들을 많이 읽었고, 다시 읽게 됐다. 조만간 다시 읽고 싶은 책은가부장제의 창조』. 얼른 다시 읽어야 하는 책은성의 변증법』. 꼼꼼히 다시 읽어야 책은2 성』. 오늘은 책을 읽는다. 



보통은 앞에서 뒤로 차근히 읽는 편인데, 책은 <들어가는 - 고전으로 살펴본 여성주의 사상의 역사> 읽고, 마지막 챕터 <10. 젠더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먼저 읽는다. 버틀러는 페미니즘 이론에서 유토피아적인 물자체로 남아 있는 본질로서의 섹스를 해체하고자 했다.(452) 자연, 생물학적인 섹스란 없으며, 푸코의 분석을 빌려와 섹스가 규율적인 관행을 통해 일관된 성적 정체성으로 생산되었다고 주장한다.




동성애 금지와 근친상간 금지가 반복적으로 수행되고 인용될 , 여자다운 여성, 남자다운 남성이라는 젠더가 만들어지고 이성애가 강제적으로 형성된다. 이렇게 본다면 생물학적인 남녀, 이성애는 자연적으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 근친상간 금지와 동성애 금지의 결과로 구성되어진 것이다. 그럼에도 강박적인 이성애와 근친상간 금지가 만들어낸 효과로서의 섹스가 마치 젠더의 원인이자, 필연이며, 자연인 것처럼 전도되어 있다는 것이 버틀러의 지적이다. (455) 




동성애 우울증을 설명할 때도 버틀러는 프로이트의 우울증 개념을 가져오는데, 유아에게 일차적인 사랑의 대상인 어머니의 애정을 갈구하는 과정에서 남아와 여아는 상이한 반응을 보이게 된다고 논증한다. 물론 이 과정 자체는 여아에게 복잡하. 프로이트에 의하면, 여아는 여성성을 획득하는 과정에서 근친상간과 동성애 금지로 인해 번의 좌절을 경험한다. 이러한 좌절의 어두운 그림자가 가감없이 펼쳐지는 책이 바로성가신 사랑』이다. 앞뒤가 똑같은. 수미상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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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9-07-11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평일 오전, 사람들 뜸한 공간에 발 들여놓기가 좀 민망하단 생각에 집밖을 잘 나가지 않게 되더라구요.
아침에 애들 학교 보내고 걷기 운동 해보려 산책로를 열심히 걷다 주위를 살펴 보면 대부분 어르신들!!!!
젊은 사람들은 다들 일하러 나갔나?
나만 밖에서 이러고 있나?
괜한 자괴감이 일때가 있어요.
그래서 또 얼른 한 바퀴 돌고 집으로 들어오죠ㅋㅋ
지인들은 맨날 나보고 집에서 뭘 하느라 바쁘냐고 그러고~~ㅜㅜ
집에서 북플만 들여다 봐도, 이렇게 읽을 책들이 많아 시간이 늘 모자란다고 설명할 길이 없고...알라딘 서재를 아는 지인이 없거든요ㅋㅋ
여튼 눈에 띄는 책들 열심히 들여다 보고 갑니다.
<다시 책으로>도 읽으셨군요?
전 며칠 전 도서관 간김에 희망도서 신청해 놓고 왔는데...<성가신 사랑>을 미리 알았더라면 함께 신청했을텐데 아쉽네요^^

단발머리 2019-07-11 13:15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저도 오전에 집에서 좀 떨어진 곳의 도서관 가면 정말 어르신들 많으신데, 청소년 코너 있잖아요.
청소년 관련 책을 모아둔 방은 완전 70세 이상 남자만 출입가능할 정도예요.
모두들 너무 열심히 읽고 계셔 도대체 들어갈 수가 없답니다.

˝집에서 북플만 들여야 봐도, 이렇게 읽을 책들이 많아 시간이 늘 모자란다˝에 빵! 터졌습니다.
맞아요, 읽을 책은 언제나 많고, 우리 앞의 산 같은 책들이 읽어달라 하지 않는대도 ,
우리는 막, 그 책들을 읽어줘야 할 것 같고요. 얘들아, 기다려라!! 우리가 간다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책나무님 동네 도서관은 도서관에서 희망도서를 신청하시는군요. 저희는 홈페이지에서도 신청가능해요.
제 책은 부결될 때가 많은데요, 서로 연결되어 있는 구내 다른 도서관에서 구입 예정이면 안 사주더라구요.
<성가신 사랑>을 비롯한 페란테 신간은 도서관에서 이미 구매했을 것 같아요. 제 꺼는 또 부결되었거든요^^

다락방 2019-07-11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성가신 사랑을 다 읽으시다니..

엘레나 페란테는 기존에 나폴리 시리즈에서도 가정폭력을 다뤘엇죠. 그러고보면 다른 나라도 남자가 여자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건 다 마찬가지인가 봐요. 으. 성가신 사랑 그런 부분 읽으면서 저는 또 얼마나 빡칠까요...(라고 아직 사지도 않은 제가 얘기합니다)


여성주의 고전을 읽는다, 를 그렇게 읽는 방법이 있군요! 저는 당장 젠더 트러블도 사야겠고..또 할 게 많네요, 단발머리님. 사고, 읽고, 쓰는 일이요.

단발머리 2019-07-11 13:34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에게만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전 나폴리 시리즈가 더 좋아요. 하지만 아직 1권만 읽어서요.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지만 아직 읽지 않으신 분들이 많아 그 지점만 이야기했어요.
가정 폭력, 성희롱은 이탈리아가 좀 심한 나라라고 믿고 싶습니다. 제 맘이 그래요.
다락방님의 딥빡이 충분히 예상됩니다. 예상이 그렇게 됩니다 ㅠㅠ

전 아직 젠더 트러블을 구입하지 않았.... 두 번 실패에 완전 절망해버렸.... 이거 다 비밀이에요.

다락방 2019-07-11 13:37   좋아요 0 | URL
저는요 단발머리님, 말씀하신 것처럼 나폴리 시리즈가 더 좋은 편이, 더 좋습니다.
성가신 사랑은 데뷔작이라는데, 데뷔작이 차기작보다 더 좋으면 뭔가 별로잖아요. 시간이 지날수록 나은 작품을 쓰게됐다는 쪽이 훨씬 마음에 들어요. 그래서 나폴리 시리즈가 더 좋다는 단발머리님의 댓글에 흐뭇합니다. (아니 왜 대작가에게 대고 알라디너가 만족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젠더 트러블을 그래서 저도 망설이고 있어요. 망할까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19-07-11 13:46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말씀이 맞네요. 제가 필립 로스 책을 웬만큼 읽고 데뷔작을 읽었잖아요. 그 책이 아마 <굿바이, 콜럼버스>요.
전 필립 로스의 그 열정, 끈질김 그런 부분을 엄청 좋아하면서도... 아이구야, 뭐 이렇게까지... 말리고 싶다, 이랬거든요.
필립 로스의 데뷔작은 그런 열정은 좀 덜 느껴지는데, 막 풋풋한 그런 느낌이 들어서 좋더라구요.
데뷔작 이야기 하다가 느닷없이 필립 로스 생각ㅠㅠ

뭐랄까. 저는 페란테가 다른 작품을 써도 나폴리 시리즈 같이 쓸 수 있을까 싶어요. 스스로를 갱신하는 작가가 있기는 하지만요.
다른 사람은 모르겠지만 저한테는 나폴리 시리즈가 최고일 것 같아요.
여기까지 2, 3권을 아직 읽지 않은 알라디너의 총평이었습니다.

젠더 트러블에 대해 한 가지만 더하자면.... 백만년전 오프모임 때, 제가 ˝이거 읽고, 이거 읽고, 그 다음에 이거 읽고˝ 했더니,
아무개님이 ˝버틀러 안 읽어도 돼요.˝ 그래서, 제가 ˝아니에요! 하나는 읽어야 돼요!˝ 그랬더니, 아무개님이 ˝그래요, 읽어요. 읽으세요!˝ 그러셨는데, 아직까지 못 읽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9-07-11 13:48   좋아요 0 | URL
저도 버틀러 하나는 읽어야되지 않나 싶어서 한 권 사뒀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게 젠더 트러블도 아니고 ... 사실 무슨 책인지 제목도 잘 기억 안나고 .. 에 또 고백하자면, 안읽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젠더 트러블 사기도 전에 이미 망삘이네요, 저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19-07-11 13:50   좋아요 0 | URL
버틀러 책을 <젠더 트러블> 말고 다른 책을 사뒀단 말이에요!! 우아아! 짱이네요!
책,이란 건 항상 사는데 의미가 있거든요. 나중에 읽을 거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읽을 수 있을거예요, 다락방님^^

다락방 2019-07-11 13:53   좋아요 0 | URL
사둔지 오래에요.. 그러면 뭐해요, 뭔지도 모르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19-07-11 13:54   좋아요 0 | URL
그 책 뭔지 알게 되면 연락 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같이 축하하려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9-07-11 13:56   좋아요 0 | URL
네, 그럴게요. 하늘색 표지일것 같은데.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단발머리 2019-07-11 13:58   좋아요 0 | URL
<혐오 발언>에 한 표 합니다. 아니면..... 아니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9-07-11 14:00   좋아요 0 | URL
그 책은 확실히 아니에요. 번역자가 자칭 남페미라 ㅋㅋ 번역자 때문에 걸러낸 책이고요,
제가 지금 검색해보니 [지상에서 함께 산다는 것] 이네요.
대체 이 책을.. 왜 샀을까요??????????? 저도 모른다고 합니다.

단발머리 2019-07-11 14:05   좋아요 0 | URL
[지상에서 함께 산다는 것] 너무 좋은 책이네요. 비싸네요, 가격은 ㅠㅠ
근데 유대성과 시온주의 비판이라니.... 버틀러 역시 넘 멋진대요.
곧 읽을 날이 올 것입니다. 먼저 젠더 트러블을 읽으시고요. 저는 어쩔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9-07-11 14:08   좋아요 1 | URL
젠더 트러블..
읽을 겁니다. 그렇지만 언제일지는... 알 수 없어요. (도망간다)

단발머리 2019-07-11 14:14   좋아요 0 | URL
어어어~~ 다락방님.
나도 젠더트러블 읽을꺼에요.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같이 가요, 같이~~~~~

잠자냥 2019-07-11 14:28   좋아요 1 | URL
<젠더 트러블>은 제 마음속에 영원히 별처럼 빛나는.......... 그래서 저 멀리 두고만 보는 그런 존재이지요. 암요암요..... (‘_‘ ;;)

단발머리 2019-07-11 14:29   좋아요 0 | URL
잠자냥님 워딩이 어쩜~~~~~~ 제 맘이랑 똑같을까요.
저도 그래요. 그래서 제가 아직 젠더트러블을 못 읽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19-07-11 14:30   좋아요 0 | URL
전 사실 <젠더 트러블> 번역이 별로라는 말이 많아서 새로운 번역판 기다리고 있는 거예요!!!!!!!!!!!!!! *도망간다* =33

다락방 2019-07-11 14:35   좋아요 0 | URL
맞아요. 저도 새로운 번역을 기다리는 거에요. 진짭니다. 그거 말고 다른 이유는 없어요. (뻔뻔하게 안도망간다.)

단발머리 2019-07-11 14:41   좋아요 0 | URL
참 지당하신 말씀입니다. 근데 제가 지금 읽고 있는 <여성주의 고전을 읽는다>에도 <젠더 트러블>에서 버틀러의 문법적인 오류(의도적이라 할 수 있는 오류)에 대해 선배 페미니스트도 가열찬 비판을 했다고 하네요.
우리가 아직 젠더 트러블을 못 읽는건 사실, 버틀러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왜 이렇게 어렵게 써가지고는.... 여기... 내 방인데.... (도망을 간다 =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3)

다락방 2019-07-11 14:42   좋아요 0 | URL
버틀러를 못 읽는 건 버틀러 때문이었어!! 이게 숨겨진 진실이었다니!!!!!!!!!!!!!!!!!!!!😱

단발머리 2019-07-11 14:48   좋아요 0 | URL
우리 모두 이 사실을 모든 알라디너들에게 알리기로 해요.
<충격 진실 :
버틀러 책 버틀러 땜에 안 팔려>

AgalmA 2019-07-13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시 책으로>를 제가 읽어보지 않아 정확한 표현을 모르겠습니만 ‘깊이읽기‘가 꼭 종이책에만 적용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독서는 의도적인 노력이 필요한 행위고 그것이 사람들이 책을 안 읽는 요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종이책은 부피부터 휴대성이 떨어지고 조금만 어려워도 장시간 읽긴 지루하죠. 독서는 보통 혼자 읽으니 누가 읽어주는 것도 아니고;;
전자책 경우 어두운 데서도 읽기 용이한 것부터 휴대성이 좋아 어디서든 읽기 쉽고 귀로도 청취할 수 있어 활용도가 더 높죠. 이를테면 눈이 안 보이는 사람에겐 최고죠. 그리고 제 경험으로는 재독도 전자책이 훨씬 쉽고 빠릅니다. 독서량도 훨씬 늘고요. 사람에 따라 다르다고 봐야지 종이책이라고 겉핥기 식으로 안 읽는단 보장은 없어요. 학습 효과는 뇌에서 재조직하는 기억 과정의 문제지 종이냐 디지털이냐의 문제는 아니라고 봐요. 종이책이든 디지털 방식이든 다양하게 활용하는 요령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모바일과 웹 환경이 더욱 늘어갈 추세에서 디지털 방식을 더 좋게 만드는 방안을 모색해야지 종이책이 가장 좋다!라는 자세는 생산적이지 않다고 생각해요. 종이책처럼 후루룩 훑기 어려운 전자책의 단점 때문에 그 부분에서는 저도 종이책이 좋지만요^^)>

단발머리님 말씀에 반박하려는 뜻은 아니고 종이책 독서 얘기 나오면 늘 나오는 얘기라서 제 생각을 말해 봤어요^^;

단발머리 2019-07-13 10:27   좋아요 1 | URL
저도 아갈마님 의견에 동의합니다. 저도 알라딘 이북 매일 적립금 모아 이북 구매 많이 했거든요.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나 <**을 읽다> 시리즈 사서 많이 들었어요. 생각보다 훨씬 더 멋진 신세계더라구요. 읽기량을 훨씬 더 늘릴 수 있다는 말씀에도 동의합니다. 저 역시 그랬구요.
근데 <다시 책으로>의 지적이 저한테는 적용되는 부분이 있기는 해요. 빨리 읽는 대신 잘 기억이 안 난다는. 저는 그랬거든요.
그래서, 저는 선택적으로 이북 읽기를 하고 있어요. 레베카 솔닛 책은 종이책으로, 잭 리처는 이북으로, 이런 식으로요.
훓어읽기와 깊이읽기가 뇌에서 어떤 방식으로 조직되는지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연구해볼 일일 테지만,
이북 활용이라는 면에서는, 뒤로 가기는 어렵다는 생각도 들고요.
아갈마님 긴 댓글, 오랫만이어서 너무 반갑습니다. 자주 오시어요~~~~ ^^

AgalmA 2019-07-14 21:48   좋아요 0 | URL
알베르트 망구엘 『밤의 도서관』 다시 읽고 있는데요. 종이책과 e book 번갈아서ㅎ;;
읽으면서 한 가지는 정리되는데요. 독서의 실리는 차치하더라도 디지털 정보 보관이 현실적으로 완벽할 수 없기에 종이책과 함께 보관하는 물리적인 조치는 필요할 거 같아요^^
 



















오전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여성주의 고전을 읽는다』를 마무리하고, 오후 맘대로 읽기를 시작한다.

죽음이란 무엇인가의 이건 뭥미?를 뒤로하고 호모 데우스 다시 읽기 중인데, 어머나?!?





그렇지 않다. 에피쿠로스는 행복을 최고선으로 규정할 때 제자들에게 행복해지는 것은 힘든 일이라고 경고했다. 물질적 성취만으로는 만족이 오래가지 않는다. 돈, 명예, 쾌락을 맹목적으로 추구하면 비참해질 뿐이다. 에피쿠로스는 적당히 먹고 마실 것과 성욕을 억제할 것을 권했다. 장기적으로 보면, 진탕 먹고 마시는 것보다는 깊은 우정이 더 큰 만족을 준다. 에피쿠로스는 행복으로 가는 고행길에 오른 사람들을 안내하기 위한 행동수칙을 정리했다. (55쪽)





오늘 아침이던가, 빡세게 먹고 마신다는 혹은 빡세게 먹고 마실 거라는 각오를 어디에선가 보고 들은 거 같은데, 진탕 먹고 마시는 것보다는 깊은 우정이 더 낫다,고 에피쿠로스가 말했다고 한다. 찐한 우정의 친구들과 진탕 먹고 마시는 건 괜찮지 않을까, 혼자 생각해본다. 


덥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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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9-07-09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생각에도 빡세게 먹고 마시는 것은, 그러니까, 어떤 부분에서는, 참 괜찮을 거라고 보입니다.

단발머리 2019-07-09 17:47   좋아요 0 | URL
제가 에피씨에게 그렇게 전할까, 합니다. 다락방님의 의견이 이러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syo 2019-07-09 1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피 쟤는 빡세게 먹고 마셔본 적이 없나봐요... ㅉㅉ.... 그래놓고 자기가 쌓은 우정이 ‘깊은 우정‘이라고 죽는 날까지 착각하다 갔구나. 맙소사....ㅠㅠ

단발머리 2019-07-09 19:25   좋아요 0 | URL
에피씨가 살던 환경이 또 지금의 우리와는 천지 차이 아니겠습니까. 너그러이 이해해야죠. 안 됐죠. 빡세게 먹고 마시지 못했다니... 깊은 우정을 모르는 그대, 에피씨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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