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무의식으로 흘려보낸 기억을 찾아드립니다
사랑의 가설
앨리 헤이즐우드 지음, 허형은 옮김 / 황금시간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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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이 책을 다시 읽는데 참 좋았다. 여러 번 읽었고 오디오북으로도 여러 번 들었는데, 이번에 번역본으로 읽으면서 내가 얼마나 띄엄띄엄 읽었는지 확인할 수 있었고. (다시 보니 좋은 상황이 아니라 슬픈 상황이다). 새로운 이야기처럼 읽혀서 좋았다.

 


사건의 주도권이 올리브에게 있어서 좋았다. 로맨스의 기본 규칙, fake-relationship이 이루어질 때, 관계를 시작한 사람(다짜고짜 키스)이 올리브였고, 그 관계를 끝낸 사람이 올리브여서 좋았다. 책 뒷부분에서 애덤이 올리브를 오랫동안 짝사랑해왔다는 사실이 밝혀진다. 올리브가 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시작해 이후 3년 동안, 올리브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올리브와 자신이 같은 학과이고, 교수인 자신에게 박사과정 학생인 올리브가 부담을 느낄까 봐 애덤은 애정을 전혀 표현하지 못한 터였다. 가짜 연애를 시작한 후, 올리브의 마음을 얻기 위한 애덤의 분투가 펼쳐진다. 자연스럽게 그러면서도 부담스럽지 않게. 꼼꼼하게 그리고 다정하게. 두 사람 앞에 장애물이 나타났을 때, 올리브는 그를 위해 자신의 불편함을 감수하기로 결정한다. 진실을 말해서 그의 커리어에 방해가 되느니, 차라리 거짓을 말하면서 그와 헤어지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그렇게 행동한다. 그 결정이 어리석은 것이었거나 혹은 애덤의 본심과 동떨어진 것이었다 해도, 당시 올리브 생각에는 그게 최선이었다. 올리브는 그를 위해 그렇게 행동한다. 주도권. 두 사람 관계의 주도권을 가진 사람이 올리브여서, 나는 그게 좋았다.

 



생각해보니, <제인 에어>에서 내가 좋아하는 장면도 그 장면이다. 집시 여인으로 변장해 제인의 마음을 떠보려 했던 로체스터와 제인의 대화 장면이나 제인과 로체스터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장면, 두 사람의 재회 장면이 아니라.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면은 제인이 로체스터와 이별하는 장면이다. 하나님이 정해둔 법을 말하며 제인이 로체스터와의 결혼에 응할 수 없음을 말하고, 로체스터가 그녀의 발 앞에서 간청했을 때, 그를 위로하는 제인을, 하지만 결국에는 그를 떠나는 제인을, 나는 그런 제인을 사랑한다. 당신을 용서합니다. 그리고 나도 당신을 사랑해요. 하지만, 나를, 당신을 사랑하는 나를, 당신에게 줄 수는 없어요.

 

 


여주인공이 쥐고 있던 주도권을 남주인공이 결정적으로획득하는 지점은 두 사람 사이에 섹스가 중심으로 떠올랐을 때다. 올리브와 애덤의 뜨거운 밤이 생생한 챕터 16 초반, 주도권은 분명 올리브에게 있다. 하지만, 이내 주도권은 애덤에게로 넘어간다. 시작한 사람은 올리브지만, 실행한 사람은 애덤이다. 먼저 손을 뻗은 사람은 올리브지만, 상황을 이끌어간 사람은 애덤이다. 경험 많은 애덤과 경험 없는 올리브의 모습이 겹쳐지면서 이런 상황은 점점 더 강화된다.

 


제인과 로체스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제대로 된, 남자 같은 남자를 만나본 적이 없는 제인과 기혼자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돌며 방탕한 생활을 일삼던 로체스터는 나이, 계급, 재산의 차이뿐 아니라 성적 체험이라는 측면에서 극명한 대조를 보인다.

 








<브리저튼 시즌 2>에서는 섹스를 가르쳐주는남주와 섹스를 배워가는여주의 모습이 그려진다. 백작 신분의 남주와 조금 더 낮은 신분의 여주를 비교하는 것이 마뜩짢다면, 안소니와 그의 여동생 다프네를 비교해도 되겠다. 풍부한 성적 경험이 매력이고 강점이 되는 남성에 비해, 같은 신분에 속한 여성에게 성적 경험은 인생 최대의 약점으로 기능한다. 결혼으로 구제되지 않는, 결혼으로 마무리되지 않는 여성의 성적 경험은 곧 파멸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알라딘의 케미스트리 리딩 친구는 양자오를 잊어버린 나를 안타까워하며 훌륭한 글을 써주었는데(https://blog.aladin.co.kr/jyang0202/14466029 : 당신이 무의식으로 흘려보낸 기억을 찾아드립니다/쟝쟝님)그 글은 재미있고 유익하고, 나는 친구에게 참 고맙지만. 고맙지만, 나는 우회전 안 하고 좌회전했다. 양자오를 지나쳐 애덤에게로 갔다. 정신 분석이라는 장대한 위업 앞에서 연구 대상 무의식이 아니라 탐구 생활 섹스에게로 갔다.

 

 


리드 모어 하고 싶다. 독서대가 큰 도움을 주어야 한다. 도움이 많이 필요하다고 한다. <인간의 우주적 초라함과 삶의 부조리에 대하여>를 고민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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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3-03-31 00:3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봄에는 섹스생각 금지입니다! 단발님도 조심하세요! 섹스는 위험해서 아이를 부릅니다! ㅋㅋㅋㅋ (프로이트는 섹스를 빼놓을 수 없죠…. 리비도… 성충동이란?…!!)
음음 ㅡ 배워가는 여주와 배워주는 남주사이의 사랑에 대한 관심이군요?! 저는 이런 종류의 이성애를 전부는 아니지만…. 일부는 여성의 권력의지라고 읽어요.(이건 사실 내가 그랬던 것 같아요. 저도 뭔가를 가르쳐주는 남자를 꽤 오랫동안 좋아한 적이 있었는 데, 나중에 그 남자가 아니라 그의 위치와 권위를 내가 갖고 싶은 거였고, 내가 그 자리에 가게 되자 그 남자 좋아하던 맘이 짜게 식음ㅋㅋㅋㅋㅋ 이상형이란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구나 했어요 ㅋㅋㅋ 그 후론 잘생긴 남자만 좋아했다 ㅋㅋㅋ) 그러니 섹슈얼리티가 통제되던 시절의 여성은 정말 무기력했을 것 같다능….ㅠㅠ… 현실에서는 여자들이 자아실현을 더 많이해서 권력을 더 많이 가지면 조금 완화될 거라고 생각해요. (응?) 일전에 교수와 자는 여학생에 대해서도 ㅋㅋㅋ 살짝 이야기 나왔던 것 같은뎅… 늦은 밤에 탐구는 깊은 숙면에 도움을 주지 못하기 때문에 댓글은 이쯤 합니다 ㅋㅋㅋ

단발머리 2023-04-03 20:44   좋아요 1 | URL
쟝님의 이 댓글 내용 그대로 ㅋㅋㅋㅋㅋㅋ <섹스할 권리>에서 저자 아미아 스리니바산이 이 문제를 다루죠. ˝여학생의 경우, 교수처럼 되고 싶다는 마음과 교수의 관심을 얻는 것을 혼동할 위험을 가지고 있다.˝ 요즘에는 상황을 더 잘 이해하는 여성들이 많아진 건 사실이지만, 아직 나이가 어리고 경험이 부족한 여성에게 이건 상당히 어려운 문제일 수 있구요. 한편으로 극히 개인적인 문제로 여겨질 테니까요.

열일곱의 한나 아렌트가 생각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늘밤도 숙면은 어렵겠네요 ㅎㅎㅎㅎㅎ

2023-03-31 00: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4-03 2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난티나무 2023-03-31 23:2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주도권과 섹스! 캬!!!!!!!

단발머리 2023-04-03 20:45   좋아요 0 | URL
섹스에서의 주도권에 대해서는 저는 할말이 많기는한데 머리속이 복잡하기만 하고 잘 정리가 안 되네요.
언젠가 도전해보겠습니다. 그전에 <포르노그래피> 읽으면 좋을텐데요 ㅎㅎ

다락방 2023-04-03 08: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 이 글 읽고 있는데 다른 부서 직원이 인터폰으로 절 찾아서 급 분노할 뻔 했어요. 아주 재미있게 읽고 있었거든요.

얼마전에SNS 에서 영어책 읽을거면 로맨스 말고 청소년 소설을 읽으라는 글을 봤거든요. 그런데 저는 단발머리 님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로맨스를 앞으로 더 읽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원하는 만큼 읽어도 된다고 생각해요. 원래도 그렇게 생각했지만 단발머리 님의 이 글을 읽고나니 더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어휴 진짜 단발머리 님 좋아 너무 좋아 짱 좋아. 만세입니다. 책은 역시 읽는 사람의 몫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우린 계속 읽고싶은만큼 로맨스 읽읍시다, 단발머리 님!

저는 오늘 케이트 밀렛의 성정치학 읽으면서 언급되는 ‘밀‘과 ‘러스킨‘ 부분에서 브리저튼 시리즈 또 생각했거든요. 로맨스 소설을 읽으면서 생각하는 것들만 적어두어도 사회학 혹은 인문학 책들이 만들어질 것 같아요. 단발머리 님의 이 글 읽으니 씐나요!!

단발머리 2023-04-03 20:50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말씀에 다 동의해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는 어려운 책보다는 쉬운 책을 읽을 때, 더 빨리 읽게 되어서요. 양이냐 질이냐의 문제에서, 저처럼 ‘분량‘ 순수하게 물리량으로서의 양을 중시하는 사람은 로맨스를 읽는게, 그러니까 좋아하는 분야를 읽는 게 맞는 것 같아요.

로맨스도 그렇지만 소설이 어떤 장르보다 삶을 투명하게 보여주니까요. 저는 그것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로맨스는 특히 남녀 관계를 중심으로 놓고 이야기를 써내려 가다보니 여성주의와 닿는 부분이 많은 거 같아요. 락방님이 허락해 주셔서 ㅋㅋㅋㅋㅋ 오늘밤에도 로맨스 소설 하나 살까 생각중입니다. 화끈하게 뜨겁고, 아이스크림처럼 달콤한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4-03 22:09   좋아요 1 | URL
뭐 샀는지 공유 부탁합니다. 저도 참고하게요 ㅎㅎ
 
사랑의 가설
앨리 헤이즐우드 지음, 허형은 옮김 / 황금시간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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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에는 달달한 거 읽겠다고 가벼운 마음으로 펼쳤다. 역시나 달달하고 달콤하다. 408쪽에서 438쪽까지 <15& 16 : 애덤>은 애덤의 속마음 토크라서 좋기는 한데, 원서에는 없던 부분이라 어디서 그 텍스트를 구했는지 궁금하다. 월요일 아침에 출판사에 전화해서 물어보리라




음하하하하하하하핫! 놀릴 것이 분명한 친구의 청아한 목소리가 귓가에 생생하게 들린다. 아니, 그 책을 또 읽었어? , 읽었어요. 읽었어요, 이 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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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03-27 09:2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저 이거 종이책 읽고 팔았거든요? 전자책 있나 보고 사야겠어요. 아휴. 저 요즘 이성애로맨스 소설이 왜이렇게 읽고 싶은지!! 봄이라 그런걸까요?

(잠시후)전자책, 없는 것으로 밝혀져..

단발머리 2023-04-03 20:51   좋아요 0 | URL
전자책 아직 없지요? 출판사에 전화해 볼까요? 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3-28 10: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강추 책이라 (마음에) 담아두고 있습니다 :)

단발머리 2023-04-03 20:54   좋아요 1 | URL
강추라기 보다는 ㅋㅋㅋㅋㅋㅋㅋ 그냥 제가 좋아한다고요. 아... 뜨거워라. 생각만 해도 뜨거워지는 ㅋㅋㅋㅋ 마법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이 2023-03-29 12: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수요일입니다. 전화 하셨습니까???

단발머리 2023-04-03 20:54   좋아요 0 | URL
전화했구요 ㅋㅋㅋㅋㅋㅋ 뭐, 책을 사는 걸로 결론이 ㅋㅋㅋㅋㅋ 자세한 사항은 다음 페이퍼에서 풀어드리겠습니다^^
 
여성, 인종, 계급 Philos Feminism 2
앤절라 Y. 데이비스 지음, 황성원 옮김, 정희진 해제 / arte(아르테)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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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주의에 대한 언급에는 동의하지만 가사노동에 대한 논의는 조금 더 정교했어야 하지 않나... 그런 생각도 든다. 사회주의 여성운동의 역사를 알게 되어 놀라우면서도 기뻤고, 조선 사회주의 혁명 여전사 트로이카가 떠오르기도 했다. 브라운밀러에 대한 논쟁 부분은 조금 더 생각해보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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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티나무 2023-02-27 02:2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브라운밀러 책 꺼냈지 말입니다😘

단발머리 2023-02-28 10:14   좋아요 0 | URL
브라운밀러 큰일났네요. 난티나무님이 속속들이 파헤쳐주십시오! 🥰

다락방 2023-02-27 07:4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완독 축하합니다!!

제가 브라운밀러 읽을 당시 이 책을 읽기 전이었으므로 의견의 브라운밀러 쪽으로 기울어지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여성, 인종,계급>을 읽으면서 아주 확실히 사람에겐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이 있고 또 자신의 정체성을 어디에 가장 맞추느냐도 다 다르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브라운밀러 의 경우엔 그 무엇보다 ‘여성‘이었고 <흑인 페미니즘 사상>의 ‘패트리샤 힐 콜린스‘는 ‘흑인 여성‘ 이었다면, 앤절라 데이비스는 ‘흑인‘ 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사 노동에 대해서는 저도 읽으면서 갸웃해서 앤절라 데이비스에게 반대한다기 보다는 앤절라 데이비스가 가사노동에 대해 더 길게 더 자세히 말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읽느라 고생하셨습니다!!

단발머리 2023-02-28 10:26   좋아요 0 | URL
저는 다락방님의 이 댓글이 이 책의 위치를 가늠하는 중요한 표지가 된다고 생각해요. 지적해주신대로 앤절라 데이비스는 ‘흑인’과 ‘계급’에 방점을 찍은 거 같기는 해요. 가사노동에 대해서는 데이비스가 간단히만 언급해서 그러면도 있겠지만 전 이 부분에서는 사회주의운동가들의 인식 자체가 ‘가정생활’이라는 활동 자체를 경안시하는 건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다 외주화 하자고 해서 조금 놀랐습니다. 락방님도 고생많으셨어요!
이번달도 클리어!!

책읽는나무 2023-02-27 11: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제 막판 몇 장만 남겨 놓고 있어요.
저는 마거릿 생어의 피임과 여성 해방 대목에서 조금 갸웃?
마거릿 생어 책 쓰다듬다 일단 내려놓았어요^^;;
책을 읽지 않아서 이 사람 나오면 갸웃? 저 사람 나오면 갸웃?
백인 여성들의 주장이 흑인 여성들의 입장에선 또 저렇게 느끼고, 해석이 될 수도 있는 것이구나!
암튼 이 책도 조금 놀라움이었습니다.

단발머리 2023-02-28 16:31   좋아요 1 | URL
저도 마거릿 생어에 대한 부분이 제일 놀라웠어요. 백인여성에게 권리의 문제지만 흑인여성에겐 생존의 문제구요 ㅠㅠ
저도 여러번 놀라서요. 지금 쉬고 있어요 ㅎㅎㅎ
책나무님 리뷰 읽으러 이제 갑니다요, 슝!!

공쟝쟝 2023-02-27 14:2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 딱 한마디만 자문을 구합니다… 이 책 때 안타게 보관하는 방법좀 알려주세요… 몇번 펴보지도 않았는데 책 표지 드러워져서 보기가 싫음 ㅋㅋㅋㅋ 지우개로 닦고 커버라도 씌워야 합니까? 진짜 너무 때 잘타는 재질임…

햇살과함께 2023-02-28 15:16   좋아요 1 | URL
공쟝쟝님 저랑 같은 반가운 고민을 ㅋㅋㅋ
저 이 책 받자마자 딱 때 잘 타게 생겨서 바로 문방구 가서 종이 포장지 사서 책싸개 하고 들고 다녔어요 ㅋㅋㅋ

단발머리 2023-02-28 16:33   좋아요 2 | URL
쟝쟝님 / 저는 집에서만 읽고요 ㅋㅋㅋㅋ 한 자리에서만 읽고요. 아, 외출했을 때는 북커버에 담아가지고 나갔습니다. 책 읽기 전에 우리 모두 얌전히 손 깨끗히 씻잖아요. 그렇게 준비하고 나서 읽잖아요, 우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햇살과함께님 / 우아 ㅋㅋㅋㅋㅋㅋ 햇살과함께님 제 스탈이시네요. 전 이 책은 한참 고민했거든요. 참고로 전 <다락방의 미친 여자> 선물 받은 종이 포장지로 책싸개 해서 집에서 읽었습니다 ㅋㅋㅋㅋㅋㅋ

얄라알라 2023-02-27 15: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완독 축하드립니다.

브라운 밀러, 마거릿 생어..
꼬리에 꼬리는 무는^^ 다들 공부에 진심이십니다!

몇 달 손 놓았더니, 댓글 알아듣기도 어려워진 지경....완행열차로 천천히 뒤쫒아 가겠습니다

단발머리 2023-02-28 16:34   좋아요 1 | URL
얄라알라님 감사합니다.

이 책이 여러가지 공부할 거리, 생각거리를 많이 던져주더라구요. 이 책 참 좋았습니다, 저는요.
완행열차 잘 올라오고 있나요? 지금 대전쯤 오셨나요? ㅎㅎㅎㅎ

얄라알라 2023-02-28 16:39   좋아요 0 | URL
ㅎㅎㅎ 단발머리님, 농담도 참 우아하셔라^^
대전?^^ 아....아직 해남 땅끝마을에서 크게 올라오진 못했습니다

하필 또 오늘 [인간이하]라는 책을 집었는데, 넘 재미있어서 오후를 그 책과 보내다 보니...문어발 독서의 폐해입니다...내일이면 3월인데, 계속 해남에 있다니^^;;;;

얄라알라 2023-02-28 16:39   좋아요 1 | URL
하지만 공부를 좋아하시는 단발머리님께서 추천하시고 완독하신 책이니, 천천히라도 촘촘히 읽겠습니다용!

햇살과함께 2023-02-28 15: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완독 축하드립니다!!!

가사노동 부분은 마지막에 급하게 마무리한 느낌이라 저도 조금 아쉬웠어요.
앤절라 데이비스의 정체성에 맞게 ‘흑인‘ ‘공산주의자, 사회주의자‘에 대한 애정이 뿜뿜 느껴졌습니다.

단발머리 2023-02-28 16:39   좋아요 1 | URL
햇살과함께님 감사해요 ㅎㅎㅎ

앤절라 데이비스의 삶 자체가 너무 투쟁적이고 또 용사잖아요. 그의 삶 전체가 너무 멋지더라구요.
그런 삶을 살았던 사람만이 쓸 수 있는 글이라고 생각해요.
 
마틴 에덴 2 - 추앙으로 시작된 사랑의 붕괴
잭 런던 지음, 오수연 옮김 / 녹색광선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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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의 키워드를 꼽으라면, ‘계급혹은 예술이 될 것이고, 문구로 고른다면 계급을 초월한 루스와의 사랑그리고 예술가 탄생의 고단한 여정정도가 되시겠다. 이 책의 출판사에서 고른 문구는 추앙으로 시작된 사랑의 붕괴’. 역시 출판사답다. 이걸로 밥 먹고 살아도 되겠습니다.

 

 

루스에 대한 사랑은 그녀가 속한 계급을 포함한다. 마틴이 사랑하는 것은 아름다운 루스이며 동시에 상류 계급에 속한 여성 루스이다. 그는 읽기와 쓰기를 통해 그녀가 속한 계급에 진출하고자 한다. 미친 듯이 읽고 쓴다. 기본 혹은 기초 혹은 교양이라고 불릴만한 것을 전혀 갖고 있지 못한 마틴. ‘You was… ‘라고 말했던 마틴은 빠른 속도로, 과장하자면 빛의 속도로, 읽기와 쓰기를 마스터한다. 먹을 것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먹는 시간, 자는 시간을 줄여가며 쓰기에 매진한다. 출판사에 원고를 보낸다. 정통이라 불릴만한 것, 작품이라 여겨질 소설을 쓰고 싶지만, 소설만 쓰지 않는다. 추리소설을 쓰고, 에세이를 쓴다. 쓸 수 있는 모든 것들에 도전한다. 그는 자신의 재능을 믿고 있다.

 

 

내가 돈만 따진다고 생각하지는 마. 내가 늘 생각하는 건 우리의 사랑, 우리의 장래 계획이야. 우리가 서로 사랑을 확인한 지 한 해가 지나지만 우리의 결혼은 여전히 기약이 없잖아. …. 자기가 그토록 글을 써야겠다면, 신문사에 취직하는 건 어때? 기자가 되는 건? 적어도 한동안만이라도.” (66)

 

 


소설을 읽기 전에 이미 대충의 이야기를 알고 있던 나는, 마틴보다는 루스의 입장에 가까웠다. 그가 가진 것이 천부적인 재능이라 하더라도 당장 식료품을 살 수 없을 정도로 궁핍한 상황에서라면, 시간을 내어 일을 하는 게 좀 더 나은 결정이라고 생각했다. 미친 듯한, 아니 실제로 약간은 미쳐 있는 상태의 마틴을 계속해서 지켜보기 힘들었을 것이다. 나는 경제적인 문제가 아니었더라도 루스는 마틴과 헤어졌을 거로 생각한다. 마틴의 천재성을 알아보지 못한 것이 루스의 잘못은 아니지만, 결국 두 사람 사이의 간극이 메워지기는 힘들었을 것이다. 물론 사랑하는 두 사람의 이른바 수준이 꼭 비슷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초반에는 두 사람 간의 커다란 간극이 서로에게 가까이 가고자 하는 열망을 일으키기는 했지만, 보이는 세상 그 너머를 창조해내는 마틴이 일반 독자인 루스의 이해하지 못함이해하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나는 내가 내 안에 무엇을 가졌는지 알아. 아무도 나만큼 알 수 없지. 나는 내가 성공할 거라는 걸 알아. 나는 주저앉지 않을거야. 나는 시로, 소설로, 에세이로 써내야 할 것들로 불타고 있어. 그렇지만 자기에게 그걸 믿어 달라고 하지 않겠어. 나를 믿어 달라고도, 나의 글쓰기를 믿어 달라고도 하지 않겠어. 자기에게 바라는 건, 나를 사랑하고 그 사랑에 믿음을 가져 달라는 거야. (74)


 

사랑에 대한 믿음을 가져달라고 애청하는 마틴. 하지만 루스는 믿음을 갖지 못하고 이별을 고한다. 드디어 마틴의 책이 큰 성공을 거두고, 루스는 그런 그를 잊지 못한다고 찾아가고, 마틴은 찾아온 그녀를 아프게 한다. 두 사람은 다시 헤어진다.

 


마틴의 확신은 마틴만의 것이다. 누구도 알 수 없는 종류의 확신이다. 경우는 두 가지다. 마틴의 확신대로 마틴이 성공하는 것, 아니면 마틴의 주장이 모두 헛소리였다는 것이 밝혀지는 것. 결말을 아는 나로서는, 루스가 더 기다려줬으면 하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루스는 결말을 알지 못하고 작가로서 마틴이 이렇게 성공할 줄 꿈에도 알지 못했다. 안타까운 마음. 어쩔 수 없이 헤어지는 두 사람. 만약 정말, 그것이 경제적부분 때문이었다면. , 나는 이 지점에서 기본소득을 떠올리고 마는 것이다.

 

 


만약. 이 상황에서, 마틴이 기본소득을 받을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마틴이 다른 일을 하지 않고 창작에 매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제공할 수 있었으면 어땠을까.

 

 


굳이 자기 아이와의 대화가 아니더라도 진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제일 난감한 경우는 하고 싶은 거 없어요라고 답하는 사람과의 대화다. 하고 싶은 게 없는데 어쩌란 말이냐. 이건 분명 우리 교육의 문제다. 국어, 영어, 수학이 제일 중요한 세상에서 (순서를 바꿔야겠다. 요즘은 수학, 국어, 영어 순이다), 수학, 국어, 영어를 좋아하지 않고 잘하지 않는 아이의 경우 하고 싶은것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걸 찾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좋아하는 일. 내 뇌가 반응하는 일. 오래 해도 지루하지 않은 일. 오늘 하고 내일 하고 모레도 하고 싶은 일을 찾는다는 것. 그건 쉬운 일이 아니다.

 


어떤 사람이 그런 일을 찾았을 때는 응원해 줘야 한다. 그게 수학이나(정말이요?), 영어(이거 실화냐?)면 좋겠지만, 그게 다른 일이어도 이를테면 일렉 기타 연주나 요리, 바느질이어도 응원해 줘야 한다. 문제는 우리는 그 좋아하는 일먹고 사는 일로 연결한다는 것인데, 만약 그런 식이라면 우리는 모두 경영, 경제, 컴퓨터공학, 기계, 전자, 건설관련 학과에만 가야 하는 거고, 책을 읽고 감상을 쓰는 이런 쓰잘데기 없는 일에 들이는 시간을 모조리 모아모아, 책 사는 돈을 한 푼이라도 모아모아.

 


나는 어디로 가나. 기본소득으로 간다.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보장해 주자. 그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전 국민에게 기본 소득을 지급하자.

 

 


마틴에게 기본 소득이 지급되었다고 해보자. 마틴이 아침에는 한우 꽃등심, 점심에는 연어 초밥 (고급요리 나열 중), 저녁에는 삭스핀을 먹겠다는 것이 아니고, 최소 5,000 cc 이상 자가용을 몰겠다는 것도 아니고, 최소 4성 호텔에서 머물겠다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그저 머물 방이 있고, 루스네 집에 정찬모임 갈 때 입고 갈 깔끔한 정장 한 벌이 필요하고, 가끔 고기를 넣은 수프를 먹으면서. 마틴은 일을 하고 싶은 거다. 쓰고 싶은 글이 있다는 거다. 하지만 사람들은 마틴을 욕한다.

 


“ … 넌 건달, 그래, 건달이고, 나라고 눈뜬장님은 아니야. 네 여동생과 결혼한다고 해서 나한테 빌붙을 생각은 마. 왜 일해서 정직하게 돈을 벌지 않는 거야? 대답해 보라고.” (115)

 



마틴의 매형이 욕하고, 마틴 여동생의 약혼자가 깔본다. 급기야는 루스마저도 그가 일하기를 바란다. 밥값 하기를. 돈을 벌어 오기를. 물론이다. 돈이 있어야 산다. 돈이 있어야 (필요한 물건을) 살 수 있고, 돈이 있어야 (제대로) 살 수 있다. 하지만, 그것만 일인 건 아니다. 마틴은 열심히 일했고, 또 일했다. 다만 그 일이 이 되지 않았을 뿐이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 장강명은 문단에 화려하게 등장하기 전에는 기자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었다.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소설을 썼다. 그의 이야기는 감동적이다. 그렇게 했는데도(주경야독) 이렇게 성공하는 사람이 있구나, 싶을 정도다. 전 세계적인 초대형 베스트셀러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의 엘리자베스 길버트도 4번째 책(으로 기억한다, 그러니까 제일 유명한 이 책)이 나오기 전까지는 여러 직업을 전전했다. 웨이트리스였고, 바텐더였고, 영어를 가르치는 교사이기도 했다. 그녀 역시 쓰고 싶은마음만큼 생활을 책임지는 게 중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마틴 같은 사람도 있다. 자신의 재능을 믿고 끝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도전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 나는 루스가 그를 기다리지 못했다는 걸 이해한다. 아마 나라도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기본 소득이 지급되었다면. 마틴에게 기본소득이 지급되었다면. 넉넉한 형편의 루스가 자신에게 지급되는 기본 소득을 마틴에게 무기한 양도해주었다면. , 두 사람은 헤어지지 않았을 수도

 

 


2021 6월 기준으로, 1인가구 3명 중 1명은 월소득이 200만원 미만이다. 12.4%는 월소득이 100만원에 못 미쳤고, 20.5% 100~200만원 미만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경제tv, https://www.sentv.co.kr/news/view/596414)

 


넉넉하게 80만원 드리고 싶지만, 초반에 너무 과하게 하면 안 되니까, 60만원으로 하자. 매달 60만원씩 기본 소득이 지급되었다면 어땠을까. 마틴에게 매일 라면만 먹고 살라는 뜻이 아니다. 밖에 나가 돈을 벌어 올 수는 없지만 역시 기본소득을 지급받는 연인 루스의 기본 소득 60만 원을 더하면 120만 원. 당분간은 버틸 수 있지 않았을까. 물론, 주거, 의료 (교육 그리고 육아)의 문제가 얽혀 있기는 하다. 갑자기 월세가 100배 오르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적어도 그가 자신의 꿈을 이루기까지 잠시라도, 3년 만이라도 여유를 줘보면 어떨까. 그냥 딱 봐도 윤씨의 특기는 술 마시기와 헛소리하기인데, 윤씨에게는 사법시험 9수를 가능케 한 아버지가 있었다. 능력 있는 부모는 해줄 수 있다. 그렇다면, 밀어줄 배경이, 가족이, 부모가 없는 마틴에게 기본 소득 60만원이라도 지급해주면 안 될까.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가 이렇게 돈 이야기로 마무리되는데 안타까움이 있다. 내 위치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 나는 일은 하지만 국가 공인 노는사람이고, 일하지만 국가 통계에는 잡히지않는 사람이다. 일에 대한 개념, 일에 대한 정의가 바뀌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나가서 돈 버는 것 말고 다른 일도 존재한다는 걸, 사람들이 인정해야만이. 그래야만 기본 소득이 지급되는 세상이 가능할 것이다. 기본 소득이 지급된다면 가장 큰 수혜자는 전업주부가 될 거라는 어느 책의 주장은 사실이다. 내가 보기에도 그렇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에게도 희소식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기본 소득이 꼭 필요하신 분들, 나열해 보자.

 


- 고등학교 졸업 이후 (미국도 아니면서) 갭이어를 갖고 싶은 10

- 대학을 졸업했지만 다른 진로를 찾아보고 싶은 20

- 출산 후 이직을 생각하고 있는 30

- 이른 명퇴로 새 인생을 계획하는 40

- 퇴직 이후 남은 삶을 구상하고 있는 50

- 아직 젊은 60

- 노인정 막내 70

- 아직도 팔팔한 80

- 지팡이만 있으면 어디든 도보가능한 90

 

 


작년에 작은 아이가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입학지원금을 받았다. 원래는 교복, 도서 구입하는 데 보태라고 서울시에서 지급한 것인데, 아롱이네 학교는 무슨 사정이 있었는지 교복 살 때는 적용이 안 되었다. 학교에서 입을 체육복 대용 트레이닝복이랑 티셔츠 같은 거 사고, 문제집 사는 데도 썼다. 2021년에는 중학교와 고등학교만 지급됐는데, 작년부터는 초등학교까지 확대되었다고 한다. 나랏돈 받아먹는 거 좋아하는 사람이라서 그런지, 나는 내심 반가웠다. 원래 그 돈이 다 내 돈이었다고 믿고 쓴다. 다 내 돈이다, 원래. 기본 소득 나왔으면 이 책 샀을 텐데. 아직 구매 전이고 계속 생각 중이다. 잭 런던, 진짜 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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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01-28 12: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랑은 어쩔 수 없이 경제적 능력을 포함하게 되는 것 같아요. 저는 물론 언제나 사랑은 머리로 하는 것이라 주장하지만 말입니다.
루스가 일을 할 수 있었다면 또 달라졌을 것 같아요. 내 아버지나 내 남편의 경제형편이 바로 내 형편이 되는게 아니라면 내가 버는 돈이 내 형편이라면. 그러면 또 이야기는 달라졌겠죠.
저는 마틴이 성공한 후에 절망하는 부분에서도 잭 런던이 너무 짱으로 느껴졌어요. 지금 유명해진 나는 그전의 나와 아무것도 다르지 않은데, 이 글은 지난번 그 글인데. 그런데 사람들이 나를 다르게 생각한다니. 그 절망감과 환멸이 너무 잘 드러나잖아요. 그 부분이 저는 진짜 너무 좋더라고요. 저는 작년에 오 윌리엄 을 읽지 않았다면 마틴 에덴을 올해의 책으로 꼽았을 것 같아요.

단발머리 2023-01-28 12:31   좋아요 1 | URL
저도 그 부분, 마틴이 성공 후에 절망하는 부분 너무 좋았거든요. 잭 런던 진짜 천재구요. 제가 태그에서 말한 제일 인상 깊은 문장이 바로 거기에요. ˝나는 똑같아.˝ 이 문장이요. 근데 저는 이게 마틴의 미성숙함을 보여주는 거라고 보는데요. 돈 많은 마틴과 돈 없는 마틴은 다른데. 마틴은 그걸 구별 못하는 거 같아요. 또 하나는 서랍 속 작품들의 작가와 베셀 작가는 다르죠. 왜 다르냐고 묻더라구요. 너는 내 마틴이야. 근데 그 마틴은 이 마틴과는 다르단다, 마틴아.... 이렇게 말하고 싶었어요, 저는요.

저는 일단 올해의 소설로 이 책을 꼽아두었습니다. <오! 윌리엄!>은 제게 작년의 책이라 ㅋㅋㅋㅋㅋㅋ 하핫 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3-01-28 1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마틴에덴에서 기본소득을!! “잭 런던, 한세기 전에 기본소득의 필요성을 알리다!” 하는 홍보문구가 떠오릅니다. “추앙으로 시작된 사랑의 붕괴”는 너무 다른 작품에 얹혀가는 거 아닌지 ㅋㅋ
기본소득 필요성에 관한 말씀 무척 공감해요! 하고싶은 일은 나중으로 미루고 밥벌이부터 해야 하는데 밥벌이하다 보면 끝이 없고 우리는 밥만이 아니라 집도 필요하고.. 결국 꿈은 노쇠해지고 말고.. 밥벌이 와중에 꿈까지 챙기는 분들 너무 대단한데, 그걸 모두에게 요구할 수는 없지요. 저부터도 못할 거예요 ㅠㅠ

단발머리 2023-01-28 15:20   좋아요 1 | URL
마틴의 고군분투가 정말 눈물겹습니다. 밥 못 하는 제가 무슨 야채죽이라도 끓여주고 싶은 그런 마음이요.

저는 하고 싶은 일을 다 도전하라, 혹은 도전하게 돈을 내놔라,는 아니지만.... 경제적으로 조금 부족하더라도 꿈을 쫓아가는 사람들이 정말 최저의 생활을 유지하게끔 도와주는 국가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봐요. 얼마전에 신문에서 하루에 3가지 일을 하시는 연극배우분 기사 봤는데요. 연기에 대한 열정은 뜨거운데 아직 포기하고 싶지 않은데 정말 시간이 부족해서 ㅠㅠㅠ 힘든 일을 계속하시면서 그러면서도 연기활동을 병행하시더라구요. 정말 대단하시더라구요. 그런 분들에게 기본 소득이 주어지면 아르바이트 하나 줄일 수 있고요. 아무튼 그랬습니다.

근데 이 책은 사랑이야기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사랑, 러브, 로맨스 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1-28 15: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 2권의 표지는 격렬하네요ㅋㅋㅋㅋㅋㅋ 모처럼의 격렬함이다 ㅋㅋㅋㅋㅋㅋ 기본소득은 없지만 집 앞에 큰 도서관이 있는 저로서는 이런 미약한 혜택이나마(?) 넓게 넓게 퍼지기를. 특히 지역(지방 출신)에요… 바라는 마음입니다! 잘 읽엇사옵니다.

단발머리 2023-01-28 15:33   좋아요 1 | URL
뭐, 이정도를 가지고 격렬하다고요 ㅋㅋㅋㅋㅋㅋ 이정도는 잔잔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집 앞에 큰 도서관이 어떤 의미인지 압니다. 저희집 근처에 두 개가 생겼고 제가 그 즈음 이사와서 편히 이용하고 있는데요. 저 역시 이런 혜택이 ‘서울 메리트‘인지 가끔 생각하기는 합니다. 지역에 많이 생겼으면 좋겠는 마음, 저도 그렇습니다. 문화 강좌도 많아서 복합 문화 공간으로 사용될 수 있겠더라구요. 자연스레 노래교실, 에어로빅과 함께 하는 ㅋㅋㅋㅋㅋ 평생 교육의 산실로ㅋㅋ

공쟝쟝 2023-01-28 15:43   좋아요 0 | URL
책표지가 직접적 뽑뽀를 하고 있는 건 쉽지가 않은 일이잖아요? ㅋㅋㅋㅋ 네 집앞 도서관 너무 좋아요… 상호대차 서비스신청 사랑하고요 ㅜㅜ 제가 막 빌려온 책은…

단발머리 2023-01-28 15:48   좋아요 1 | URL
나두요, 나두! 상호대차는 우리 가는 길에 아름다운 별빛이다! ✨🌟

책읽는나무 2023-01-28 17: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아직 읽기 전이라고 하시더니?
언제?????
일단 리뷰는 대충 읽었습니다.
책 완독하고 다시 읽어보려구요.
기본 소득 얘기가 나오는 걸 보니 뭔가 흥미진진한 얘기가 펼쳐지나 보군요?
<페미니즘 이론과 비평> 읽으며 졸고 있었는데 <마틴 에덴> 2 권 갈아 탈까? 고민 되네요ㅋㅋ

단발머리 2023-01-28 21:26   좋아요 0 | URL
부지런히 읽었습니다. 너무너무 좋네요. 현재까지 <마틴 에덴>이 올해의 소설입니다.
저는 <페미니즘 이론과 비평> 읽다가 한숨 자고 ㅋㅋㅋㅋㅋㅋㅋ 지금 읽어났어요. 졸다졸다 잤습니다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3-01-28 2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에 돈이 굉장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지 않나요? 저는 현실적이어서 그런지 당연히 돈은 중요하다라고 생각하구요. 그래서 사랑도 좀 따져가며 하는 단점이 되긴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기본 소득‘에 대한 주제를 가져오신 부분이 저는 단발머리님의 탁월함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실제로 우리가 사는 사회에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잖아요. 갈수록 부양 인구는 늘어가고 있고 고령화가 되어 가는데 우리는 연금 등도 개혁만 부르짖지 결국 실천되는 건 없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은 많은 분이 이야기하시네요. 궁금은 한데 과연...ㅎㅎㅎ 잘 읽었습니다^^*

단발머리 2023-01-28 21:37   좋아요 0 | URL
저는 당연히 돈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사는 이 시대가 좀 더 노골적인건 사실인데 밥 먹고 사는 인생에서 어떻게 돈 없이 살 수 있을까 싶습니다. 저는 이 소설 읽으면서 마틴의 상황이 너무 안타까워서 고민고민하다가 결국엔 기본소득까지 가게 됐어요. 거리의화가님 말씀대로 고령화가 문제이기는 한데 오히려 어르신들 대상으로는 여러 복지제도가 운영되고 있더라구요. 물론 더 확대되어야 하겠지만요.

일단 이 책은, 현재 단발머리픽 올해의 소설입니다. 강력한 우승후보가 나오기 전까지는 아주 유력하다고 할까요 ㅋㅋㅋ
 
연빠로? 로빠섹!!
사랑은 용기
연애 빠진 로맨스 - 아웃케이스 없음
정가영 감독, 전종서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22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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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의 권유(?) <연애 빠진 로맨스>를 보았다. 손석구도 처음이거니와 전종서 배우도 처음이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배우다, 전종서. 앞으로도 자주 보고 싶지만, 영화를 잘 보지 않는 나로서는 모르겠다. 종서씨, 우리가 언제 어디서 다시 만날지 모르겠지만 만나서 반가웠어요.


 

 

영화를 통틀어 제일 중요한 장면, 제일 중요한 대사는 이것일 테다. 섹스도 하고 싶고 대화도 하고 싶어.

 


그래서 문제는 대화도 되고 섹스도 되는상대를 만나는 것일 텐데, 이건 원래 답이 정해져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대화도 되고 섹스도 되는 상대라.


 

중매결혼으로 맺어져 평생의 배필과 백년해로를 맞이했던 이전 세대에서는 대화 가능 여부와 섹스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게 불가능했다. 지금은 다른 상황이기는 하다. 결혼 전에 성관계는 물론이요 동거하는 경우도 많이 늘어나고 있으니 말이다. 내가 이런 말 할 처지는 아니지만, 잘 맞는지 아닌지는 해봐야 알 수 있지 않겠나. 짝짓기에 올인하는 세태에 대해 비판적이지만 사람들이 그만큼 짝짓기에 골몰하는 이유가, 우리가 동물이기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인간이 체험할 수 있는 극한의 경험 중 하나인 것은 분명하지만 섹스가 이 세상 전부는 아니고. 또 섹스가 극한의 한 지점이라 할지라도, 그 감정과 느낌이 지속되는 시간이 생각보다 짧다는 걸, 우리는 안다. 섹스는 필요하지만 반드시 필요한 건 아니고.

 



하지만, 대화? 어떤 대화를 말하는 건가?

 


자기야, 둘째 정해진 체육복 없대. 티셔츠는 검은색 많으니까 트레이닝복 하의만 사면 될 거 같아. 백화점 언제 갈래? 나 혼자 갈까? 같이 가. 목요일에 갈까? 이런 게 대화인가. 이번에 설 선물 뭐로 할까. 과일 보러 마트 한 번 나가보자. 언제 갈까? 이런 게 대화인가.

 

그 당시 제가 제일 좋아했던 사람은 국어 선생님이었어요. 부모님의 불화 때문에 가정에서는 좀처럼 마음이 편치 않았는데 그래도 학교에 가면 숨을 쉴 수 있었어요. , 그랬군요. 힘드셨겠어요. 이런 게 대화인가.

 




               

 



두 사람이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는 장면이 좋았다. 잘 모르는 사람에게 솔직할 수 있고, 나의 과거를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내놓을 수 있는 이야기가 있다. 다만, 그 사이에 술이 꼭 들어가야 하는지, 내가 모르는 세계이니 뭐라 더하기는 그렇지만, 아무튼 잘 모르겠다.

 

 


하지만 두 사람의 이야기를 대화로 볼 수 있는가에 대해서라면, 술기운을 빌리기는 했으나, 속마음을 진솔하게 털어놓았다는 점에서 두 사람은 대화를 한 이다. 하지만 언제까지. 대화는 언제까지 가능한가. 대화라는 것은, 남녀가 자기 전까지가능하다고 말하는 건 좀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런 경우가 흔하기는 하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볼 문제는 우리가 나누는 그것이 정말 대화인가 하는 것이다. 나는 대화에서 중요한 요소가 유머라고 생각한다. 우스운 이야기 부류의 유머가 아니라, 마주 보며 웃을 수 있는가, 의 의미다.

 


이것과 관련해서 썼던 지혜로운 친구의 글 중, 한 문단을 그대로 옮겨와 본다. 그 친구에게 말도 안 했는데, 나는 그래도 된다. 우리는 그런 사이다.

 

 

나는 자영과 박우리가 자꾸 웃어서 그들의 사랑이 시작될 거라고 생각했다. 내 경우엔 그렇다. 나는 상대가 아무리 웃기다고 얘기해도. 상대를 좋아하지 않으면 전혀 웃지 않는다. 안 웃기다. 졸라 차가운 여자인 것이다. 그러나 상대에 대한 애정이 있다면, 웃긴 얘기를 하지 않아도 웃고 있다. 자영과 박우리가 만날 때마다 웃었다. 내가 잘 웃어서 상대가 내게 '나 되게 웃기지'라고 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나는 '응 근데 너 웃겨서 웃은 거 아니고 좋아서 웃은거야' 했다. 나는 좋아서 웃었다. 좋아서. 좋아서, 당신이 웃기려고 한 얘기가 웃겼다. 그런 거다.  

(<사랑은 용기>, 다락방님 서재에서, https://blog.aladin.co.kr/fallen77/14238751

 

 


이 문단은 내가 지금 하려고 하는 이야기와 꼭 닿아 있다. 사람과 사람이 이야기를 나눌 때의 유머혹은 웃음이란 애정에 근거한다는 점이다.

 

 


어떤 사람이 말하고 있다. 맞은편에 앉은 사람이 듣고 있다. 두 사람은 대화를 나누고 있는가. 그 이야기는 어떤 이야기여야 하는가. 그래야 대화라고 할 수 있는가. 이를테면, 나는 읽고 있는 책에 대해 가족들에게 이야기하니까, 임지현의 책을 읽으며 희생자 의식 민족주의에 대해 말한다. 다들 한 마디씩 보탠다. 그게 대화인가. 친구들을 만나면 한나 아렌트 이야기를 마음껏 해도 된다. (그래서 친구들을 만나야 한다) 내가 이해한 게 맞는지 물어본다. 그리고 네가 이해하는 지점에 대해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이게 대화인가. 이것만이 대화인가. 그건 아닌 것 같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종교, 교육, 패션, 섹스, 언론, 어떤 주제에 관해서든 자유롭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사람을 만나, 오래오래 함께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그 사람과의 섹스가 좋다면, , 정말 부럽습니다, 하고 인사를 건네고 싶다. 하지만, 그건 정말 극소수의 사람들에게만 허락된 행운이다.

 



애정에 근거한 대화라면 간혹 그것이 한쪽만의 말이어도 상관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진지하게 상대방의 눈을 바라보고 나름의 성의를 담아 적절하게 응대한다면, 그렇다면 설혹 그 이야기가 다르게전해진다 해도, 어떤 경우 전혀 상대에게 전해지지 않는다고 해도, 난 그걸 대화라 부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애정에 근거해서만 대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화는 언제든 불가능하다. 애정만이 불가능한 대화를 가능하게 할 수 있으며, 오해를 최소화하고, 이해와 공감을 최대화한다. 애정, 오직 진실한 애정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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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그런 책이 아니예요… 하앍… (이래봤자 안읽겠지)
    from 의미가 없다는 걸 확인하는 의미 2023-01-15 18:46 
    책의 내용과 동물성애에 대한 해제는 은오님과 https://blog.aladin.co.kr/751596223/14264235잠자냥님의 https://blog.aladin.co.kr/socker/14265515훌륭한 리뷰를 읽어보시고...이 독후감은 정말 읽고 난 뒤의 나의 독후감 0. 홉스가 땅콩을 떼던 날 나는 마음이 아파서 울먹울먹했다. 정작 목 보호대(?)를 낀 그는 암시랑토 안 해 보였지만. 나의 표정이 너무 심각해 보였는지 수의사가 말했다. “
 
 
공쟝쟝 2023-01-14 21: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저 장면. 저 장면이 난 참 좋았어요. …. 아…. 진짜 ㅜㅜ 뭘 보고 뭘 느껴야 하는 지… 왜 더 깊이 이해하려 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하는 지 느낄 수 있는 리븁니다…. ㅜㅜ

단발머리 2023-01-14 21:21   좋아요 2 | URL
저도 저 장면 좋았어요. 전종서도 이쁘고 전종서 옷도 이쁘고요. 말해버릴 수 있는 과거(?) 가진 그런 모습도 난 왠지 예쁘게만 보이더라구요. (미안합니다, 함자영씨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3-01-14 21:35   좋아요 1 | URL
그 과거가 부러웟군요? ㅋㅋㅋ 이런 야한사람ㅋ ㅋㅋㅋ

단발머리 2023-01-14 21:38   좋아요 1 | URL
꼭 그렇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전혀 아니라고 부인할 수 없는 나의 이 마음.......... 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서곡 2023-01-14 21:3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는 보다 말았는데 언제 다시 보게 될지 모르겠지만 기억해두겠습니다! ㅎ 전종서 배우 맘에 드시면 이창동 감독 버닝 시도해보십시오~ 유아인 스티븐 연도 함께 나오는...

단발머리 2023-01-14 21:42   좋아요 1 | URL
제가 필모 보기는 했는데 ‘버닝‘은 제게 좀 버겁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훌륭하고 감동적이고 무거운 영화를 꺼리는 경향이 있답니다 ㅎㅎ

공쟝쟝 2023-01-14 21:44   좋아요 2 | URL
윽 서곡님 저는 이창동이 싫어요 ㅋㅋㅋㅋㅋ 버닝도… 박하사탕도… (안보고 싫어하는게 아니라 보고 더 싫어하게된 케이스,…)

서곡 2023-01-14 22:18   좋아요 0 | URL
장쟝님 저는 뭐 이창동이 좋아서 봤는 줄 아십니까? (으응?) ㅋㅋㅋ 오아시스는 또 어떻고요...

서곡 2023-01-14 22:28   좋아요 1 | URL
정희진 샘 이창동 각본집 밀양에 글 쓰시고 또 감독님 싸인본 받았다고 자랑도 칼럼에다 하심...그렇다고요 ㅋㅋㅋㅋ 음 버닝에 대해서는 하신 말씀이나 쓰신 글은 안 보이네요 급궁금해짐요

단발머리 2023-01-14 22:33   좋아요 1 | URL
네, 안 그래도 저도 <밀양> 보고 싶지는 않은데 ㅋㅋㅋㅋ 쌤 글 읽고 싶어서 각본집 사야하나 싶어요.

공쟝쟝 2023-01-14 22:36   좋아요 1 | URL
밀양은 안봤습니다. 정희진 선생님이 천착하는 문제와 연결되어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이창동이 인간을 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는 여자는 모릅니다 ㅋㅋㅋㅋㅋㅋ 확실해요 그건 ㅋㅋㅋㅋ

미미 2023-01-14 21:3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이 글에 감동이 있네요. 읽는 이들에게 파장이 닿는 그런 감동요! 마지막 문장까지 찌릿찌릿^^ 손석구 좋아해서 이 영화 찾아봤었는데 둘의 캐미가 달달하여 유쾌했어요. 전종서는 예전에<버닝>에서 보고 ‘이 배우 앞으로 주목받겠다.‘ 내맘대로 인정했었던 사람입니다.헤헤

단발머리 2023-01-14 21:51   좋아요 1 | URL
오늘 빨래 널고 개면서 생각한 거에요. 미미님이 좋다고 하시니 완전 기분 좋습니다!!!
손석구 좋아하시는군요. 저는 손석구는 특별한 느낌 없었고요(아직 조나단 좋아하는 사람 ㅋㅋㅋㅋㅋ) 전종서 좋아하게 됐는데요. 서곡님도 미미님도 버닝 권해주시네요. 거기에서 전종서가 연기가 좋았나봐요. 아..... 고민되어라 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강한 영화 별로 안 좋아하는데요. 버닝은.... 제목부터 불타오르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서곡 2023-01-14 21: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네네 ㅋㅋㅋ 버닝에서 전종서의 존재감은 꽤 남더라고요 위에 미미님도 쓰셨지만 ㅎㅎ 그리고 버닝은 젊은 여성 작가와 함께 각본을 썼고 또 하루키와 포크너에 기대는지라 흥미를 유발하더라고요 저도 이 영화 부담스러울까봐 한참 뒤에야 봤지요...물론 개취존중! 보고 싶은 것도 다 보기엔 시간이 모자라는데요 뭐

단발머리 2023-01-14 22:11   좋아요 1 | URL
아, 그렇군요. 저도 정희진쌤 최근 매거진에서 말씀하신건지 강의에서였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드라마와 영화가 가진 힘에 대해 말씀해 주셨거든요. 대사 하나하나에 담긴 작가들의 노고와 그 진한 농도에 대해서요. 저는 영화 보는 일이 힘들어서 제 삶의 일정 부분을 놓고(?) 가야한다고 생각하기는 하는데, 좀 아쉽기는 하네요.
전종서와 버닝은 기억해 두겠습니다^^

다락방 2023-01-14 22: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바로 그 친구, 그래도 되는 사이 다락방 입니다. 물론 그래도 됩니다. 되고 말고요.

저는 단발머리 님과 있으면 웃게 됩니다.

그럼 이만.

단발머리 2023-01-14 22:18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지혜로운 그 친구, 그래도 되는 사이 다락방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말 안해도 먼댓글 해도 되고 문단 통채로 끌어 써도 된다고 ㅋㅋㅋㅋㅋㅋ 굳게 믿었던 제가 결국 옳았습니다. 다음에 만났을 때는 더 많이 웃겨 드리고 싶네요. 저는 아직도 배고픕니다.

그럼, 굿밤입니다!! 😴

책읽는나무 2023-01-14 22: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호~ 영화 평까지 이리 멋지게 쓰시다니!!^^
저도 저 장면 좋아합니다. 둘이 너무 사랑스럽게 쳐다 보고 있어서 몽글몽글~^^
전종서 배우를 처음 봤다고 생각했는데 영화 버닝의 여주인공였군요? 저 버닝 봤었거든요. 무척 어렵고 묵직해서 한참 생각하며 봤던 영화로 기억되네요. 나는 솔직히 버닝은 왜 유명한지???
암튼 전종서 배우였군요? 와~
신인인데 눈에 띄었어요. 누구지? 그랬긴 했었는데 지금 생각하니 그 배우가 전종서?? 그저 우와~ㅋㅋㅋ
손석구 배우는 저도 넘 좋아합니다^^
내 눈엔 잘생겨 보이는데 공쟝님이랑 다락방님이 못생겼대서...ㅋㅋㅋ
얼굴이 소지섭 라인인데..!!!!
암튼 손석구 좋아하는데 이런 역할 맡아서 별로였어요. 에혀~
그래도 다 떠나서 저 장면은 넘 사랑스러웠고, 마지막 장면 ˝나 따라가도 돼? 나 따라간다~˝ 졸졸졸~~ 따라가는 장면도 사랑스러웠어요.
대화가 통한다는 건 단발님 말씀처럼 여러 대화의 종류가 있겠는데...저는 저 장면을 딱 봤을 때, 주거니 받거니 대화도 좋겠지만, 전종서가 좀 더 앞으로 전진하여 마음을 나타내는 대화를 시도할 때, 손석구처럼 저런 따스한 눈빛으로 사랑스럽게 바라보며 추임새 몇 마디 해주는 것도 괜찮겠다! 생각했었어요.
‘응~(웃음)‘ ‘그래? (웃음)‘ ‘그렇겠구나!(웃음)‘
그렇게 생각했었던 부분을 단발님 마지막 문단에서 확인하고 혼자 씨익~ 웃었어요^^
아...오늘도 댓글이 길겠습니다ㅜㅜ
오늘부터 긴 댓글 자제하려 했건만...

단발머리 2023-01-14 22:42   좋아요 3 | URL
저는 이 영화 속의 전종서 느낌을 좋아해서 버닝의 전종서를 좋아할지는 모르겠어요. 여러 분들이 추천해 주셔서 영화가 궁금하기는 하고요.

책나무님 손석구 좋아하시는군요. 괜찮아요, 저랑만 안 겹치면 돼요. 저는 조나단이라고 일찍이 말씀드렸으니 참고해 주시기 바래요 ㅋㅋㅋㅋㅋㅋㅋ

저 댓글 읽으면서 깜짝 놀랐어요! @@ 여기 댓글에 책나무님이 쓰신 부분 사실 제가 요기 마지막 문단에 쓰려고 했거든요. 근데 쓰다보니 길어지고 해서 그냥 안 썼단 말이지요. 제가 생각하는 대화의 중요한 단면이 책나무님 말씀하신 그 부분이에요.
응~~(그래) 그래? 응.... (웃음) (고개 끄덕임) 말을 하는 사람은 한 명이죠. (두 명이 같이 말하면 난장판 혹은 싸움판) 한 명이 말할 때 다른 한 명은 듣고 있는데 그 때 그 한 명이 진지하게 대응할 때 그게 대화라고요. 사실 앞에 있는 사람의 마음/생각이 어디에 가 있는지 우리는 모르잖아요. 뇌는 투명이 아니구요. ˝대화라는 게 사실은 그런거 아닐까? 사랑스런 눈빛 더하기 추임새˝ 이렇게 쓰고 싶었거든요.

책나무님의 댓글은 지혜와 공감과 사랑의 저장소입니다. 줄이지 마세요 ㅋㅋㅋㅋㅋㅋ 항상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카르페디엠k 2023-01-15 17: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글 재밌게 읽었습니다 쏙 들어오며 공감되네요 ^^

단발머리 2023-01-15 21:23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저도 기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