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의 방아쇠를 당기다 - 베티 프리단과 <여성의 신비>의 사회사
김진희 지음 / 푸른역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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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의 방아쇠를 당기다』 베티 프리단의 생애를 통해 저술 배경을 드러내고여성의 신비』 의의와 파장과 한계를 짚어낸 해설서이다. ‘공산당 선언만큼이나 위험하다 해서세상에서 없어져야 위험한 10 빠짐없이 오르는 문제적 저술여성의 신비』 (2018여성성의 신화』 재출간됨, 이하여성성의 신화 통일함) ‘제대로 읽기안내서이다. 




와습(White-Anglo Saxon-Protestant)’ 가치가 미국 정체성의 근간으로 받아들여지던 전형적인 미국의 중소도시인 피오리아에 정착한 베티 골드스타인의 부모는 중산층 사회에 편입하기 위해 애쓴다. 하지만 그들의 전방위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베티 골드스타인 가족은 피오리아 중산층 사회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베티 골드스타인도 점차 유대인이기에 받아야만 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을 인식하게 된다. 학생기자였던 베티는 대학시절 내내 부모세대의 중산층 부르주아 문화를 비판했고 노동계급과 연대했으며 인종적, 민족적 다양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여성성의 신화』에서도 소개되었듯, 베티는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한 충격과 학업 추구에 대한 혼란으로 박사 과정 장학금을 받을 기회를 포기하고 버클리를 떠난다. <연합신문>, 전기노조 UE에서 발간하는 <유이뉴스UE News>에서 기자생활을 하던 베티는 1946 결혼을 기점으로 스스로 일하는 여성의 위치에 서게 됨으로써 여성 노동자의 문제에 더욱 집중한다. 




1956년경 베티와 남편 프리단은 파크웨이 빌리지를 떠나 교외 스네든즈 랜딩에 정착한다. 시기에 프리단 가족의 가정경제는 적자 상태였고 베티는 끊임없이 돈문제를 걱정했다. 베티는 많은 여성지에 자주 글을 기고하여 만성적인 적자상태를 해결하려고 했지만, 시간을 위해서는 아이들을 돌봐줄 베이비시터가 필요했다. 베티는 프리랜서 작가로 일해서 돈으로 베이비시터를 고용해야만 했다.(91) 



『여성성의 신화』 계기는 스미스대학 동창회의 설문조사에서 시작되었다. 1956 스미스대학 동창들이 이듬해 개최될 졸업 15주년 동창회를 준비하며 15년간 동창들이 무엇을 경험하고 어떠한 생각을 하며 살아왔는지 확인할 기회라고 생각한 베티는 설문 조사 작업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였다. 예상치 못한 결과에 베티는이름 붙일 없는 문제들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교외에 거주하는 중산층 주부들은 자기들이 모든 것을 갖고 있다고 생각했다. 성공가도를 달리는 남편, 좋은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 편리한 최신 가전제품이 갖춰진 현대식 주택까지, 여성지에 나오는 행복한 가정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가정의 주인공이 자신이라고 자부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 응답자들을 과연 이것이 전부인지, 밖에 다른 것은 없는 것인지 하는 질문을 하고 있었다. 질문은 베티 프리단 자신의 것이기도 했다. (105) 




베티 프리단은 결과를 바탕으로 1961 스미스대학 동창회보에 글을 실었다. 고등교육이 전업주부가 여성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뉴스위크> 최신호 기사를 반박한 것이었다. 전업주부들도 여성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분투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고등교육이 여성을 좌절시키기보다는 그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여성의 신비 야기하는 좌절감을 극복하게 해준다고 결론을 내렸다. 여성지의 성향을 고려하여 내린 매우 온건한 결론이었다. 



온건한 주장에 대해 <맥콜> 편집자들은 난감해 했다. 그들에게 베티의 주장은 대학 졸업생들이 가정의 경계를 넘어 자신들의 권리를 확장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보였다. <맥콜> 편집자들은 게재 불가를 알렸고, 베티는 자신의 에이전트를 통해 기사를 보냈던 <레이디스 저널>로부터도 논지를 전면적으로 수정할 경우 게재할 의사가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 새롭게 수정한 원고 완성본을 <레드북> 기고했을 , 잡지 편집인은 오직병든 여성들 동의할 것이라며 게재를 거부하고 원고를 돌려줬다.(108) 베티는 여성지들이 전달하는 메시지가 자신의 가치와 반대에 있음을 새삼 절감하고 여성지 기사 대신 책을 출간하기로 결심한다. 그렇게 문제작 <여성성의 신화>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내가여성성의 신화』 처음 읽었을 , 가장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인 문단 하나는 바로 이것이다.

 



사회과학자는 스스로 만든 문화라는 테두리에서 완전히 벗어날 없다고 말하는데, 이것은 하나의 슬로건이 아니라 진리에 가까운 것이 되었다. 사회과학자는 자신의 시대의 과학적인 안에서 관찰한 것만을 설명할 있다는 것이다. 개혁자들도 예외는 아니다. 개혁가들은 그들이 사는 시대까지 진행된 과학의 진보가 결정해준 언어와 기준을 통해 자신의 혁명적인 발견을 번역해야 한다. 새로운 기준들을 만들어낸 발견들조차 그들의 창조자의 시점과 무관할 없다. (『여성성의 신화』, 215) 




20세기 중반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프로이트 이론은 심리분석 아니라 대중지 작가와 편집자, 광고대행사, 대학과 출판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견고한 성이며 완벽한 이론이라 여겨지는 프로이트 이론 역시 자신이 속한 시대의 과학적인 안에서 관찰한 것만을 설명할 있을 뿐임을, 베티는 지적했다. 프로이트는 유대 집안의 전통적이고 독재적인 권위로 가족을 다스리는 아버지와 아들 지크문트를 특별히 사랑했던 어머니에게서 자랐다. 누이의 피아노 연습 소리가 그의 연구를 방해하자피아노가 치워지는환경 속에서 자라났다. 베티는, 프로이트의 연구 속에서 그가 생물학적이고 본능적이고 변화하지 않는 것으로 여기던 많은 것들이 사실은특정 문화 근거를 것임이 밝혀지고 있다고 말했. 또한 프로이트가 보편적인 인간성의 특질로 묘사한 것은 19세기 어느 유럽 중산층 남자와 여자의 특성일 뿐임을 지적했다. 베티는 프로이트의 이론이여성성의 신화 강화하는데 어떻게 작동했는지를 설명했다. 남녀의 생물학적 차이에 근거해 여성의 본성과 역할을 제한하고, 남성과의 성적인 관계라는 측면에서만 여성을 보았던 프로이트 이론의 한계를 지적한 것이다. 



보론에서는 ‘물결론 따른 여성학/페미니즘 계보를 통해 미국 여성운동의 단계에서 영향을 미친 페미니즘 이론을 요약했다. 시대별 여성운동의 특징과 주요사건, 역사적 맥락과 주요 텍스트까지 정리되어 있어 간략하게나마 여성 운동의 흐름을 훑어볼 있는 좋은 자료라 생각한다. 중학생 딸아이에게 대학에 들어가기 전에 마치겠노라 약속하고 집필을 시작한 책이 아이가 대학생이 되고도 2 반이 지나서 탈고하게 되었다 지은이의 말이 그대로 느껴질정도로 학자적 노고와 노력이 느껴지는 책이다. 


전체를 읽기에도, 부분적으로 발췌해 읽더라도 페미니즘의 기본 텍스트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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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8-10-01 0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님. 저는 베티 프리단의 책을 아직 읽지 않았는데 이 책을 먼저 읽어도 괜찮을까요? 단발님 리뷰를 보니 읽고 싶어서요!

단발머리 2018-10-01 08:27   좋아요 0 | URL
네, 이 책을 먼저 읽고 베티 프리단의 책을 읽으면 도움이 될 것 같기는 합니다. 베티 프리단 개인 뿐만 아니라 당시의 미국 상황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이해를 도와주고요.

또 한 가지는.... 베티 프리단의 <여성성의 신화>는 비교적 쉽게 읽히는 책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페미니즘 책 읽다가 도중에 ‘어머나.... 뭔 말이래...‘라는 경험을 종종 했거든요. 이 책은 ‘전업 주부‘, 또는 ‘여성성의 강요‘라는 측면에서의 고찰이 주요한데, 저의 고민과 맞닿아 있어 저는 어렵지 않게, 힘들지 않게 이 책을 읽었어요. 해설서의 도움 없이도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다락방님이 한 권만 읽어야겠다고 하신다면, 전 <여성성의 신화>를 추천하고 싶고요.
개정판 <여성성의 신화> 해제가 정희진쌤이라는 것도 살짝쿵 알려드립니다.

하지만, 이 책 <페미니즘의 방아쇠를 당기다> 말미의 ‘보론‘ 부분은 따로 챙겨 보셔도 좋을 듯해요. 저같은 경우 몇 장의 페미니즘 역사 정리만 보고 머리에 페미니즘 역사가 스르륵 정리되지는 않았지만요ㅠㅠ 페미니즘을 좀 길게, 오래 공부하시는 분들이라면 이런 일목요연한 정리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참, 다락방님~~ 굿모닝^^
 
P.s. I Still Love You (Paperback, Reprint) To All the Boys I've Loved Before 2
제니 한 지음 / Simon & Schuster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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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 스포일러 다수



라라 진은 짝사랑을 끝낼 때마다 좋아했던 남자애들에게 편지를 쓴다. 없는 이유로 다섯 통의 편지가 발송되고, 언니의 남친이자 앞집 오빠 조시도 편지를 받게 된다. 곤란한 처지가 라라 진은 편지를 받았던 남자아이 하나인 피터와계약 연애 하기로 한다. 라라 진은 피터의 여친이 됨으로써 조시를 피할 있고, 피터는 학교 공식 커플이었지만 최근에 헤어진 여친 제너비브에게 질투를 불러올 있기 때문이다. 서로를 좋아하지 않기에 가능한 계약 연애. 하지만 가짜 연애는 점점 진짜로 변해가고, 라라 진도 피터도 서로에 대한 마음이 커져가는 느낀다. 기타 우여곡절 사랑의 역경 생략. 



마침내 사람은 가짜 커플이 아닌 진짜 커플이 되어 처음으로 같이 영화를 보고, 레스토랑에 간다. 어느 , 피터는 라라 진의 방에침입하고 알콩달콩한 15분을 보내는데 





He snuggles his chin into the hollow between my neck and my shoulder. It might be my favorite we’ve ever done. …… 


“Spooning’s the freaking best,” he sighs, and I wish he didn’t say it, because it makes me think of how many times he must have held Genevieve just like this. 


At the fifteen-minute mark, I sit up so fast he jumps. I clap him on the shoulder. “Time to go, buddy.” 

His mouth falls into a sulk. “Come on, Covey!” 

I shake my head, resolute. 


If you hadn’t made me think of Genevieve, I would’ve given you five minutes more. (85) 





spooning에서 출발해 spoon이라는 단어를 다시 찾아보고, 고등학교 남자아이가 이런 표현을 쓴다는 , 느낌을 안다는 것에 10초간 놀란다. 설정이 리얼이 되고, 가짜 연인이 진짜가 되어버리는 상황이, 적어도 일은 아니지만 일만큼 즐겁다. 예상대로 되지 않는 인생, 불쑥 찾아오는 사랑의 느낌. 사랑, 그리고 사랑. 하지만 바로 . 의도하지 않았을지 몰라도 피터의  말은 라라 진에게 상처가 된다. 그의 추억과 그의 경험을 추측하게 하는 , 여친과의 즐거운 한때를 예상하게 하는 . 라라 진은 피터에게추가 5 주지 않는다. 아니, 단 ‘1. 



1권을 정도 읽고는 10 동안 독서 모임을 함께 했던 독서 모임 언니들에게 톡을 넣었다. 언니님들~~ 재미있어요. ## $$이가 좋아할 같아요. (물론이다. 나는 아이들이성균관 스캔들트와일라잇’, 끌림과 오해, 질투와 집착에 대한 사랑이야기를 좋아한다는 알고 있다.) 한글도 영어책도 있어요. 1권을 읽어가는데, 슬슬 걱정이 된다. , ** 엄마가 권한 책이, ** 엄마가 권한 책이 이렇게 재미있다니. 이렇게도 10 저격이라니 



히히덕거리며 2권을 펼친다. 

엄마, 이거 재밌어? 

아니. 

이거, 2권이네. 1 벌써 읽었어? 아니, 이건 언제 샀어요? 이거 재밌어? 

아니, 재미없어. 재미 없다고. 

? 뭐라고? 

재미없다고? 나를 . 표정을 . 책은 재미 없어. 재미 없어!! 



둘째가 시댁에서 1 하는 바람에 아무도 없는 썰렁한 거실에 목소리만 멀리멀리 울린다. 

책은 재미없고

부끄러움은 산을 이룬다.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었다. 

늦었다. 

출발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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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 2 - 7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7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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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오파트라를 떠올린다고 하면 제일 먼저 사진을 떠올리지 않을까 싶다. 누구의 인생인들 리즈 시절 없겠는냐마는 사진 엘리자베스 테일러 리즈 시절은 정말 너무 예쁘다







 책의 삽화는 누가 그렸는지 모르겠다원서와 같은 사진일 거라 추측할 뿐이지만클레오파트라에 대한 작가의 적의가 너무 적나라해서 삽화  눈을 나도 모르게 내리깔게 된다. 





클레오파트라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챕터의 제목은짐승들의 여왕’. 옥타비아누스는 살아있는 , 이집트의 클레오파트라에 대한 로마인들의 불만을 고조시키기 위해 그녀를 이렇게 불렀다. ‘짐승들의 여왕’. 짐승과 짐승신을 섬기는 나라의 왕인것은 분명하지만 자신들도 분명 다양한 형태의 신들을 섬기고 있으면서, 클레오파트라에게만 이렇게 야무지게 냉정하다. 짐승들의 여왕이라니. 짐승들의 여왕, 파라오 클레오파트라의 심기가 괴롭다. 



행운을 잃었소! 나한테 행운이란 있었다면 말이지만, 그래, 내게도 행운이 있었소필리피에서. 하지만 그때뿐이었소, 지금 보니 그런 같아. 이전과 그후론 전혀 운이 없었지.” … 클레오파트라는 생각했다. 얘기야. 잃어버린 행운과 필리피에서의 승리에 관한 케케묵은 얘기를 하고 . 했던 얘기를 하는 주정쟁이의 특징이지.(251) 





로마의 실력자이며 카이사르의 가장 강력한 후계자였던 안토니우스는 내리막길로 내닫는다. 풍부한 군대 경험과 강철 체력, 700명이 넘는 원로원 의원들의 단합된 지지에도 불구하고 번의 실수, 번의 실수를 극복해 내지 못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를 실패하게 하는 가장 원인은 자신에게는 운이 없다는 생각, 옥타비아누스에게는 행운이 따른다는잘못된 믿음 있다. 내게 있던 운이 이제 다했다. 행운은 끝났다. 이제 나는 끝이다. 



옥타비아누스는 다르다. 전쟁터에만 나가면 발병하는 과민성 대장 증후군, 도처에 깔린 정적들, 잠재적 위험요소인 카이사르의 친자 카이사리온까지 역시 만만한 상황은 아니다. 그럼에도 옥타비아누스는 냉정하게 그리고 침착하게 죽을 뻔한 위기를 여러 넘기고, 사재를 모두 털어 로마의 밀값을 조정하고, 바다의 해적 섹스투스와 판을 벌인다. 결과를 이미 알고 있는 상황에서는 과거에 대해 쉽게 말할 있다. 현재의 우리는 결과를 알고 있고, 바로 지금 현재에 안토니우스와 옥타비아누스를 비교하면 그렇다. 안토니우스의 운은 다했고, 옥타비아누스의 운은 이제 시작이다. 안토니우스에게는 불운이, 옥타비아누스에게는 행운이 따랐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옥타비아누스의 가장 행운이라면, 그건 바로 아그리파라는 친구의 존재다. 



마르쿠스 빕사니우스 아그리파는 이탈리아 지방 평민이라는 미천한 신분이었지만, 군사적인 재능이 부족한 옥타비나우스를 위해 어린 나이에 카이사르에 발탁된다.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은아그리파가 없었으면 옥타비아누스는 황제가 되지도 못했다 평했을 정도로 그는 옥타비아누스 권력의 핵심이었다. 옥타비아누스와 아그리파는 평생 동안 한결같은 친구였다. 옥타비아누스는 아그리파를 명실공히 로마의 2인자로 삼았을 뿐만 아니라, 외동딸 율리아와 결혼시킴으로써 자신의 사위가 되게 했다. 옥타비아누스가 아그리파에게서 얻은 결정적인 도움들은 어디까지나 카이사르의 선견지명에 의한 것이다. 옥타비아누스는 운이 좋았다. 사람이 서로를 진심으로 믿고 의지할 있는 사이였다는 것은 치열한 권력 암투의 복판에 있었던 옥타비아누스에게는 물론 좋은 일이다. 역시 운이 좋았다. 하지만, 옥타비아누스에게 진정한 행운이라면, 자신에게 없는 특장점을 지닌 사람을 그렇게 가까이에 두고도 그를 시기하거나 질투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아그리파 역시 마찬가지다. 자신의 신분이 미천하나 수없이 많은 전쟁터에서 혁혁한 공을 세웠음에도 불구하고 아그리파는 옥타비아누스를 시기하거나 질투하지 않았다.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아그리파는 옥타비아누스를 황제로 인정했고 평생동안 한결같이 그에게 충성했다. 



마르쿠스 아그리파는 진정한 사랑을 할 줄 아는 사람이었다. 사실 진정한 사랑을 할 능력과 의지를 갖춘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자신을 내세우지 않는 사랑, 조건 없는 사랑, 경쟁자가 생길까봐 두려워하지 않는 사랑, 특별히 대우받기를 갈망하지 않는 사랑. (90쪽) 




제목은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였지만, 내게 이야기는 사람의 이야기로 읽힌다.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 옥타비아누스와 아그리파. 카이사르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자신의 아들을 위해 안토니우스를 이용하려는 클레오파트라와 그녀 앞에 자신의 없음을 쏟아내는 안토니우스.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의 신뢰와 격려를 통해 자신들 앞의 난관을 하나하나 제거해가는 쌍둥이같은 옥타비아누스와 아그리파. 싸움의 승자는 이미 정해져 있다. 행운은 그들에게, 바로 그들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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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8-08-30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레오파트라 그림은... 미의 기준은 시대마다 다른거니까.... 음......(말없이 돌아선다)

단발머리 2018-08-30 13:19   좋아요 0 | URL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삽화를 그린 사람도 나름의 미적 안목을 가지고서... 음..... (말없이 돌아선다)

psyche 2018-09-01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옛날에 주말의 명화에서 클레오파트라로 나온 엘리자베스 테일러 보고 너무 놀랐었던 기억이 나네요.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 이쁠수가!!!

단발머리 2018-09-04 11:48   좋아요 0 | URL
너무 너무 이쁘죠. 전 사진 찾다가 저도 모르게.... 하아~~~~ 입을 딱 벌리고 잠깐 감탄의 시간을 갖기도 했습니다.
정말 예뻐요. ^^

카알벨루치 2018-09-03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안토니우스에 대한 선입견이 있나봐요 <로마인이야기>가 카이사르에 너무 많은 애정을 담다보니 다른 인물은 비중이 떨어지는 느낌이었거든요. 옥타비누우스에겐 아그리파가 있었네요 ㅎ카이사리온이 너무 불쌍해요 ㅜㅜ

단발머리 2018-09-04 11:51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카알벨루치님^^
로마사 작가들은 모두 다 한마음으로 카이사르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알라딘 리뷰에서도 이번 7부가 별로다, 인물이 별로 매력적이지 않다, 이런 평을 보았거든요. 전, 완전 옥타비아누스에게 반했는데 말이죠. 그럼 카이사르는 얼마나 멋지게 그려진건지... 역주행해야하나 고민 중입니다.
카이사리온은 정말 불쌍하죠. 아빠가 카이사르, 엄마가 클레오파트라인데. 그게 불행의 씨앗으로.... ㅠㅠ

카알벨루치 2018-09-04 12:05   좋아요 1 | URL
옥타비아누스는 유약하지만 융통성있는 정치감각이 있었죠 양아버지 카이사르의 죽음을 보고 정치의 현실이 어떤지 익힌셈이죠 클레오파트라는 카이사르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죠 카이사르는 제겐 불세출의 영웅으로 기억됩니다 ㅎㅎ오늘도 즐독하세요!

단발머리 2018-09-04 12:13   좋아요 1 | URL
안토니우스의 말이 완전히 틀린 것도 아닌게, 전 옥타비아누스가 어마무시하게 운이 좋았다고 생각해요. 죽을 뻔한 위기를 여러번 이겨내죠. 카이사르는 옥타비아누스가 행운의 아이란 걸 이미 알아서 후계자로 지정한 걸까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카알벨루치님도 오늘 즐독하세요^^
 
안토니우스와 클레오파트라 1 - 7부 마스터스 오브 로마 7
콜린 매컬로 지음, 강선재 외 옮김 / 교유서가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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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시대와 견줘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로마 시대 여성들의 삶이 비교적 자유로웠다고 추측할 있는 재혼 장려 풍습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거꾸로 여성이출산 기계로서 이용당했음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결혼과 마찬가지로 로마 여성의 재혼은 여성의 선택으로 결정되지 않았다. 물론 로마 시대 남성도 원치 않은 상대와 결혼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로마의 남성들은 언젠가는 자신의 여동생과 자신의 아들, 그리고 딸의 결혼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끼칠 있을 터였다. 자신의 결혼 상대는 선택할 없었을지 몰라도 여동생과 아들, 그리고 딸의 결혼 상대는 자신이 원하는 대로 선택할 있었다. 



훌륭한 가문의 여성들은 이혼 또는 사별 후에도 금방 재혼할 있었는데 명문가의 여성이 아이를 낳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돈이 많은 부자라도 하루 아침에 조상을 만들어낼 수는 없는 법이다. 돈이 아무리 많아도 명문가가 아니라면 무시를 받는 시대였기에, 근본 없는 부자들은 가난한 명문가의 딸들을 아내 또는 며느리로 맞고 싶어했다. 조상 대대로 유명한 귀족 가문이라 할지라도 돈이 궁색한 사람들은 볼일 없는 부자 집안에 딸을 팔았다. 다른 가문과의 동맹, 화해, 결속의 가장 단단한 형태인 결혼이 이루어지고 나면, 다음에는 아이들만 남았다. 고귀한 혈통. 어머니쪽의 고귀한 피가 이제 아이들에게 흐를 참이다. 



존엄한 아우구스투스. 국가 1시민 프린켑스인 옥타비아누스는 아버지 쪽으로는 내세울 없는 평범한 집안이었다. 그런 그가 카이사르 유언장에서 정치적 후계자로 지정되었음을 알게 되었을 , 로마 귀족 사회에는 일대 파란이 일었다. 옥타비아누스의 정치적 자산은 하나였다. 옥타비아누스가 4 아버지가 죽고 어머니가 재혼한 외할머니 율리아 카이사리스의 손에 자랐는데 그녀가 바로 카이사르의 누나라는 사실. 나 카이사르의 후손이다. 내게는 카이사르의 피가 흐른다. 



델리우스는 예의바른 미소를 지으며 이국적인 옷차림의 사람들 틈을 지나다녔다. 그들의 공들여 손질한 머리에 얹힌 에메랄드의 크기나 금관의 무게에 그는 놀라서 눈을 껌뻑거렸다. 물론 델리우스는 유창한 그리스어를 구사했으므로 여러 지역과 민족의 절대적 통치자들과 자유롭게 대화할 있었다. 모든 에메랄드와 금관에도 불구하고, 그들 모두가 그들의 절대적 통치자인 로마의 비위를 맞추고 경의를 표하러 자리에 나타났다는 사실을 깨닫자 델리우스의 미소는 환해졌다. 로마에는 왕이 없었고, 로마의 고등 정무관은 자주색 단을 평범하고 하얀 토가를 입었으며 흔해빠진 금반지보다 일부 원로원 의원에게만 허락된 쇠반지를 소중히 여겼다. 쇠반지는 해당 로마 가문이 지난 500년간 여러 차례 공직에 진출했음을 의미했다. 이런 생각이 때면 가엾은 델리우스는 손가락에 원로원 의원의 금반지를 자기도 모르는 토가 자락 안에 숨겨버리곤 했다. 이제껏 델리우스 가문의 누구도 집정관이 되지 못했고, 델리우스 가문에는 500년은 커녕 100 전까지도 이름을 알린 조상이 없었다. 카이사르는 쇠반지를 꼈지만 안토니우스는 그럴 없었다. 안토니우스 가문은 충분히 유서 깊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카이사르의 쇠반지는 옥타비아누스에게 상속되었다. (15) 



나는 금을 비롯한 장신구를 즐겨하는 편은 아니다. 반지는 연애할 남편이 사준 반지를 아직도 끼고, 팔찌는 여름에만 가끔 찬다. 하지만 귀걸이는 상황이 다르다. 아주 옛날, 즐겨보던 아침 방송에서 귀걸이를 차면 얼굴이 8 예뻐 보인다는 말을 들었다. 2배도 아니고 4배도 아니고 8배라니. 하여 외출할 귀걸이는 챙겨서 하는 편이다. 정도 수고에 8 효과라면 남는 장사지,라고 생각하면서. 그렇다고 해도 다이아몬드가 나란히 박힌 파티용 귀걸이는 아니고 그냥 1, 2만원 짜리다. 아무튼 장신구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여기 문단을 읽고는 카이사르의 쇠반지가 탐났다. 원로원 의원의 금반지를 토가 자락 밑에 숨겨둔 델리우스도 자타공인 카이사르의 후계자라 믿고 있던 안토니우스도 그랬을 것이다. 로마 최고의 실력자 카이사르에게는 동방 왕들이 가지고 있는 무게를 가늠할 없는 금관이나 에메랄드가 필요하지 않다. 자주색 단을 평범하고 하얀 토가에 쇠반지 하나면 충분하다. 해당 로마 가문이 지난 500년간 여러 차례 공직에 진출했음을 보여주는 쇠반지. 그거 하나만 족하다. 



자식을 부모의 마음대로 조종 혹은 조정할 있다고 믿는 잘못된 것이다. 하지만 가끔 자식들은 부모의 열망이나 바람대로 성장해 주기도 한다. 기대하고 있던 바를 이뤄 내기도 하고, 가끔 부모보다 나은 성과를 이루기도 한다. 하지만 부모는? 부모는 바꿀 없다. 부모는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다. 태어나니 아버지요, 어머니다. 하물며 500년이라면. 500 동안 공직에 진출한 아버지와 할아버지, 증조할아버지와 조상들을 빌려올 수는 없는 일이다. 족보를 사는 정도가 아니다. 그런 , 조상의 그런 피가 몸에 도도히 흐르고 있는 것이다. 



혈통으로 사람의 가치가 매겨지는 옳지 않다.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것으로 인해 제한 받는 것이고, 자신의 노력과 상관 없이 특혜를 얻을 있기 때문이다. 물질 만능주의의 시대는 혈통보다 돈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널리 퍼져 있는데, 역시 많은 부모를 통해 전해지는 경우가 부지기수라 그것 역시 어느 정도는 혈통에 기반한다고 있다. 



내게는 부모에게 물려받은 쇠반지도 자녀에게 전해줄 쇠반지도 없다. 하여 나만의 쇠반지에 대해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도 귀하게 여기는 것이거나 부러워하는 것이라면 금상첨화겠지만 그렇지 않아도 상관 없다. 자신 스스로 당당하게 하고, 스스로를 나이게 하는 쇠반지. 나의 존엄을 완성시키는 쇠반지. 반짝반짝 빛나는 금반지를 이기는 무뚝뚝하고 투박한 반지. 무엇이 나의 쇠반지가 있을지 생각한다. 일단 귀걸이 신상은 제처두고. 나만의 쇠반지를 생각한다. 



쇠반지. 나만의 쇠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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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27 17: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8-27 17: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그렇게혜윰 2018-08-27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7배로 알고 있는데 8배군요!! 손이 자꾸 부어서 가뜩이나 굵은 손 반지도 못끼고 팔이 짧아서 팔찌도 힘들고ㅠㅠ 그래도 합니다만 ㅋㅋㅋ

단발머리 2018-08-27 17:27   좋아요 1 | URL
굳이 굳이 해야 한다고 전 믿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7배, 어떤 날은 8배의 놀라운 귀걸이 효과를 저랑 같이 누려보아요~~~~^^

psyche 2018-08-28 0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원래 목걸이나 반지 같은건 거추장스러워서 안하는데 귀걸이는 가끔해요. 그런데 8배 이뻐보인다구요?? 그렇다면 맨날 해야겠어요! ㅎㅎ

단발머리 2018-08-28 07:41   좋아요 0 | URL
네에~~~~ 맨날맨날 8배의 효과를 누려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사실, 전 이번여름에는 너무 더워서 8배 효과를 누리지 못했어요.
이제 조금 선선해졌어요. 당장 오늘부터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사실들 - 한 소설가의 자서전
필립 로스 지음, 민승남 옮김 / 문학동네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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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들』의 부제는 한 소설가의 자서전이다. 한 소설가는 필립 로스.

 


1.     소설가의 진화

 

나는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다. ‘소설가는 자신이 그리려는 세상, 혹은 자신이 그려내고 싶은 세계에 대해 이미 알고 있다고. 데뷔 전에 이미 결정했다고. 그래서 소설을 쓸 때, 자신이 계획한대로 예정한 대로 소설을 써 나가는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하나 혹은 두 개라고 생각했다. 쓰고 싶은 한 가지에 대한 다양한 변주만이 가능할 뿐이라고 말이다. 필립 로스를 말할 때 빠질 수 없는 유대인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해서도 난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다. 물론 필립 로스의 초기작들은 유대인의 삶에 대한 냉철한 고찰이 깊숙이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필립 로스가 평생 동안 유대인의 삶또는 유대인으로서의 삶에 그토록 천착하게 된 것은 그의 의도였기 보다는 그의 첫번째 소설에 대한 유대인들의 폭발적인반응 때문이었다.

 

유대인 집단은 한때 나를 껴안아 더할 수 없는 안정감을 주었던 반면 광적인 불안감을 지니고 있었다. 내가 쓴 모든 글이 수치스러운 것이고 모든 유대인을 위험하게 만들 수 있는 잠재성을 지녔다는 말을 들은 마당에 어떻게 다른 결론을 내릴 수 있었겠는가? 광적인 안정감, 광적인 불안감 유대인의 드라마가 그 이중성에 얼마나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는지에 대해 그날 밤의 사건보다 더 잘 입증해줄 수 있는 것 내 평생 없었다.

내가 예시바에서 그런 경험을 하고도 글감을 찾기 위해 다른 데로 눈을 돌리는 작가라면, 작가가 될 필요가 전혀 없는 사람이다. 내가 초반부터 유대인들의 성난 저항을 불러일으켜 예시바에서 당한 수모는 내 생애 최고의 행운이었다. 유명 상표를 갖게 되었으니까. (189)

 


2.     소설가의 사랑

 

먼저 필립 로스를 좀 욕하고 그 다음에 수습하는 방향으로 정리해 보겠다. <사실들>이라는 제목에서부터 필립 로스의 태도를 짐작할 수 있다. 사건들 혹은 기억들이 아니라, 사실들이다. 그래서 필립 로스가 사랑했던 혹은 그를 사랑했던 여성들의 목소리는 이 책에 기록되어 있지 않다. 필립 로스의 입장에서 쓴 글임은 확실하다.

 

만나는 여자가 임신할 때마다 그렇게 가슴이 쿵당쿵당 걱정스러웠다면 남성 피임 용구를 사용하셨으면 좋았을텐데… <프렌즈> 시즌 8에서는 레이첼이 임신하게 되었을 때, 로스와 조이가 남성 피임 용구의 효능이 97%라는 걸 새롭게(?) 알게 되고 경악하는 장면이 있다. 물론 3%의 놀라운 생명력에 대해 모른 척 하자는 뜻이 아니다. 97%의 확실성을 가진 일이 세상에 얼마나 많이 존재하는가. 97%는 정말 놀라운 수치다. 확실하고 검증된 남성 피임 용구를 왜 사용하지 않았는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164독자들이여, 나는 그녀와 결혼했다.”는 『제인 에어』 “독자여, 나는 그와 결혼했다.”의 패러디로 읽힌다. 그녀의 끝없는 요구와 그녀에게 빚진 모든 것들 앞에서 비정해 보이는 것에 겁을 먹었기 때문에, 아이를 지우면 그녀와 결혼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도망가는 것처럼 보이기 싫었기 때문에 그는 그녀와 결혼했다. 결국 죽음이 두 사람을 갈라 놓은 후에야 두 사람은 헤어질 수 있었는데, 그 모든 과정들은 그에게도 그녀에게도 지옥 그 자체다. 사랑하지 않은 사람과 산다는 것. 어쩔 수 없이 산다는 것.

 

나는 많은 시간을 들이고 피를 흘린 뒤에야, <포트노이의 불평>을 쓰기 시작한 후에야, 사람을 기절초풍하게 만드는 그녀의 담대함과 관련된 모든 것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의심할 바 없이 그녀는 나의 최악의 적이었으나, 아아, 가장 위대한 창작 선생, 극단적 소설의 미학에 있어서의 탁월한 전문가이기도 했다.

독자들이여, 나는 그녀와 결혼했다. (164)

 


3.     은 쓸 수가 없는데, 책을 아직 끝까지 읽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체 책의 앞부분은 작가 로스가 주커먼에

게 쓸 글이고, 마지막은 작가 주커먼이 로스에게 쓴 글이다. 작가 주커먼은 이 모든 이야기가 그냥 사실은 아니지 않냐고 작가 로스에게 따질 작정으로 보인다. 나는 선택을 해야만 했는데, 50여쪽 남은 책을 마저 읽을 것인지 아니면 이 글을 쓸지 결정해야 했다.

 

아직도 방학. 아롱이가 오늘의 유일하고 제일 중요한 일정인 바둑 학원에 가면 내게는 딱 1시간 30분이 남기 때문이다. 아롱이가 이제 막 바둑학원에 갔다고, 오늘 학교에 가지 않은 1인에게 전하니, “엄마, **이가 없으니까 그렇게 좋아?”라고 묻는다. 나는 아니라고 말했다.

 

아니긴 한데, 아니긴 하지만, 사실 확신에 찬 대답은 아니었다. 어제의 승자가 잭 리처였다면, 오늘의 승자는 복숭아이기에. 아아, 복숭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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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8-08-24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존 레논의 어머니가 임신해도 너희들은 결혼할 필요없다는 해안을 제시했으나, 그들도 결혼하여 지옥을 만들었던 일이 문득 생각나네요.

저는 아이가 미술학원에 간사이 혼자 쉴때 너무 좋아요 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18-08-24 19:32   좋아요 1 | URL
존 레논의 어머니가 그런 말을 했었군요.

무해한모리군님의 아이는 미술학원 잘 다녀왔나요?
잠깐의 휴식은 이렇게 금방 끝나가고, 두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syo 2018-08-24 1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 숭!! 아!!
🍑🍑🍑🍑🍑🍑🍑🍑🍑🍑 두둥.

단발머리 2018-08-24 19:34   좋아요 0 | URL
복숭아를 고르는데, syo님에게 걱정을 끼쳤던 맛없는 복숭아가 자꾸 떠올랐네요.
다행히 저는 맛난 복숭아를 골랐다는 기쁜 소식입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stella.K 2018-08-24 1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뭔가 심각하게 쓰시다 복숭아로 마무리 지시다니...
이거 원 복숭아 여파가 좀 심각한 것 같군요.

단발머리 2018-08-24 19:36   좋아요 1 | URL
제가 복숭아를 좋아하기는 해도 이정도는 아니었는데,
syo님이 복숭아는 8월 한 철이라고 해서요.
이제 얼마 안 남았네요. stella.K님도 복숭아 많이 드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