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주부 여주인공
내가 미친 게 아닌가 하고 궁금했다
WAM (Wives and Mothers)
여성의 신비 이매진 컨텍스트 6
베티 프리단 지음, 김현우 옮김 / 이매진 / 2005년 7월
평점 :
절판




완벽한 교외 주택 단지에 거주하며 행복한, 혹은 행복해 보이는 가정을 이루며 살고 있는 전업 주부들. 여성의 가장 큰 가치와 유일하게 전념해야 할 목표는 가정 안에서 자신의 아름다움을 완성이라고 가르치는 여성의 신비에 사로잡힌 전업주부들에 대한 면담과 연구를 통해 저자 베티 프리댄은 여성의 신비시작점과 그것이 사회 속에서 힘을 발휘하는 과정, 그리고 여성의 신비 신화의 직접적인 수행자이자 피해자인 여성들의 삶을 조망한다.


677, 이 책을 거칠게 요약하면 이렇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많은 수의 10대 소녀들이 조혼을 통해 가정이라는 울타리 속으로 들어갔다. 대부분의 소녀들은 고등학교만 졸업한 채로, 혹은 대학을 다 마치지 못한 상태로 결혼했다. 아이를 낳았고, 계속해서 또 아이를 낳았다. 행복한 주부 여주인공으로 살고 있는 여성들은 생각보다 행복하지 못한 스스로를 발견하고 괴로워했다. 우울감을 호소했고, 공허함을 느끼고, 불완전하다는 기분이 드는 자신을 설명할 수 없었다. 진정제를 복용하기도 하고, 감정이 격해져 아이들에게 심하게 화를 내는 스스로를 발견하기도 했다. 왜 그럴까. 교외 전원 주택, 능력 있는 남편과 귀여운 아이들, 안정적인 소득이 주는 경제적인 만족감, 자유로운 여가 시간. 그럼에도 왜 그녀들은 만족하지 못하는 것일까. 왜 무력감에 빠져드는 것일까.



오늘날 여성 문제의 핵심은 성적 문제가 아니라 정체성에 관한 문제, 즉 여성의 신비 때문에 영속화된 성숙을 방해하고 기피하는 문제라는 것이 내 논제다. 또 빅토리아 시대의 문화가 당시 여성들로 하여금 기본적인 성적 욕구를 인정하거나 충족시키지 못하게 했던 것처럼, 오늘날 우리의 문화 구조가 여성으로 하여금 인간으로서 자신의 능력을 개발해 발전시키려는 기본적인 욕구, 즉 성역할에 의해서도 전혀 제한 받을 수 없는 욕구를 인정하거나 충족시키지 못하게 막고 있다는 것이 내 논제다. (150)



저자는 여성의 신비로 인해 가정과 가족들에게만 그 임무가 인정된, 오직 그 임무에만 한정된 여성으로서의 삶이 그녀들을 옥죄고 있다고 판단한다. 누구의 아내, 누구의 어머니로서만 그 정체성이 규정될 때, 삶의 무력감, 인생에 대한 깊은 회의에 봉착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녀들에게 이런 여성의 신비를 가르치고 유통시킨 건, 그녀들의 유일한 읽을거리였던 여성지였고, 대부분의 여성지는 이제 막 전쟁터에서 돌아와 따뜻한 가정의 품을 원했던 남자 편집자들의 이상형을 그려내는 방식으로 극대화되었다.(111) 여성의 신비가 갖는 힘은 프로이트의 사상에서 나왔다. (196) 프로이트는, 여성은 남성의 사랑을 받기 위해, 그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남자의 사랑에 의해 존재하는 어린아이 같은 인형으로 보았다.(203) 프로이트 이론은 미국의 현실에 나타나는 문제를 해결하는 힘을 보여줬고, 프로이트 이론에 의해 과학적인 종교로 격상된 여성의 신비는 여성을 단순화시키고, 과잉 보호하고, 생활을 제한시키고, 미래를 부인하게 했다. (228)


소녀들은 대학에 진학했지만, 대학에서는 소년들과 다른 교육을 받았다. 여성지향적 교육자들은 소년들을 잠재력을 가진 사람, 문화 속에서 인정받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되도록 격려했지만, 소녀들에게는 성적 판타지를 자극했다. 여성성의 이미지, 즉 수동적이고 의존적이며, 순응적인 사고 및 행동을 소녀들에게 강요했으며, 여성 정체성 결핍의 해결책으로 조기 결혼을 제안했다.(290)


자신의 능력에 대한 인식,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고민과 노력 없이 가정에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으려 했던 여성들은 물건을 구입함으로써, 주체성, 목표, 창조력, 자아실현, 심지어 여성에게 부족한 성적 희열까지도 얻게 된다는 이야기를 믿게 된다. 반짝반짝 빛나는 순은의 주방용품을 사용할 때, 특별한 가스렌지 세척제를 사용해 티없이 깨끗한 가스렌지를 새롭게 창조해냈을 때, 자신의 가치도, 인생의 목적도 찾게 되리라 믿게 되었다.



나는 페미니즘의 이유와 여성의 좌절이 생기는 실제 이유 모두가 주부의 역할에서 오는 공허감 때문이라고 여겼다. 사회의 중요한 역할과 그 결정은 집 밖에서 일어나고 있고 여성은 이 역할에 참여하고 싶은 욕구를 느꼈으며, 그 권리를 찾기 위해 투쟁했다. (402)



전업주부 여성들이 하루 종일 몰두하는 주부의 역할, 집안일이란 어떤 것인가. 그것은 무한히 계속되는 일이다. 누구나 하기 싫은 일이며, 하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하는 일이다. 여성이 하는 일, 즉 가사는 그녀에게 어떤 지위도 줄 수 없다. 그것은 사회의 어떤 일보다 낮은 지위이다.(447) 집안일의 피로에 대한 주부들의 호소에 대해 의사들은 피로가 아니라, ‘권태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416) 인간으로서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한 채, 가정이라는 좁은 벽 속에서 제한된 일을 반복하게 되었을 때, 여성들의 허탈감은 오히려 아이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조사결과가 이어졌다. 아이들을 더 사랑해야 한다는 강박이 자녀에 대한 지나친 집착으로 이어지고, 어머니의 과잉 보호 때문에 응석받이로 자란 아이들에 대한 보고 또한 있었다. (338)


그녀들을 고통 속에 몰아 넣는 건 일상이다. 지루하게 끝없이 이어지는 똑같은 일상 때문에 그녀들은 공포를 느낀다. (513) 인간으로서의 욕구, 즉 먹이와 성, 생존의 욕구처럼 지극히 본능적인 지식의 욕구와 자아 인식의 욕구가 계속해서 거부당하기 때문이다. (514)


편안한 포로수용소에 갇혀 어제와 똑같은 오늘, 오늘과 똑같은 내일을 사는 여성들에게 저자는 새로운 인생 계획을 시작하라고 제안한다. 자율성과 자기인식, 그리고 독립성, 개성, 자아실현을 위한 욕구를 가진 여성으로 살아가라고 말한다. (530) 인간사회에 공헌하는 창조적인 과업을 수행하는 인간으로서 살아가라고 말한다. (543) 인간의 전 생애라는 관점에서 인생을 새롭게 설계하라고 제안한다.



한 인간의 전 생애라는 관점에서 설계의 첫번째 단계는 가사가 무엇인지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다. 즉, 하나의 직업이 될 수 없고, 가능한 빠르고 능률적으로 해내야 할 일이라는 것이다. 다음 단계는 여성 지향적 교육의 산물인 여성으로서는 가장 힘든 것인데, 결혼에 대한 여성다움의 환상적 틀이 부과한 과잉 찬미의 장막을 걷어 버리고 진정한 실체를 보는 것이다. (557쪽)



저자는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무급지도자 혹은 자원봉사 지도사로서 일하기 보다는 석사학위나 박사학위를 가진 전문가가 되라고 제안한다. 또한 여성에게 금지된 일, 즉 예술이나 과학, 정치나 전문직을 장기적인 차원에서 계획하고 계속 그 일을 해나가는 여성들은 이름을 붙일 수 없는 문제로 고통받지 않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566) 하지만, 그 분야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여성들에게는 냉정한 충고를 건넨다.



자신의 작품을 다른 사람들이 듣고 보고 읽는 데에 돈을 내기 싫어하는 수준인 아마추어나 동호인들은 그 사회 내에서 실질적인 지위를 얻을 수 없으며, 실질적인 인격적 주체성도 갖지 못한다. 그런 지위나 주체성은 노력하고 지식을 얻고 전문가가 되려고 하며 전문적 지식을 쌓는 이들에게 돌아간다. (567)



저자는 직업여성이 갖는 죄의식 증후군과 다른 주부들의 적의에 맞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올가미를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교육뿐이라고 말하며, 사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교육은 정규대학과 종합대학에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588) 이를 위해 대학의 학부과정이나 석사과정이 시간제로 허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것이야말로 주부들이 단순히 아마추어로 끝나지 않게 하는 유일한 교육 방법이라고 강조한다. (602) 완전히 자유롭게 되어 진정한 자신이 되라고, 남성, 어린이와 함께 정원과 생물학적인 역할 뿐 아니라, 인간의 미래를 창조하는 일과 인간의 모든 지식에 관한 책임과 열망 또한 나누어 가지라고, 여성 자신에 대한 탐구를 이제 시작하라고, 그녀는 말한다.



대학을 졸업한지 20년이 지난 여성들에게, 20대 초반의 대학생들과 함께 공부를 시작하라는 저자의 마지막 제안은 조금 충격적이기까지 한데, 그녀가 그 어렵고 힘든 일을 해냈다는 점에서, 어쩌면 이 책의 마지막 제안은 독자를 향한 것이라기 보다는 자기 자신에게 들려주는 주문과 같다. 그녀의 주문은 마법 주문이어서, 그녀의 책은 대대적인 성공을 거두었고, 그녀는 예전의 자신, 교외의 전업주부로 돌아갈 수 없었다. 살고 있던 지역에서 따돌림을 당해 도시로 이사가야 했고, 결국에는 완벽하게 바뀌어 버린 자신의 삶처럼 사회를 바꾸기 위한 여성운동에 뛰어들었다. 성적 차별에 반대하는 법률을 강제하지 않는 회사에 대항해 싸웠고, ‘NOW (National Organization for Woman)’을 창설했다. 이후 중산층 백인여성 중심의 자유주의 페미니즘 또는 개량주의 페미니즘이라는 비판이 있었지만, 고전으로서 이 책이 가지는 가치는 조금도 감소되지 않았다. (옮긴이, 676)



이 책이 오늘날까지 빛나는 이유는, 책 속의 인용 부분, 가정이라는 벽에 갇혀 절망하고 방황하는 숱하게 많은 여성들의 고민과 갈등이 현재에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고민들이 바로 내 것이기 때문이다.








집에서 미술이니 조각이니 문학 등의 창조적인 일을 하고 있는 행복한 주부상은 여성의 신비에 물든 환상 중의 하나이다. 그렇게라도 할 수 있는 남자와 여자가 있다. … 그것은 여성에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만약 자신의 직업에 대해 진지하다면, 그 일을 하기 위해서 집이 아닌 다른 장소를 찾아야 한다. 또는 자기 아이들에게 그녀의 일을 방해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성급하게 프라이버시의 공간과 시간을 요구하다가는 귀신 같은 존재가 되어버릴 수 있음도 감수해야 한다. … 차라리 9시부터 5시라는 시간의 확실한 구별이 직업과 가정을 양립시키는 데 있어 더 훈련하기 쉽고, 덜 외로울 것이다. 전문직업 세계의 일부로 나타나는 어떤 자극과 새로운 친교 관계는 집안에서 가정주부라는 물리적 제한에 얽매여 놓으려는 여성에게는 있을 수 없다. (570쪽)

사회의 주류에 참여함으로써, 그 사회를 형성하는 모든 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의 발언권을 행사함으로써 여성이 완전한 인간의 잠재력에 도달하기 위해서 여성에게는 오로지 한 가지 방법밖에 없다. 완전한 정체성과 자유를 갖기 위해 여성은 경제적으로 독립해야 한다. (6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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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7-05-06 0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행복한 주부 여주인공> http://blog.aladin.co.kr/798187174/9264441
<내가 미친 게 아닌가 하고 궁금했다> http://blog.aladin.co.kr/798187174/9270294
<WAM (Wives and Mothers)> http://blog.aladin.co.kr/798187174/9299364
 
여성의 신비 이매진 컨텍스트 6
베티 프리단 지음, 김현우 옮김 / 이매진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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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5 장 프로이트의 성적 유아론>

 

 


여성의 신비가 갖는 힘은 프로이트의 사상에서 나왔다. 프로이트주의에 대한 잘못된 해석이 여성의 신비를 강화했다. 하지만, 이에 반대하기는 쉽지 않다. 여성에 대한 새로운 신화가 교육이나 사회과학에 의해 유포됐고, 프로이트 사상의 특징이 이 문제를 반박하기 어렵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196)

 


프로이트가 보편적인 인간성의 특질로 묘사했던 것들은 단순히 19세기 말 어느 유럽 중산층의 남자와 여자의 특성일 뿐이다. (200) 사회과학자로서 자신이 속한 시대의 과학적인 틀 안에서 관찰한 것만을 설명할 수 있다는 한계는 프로이트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프로이트는, 여성은 남자를 사랑하기 위해, 그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 남자의 사랑에 의해 존재하는 어린아이 같은 인형으로 봤다.(203) 또한 여성의 남성에 대한 시기를 성적인 질병으로만 보았으며, 평등에 대한 여성의 갈망은 남근 선망으로만 이해했다.(218) 프로이트와 그 후계자들은 여성은 신에 의해서 주어진, 변경할 수 없는 열등한 특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219) 결과적으로 프로이트 이론의 적용은 미국에 사는 오늘날의 여성이 빅토리아 시대의 여성과 다르지 않다는 오해에 사로잡혀 있다.(220) 일반에까지 확대된 프로이트의 틀은 한 가지 대답만을 반복한다. , 교육, 자유, 권리가 여성에게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225)

 


미국에서 프로이트 이론이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여진 것은 프로이트 이론이 객관적인 현실에 나타나는 문제들을 해결했기 때문이다. (226) 전쟁 이후 불경기가 지난 다음 프로이트 심리학은 인간의 행동과학 이상이 됐다. 미국의 이데올로기와 새로운 종교가 되었고, 프로이트의 이론은 성서가 되었다. 또한 대중매체의 작가나 편집자, 광고대행업소, 그들의 뒤를 이은 대학과 대학교에 있는 프로이트 사상의 번역자나 보급자들의 창조물에 의해 여성성 신화가 강화되었다. (227)

 


프로이트 이론에 의해 과학적인 종교로 격상된 여성의 신비는 여성을 단순화시키고, 과잉 보호하고, 생활을 제한시키고, 미래를 부인하게 했다. (228) 여성의 신비 속에 여성을 가두어 버렸다.

 

 

 


<6장 기능주의적 고착, 여성성 주장, 마가렛 미드>

 

 

기능주의자들은 해부학이 모든 운명을 결정한다는 프로이트의 학설을 전적으로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전적으로 여성은 사회가 말하는 대로 존재한다는 한정된 규정을 받아들였다. (243)

 


기능주의와 여성성 주장 모두의 관점에서 현대 여성에게 가장 강력한 영향을 준 사람은 마가렛 미드였다. 한 사람의 사회과학자로서, 여성으로서 그녀는 오랜 생활 속에서 봐온 여성에 대한 편견을 없애려고 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연구는 프로이트의 신체상의 유사점에 근거를 두었기 때문에, 여성의 신비를 찬미함으로써 여성에 관한 자신의 관찰이 갖는 가치를 삭감시켰다. (258)

 

 

 


<7장 여성 지향적 교육자들>

 

 


한 소녀가 1945년에서 1960년 사이에 대학에 갔다면, 꼭 배우게 되어 있는 제1과는, 그녀가 정상적이고 행복하길 원하며 순응하고 여성적이며 성공적인 성생활을 원한다면 결혼 뒤 자녀를 갖는 것 이외에 다른 일에 흥미를 가지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275)

 


유능한 여성에게 새로운 영역과 넓은 세계를 열어주는 대신, 여성 지향적인 교육자는 가정과 자녀의 세계로 여성들이 적응하도록 가르쳤다. 과거의 편견에 대항할 수 있는 진리 또는, 편견에 맞설 수 있는 비판적 사고방식을 가르치는 대신, 여성 지향적 교육자는 모든 전통적인 행위나 금기보다, 장래의 영혼과 편견에 더욱 맹목적이고 비판력이 없는 훈련과 육감, 소소한 이야기들로 소녀들을 교육시켰다. (277)     

 


어떤 유명한 여자대학은 방어책으로 우리는 여대생을 학자가 되도록 교육시키지 않는다. 다만 부인과 어머니가 되도록 교육시킨다는 슬로건을 채택했다(그 여대생들은 이 슬로건을 반복하는 데 지쳐서 그 슬로건을 ‘WAM (Wives and Mothers)’이라고 단축했다). (279)

 


여성지향적 교육자들은 소년들이 잠재력을 가진 사람이 되고, 문화 속에서 인정받는 직업 세계에 대해 꿈꾸기를 기대한다. 반면, 소녀들에게는 자율성을 위한 잠재적인 욕구를 자극하는 대신, 성적 판타지를 자극했다. (290)

 


여성성의 이미지란 여성은 수동적이고 의존적이며 순응적이어서 결정적인 생각이나 사회에 독창적인 공헌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309)

 


여성의 정체성 결핍으로 이끄는 여성 지향적 교육은 조기 결혼으로 가장 쉽게 해결될 수 있다. (312)

 

 

 


<8장 잘못된 선택>




 공황에 이은 전쟁 직후, 여성의 신비가 신봉된 시기는 전쟁의 공포, 외로움이 지배하던 때였다. 전쟁터에서 돌아온 남성들은 따뜻한 가정을 그리워했고, 여성들 역시 쉽게 여성의 신비에 빠져들었다. 전쟁 후에는 항상 아기들이 많이 태어났지만, 미국의 상황은 특수했다. 미국 여성들은 아이를 서너 명 가진 사람이 20년 동안에 배로 늘어났고, 전후에 교육을 받은 여성들은 아기를 더 많이 가지라고 다른 여성들에게 권했다. (318) 메트로폴리탄 생명보험회사의 통계에 따르면 1940년에서 1957년 사이에 십대가 낳은 아이들은 165퍼센트 증가했다고 한다. (318) 대학에 갈 나이가 된 소녀들이 결혼을 하는 것도 여성의 신비를 믿었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그런 현상이 일어나지 않았다. (319)

 


전쟁이 끝나자 군인들은 다시 돌아와서 그동안 여자들이 다니고 있던 직장이나 대학교로 다시 복귀했다. 그래서 얼마 동안은 남녀 사이에 경쟁이 늘었고, 케케묵은 여성에 대한 반감이 되살아나 여자들이 직장을 구하거나 승진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이런 점이 확실히 여성들에게 다시 결혼과 가정으로 돌아가게 했다. (320)

 


프로이트의 현미경을 통해 가족에 대한 개념이 새로이 나타났다. … 이제 모든 것은 어머니 책임이라는 것이 갑자기 발견됐다. 문제아, 알콜중독자, 자살자, 정신분열증 환자, 정신병자, 노이로제에 걸린 어른, 발기불능, 동성애자, 불감증 여인, 위궤양 환자, 천식환자 등 모든 비정상적인 사람이 있으면 이제는 전부 어머니에게서 그 원인을 찾으려고 했다. (325)

 


정신 분석학자인 데이빗 레비는 유명한 모성의 과잉 보호에 관한 매우 유명한 연구에서, “어머니의 과잉 보호, 유아화와 응석받이로 아이들을 망쳐놓은 20명의 어머니들을 아주 세밀하게 살펴보았다. (338)

 


애정의 결핍이 노이로제의 원인일까, 아니면 아이의 독립적인 자아를 지나치게 흡수해 아이가 지나친 사랑의 기대를 갖게 하는 중산층 부모의 과잉보호가 그 원인일까?(342)

 

 



<9장 성과 판매술>

 



미국 주부들은 물건을 구입함으로써 주체성, 목표, 창조력, 자아실현, 심지어 여성에게 부족한 성적 희열까지도 얻게 된다고 한다. (353) 백화점은 이러한 학습의 장이며, 소비 활동, 즉 순은의 주방용품, 가스렌지 세척제, 욕실용 화장지 등의 구입을 통해 여성이 속한 가정이라는 세계가 완전하고 아름답다고 선전한다.

 


상품을 구매하는 행위는 가정과 가족이 해결해 줄 수 없는 욕구를 충족해 준다 주부가 갖는 자기 이외에서 일체감의 대상을 찾으려는 욕구”, “삶에 의미와 목적을 부여하는 목표를 타인과 더불어 추구하려는 움직임”, “개개인이 자기의 노력을 헌신할 수 있는 확실한 사회 목적등도 구매행위를 통해 이루어진다. (378)

 

 



<10장 무한히 계속되는 집안일>



 

여성의 신비가 내포한 이중적 기만이란… 1. 여성이 사회에서 자신의 능력에 알맞은 역할을 박탈당할수록, 집안일과 어머니로서 해야 할 일, 아내로서 해야 할 일은 늘어난다. 그리고 더욱 더 집안일이나 어머니로서의 일을 끝내려 하지 않고 할 일을 남겨두려 할 것이다. (여성도 분명히 인간의 본성대로 진공상태를 혐오한다.)  2. 집안일을 하는 데 필요한 시간은 그녀가 하고 있는 다른 일이 해볼만한 가치가 있느냐에 따라 반비례해서 다양하게 나타난다. 가사일 외에 특별한 흥밋거리가 없는 여성은 그녀의 순간 순간을 사소한 집안일에 바칠 수밖에 없게 된다. (401)

 

 

나는 페미니즘의 이유와 여성의 좌절이 생기는 실제 이유 모두가 주부의 역할에서 오는 공허감 때문이라고 여겼다. 사회의 중요한 역할과 그 결정은 집 밖에서 일어나고 있고 여성은 이 역할에 참여하고 싶은 욕구를 느꼈으며, 그 권리를 찾기 위해 투쟁했다. (402)

 

 

미국의 주부들이 갖고 있는 딜레마는 자신이 정말로 관심이 있는 것을 추구할 자신이 없고, 설령 혼자만의 시간과 장소가 있다 하더라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데 있다. (411)

 


주부들의 피로에 대한 호소에 대해 의사들은 피로가 아니라 권태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의사들은 그 원인이 주부와 어머니로서의 역할"에 있다고 지적했음에도 불구하고 제시된 치료법은 남편들의 더 많은 칭찬과 감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416)

 

 



<11장 성을 추구하는 사람들>

 



결국, 지위란 남자들이 사회에서 하는 일에서 획득되고 찾아지는 것이다. 여성이 하는 일, 즉 가사는 그녀에게 어떤 지위도 줄 수 없다. 그것은 사회의 어떤 일보다 가장 낮은 지위인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여성이란 주부에 불과하다라고 정의될 때 집과 물건들은 그녀와 동일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남편과 심지어 아이들까지도 지위의 상징이 되는 것이다. (447)

 

 



<12장 비인간화의 증대 편안한 포로수용소>

 

 


아이들을 더 사랑하게끔 어머니들을 타이르는 것을 멈추게 해야 할 때이다. 또한 여성은 가정과 아이들에게 완전히 자기 자신을 바쳐야 한다는 신비의 요구와 현재 소아과 병원에서 다루어지고 있는 많은 문제들은 그 어머니들이 자발적으로 자기 자신의 관심거리를 갖도록 도와줄 때에만 해결된다. (499)

 


여성들이 자기의 힘을 완전히 사용하도록 허용될 때, 또 여성 자신이 완전한 노력으로 성장하도록 허용될 때에만 여성의 신비는 일소될 것이며, 아이들의 인간성 상실의 현상이 그칠 것이다. (499)

 


여성의 신비라는 관념 속에 사는 여성들은 자신을 가정이라는 좁은 벽 속에 가두어 놓지 않았는가? 그들은 생물학적인 역할에 적응하도록 배웠다. 그들은 의존적이며 수동적이 됐고 어린 아이같이 됐다. 즉 그들은 음식이나 물건과 같은 낮은 수준에서 살기 위해서 인간으로서의 삶의 틀을 포기했다. 그들이 하는 일은 성인으로서의 능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것은 끊임없고 지루한 것이고 보상이 없는 것이다. (503)

 


미국의 주부들은 올가미 속에 갇혀 있고 거기에서 벗어나야 하며 댄서처럼 결국에는 자신의 인간적인 자유를 행사해 자아의식을 회복해야 한다. 미국의 주부들은 자신의 선택에 따라 다시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하고 이름없고 비인간적으로 조종당하는 것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리고 성장해야만 한다. (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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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여성의 신비‘에 맞서고자 할 때
    from 책이 있는 풍경 2017-05-12 13:50 
    완벽한 교외 주택 단지에 거주하며 행복한, 혹은 행복해 보이는 가정을 이루며 살고 있는 전업 주부들. 여성의가장 큰 가치와 유일하게 전념해야 할 목표는 가정 안에서 자신의 아름다움을 완성이라고 가르치는 ‘여성의신비’에 사로잡힌 전업주부들에 대한 면담과 연구를 통해 저자 베티 프리댄은 ‘여성의 신비’ 시작점과 그것이 사회 속에서 힘을 발휘하는 과정, 그리고 여성의 신비 신화의 직접적인 수행자이자 피해자인 여성들의 삶을 조망한다.677쪽, 이 책을 거칠게
 
 
2017-04-24 16: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4-24 16: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해피북 2017-05-03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보니 저 고교시절에 가사 수업이 있었네요. 가사실습이라고 해서 바느질하고 음식만들고 다도를 배웠던 기억이 납니다. 왠지 좀 억울해지네요. 그리고 여성 잡지가 유일한 정보지였던 시절. 편집장의 성향에 따라 사람들 인식이 바뀔 수 있다는 것도 좀 무섭다는 생각이 들고요. 또 프로이드의 이론을 학창시절에 대충 배우긴 했는데 여성에 관해 이런 인식이 있었던 것은 몰랐어요. 프로이트도 다시 만나봐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2017-05-05 23:1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잘 지내나요? - 나, 너, 우리를 향한 이해와 공감의 책읽기
이유경 지음 / 다시봄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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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에는 글쓴이가 보인다. 글을 읽으면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글쓴이에 대해 알게 된다. 의식하던 의식하지 않던, 글쓴이는 글을 통해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드러낸다. 글이라는 수단을 통해 자신을 표현한다. 소설가 이승우씨가 그랬던가. 소설을 쓴 이후로 나는 일기를 쓰지 않습니다.


글을 읽으면 글쓴이를 만난 것과 마찬가지다. 소설이라면 그(그녀)가 만든 세계 속에서 주인공 혹은 등장인물 중 하나로 변신한 작가를 만나고, 에세이라면 좀 더 가까이에서 글쓴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글쓰기 책에서 배우는 글쓰기 비법은 소용없을 때가 많은데, 글쓰기 책에 쓰인 대로 글을 쓴다고 해서 재미있고 의미 있는 글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나만 그런가…) 어디까지나 글은, 글쓴이가 가진 매력에 근거해 존재한다. 소설 속 주인공의 말과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면, 소설 속 주인공이 매력적이지 않다면, 에세이 속 작가의 말이 설득력이 없다면, 그 글은 제대로 읽힐 수 없다. 글은 어디까지나 글쓴이가 가진 매력에 빚진다.



공감의 작가 이유경의 두번째 책  『잘 지내나요?에서 그녀가 읽어낸 다양한 책들과 그녀의 글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레 그녀가 소개한 책들을 읽고 싶어진다. 그녀의 말에 더 귀 기울이게 되고, 그녀의 제안에 고개 끄덕이게 된다.



그래, 그래서 사랑은 고백해야 한다. 널 사랑해,라고 고백해야 한다. 늦지 않게. 내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면 말해야 한다. 좋아하니까 사귀자거나 같이 자자는 게 아니어도, 내가 너를 좋아한다는 사실쯤은, 내가 당신에게 반했다는 사실쯤은 상대에게 기억시키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나 또한 내 마음을 전하지 못한 채 이 세상에서 사라진다면, 그것은 더한 슬픔이 아니겠는가. (186)



기나긴 짝사랑의 기억 때문에 나는 한결같이 고백에 부정적이다. 응답 받지 못한 사랑, 대답을 듣지 못하는 사랑의 지루하고 서글픈 시간과 시간들을 나는 미워한다. 하지만, 그녀의 글을 읽고, 고백하라는, 고백해야 한다는,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는 생각이 바뀐 나를 본다. 내 사랑이 응답 받지 못했던 건 덜 사랑해서가 아니라, 고백하지 않아서가 아닌가,하는 엉뚱한 생각이 고개를 든다. 맞다. 좋아하니까 사귀자는 이야기는 아니었어도, 좋아한다고, 좋아하고 있다,고 까지는 말했어야 했다. 사랑을 아는, 그녀가 내게 말한다. 사랑받는 일에도, 사랑하는 일에도 망설이지 말라고.



이런 얘기라면 또 어떤가. 『타이베이의 연인들』 속 하루카는 헤어지면서 에릭에게 받은 전화번호가 적힌 쪽지를 잃어버린다. 서로 연락할 방법을 찾지 못했던 두 사람은 상대가 있는 곳으로, 실은 정확히 어디에 사는지도 모르면서 그 먼 거리를 움직인다.(39) 결국 두 사람은 9년전 헤어진 호텔의 로비에서 재회한다. 그들에게,  9년 동안 전 세계를 무대로 서로를 찾아 헤맨 두 사람에게, 그녀는 말한다.



아니, 그러니까 나는 답답한 거다. 소중하잖아. 소중한 번호잖아. 그 사람 꼭 다시 만나고 싶잖아. 그런데 내가 아는 게 그가 쪽지에 적어준 전화번호뿐이라면, 그걸 좀 더 잘 다뤄야 하잖아. 쪽지는 잃어버리기 쉽다는 걸 누구나 다 알잖아. 그렇다면 그 쪽지만 가지고 있지 말고, 전화번호를 다른 곳에도 잘 적어둬야 하는 거 아냐? 왜 그 당연한 걸 안 하지? 쪽지는 잃어버리기 쉬우니까 수첩이나 가지고 있던 책, 아니면 일기장이든 어디든 적어둬야 하잖아. 어쩌면 그렇게 딸랑 쪽지 하나만 믿을 수가 있지? 그러니까 9년 동안 만나지 못하고, 파리에 가도 만나지 못하잖아. ~ 사람들 신중하지도 못하고 꼼꼼하지도 못하네. (38)



상상의 세계로 들어가는 일은 쉽지 않다. 인간이 문자를 발명해 사용한 것이 5,000년 정도 됐다고 하니, 무척 오래된 것 같지만, 사실 독서는 인간에게 익숙한 일이 아니다. 특별한 정신 집중이 필요하다. 하물며 문을 열고 상상의 세계로 들어가는 일이랴. 이 고도의 지적 작업도, 공감의 작가 이유경과 함께라면 그렇게 어렵지 않다. 그녀를 따라가 보자.



일단 밤을 새며 계속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그때의 너희들에게나 가능한 일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 나는 요즘 열 시만 되면 졸려…. 자야 돼. 낯선 도시를 호감이 가는 이성과 함께 걷는다는 건 나의 로망이지만, 그렇게 하루 종일 걸으면 쌍코피 터져…. 나는 어서 빨리 이들이 안정적인 호텔로 들어가 깨끗이 씻고 자기를 원했다. 너희들 하루 종일 양치도 안 했잖아. 그런 상태로 먹고 마시고 키스하고 먹고 마시고 키스하고…. (15)



하하하. 그녀의 글을 읽고, 기다리고, 또 읽고, 기다리는 1인으로서, 그녀가 소개하는 책을 눈여겨 보는 1인으로서의 감상이라면, 그녀의 글은 언제나 읽는즐거움을 준다. 가까이에서 들리는 목소리가 쾌활하고 다정하다. 숨길 수 없는, 숨겨지지 않는 그녀만의 매력이 그녀의 글을 더욱 빛나게 한다.



다시 독서를 시작하고 싶은 사람, 책읽기가 힘든 사람, 소설이 어렵다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나라면 어땠을까, 그녀의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그녀처럼 소설 속 주인공과 함께 걷고 이야기하고 말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으리라. 이게 읽는 즐거움이구나,라고 말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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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혜윰 2017-04-19 11: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제 샀는데 아직 배송전이에요. 언제 우리끼리 사인회라도?ㅋㅋ

단발머리 2017-04-19 13:41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그러게요~~~
다락방님 신간 기다리는 두근두근한 시간 맘껏 즐기시길요^^

레와 2017-04-19 1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사한 리뷰입니다! 하트뿅뿅 ♡

단발머리 2017-04-19 13:39   좋아요 0 | URL
부끄럽습니다. ㅎㅎㅎ 이 책이 넘 좋아서, 저는 더 근사한 리뷰를 쓰지 못하는 스스로를 원망했더랬죠.
감사해요~ 하트뿅뿅 ❤️

2017-04-19 14: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목차를 보니 전 거의 안읽은 책이더라구요. 저의 독서력을 한탄했다는 ㅠ.ㅠ 넘 다정한 리뷰 잘 읽었어요. 다락방님 책도 곧 읽어볼게요~~😍😍

단발머리 2017-04-20 16:58   좋아요 1 | URL
저도 아직 안 읽은 책이 아주 많사옵니다. 독서력 한탄은 저와 함꼐 해주세요~~~ ㅎㅎㅎ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은데, 리뷰가 다정하다고 해 주셔서 매우 심히 많이 감사합니다 *^^*

서니데이 2017-04-19 21: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의 신간이군요.^^
오늘도 좋은하루 보내셨나요.
단발머리님, 좋은 저녁시간 보내세요.^^

단발머리 2017-04-20 17:01   좋아요 2 | URL
네~~~ 다락방님 따끈따끈한 신간입니다. 즐거운 독서 시간 되시길요^^
올려주시는 꽃 사진..... 참 좋아요.
서니데이님도 오늘 좋은 하루 되시길 바래요~~~~~

해피북 2017-04-21 16: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핫. 아니 ‘이유경‘이란 작가님의 이름이 낯설지 않은거예요. 책의 표지. 뒷모습만 보이는 저 표지까지 익숙해 보이는거 있죠. 그랬더니 역시나 다락방님 신간이었군요 ㅎㅎ이번에는 소설로 돌아오셨더란 말이죠 우앙~~소설 쓰고싶다 셨던 기억이나는데 드디어 꿈을 이루셨는가봐요 ㅎ 참 멋지세요~~그리고 쑥님 댓글처럼 다정한 리뷰도 잘 읽고 갑니닷^~^

2017-04-21 16: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해피북 2017-04-21 16: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푸앗. 제가 착각했네요~~ 소설에서 책 이야기가 어울어진거라 착각을 했어요ㅋㅋ그러니까 마지막 사진에서 발췌문에 확신을 갖었다니요.저 바보인가 봐요 ㅋㅂㅋ~~

단발머리 2017-04-24 15:01   좋아요 1 | URL
아닙니다요~~~~ 절대절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성의 신비 이매진 컨텍스트 6
베티 프리단 지음, 김현우 옮김 / 이매진 / 2005년 7월
평점 :
절판






책날개 속 <저자 소개>에는 베티 프리단이 스미스대학을 최우등으로 졸업했다고 적혀 있다. 그랬다. 베티 프리단은 스미스대학을 최우등으로 졸업했다. 그녀는 장학금을 받고 대학원에 진학했다. 얼마 후에는 전문 심리학자로서 일생 동안 일할 수 있게 해 줄 박사 과정을 위한 또 하나의 장학금을 받기로 돼 있었다. 하지만, 그녀를 사로잡은 의문, 계속해서 일어나는 의문, 그녀 안에서 사그라들지 않는 의문은 그녀를 놓아 주지 않았다. 그녀의 표현을 그대로 빌리자면, 두려움 속에서 그녀는 안절부절 못했다. 그녀를 사로 잡았던 의문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이 질문이다.

 


이것이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인가?”

 


대학을 졸업한 이후에 자신의 모습을 전혀 상상해 보지 않았기에, 자신이 떠나온 중서부의 마을, 자신의 집으로, 자신의 어머니와 부인네들의 생활로 돌아갈 수 없다고 생각했던 그녀 앞에, 막상 심리학자로서의 길이 펼쳐지자 그녀는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 “이것이 정말 내가 원하는 가 되는 길일까?” 당시 그녀에게 이러한 의문보다 더 중요한 문제는 딱 한 가지가 있었는데, 그건 바로 사랑이었다. “우리 사이가 이래가지고는 아무 일도 안 되겠어, 나라면 당신처럼 장학금을 수락하지는 않을 거야.” 손을 끌어 주는 남자 친구에게 고마움을 느끼며 그녀는 장학금을 포기했다.

 


부모와 집을 멀리 떠나 자신만의 영역을 개척하려 했던 용기 백배의 소녀, 스미스대학을 최우등으로 졸업할 만큼의 지적 능력을 가졌던 여성의 결정이다. 그녀는 말한다.

 



내가 왜 그 일생의 직업을 포기했는지 결코 설명할 수 없으며 나 자신도 도대체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나는 미래를 위한 특별한 계획도 없이 신문사에서 일하면서 하루하루 살아왔다. 즉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여성의 신비에 이끌려 교외의 가정주부로서 살았다. 그러나 여전히 그 의문은 나를 쫓아다니고 있었다. 나는 결국 그 의문을 직시하고 스스로 해답을 얻으려고 애쓸 때까지는 내 인생에 대한 어떤 목적의식, 마음의 안정도 얻을 수 없었다. (138)

 



책을 쓰면서 만났던 스미스 대학의 동창들과 스미스 대학의 4학년 학생들과 면담을 하면서 그녀는 그 의문이 자신만의 것이 아님을 확인한다. 그녀들은 무엇을 하고 싶으냐는 질문 받는 것을 싫어한다. 아무도 자기가 무엇을 원하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오히려 결혼하게 되어 그 질문에서 벗어나게 되는 것을 행운으로 여기고 있었다.

 



오늘날 여성 문제의 핵심은 성적 문제가 아니라 정체성에 관한 문제, 즉 여성의 신비 때문에 영속화된 성숙을 방해하고 기피하는 문제라는 것이 내 논제다. 또 빅토리아 시대의 문화가 당시 여성들로 하여금 기본적인 성적 욕구를 인정하거나 충족시키지 못하게 했던 것처럼, 오늘날 우리의 문화 구조가 여성으로 하여금 인간으로서 자신의 능력을 개발해 발전시키려는 기본적인 욕구, 즉 성역할에 의해서도 전혀 제한받을 수 없는 욕구를 인정하거나 충족시키지 못하게 막고 있다는 것이 내 논제다. (150)

 



여성의 신비, 여성적 성취에 대한 신화는 여성의 능력과 활동 범위를 가정으로 한정한다. 능력 있고 다정한 남편, 귀엽고 사랑스러운 아이들과 교외의 주택에서 만들어가는 행복한 가정. 집안을 청소하고 정리하고 요리하고, 아이들을 돌보는데 특화된, 오로지 그 임무에만 한정된 여성. 누구의 아내, 누구의 어머니로만 정체성이 규정되는 여성들. 그런 여성들은, 그런 삶을 살았던 여성들은 이 질문에서 자유로워질 수 없다.

 


이게 정말 내가 원하는 삶일까. 내가 원하는 게 바로 이런 걸까.

 



<4장 열정적인 여행>에서는 남성에게 어린애로, 인형으로, 장식품으로 사랑받으며 살기를 거부하고, 동등한 인간으로서 자신의 자유와 권리를 위해 싸웠던 용감한 여성들의 투쟁의 역사를 읽을 수 있다. 여성해방 운동은 미국 독립전쟁 말기에 시작되었는데, 바로 그 때 노예해방 운동이 강력하게 성장했다는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다

 


미국 여성들이 노예해방 투쟁에 정서적으로 동일화된 사실이, 자신들의 반란이 무의식적으로 촉진됐음을 입증할 수도 있고 입증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노예를 해방시키기 위해 조직하고 청원하고 연설하면서 미국 여성들이 자신들을 자유롭게 하는 방법을 배운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다. (177)

 



자그마한 체구에 품위 있는 모습, 은방울 같은 목소리를 지녔던 루시 스톤. 여성들의 권리를 위해, 그리고 반노예협회의 대리인으로서 일하며, 전국을 돌아다니며 강연을 하고, 여성과 흑인의 권리를 위해 싸웠던 그녀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여성의 글쓰기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다. 뉴욕 도서관이 작가들에게 무료로 6개월씩 자리를 빌려주는 프레드릭 루이스 알렌관이 있어서 책쓰기를 시작할 수 있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일주일에 사흘을 베이비시터를 부르고 시내를 오가며 글을 쓴다. 점심식사 중 여성에 대한 책을 쓴다는 이야기에 조롱 대는 작가들을 견디고, 식탁 위, 거실의 소파에서 원고를 계속해 써 나간다. 아이들을 어디로 데리고 가거나 저녁식사를 만들기 위해 중단해야 할 때는 머리 속에서 이어 쓴 다음, 아이들이 잠자리에 들면 작업을 계속한다. 엄마로서, 아내로서의 일을 계속해 나가면서도, 쓰고, 또 써서, 그녀가 멈추지 않아서 지금 내 앞에 이 책이 있다.

 



나 스스로 내가 쓰고 있는 것, 그 글이 인도되는 방향에 대해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각 장을 마칠 때마다, 마음 한 구석에서는 내가 미친 게 아닌가 하고 궁금해했다. 그러나 실마리들이 서로 맞아 들어가면서, 과학 탐험 이야기에서 어떤 발견을 해낼 때 과학자들이 느끼는 것과 확실히 똑같은 고요하지만 강력한 확신이 점점 더 강해졌다. (44)

 



그녀가 말하는 실마리, 여성으로서 내 삶에 펼쳐진 크고 작은 실마리들이 맞아 들어간다

그녀가 얻었던 고요하지만 강력한 확신에 점점 더 가까이간다.

간다, 더 가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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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여성의 신비‘에 맞서고자 할 때
    from 책이 있는 풍경 2017-05-12 13:50 
    완벽한 교외 주택 단지에 거주하며 행복한, 혹은 행복해 보이는 가정을 이루며 살고 있는 전업 주부들. 여성의가장 큰 가치와 유일하게 전념해야 할 목표는 가정 안에서 자신의 아름다움을 완성이라고 가르치는 ‘여성의신비’에 사로잡힌 전업주부들에 대한 면담과 연구를 통해 저자 베티 프리댄은 ‘여성의 신비’ 시작점과 그것이 사회 속에서 힘을 발휘하는 과정, 그리고 여성의 신비 신화의 직접적인 수행자이자 피해자인 여성들의 삶을 조망한다.677쪽, 이 책을 거칠게
 
 
2017-04-21 16: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4-24 15: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여성의 신비 이매진 컨텍스트 6
베티 프리단 지음, 김현우 옮김 / 이매진 / 2005년 7월
평점 :
절판




 

1963, 다른 여성들처럼 부엌 바닥 왁스칠을 하면서 오르가즘을 느끼지 못한 저자 베티 프리댄은 처음에 이것을 자신만의 문제라고 느꼈다. 자신에게 뭔가 잘못이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한 남자의 아내이자 세 아이의 어머니로 규정되는 자신의 삶에 등장하는 의문부호를 지각(서문과 감사의 말, 47)하고 나서 그녀는 스미스대학을 졸업한 지 15년이 지난 동창들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을 하게 되고, 정체성에 대한 자신의 고민과 그녀가 아는 여성들의 일관된 증언, 그리고 심층 면접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 책을 쓰게 된다. 주니어나, 재니, 에밀리의 엄마로서, 아니면 B. J.의 부인으로서 삶을 향유하더라도, 여전히 스스로 각자 고유한 권리를 지닌 사람이고자 하는 욕망이나 사상을 감춘 채 살아야 했던 미국 여성들의 불안과 갈등에 대해 그녀는 이름 없는 문제라는 이름을 붙였다.



교외의 멋진 저택에 사는 주부. 젊은 미국 여성들이 꿈꾸는 자화상이며, 전세계 모든 여성들이 부러워하는 여성들. 건강하고 아름답고 유식하며, 자기 남편과 아이, 집에만 관심을 두는 여성들. 가정주부이자 어머니로서 행복한 삶을 살던 그녀들에게는 말하지 못할 사정이 있었다.



침대를 정리하면서, 식품점에서 물건을 사면서, 의자 커버를 씌우면서, 아이들과 땅콩버터 샌드위치를 먹으면서, 아이들을 소년단과 소녀단으로 태우고 다니면서, 그리고 밤에 남편 옆에 누워 있으면서 이 조용한 물음 – “이것이 과연 전부일까” – 을 자신에게조차 던지기 두려워했다. (54)



여성들은 이것을 표현하려고 할 때, 공허함을 느낀다고, 불완전하다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진정제를 복용한 여성들도 있었고, 아이들에게 굉장히 화를 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때때로 감정이 너무 격해져서 집을 뛰쳐나가기도 하고, 집안에 처박혀 울기도 한다고 했다. 청바지 차림을 한 23세 된 어머니의 이야기다.



왜 이렇게 불만스러운지 스스로 물어봐요. 내겐 건강하고 착한 아이들이 있고, 아름다운 새 집과 충분한 재산이 있어요. 남편은 전자기술자로 장래가 촉망되는 사람이에요. 남편은 이런 감정을 전혀 갖고 있지 않아요. 내게 아무래도 기분 전환이 필요한 것 같다고 하면서 주말에 뉴욕에 가자고 했어요. 그러나 문제는 이런 게 아니에요. 난 항상 우리가 무엇이든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해왔어요. 혼자서는 책을 읽을 수 없어요. 아이들이 낮잠을 자면 내 시간이 한 시간 정도라고 생각하지만, 이럴 땐 아이들이 깨기를 기다리면서 집 안을 돌아다닐 뿐 아무것도 못해요. … 어느 날 아침 깨어나서는 아무것도 기대할 것이 없게 된 듯한 기분인 거죠. (65)



프리단의 연구에 의하면, 이러한 고통 속에 있는 여성들은 교육 수준의 고하를 막론하고 같은 절망감을 느끼고 있었다. 1950년대 이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며 많은 여성들이 의사를 찾아갔을 때, 이 문제를 조사한 어느 의사는 놀랍게도 가정주부 피로증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이 성인에게 필요한 수면의 양보다 훨씬 많은 양인 하루 10시간 정도의 수면을 취하며, 그네들이 실제 집안일에 소모하는 에너지는 개인 능력의 한도까지 혹사 시킬 정도의 양은 아니라는 걸 알아냈다. 그렇다면 왜 그녀들은 이런 무기력감에 사로잡히게 된 걸까.



저자는 1949년 이후 <레이디즈 홈 저널>, <맥콜>, <굿 하우스 키핑>, <우먼즈 홈 컴패니언>등의 각종 여성 잡지들이 편집 방향 결정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남성 필진들에 의해 여성의 신비를 강화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여성의 신비는 여성의 가장 큰 가치와 유일하게 전념해야 할 목표가 자신의 여성다움을 완성하는 것이라고 가르치기 때문에(99), 주부를 모든 여성의 이상형으로 만들어 버렸다. ‘여성의 신비에 의하면, 자기 완성이란 단지 하나의 의미, 즉 어머니, 아내, 주부라는 의미 이외의 것을 상상할 수 없기 때문에, 화려한 장식을 걸치고 요리, 빨래, 청소 그리고 아이 낳는 일에 억압되고 길들여진 존재 양식을 모든 여성이 본받아야 한다고 강제했다.



여성지의 주부 주인공은 정숙한 부인형’, 혹은 관능적인 창부형뿐이었다. 이전에 간간히 등장하던 주체적인 여성 주인공, 즉 자기 이야기를 갖는 독립된 주체인 여성 주인공이 사라져버렸다. 여성은 오직 남편과 아이들을 통해서만, 또 남편과 아이들을 위해서만 존재할 뿐이었다. 여성지들을 통해 직업-가정주부라는 미국 여성의 새로운 이미지가 신화로 굳어졌다. 누가 이러한 거짓 신화를 만들어 냈는가.


나는 어느 날 아침 한 여성지의 편집실에서 실마리 하나를 찾아냈다. 그 편집자는 나보다 나이가 조금 많은 여성으로, 저 옛날의 여성상이 만들어지고 있던 즈음을 지켜본 사람이다. 의지에 찬 직업여성의 옛 이미지는 여성 필자와 편집자들이 주로 창조한 반면, 현모양처인 새로운 여성상은 주로 남성 필자와 편집자가 만들었다는 것이다. (111)



젊은 남자들이 전쟁터에서 돌아오고 나서 많은 여성들이 일터에서 쫓겨나고, 새로 등장한 남성 필자들은 자신들이 그려왔던 신화적 여성상을 구체적으로 그려냈다. 모유 수유를 맹목적으로 찬양하고, 여성은 아이를 낳는 순간에만 성취감을 이해할 수 있다는 주장이 여성 잡지들을 통해 지속적으로 재생산됐다.



하필 왜 여성 잡지일까? 여성 잡지의 그런 기사가 무슨 문제인가?라고 묻는다면.



결혼을 하기 위해 고등학교나 대학을 그만둔 젊은 주부들은 책을 읽지 않는다고 여러 의식조사들이 알려 주고 있다. 잡지만 읽는다는 것이다. (109)



그렇다. 당시의 미국 여성들은 잡지, 그 중에서도 여성 잡지, 여성만을 위한 여성 잡지, 여성들의 기호를 맞추기 위한 잡지만을 읽었다. 그리고, 그 잡지의 편집 방향은 이제 막 전쟁터에서 돌아와 자신의 고통과 상처를 어루만져줄, 혹은 어루만져줄 것으로 예상되는 어머니와 아내의 모습만을 그려냈다. 여성의 신비에 몰두하는 모습만을 미화했다. 남성에게 이상화된 여성의 모습. 남성이 보고자 하는, 보고 싶은 여성의 모습. 오직 가정에만 몰두하는 여성. 남편과 아이들을 통해서만 자신을 규정하는, 남편과 아이들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그런 여성. 그런 인간 말이다.



구운 감자요리는 세계만큼 크지 않으며, 거실 마루바닥을 청소하는 일은 충분한 능력을 가진 여성들이 지력과 에너지를 쏟아야 할 일이 아니다. 여성은 헝겊 인형이나 동물이 아니라, 인간이다. 세대를 거쳐 내려오면서 인간의 자신의 사고력으로 사상과 비전을 세우고, 미래를 만들어 나가면서 동물과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인간은 다른 동물과 마찬가지로 음식과 섹스가 필요하지만, 사랑할 때, 인간으로서 사랑할 때, 그리고 과거와 다른 미래를 발견하고 창조하고 계획할 때 비로소 한 사람, 한 인간일 수 있다. (131)



여기까지가 1 <이름붙일 수 없는 문제들>, 2<행복한 주부 여주인공> 133쪽까지의 요약 정리다. 나는 이제서야 막 시동이 걸려 손가락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급박하게 노트북 자판을 두드릴 수 있지만, 현재 시각 오후 2 13. 이제 청소를 시작해야 할 시간이다.


구운 감자요리가 세계만큼 크지는 않지만, 집안의 미세먼지를 해체 시켜야 할 책임이 내게는 있고, 내게 아이들이 전부는 아니지만, 현관문을 열어젖히며 엄마, 배고파!”를 외치는 작은 새끼새의 배를 채워줄 책임도 내게 있다. 이 모든 걸 무시하고, 읽고 적고 쓰고 싶지만, 이 모든 걸 무시하고 읽고 적고 썼을 때, 내가 얼마만큼 행복할 것인가에 대해서 확신이 없다.


일단, 지금은 청소를 한다.


구운 감자요리 대신 밤죽을 끓이고, 바닥 왁스칠 대신 진공청소기를 돌린다.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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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여성의 신비‘에 맞서고자 할 때
    from 책이 있는 풍경 2017-05-12 13:50 
    완벽한 교외 주택 단지에 거주하며 행복한, 혹은 행복해 보이는 가정을 이루며 살고 있는 전업 주부들. 여성의가장 큰 가치와 유일하게 전념해야 할 목표는 가정 안에서 자신의 아름다움을 완성이라고 가르치는 ‘여성의신비’에 사로잡힌 전업주부들에 대한 면담과 연구를 통해 저자 베티 프리댄은 ‘여성의 신비’ 시작점과 그것이 사회 속에서 힘을 발휘하는 과정, 그리고 여성의 신비 신화의 직접적인 수행자이자 피해자인 여성들의 삶을 조망한다.677쪽, 이 책을 거칠게
 
 
다락방 2017-04-07 16: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아, 벌써 읽고 계시군요. 존경합니다, 단발머리님. 계속 읽고 계속 써주세요!

단발머리 2017-04-07 17:07   좋아요 1 | URL
네... 읽고 있어요. ㅎㅎㅎㅎ
원래 한 권을 집중해서 못 읽는데 만나기 어려운 책이라서요. 계속해 볼께요.
글구 존경합니다, 말고
사랑합니다,로 해 주세요.
사랑하는, ❤️하는 다락방님^^

2017-04-07 18: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리뷰만 읽을게요, 잘 부탁드립니다.^^ 사랑하는 단발머리님~~

단발머리 2017-04-10 16:24   좋아요 0 | URL
네, 감사합니다. ^^
제가 부탁을 드려야죠. 잘 부탁드립니다.

사랑하는 쑥님~~~~*^^*

푸른희망 2017-04-08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음 리뷰도 기대합니다.
늘 생각하지만 단발머리님 리뷰는 참 깔끔하고 쏙쏙 잘 들어옵니다.
저도 사랑합니다~^^

단발머리 2017-04-10 16:27   좋아요 0 | URL
부족한 면이 많은데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칭찬 들으니 더 잘 쓰고 더 잘 옮기고 싶은 마음이 한껏 드네요.

저도 사랑합니다, 푸른희망님~~~~ *^^*

보슬비 2017-04-08 1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덕분에 절판된 책 리뷰를 읽을수 있게 되어 좋아요. 저도 사랑합니다~~ ㅎㅎ

단발머리 2017-04-10 16:28   좋아요 0 | URL
여러분의 사랑과 응원에 좋은 리뷰 써야겠다는 생각이 불끈 불끈합니다. ㅎㅎㅎㅎㅎㅎ
언제까지일지는 모르겠지만, 이 사랑의 힘으로 이어가볼께요.

저도 사랑합니다, 보슬비님~~~~~~ *^^*

해피북 2017-04-21 16: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가정주부 피로증‘인가 봅니다. 주말에는 폭팔해버리는. 뭐 평소라고 많은 가사일을 하는 편은 아니지만 주말 만큼은 저도 읽고싶은 책을 마져 읽을 권리, 서재에 글 올릴 때 방해 받지 않을 권리, 커피 한잔 마시며 읽을 책들 탐색할 권리가 있음 좋겠어요 ㅋㅋ 식사시간은 왜 이렇게 빨리 돌아오는지요~~ 저희 집에사는 대왕 독수리를 굶기지 말아야 한다는 책임감과 독서 사이에서의 갈등에 때론 고달파지는거 같아요~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주말, 그 시간 속에 여성은 주방이라는 친숙한 공간에 더 오래 깊이 머무르는거 같아요~ 하지만 저도 이 모든걸 무시 해버리기에 단발머리님 말씀처럼 얼마 만큼 행복할 것인가에 자신이 없다는..생각입니다 ㅎ

다른 글에서 바보같은 댓글을 달고와서 그렇지만, 저도...사....사..랑~~꺄~~~~~(해요~)

단발머리 2017-04-24 15:09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저도 그렇습니다. 주말에는 진짜 밥 하기 싫죠.
식사 시간은 항상 어김없이 돌아오구요. 저희집도 1일 3식을 고수하기에, ㅎㅎㅎ
암요, 대왕 독수리는 굶기지 말아야죠~~~~
그래서 저는 주말에는 외식도 하고, 테이크 아웃 음식도 자주 먹고 합니다.

그리고, 해피북님~~~ 사랑합니다. 꺄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