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 페미니즘 - 여성의 경제적이고 정치적인 완전한 자유
낸시 홈스트롬 엮음, 유강은 옮김 / 따비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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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대에 놓지도 못하고 손을 벌벌 떨며 책을 읽을 수도 있겠고, 한 발짝이 아니라 두 발짝 혹은 세 발짝 멀찍이 떨어진 채로 읽을 수도 있다. 일단 이 책은 그냥 들고 읽기에는 너무 무겁고 (832), 읽다 보면 가끔 이 책에서 멀리 멀어지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된다(다른 세상 이야기 같은 난해한 주제들). ‘여성의 경제적이고 정치적인 완전한 자유라는 부제로 낸시 홈스트롬이 여러 작가의 글을 묶은 책이다. 관심 있는 주제만 찾아 읽어도 좋겠고, 시간적인 여유가 된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봐도 좋겠다. 시간적 여유가 충분한데 약속한 시간을 넘겨서 다 읽은 사람이 할 말은 아니지만. 먼저 읽은 사람들은 공통으로 1 <, 섹슈얼리티, 재생산>이 좋았다고 하는데, 나도 1부가 제일 좋았다. 그리고 리스 멀링스의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정치 전략에서 젠더의 지도를 그리다가 기억에 남는다.

 


1991 7, 조지 H. W. 부시가 공화당의 흑인 보수주의자 클래런스 토머스를 연방대법원의 판사로 지명했을 때, 그와 함께 일했던 아프리카계 미국인 변호사 애니타 힐은 토머스가 자신을 성희롱한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생중계된 인사청문회에서 토머스는 부정한 행동을 한 적이 없다고 잡아떼면서 청문회를 건방진 흑인들을 때려잡는 하이테크 린치라고 규정했다(612). 전통적인 흑인 민권단체, 교회 연합체, 민족주의자들은 토머스 임명에 찬성했다. 애니타 힐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토머스 임명은 인준되었다. 흑인이었으되 백인이었던 토머스의 활약(?)으로 민원운동의 성과들은 크게 저지되었다.

 

 

토머스는 대법관에 오른 지 4년도 안 되는 기간 동안 아프리카계 미국인과 여성, 빈민과 노동자, 모든 미국인의 민주적 권리와 기회를 약화시키는 조치를 지지했다. 그것도 캐스팅보트를 쥔 인물로서 말이다. (615)

 


노예 해방운동의 동지였던 백인 남성들은 중요한 의사 결정 자리에는 백인 여성들이 참석하지 못하게 했다. 백인의 인종차별주의에 함께 저항했던 흑인 남성들도 흑인 공동체의 지도력을 흑인 여성들과 나누려 하지 않았다. 성차별주의에 함께 저항했던 백인 여성들은 항상 운동의 중심에는 자신들이 있어야 한다고 고집했다. 가장 큰 절망은 언제나처럼, 흑인 여성들에게 있다. 그녀들은 그 시간을, 그 고통을 어떻게 견뎌냈을까.


 

『새장에 갇힌 새가 왜 노래하는지 나는 아네』 속 마야의 친할머니, 미세스 핸더슨. 시내에서 백인 여성에 대한 성희롱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다리가 불편한 아들을 감자 바구니에 숨기는 사람. 백인들의 비웃음 속에 둥둥 떠내려온 흑인의 시체를 옮긴 후 충격에 휩싸여, 백인들은 왜 이렇게 우리를 미워하죠? 라고 묻는 십 대의 손자에게 아무런 답도 줄 수 없는 사람. 그녀가 견뎠던 시간이 한없이 무겁다. 나의 남자들. 남편과 아들, 조카와 사위가 흑인 남자라는 이유로 무차별적이고 비이성적인 폭력의 희생자가 될 때 느끼는 절망. 토머스의 인준에 찬성한 흑인들의 심정을 아주 이해 못 할 것은 아니다. 그것은 잘못된 결정이었지만, 그런 결정을 해야만 했던 흑인들의 절망을 혹은 희망을 모른 척해서는 안 된다.

 


우리의 역사적 투쟁은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해방을 추구하는 과정이 아프리카계 미국인 여성이 가진 잠재력의 완전한 실현과 불가분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뚜렷하게 보여주었다. 계급 착취, 인종차별, 젠더 종속에 맞선 투쟁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실현되려면 이론과 실천 속에서 이 셋이 통일되어야 한다. 우리는 하나의 민족으로서 우리 투쟁에 완전하고 평등하게 참여하는 데서 여성들을 배제할 수 없다. 어느 아프리카계 형제가 가나의 속담을 인용해서 내게 말한 것처럼, “우리는 모두의 손을 보태야 한다.” (619)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기에 멈출 수 없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페미니즘이 여성 해방에서 시작되었지만, 거기에 머무를 수 없는 이유와 마찬가지로, 계급 착취와 인종 차별, 젠더 종속에 대한 투쟁은 함께 가야 한다. 모두의 손을 보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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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04-01 19: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 읽으셨군요!! 고생하셨습니다, 단발머리님!!

단발머리 2021-04-01 19:17   좋아요 1 | URL
감사해요, 다락방님! 수고가 많았습니다, 제가 🙄

다락방 2021-04-01 19: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밑줄 그어진 책 보는 거 너무 좋아요! 😍

단발머리 2021-04-01 19:23   좋아요 1 | URL
책을 구입한 사람만 누리는 기쁨이랄까요 ㅎㅎㅎㅎ 저 이 책 네번을 대출하고 이번에 줄치면서 읽으니 넘 좋더라구요.
역시 책은 사야 제맛입니다! 😍

미미 2021-04-01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완독 수고하셨어요!😉👍👍

단발머리 2021-04-01 21:15   좋아요 1 | URL
우아아앙!! 감사합니다! 미미님도 수고 많으셨으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공쟝쟝 2021-04-01 2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완독이다 💕🌟🔥 우리 함께 손을 보탭시다~~!! 고생하셨어요 단발님!

단발머리 2021-04-02 07:22   좋아요 1 | URL
쟝쟝님처럼 꼼꼼하게는 못 읽었 ㅠㅠㅠㅠ그래도 완독에 방점을 찍습니다.
고마워요, 쟝쟝님!!! 😘

수이 2021-04-02 08: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고생하셨어요 단발머리님!! 강조하신 문장 넘 좋아요. 가슴 속 깊이 새겨 넣습니다. 마야 안젤루 책 얼른 읽으러 가야겠어요.

단발머리 2021-04-02 11:52   좋아요 0 | URL
우앗!! 전 진짜 고생 많았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름 보람이 있어 다행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고생만 남을 뻔 했습니다. 수연님 진작에 4월책으로 이동하셨다는 소문 돌던데 말이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주 - 장혜령 소설
장혜령 지음 / 문학동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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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는 자전적 이야기이다. 민주화 운동을 했던 아버지, 그의 부재와 그가 없는 생활에 대한 기록이다. 출소한 후에도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아버지에 대한 기억과 어머니가 짊어져야 했던 삶의 고단함, 외로움 그리고 가난에 대한 이야기다.

 

다장르, 다매체, 혼합 언어 텍스트라는 김혜순 시인의 추천사처럼 이 책은 민주화 운동의 여러 기록을 그녀의 문장과 함께 나란히 품고 있다. 실제 책이 되어가던 중, 원고를 받아본 소설가 한강은 그녀에게 전화를 건다.

 


이 책은 에세이보다 소설로 이름 붙이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요. 에세이를 초과하는 것들이 들어 있어서요. 그래서 전화했어요. (293)

 

 

읽는 내내 힘들었다. 대통령을 마음껏 욕해도 되는 이 시대, ‘민주화라는 단어가 우리에게 오기까지의 피와 땀과 눈물과 희생을 다 잊어버린 이 세대에, 그의 아버지가 겪었을 고초와 고통을 엿보는 일이 힘들었다. 나 하나 고생하는 것은 괜찮지만, 나의 신념 때문에 가족들이 고생하는 것을 바라보는 아버지의 마음이 슬펐고, 무능한 남편을 원망하는 아내의 마음이 뭔지 알 것 같았고, 남보다 더 서먹한 아버지에 대한 원망과 그리움이 촘촘히 쌓여가는 모습이 안타까웠다.

 

 

읽는 일이 쉽지 않을 때는 노트를 꺼내 한 장을 넘기고 빈 종이 맨 위에 이렇게 쓰곤 했다. 말하기를 통해 그녀의 고통은 극복될 수 있는가. 그녀의 고통을 지우는 방법은 토해내는 것인가.

 

간혹 글쓰기 책에서 글쓰기의 효용혹은 글쓰기의 효과에 대해 언급할 때가 있다. 해방으로써의 글쓰기, 자유롭게 하는 글쓰기, 자신의 힘과 목소리를 찾아오는 과정으로서의 글쓰기. 나는 글쓰기가 가진 힘에 대해서는 긍정하지만, 고백의 괴로움이 더 크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기억을 재구성하고, 편집하고, 가공하고, 과거를 현실로 복원하는 과정의 고통이, 가슴에 품은 외로움 혹은 서러움보다 더 큰 것이라 혼자 가늠하고는 했다.

 

한 가지 이유 때문이라고 예단하는 것 자체가 몰지각한 일일 수 있겠지만, 나는 프리모 레비가가라앉은 자와 구조된 자』를 쓰지 않았다면 자살하지 않았을 거라 생각했다. 더 나은 사람들이 죽고, 더 못 한 사람들이 살아남았다는 생존자로서의 죄책감과 과거를 복기하는 데서 오는 고통이 그를 죽음으로 내몰았다고 생각했다.

 

 

고통을 기억한다는 건 얼마나 괴로운 일인가. 슬픔을 어루만진다는 건 얼마나 괴로운 일인가. 고통을 이기는 방법은 고백인가. 고통을 이기는 방법은 극복인가. 나는 노트에 그 문장들을 적었다. 고통을 이기는 방법은 고백인가. 고통을 이기는 방법은 극복인가. 답은 <작가의 말>에 있었다.

 


나의 이야기는 나의 삶이기도 했으므로, 나는 나의 삶을 외면하면서, 가슴속 응어리 같은 것이 까닭 없이 왈칵 쏟아지려 하는 때에도 슬픔을 냉소하면서, 멀어져가는 나의 존재를 묵묵히 일별하며 허깨비처럼 지냈다.


  시간이 지나면 잊힐 거라고, 괜찮아질 거라고, 삶은 그런 거라고 자신을 타이르려 했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내 안의 누군가가 그러한 삶을 거부하기 시작했다. 그곳으로 가자. 그곳으로. 그 사람은 내게 진주로 가자고 했다. 나는 왜 그곳으로 가야 하는지도 모르는 채, 진주행 비행기표를 끊고 숙소를 결제하고 낯선 도시로 향했다. (279, 작가의 말)

 

 


나의 한글 공부와 관련이 있는 이 세상 유일한 사람인 엄마는 내게 한글을 가르쳐주지 않았다고 했다. 엄마처럼 나도, 내가 누구에게서 어떻게 한글을 배웠는지 모른다. 어떤 힘, 알 수 없는 어떤 힘이 나를 도와서, 나는 한글을 읽게 되었고 알게 되었고 쓰게 되었다. 장혜령의 소설을 읽으면서 나를 도왔던 그 미지의 힘을 생각했다. 그녀의 아픔과 고통과 외로움이, 그녀의 말과 목소리와 외침이 들려왔다. 내가 아는 말, 내가 이해하는 언어로 들려왔다.

 


나에 대해 쓴다고 해서 나의 이야기가 되지는 않는다.

나의 이야기는 당신을 향해 쓰이고, 당신에게 가닿음으로써 비로소 나의 이야기가 된다. 이제 그것을 알 것 같다. (294)

 


그녀의 이야기가 나를 위해 쓰였고 나에게로 와서 비로소 그녀의 이야기가 되었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알겠다. 말해줘서, 멈추지 않아 줘서 그리고 이 소설을 써줘서 고맙다. 그녀에게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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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부만두 2021-02-03 18: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멈추지 않고 계속 읽으시는 당신, 고맙고 (좀 얄밉습니다)

단발머리 2021-02-03 19:44   좋아요 1 | URL
고맙고, 감사합니다. 아주아주 많이요😘

2021-02-03 19: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2-03 19: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2-03 20: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2-03 20: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붕붕툐툐 2021-02-03 20:0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책은 꼭 읽어줘야 하는데, 읽기가 쉽지 않다는 게 함정이에요..ㅠㅠ kbs라디오 문학관에서 정지아님의 <검은방>을 듣는 데도 몇 번을 끄고 싶었다는..ㅠㅠ

단발머리 2021-02-03 20:17   좋아요 2 | URL
전 진짜 읽기 힘든 작가가 한강이거든요. 근데 이 책 작가가 한강에게서 수업들었더라구요. 정지아님의 <검은방>은 처음 들어요.
붕붕툐툐님 못 들으시면 저도 못 들을 듯 해요 ㅠㅠ

붕붕툐툐 2021-02-03 20:24   좋아요 1 | URL
오~ 분위기가 한강 작가님이랑 비슷한가요? 그냥 내가 이리 편히 사는게 누군가 피흘린 희생 덕분인데, 난 평소에 암 생각없이 살았다는 부채감과 미안함 같은 거죠.. 근데 그 마저도 외면하고 싶어하니, 사람이 참..ㅠㅠ

단발머리 2021-02-04 16:58   좋아요 1 | URL
진지한 분위기가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전 한강님 작품은 <채식주의자> 밖에 안 읽어봐서요. 저의 짐작일 뿐이지만요^^

2021-02-03 21: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2-04 17: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han22598 2021-02-04 03: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 고향이 전라도인데, 중학교 때 그 당시 광주에서 학교다니셨던 선생님들이 본인이 겪었던 이야기를 계속계속 이야기 하셨어요....끊임없이.....이 작가와 비슷한 이유때문에 그렇게 하셨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단발머리 2021-02-04 17:06   좋아요 1 | URL
han님 말씀에 깊이 공감합니다. 한국 현대사에서 광주가 가졌던 아픔과 고통에 대해서는, 그 누구보다 광주분들이 감당할 수 밖에 없었으니까요. 저희는 영화나 소설을 통해서만 엿볼수 있었는데 말이지요ㅠㅠ 그 선생님께서 고통을 이겨내는 방법이었다고,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ㅠㅠ

얄라알라 2021-02-04 14: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han님 이야기하시니, 저도 중학교 때, 윤리(도덕이었나?) 선생님께서 수업은 조금 하시고, 베트남 참전 이야기, 차마 묘사하기 어려운 죽음의 과정 이야기를 자꾸자꾸 하셔서, 그 분 얼굴 체구, 음성 기억에 또렷하게 남아 있어요. 너무 큰 고통은 발화해도 뽑아내려해도, 안 지워지시는 거겠죠? 어른이 되고 나니, 조금 이해되지만 그 땐 괴기스러웠어요

단발머리 2021-02-04 17:15   좋아요 1 | URL
아.. 그 선생님도 트라우마가 있으셨던 걸까요? 사실 학생들은 그냥 듣는 입장일 수 밖에 없는데 ㅠㅠ 듣기만 하는 입장에서는 힘들수도 있었겠어요.

얄라알라 2021-02-04 17: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실로 그랬어요. 슬래시 영화(?)라 하나요.....그런 묘사를 어린아이들에게 왜 하셨을까요?......

단발머리 2021-02-04 17:24   좋아요 1 | URL
어머나, 그건 좀 무섭네요 ㅠㅠ 어린아이들에게는 공포 그 자체일 텐데요.
 
죽음은 두렵지 않다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전화윤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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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죽음에 관한 책. 간호대생 특강과 뇌과학 전문가들에 대한 취재 등을 인터뷰 형식으로 엮은 책이라 쉽게 읽힌다. 방광암과 심장 수술을 겪을 때의 일마저도 책으로 풀어내면서 일본 최고 전 방위적 지식의 소유자가 개인적인 문제조차 '독서'를 통해 어떻게 해결하고 이겨내는지 살짝 엿볼 수 있다. 자살, 안락사, 뇌사, 임사체험에 대한 간략한 설명이 있다. 죽음, 이라는 피할 수 없는 주제에 정면으로 맞선 것은 좋았지만, 결론은 좀 힘이 빠지는 느낌이다. 



제일 인상 깊었던 문단은 여기. 외국어 좋아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바친다. 





수업 방해와 학내 봉쇄의 연속에 반쯤은 휴교 상태였고 수업도 시험도 없던, 도쿄대학 개교 이래 가장 변칙적인 시대, 과격파 학생들이 야스다(安田) 강당에 운집해 기동대와 격렬한 공방전이 벌어진 시대였기 때문이다.


당시 나는 평생 그렇게까지 공부해 본 적이 없을 정도로 매일 공부를 하며(매일 그리스어로 플라톤을 읽고, 라틴어로 토마스 아퀴나스를 읽고, 독어로 비트겐슈타인을 읽고, 불어로 사르트르를 읽고, 아랍어로 코란을 읽고, 페르시아어로 루미를 읽고, 한문으로 장자 전집의 주석을 읽었다.) 매일 밤을 새워 그날 수업의 예습을 하는 일상을 반복했다. (17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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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2-02 11: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2-04 17:2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수이 2021-02-02 15:0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 다시 독어, 스페인어 시작할까요? 응?;;;;;;

단발머리 2021-02-04 17:18   좋아요 0 | URL
시작한다,에 1표!!!
독어에 1표! 스페인어에 1표!

감은빛 2021-02-02 17: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걸 과연 인간이 할 수 있는 건지 궁금하네요.
한두개라면 그러려니 할 수 있을텐데.
세상은 넓으니 저런 천재가 있다면, 저 같은 평범한 사람들도 있는 거겠죠.

단발머리 2021-02-04 17:19   좋아요 0 | URL
인간에게는 불가능하지만 다카시에게는 가능한 걸까요? @@ 영어문화권에서는 그래도 좀 쉬울텐데 일본인이라 더 놀라울 따름입니다.

psyche 2021-02-03 0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저거 가능한 일인가요??

단발머리 2021-02-04 17:18   좋아요 0 | URL
가능한가봐요 ㅋㅋㅋㅋㅋㅋ 다른 건 몰라도 그리스어랑 라틴어는 정말 허걱입니다! 허걱!!!

2021-02-04 17: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2-04 21:1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2-04 23: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2-05 17: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우리의 정류장과 필사의 밤 소설, 향
김이설 지음 / 작가정신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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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에 대해서라면 말을 길게 할수록 내가 불리하다. 독박육아의 정반대편에서 난 아이 둘을 키웠다. 둘째를 낳기 전, 큰아이가 3살일 때는 목요일 오후마다 시어머니를 태운 택시가 집 앞에 도착했다. 아이와 아이의 짐을 택시에 태워 보내고, 토요일 오후에 아이와 아이의 짐을 찾으러 시댁에 갔다. 2 3일의 일정이었는데, 아직 젊은 시어머니여서 즐겁고 가능한 일이었다. 둘째는 먹는 거, 자는 것에 예민한 편이었는데, 엄마에게 맡기기만 하면, 딩딩한 배를 내놓고는 꿀잠을 자기 일쑤였다. 남편은 어떻게 장모님에게만 가면 얘가 저렇게 순하게 먹고 자는지 궁금해했다. 나도 궁금했다.

 

아픈 아이를 안고 동동거리며 병원을 오가고, 아이의 변덕에 나 자신의 인격을 실험하고, 외롭고 고독하고, 사람을 만나고 싶고, 아무 말이라도, 도대체 아무 말이라도 좋으니 어른의 말을 하고 싶었던 시간이 힘들지 않았던 건 아니지만, 그중에서도 육아를 하고 집을 주요한 일터로 삼으면서 가장 힘들었던 건, 내가 하는 일은 돈이 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돈을 벌지 않고 아이를 보겠다는 결정이 나의 선택이었다는 점이었다.  


 

그거 자꾸 먹으면 내성 생긴다.”

아픈 걸 어떡해.”

사람이 참을 줄도 알아야지.”

해결 방법이 있는데 굳이 왜 참아.”

어떻게 너 하고 싶은 대로만 사니.”

한 번이라도 좋으니 제발 내 마음대로 살아봤으면 좋겠네.”

누가 살지 말래?”

나는 엄마를 쳐다봤다. 내가 아무것도 못 하고 아무 데도 못 가는 건 결국 식구들 때문이었다. (36)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 중에 직장 생활을 통해 자아를 실현하고 자신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확장되어가는 세계를 경험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해야 하는 일을 해야만 하고, 하기 싫은 일도 해야 한다. 내가 하지 않아도 될 일을 하는 경우도, 내가 할 수 있는 양보다 훨씬 더 많은 일을 하는 경우도 자주 있을 것이다. 이 모든 괴로움을 이겨낼 수 있는 건 역시나 의 힘이고, 돈이 주는 자신감이다. 생존을 넘어 생활이 가능하기 위해 필요한 노동들은 눈에 보이지 않고, 가치 있는 일이라 여겨지지 않는다. 밥이 당연하고, 빨래가 당연하고, 청소가 당연하고, 쓰레기 버리는 일이 당연한 것처럼. 그래서 그런 일에는 돈을 지급하지 않는다. 일하고 있지만, 돈이 지급되지 않는다.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지 못하는 나는 아이들을 제대로 보살피는 것으로 그 값을 한다고 믿었다. 먹이고 씻기고 재우고 가르치는 것이 내 몫이어야 했다. (151)


 

돈을 받지 않고 살아온, 돈을 벌지 않고 돈을 쓰고 살아온, 내 기억과 추억들이 김이설의 문장 안에 그대로 살아있어서, 좋았다. 그 시간을 잘 견뎌와서 다행이다 싶었고, 아이들이 아무리 귀여워도, 귀여웠어도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바로 답할 수 없는 나 자신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 사람은 다 하라고 했다. 눈치 볼 것도 없이, 기죽을 것도 없이 천천히 다 해보라 했다. 그러다 지치면, 재미없어지면, 지루하거나 외로워지면 자기에게 오라 했다. 늘 같은 자리에 있을 것이라고, 언제든지 나를 맞이할 거라고 했다. 그동안 기다렸던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 기다리겠다 했다. 더없이 따뜻한 청혼이었다. (163)

 

 

사람이 사람에게 듣고 싶은 말은 이런 말이 아닐까 싶다. 다 하라는 말. 하고 싶은 것을 해보라는 말. 그래서 지치고 외로워질 때 나에게 오면 된다는 말. 자식이 부모에게 듣고 싶은 말도, 제자가 스승에게 듣고 싶은 말도, 연인이 연인에게 듣고 싶은 말도 이런 말이 아닐까. 하고 싶은 걸 해 봐. 천천히 한 번 해봐. 힘들 땐 나한테 와. 여기서 기다릴게.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게.

 

 


11시쯤 읽기를 시작해 단숨에 다 읽고 그리고 김이설을 검색해 그녀의 얼굴을 한 번 바라보고, 다른 작품의 이름을 익혔다. 육아의 고단함과 현실의 팍팍함이 따뜻한 말들로 데워지는 과정이 너무 근사했다. 사랑을 믿고 싶은 밤이었다. 좋은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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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22 11: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1-22 11: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수이 2021-01-22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달달하고 따뜻해서 너무 좋네요. 여기 앉아 읽고 있노라니 군고구마랑 아메리카노 함께 하고 싶어져요.

단발머리 2021-01-22 20:15   좋아요 1 | URL
저 오늘 에어프라이어로 고구마 구워서 얼죽아와 함께 먹고 마시며 <올랜도>를 읽었습니다. 좋은 시절이었어요^^

수이 2021-01-23 12:06   좋아요 0 | URL
악 올랜도 -.-

psyche 2021-01-23 07: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수연님 말씀대로 달달하고 따뜻해서... 이 글 읽다가 벌떡 일어나 냉장고에서 아이스크림 꺼내 통째로 먹고 있어요. 먹다보니 아메리카노도 땡기는군요. ㅎㅎ

수이 2021-01-23 12:06   좋아요 0 | URL
아이스크림 먹을 때 따뜻한 아메리카노랑 같이 하면 궁합 잘 맞아요 프시케님 전 위 약해서 찬 거 확 들어가면 바로 놀라더라구요. 그래서 뜨끈한 커피랑 꼭 같이 먹어요.

단발머리 2021-01-26 21:17   좋아요 0 | URL
저도 지금 방금 한 통 클리어 했습니다. 전 오늘 쿠쿠 크러스터! 밤이라 커피는 내일로 미루려고요^^
달콤한 밤입니다, 오늘 밤도요!

hnine 2021-01-23 16: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런데요, 이상하게 아끼는 사람에겐 다 해보라는 말이 쉽게 안나오는 것 같아요. 혹시 했다가 실패하는 일을 보게 하기 싫어서일까요? 안전한 길만 권하고, 조금 가능성이 없다 싶으면 만류하는 쪽을 취하는 수가 많지 않나, 자신을 반성해보고 있네요.
제일 가까이 제 자식에게도, 다 해보라는 말을 해본적이 있나 생각해보고 있어요.
이 소설, 사랑을 믿고 싶게 만드는 소설 맞아요. ^^

단발머리 2021-01-24 13:02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맞아요. 그 말을 하기 제일 어려운 사람이 자식이 아닐까 싶어요. 내가 다 해봤어, 그런 거 하는 사람 내가 다 봤어, 하면서 사랑의 말로 만류하게 되지요ㅠㅠ 사실 인간은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제일 행복한데 말이에요.
행복을 바란다 하면서 하지 말라 말하는 이런 모순이.... 항상 우리 삶에서는 흔한 일 같아요.
사랑을 믿고 싶게 하는 소설이어서, 읽는내내 저는 하트뿅뿅이었습니다^^

공쟝쟝 2021-01-25 1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을 믿고 싶어지는 밤. ㅜ0ㅜ 단발님ㅜㅜ 하고 싶은거 다해ㅜㅜ 그리고 여기루 와~

단발머리 2021-01-26 21:17   좋아요 0 | URL
그맘 변치 말아요! 변하면 안 돼요!! 와락!!!
 
타인에 대한 연민 - 혐오의 시대를 우아하게 건너는 방법
마사 C. 누스바움 지음, 임현경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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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 누스바움은 『타인에 대한 연민』에서 폴 로진의 말을 인용해 원초적 혐오의 모든 대상은 동물이거나 동물적 물질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혐오의 대상은 동물성을 상기시키는 것’, 즉 우리 자신의 동물성과 결국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을 상기시키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141)

 


인간은 동물인 것이 분명한데, 동물성을 상기시키는 대상에 대해 혐오감을 느낀다는 건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하지만, 나와 너의 구별로 세계를 이해하고자 하는 인간은 나와 너 사이의 차이를 바탕으로 우리와 다른 그들을 창조해냈다. 어떤 인간이 더 인간다운가. 어떤 인간이 더 동물에 가까운가. 이 질문이 바로 혐오의 시작점이다.

 


유대인들은 유럽과 미국에서 동물성과 육체성이 두드러진 존재로 여겨졌다. 유대인들은 다른 민족들보다 더 냄새나고 더 성적이라고 인식되었으며(160), 유대인 남성은 다른 어떤 인종의 남성보다 더 여성적이라고 여겨졌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남성들은 난폭한 짐승과 같다고 생각했고(161), 무엇보다도 그들은 성적인 에너지로 가득 찬 존재로 여겨졌다.    

 

착하고 거짓이 없고 주인에 대해 무한한 충직함을 보이는 반려동물들을 떠올려볼 때, 동물에 대한 인간의 이러한 판단은 진실이 아니다. 인간적 가치를 추구하고 실천하고 있는 것은 오히려 동물이다. 동물인 인간은, 스스로 동물이기를 거부하고, ‘동물성이라는 굴레를 자신들과 다른 집단인 그들에게 투사한다. 유대인, 아프리카계 미국인, 이민자, 성적 소수자 그리고 가장 방대한 소수 집단인 여성에게.

  


특정 집단을 우리보다 더 동물적이라고, 더 많은 땀을 흘리고 냄새가 나고 성적이며 죽음의 악취가 풍기는 집단이라고 규정하면 어떨까? 그런 집단을 만들어 성공적으로 지배하면 안전하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우리가 아닌 그들이 동물이고 더럽고 냄새가 나는 대신 우리는 순수하고 깨끗하다. 그리고 그들은 우리 발밑에 있다. 우리가 그들을 지배한다. 이와 같은 모순적 사고가 골치 아픈 동물성과 자신과의 거리를 창조하는 방법으로 인간 사회에 만연해 있다. (147)

 


인간을 동물과 식물에 비유할 때, 남성은 동물로 여성은 식물로 환원된다. 남성은 동물의 활동성과 적극성을, 여성은 식물의 고정성과 수동성을 부여받는다. 반면 인간과 동물로 그 기준점이 이동하면, 남성은 더 인간다운 존재가 되고, 여성은 더 동물적인 존재가 된다. 왜 여성이 남성보다 더 동물적인가. 여성을 더 동물에 가깝다고 판단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여성에 대한 혐오는 모든 투사적 혐오와 마찬가지로 분명 두려움 때문이다. 두려움의 대상은 언젠가 맞게 될 육체의 죽음이다. 여성이 그 두려움의 (하지만 종종 욕망되는) 조건을 대변한다면, 이는 곧 죽음을 대변하는 것이다. 결국 남성들의 두려움 때문에 여성들이 통제와 규제를 받게 된다. (242)

 


어떤 책이었는지 기억나지는 않고 임옥희 님의 글이었다고만 기억나는데, 사실 그것도 정확한 건 아니다. 남성이 여성을 억압하는 이유는 여성이 두렵기 때문이라고, 특별히 여성의 재생산 능력이 두렵기 때문이라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5-6년 전이었던 것 같은데, 그때는 남성들이 두려움 때문에 여성을 억압한다는 게 이해되지 않았다. 오히려 요즘에서야 그 의미를 이해하게 되었다. 과학 기술이 이 정도로 발달한 현대 사회에서도 임신과 출산은 말 그대로 경이로움 그 자체이다. 자신과 똑같은, 사이즈만 다른 존재를 눈에 보이지 않게(배만 보이게) 간직했다가(임신), 죽다 살아나는 과정을 통해 쏟아 낸다는 것(출산)은 우주의 신비 그 자체이다. 초기 인류에게 이러한 과정이 얼마나 놀랍고 신기했을지는 더 이상의 설명조차 필요하지 않다. 두려움은 혐오로 이어지는데, 두려움과 경이로움의 근거였던 임신과 출산이 이제는 혐오의 근거가 된다. 여성은 월경을 하기 때문에, 임신을 하기 때문에, 출산을 하기 때문에 동물적이라고 여겨진다.

 


편파적인 생각을 드러내 놓고 말하지 못하는 시대가 되었다. 유대인은 거짓말쟁이라던가, 아프리카계 미국인 남성은 성적 에너지에 사로잡힌 존재라던가, 아랍계 이주민들은 모두 테러리스트라던가, 하는 말을 입 밖으로 내뱉으면 안 되는 시대가 되었다. 타 집단에 대한 혐오와 멸시의 감정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면 안 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이 모든 집단 가운데에서도 가장 오랫동안, 가장 강력하게 동물성의 상징이 되었던 여성들이 이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어디 여자가. 감히 여자가. 여자 따위가. 이 엄격하고 강력한 굴레의 무게를 떨치고 일어설 수 있을까.

 

 


이 책의 추천사를 쓴 홍성수 교수는 마사 누스바움의 핵심 사상이 이 책에 잘 요약되어 있다고 소개한다. 그녀의 다른 책을 읽어보지 않았지만, 접근하기 쉽도록 쓰였다는 데는 동의한다. 백인 노동자 출신의 자수성가한 그녀의 아버지가 자신의 딸에게는 고등교육과 직업적 성취를 격려하면서도, 뿌리 깊은 인종 차별주의와 성차별주의에 사로잡혀 있었음을 기억하는 장면들이 인상 깊었다. <서문>만 읽어도 충분히 좋은 독서가 될 듯싶다.

 


이 책이 시작된 날은 2016 11, 미국 대통령 선거 날이었다. 비탄과 두려움으로 미국 전체가 들끓었던 밤, 외국의 호텔 방에서 그녀는 마음속의 두려움과 미국 사회에 만연한 분노, 혐오, 시기와 같은 감정에 대해 생각했고, 자신의 고민과 생각을 글로 정리하기 시작했다. 이 책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트럼프의 등장이 미국인들, 특별히 미국의 지식인들에게 던져주었을 무한의 절망감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시간이었다. 트럼프는 등장도 화려했지만, 퇴장 역시 화려했고, 그렇게 여러 번 미국에 새 역사를 선사하고는 이제 곧 역사 속으로 사라져버릴 모양이다. 2024년을 기약하는 그의 말이 이번에는 제발 이루어지지 말기를, 가만히 바라본다.











역사적으로 유대인, 여성, 동성애자, 불가촉천민, 하층 계급 사람들이 바로 ‘육신의 오물로 더렵혀진 존재‘로 상상되었고, 혐오는 이들을 배척하기 위한 사회적 무기로 활용되어왔다. - P6

나는 행복한 삶을 살았지만, 일찍부터 그것이 특권이었음을 깨달았고 특권의 배타성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회피하지 못했던 유일한 차별은 여성에 대한 차별이었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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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공포의 권력] 아브젝시옹과 동물성
    from 책이 있는 풍경 2024-01-20 19:00 
    『공포의 권력』을 읽는다. <아브젝시옹과 성스러움>, <감정의 문화정치>, <처음 읽는 프랑스 현대철학>, <페미니즘의 개념들>, <쥘리아 크리스테바>에서 ‘아브젝시옹’, ‘아브젝트’ 부분을 찾아 읽었다. 마침 가족 중 한 명이 핸드폰을 교체하게 되어서 ‘밀*의 서재’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는데, 전자책의 ‘검색’ 기능을 야무지게 잘 사용하고 있는 중이다. 건수하님이 소개해 주시고 다락방님이 추천해
 
 
미미 2021-01-17 2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저도 읽어봐야겠어요!!

단발머리 2021-01-18 10:24   좋아요 1 | URL
저는 아주 흥미롭게 읽은 책이에요^^ 미미님의 감상평도 듣고 싶네요 ㅎㅎㅎ

라로 2021-01-17 2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발 사라지기를 염원합니다!

단발머리 2021-01-18 10:25   좋아요 0 | URL
제발 제발 사라지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