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 독서 - 마음이 바닥에 떨어질 때, 곁에 다가온 문장들
가시라기 히로키 지음, 이지수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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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바닥에 떨어질 , 곁에 다가온 문장들 부제다. 대학교 2학년 난치병을 선고받고 13년간 투병 생활을 했던 저자는 과장하지도, 감추지도 않으면서 덤덤하게 자신의 경험을 고백한다. 



내가 외로울 , 

상관없는 사람은 몰라. 


내가 외로울 , 

친구들은 웃어. 


내가 외로울 , 

어머니는 상냥해. 


내가 외로울 , 

부처님은 외로워. 


  • - 가네코 미스즈 <외로울 > 




절망의 시간을 사는 사람에게 가족, 친구, 지인 등 처음에는 이야기를 들어주고 위로해준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이제 그만 절망하고 힘내서 일어나라고 말한다. 절망 때문에 쓰러져 있는 시간을 아까워한다. 절망과 함께 외로움이 찾아올 , 때의 나는 완벽하게 혼자다. 슬플 때는 혼자.  



저자는 카프카와 함께쓰러진 머물고’, ‘고뇌 속에 틀어박히는시간을 도스토예프스키와 함께 보낼 것을 제안한다. 제일 마음에 닿던 부분은매컬러스와 함께 쓸쓸한 마음 느끼기였다. 



불치병을 앓는 사람은 현실 사회에서 이탈된 존재입니다. 요컨대 모두의 인생 바깥에 있는 것이지요. …… 그들에게 괴로운 일이 있을 , 병원을 찾아오면 침대 위에는 반드시 제가 있습니다. 잠깐 들러서 이야기나 하고 갈까, 하는 기분도 들겠지요. 코가 자인 인간은, 구직 활동을 하고 싶어도 하는 사람에게 그에 대한 푸념을 늘어 놓는 것이 얼마나 가혹한 일인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합니다. (187)



고민과 고통은 혼자만의 일이다. 누구의 고민이 무겁고, 무겁다고 말할 없다. 하지만, 난치병에 걸려 미래에 대한 아무런 희망없이 병원 침대에 누워 있는 친구에게 자신의 고민만 털어놓는 아무리 생각해도 무정한 일이다. 


『절망독서』 사람보다 인내심이 많을 뿐만 아니라, 비밀도 지킬 것이 확실한 책을 친구로 삼아, 길고 고단하며 외롭고 쓸쓸한 절망의 시간을 견뎌내라 제안한다. 절망의 시간에긍정 말이 주는 괴로움에 대해서도 말한다. 나는 위의 인용문에 마음이 쓰였다. 역시 그런 적이 없었나, 하는 생각. 나의 고민을 앞에 두고 다른 사람의 고통을 작게 아니었는지. 인용문 속의 무심한 사람이 아니지만, 나도 그런 무정한 일들을 무심하게 했던 아니었는지. 뜻하지 않게 시무룩해 져서는 혼자만의 반성 시간을 가졌다. 


눈치 없고, 배려심이 부족한 . 그리고, 아직도 쉽게 불평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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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03 12: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1-03 12: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수연 2017-11-03 1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절망 극복법은 음 그러고 보니 책이었네요. 사람도 좋지만 책이 없었다면 정말 인생 어떻게 살까 싶어요. 은행잎 팔랑팔랑거려요, 감기 조심❤️

단발머리 2017-11-03 13:22   좋아요 0 | URL
도스토예프스키 이야기가 한 챕터 나와요. 그의 끝없는 웅얼거림이 절망에 빠진 사람에게 얼마나 큰 힘을 주는지...
저자가 묵었던(?) 입원실과 그 옆에 옆에 병실도 모두 다 도스토예프스키 열풍이 불었다는 ㅎㅎㅎㅎ
야나님 동생 한 번 더 생각하고... 힘들 때는 도스토예프스키를^^
감기 조심할께요, 다정한 야나님도 조심조심~~^^

2017-11-03 14: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17-11-03 14:20   좋아요 1 | URL
저는... 고민과 비밀을 많이 털어놓아야 관계가 깊어진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는 가까운 사이에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거 같아요. 저자의 친구들 역시 취업이 큰 고민인지라 저자에게 그런 고민을 말했겠지만, 뭐랄까요.
병원 침대에 누워있는 저자의 모습이 자꾸 그려집니다.

다른 이의 죽음보다 내 고뿔이 더 중하다. 참... 맞는 말 같기도 하면서 쓸쓸한 말인것 같아요.
 





















나는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에서 내린 참이었다. 나는 소설이 너무 좋아 읽어야겠다 다짐했지만, 일단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에서 내렸다. 오랫동안 백인들이 과학적 실험을 근거로 흑인이 ‘열등하다 주장한 이유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있었다. 그렇게 하지 않고서는, 인간이 다른 인간을 이렇게 대할 없다. 인간이 인간에게 있는 일이 아니다. 불가능한 일을 가능케 하기 위해 백인들은 지식과 정보, 돈과 재능을 쏟아 부었다. 흑인은 백인보다 열등하다고 말하기 위해. 흑인들의 영혼까지 착취하기 위해. 흑인들에 대한 횡포와 폭력을 정당화하기 위해. 


사랑스럽고 용감한 주인공 코라를 숨겨주었던 마틴과 에설 부부 이야기 중에, 에설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잠깐 나온다. 



어디 가시는 거예요, 아버지?” 어느날 에설이 물었다. 펠리스(재스민의 엄마) 죽은 2 되던 해였다. 재스민은 열네 살이었다. 

위층에 간다.” 아버지가 말했고, 둘은 야간 방문을 표현할 말이 생기자 이상한 안도감을 경험했다. 그는 위층으로 가고 있었다. (219) 



에설의 아버지는 밤마다 삐걱거리는 계단을 밟으며, 에설의 소꼽친구 재스민의 방으로 간다. 삐걱거리는 계단 소리와 재스민의 비명이 밤마다 들려온다. 에설이 듣는다. 에설의 엄마가 듣는다. , 자기 자신에게서 그리고 그를 둘러싼 세계에서 아무런 저항도 받지 않는 사람은 에설의 아버지 뿐이다. 에설의 어머니도, 에설도, 그리고 불쌍한 흑인 소녀 재스민도 고통받는다. 재스민의 고통과 에설의 고통이 똑같았다고 말하는게 아니다. 다만, 재스민이 에설의 친구이냐 아니냐, 그녀가 백인이냐 흑인이냐의 사실과 상관 없이 재스민의 고통이 에설에게도 전해졌다는 것이고, 에설의 어머니는 다른 형태의 고통을 견뎌야만 했다는 의미다. 만약 재스민의 엄마가 살아있었다면 그녀도 고통 속에 있었을 것이다. 재스민에게 아빠가 있었다면, 오빠가 있었다면, 남동생이 있었다면, 그들 모두 밤마다 재스민의 비명을 들었을 것이고, 모두 괴로웠을 것이다. 사람, 에설의 아버지만 제외하고. 백인 남자, 에설의 아버지만 밤마다 자신의 자유를 과시할 있다. 에설의 아버지에게만 재스민의 비명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이렇게 , 이제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에서 내린 참이다. 새롭게 떠나기 위해 다음 책을 펼친다. 『차이의 정치와 정의』. 희망도서로 신청하고 대출해서 펼쳤더니 이런 구절이 보인다. 247. 



보편적 시민은 또한 백인이고 부르주아이다. 여성만 근대의 시민 공중에 참여하는 것이 배제되어 왔던 것은 아니다. 최근까지 유럽의 많은 나라에서 유태인과 노동계급은 시민의 지위를 갖지 못했다. …… 품위 있는 남성은 올곧고, 감정에 좌우되지 않고, 규칙을 준수하는 존재여야 했다. 이런 문화적 이미지에서는 육체적이고, 성적이고, 불확실하며, 무질서한 존재 양상은 여성, 동성애자, 흑인, 인디언, 유태인, 동양인과 동일시되었고 지금도 그러하다. 



그래 바로 이거야.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은 명랑하고 활기로 가득찼으나, 서론을 읽어보니 막막한 마음에 다시 247쪽을 펼친다. 이제 내렸는데, 여기가 아닌가 . 다른 역으로 이동 요망. 



여기에 박연선이 있다. 박연선 작가의 대표작이라면 역시나 손예진, 감우성 주연의 <연애시대> 있다. 이혼한 부부의 사랑이야기가 신선하기도 했거니와 주고 받는 대화들이 주옥 같아서, 열혈청취자는 아니었지만, 애잔한 느낌이 남는 드라마였는데, 드라마가 박연선 작가의 작품이었다. 


『여름, 어디선가 시체가』 표지에서부터 책의 분위기를 예상케 한다. 왼쪽 츄리닝 입은 처자와 오른쪽 몸빼 할머니는 친족 관계가 분명해 보인다. 밑으로는 여덟 개의 발이 보인다. 발바닥이 보이는 사람들은 누워 있는 분명하고, 그들은 바위 아래 어둠 속에 누워있다. 삼수생 강무순, 홍간난 여사, 종갓집 양자 꽃돌이가 15 아홉모랑이 마을에서 일어났던 ‘4소녀 실종 사건 추적한다. 경산 유씨 종갓집 외동딸을 잃어버린 커다란 대문을 걸어 잠그고 사는 유선희네, 막내딸을 잃어버린 밤마다 산에 올라 여우 울음소리로 외계에 정착한 딸과 대화를 나누는 목사님 사모님 조예은네. 삼거리 허리 병신 아빠에 동네 바보 일영이 누나 황부영네. 그리고 동네 최고의 날라리지만 늦게 얻어 귀한 외동딸을 잃어버린 유미숙네. 나이도 학교도 출신 성분도 다른 명의 소녀가 한꺼번에 사라졌다. 그녀들은 , 어디로 갔을까.


타임캡슐 물건을 통해 추리에 추리를 더해 가며, 하나하나 퍼즐을 맞춰가는 이야기는 군데군데 가감없이 코믹의 진가 보여주고, 지금 죽어가는 이의 자기 고백주마등’ 12꼭지는 스릴러의 축을 잡아준다. 흑백 인종차별 기차에서 이제 내린 나는, 코믹에 방점을 찍고 싶다. 



때를 틈타 나는 꽃돌이를 이리저리 감상했다. 정말이지 공짜로 보기 미안할 정도의 미모다. 

이걸 묻은 전이라구요?”

15 전이란 말에 꽃돌이는 심각해졌다. 생각하느라 그러는지 눈을 내리까는데, 속눈썹이 어찌나 긴지 그늘에서 햇빛도 피하겠다. 따라와요.”

지옥이라도 따라가주마. (70) 



그때부터 한호 얘기만 하길래. 내가 한호한테 얘기해줬어. 선희가 관심 있어 한다구. 그다음부터야, ……. 요새 애들처럼 데이트다 커플이다 그러진 않았어도 편지도 주고받고, 참고서도 추천해주고 그랬을걸.”

전국 학부모연합에서 환영할 만한 그런 이성교제를 했나보다. (128) 



이것들아, 여름방학이라고 싸돌아다닐 생각 말고 공부하란 말이다. 연애하지 말고 공부해. 맥주 마시지 말고 도서관에 말뚝 박어. 자라도 배우고 익히는 전국의 재수생 삼수생에 대한 예의요 책임이란 말이다. 덥다고 놀아도 되는 백수 뿐이야. (203) 



황부영이 꽃돌이를 빤히 쳐다보는데, 냉정한 시선이다. 오기 직전, 불쾌지수 최고인 꿉꿉한 날에 봐도 저절로 미소가 나오는 고운 얼굴을 한참 쏘아보더니 묻는다. (341) 



소설을 재미나게 읽으면서 정지돈의 단편 <창백한 > 생각났다. 이렇게 재미있는여름, 어디선가 시체가』 소설이고, 난해한 <창백한 > 소설이고, 『82년생 김지영』 소설이다. 소설은 힘이 세다. 모든 이야기가 가능하다. 소설이라는 속에서 다채로운 재미가 가능하다. 


즐거움을 위한 독서, 쾌락에만 봉무한 독서였다. 

조용한 집을 킥킥대는 소리로 채워버렸던 즐거운 독서 여행이었다. 

이제 내린다. 이번 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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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7-10-31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더 그라운드 레일로드가 그렇게 좋단 말입니까? 할랬는데, 인용하신 문장을 보니 가슴 아파서 읽을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ㅠㅠ

(그래도 일단 땡투하고 담아보기)

단발머리 2017-10-31 11:25   좋아요 0 | URL
일단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는 엄청 좋은 책이지만 여러군데 가슴 아픈 장면이 많아요, 아주. 제가 권해 이 책을 읽은 1인은 무섭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니까 일반적인 의미에서 무섭지는 않은데 장면들이 워낙 긴박하게 펼쳐지니까요.
저의 올해의 책 후보 중 하납니다^^

transient-guest 2017-10-31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애시대는 일본소설이 원작 아닌가요??? 처음 듣는 작가라서 여쭙고 갑니다

단발머리 2017-10-31 11:22   좋아요 0 | URL
네~ 일본소설이 원작 맞네요. 저는 극본:박연선만 확인해서^^:;

레삭매냐 2017-11-01 15: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UGGR 보다 폴 비티의 <배반>이 확실히 읽기
에 더 어려운 것 같습니다.

맨부커상이라는 광휘에도 울나라에서는 잘
팔리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드네요.

UGGR 은 확실히 대단한 작품이었습니다.
콜슨 화이트헤드의 다른 작품들도 빨랑 나
왔으면 좋겠습니다.

단발머리 2017-11-01 19:16   좋아요 1 | URL
으흠.... 그렇군요.
전 <배반>을 도전해 보려구요.
비슷한 환경과 배경이 어떻게 다른 식으로 그려질지 기대됩니다.
<노예 12년>도 이번에 이어서 읽어볼까 하는데, 맨날 계획만 앞서고 그럽니다. ㅠㅠ

저도 콜슨 화이트헤드 다른 작품들 기다려집니다.ㅎㅎㅎㅎㅎ

AgalmA 2017-11-01 2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 내리니 폴 비티 <배반>이 도착한ㅎ? 전 둘다 못 봤는데 전자를 읽은 분들은 후자도 꼭 읽으실 듯한ㅎ; 역시나 레삭매냐님도 단발머리님도 그럴 줄 알았음요ㅎ

단발머리 2017-11-07 08:38   좋아요 0 | URL
전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 너무 좋았어요. 곧 이어 <배반>으로 이어가볼까 합니다.
레삭매냐님과ㅡ같이ㅡ묶여서 (~~~~도) 기분 좋은데요^^
 
기사단장 죽이기 2 - 전이하는 메타포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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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하루키가 좋다. 정확히 말하자면, 나는 하루키의 작품보다 하루키식 라이프 스타일을 좋아한다. 하지만, 내가 하루키의 라이프 스타일을 정확히 아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내가 좋아하는 하루키 작품 인물들의 라이프 스타일이다. 매력적인 주인공은 독자를 소설 가운데로 어렵지 않게 이끌어 간다. 나는 하루키 사람들을 좋아한다.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 하나 있기는 하다. 



초상화 전문 화가이며 친구 아버지 집에 머물게 신비에 쌓인 이웃 멘시키씨의 부탁으로 그의 딸로 예상되는 여고생 마리에의 초상화를 그리게 된다. 마리에는 엄마 없이 고모 손에 자란 부잣집 딸이다. 문화센터 미술선생님이자 이웃집 아저씨의 초상화 모델이 되기 위해 자리에 앉았는데, 마리에는 모델과 화가로 만나는 자리에서 자신의가슴 대한 이야기를 반복한다. 


마리에에게 가슴은 생명만큼 중요하다. 죽는다고 생각하더라도 제일 중요한 이야기가가슴이야기고, 이데아의 현신인 기사단장이 그녀와 헤어지며 마지막으로 하는 말도제군의 가슴은 머지않아 커질 거라네 말이다. 마리에 마음 가장 고민이가슴 관한 것임을 기사단장이 꿰뚫어 보았다는 뜻이다. 가슴이 그렇게 중요한가. 그럴 수도 있겠다. 가슴은 중요하다. 가슴은 중요하지. 하지만, 가슴만 중요한가. 눈도 중요하고, 코도 중요하다. 입술도 중요하고, 이런 세상에! 피부도 중요하다. 귀모양도 중요하고, 머리결도, 헤어스타일도 중요하다. 라인도 중요하고, 쇄골뼈도 중요하고, 손도 중요하고, 허리도 중요하고, 다리도 중요하고, 엉덩이도 중요하다. 목소리, 보이지 않지만 느낌을 100% 살려주는 목소리도 중요하다. 사람이 앞에 있다고 상상해보자. 사람이 여자라고 생각해보자. 어떻게 사람에게, 여자에게 가슴만 중요한가. 머리, 어깨, 무릎, 무릎 . 모두 중요하다. 마리에가 자신의 정체성의 축을 육체에서 찾으려고 하는 청소년기라는 점을 참작하더라도 그렇다. 그녀에게는 이렇게 한결 같이 가슴만 중요한가. 부분이 마음에 든다. 처음 만나 초상화 작업을 하는 자리의 문화센터 선생님이며 이웃집 아저씨에게, 자기 가슴이 너무 작지 않냐고 물어보는 여자애가 실제로 있는지 모르겠다. 소설 속에서는 모든 것이 그럴 듯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가슴문제에 대해서라면 마리에는 너무 멍청해 보인다. 억지스럽다. 



이제부터는 좋은 얘기. 



실종된 마리에를 찾기 위해 기사단장의 명령대로 기사단장을 죽이고, 속에서 얼굴을 내민 얼굴 붙들어 지하세계로 내려간다. 어둠을 헤치고, 강을 건너 길을 걷는다. 숲을 지나 광장으로 나와서는 다시 동굴 속으로 들어가고, 좁아진 동굴 끝에서 흙바닥으로 떨어지는데, 떨어져서 살펴보니 곳은 사당 뒤의 구덩이 속이다. 멘시키씨의 도움으로 구출되고, 기사단장의 약속대로 마리에는 무사히 집으로 돌아온다. 사실, 그녀는 나흘간 멘시키집 지하 2 입주 도우미방에 셀프 감금되어 있었다.  


동굴 속의 어둠이나 , , 이런 것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겠다. 의미가 무엇인지 굳이 찾지 않아도 환상 여행을 재미있게 즐길 있다. 하루키의 작품을 많이 읽지 않아서, 어떤 식으로든 그를 평가할 필요도 의무도 느끼지 않기에 더욱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노벨문학상 수상 후보로 강력하게 예견되었던 하루키의 수상이 불발되고, 그와 비교적 가깝다고 알려진 가즈오 이시구로의 수상 소식을 들으면서, 소설 말이 떠올랐다. 



그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없었다. 멘시키가 나의 어떤 부분을 부러워하는지 전혀 상상되지 않았다. 그는 모든 것을 가졌고, 나는 아무것도 가지지 못했다. 

대체 저의 어디가 부러우신가요?” 내가 물었다. 

당신은 아마 누군가를 부러워하지 않으시겠죠?” 멘시키가 말했다. 

잠깐 뜸을 들이며 생각해본 내가 말했다. 그러고 보니 지금껏 누구를 부러워해본 적은 없는 같아요.” 

제가 하려는 말도 그런 겁니다.” (92) 



부러우면 지는 거고, 부럽지 않다면 그걸로 됐다. 지금껏 누구를 부러워해본 적이 없다는 사람을, 나는 부러워한다. 나는 여러 , 아주 여러 , 내가 갖고 있지 못한 것을 가지고 있는 어떤 사람을 부러워했기에. 재능을, 끈기를 그리고 젊음을.  



누구를 부러워해본 적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은이고, 아래처럼 말하는 사람은 멘시키지만, 나는 사람이 사람으로 모아진다고 느낀다. 



멘시키가 고개를 가로저었다. “제게는 생각할 일이 많습니다. 읽어야 책과, 들어야 음악이 있어요. 많은 데이터를 모아 분류하고, 해석하고, 머리를 쓰는 것이 일상적인 습관입니다. 운동도 하고, 기분전환 삼아 피아노 연습도 합니다. 물론 집안일도 해야죠. 따분할 틈이 없습니다. (156)



누구도 부러워하지 않고, 생각하고, 책을 읽으며, 음악을 듣고, 운동을 하고. 기분전환 삼아 피아노 연습을 하고 집안일을 하고. 이런 삶은 근사하다. 크게 자랑할 일도 아니고, 돈과 시간이 많이 드는 일들도 아니다. 준비해야 것도 없고, 훈련이나 연습도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어쩌면 이런 삶이야말로 사람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삶일 수도 있다. 



따분할 틈이 없는 . 그런 삶은 누구를 부러워하지 않기에 누릴 있는 삶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든다. 

피아노 연습을 다시 시작해야겠다. 

저번주부터 이어지는 셀프 독려 메시지 혹은 계시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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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30 09: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0-30 09: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7-10-30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음 만난 아저씨에게 가슴 얘기를 하는 여고생...의 이야기를 아저씨...가 썼군요. 저는 하루키 너무 좋아하고, 그의 책을 빠짐없이 다 읽으려고 하는 사람이지만, 지금 여고생 가슴..얘기 듣고 넘나 충격....하루키여....

저도 조만간 읽어볼게요. 책은 이미 가지고 있으니 읽기만 하면 되는데..요즘 저의 독서 속도가 영.. ㅠㅠ

단발머리 2017-10-30 15:37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처음 만난 아저씨는 아니구요. ㅎㅎㅎㅎ
동네 문화센터 미술 선생님인데, 초상화를 그리는 첫 자리에서요. (다시 읽어보니 제가 좀 애매하게 썼군요. )
대충 스케치하고 그런 자리에서, 이야기를 나누거든요.
화가도 모델에 대해 좀 알아야 그림 그리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나누는데, 이 여고생이 대뜸...
저, 가슴 작은 편이죠. ㅠㅠ
뭐니.... ㅠㅠㅠ
그 다음 페이지에는 더합니다. 직접 확인하시는게 우리 아침 건강에 좋을 듯요.

요즘에 <제2의 성> 읽으시느라 바쁘신 거 아니예요?
얼른 진도 뺴야하는데 저도 요즘 속도가 메롱이예요. ㅎㅎㅎ
 






















신디사이저를 샀을 나는 지금보다 젊었다. 신디사이저만 있으면 밤낮으로 연습에 열중할 거라 자신을 설득했는데, 남편에게도 그렇게 말했던 것인지 어떤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문제는 엄청난 가격이었는데, 마침, 정말 때마침, 맞춰서 공돈이 생겼다. 신발장 , 버리기 직전 남편 워커에서 아이들 돌반지가 무더기로 나왔다. 때는 금값이 지금과 달라, 얇은 돈봉투보다 돌반지가 훨씬 흔했는데, 허술하게 묶은 비닐백 안에는 금반지와 금팔찌와 금목걸이가 들어 있었고, 남편과 나는 그것을 팔아얘들아, 엄마가 미안.  



그렇게 신디사이저가 집에 왔건만,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고, 생각보다 신디사이저를 애용해주지 못했다. 운반용 하드 커버를 벗기고, 전원을 연결하고, 페달을 꼽고, 헤드폰을 쓰기까지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렸다. 겨울에 이사하면서 이젠 정말 사랑해주겠다, 다짐으로 과감히 운반용 커버를 벗기고 거실 양지 바른 곳에 자리를 마련해 두었건만, 먼지 쌓이는 눈에 보여 오히려 미안할 뿐이었다. 



하여, 본격적인 연습 전에 예쁘게 단장을 주고자 아른님에게 특별 제작 주문한 신디사이저 커버가 드디어 어젯밤에 도착했다. 대충 덮어놓은 빨간 수건이 부끄러워 잠시 아이 방으로 피신했던 신디사이저는 이제 세상 밖으로 나와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며 환상의 연주를 선보일 것인가. 










내 신디는 일반적인 직육면체 모양이 아니고, 앞쪽과 뒤쪽의 높이가 달라 아른님이 만드시는데 애를 쓰신 듯 하여 죄송하면서도 감사하다. 귀퉁이, 귀퉁이마다 야무지게 잘 맞는다. 책의 바탕이 되는 깜찍한 땡땡이는 푹신한 방석이고, 바닥의 스트라이프는 다용도 키친크로스, 책과 엽서도 너무 마음에 든다. 



어젯밤,부터 묻고 싶은 말입니다.

마녀의 다스,라면 책을 읽어보면 테죠. 

그래서 다스는 누구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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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7-10-26 0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터졌어요.

단발머리 2017-10-26 08:53   좋아요 0 | URL
괜찮았어요?
난 아까부터 syo님 방에 있었는데.... ㅎㅎㅎㅎㅎㅎㅎㅎ

syo 2017-10-26 08:54   좋아요 0 | URL
뭐 볼게 있다고 거기 들어가 계세요. 훠이, 얼른 나오세요ㅎㅎㅎㅎ

단발머리 2017-10-26 08:55   좋아요 1 | URL
볼 거 아주 많아요~~~~
지금 syo님 글 읽느라 바쁘니까 다음에 통화해요.
이만 끊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7-10-26 09:03   좋아요 0 | URL
어머. 이 분들 사이 좋은 것좀 봐! 저는 이렇게 제가 좋아하는 분들이 알콩달콩 도란도란 한 걸 보면 참 좋고 그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라고 본문과 상관없는 댓글 ㅋㅋㅋ)

게다가 마침 제가 여기에 오기전 쇼님 집에 먼저 들렀더랬지요. 둘이서만 맛있는 것 드시지 마시고 저도 불러줘요!

syo 2017-10-26 09:06   좋아요 0 | URL
와 아침부터 놀자판이야 신난다~^-^

단발머리 2017-10-26 09:07   좋아요 0 | URL
아차차!! 다락방님 댓글을 읽고 보니 손님이 오셨는데, 음료수도 한 잔 내놓지 않았네요.

syo님~~
음료수 뭐 드실 거예요?
우유, 옥수수수염차, 보리차, 결명자차 있어요. (나 너무 올드하나요 ㅠㅠ)

다락방님~~ 그런 염려랑은 붙들어 매시고요.
제가 syo님을 알라딘 인기서재 <미녀의 다락방>에서 만났다는 것만 알려드릴께요^^

syo 2017-10-26 09:12   좋아요 0 | URL
제로콜라 없어요?? (시무룩) 그럼 그냥 우유 마실래요...

단발머리 2017-10-26 09:18   좋아요 0 | URL
저희집은 피자랑 치킨 시킬 때 오는 콜라하고만 인사를 해서요.
따로 구매는 잘 안 하는데...
일단 syo님 취향은 접수했어요.

우유는 파스퇴르 저온 살균이예요. ㅎㅎㅎㅎㅎ

다락방 2017-10-26 09:45   좋아요 0 | URL
저는 보리차로 할래요. 우유는 제가 잘 못마셔요. 그런데 저를 위해서 그러니까... 와인...도 좀 한 쪽에 쟁여두시면...안될까요? (글썽)

단발머리 2017-10-26 09:47   좋아요 0 | URL
와인!!!!!

있어요, 있어요, 있어요~~~!!!
저 쪽 베란다에 잘 누워 있어요.
걔네들 제가 다 깨울께요. 얘들아, 일어나! 언니 오셨다!!

syo님 미안해요. ㅠㅠ
일부러 그런 건 아니예요.
나도 이제 막 생각난 거예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

다락방 2017-10-26 09:51   좋아요 0 | URL
아 좋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인 있다고 하시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님 사랑해요 ♡

단발머리 2017-10-26 10:00   좋아요 0 | URL
나두요!! 다락방님 알러뷰~~~

syo 2017-10-26 10:07   좋아요 0 | URL
저는 이쯤에서 두 분의 뜨거운 사랑을 응원하며 한발 물러나겠습니다. 제로콜라도 없고.....

그럼 이만. ㅎㅎㅎㅎㅎㅎ

레삭매냐 2017-10-26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 집에도 신디가 하나 있습니다. 꼬맹이가 뚱땅거리고 있답니다 :> 커버는 정말 이뿌네요. 탐.난.다.

단발머리 2017-10-26 09:19   좋아요 0 | URL
실제로 보면 정말 너무너무너무 예뻐요.
어제밤부터 막 만지고..... ㅎㅎㅎㅎㅎ 그렇습니다.
아른님이 누빔으로 해주셔서 약간 도통하고요. 눈이 부셔서 저쪽 방에는 가지 못하고 있어요.

꼬맹이는 무슨 곡을 뚱땅거리나요? 우리 꼬맹이도 뚱땅거렸으면....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clavis 2017-10-26 09: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신디도 부끄러워하고 있는데..걔도 높이 다른데..커버는 넘나 이쁘고..맹 활약을 기대하옵나이다♥♥♥

단발머리 2017-10-26 09:40   좋아요 1 | URL
아름다운 나비가 되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제 신디에게....
제가 그렇게 꼭 전하겠습니다. ^^

clavis 2017-10-26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디야 사랑해♥

단발머리 2017-10-26 09:45   좋아요 1 | URL
저희 집 신디가 이 댓글을 엄청 좋아합니다.^^

clavis 2017-10-26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본 호오포노포노..책에서..정말 한번 해봤는데 악기 연주해야할 큰 자리에서 하도 잦은 실수로 스스로에게 상처받고 있을때 고육지책으로 악기를 매만지며 ㄲ ㅑ사랑한다고 말해줬어요 그리고 잘 부탁한다고..아 눙물나..그러구선 정말 괜찮았어요♥♥

단발머리 2017-10-26 09:49   좋아요 1 | URL
아.... 그래요~~~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피아노 칠 때, 사람 어루만지듯이 한다 하는 얘기를 들은 것 같아요.
그래도 피아노는 많이 사랑해 줬는데, 이 신디는 둘쨰라 그런지 애정표현을 많이 못 했네요.
미안하다, 신디야....

clavis 2017-10-26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운동선수들도 자면서 공 껴안고 잔다기에ㅠ

단발머리 2017-10-26 09:50   좋아요 1 | URL
아른님 덕분에 완전 미모 폭발해서 이정도면 정말 껴안고 잘 정도입니다.
사랑해, 신디야~~~

clavis 2017-10-26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신디도..갈 곳 없이 계단 여풀떼기에 비스듬히 세워져있는 네 신세란ㅠ용서해줘

단발머리 2017-10-26 09:54   좋아요 1 | URL
오늘부터가 중요합니다.
먼저 좀 닦아주시고, 사랑해 주세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2017-10-26 09: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clavis 2017-10-26 0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금도 먼지 뒤집어쓰고 앉아있는 cd플레이어 친구 머리 쓰다듬어줬는데..헉 단발머리님 지금 하고있던게 영상통화 였나요?이만 끊어요~휘릭

단발머리 2017-10-26 09:58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lavis 2017-10-26 09:5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정말 또한번 다시한번 결심해봅니다 오늘은 네게 다가갈거야 열심히 연습해요 우리!!

단발머리 2017-10-26 09:59   좋아요 2 | URL
저도 오늘 꼭 쇼팽 연습하고.... 그리고 내일 또 연습하고...
나는 언제쯤 자랑할 수 있을까요. ㅠㅠ

clavis 2017-10-26 10: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요즘 읽고있는 라틴어 수업에서..나는 나 자신에게,그리고 무엇에게 최우등이래요 나 자신의 천사가 되어주라고..이미 이토록 아름다운 프렌치 앤티크를 가지고계신 단발머리님♥나 자신을 위한 연습과 연주를 하자고 오늘 저에게도 말해줘봅니당 화이띵♡♡♡

단발머리 2017-10-26 18:47   좋아요 2 | URL
저는 아름다운 프렌치 엔티크를 가지고 있지만 오늘도 연습을 못 했답니다. ㅠㅠ
내일은 꼭 연습하겠다! 다짐해 봅니다.
나 자신의 천사가 될꼐요.
천사야~~ 내일은 꼭 연습하자꾸나^^

psyche 2017-10-26 10: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쩐지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는 디지털 피아노랑 신디를 한번 닦아주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마구 드네요.
그리고 저의 집에는 보리차와 메밀차뿐 아니라 와인도 있구요. 콜라도 레귤러와 다이어트로 모두 구비되어있습니다. 맥주도 물론 있구요.ㅎㅎ 아 우유는 없군요.

단발머리 2017-10-26 18:49   좋아요 1 | URL
네, 오늘은 신디 사랑이 주제였습니다.^^

보리차와 메밀차, 와인에 콜라도 두 종류나~~~~ 맥주까지!! @@
이제 비행기표만 있으면 되겠군요.
잠깐만 기다리세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프레이야 2017-10-26 12: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휴 저 여자의 등짝이 아주 확 와닿네요.ㅎㅎ
상큼발랄 단발머리님 가을날 잘 보내고 계시죠?
다락방님도 보이고 남의 방에서 두루 인사 드립니다.^^

단발머리 2017-10-26 18:51   좋아요 2 | URL
네, 아주 과감한 의상인데, 내용도 그러하리라 기대하고 있어요.
상큼발랄 단발머리는 가을을 잘 보내고 있어요. ㅎㅎㅎㅎㅎㅎㅎ
우아하고 아름다운 프레이야님은 어떠세요~~
차가운 바람이 불던 겨울의 어느 날 프레이야님 뵈었는데, 벌써 그 계절이 돌아오네요~~ ^^

clavis 2017-10-30 08: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ㄲ ㅑ하♥저는 다이어트와 찬가지로 그날도 그담날도 어제도 연습을 못...ㄲ ㅑ

단발머리 2017-10-30 09:22   좋아요 2 | URL
저두요저두요.
그래서 오늘 또 피아노 연습 독려 페이퍼를 썼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루에 몇 분 이렇게 하니까 잘 안 되는 것 같아서요.
저 이렇게 할려구요. 화목금 20분씩^^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
콜슨 화이트헤드 지음, 황근하 옮김 / 은행나무 / 2017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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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라는 조지아의 랜들 농장에서 태어났다. 엄마 메이블은 혹은 열살 즈음의 코라를 남겨두고 혼자 농장을 탈출했다. 메이블은 탈출에 성공한 유일한 사람이었다. 코라는 무자비한 남자들로부터 할머니에게서 물려받은 밭을 지키고, 쫓겨갔던 호브에서의 삶도 그럭저럭 이어갔지만, 탈출을 시도했다가 붙잡혀온 앤서니의 처벌이 있던 저녁, 시저에게 그의 제안을 받아들이겠다고 말한다. 둘의 계획을 눈치챈 친구 러비가 그들과 함께 출발하지만, 러비는 노예사냥꾼에게 붙잡히고, 코라는 달리고 달려 농장을 벗어난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농장에서 벗어난다. 땅속 지하철 Underground Railroad. 차장과 역장들. 그들은 비밀스럽게 노예들을 북으로 실어 나른다. 코라와 시저는 사우스캐롤라이나에 도착하고, 이름으로 불리며, 새로운 생활을 시작한다. 아침에는 일터로 나가고, 밤에는 숙소로 돌아오는 평범한 일상. 토요일에는 잔디밭에서 친목 파티가 열린다. 코라는 새로 파란 드레스를 입고 시저를 만나러 간다. 사람은 기차를 보낸다. 다음 기차, 아니면 다음 기차를 타도 괜찮을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들을 쫓는 무시무시한 노예사냥꾼이 들이닥치고, 코라는 뛴다. 다시 기차역으로 뛰어간다. 이제는 시저도 없이 혼자다. 코라는 갇혀 지내다 붙잡히고, 구출되고 잠깐 쉼을 누리다가 다시 도망간다. 


코라가 랜들 농장에서 코널리에게 살갗이 벗져지도록 매맞을 , 허접한 아프리카 전통 의상을 입고 박물관에서 마네킹 흉내를 , 세상 모든 검은 피부의 사람들을 죽이겠다고 달려드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일 , 다락방에 숨죽여 웅크리고 있을 , 발목과 손목에 족쇄가 채워져 마차 뒤편에서 잠들 , 그녀의 고통은 너무나 가까워 나는 자꾸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 고통이 너무 가까웠다. 두렵고 슬펐다. 인간은 얼마만큼 잔인해질 있는가, 쓸데 없는 질문이 자꾸 머리 속을 맴돌았다.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들은 이런 사람들이다. 



그들은 잔디밭에 차려진 식탁에 앉아 앨리스가 끓인 거북 수프와 양고기를 맛있게 먹었고, 요리사가 번도 받아본 없는 칭찬을 늘어놓았다. 앤서니는 그들이 식사를 하는 동안 채찍질을 당했고, 그들은 천천히 먹었다. 신문기자는 음식을 먹으면서 종이 위에 뭔가를 휘갈겨 썼다. 디저트가 나오고 흥이 오른 손님들이 모기에 뜯기지 않으려고 안으로 들어가는 동안에도 앤서니의 처벌은 계속되었다. (59) 



탈출하다 붙잡힌 노예를 고문하는 광경을 구경하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 채찍질 당하는 노예를 바라보며 천천히 먹는 사람들. 광경을 바라보며 무언가를 쓰는 사람들. 새까맣게 타들어가는 노예를 보며 럼주를 홀짝이는 사람들. 흑인들의 무력감과 공포, 좌절과 슬픔은 윗집 사람의 쿵쿵거리는 발걸음처럼 무척이나 가까웠다. 하지만, 사람들은 어떤가. 다른 이의 공포와 고통에 완벽하게 무지한 사람들은 도대체 누구인가. 노예는 인간이 아니라고 믿기 때문인가. 인간이 아니기에 고통을 느낄 없다고 믿기 때문인가. 


이들만큼 나를 놀라게 사람이 바로 코라다. 농장에서 나고 자라, 채찍질과 목화솜 따기, 배고픔과 모욕만을 경험하며 자랐던 코라는 어쩜 이렇게 행동할 있나. 어쩌면 이렇게 용감할 있나. 



코라는 남자들이 나무에 매달려 독수리와 까마귀 밥이 되는 것을 보았다. 여자들은 아홉 가닥 채찍에 살이 벌어져 뼈가 드러나도록 맞았다. 사람과 죽은 사람의 몸이 장작더미 위에서 타들어갔다. 도망가지 못하게 발이 잘렸고, 도둑질을 하지 못하게 손이 잘렸다. …… 그날 어떤 감정이 코라의 가슴을 다시 채웠다. 느낌이 코라를 휘어잡았고, 안의 노예가 인간의 발목을 붙잡기 전에 그녀는 방패처럼 소년의 위로 엎드렸다. (45) 



그들의 고통에 공감하지만 그들의 용기에 움츠려드는 나를 본다. 코라는 어떻게 체스터 위로 엎드릴 있었을까. 마틴과 에설은 어떻게 목숨을 걸고 코라를 도와줄 있었을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들처럼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을 희생했을까. 코라와 코라의 자유를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렇게 희생했던 것일까. 



자유란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바뀌는 것이었다. 숲을 가까이서 보면 나무들로 빽빽하지만 바깥에서, 초원에서 보면 진짜 윤곽을 있는 것과 같았다. 자유가 된다는 것은 사슬과는 혹은 얼마나 넓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느냐와는 전혀 상관이 없었다. 대농장에서, 그녀는 자유롭진 않았지만 안에서 바람을 쐬고 여름 별을 바라보며 제한 없이 움직였다. 작음 안의 곳이었다. 여기서, 그녀는 주인에게서 자유롭지만 일어설 수도 없는 작은 토끼장 속을 살글살금 돌아다녔다. (204) 



아이를 빼앗고, 사랑하는 사람과 살지 못하게 하고, 사람으로서 살지 못하게 하고, 괴롭히고, 조정하고, 매질하고, 그리고 하얀색 셔츠에 와인 방울 때문에 사람을 채로 화형 시키고. 그렇게 있게 하는 힘은 의외로 간단하다. , 바로 돈이다. 



노예 장부의 목록이 두툼해졌다. 처음에 이름들은 아프리카 해안에서 수십만의 적하 목록으로 수집되었다. 인간 화물. 죽은 이들의 이름은 사람의 이름만큼 중요했다. 질병과 자살로그리고 회계 용도로 여타 작은 사고라고 분류된 이유들로상실된 분량을 고용주들에게 입증해 보여야만 했다. 경매장 연단에서 그들은 경매에서 구입된 영혼들의 수를 기록했고, 대농장에서 감독관들은 일꾼들의 이름을 빽빽한 필기체로 일일이 기록해 두었다. 이름 하나하나가 자산, 쉬는 , 살점으로 만들어진 이윤이었다. (242) 



마지막 장면. 코라는 목에 말편자 낙인이 찍힌 사람의 마차를 타고 다른 여정에 접어든다. 그녀가 성공하기를, 자유를 향한 여행 끝에서, 자신이 원했던 삶을 살아가기를 바란다. 그녀를 도왔던 수많은 손길들이 바랬던 바로 그것일 테니. 


책을 집고, 다른 누군가를 위해 하나 집을 . 분명 마지막 페이지를 읽고 나면 책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질 테니.” 오프라의 말이 맞다. 나는 벌써 명에게 책에 대해 이야기했고, 그리고는 다섯 명에게 책에 대해 말할것이다. 다섯이다.





훔친 땅에서 일하는 훔친 몸들. 그것은 피로 가는 보일러, 멈추지 않는 엔진이었다. 스티븐스가 설명한 수술로 백인은 진정한 의미에서 미래를 훔치기 시작했다고 코라는 생각했다. 당신의 배를 갈라서 피를 뚝뚝 흘리는 미래를 들어내는 것. 누군가의 아기를 뺏어 간다는 건 바로 그런 것 – 미래를 훔쳐 가는 것이었다. 그들이 이 땅에 있는 동안은 온갖 방법을 동원해 괴롭히고, 훗날 그들의 후손이 더 나은 삶을 살리라는 희망마저 앗아 가버리는 것이었다. (1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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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7-10-23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금 이 책 읽고 있는데 말입니다 ^^

단발머리 2017-10-23 13:42   좋아요 0 | URL
hnine님의 코라는 쉬고 있는 중이었으면 좋겠어요.
행복한 순간들이 너무 짧아서 가슴조이며 읽었네요.
저의 코라는 마차에서 빵을 먹고 있어요. 코라,라고 제 이름을 말하면서요.^^

psyche 2017-10-23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에서 빌려놓고 아직 손도 못대고 있네요. 이 책. 읽을까 말까 하고 있었는데 단발머리님 리뷰보니 꼭 읽어야 할 듯!

단발머리 2017-10-23 14:34   좋아요 0 | URL
좋은 시간이 되실거예요.
다른 책들이 우르르 밀려났어요~~~~~~
최강자로 등극했습니다.^^

syo 2017-10-23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 책 내용도 내용이지만, 문장이 너무 좋았어요. 생각도 못했던 문장들이 막막 튀어나옴......

단발머리 2017-10-23 14:36   좋아요 0 | URL
맞아요. 문장이 좋죠.
사실 많은 들었던 내용일 수도 있는데, 전혀 다르게 읽히고 전혀 다르게 느껴지더라구요.
‘리얼리즘과 픽션의 천재적 융합‘이라는 말... 맞는 것 같아요. ㅎㅎㅎㅎ

레삭매냐 2017-10-23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폴 비티의 <배반>을 읽고 있는데,
아무래도 콜슨 화이트헤드의 전통 서사와
폴 비티의 정신 없는 비급정신의 차이는
엄청나네요.

모두 인종차별에 대한 글이면서도 이렇게
다를 수 있다는 게 놀랍네요.

단발머리 2017-10-24 10:37   좋아요 0 | URL
아, 그러시군요.
저는 폴 비티의 <배반>을 찾아 읽어야겠어요.
막 책소개 읽고 왔는데, 너무 흥미롭네요.

전.... 흑인들이 이 텍스트들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그게 조금 궁금해요.
오바마도 그렇고 오프라도 그렇구요.
할머니의 이야기, 곧 나의 이야기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