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락독서 - 개인주의자 문유석의 유쾌한 책 읽기
문유석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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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문서를 펼쳐 보니일주일 며칠  페이퍼는 북플에서 작성한 것이라 일주일 만이다 맘대로 2019올해의 휴가 책을 선정해 보려 한다휴가는  갔는데올해의 휴가 올해는 예상대로 휴가를 가지  했다아이의 보충 수업 일정 때문이었는데역시 예상대로 며칠은 에어컨이 빵빵한 곳에서 아침부터 밤까지 서늘하게 보내기는 했다 밖을 나설 때마다 손에 들었던  중에 올해의 휴가책을 골라본다첫번째 책은 문유석 판사의 『쾌락독서』. 



 책의 특장점이라고 한다면부담없고 재미있는 책수다를 마음껏 들을 수 있다는 것이판사라는 사회적 지위에 괘념치 않고(괘념할 경우 말할  없을 것이므로), 자신이 어떻게 책에 대한 관심을 지속해 왔는지를 고백한다(고백이라 하는 이유는 그의 초창기 독서이력에서 야한  찾기를 고려한 것이다).  





물론 어차피 어떤 고전 명작이든 사춘기 사내아이의 눈에는 오로지 어른들의 성과 연애를 엿볼 기회였을 뿐이다별다른 매체가 없던 시절문학만이 소년의 성적 호기심 충족 수단이었으니까양주동판 <국어대사전구석구석을 집요하게 뒤져  자로 끝나는 말부터 소설에 나오는 ‘용두질’ ‘공알운운의 고급 용어까지 습득하기도 했습지요. (45) 





저자의 다양한 독서 스펙트럼에는 한껏 박수를 보내고 싶다그가 말하는   대부분이 읽기는 커녕 들어보지도 못했던 제목의 책들이다 





그에게서는 언제나 비누 냄새가 났다 시작하는 강신재의 <젊은 느티나무> 여학생들 할리퀸 로맨스 읽듯이 가슴 설레며 읽고손소희의 <남풍>에서 세영과 남희의 기구한 사랑에 멍해지고박화성의 <태양은 날로 새롭다> 보며 통속적인 신파 드라마 같다고 느끼면서도 여자 캐릭터들이  이쁘고 매력적인 것처럼 묘사되어 남주인공에 감정이입하며 열심히 읽기도 하고. (49) 





한국문학대전집에서 시작되어 서양문학으로 이동해 스탕달모파상제임스 조이스를 읽던 호르몬 과잉 사춘기 소년은 급기야 가슴 콩닥거리는 연애 이야기에 이른다이른바 ‘순정만화 시기 다다른 것이다. 





돌이켜보면  시기가 내게   선물이 하나 있다나와 다른 성인 사람들의 내면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해볼  있었다는 것이다어려서부터 많은 명작들을 읽어왔지만  명작들의 대부분은 나와 같은 남성의 시점으로  것들이었다주인공인 남성들의 욕망번뇌방황은 실감나게 묘사되어 있었지만등장하는 여성들의 내면은 알기 힘들었다그녀들은 그저 신비로운 존재였다눈부시게 아름답거나 눈물겹게 희생적이거나무슨 “영원히 여성적인 것이 우리를 이끌어올린다 늙은 괴테 은교 찾는 소리나 ‘자애로운 국모’ 등등의 마거릿 대처 탄광노조 굴복시키는 소리 말이다아니인구의 50퍼센트는 신비화하기엔 지나치게  집단 아닌가. (104) 





그는 한결같이 자신은 ‘재미 위해 책을 읽어왔노라 말한다읽을 책을 고를 때도 앞부분을  읽어봐서 재미있는 책을 고르고재미있게 읽은 책에 대해 친구동료들과 책수다를 떨고그리고 재미있게 읽은 책에 대한 글을 여기저기에 써왔노라고 말이다하지만 순수한 재미를 추구했던 독서 여정 순정 만화 시기를 통해 그는 ‘여성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다아름다움과 희생한없이 미화되고 무조건적으로 신비화되었던 인구 50퍼센트의 꿈과 사랑우정과 비전에 대해서 말이다여학생은 순정만화 코너에남학생은 소년만화 코너에 일사분란하게 나뉘어 앉아 있던(107   시절순정만화 읽기를 통해 그는사람이  가지 성으로 간단히 분류할  있는 단순한 존재가 아님을 배우게 된다. 재미를 찾아, 재미만을 찾아 여학생 전용 순정만화 코너에서 만화책의 책장을 넘기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책만 읽고자신이 좋아하는 글만 쓴다는 문유석의 책읽기를 통해  줌의 더위를 덜어냈다진지할 것이 예상되어 더욱 궁금한 그의 판결문도 읽고 싶기는 한데어떻게 어떤 방식으로 찾아야할지  모르겠다. 

2019올해의 휴가  후보 1번은 문유석의 『쾌락독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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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22598 2019-08-21 2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도 재밌게 있으셨다니 기쁘네요 ^^ 문유석님의 어릴때 책 읽기의 취향...특히 야한 부분을 고대하며 읽으셨다는 고백...이제 나도 다른 사람에게 나도 그랬다며..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는 큰 용기를 주셨어요 ㅋㅋ

단발머리 2019-08-22 09:34   좋아요 0 | URL
그렇게 솔직히 말하지 못하는 분들이 사실 대다수죠. 문유석님을 통해 많은 분들이 고백하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겠네요.
저를 포함해서요 ㅎㅎㅎㅎㅎㅎㅎㅎ
 
탈코르셋 선언 - 일상의 혁명 페미니즘 철학 세미나 1
윤지선.윤김지영 지음 / 사월의책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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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엄마 세대를 중심으로 알음알음 전해지던 과격한눈썹 문신 한껏 진화해, 요즘에는 주위의 여성들도 자연스러운 색상의 예쁜 눈썹 문신을 많이 하는데, 추천의 시작은, 편해이다. 급기야는 짱구 눈썹으로 무장한 딸애게조차 눈썹 문신을 권한다. 쟤도 해줘, 하면 얼마나 편한데. 요즘 유행에 맞춰 해준다니까. 



친하기는 하지만 친구는 아닌 지인들과 식사를 하고 있었는데, 이야기를 나누던 난데없이 쌍꺼풀 수술 고백 타임이 되어버렸다.  8명이 모여 있었는데, 중에 쌍꺼풀 수술을 사람이 , 나였다. 7명은너도 수술한 거였어?” 서로 묻기 바빴는데, 수술 시기, 수술법, 눈의 형태, 수술한 후의 얼굴 변화에 따라 쌍꺼풀은 모두 각각이었다. 불현듯 이렇게 획일화된 쌍꺼풀 시대를 살아가기에는 나같은 무쌍이 특별하지 않나 생각했다.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저자가, 역시나 기억나지 않는 어떤 책에서 말했다. , 가난한 사람들만이 성형하지 않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여름옷이 많다. 여름을 좋아하고 여름옷을 좋아한다. 여름옷은 가볍고 세탁이 쉽고 저렴하다. 부담없이 여름옷을 산다. 대신 겨울에는 거의 교복 수준이다. 청바지에 티만 바꿔 입는다. 이번 여름을 맞이하면서, 힘들었던 나를 위로하는 마음에(?) 인터넷 쇼핑을 많이 했다. 특히 원피스를 많이 샀다. 원피스는 시원하고 체형을 가려주고 하나 값으로 벌이 완성된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모르게 자꾸 드레스 같은 원피스를 찾고 있는 나를 본다. 자꾸 원피스를 산다. 






탈코르셋 운동은 가부장제라는 구조적 지각판을 습곡, 침강, 단절시킬 있는, 맨틀과도 같은 미규정적이며 상이한 강도를 지닌 역량들의 다발체로서의 페미니스트 다중의 봉기로 해석할 있습니다. (26) 



달리 말해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은 자연적으로 여성-신체자원이라는천연적 노동대상물 타고 났으며 이를 보다 세련되게 관리하고 정교히 세공해내는 기술을 투입함으로써 스스로의 신체를가공된 노동대상으로 탈바꿈하는꾸밈노동 수행해야 하는 것입니다. (33) 





탈코르셋 운동은 가부장제에 대한 도전인가. 가부장제 사회에서 여성은신체 갇혀있다. 여성은 사람은 아니라, 여성이다. 남성이 인간의 표준이고 기준이기 때문이다. ‘여자가’, 혹은감히 여자가’, ‘어떻게 여자가라고 시작되는 모든 언설은어떠해야 한다고 이미 규정되어 있는 여성의 표준 전제로 한다. 중에서 여성을 여성으로 제약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 다시 말해 여성을 남성이 아닌 여성이 되게 하는 차별점이 바로이다. 따라서, 여성-신체자원을 타고난 여성은 화장, 다이어트, 성형 등의 꾸밈노동과 애교 섞인 말투, 순종적인 자세 등을 통해 자신의 신체를가공된 노동대상으로 바꾸어야 한다. 이를 거부하거나 반항할 경우, 강력한 비난에 직면한다. 아니, 무슨 여자가 저렇게 많이 먹어. 아니, 무슨 여자가 화장도 . 아니, 무슨 여자가 저렇게 목소리가 . 





화장이나 외모 꾸미기에 대한 여성들의 취향이나 관심, 아름다움에 대한 열망, 인형이나 분홍색에 대한 선호, 나긋나긋한 말투나 수동적 태도 등은 여성에게 각인된아비투스’(habitus) 드러냅니다. 여기서 아비투스란 사회적으로 범주화된 계층적 가치가 육체에 각인된 상태로서, 개인은 자신이 속한 사회적 계층성을 온전히 체현한 방식으로 말하고 생각하고 행위하고 무언가를 선호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화장과 같은 꾸밈노동을 여성 개인의 사적인 취향이나 기호로 오인하도록 만드는 구조야말로 성별 계층성에 의해 도식화된 개인의 행동패턴과 특정 라이프스타일의 재생산 효과가 얼마나 개인의 신체와 사고방식에 온전히 침습되어 있는가를 방증하는 것이라 있습니다. (74) 




여성이 하나의 단일한 계층으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아비투스 이념이 이해되지 않을 것이다. 혹은 이해할 없을 것이다. 사회적으로 범주화된 계층적 가치가 육체에 각인되어, 성별 계층성에 의해 도식화되는 . , 같은 조건의 남성에게는 요구되지 않거나 요구될 없다고 생각되는 조건들이여성이라는 이유로 당연히 요구된다는 것이다. ‘여성이라고 이름 붙이는 계층 전체에. 예를 들자면. 





최근 충남의 카페에서는 여성 아르바이트생이 머리를 짧게 자르고 화장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고되는 부당한 일이 있었다.


변호사 같은 전문직 여성도 예외는 아니다. 이른바접견 전문 변호사문제이다. 변호사 접견이 잡히면 구치소 수감자는 좁은 감방에서 벗어나 횟수·시간 제한 없이 접견실에 머물 있다. 점을 이용해, ‘접견 전문 변호사 부유한 남성 수감자의 심부름꾼·말동무가 되는 대신에 시간당 30~300 원을 받는다. 그래서 일부 로펌은 젊은 신규 여성 변호사를 부유한 남성 수감자를 위한접견 전문 변호사 채용하고, 신체 치수와 사진을 제출하라고 요구한다.  <노동자연대,  268,  2018-11-28> 




예전에 백화점 판매직 여성들에게 강요되던 화장 강요 안경 착용 금지가 이제는 아르바이트생에게, 여성 아르바이트생에까지 확대되었다. 변호사라는전문직여성이어도, ‘예쁘고 단정한용모를 요구 받는다. 참고사항 정도가 아니다. 신체 치수와 사진으로 증명해야 한다. 





우리 사회에서 여성성 과잉 전시 행위는 지극히 정상이라 여겨지는 반면, 강요된 여성성과 다른 방향의 모습들을 전시하는 행위는 폭력적이고 과격한 것들로 해석된다는 것은 과연 무엇을 의미할까요? 이와 같은 실천 행위들은 사회가 요구하지 않는 가치체계를 여성들이 재현하는 모습을 통해 반감과 반발심을 불러옴과 더불어 두려움, 체제전복의 공포감, 혁명의 가능성이라는 정동 또한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46) 





우리 사회의 여성성 전시가 얼마나 과한지는, 5 여아의 옷만 봐도 있다. 5 여아들이 얼음공주 엘사와 백설공주, 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고 있다. 엘사와 백설공주, 잠자는 숲속의 공주 드레스를 입고 얼마나 행복해하는지, 물론 알고 있다. 다만, 5 여아에게 그대로 늘여서 입으면 엄마가 입어도 만큼 여성스런 옷을 입히고, 불편하고 답답한 검정, 빨강, 분홍 구두를 신겼을 , 그리고 그 모습이 예쁘다고 박수치는 우리 사회의 여성성이 너무 과하지 않은가, 너무 여성성 충만한 세상 아닌가,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는 말이다. 



머리를 샴푸하고 말리는데 들이는 시간과 노력이 아까워 머리를 짧게 자른. 

30 혹은 40, 화장하는데 들이는 시간과 노력이 아까워 민낯으로 외출을 한다. 

체형을 보완하기 위해 몸을 옥죄는 불편한 대신 편안하고 튼튼한 옷을 입기로 한.

 

여기, 어느 지점에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면이 있나. 여기, 어느 지점에 남자를 적으로 규정하는 지점이 있나. 여성의 <탈코르셋 선언> 어디에, 반사회적, 반공동체적 영향이 존재하는가. 






여성은 연애와 결혼이라는 사적 영역에서든, 취업과 승진이라는 공적 영역에서든 자신의 신체를 물리적, 감정적, 심미적, 도덕적 차원에서 전방위적으로 개발해야 하며 이는 타자의 이익 – 남편과 가족에게 편의 제공하기, 애인의 성적 욕망에 화답하기, 기업의 용모 단정 규준에 복종하기 등 – 을 위해 기꺼이 이용 가능한 ‘자원’(resource)으로 채굴되고 착취됩니다. (39쪽)

남성의 신체자원이 성적으로 동일한 방식과 강도로 채굴되고 착취되지 않는 이유는 그들의 신체가 가부장적 교환가치 – 남성 욕망경제의 기호품이자 부계혈통의 세대 재생산 도구 – 로 결코 환원되지 않는 성질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여성의 성적 신체자원은 그들의 노동력의 기본값(default value)으로 설정되어 있기에 업무의 분야에 상관없이 여성들을 향한 아름답고 젊어 보이는 외모에 대한 요구는 사회적으로 이미 조건화되어 있습니다. (41쪽)

다른 한편으로 탈코르셋 운동은 가부장제 자본주의에 대한 주요한 소비파업 운동으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이는 소위 여성용품이라는 이유만으로 더 낮은 기능성을 갖춘 제품을 더 비싸게 파는 소위 ‘핑크 택스’(Pink Tax) 상업 전략에 대항하는 방식으로서, 성별에 따른 저임금 상태의 여성들에게 더 많은 소비를 명령하는 수많은 화장품과 여성 용품, 여성 면도기, 여성 의류에 대해 보이콧하고 그것의 불필요함을 전면화하여 드러냅니다. 이처럼 탈코르셋 운동은 여성을 끊임없이 빈콘케 하는 동시에 외모를 억압하는 화장품 소비를 멈추고, 여성들의 현재와 미래를 충만하게 하는 여러 자산 축적 비법들과 편하고 싼 제품들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고, 생활기술들의 전략들을 나누는 행위들이 동반되는 전 방위적 차원의 삶의 혁명 운동이기도 합니다. (69쪽)

예컨대 남성보다 가녀린 신체, 선이 곱고 예쁜 이목구비, 볼륨감 있는 몸매, 긴 머리, 호전적이지 않고 부드럽고 순종적인 태도와 눈빛, 배려심, 착하고 고운 마음씨, 애교 등은 임의적이고 우연적인 특성들의 총합일 뿐이지만, 이것이 남성과 확연히 대별되는 신체적, 심리적 차원의 성별 특성들의 총체를 형성함으로써 결국에는 ‘여성’이라는 하나의 균질하고 동질적인 성별 계승성의 고유한 특질(property)로서 고정화되기에 이르는 것입니다. (75쪽)

[오해 1] “외모 꾸미기는 내가 좋아서 하는 것인데 왜 그만두라고 하는 것인가요?”

아름다움이란 가치는 결코 내내적이지 않습니다. 늘 그 아름다움을 판단하고 평가하는 남성 인식주체의 인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에서 여성들이 추구하는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은 자족적인 것도, 독립적인 것도, 온전히 자유로운 것도 아닙니다. 또한 앞서 살펴본 대로 사회학자 부르디외에 따르면 여성의 사적 취향과 기호, 욕망, 앉거나 걷는 자세, 태도, 어투, 제스처까지 사회적으로 구별되는 성별 계승성에 의해 각인되고 결정됩니다. 여성이 온전히 자유롭게 선택하는 취향으로서의 외모 꾸미기란 사회적 환상에 불과합니다. (93쪽)

우리 대다수가 꾸밈노동의 완벽한 수행을 찬사와 무조건적인 박수로 맞이했었다면, 여성들의 민낯과 짧은 머리는 사람들에게 일종의 ‘불편함의 감각’을 선사합니다. 왜냐하면 짧은 머리를 하고 바지를 입은 여성들은 기존의 여성성 수행 방식에 대한 반란자들이자 이 억압적 사태에 ‘동참하지 않음’을 선언하고 그것을 자신의 몸으로 보여줌으로써 여전히 꾸밈노동을 지속하고 이는 사람들에게 이전엔 느껴보지 못했던 윤리적 불편함을 일으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런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들이 탈코르셋 운동을 배제와 차별의 정치라고 반박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까지의 코르셋이야말로 수많은 여성들을 스스로의 신체와 불화케 하고 아름다운 기준에 충족되지 않는 여성들에 대한 차별과 배제를 정당화했다는 것을 우리는 반드시 깨달아야만 합니다. (99쪽)

화장이 주는 기쁨의 정동의 강도보다 탈코르셋 운동을 실천하는 이들이 드러내는 존재역량의 상승의 사진들과 경험담들, 이로 인한 새로운 삶의 양식들의 전략과 태도들이 더 많이 사회적으로 발화되고 공유됨으로써 탈코르셋이 주는 기쁨의 정동의 강도가 더 높아질 때, 많은 여성들은 그 기쁨의 정동의 물결을 스스로 따를 것입니다. (102쪽)

이미 유명 브랜드 브라의 광고에서는 아름다움을 위해 편안함을 포기했던 과거에서 벗어나 편안함이 곧 아름다움이라고 속삭이는 여성 모델이 출연하고 있으며, 아름다울 미는 타인을 위한 것이 아니라 ‘me’, 즉 나를 위한 것이라는 여성 화장품의 광고문구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는 자본주의가 아주 탄력적이며 영리하게 여성 소비자들의 탈코르셋 운동 여파를 반영하고 주요 고객층의 니즈를 흡수하려는 전략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108쪽)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여성의 신체 형상에 있는 굴곡짐과 구부정함 등이 하층민의 그것과 유사한 것으로 여겨졌다는 점입니다. 이미 여성의 신체적 특징을 계급제도에서의 하층민의 징표이자 열등함의 표식으로 규정했다는 점에서 초기에 등장한 코르셋도 여성혐오에 관통되어 있는 것임이 드러납니다. (부록: 코르셋의 간략한 역사, 1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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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9-08-14 16: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문제가 참 복잡하고 끝이 없게 됐죠. 가부장제 틀 비판만으로는 어렵지요. 손끝, 발끝, 온몸의 털까지 케어를 하라는 자본주의 시장이 더 문제라고 봅니다. 여성의 가사 활동을 돈으로 환산하면 얼마냐 식으로 서비스 가치 기준으로 환산도 하고 있습니다. 많은 것들을 서비스, 가치 비교하는 것도 무척 자본주의적이죠. 이 놈의 세상은 이렇게라도 수치화해서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되니까.

생존하려면 조금이라도 더 얻으려면 자기 관리는 물론 업그레이드도 계속해야 하는 상황이니 다같이 ‘자연인‘으로 살자는 늘 캠페인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건 불안감일 뿐이다, 아비투스화된 사회인식이다 끝없이 말해도 돌아가는 판은 참 안 바뀌죠. 요즘은 화장하는 남성들도 꽤 있던데요. 이 꾸미기는 생존 전략에서 쉽게 놓지 못할 무기입니다. 그 뿐인가요. 꾸미기는 여가 생활, 자기 만족, 친목 활동 등 인간 삶의 기본 요소니 단점 하나만 덜어낼 수도 없습니다.

짧은 치마를 입는 건 내 자유고 내 만족감을 위해서라고 말하고, 브라를 착용하고 화장하는 건 남성에게 잘 보이기 위한 그들의 가치 기준에 끌려다니는 거다 그렇게 이분법으로 나눌 수 있는 것인가요. 우리의 선택은 늘 자유와 방어가 혼재해 있습니다. 문제를 따지다보면 늘 나오게 되는 지점에 또 다다르게 됩니다. 어디까지가 내 ‘자유의지‘인가, ‘자유의지‘가 있기는 한가.

아름다움의 기준이 꼭 남성 인식주체에서 비롯되기만 할까요. 남성, 여성을 가리지 않고 고운 피부, 아름다운 곡선, 표정, 태도, 목소리 등등에 대한 호감은 유전자에 들어 있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자동반사적으로 느끼는 것 같다 싶은데요. 뱀에 대한 혐오가 즉각적이듯이요. 생물계에서도 어떤 종은 짝짓기를 위한 꾸미기 전략이 치열하죠. 인간이기에 가부장제가 특수하게 작용하는 거겠지요. 동물계 사례와 비교한 생물학적 분석을 페미니즘 쪽에선 문제 축소 혹은 왜곡으로 보는 시각차가 있죠. 그래서 생물학과 페미니즘 사이가 안 좋은 건 자주 봅니다^^; 이런 복잡한 상황이라 저는 진화와 인간 본성 공부에 더 흥미를 느끼게 되는지도 모르겠어요.

단발머리 2019-08-17 14:10   좋아요 2 | URL
제가 인터넷이 안 되는 지역에서 며칠 지내느라 댓글이 늦었어요, 아갈마님^^n이미 지구는 자본주의에 의해 완전 점령당했다고 보는게 맞는것 같아요. 이 지구에 돈의 힘을 이길수 있는게 있을까 싶고요. n탈코르셋 선언에 대한 평가가 제각각일수는 있겠지만 제가 이 책의 주장 중에 동의하는건 지나친 여성성의 표현 혹은 과시에 대해서는 찬성과 동의의 한 목소리만 존재한다는 데 있어요. 나의 자유라고 말하는 것과 별개로 여성에게는 일방적으로 화장이 요구되는 문화를 무시할 순 없으니까요. 남성 역시 피부톤을 정돈하고 하얀 피부 표현을 위해 썬크림, 보정크림을 사용할 수는 있지만 자신의 장기를 훼손하는 정도의 미용 도구가 강제되지는 않으니까요. nn저도 이 부분은 아직 모르는게 많아요. 원피스 좋아하고 립스틱은 분홍만 바르는 제가, 이해하는 것과 받아들이는 것 사이의 간극을 어떻게 극복하게될지 그것도 모르겠구요. 진화와 인간본성에 대한 아갈마님의 탐구 열정을 통해 새로운 시각을 알아가고 싶네요.
 
모든 순간의 물리학 -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물리학의 대답
카를로 로벨리 지음, 김현주 옮김, 이중원 감수 / 쌤앤파커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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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한 책이다. 




책에 소개된 강의들은 현대 과학에 대해 아예 모르거나 아는 별로 없는 사람들을 위한 것입니다. (5)





책은 7개의 강의로 이루어져 있다. 저자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론이라고 소개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시작으로 양자역학, 우주의 구조, 입자, 공간 입자와 블랙홀, 그리고 우리 존재에 대한 강의가 마지막 장이다.  


저자는 인류의 모든 지식 중에서 상대성이론이 단연 특별한 이유가, 일단 이론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원리만 알게 되면 말도 못하게 간단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15). 상대성이론이 말도 못하게 간단하며, 특별하고, 아름답다는 주장에 동의한다. 동의한다고 해서 전부 이해했다는 뜻은 아니며, 이해하지 해도 주장에 동의할 수는 있으니까. 






아인슈타인은 어릴 때부터 전자기장의 매력에 흠뻑 빠져 아버지가 지은 전기 발전소의 회전자(전동기나 발전기에서 회전하는 부분의 총칭) 돌려보면서 중력에도 전력처럼 일정한 범위, (field)’ 있다는 것을 일찌감치 눈치챘습니다. 다시 말해전기장 동일한중력장 존재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것을 깨달은 아인슈타인은 중력장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떤 방정식을 이용해야 이것을 설명할 있을지 알아내려 했습니다. 


과정에서 그는 아주 특별한, 진정 천재적인 발상을 하게 됩니다. 중력장이 공간 속에서 확산되는 것이 아니라 중력장 자체가 공간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일반상대성이론의 개념입니다. 그에 따르면 사물이 이동하는 뉴턴의공간 중력을 갖고 있는중력장 똑같은 것입니다. (17) 





공간이 세상을 구성하는물질 하나로서, 파도처럼 물결을 이루며 휘기도 하고 굴절도 하고 왜곡되기도 하는 실체라는 명제를 이해한 아니다. 공간이 그런 방식으로 존재하고 있다는 과학자들의 주장을믿는다 하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저자는 얼마나 친절한지. 이해가 되는 사람들을 위해 깔때기 속에서 굴러가는 작은 구슬 그림을 보여 준다. 행성들이 태양의 주위를 돌고 물체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도 공간이 곡선을 이루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더해진다. 








아인슈타인의 이론은 기본적인 직관, 공간(space) (field) 같다는 개념에서 만들어진 결과라고 한다. 이를 보여주는 방정식은 다음과 같은데, 책을 읽는 독자들이 이해할 없을지 모르지만 얼마나 간단한지 보여주고 싶다고 한다. 얼마나 간단하지 감상을 나누고 싶어서 이미지를 첨부해본다. 








강의를 묶은 책이라 그런 생각이 드는지 모르겠지만, 느낌상으로는 저번주에 읽은 시간은 흐르지 않는다』 보다 쉽게 느껴진다. 물론! 전자와 쿼크, 광자, 글루온이 우리 주변 공간에서 움직이는 모든 것의 구성 요소라거나(59), 일반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을 결합하려는 시도에서 출발한 루프양자중력이론의 핵심내용, 공간은 연속적이지 않으며 무한하게 나누어지지도 않지만 알갱이, ‘공간 원자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 무슨 뜻인지, 어떤 의미인지는 여전히 모르겠다. 책은 얇고 부지런히 책장을 넘긴다. 과학자의 책을 읽으며 신기한 경험도 있었다. 





과거와 미래의 차이는 열이 있을 때만 발생합니다. 과거와 미래를 구분하는 기본적인 현상은 열이 뜨거운 곳에서 차가운 곳으로 이동한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합니다. (93) 





내게는 이 문장들이 이렇게 읽혔다. 



과거와 미래의 차이는 () 있을 때만 발생합니다. (열정에 불탔던) 과거와 (열정이 사라져버린) 미래를 구분하는 기본적인 현상은 () 뜨거운 (상태)에서 차가운 (상태) 이동한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합니다.   



열정이 그렇지 않던가. 사랑이 그렇지 않던가. 사랑에 빠진 이는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갈망과 열정으로 가득찬다. 열정에 들떴던 연인들은 어느 틈엔가 사이가 냉랭해진 것을 느낀다. 오랫동안 뜨거운 사랑의 온기를 간직한 연인들에게는 존재하지 않았던 사랑의 에너지가 새롭게 생겨난 아니다. 그들의 사랑 역시 차갑게 식고 있다. 다만, 천천히, 아주 천천히 식어가고 있을 뿐이다. 어디에서 온건지 없었던 뜨거운 사랑의 열정은, 역시 어디로 것인지 확인할 없는 어느 곳으로 사라져 버린다. 열은 뜨거운 곳에서 차가운 곳으로 이동하고, 뜨거운 열정은 이내 차갑게 식어버린다. 




기다리던 7강에 드디어 도착했다. <마지막 강의 : 우리, 인간이라는 존재>. 나는 과학이든 문학이든, 철학이든 수학이든, 진리를 탐구하는 모든 사람의 마지막 물음은 다음과 같으리라 생각한다. 일곱 아이, 열다섯 청소년, 스물 여덟의 청년, 서른 여섯의 젊은이, 예순의 중년, 일흔의 노인, 여든의 어르신. 결국 인간은 질문을 하게 된다. 인생을 살면서 번쯤은 밖에 없는 질문이고, 정답을 찾을 없다 해도 피할 없는 의문이다. 과학자가 묻는다. 





세상이 하루살이처럼 금방 사라지는 공간 양자와 물질 양자의 무리이자 공간과 기본 입자를 끼워 맞추는 거대한 퍼즐 게임이라면 우리는 무엇일까요? 우리 역시 그저 양자와 입자로만 만들어졌을까요? 그렇다면 각자 개별적으로 존재하고 스스로를 자신이라 느끼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리의 가치, 우리의 , 우리의 감정, 우리의 지식은 무엇이란 말인가요? 거대하고 찬란한 세상에서 우리는 대체 무엇일까요? (112) 




우리는 누구일까 보다 근원적인 질문. 우리는 무엇일까. 거대하고 찬란한 세상에서 우리는 대체 무엇일까. ‘루프양자중력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만들어 블랙홀의 본질을 새롭게 규명한 우주론의 대가가 답한다. 우리는 내면에 새겨진 자연의 법칙을 따르는 존재이며(123), 모든 세포의 총체로 만들어진 하나의 프로세스이다(125). 우리는 자연에서 통합된 부분이자, 헤아릴 없이 다양한 자연의 표현 방식 가지로 살아가는 자연의 일부(127)이다. 과학자의 대답 가장 인상깊은 부분은 우리의지극한 평범함 대한 고찰이다. 




, 우주에 정말 드넓은 공간이 존재하는데, 변두리 구석에 위치한 평범하기 짝이 없는 이런 은하에 무엇인가 특별한 것이 있을 거라는 생각은 어리석은 것입니다. 지구에서의 삶은 그저 우주에서 일어날 있는 수많은 중에서 가지를 맛보는 일에 지나지 않습니다. (128)  



타고난 우리의 호기심이 보여주는 모든 것이 우리의 , 우리의 자연입니다. 우리 존재도 자연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통해 만들어졌습니다. 우리는 다른 사물들과 똑같이 가루로 만들어졌고, 고통 속에 있을 때나 웃을 때나 환희에 있을 때나 존재할 밖에 없는 존재로서 존재할 뿐입니다. 우리는 세상의 일부이기 때문이지요. (132) 






치워도 치워도 치워지지 않는 작은방 치우기를 결국 포기했다. 미안하다, 아들. 방에는 각종 가방이 쌓이는구나. 아빠 노트북 가방, 엄마 핸드백, 아들 학교 가방, 각종 쇼핑백에 사용하지 않는 비치용 가방까지. 정리하지 않는다면, 아무도 노동을 수행하지 않는다면 방은 저절로 어지럽혀진다. 엔트로피 법칙. 이토록 정교하고 아름다운 우주가 오랜 세월에 걸쳐 저절로 생성되었으며, 많은 항성과 행성이 각각의 질서에 따라 스스로 운행한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고, 믿어지지도 않지만, 어쩌면 우리 세계는 이렇게 없는 투성이일지도 모른다. 80, 아니 근래의 추세로라면 100년을 사는 인간이, 100년밖에 사는 인간이 137억년 시작된 우주의 역사를 어떻게 이해할 있겠는가. 하긴 스티븐 호킹 박사는 빅뱅으로부터 모든 것이 만들어졌다는 것은 단지 인간의 관점일 뿐이라고 말했다. 과학의 언어로는 우주의 시작, 태고의 탄생을 끝까지 설명할 없을 것이다.




가루. 과학자는 자연의 일부이며 자연 속에서 일어난 일을 통해 존재하게 우리를 가루라 칭했다. 우주의 일부, 별의 먼지라는 표현만큼 가루도 마음에 든다. 우리는 모두 가루다. 나도, 옆의 사람도. 에어컨 있는 방에서 쿨쿨 자고 있는 예쁜 아가들도. 나도, 당신도. 



우리는 모두 가루다.  우주 속, 작은 지구별의 더 작은 별 가루. 













이 책에 소개된 강의들은 현대 과학에 대해 아예 모르거나 아는 게 별로 없는 사람들을 위한 것입니다.
- P5

‘여기’는 말하는 사람이 위치한 장소입니다. 예를 들어 멀리 떨어져 있는 두 사람이 각자 ‘여기’라고 말한다면 이것은 서로 다른 두 장소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여기’는 언급된 장소가 어디냐에 따라 그 의미가 달라지는 말입니다. [이런 종류의 단어를 전문용어로 ‘지시적’ 단어라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지금’도 말을 한 순간에 한정된 단어입니다. [‘지금’도 지시적 용어 입니다.] 어떤 사물이 ‘여기’에 없어서 존재하지 않는데 ‘여기’에 존재한다고 말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지금’ 있는 것들은 존재하고 다른 것들은 아니라고 말하는 걸까요? ‘현재’는 ‘흐르고’ 있고, 사물들이 하나씩 차례로 ‘존재하게 만드는’, 이 세상에서 객관적인 그 무엇일까요, 아니면 ‘여기’처럼 주관적이기만 한 것일까요?

- 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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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해목 2019-07-30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 가루라는 표현 정말 마음에 드는데요.
감당하기 버거운 괴로운 일이 닥쳤을 때는 오히려 이런 과학책에서 위로를 받는 것 같아요.

단발머리 2019-07-30 09:41   좋아요 1 | URL
설해목님 댓글에 적잖이 놀랐어요~~~ 과학책에서 받는 위로요.
이 책을 고를 때 딱히 그랬던 건 아니었지만요. 저 역시 어렵고 힘들게 하는 일들 때문에 마음이 불편할 때 그런 생각을 하거든요.
이 거대한 우주, 아름다운 지구에서 내 고민은 얼마나 작고 사소한가.....
우주는 너무 머니까 하늘을 보면서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제 방법이 좋은 방법인지 어쩐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생각하면 또 조금 뒤에 마음이 편안해지기도 하구요.

다락방 2019-07-30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에 소개된 강의들은 현대 과학에 대해 아예 모르거나 아는 게 별로 없는 사람들을 위한 것입니다.‘


네? 저를 위한 책이란 말씀이십니까? 베티 프리단과 콜론타이 책 살 때, 이 책도 사겠어요. 어휴 저는 또 이렇게 세상 똑똑해지겠네요. 감사해요, 단발머리님!! >.<

단발머리 2019-07-31 08:17   좋아요 0 | URL
이 책은 바로 저를 위한 책이지만, 다락방님과도 나누고 싶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저는 이해 안 되는 부분들은 살짝씩 스킵했습니다. 다락방님은 꼼꼼히 읽어주시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세상 더 똑똑해지시기 바랍니다, 다락방님!! >.<

psyche 2019-07-31 0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가루 아 좋네요. 이 상황에서 BTS 소우주를 떠올리는 저는....ㅜㅜ

단발머리 2019-07-31 08:19   좋아요 0 | URL
저 BTS 소우주 듣고 왔어요. 너무 좋은대요.
이 글과 어울리는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키햐~~ 배경음악이 BTS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질의 응답 - 우리가 궁금했던 여성 성기의 모든 것
니나 브로크만.엘렌 스퇴켄 달 지음, 김명남 옮김, 윤정원 감수 / 열린책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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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여성의 몸을 가진 사람으로 지금껏 살아왔지만 실제로는  몸에 대해  몰랐남성과 차이점이 도드라지는 사춘기 시절부터 시작해 월경임신출산수유의 과정  남성과 공유가 불가능한 경험과 섹스피임  남성과 공유한 경험이 성이라는 카테고리를 통해   안에서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매순간 나는 내 몸의 주인이 아닌 관찰자였다. 알지 못 했고 묻지 못했다. 성과 섹스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야기하지 못하는 사회 분위기상(혹은 성격상가끔 몸에 대한 이야기를 친구들과 나누기는 했어도 섹스에 대한 이야기는 자주 이야기하지  했친한 친구가 결혼 직후, “언니한테도  물어보겠어 이런 거를 물어볼 사람이 너희들 밖에 없어~” 시작으로 성생활에 대해 질문하곤 했는데내게는 어쩌면  질문들이  야해서(?)  친구보다 한참 전에 결혼한 나는 오로지 O, X로만 대답했던 기억이 있다. 



여성 몸에 대한 대탐험이 가열차게 펼쳐지는  책은 젊고 야심만만한 의학도  여성의 공동작품이다책의 내용도구성도 모두  마음에 든다무엇보다 재미있다나만 이런 유머를 좋아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밖에도 생리 주기에 관여하는 호르몬이  가지  있다  뇌하수체라는 기관에서 분비된다뇌하수체는  아래쪽에 있는 콩알만  분비샘으로우리가 성에 관한 글을 쓰는 사람들이라 보는 것보다  성기처럼 보이는지는 몰라도  음낭처럼 생겼다. (98) 






요컨대 섹스가 인간 생존에  필요한 활동이라는 뜻이  것이다그리고 섹스를 그렇게 정의하면우리가 성욕 부족을 심각하게 걱정하는 것이 일리 있는 일이다하지만 여러분이  헷갈릴까  말씀드리는 세상에 섹스를  해서 죽은 사람은  명도 없다섹스는 추동이 아니다보상이다. (144) 





특히 눈길이 갔던 부분은 생리통에 대한 부분이다. 


나는 생리통(혹은 생리 곤란증) 심했다중학교 내내고등학교  정점을 찍었고 대학에 들어간 후로는 조금씩 나아지기는 했지만보통 여성들보다 심했다많이 잡아서 여성 6  1명은 매달 직장이나 학교를 이틀즘 쉬어야  만큼 생리통이 심하다고 하는데내가  6 중의 1명이었다일단 아랫배가 아프다배가 아프고 식은땀이 난다배가 아프고 얼굴이 하얗게 질린다배가 아프고 구역질을 한다배가 아프고 배가 아프고  아프다내가 생리하는 것을우리  아이들이 모두 알았다  밖에 없었다지금이라면 너무 어처구니없는 이야기이지만, ‘중독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언의 압박 때문에 진통제 하나 없이 매월 며칠을 그렇게 견뎌냈다. 



남자들의 군대 이야기와 여자들의 출산 이야기는 접점 포인트가 있는데아무리 반복해도 재미있고 특히나 본인이 그렇게나 재미있어 한다는 점이다. 그렇다. 나는 출산이야기를 할 참이다. 출산예정일이 3일이나 지난 수요일 새벽자는 도중에 양수가 터졌다책에서 읽은 대로 나는 차분히 머리를 감고(양수가 터졌을  샤워는  되지만 머리 감는 것은 가능합니다), 챙겨  가방을 들고(남편에게 들게 하고진료받던 병원으로 향했다새벽 4시였고진통은 그날 하루 종일 계속 됐다약한 생리통처럼 시작된 진통은 중간 정도의 생리통을 거쳐 심한 생리통의 단계로 들어섰는데하루가  끝날 무렵그러니까 오후 6 반이 넘어설 때쯤 나를 맡고 있던 간호사가 옆에 있는 간호사에게 ‘분만실 들어가야겠다고 말하는  들었다나는 반사적으로 형광등을 쳐다봤다전해 들은 이야기와 맘까페에서 읽었던 글에서는 극한의 고통이 계속되고형광등이 노란색으로 보일 쯤에야 분만실에 들어간다고들 했다. 다시 형광등을 쳐다봤다하얀색이었다노란색이 아니라 하얀색생각했다. ‘아직 하얀색인데 지금 들어가는 건가이렇게 애를 낳는 거야  거야?’  문단을 읽고서야 나의 ‘출산 극복기’ 혹은 ‘용이한 출산기 이해됐다. 




 당신이 남들보다 통증에 예민해서 생리통으로 엄살을 떠는가 싶다면또는 생리통이 얼마나 심한지 설명해도 남들이 좀처럼 믿어주지 않는다면우리가 생리통과 분만의 통증을 비교해 봐줄 테니  말을 전하면 남들도 아마 입을 닫을 것이다생리 곤란증이 있는 여성은 자궁이 수축할 때의 압력이 150~180밀리미터 에이치지나 된다고 한다이것만으로는 가늠하기 어려울 테니분만과 비교해 보자분만  여성이 힘을  때의 압력은 120밀리미터 에이치지다 분만  여성은 자궁 수축을 10분에 서너 번씩 겪는데생리 곤란  여성은 생리  그런 수축을 10분에 네다섯 번씩 겪는다달리 말해극심한 생리통은 분만 통증과 엇비슷한 데다가 발생 간격은  짧다그러니 아플 만도 하다. (283) 




나는 매월 출산에 버금가는 고통을 그냥  몸으로 견디며 살아왔던 셈이다바보같이한약도 먹어보고 약국에서 특별조제한 약도 먹어보았지만모두   뿐이었다진통제 하나 없이  모든 시간들을 견뎌냈고그런 인고의 시간들이 오히려 출산 과정에서 빛을 발해, 나는 죽음을 넘나드는 고통 속에서도 ‘진짜 아프다생리통이랑 비슷하네근데 언제부터 진짜 아픈거지?’라고 물을  있었던 것이다. 




생식기생리 밖의 분비물 챕터에서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사실 중에서 잘못 알려진 것들을 바로 잡는다이를 테면건강한 성기는 냄새가 난다, 사실 같은  말이다섹스에 대한 챕터는 (물론흥미진진하고피임에 대한 챕터에서는 여러 피임법들을 비교 설명해 준다여성 성기에 대해 자신의 몸에 대해 궁금한 모든 여성들에게 아주 유용한 책이  거라 확신한다너무 흔한 표현이라 지양하고 싶지만느끼는  그대로 말하자면일독을 권한다. 







우리가 처음 만나서 한 일은 하얀 스티로폼 음경에 콘돔을 씌우는 것이었다. - P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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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k and Honey (Paperback)
Rupi Kaur / Andrews McMeel Pub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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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이모는 지방에 사시는데, 4 2남의 둘째이시고, 슬하에 2 2남을 두셨다. 지금은 이모부께서 돌아가셔서 혼자 지내시는데 지난달에 엄마가 이모에게 소포를 보내실 보니, 전북 땡땡군 땡땡면, 다음에 바로 이모 이름을 쓰시는 거다. 엄마, 땡땡면 다음 주소를 써야죠, 세부 주소. 그렇게 쓰면 알아. 땡땡면 다음에 이름 쓰면 동네 사람들이 어느 집인지 아는 동네. 이모는 그런 동네에 사신다. 



언젠가 엄마는 지나가는 말로, 장성해서 결혼한 자녀들이 집에 찾아와 밥을 먹을 둘째 이모는 절대 같이 자리에 앉아 식사하지 않는다고 하셨다. 이유인즉슨, 돌아가신 이모부께서 자식, 특히 사위와 함께 먹는 자리에서 그렇게나 이모에게 퉁을 주셨다고. 



when my mother opens her mouth 

to have a conversation at dinner 

my father shoves the word hush

between her lips and tells her to 

never speak with her mouth full

this is how the women in my family 

learned to live with their mouths closed

 






저자는 인도계 이민자로 캐나다에서 자랐다. 꾸밈 없는 솔직화법으로 사랑, 상실, 트라우마, 치유, 여성성, 이민, 혁명에 대해 말하는 그녀의 첫번째 시집 『milk and honey』.  7 짜리의 짧은 시를 읽으며 식탁 앞의 어느 가정을 머릿속으로 그리고 있는데 난데없이 둘째 이모가 생각났다. 




여자들의 입을 틀어막기 위한 간계는 얼마나 지구적인지. 여성의 소리, 목소리, 말소리, 고함치는 소리를 막기 위한 전술은 각 문화 사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감히 공통적이며, 그렇게 목소리를 빼앗긴 여성들은 오늘도 강요된 침묵을 조용히 받아들인다. 



인어공주처럼. 

마치 모두 인어공주인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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