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을 소유한다는 것은 곧 권력을 행사한다는 것이고, 권력을 행사한다는 것은 권력 행사의 대상이 되는 자들을 지배한다는 것이다. 원시사회들이 원하지 않는 것(원하지 않았던 것)은 바로 이것이다. 바로 그래서 원시사회의 우두머리들은 권력이 없고, 바로 그래서 권력은 하나의 몸체로서의 사회로부터 분리되지 않는다. 불평등의 거부, 분리된 권력의 거부, 바로 이것이 원시사회들의 동일한 그리고 부단한 염려(念慮, souci)이다. 원시사회들은 매우 잘 알고 있다. 바로 이러한 투쟁을 포기한다면, 권력의 욕망 그리고 복종의 욕망이라고 명명되는 은밀한 힘들- 지배와 복종은 바로 이 힘들의 해방을 통해 발생하는 것이다 - 을 가로막는 것을 그친다면, 자신들의 자유를 잃게 되리라는 것을 말이다. (128)

 



원시 사회(백인들이 말하는 원시 사회’)를 처음 목격했을 때, 백인들은 그들의 미개함의 증거로 강력한 권력 구조의 부재를 들었다. , 사제집단, 관료체제의 발명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그들의 후진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피에르 클라스트르는 다르게 본다. 불평등의 거부야말로 가장 고도의 정치 행위로서, 우두머리를 두되, ‘권력 없는우두머리만을 허락한 원시 사회보다, 강력한 왕권의 발현과 근대 국가의 탄생으로 이어진 현대 우리의 문명은 얼마나 많은 사람의 삶과 자유를 억압해 왔는지를 논증한다.

 

 


부족은 그들의 아이들에게 말한다. 너희들은 모두 동등하다, 너희들 가운데 그 누구도 다른 누구보다 잘나지 않았고 또 못나지도 않다, 불평등은 거짓된 것이고 나쁜 것이므로 금지되었다, 라고 말이다. 그리하여 사람들은 원시적 법의 기억을 잊지 않도록 하기 위해 그 법을 전수 받은 젊은이들의 몸에 그것을 새겨 준다. 고통과 함께 받아들여진 동등한 표식으로, 성인식 때 법이 기입되는 표면인 개인의 몸은 사회 전체에 의한 집합적 투자의 대상이다. 이는 언젠가 법의 언표를 위반하는 개인적 욕망이 사회적 장()에 침투하는 것을 가로막기 위한 것이다. (141)

 



너희들은 모두 동등하다. 는 이런 말은 대한민국 헌법, 미국 헌법, 유엔 헌장에서도 볼 수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걸 우리 모두 알고 있다. 원시 사회는, 그러한 이상의 실현에 잠시나마성공했다. ‘국가에 대항하는 사회를 온전히 이뤄냈다.



















 

인종 말살이 "인종"이라는 관념 및 인종적 소수자를 멸절시키겠다는 의지와 관계된다면, 민족말살은 사람들을 물리적으로 제거하려고 하기보다는(그러한 상황은 인종말살적인 것이다) 그 사람들의 문화를 파괴하려고 하는 것이다. 따라서 민족 말살은 말살의 집행자들과 상이한 다른 사람들의 생활양식과 사고방식을 체계적으로 파괴하려는 것이다. 결국 인종말살은 사람들을 육체적으로 죽이지만, 민족 말살은 사람들을 정신적으로 죽인다. 물론 두 경우 모두 죽음이 문제가 되지만, 결코 같은 죽음은 아니다. 물리적이고 직접적인 제거는, 억눌리는 소수 민족의 저항 능력에 따라 시간 속에서 오래 연기되는 효과를 갖는 문화적 탄압과는 다른 것이다. 여기에서 관건은이 두 가지 악(惡) 중에서 좀 더 덜한 것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더 큰 야만보다는 더 작은 야만이 낫다는 것은 너무나 자명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성찰해야 하는 것은 민족 말살의 진정한 의미이다. - P61

타자들은 절대적으로 나쁜 자들이기 때문에 멸절시킨다는 것이다. 반대로 민족 말살은 차이 속에서 악의 상대성을 인정한다. 타자들은 나쁘기는 한데, 우리가 제안하고 부과하는 모델에 가능하다면 동화될 수 있도록 그들을 변화시키면서 개선시킬 수가 있다는 것이다. 타자에 대한 민족 말살적 부정이란 자기에 대한 동화로 이끄는 것이다. 우리는 인종 말살과 민족 말살을 각각 비관주의와 낙관주의의 도착적(倒錯的) 형태들인 것으로 대립시킬 수 있다. 남아메리카에서 인디언들의 살해자들은 차이로서의 타자의 위치를 그 극단까지 밀고 나갔다. 야만적 인디언은 인간이 아니라 동물이라는 것이다. 인디언살해는 따라서 범죄가 아니다. 이 경우 인종주의란 아예 존재하지도 않는데, 왜냐하면 인종주의가 행해지기 위해서는 타자에게서 최소한의 인간성이 인정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행해지는 것은 매우 오래된 모욕의 단조로운 반복이다. - P62

다시 말해 이러한 모든 "신"들은 흔히 명사에 불과하다. 즉 인칭명사가 아닌 보통명사이며, 그 자체로서 사회를 초월하는 문화의 타자(I‘Autre dela culture)의 표시이자 지표이다. 즉 그것은 하늘과 천체의 우주적인 타자성이자 인접한 자연의 지상적인 타자성이다. 특히 그것은 문화 그 자체의 근원적인 타자성이다. 사회적인 것(또는 문화적인 것)의 제도화로서의 법질서는 인간과 동시대적인 것이 아니라 인간 이전의 시간과 동시대적이다. - P80

그 누구도 다른 자보다 어떤 것을 더 많이 할 수 없고, 그 누구도 권력의 소유자가 아니다. 원시사회에 부재하는 불평등은 사람들을 권력의 소유자와 권력에의 예속자로 분할하는 것이고, 사회적 몸체를 지배자와 피지배자로 분화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족장 제도는 부족의 분화의 지표일 수 없다. 족장은 명령하는 자가 아니다. 그는 공동체의다른 구성원들보다 더 많이 할 수 있는 자가 아니기(ne peut pas plus) 때문이다. - P135

오스트레일리아인들과 부시맨들은 식량 자원을 충분히 모았다고 생각되면, 사냥과 채집을 중단한다. 소비할수 있는 것 이상을 거두어들이기 위해 피곤하게 일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살린스가 말하듯이, "자연 그 자체가 저장고"인데, 유목민들이 무거운 비축물들을 들고서 이곳에서 저곳으로 이동하기 위해 힘을 뺄 이유가 없는 것이다. "야만인들"은 형식주의 경제학자들처럼 미친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 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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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9-22 14: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백인들이 말하는 원시부족사회의 권력구조를 이런 식으로 본 사람도 있군요. 그런데 그 분포가 얼마나 될지는 좀 궁금하네요. 실제 북미 인디언 사회가 좀 떠오르고, 그 외는 잘...... 아프리카의 부족사회도 권력에 의한 지배가 없었다고 보기는 어려울 거 같고 그렇네요.

단발머리 2022-09-22 15:10   좋아요 2 | URL
이 책의 저자가 모델로 삼는 ‘원시 사회‘는 브라질 내부, 깊은 숲 속의 인디언들입니다. 저자가 방문했을 때는 백인을 처음 본 인디언들도 있었고요. 소개 소개 받아서 강 건너 깊은 숲 속으로 그들을 만나러 들어갑니다^^
 





 













어제는 청바지에 반팔티를 입고 바람막이 얇은 점퍼(작은애꺼)를 입고 있었는데 많이 추웠다. 맑은 콧물이 주르르 흐르는 바람에 자꾸 킁킁댔다. 오늘은 조금 더 두툼한 집업(큰애꺼)을 챙겨왔다. 그런데도 바람이 세다. 특별한 이유가 있겠죠, 20도에도 에어컨을 켜는 이유가, 라고 생각해주는 이해심.

 


오자마자 내일이 반납인 책 두 권을 후르르 살피고. (궁금해하시는 분들 많으니까. 그 책들은탁월함에 이르는 노트의 비밀』과사랑은 왜 끝나나』입니다) 『디지털 미디어와 페미니즘』을 읽는다. 책이 재미없어서가 아니고, 어려워서도 아니고. 순수하게 눈이 아파서, 책상에 엎드려 10분 자고 일어나니 12시 반이다. 설렁설렁 걸어가서 빽다방에서 라떼 한 잔 사가지고 집에서 가져온 호두과자 꺼내놓고 다시 읽기 시작한다.


 

나는 이 부분이 좋았다. 좀 길기는 한데, 그래도 옮겨 본다.

 


고통과 행복의 관계를 생각함에 있어 주디스 버틀러의 취약성에 대한 해석은 귀중한 도움을 준다. 버틀러(2006)는 존재의 취약성vulnerability을 자신의 정치윤리학의 근본 전제로 삼는다. 존재의 취약성이란 어느 누구이든 무엇이든 본연적으로 지닐 수밖에 없는 실존적인 약함 precariousness이기도 하며, 특정한 사회질서 안에서 야기되는 구조적 취약성precarisation이기도 하다. 그러나 논의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버틀러는 주체에게 부여된 실존적 · 구조적 취약성이 그 또는 그녀가 모든 존재들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 윤리적 근거를 이룬다고 주장한다. 내가 존재하게 되기까지 이미 나는 알거나 알지 못하는 수많은 존재 - 타인, 생물과 무생물, 환경, 세계 전체에 이르기까지 - 에게 의존하고 빚을 졌다. 나는 당신이 없다면, 다수 무명의 그들이 없다면, 존재할 수 없는 약한 존재다. 각자 이토록 약하고 고독한 주체들이 '우리'로 공존할 수 있기 위해서는, 바로 그 취약함과 의존성 때문에, 그 누구도 타자에 대한 책임 윤리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우리가 강하기 때문이 아니라 약하기 때문에 오히려 타자에 대한 공존과 협력의 책임을 지게 되는 것이다. 이로써 버틀러에게는 주체의 벗어날 수 없는 취약성이 삶, 나아가 공통적인 삶의 원리로 긍정화된다. (28)

 


실존적이고 구조적인 취약성. 서로에게 의지해서 살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자각이 특히 눈에 띈다. 버틀러를 한 권, 딱 한 권(당연히 『젠더 트러블』) 읽고, , 나는 버틀러를 더는 읽지 못할 거야, 라고 말했으면서 버틀러 한 권 더(『비폭력의 힘』) 구매한 사람은 또다시 버틀러가 궁금해진다.



 


 













지금 책상 위에 있는 책은내일을 위한 내 일』. 300번 대 사회과학 쪽에 페미니즘 칸에서 발견했다. 페미니즘 도서는 내가 책임진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희망 도서를 신청해 두었던 터라, 이 도서관의 페미니즘 칸을 각별히 애정하는데 그 쪽에서 발견한 책이다. 정세랑 작가 파트를 읽고 싶어 뽑아 들었는데, ‘심드렁하게 계속하기의 고인류학자 이상희님 파트도 재미있을 거 같고, 무엇보다 이수정 교수님 파트를 읽어야 해서. 대출해야겠다.

 



현재시간 2 44. 6시까지지만 5 50분에 나가야 하니까. 3시간 6분 남았다. 이제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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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2-09-21 15: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28쪽 취약성 얘기하는 부분 너무 좋아서 버틀러를 사지 않았겠습니까. 버틀러 나는 별로야, 안 사! 라고 생각했으면서 또...

<내일을 위한 내 일> 사실 저는 딱히 관심 없었는데 말씀하신 것처럼 이상희 교수님과 이수정 교수님 파트가 궁금하네요 ㅠㅠ

단발머리 2022-09-21 15:27   좋아요 3 | URL
버틀러 뭐 사셨는지 좀 알려주시구요.

이럴 줄 알았으면 이수정 교수님 사진 한 장 첨부할껄 그랬네요. 작고 얇은 책이에요. 인터뷰 하는 사람이 이다혜 작가라서 그래서 조금 더 관심이 ㅋㅋㅋㅋㅋㅋㅋㅋ 이상입니다.

다락방 2022-09-21 15:29   좋아요 1 | URL
버틀러는 <위태로운 삶>을 샀습니다. 인용하신 부분이 버틀러의 그 책에서 나온것 같아서요. 원제는 <Precarious Life: The Powers of Mourning and Violence> 입니다!

단발머리 2022-09-21 15:46   좋아요 0 | URL
흐미 ㅋㅋㅋㅋㅋㅋㅋ 언제요? 몰랐습니다. 난 정말 몰랐었네. 위태로운 삶, 목차 보고 오실게요. 책 사면 원제도 아시는 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랑합니다!😍

다락방 2022-09-21 15:46   좋아요 0 | URL
참고문헌의 원제를 보고 검색해서 번역서를 샀습니다. ㅋㅋㅋ
아 다음주 월요일 책탑 사진에 포함될 것입니다. 후훗.

단발머리 2022-09-21 15:50   좋아요 1 | URL
아.... 우리 다락방님 너무나 진심이십니다. 연구물... 이 책은 연구물 엮은 책이잖아요. 논문 모음집 이런 느낌.
이렇게 열공 & 예습 & 복습 하시다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매우 놀랍고 자랑스럽습니다!

다락방 2022-09-21 16:11   좋아요 1 | URL
아뇨아뇨 아직 안했어요! 책만 샀다고요, 책만 ㅠㅠ 사는건 제가 제일 잘하는 일입니다!! ㅠㅠ

단발머리 2022-09-21 16:26   좋아요 1 | URL
공부의 시작은 ‘구입‘에 있습니다.
일단 책은 준비되셨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거리의화가 2022-09-21 16:0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미니즘 도서는 내가 책임진다!!!라니~ 단발머리님 계신 곳 도서관 생각만 해도 든든하고 짜릿합니다ㅎㅎㅎ
저 앞부분 중 버틀러의 인용 부분 좋았어요. 컨디션 좀 회복되면 1장을 다시 읽어보고 싶습니다.

단발머리 2022-09-21 16:09   좋아요 1 | URL
제가 3년 전에 이사를 와서요. 저쪽 동네 페미니즘 도서 많이 구매해주었고요 ㅋㅋㅋㅋㅋ 이제 이쪽 지역을 맡아서 열심히 활동중입니다. 죄송한 점은 제가 신청하고 안 읽는 책이 있다는 점인데요. 그래도 필요한 분이 찾았을 때, ‘아, 이 책도 있어?‘하고 반가워해주시기를 바랄 뿐입니다.

거리의화가님 완독하신걸로 아는데 몸이 안 좋으신가요?ㅠㅠ 얼른 회복되시길 바랍니다.

유부만두 2022-09-21 20:0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에서 몇 시간 읽으시는거네요??? 그거 공부 잖아요?!!!

날씨가 선선해서 좋은데 낮에 집안은 은근 더워요. (에어컨 살짝 아주 조금 틀었어요)

단발머리 2022-09-21 20:35   좋아요 1 | URL
오전에 좀 늦게 가서요. 5시 45분에 돌아가시라는 노래 듣고 나왔습니다 ㅋㅋㅋㅋㅋㅋ 공부는 아니구요. 헤헤

쉬는 시간에 광합성 타임 가졌는데 볕은 정말 뜨겁더라구요. 낮에는 여름일까요? @@

건수하 2022-09-21 20: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점심을 호두과자로 때우신다는 말씀..?? 아니되옵니다 잘 드시고 공부하셔야… ^^

도서관 좋아보여요 에어컨은 좀 줄여달라고 하면 안되나요? ^^

단발머리 2022-09-24 09:05   좋아요 3 | URL
제가 오늘 좀 늦게 들어가서요. 10시 반이었는데, 몬테크리스토 백작님 와 계셨습니다ㅋㅋㅋㅋㅋ 몬테크리스토 백작 원서를 A3 크기로 출력하셔서 사전 보면서 꼼꼼히 읽으시는 어르신이 계세요 ㅋㅋㅋㅋㅋㅋㅋ 그 분은 이미 열공중이셨습니다.
호두과자와 라떼로 점심을 때웠습니다. 귀찮음은 항상 배고픔을 이깁니다. 집에 돌아와서 비빔밥 2인분 흡입했습니다^^

도서관 만들어진지 3년밖에 안 되어서요. 새건물이죠. 에어컨은..... 차마 그런 말 못 하는 이런.... 나이기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2-09-22 13:30   좋아요 0 | URL
몬테크리스토 백작님 ㅎㅎㅎ
그 백작님도 단발머리님께 별명을 붙이셨을지도! 어떤 별명을 붙였을까요... ^^

저도 집앞에 도서관이 있는데 작아서 책 대출 반납만 주로 한답니다 :) 그래도 가까운데 있어서 정말 좋아요.

단발머리 2022-09-24 09:07   좋아요 1 | URL
제가 도서관 두 곳을 번갈아 다니는데요. 이 곳이 더 작고 더 조용합니다.

제가 가면 항상 그 자리에서 몬테크리스토 백작님을 읽고 계셔요. 가능하면 언제 말 좀 붙이고 싶습니다. 이 책이 재미있나요? 이렇게 원서를 출력해 매일 꾸준히 오랜 시간을 들여 읽으실만큼 이 작품이 중요한 작품인가요? 뭐, 이런 거를 ㅋㅋㅋㅋㅋ 물어보기는 좀 어려울 듯 합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9-21 22:4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페미니즘 도서는 내가 책임진다!!! ㅋㅋㅋ👍
그 도서관은 도대체 어딘가요??
휴게공간도 멋있고, 단발님덕에 300번대 사회과학 코너는 양질의 책이 가득 채워질 그 도서관!!! 견학 신청서 작성 좀 해둬야겠네요^^
저는 도서관이 집이랑 멀어버려 배가 고프면 난처해져서 배 고플까봐 불안해서 도서관을 못가고 있어요. 주말에 남편이 차로 태워 줘야 겨우 다녀오곤 합니다. 이렇게 또 의지하고 있는 약한 모습을?ㅋㅋㅋ
책이 무거우니까~^^;;;;
암튼 배 고프면 큰일나지!! 생각 하는 제가 단발님 점심 사진을 보고 아!!! 뒤늦게 큰 깨달음ㅋㅋㅋ 이렇게 또 하나를 배우고 갑니다. 오늘 하루 막 놀고 저녁에 집에 들어와 오늘은 책을 한 장도 못 읽었네? 반성하다 단발님 글을 읽고 나니 더욱 반성을!!ㅋㅋㅋ
내일은 독서실이든 도서관이든 미디어 페미니즘 책 들고 가서 집중 독서를 해야겠습니다. 배고픔은 좀 참아보구요~^^

단발머리 2022-09-23 13:59   좋아요 2 | URL
새 도서관이라 직원들이 열심히 일합니다 ㅋㅋㅋㅋㅋㅋ 희망도서 신청하면 거의 다 받아주고요. (만세!!!)
저는 저 날 아침 늦게 먹고 나와서요. 그래서 커피와 호두과자로 때우고 도서관에 오래오래 있을 수 있었습니다.
디지털 미디어 책 저는 앞부분 어려웠는데 뒤쪽은 조금 더 낫네요. 여러 주제가 모여 있어서 각자 할 이야기도 많을 거 같고요.
오늘도 즐독하세요, 책나무님! 간식 사진 기다립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2-09-26 17: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퀴어이론 산책하기>를 보니 버틀러 번역에 문제가 많은 것 같더라고요;; 안 그래도 어려운 이론이 번역까지 믿을 수 없으면 ㅠㅠ 그래서 저는 아직 도전하지 않습니다 ㅎㅎ

단발머리 2022-09-28 16:11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버틀러 번역 문제 있다는 이야기 많죠. 근데 버틀러는 원문으로도 난해하다는 평을 듣는 철학자인지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 일단 <젠더 트러블>을 읽었다는데 의의를 둡니다^^
 
정신적인 영양실조



 
















<정신적인 영양실조>라는 글의 앞과 뒤를 보충해 다시 썼다.

 


『살림 비용』을 읽었다.  

 


제발 파리를 버리고 시카고로 와 함께 살자고 앨그렌이 사정했을 때, 보부아르는 이렇게 편지를 보냈다. "난 행복과 사랑만을 위해 살 수 없어. 내 글쓰기와 일이 유일하게 의미를 가지는 곳일지도 모를 이 곳에서 계속 글을 쓰고 일을 하는 걸 단념할 순 없어."

 

글을 쓰면서 행복과 사랑과 가정과 아이도 가질 수 있지는 않았을까? 보부아르는 아니라고 생각했다. 나도 그게 얼마나 호락호락하지 않은 일인지 경험했다. (『살림 비용』, 87)

 


나는 보부아르는 아니니까, 라고 말하는 데버라 리비. 글을 쓰는, 글을 써서 먹고사는, 글을 써서 아이를 키우는 데버라는 이제 막 이혼을 하고, 혼자가 되어 홀로 선다. 보부아르는 글쓰기와 일을 택했다. 사르트르의 아침을 걱정하는 사람이 되지 않았고, 평생을 호텔에서 지냈다. 오늘날까지도, 여자의 제일 되는 목적이, 삶의 이유가 아이를 낳는 것이라고 믿는 세상에서, 아이를 낳지 않는 삶을 선택했다. 데버라는 아니었다. 사랑했던 남자를 떠나 이제 막 가부장제의 틀을 벗어나기로 한 데버라는 책임져야 할 아이가 있었고, 서재 없이 써내야만 하는 원고가 있었다. 생활비를 벌어야 했다. 글로 먹고산다는 건 얼마나 고된 일인가. 보부아르는 나비처럼 유유히 혼자만을 책임지면 되겠지만(엄마 생활비를 대기는 했음), 데버라는 그렇지 않았다. 데버라에게는 아이가 있었다. 사노 요코가 생각나는 대목이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보부아르가 싫었다. 몸이 튼튼해서 싫었다. 자전거 여행을 하다가 넘어져 치아가 부러지고 그 치아가 볼에 박혔는데도 태연하게 몇 주일이나 여행을 계속했다. 내 친구 중에는 보부아르와 사르트르의 관계를 이상적인 남녀관계로 신봉하고 그대로 따라하는 바람에 인생을 망친 여자도 있다.

그 사람의 결사적인 철학과 행동에 대해 뭐라고 비난할 수 있을까?

나는 그녀의 강인한 체력이 못마땅했을 뿐이다. 이 여자는 뇌나 뼈에 치아가 박혀도 태연하지 않을까? 이런 속내도 다른 사람에겐 말할 수 없었다. 나는 그저 몸 약하고 머리 나쁜 여자였다.

아이가 태어난 후로는 보부아르를 무시할 수 있었다. 그래, 그래, 너 잘났다. 자식이 없으니 그렇게 말할 수 있지. 넌 그렇게 살아. 나하곤 상관없어. 나는 사는 게 힘들거든. 일상이 힘들면 생활이 철학이 돼. (『문제가 있습니다』, 164)

 

이 글을 썼던 때가 2018년이고, 2017년부터 읽기 시작한 『제2의 성』을 제대로 읽은 건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와 함께였던 2019년이다. 2019년에2의 성』을 읽을 때, 나는 보부아르의 천재성에 완전히 압도당했고(물론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이해는커녕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조차 힘들어 나의 책 읽기는 감탄환희그리고 고된 입력의 연속이었다. 2021, 모임에서 다시2의 성』을 읽었을 때는 책이 처음과는 조금 다르게 읽히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눈에 거슬리는 문장들이 있었다.  

 









여자는 기생충처럼 남자가 먹여 살린다. (677)

 

결혼은 여자를 사마귀 암컷으로, ‘거머리, ‘으로 만들어 버리기 때문에, 결혼의 형태를 바꾸고 여성의 조건을 전반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677)

 

내게도 약간 사노 요코 같은 마음이 생겼다고 할까. 이미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는데, 그럼 나는 어떡하라고요? 회의와 물음이 마음 깊은 속에서 일렁였다. 읽기 싫을 때가 종종 있었지만, 아무튼 끝까지 읽었다. 나 혼자 삐져있던 내가, 나 혼자 화해(?)하게 된 계기는 에이드리언 리치의 글을 읽었을 때 찾아왔다. 여러모로, 여러 장소에서, 여러 위치에서, 에이드리언 리치는 내게 해답이 되어준다.

 
















가정에 매이지 않는 여성, 이성애적 짝짓기와 출산의 법칙을 거스른 여성은 남성 헤게모니에 커다란 위협을 가한 것으로 여겨졌다. 그런데도 이런 여성들은 선교사로, 수녀로, 교사로, 간호사로, 결혼하지 않은 이모나 고모로, 사회를 위해 자신의 역할을 다하라는 기대를 받았고, 중산층이면 노동력을 팔지 말고 무상으로 제공해야 했으며, 여성의 처지에 대해 말하고 싶어도 온화하게 말해야 했다. 그러나 모순되게도 이들은 아이들에게 매시간 매인 존재가 아니었기 때문에 명상하고 관찰하고 글을 쓸 시간이 있었고, 일반적인 여성들의 경험에 관한 강력한 통찰력을 우리에게 전해주었다. 샬럿 브론테(첫 임신 중 사망), 마거릿 풀러(주요 업적은 아이를 낳기 전에 이루어졌다), 조지 엘리엇, 에밀리 브론테, 에밀리 디킨슨, 크리스티나 로제티, 버지니아 울프, 시몬 드 보부아르처럼 아이 없는여성들의 인정받지 못한 연구와 학문이 없었다면 오늘날 우리는 모두 여성으로서 정신적인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있을 것이다. (『우리 죽은 자들이 깨어날 때』, 215)

 


에이드리언 리치는 결혼하지 않은 여성, 가정에 매이지 않은 여성, 아이가 없는 여성들이 여성들의 경험에 관한 강력한 통찰력을 우리에게, 결혼했고, 가정에 매여 있으며, 출산해 아이가 있는 여성들에게 전해 주었다고 보았다. 그들의 명상이 우리에게 빛을 비춰주었고, 그들의 글이 우리의 안내가 되었으며, 그들의 자유로움이 결국은 우리의 속박을 끊어내는데 강력한 무기가 되어 주었다고 말한다. ‘정신적인 영양실조에 허덕이는 우리에게, 먹을 것을 주었다고 말한다. 독신 여성, 결혼하지 않은 여성, 아이 없는 여성들이, 우리에게 그런 힘을 주었다고 말이다.

 















그리고, 최근에더 이상 어머니는 없다』를 읽으면서 비로소 나는 내 안의 모성을 인정할 수 있게 되었다. 정해진 모성,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모성, 강요된 모성이 아니라, 내 안의 모성, 나 같은 사람만이 줄 수 있는, 나만의 모성에 대해 비로소 긍정할 수 있게 됐다. 후회하지 않으면서, 아무도 원망하지 않으면서, 내 시간과 과거를 안타까워하지 않으면서, 엄마였던 나를, 그리고 엄마로서 살아갈 나를, 그냥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됐다.

 


 

그럼에도 아무런 가치도 없는 그 보석들에 손을 뻗느니 검고 푸르스름한 어둠을 두 발로 통과해 지나는 편이 낫다. (『살림 비용, 161)

 



이제 데버라는 가부장제가 주는 가치 없는 보석을 소유하느니 검고 푸르스름한 어둠을 두 발로 통과해 지나겠다고 말한다. 가정이라는 안전(?)한 보호막을 벗어나, 여성 혐오가 만연한 사회에 맞서, 자기혐오의 고통을 이겨내리라 다짐한다. 삶의 비용을 들여 글을 쓰겠다고, 이 글도 그렇게 쓰였다고 말한다. 새로운 시작을 이야기한다. 그 두터운 어둠과 맞서겠다고, 자신의 발로 서서 한 걸음 또 한 걸음을 걸어가겠다고 말한다.

 


부러움을 안고, 조금의 꼬인 마음 없이. 순전하게.

데버라 리비를 응원한다. 그녀의 건필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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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다락방의 미친 여자] 수녀의 운명
    from 책이 있는 풍경 2022-12-20 18:32 
    사회가 여성에게 요구하는 가장 큰 임무는 ‘출산’이고, 가장 중시되는 역할은 ‘어머니’다. 그래서 이것을 거부하는 여성은 사회 구성원들에게 지탄의 대상이 되고 또 한편으로는 멸시의 대상이 되는데, 이는 독신 여성이 사회가 요구하는 ‘여성적’ 임무와 역할을 거절했기 때문이다. ‘아이 없는 여성의 지적인 작업’에 대해서는 여러 번 썼기에 링크로 갈음한다. (제 글을 제 글에 인용하는 저의 게으름을…. 부디 탓하지 마소서.) 시몬 드 보부아르와 데버라 데비
  2. 강제적 이성애와 정희진 만세!
    from 책이 있는 풍경 2023-02-01 11:51 
    ‘아이 없는’ 여성의 지적 성취에 대한 존경과 사랑을 표현한 에이드리언 리치에 대해서는 이렇게 두 개의 글을 썼다. (내 글에 내 글을 인용할 때 많이 거시기하지만, 앎비앎 친구 쟝쟝님이 괜찮다고 해서 부끄러움을 접어두고 링크를 건다. https://blog.aladin.co.kr/798187174/12662668, https://blog.aladin.co.kr/798187174/13944978) <강제적 이성애와 레즈비언 존재>는 에이드리언
 
 
건수하 2022-09-20 09:4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 곳이 세 분이 잘 찾아가신 그 곳이군요 (분위기 좋아보여요) ^^

이미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는데, 그럼 나는 어떡하라고요?

제 마음이 이랬어요. 그래서 어차피 그런 거 더 알고 싶지 않았는데..
단발머리님 글 보면서 에이드리언 리치 읽어보고 싶어졌거든요.
그러나 아직 게을러서 아니면 절실하지 않아서 그런가 시작은 못했어요.
읽으면 제 마음도 좀더 편해질까요.

근데 읽어야 할 책 왜 이렇게 많은 거예요.. 알라딘 서재 와서 더더 많아졌어요 ^^

단발머리 2022-09-20 11:06   좋아요 3 | URL
분위기도 좋고, 피자도 맛있고 파스타도 맛있고 청포도에이드도 맛있습니다. 화이트와인은 제가 맛을 못 봐서요 ㅋㅋㅋㅋㅋ

복잡한 마음을 달래주는.... 정확히는 인도해주는 많은 작가들이 수하님 앞에 펼쳐져 있습니다. 만날 만한 때가 있다고 생각하고요. 전 베티 프리던 첨 읽고 완전 기절할 거 같았거든요. 근데 그다음에는 케이트 밀렛, 슐라미스 파이어스톤. 힐 콜린스는 또 넘나 좋고요. 아... 그리고 우리의 필리스 체슬러 ㅋㅋㅋㅋㅋㅋㅋㅋ 놓치지 않을 거에요. 에이드리언 리치는 그 중에서도 또 각별하고요. 전 이 분이 시인이라는게 그게 참 좋아요. 천재의 완성형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2-09-20 11:23   좋아요 2 | URL
때가 있다는 말이 좋네요. 마음만 급하고 읽지는 않고… 읽다 보면 길이 보이겠지 하고 느긋하게 마음을 먹고 열심히 읽어야겠어요 ^^

단발머리 2022-09-20 11:41   좋아요 1 | URL
네네, 수하님! 읽다보면, 계속 읽다보면 길이 보일거라 믿어요.
서로에게 후레시(라이트 ㅋㅋㅋㅋㅋ)가 되어주기로 해요, 우리!!

책읽는나무 2022-09-20 10:1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단발님의 기지로 찾아가셨다던??ㅋㅋㅋ
피자 맛나 보입니다.
가끔은 엄마라서 한계를 깨닫는 순간도 있고,
가끔은 엄마라서 절로 주저하고 뒤로 물러나게 되는 비겁한 순간도 있고...그래서 나는 왜 엄마밖에 될 수 없었던 건가? 싶기도 하거든요.
근데 조울증이 심해서일까요?
또 가끔은 내가 엄마라서 좋고, 행복하고, 다행이구나! 라고 생각할 때가 많기도 합니다.
계속 감정은 오르락 내리락~~ㅋㅋㅋ
책을 읽으면서도 용기를 얻지만, 또 가끔은 단발님처럼 이런 글도 큰 용기를 얻게 되어 좋네요.
데버라 리비 저도 응원합니다^^

단발머리 2022-09-20 11:11   좋아요 2 | URL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만 그런 의미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피자 아주 맛있고요. 저 피자가 맛이 좋아서 갈때마다 기본으로 주문하곤 했습니다.

저는 엄마라서 싫은 때가 많았지만, 이건 잘하지 못한다는 자책감과 무력감 때문이었구요. 아이들이 자라는 거 볼 때 행복하고 좋아하고 같이 소리지르고 놀고 그런거는 잘 했던 거 같아요. 요즘은 또 다른 의미로.... 복잡하기는 합니다. 아이들이 이제 많이 자라서 제 손이 더 필요하지 않으니까요. 이제 내 삶을 또 어떻게 만들어가야하는 그런 생각이요. 근데 일단 오늘은 모르겠다,하고 도서관 왔어요.
제 글이 책나무님께 위로가 되었다니 기뻐요. 책나무님 글과 댓글도 제게 항상 큰 위로가 됩니다.

잠자냥 2022-09-20 11:2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팔만 나온 분 다부장님이죠? ㅋㅋㅋㅋㅋㅋ
팔만으로도 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9-20 11:31   좋아요 3 | URL
어쩔ㅋㅋㅋㅋㅋ 딩동댕 맞았습니다! 간식 상자 준비도 안 했는데 이렇게 맞추시면 어뜩해여 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9-20 11:46   좋아요 2 | URL
저도 아까 사진 보고 그리 짐작했었어요.
앞의 분은 비타님 그 옆은 다부장님!!
비타님은 가방 보고 알았어요ㅋㅋ
간식 상자 준비하시면 단발님 거덜나실 거에요.ㅋㅋㅋ

단발머리 2022-09-20 11:50   좋아요 2 | URL
준비 안 하기를 잘했네요. 담에는 다른 각도로 잘 찍어봐야겠어요. 여러분들이 단박에 맞추시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참, 사진 올릴 맛이 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09-20 16:50   좋아요 2 | URL
왜 알죠? 팔이 너무 튼실한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09-20 17:23   좋아요 1 | URL
아뇨 다부장님 요즘 이 옷 애용하시는 듯. 유럽에서도 입고(만세 사진 ㅋㅋㅋ) 얼마 전 엄마랑 산책할 때도 입지 않았나요?

다락방 2022-09-20 17:26   좋아요 1 | URL
1. 유럽에서 입은 옷은 이 옷과 다른 옷입니다. 디자인과 무늬가 조금씩 다릅니다.
2. 엄마랑 산책하고 찍은 사진은 엄마만 찍혔습니다. 엄마가 입은 옷은 또 다른 옷입니다. 제가 사서 입어보고 반품하려다가 엄마 입을래? 하고 드린 옷입니다.

그러나,
이 옷은 요즘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옷입니다. 이거 입을 때 제일 예뻐요. 누가 그렇게 말해준 건 아니고 저 혼자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럼 이만.

단발머리 2022-09-21 15:17   좋아요 0 | URL
이거 입을 때 제일 예뻐요. 가 저의 올해의 문장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에요, 다락방님. 잊지 말아요!
글고 담에 만날 때 그 옷 입고 나와야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수이 2022-09-20 11:5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꼬인 마음 없이_ 이 태그가 제일 마음에 들어요. 저 역시 한때 꼬인 마음으로 선을 긋고 니편내편 아무도 가르지 않았는데 나 혼자 가르고 분노하고 화내고 짜증내고 그러다 한숨 쉬고 그런 나날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꼬인 마음이 들지 않아요. 그래, 니 갈 길을 가렴, 나는 내 갈 길을 갈게, 이런 마음도 아니고 말이죠. 이건 어떤 까닭일까요. 체념도 아니고 순응도 아니고 말이죠. 저는 엄마라서 싫은 적은 별로 없었던 거 같아요. 라고 거짓말을 하려고 보니까 아가 어릴 때 아가아가할 때 힘들었네요. 물론 지금도 가끔 힘들긴 합니다만 말이 통하는 게 어딘가 싶습니다. 저는 엄마라는 존재에 대해서 요즘 자주 생각하곤 하는데 책나무님이 엄마밖에 될 수 없었던가 라는 의문에 사로잡힌다는 거 보고 좀 놀랐어요. 제가 아는 가장 멋진 엄마들 중에 한 분이신데. 엄마라서 완벽해야만 한다, 완벽한 엄마, 라는 그런 모순에 사로잡혀 있을 때는 한 번도 없었지만 유독 엄마라는 틀로 존재지워보면 완벽한 엄마_라는 틀에 많은 이들이 사로잡혀 있는 거 같아요. 아이들이 자라 이제 단발님 인생을 다시 한번 만들어가는 형식에 대해서 생각하신다 하니 저는 그럼 그 길을 응원하도록 하겠습니다.

단발머리 2022-09-20 12:01   좋아요 2 | URL
기혼 미혼 여성을 나누는 그런 태도가 기혼 여성은 그들대로, 미혼 여성은 그들대로 서운한 마음을 가지고 서로에 대해 반감을 가지도록 하는 측면이 있다고 전, 생각해요. 저 같은 경우 기혼 여성이지만 미혼(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어리지만 ㅋㅋㅋㅋㅋ)의 딸이 있으니까요. 그 아이의 입장이 충분히 제 생각의 한 부분을 차지할 테구요.

비타님도, 책나무님도 제가 보기에는 너무 좋은 엄마셔서, 엄마로서의 회의나 좌절 같은 거는 모두 모아 저에게 주시면 좋겠습니다만, 가부장제에서 엄마에게 요구하는 것이 ‘완벽한 희생, 완벽한 헌신‘이다보니, 비타님, 책나무님도 그런 생각을 하시는 거 같아요. 아이들을 사랑하면서, 아이들을 응원하면서도 나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는 것에 대해 우리 앞으로도 많이 이야기했으면 좋겠어요.

또 한편으로는.... 알라딘의 몇몇 이웃분들의 아가들 이야기 듣다보면 껌딱지 같은 귀여운 아가아가들이요. 저도 막 그 때가 생각나서 금방 마음이 컴컴해지곤 합니다. 도무지, 도무지 말이 안 통하는 이 무해한 족속들을 어찌하면 좋단 말입니까.
지나고 보면 추억이지만 그 시간은 나름대로 매순간이 너무 힘드니까요. 그래서.... 이제 아이들이 학교 가버린 지금, 더 열심히 읽어야겠다,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그런 생각을 ㅋㅋㅋㅋㅋㅋ 저와 어울리지 않는 ‘열심히‘ 라는 생각을 해보곤 합니다.
오늘은 도서관이 만차입니다. 왜일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9-20 21:43   좋아요 1 | URL
비타님과 단발님 저를 너무 고급 단계로 보시는 것 같은데 거기서 서 너 단계 낮춰서 보아 주세요.^^
저번엔 스콧님도 단팥크림빵 가위로 잘라서 찍은 사진 보시고 놀라시더니, 애들한테 소리 한 번 안지르고 키울 것 같다고 하셔서 저는 더 놀랐습니다!!!!
저는 절대 그런 엄마 아니거든요ㅋㅋㅋ
다들 저를 너무 좋은 엄마, 현모양처?로 보시는 경향이 있으신데 아니..아니에요.
제 주변에 아이들에게 화를 잘 안내시는 언니들을 보고 본받으려고 따라하긴 합니다만...저는 때론 ‘나‘를 찾고 싶은 순간들이 더 많은 엄마입니다. 그래서 남편한테 맨날 내 팔자야~ 그러면서 징징거리는데 남편이 받아준다고??ㅋㅋ
나 이 다음에 태어나면 절대 결혼 안 하고 혼자 살거라고...큰소리 뻥뻥 쳐놓고도 돌아서면 남편한테 의지하는 게 넘 커서 내가 이 사람을 사랑해서 의지하는 건지? 내가 너무 나약해서 기댈 곳이 없어 의지하는 건지? 헷갈릴때가 많은데 전 그런 생각하는 것 자체가 너무 내 자신이 무능해 보여서 싫은 거에요.
그래서 전 나와는 다른 성격, 더 강한 성격을 가진 데버라 리비 <살림 비용>을 정말 기분좋게 읽었던 것 같아요.^^
글이 길어질 것 같아 댓글을 달까? 말까? 고민하다가 에라 모르겠다! 적자~ 하고 수다 한 소쿠리 쏟아냅니다ㅋㅋㅋ
속에선 감정들이 솟구치고 왔다 갔다 하지만, 그냥 억누르고, 주변 사람들이나 요즘은 책에서 눈에 띄는 사람들이나 또는 알라디너들에게 본받고 싶고, 배우고 싶은 점들을 뽑아서 몸에 흡수시키며 살고 있는 중이에요. 계속 억누르면서요~^^
결국 삶의 최종 목적은 행복하기 위함 아닌가? 싶어 행복하려고 용 쓰구요^^
조금의 꼬인 마음 없이, 순전하게,
저도 낮에 이 문구가 와 닿았었는데..
모두가 똑같은 마음인가 봅니다만~
조금의 꼬인 마음 없이 순전하게~
우리도 서로를 응원하며 살아보아요♡

수이 2022-09-21 08:18   좋아요 2 | URL
책나무님이 멋진 엄마, 좋은 엄마라는 건 사실일 거 같지만 가령 책나무님이 멋지지 않고 좋은 엄마가 아니라고 해도 그건 제가 책나무님 바라본 거랑은 무관해요. 물론 아이들이 현명하고 지혜로워 좋은 사람으로 살아가면 좋겠지만 물론 그러기를 바라는 게 우리 모두의 엄마 마음이겠지만 그들은 그들대로 알아서 잘할 거 같아요. 아무리 엄마들이 애쓰고 아둥바둥해봤자 잘 되는 녀석들은 잘 되고 안 되는 녀석들은 안되던걸요. 그러니까 각자 팔자 소관. 저는 책나무님의 온라인상 모습만 보고 책나무님은 분명 좋은 엄마일 거야, 좋은 사람일 테니까, 라고 생각한 거라는 점을 이 자리에서 밝혀야 하겠습니다.

섣불리 이야기할 주제는 아니지만 책나무님께서 ‘나‘를 찾고 싶은 순간들 이야기하시니까 얼마 전에 친구랑 나눈 이야기가 떠올랐어요. 그 친구(단발님 아님)와 이야기 나누다가 만일 내가 내 현재 자리와 내 현재의 자아와 많이 갈라서는 지점들이 있을 경우가 생긴다면 나는 어쩌면 페미니즘을 더 이상 읽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라고 했어요.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보니까 알겠더라구요. 어떤 지점에 서 있고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려 하는지. 책나무님도 읽고 쓰시면서 여정을 계속 나아가시리라 믿어요. 어차피 단기간에 이루어지는 작업은 아니니까 길게 호흡하고 나아가봐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저는 솔직히 꼬인 마음이 중간중간 들기는 합니다 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9-21 09:27   좋아요 1 | URL
이래서 비타님을 사랑할 수밖에 없나봅니다ㅋㅋㅋ
실제로 멋지지 않아도 좋은 사람일 거라고 하시니...좀 더 멋지게 살고 싶어지네요^^
지난 달의 페미니즘 책을 읽고 참 좋았었는데 뒤늦게 살짝 혼란스러워졌고, 이번 달은 페미니즘 책을 읽으려고 하면 자꾸 신당역 살인사건이 떠올라 또 혼란스러워 책이 잘 안 읽혀지는 거에요. 책을 읽어 고무되어도 세상은 바뀌지 않고 자꾸 여성들이 죽어나가는데...라는 생각들이 어지럽네요. 저도 이렇게 무언가 하나에도 이리 흔들리는데 앞으로의 나란 존재가 어떻게 바뀔지 모를 일이란 생각을 종종 하곤 합니다. 그래도 내 현재 위치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야겠다! 란 생각은 늘 뿌리에 두고 살려고 하기 때문에(간혹 억압일 수도 있겠죠?) 페미니즘 책들도 좋은 공부가 되는 것 같아요. 이것이 비타님과 비슷한 부분인 건가?^^ 아니어도 각자의 자리에서 많이 생각하고 느끼고 또 후회하고 또 털고 그러면서 살아가리라 봅니다.
저는 집안에 있으면서 책을 읽다가도 내가 책만 읽고 있어도 되는 건가?? 이상한 생각에 사로잡힐 때도 많거든요. 남편에게 의지하며 살면서 내가 페미니즘 책을 읽고 페미니즘 운운해도 되는 것인가? 그런 생각도 들고...ㅋㅋㅋ
그래서 이상한 생각이 들 때마다 내가 남편과 애들을 지휘하고 있다!! 나 아니었음 이 집이 어쩔 뻔 했어? 되려 더 큰 소리 치고 있어요. 아마도 저는 자존감을 키우려고 페미니즘 책을 읽고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솔직히 책들이 너무 어려워서 북플을 안들어올 수가 없어요. 들어와서 계속 자극받고 배우고 깨닫고...긴 호흡이라도 내적 성장이 이루어질 수만 있다면 기꺼이 감수하고 싶네요ㅋㅋ
제가 보는 비타님은 꼬인 그 마음 매듭을 묶지 않고 있어, 금방 이쁘게 풀리실 듯~ㅋㅋㅋ

단발머리 2022-09-21 15:22   좋아요 2 | URL
비타님 / 팔자소관,은 올해 저의 사자성어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타님, 존경합니다. 저는 꼬인 마음이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이건 과정이고 언젠가는 풀어질거다,라고 생각하지 않고요. 그냥 그럴 수 있다는 걸, 우리가 자책감 없이 받아들이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책나무님 / 저는 결국에는 페미니즘이 우리가 스스로를 더 사랑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내가 남편과 애들을 지휘하고 있어! 이런 생각이 얼마나 소중한지요. 기혼 전업주부 여성의 재생산노동이 터무니없이 하찮게 여겨지는 것이 사실이고 우리의 현실이라 해도 우리마저 그런 생각에 동의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페미니즘을 읽으면서 생각이 좀 복잡해지는 건 사실이에요. 그죠? 맞습니다! 우리에게는 간식이 필요하다는 결론 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9-20 15: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하, 그래서 살림, 비용 이군요. 살림, 비용.
부러운 마음과 꼬인 마음에 대해서라면 ㅋㅋㅋ 그 마음을 잘 들여다 보기로는 또 저 만한 천재가 없지요... (응?)ㅋㅋㅋ 예전엔 그런 맘을 지닌 저를 좀 미워 했는 데(바꿔야 한다고 생각해서).. 이제는 안 그래요. 아니 난 여기는 일케 꼬였구먼, 허허~ 이러고 맙니다... 아닌 건 아니고 싫은 건 싫어도 되지 않나... 하지만 여자를 미워하지는 말자... 이럽니다. 흐흐.

단발머리 2022-09-21 15:26   좋아요 0 | URL
저의 결론과 쟝쟝님 결론이 같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그렇다는 걸 저도 인정하려고 해요. 제가 위의 글에서 꼬인 마음이 없어진 것은 오래오래 꼬여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여자를 미워하지는 말자.... 동의하고요. 더 구체적으로... 저는 ‘여자를 미워할 수는 있지만 대충 미워하자.‘
심하게 열정적으로 과격하게 미워하지는 말자... 그게 제 주의입니다.

다락방 2022-09-20 17:0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음 저는 인용하신 저 보부아르의 문장이 기혼여성에 대한 비난으로 읽히는 게 아니라, 가부장제와 결혼제도와 사회를 비난하는 걸로 보이는데요. 저는 인용하신 문장 말고 다른 지점에서 ‘기혼 여성들이 불편하겠다‘라는 생각을 하긴 했었습니다, 제2의 성을 두번째 읽을 때요. 음, 저는 그 입장이라는 게 말이죠, 아무리 다른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려고 해도 그래서 이해하거나 공감하려고 노력한다고 해도, 그러나 내가 결코 그 사람이 되는건 아니기 때문에 가지는 한계는 있을 것 같다고 보여집니다.
제가 유자녀 기혼 여성에 대한 이해에 한계를 갖는 것처럼 유자녀 기혼 여성 역시 비혼 여성의 삶을 오롯이 이해할 순 없다고 보고 있고요. 그 과정에서 서로에게 서운한 마음이나 원망이드는 건 자연스럽고도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처음엔 서운할 수 있어도 어쨌든 그 서운한 말이 들려온 가운데 내 자신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도 있게 되잖아요. 아, 나(의 입장)을 그렇게보다니 서운하네, 라고 했다가 흐음.. 그런데 또 그 얘길 들어보니, 그럴 수도 있는건가.. 하는 단계로 나아가게 되잖아요. 저는 갈등이 없는 것보다 있는 쪽이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갈등이 있고난 후 그것이 더 나쁘게 진행될 수도 있겠지만요. 저는 여전히 어떤 부분에서는 저랑 입장이 다른 여성들에 대해 원망하기도 하거든요. 원망하고 서운한 감정을 많이 가져요. 저는 여자를 미워하지 말자는 아니고요, 미운 사람들 중에 여자들도 있기 때문에, 내가 여자를 미워해도 그걸 굳이 표현하진 말자, 나 아니어도 여자 욕 하는 사람들은 많다, 정도로 생각하고 있어요.

제가 일전에 단발머리 님과 비타 님 만나서도 얘기했었던 것 같은데요, 내가 어떤 사람이라고 인정받기를 원하고 나를 정체화하는 것보다, 내가 옳다는 방향으로 묵묵히 나아가고 행동하는 것, 그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비타 님의 댓글로 미루어보건대, 비타님이 결국 정착하게 된 지점이 바로 그 지점이 아닐까, 저는 혼자 생각해봅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단발머리 님.
언제나 단발머리 님께 말씀드리지만, 단발머리 님은 특히 더, 계속 쓰세요.

단발머리 2022-09-22 07:17   좋아요 0 | URL
입장에 대한 다락방님의 이야기 완전 동의합니다. 우리가 서 있는 위치에서 느끼는 한계를 부정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서운한 마음이 드는 것도 당연하고요. 그 간극이란 건 결국에는 줄어들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이건 감정적인 부분하고도 관련이 있다고 보는데요. 기혼과 미혼으로서만 이해하면 좀 날카로워지는 부분이, 저와 미혼인 친한 친구를 대입하면, 그게 좀 부드러워지는 걸 느끼거든요.

그리고 다락방님 말씀에 ‘내가 여자를 미워해도 그걸 굳히 표현하지는 말자‘에 저도 동의합니다. 위에 제가 쟝쟝님 댓글에 미워하게 되더라도 대충 미워하자... 이렇게 썼는데, 저는 이런 자세가 중요하다고 보거든요.

계속 써보겠습니다. 다락방님 응원이 있어서 오늘도 내일도 또 쓸 수 있을거 같애요. 뽜야!

다락방 2022-09-21 15:36   좋아요 1 | URL
단발머리 님, 저도 그렇게 해요. 다른 입장에 대해 서운하거나 혹은 심하게 화가 나서 표현하려고 하다가도 제가 좋아하는 기혼 유자녀 여성친구를 생각하면 저 역시도 좀 부드러워집니다. 저도 그렇게 하고 있어요.

단발머리 2022-09-21 15:43   좋아요 0 | URL
전 필리스 체슬러 읽으면서.... 아, 뭐 이렇게 싸울 일이던가요, 하는 생각과 그래도 너무하시네, 하는 생각에 좀 복잡했거든요.
그에 대한 좋은 처방이 덜 미워하기라고 생각하고요. 아니면, 미워하는 거 표현 안 하기요.

다락방님이 좋아하는 기혼 유자녀 여성친구는 다락방님을 서운하게 할 수 있지만, 그 자녀, 특히 여자아이는 기혼 여성이 아닌 다락방님쪽입니다. 참고해 주세요!^^

다락방 2022-09-21 15:45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 여자 아이에게 사랑과 축복을 보냅니다!!

유부만두 2022-09-20 17:1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살림 비용에서 저자가 전남편이라고 안하고 계속 애들 아빠라고 쓰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그리고 3부작 나머지 책들도 챙겨”만” 뒀어요.

부러움을 안고, 조금의 꼬인 마음 없이,
피자 모임 사진을 보고 있습니다.

단발머리 2022-09-21 15:35   좋아요 0 | URL
저도요. 저도 그 부분 눈에 잘 들어왔어요. 전 아직 책들은 다 챙겨두지 못했습니다만 곧 다시 기회가 생기겠죠.

피자 사진 참 잘 나왔어요. 제가 사진 잘 못 찍는데 이게 웬일입니까 ㅋㅋㅋㅋㅋㅋㅋㅋ

시에나 2022-09-21 11: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페미니즘 책 검색하다가 흘러흘러 들어왔어요) 저도 페미니즘 공부하면서.... <가부장제와 자본주의>, <성정치학>, <성의 변증법> 읽고.. 마음이 산산조각 나는 것만 같다가...<더 이상 어머니는 없다>에서 리치 언니의 통렬한 모성에 대한 분석을 읽고 엄청난 위로를 받고 나의 모성을 긍정하게 되었죠. ^^ 단 그 모성이라는 것은 언제고 ‘제도화‘된 모성이 될 수 있으므로 그것을 똑바로 보아야 한다는 것.

기혼여성에 대한 타인들의 이미지에 저항하면서도 동시에 내가 기혼여성으로서 안주하는 부분과 모순을 언어화해서 적극적으로 드러내야 하는 거 같아요. ‘니들은 몰라‘, ‘나는 조금은 달라‘라는 방어가 아니라요. 저는 이 작업을 에이드리언 리치가 한 거 같아요. 그도 끝내...‘아내‘에선 벗어나게 되었지만. (어쩌면 이건 필연적?;;) 기혼여성으로서 페미니즘 읽다보면 방어만 하다가 끝나고 말 위험이 너무나 커요. 저의 포지션은 적극적인 내부 고발자가 되자는 쪽입니다만..^^

단발머리 2022-09-21 16:04   좋아요 0 | URL
기혼여성에 대한 타인들의 이미지에 저항하면서도 동시에 내가 기혼여성으로서 안주하는 부분과 모순을 언어화해서 적극적으로 드러내야 하는 거 같아요.

라는 말씀에 동의합니다만, 기혼여성으로서 페미니즘을 읽다가 방어적인 태도를 가지는 게 왜 위험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페미니즘을 읽는 중에 일어나는 생각의 변화와 굴곡도 모두 소중한 과정 중의 하나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기혼여성의 페미니즘 읽기,가 고정화되거나 규격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페미니즘 책을 어느만큼 읽었든지간에, 각자의 삶에서 느끼고 생각하는 페미니즘의 ‘다양한 적용‘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매실님의 위험 경고는 제게는 평가처럼 들리네요. 저는 매실님이 적극적인 내부 고발자 포지션을 가지시겠다는 걸, 그냥 그대로 받아들이는데 말입니다.

수이 2022-09-21 17:14   좋아요 0 | URL
저는 제도화된 모성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발 담그고 있는 쪽인지라 매실님이 말씀하신 바 무엇인지 알 거 같은 마음입니다. 하지만 똑바로 바라보기는 역시 쉽지 않은 일 같아요. 그리고 끝내 아내에서 벗어난 에이드리언 리치를 생각해보면 그 과정의 끝이 마치 솔로됨, 독립에 있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저는 (물론 저 역시 그렇게 생각할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다른 입장인지라) 필연이라고 여기지는 않습니다. 각자의 주체성을 획득하는 건 곁에 배우자(남성)가 있어도 무관한 영역이라고 여깁니다. 결혼이란 제도와 무관하게 이성애자건 동성애자건 무관하게. 적극적인 내부 고발자가 되자는 말씀도 어떤 맥락에서 하시는지는 알겠지만 어감이 좀 쎄네요 ^^;;; 애니웨이 여기서도 이렇게 마주하니 좋네요, 매실님.

시에나 2022-09-22 20:16   좋아요 0 | URL
갑자기 맥락없이 단 댓글인데 자세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 말한 방어적 태도는 출산이나 육아 자체를 부정하는 어떤 논지들에 맞서서 ‘너희는 모른다‘는 식으로 말할 때를 말한 거였어요. 갠적으로 제가 그런 과정을 겪었고 뭐 지금도 겪기에 하는 이야기였고 그런 당연한 반응을 부정하는 건 아니지만 거기에서 좀 도약하는 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단발머리님의 글을 겨냥하며 한 것이 아닙니다. 저는 오히려 단발머리님의 글이 그런 어떤 스스로의 고뇌를 겪은 다음에 리치의 글을 통해 나온 자기 인정이라고 읽혀져서(서둘러 짐작한 것일수도 있지만) 반가운 마음이 불쑥 들어 남긴 거였거든요. 여튼 리치가 유자녀 기혼여성으로서 오히려 자신의 모성의 양가적 측면을 적극 드러냈음을 언급하고 싶었는데(이런 의미에서 리치가 내부고발자라고 저는 읽었고 저도 그런 작업을 하고 싶다는 의미였구요.) 좀 띄엄띄엄 쓰다보니 센 어감으로 들렸던 거 같습니다. 여튼 툭 던진 댓글에 기분이 상하셨다면 죄송합니다. 기혼여성 페미니즘을 논의하는 장이 별로 없다보니 알라딘을 잘 하지도 않는데 반가운 마음에 끼어들었어요.

시에나 2022-09-22 13:57   좋아요 0 | URL
비타님 여기에서도 뵙네요. 반가워요.^^ ‘필연‘이라는 말은 (역시 띄엄띄엄쓰다보니..;;;;) 당시 리치의 입장에선 필연이었을거라는 말이었습니다.지금 21세기를 사는 우리에겐...저는 아직 판단 보류인 상태입니다. 결혼제도에 들어가 있는 상태에서 주체성을 획득하며 사는 것이 저 역시 현재하는 노력이긴 하지만 이게 정말 어디까지 가능한지는 더 해봐야 알 것만 같아요. 이건 저의 희망 아니고 기대도 아니고 그저 저도 이런 실험을 해나가보고 있습니다.^^ (아 당연히 결혼제도와 무관하게 ‘나로 살기‘는 정말 필요하고요)
 





 













습관 때문이기도 하지만 더 정확히는 뒷심이 부족해서 나는 책 한 권을 끈기 있게 읽지 못한다. 여러 책을 동시에 읽다가 도서관 책이면 반납일에 , ?’하면서 반납하기 일쑤고 그러면 다시는 그 책을 만나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결과적으로 완독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많다). 하지만, 책 한 권을 다 읽은 후에 리뷰/페이퍼를 쓰겠다고 하면, 다 읽은 후에 황망함’, ‘암담함에 압도되어 버린다. , 어떡하지. ,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지. 그래서 내가 선택한 방법은 2분의 1에서 3분의 2지점에서 적어도 감상을 한 번은 쓰자, 이다.

 


이 책에 대해서는 이미 여러 번(5) 길고 짧은 글을 썼다. 그래서, 어쩌면. 이 책도 완독의 기쁨 없이 사라질 운명이었는데, ….. 알라딘 여러 이웃분들이 이 책을 읽으시는 모습이 얼마나 활기차고 명랑하고 에너지 넘치는지. 나도 모르게. 나도 이 책 읽어야지 하는 마음이 들어서 아침에도 책을, 아니 아이패드를 열었다.

 


 

먼저 읽은 부분(아마도 챕터 10)에서는 아프칸에서 유대인들이 축출되고 재산이 몰수되는 과정이 그려진다. 특별히 체슬러의 시아버지가 어떻게 부를 축척하게 되었는지, 은행 인수라는 비교적 최첨단 서구식 인프라에 어떻게 접근했는지 설명한다. 한편으로 그런 역사를 가진 나라에 유대계 미국인 신부를 데려온 남편의 무식함에 놀라기도 한다.

 


챕터 11 9/11 사건을 중심으로 기술된다. 그날, 당신은 어디에 있었는가? 라는 질문으로 시작하는데, 나로서는 그날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 내게는 그날, 그런 날이 2014 4 16일이다. 그날, 당신은 어디에 있었는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9/11 테러가 왜 발생했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각도로 살펴볼 수 있다. 이슬람 근본주의의 종교적 이유, 서구에 대한 적대감, 물질문명에 대한 거부감 그리고 이란의 쿠웨이트 침공뿐만 아니라 냉전 체제에서 미국과 소련의 외교정책도 모두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9/11 테러의 주범으로 알려진 오사마 빈 라덴에 대한 서술이 풍부하다.

 


오사마 빈 라덴의 아버지에게 57명의 자녀가 있었다는 사실을 나는 오늘 알았다. 맹목적인 아버지 숭배와 리더에 대한 추앙이 강력한 문화 현상인 이슬람 사회에서 아버지의 사랑과 인정을 갈구했던 오사마 빈 라덴에 대한 평가, 그리고 그가 아버지가 되었을 때 자식, 특히 아들들에게 얼마나 잔인했는지에 대해 체슬러는 비교적 거리를 두고 서술한다. 오사마 빈 라덴 자신은 가장 비싼 외국산 자동차, 비행기, 그리고 무기를 사용했지만, 다섯 아내와 아이들은 냉장고, 전기스토브, 냉난방 장치를 사용하지 못하게 했다. 다섯 아내들은 휴대용 가스버너로 음식을 준비해야 했다.

 


오사마 빈 라덴은 여성들에게 잔인했는가. 체슬러는 예스 그리고 노로 답한다. 더불어 카불의 시아버지를 떠올린다. 일부다처제 사회에서 남편들은 아내들에게 잔인할 필요가 없다. 자연적이고 생물학적이고 열등한 존재인 여성은 남성의 상대가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그의 아들 오마르의 말을 빌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여성 군인이 포함된 미국군의 입성을 허가했을 때 오사마 빈 라덴이 크게 화냈던 일을 소개한다. 체슬러는 대부분의 서구인이, 이슬람 남성 심리의 관점에서 여성 종속의 중요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본다.

 


제국주의, 식민주의, 인종주의 등 여러 범죄에 대해 체슬러는 이것이 서구만의 범죄는 아니라고 주장한다. 서구는 반성하고 있으며, 노예제를 폐지하고 인권과 여성의 권리를 위해 나아가고 있지만 동양은 아직 그렇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미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자랐기 때문에, 또한 카불의 감옥에 갇혀 극한의 경험을 했기에 이런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겠다는 생각이 드는 한편, 근대화와 인권과의 관계를 생각할 때 완전히 틀렸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챕터 12에서는 미국에서 아프칸 가족들을 만난 이야기가 이어진다.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읽어야 하는 책들 때문에 김치냉장고가 힘들어 보인다. 주말인데, 왜 바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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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2-09-17 1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께서 계속 연재해 주시는 덕분에 읽게 되었고, 아침에 한 챕터씩 읽고 있습니다. (오늘은 챕터 5)

저도 다 읽고 나면 암담하던데.. 2/3 전에 한 번 써볼게요 ^^


단발머리 2022-09-17 19:37   좋아요 1 | URL
네에! 수하님이랑 같이 읽으니까 넘넘 좋네요.
수하님 글 기다리고 있을게요, 아이스크림 먹으면서요 ㅎㅎ

책읽는나무 2022-09-17 22: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에서 대출한 책들은 빌려온만큼 다 읽지 못하고 급하게 반납하기 일쑤이니...저는 현재 ‘읽고 있어요‘ 책이 70권이 넘네요^^;;
도서관 이용자들의 가장 큰 고민이지 않을까? 싶어요ㅋㅋㅋ
그나저나 그 바쁘신 와중에도 카불의 신부 6부가 올라왔군요!!! 빈 라덴 자식이 57명??
참.....눈으로 안봐도 비디오가 펼쳐지는 듯요.
저도 주말이라 그런지 오늘 유난히 넘 바빠서??????
그래도 아무리 바빠도 단발님 페이퍼 구독자로서 댓글 안남길 수가 없죠!!ㅋㅋㅋ
단발머리씨!! 저도 단발머리님 많이 사랑합니다.(어제 단발님 고백씬 따라해보고 싶었어요!!)

얄라알라 2022-09-17 23:13   좋아요 1 | URL
책읽는 나무님께서는 70권...저는 차마 확인해보기 무섭습니다^^;;

책읽는나무 2022-09-17 23:31   좋아요 1 | URL
북플 앱에 ‘읽고 있는 책‘ 코너에 숫자가 그리 떠 있어서 전 ‘벌써 70권이 넘었군! 곧 100 권 돌파하겠군!!‘ 그러고 있어요ㅋㅋ

바람돌이 2022-09-18 12: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앞의 글도 읽었는데 급하게 나가느라 댓글은 못달았어요. 시아버지 진짜 맘이 뭔지는 당사자가 아니면 알 수 없겠지만 왠지 그 엉큼한 눈빛에 대한 체슬러의 짐작이 맞을 듯해서 소름이 쫘악..... 보통 그런 행위에 대해서는 직감적으로 느껴지는게 있잖아요. 극도로 민감했을 체슬러의 느낌이 맞지 않을까 그런 느낌이 들어요. 절대적인 권력자인 시아버지에게 자신 외에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못하게 하는 건 없을거고, 그 시아버지의 마지막 제동장치가 체슬러를 자기 나라로 돌려보내는 거였을거라는 생각도 드네요.

아 어쨋든 우리 체슬러는 드디어 카불을 탈출하네요.
더불어 오사마 빈 라덴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롭네요. 사우디 아라비아 역시 아프간 못지 않은 극악한 나라니 그 문화도 비슷한데가 많을듯요.

단발머리 2022-09-21 15:47   좋아요 0 | URL
저 역시 체슬러의 감각이 맞다고 생각해요. 나중에 미국에서 재회했을 때도 참.... 부드러운 시아버지로 나타나고요.

카불 탈출한 이후에 체슬러는 못 다한 공부를 아주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저는 여러 챕터가 남아있구요 ㅎㅎㅎ
 




책을 많이 산 건 아니지만, 오늘 책탑은 좀 올려야겠다.




 

 













내가 가장 오래 사랑했고 아마도 영원히 사랑할 이가 있다. 내가 그를 위해 하는 일은 그의 책을 많이 자주 사서 주변에 읽기를 권하는 것이 전부다. 안 읽어도 상관없다. 그의 작품이 한 권이라도 팔려 도움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그렇게 사랑한다. 상대방은 나의 존재를 알지도 못하는데, 사랑하는 사람에게 누()를 끼쳐서는 안 된다는 '낮은 자세'. 이런 사랑은 쉽지 않지만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다. 사랑의 대상이 예술, 문학, 공부 같은 것일 때는 큰 성취를 이룰 수도 있다. 사도(使徒)의 삶이다. (『영화가 내 몸을 지나간 후』, 130)

 

 


정희진 선생님의 책을 두 번째로 읽고 있다. 이번에는 분홍색(파스텔 분홍 좋아하는 사람) 형광펜을 들고 경건한 자세로 앉아 읽는다. 선생님이, 선생님이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는 방식으로, 나도 선생님을 사랑한다. 선생님이 모르셔도 상관없다. 예전에, 이메일로 알라딘 서재에서의 선생님 사랑을 살짝 고백한 적이 있었는데, ‘저는 그런 곳이 있는 줄도 몰랐어요.’ 하셨다. 괜찮다. 나는 원래 짝사랑 체질이다. 두 권은 독서 모임 언니들 추석 선물이고, 한 권은 교회 후배 추석 선물이다.

 


















『재수사』는 장강명 신작이다. 내가 강명씨 좋아하는 거 온 세상이 알아야 할 텐데. (강명씨, 아직도 알라딘 해요? 나는 매일 알라딘 하는데…) 강명씨 안 좋아한다고 하면서 강명씨 신작 모조리 구입하는 쟝쟝님과 강명씨 좋아한다고 하면서 신작 안 사는 나의 묘한 대립각을 혁파하기 위해. 강명씨 좋아하는 내가 강명씨 신작 구매하기로 나 혼자 합의를 봤다. 근데, 미안해요. 1권 밖에 안 샀어요. 얼른 읽고 2권 살게요, 강명씨.  





 













그 밑에는 보시다시피전체주의의 기원』이다. 집에 『전체주의의 기원』 있는데, 필리스 체슬러 생각하면서 구매했다. 읽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 않지만, 구매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알라딘에서는 12,530원인데, K문고에서 7,570원이라서. 어찌 모른 척하랴, 의 심정으로. 사진용으로 전락한다 할지라도, 아렌트 아닌가. 한나 아렌트.

 




 













『계속 가보겠습니다』는 임은정 검사의 책이다. 나는 근래 한국인들 가운데 이 사람만 한 기개를 가진 사람을 본 적이 없다. 놀란 정도가 아니라, 신비하기까지 하다. , 한 명 더 있다. 우리의 불꽃, 박지현. 알라딘 책소개를 옮겨본다.




 

<알라딘 책소개>

 


저자 임은정은 2007년 ‘공판 업무 유공’을 인정받아 검찰총장상을 받았고, 2012년에는 법무부가 선정하는 ‘우수 여성 검사’가 되어 서울중앙지검 공판부에 배치되는 등 검찰 내 엘리트 코스를 밟던 검사였다. 한때 ‘도가니 검사’로도 불리며 검찰 조직에서 승승장구하던 검사 임은정, 이제는 끊임없이 검사 적격 심사의 대상자에 오르는 검찰 조직의 ‘미운 오리 새끼’가 되었다. 검찰 내 각종 부조리를 폭로하고, 과거사 재심 사건에서 ‘백지 구형’이 아닌 ‘무죄 구형’을 강행하면서 골칫거리 문제 검사가 됐기 때문이다.


이 책은 내부 고발 검사 임은정의 첫 번째 단독 저서다. 내부자의 시선으로 검찰의 치부를 세상에 드러내 온 10년의 기록과 다짐이 담겨 있다. 저자는 검찰이 잘못의 무게를 다는 저울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현재의 검찰은 자정능력을 상실해 고장 난 저울이 되었다고 말한다. 검찰 조직의 부끄러움을 알고, 검사의 양심을 지키고자 분투한 저자는 검찰이 바른길로 향하도록 하는 길을 열기 위해 온몸으로 부딪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검찰 조직의 어두운 면과 이를 걷어내고자 하는 저자의 각오와 용기,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내부 고발자의 힘겨움과 아픔을 느낄 수 있다.

 



더 나은 사회를 위해, 그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학교에서 제적당하고, 담을 넘고, 감옥에 갇히고, 고문을 당하고, 분신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분들의 노고와 수고가 없었다면 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는 여전히 우리에게 요원할 것이다. 이제 우리 사회는 또 다른 모습의 사람들을 필요로 한다. 부정과 부당한 압력에 이건 아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 자신이 속해 있는 조직의 부패를 공개적으로 비판할 수 있는 사람. 그때문에 얻는 피해에도 당당하게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는 사람. 임은정 검사가 그런 사람이다. 기대가 크다. 기대가 크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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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의 앎비앎 친구이야기
    from 의미가 없다는 걸 확인하는 의미 2023-01-11 00:56 
    잠자냥 님 글을 가져와 엮인 글을 쓴다. 잠자냥한테 대차게 차여서 슬픈 이야기(!)는 아니다. 감사하게도 잠자냥님이 쭉 정리해오신 희진 샘의 강연 맥락을 읽어보니 어제의 강연과 오늘의 오디오 매거진이란 내가 읽어온 정희진이 내던지는 일종의 출사표(?)처럼 느껴지는 바(매문이 아니라 매거진!!이라니🫢), 사실 나는 어제 정희진 선생님의 강연을 처음 들어보았고 그 느낌은… 뭐랄까… 충격이었다. 선생님은… 너무… 사랑스러운 사람이셨어🥹 게다가 선생님은 대
 
 
단발머리 2022-09-16 16:3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강명씨... 제가 강명씨 좋아하는 거 진짜거든요. 요기 위에 태그 ‘장강명‘ 누르면 강명씨 관련 글 나와요. 다 내가 쓴 거에요. 이달의 당선작도 두 개나 있고요.
강명씨.... 보고 있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09-16 23:34   좋아요 2 | URL
강명씨... 나는 강명씨가 싫어요... 왜냐면 아무리 생각해도 강명씨가 여자인 *척*하고 쓴 소설이 징그럽기 때문이죠. 저는 강명씨 특유의 오만함이 싫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이게 동족혐오라고 동생이 뼈 때려서 그냥 강명씨를 지켜보고 있어요. 그래도 강명씨가 훌륭한 부인만나 광명 찾듯 계속 업데이트 해갈거라고 믿고요. 부인이 키워준 소통능력을 잘 다듬어서 남자들을 설득하는 데도 좀 잘 쓰길 바라요. 암튼 강명씨 새 책 나왔는데.... 제가 읽을거 많아서 안읽을 거 같아요ㅋㅋㅋ 메롱~~~~~ 강명씨.. 하지만 지금 당장 쓰라는 유튜브 영상 잘봤어요... 강명씨.... 전 강명씨가 소설보단 에세이에 더 재능이 있다고 생각해요.그리고 저는 사서 읽는 독자고 무플 보다 악플이 좋다고 한 글도 기억하고 있답니다? ㅋㅋㅋ 그럼 안녕히...!

단발머리 2022-09-16 23:35   좋아요 0 | URL
금세기 최고 명작 중의 하나인 <표백> 읽어보고 하는 이야기인가요? 도스토옙스키도 와서 보고 놀랐다는 그 <표백>이요!!
@@

공쟝쟝 2022-09-16 23:54   좋아요 1 | URL
표백도 여성을 그리는 방식이 좀 그렇지만 ㅋㅋ 전 한국이 싫어서요 ㅋㅋㅋ 거기 여주인공 대사들 어쩐지 다 부인이 불러준 거 듣고 쓴 것 같았어요ㅋㅋㅋㅋ
암튼 2000년대 중반은 그냥 그런 글을 써도 잘 팔리던 좋은 시절이었죠… 나는 그가 그런 시절의 수혜자라 봅니다. 그래도 장강명 업데이트 하실 분 ㅋㅋㅋ

단발머리 2022-09-16 23:55   좋아요 1 | URL
쟝쟝님! 강명씨가 볼 수도 있는데…. 너 정말 이러기에요? ㅋㅋㅋㅋㅋ 나한테 기쁨을 준 사람이라니까요. 희망도 줬고 ㅋㅋㅋㅋㅋㅋㅋ 당선, 합격, 계급도 얼마나 좋은대요!!

공쟝쟝 2022-09-17 00:02   좋아요 2 | URL
나도 당선 합격 계급 좋아해요 강명씨!!! 하지만 서울리뷰오브북스 나무가 됩시다는 싫었어요 ㅋㅋㅋㅋ 당신은 소설말고 르포를 써야해요! 강명씨 메롱 ㅋㅋㅋ
혹시 서운했으면 위안을 줄게요 ㅋㅋ 난 엔도 슈샤쿠도 까요 ㅋㅋㅋㅋ 여혐해도 참을 수 있는 남자 소설가는 아직 필립로스 정도만 살아남아 있어요 ㅋㅋㅋ 이런 나를 만족시켜봐랔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09-17 00:02   좋아요 2 | URL
강명씨! 저 사람 말 맘에 두지 말아요. 요즘 일도 많고 땡투도 적고 해서 좀 날카로워진거 같애요. 담에 내가 만나서 나폴리에 사는 니노욕 같이 하면서 잘 얘기해 볼게요. 강명씨, 밤이 늦었네요. 얼른 자요!
낼 아침에 눈 뜨면 댓글 달려 있을거라 믿어요. 강명씨, 굿나잇! 😘

단발머리 2022-09-21 16:11   좋아요 0 | URL
강명씨.... 많이 바쁜가봐요. 나, 아무리 기다려도 강명씨 안 오네요? ㅠㅠㅠㅠㅠㅠ

다락방 2022-09-16 17:08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정희진 선생님 알라딘이 있는 줄도 모르셨다고요? 힝 ㅠㅠ 너무해 너무해 너무해 알라딘에서 정희진 샘 얼마나 좋아하는데.
그나저나 단발머리 님 정희진 쌤께 이메일도 보내셨었군요! 멋져요! 사랑은 표현하는 것입니다, 말하는 것입니다, 행동하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단발머리 님, 참 잘했어요, 별 다섯개!! 백점 드립니다. 꺅 >.<

한나 아렌트... 원서....K 문고...
저 좀 다녀올게요. 휘리릭~

단발머리 2022-09-21 16:13   좋아요 0 | URL
그게 한 5-6년 전쯤인데 선생님 아직도 알라딘 모르실거에요. 우리만 사랑합시다, 몰래몰래 ㅋㅋ 몰래한 사랑 ㅋㅋㅋㅋ

저, 강연 갔다가 질문하고 (제 질문은 기억나고 선생님 답이 잘 기억이 안 나요 ㅠㅠㅠㅠ 질문할 때 너무 떨어가지고.... 달달달달)

아렌트 사셨나 몰라요, 우리 다락방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22-09-16 18: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09-21 16: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수이 2022-09-16 18:31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그대의 찐사랑이라니...... 근데 강명씨 아마 알라딘 안할걸요. 제가 알기로는 ‘그믐‘이라는 사이트 열어서 거기에서 온라인 독서모임 하고 있대요. 정희진 선생님 책 한가득 쌓인 것도 멋지고 한나 아렌트도 멋집니다. 저는 이렇게 오늘의 태그를 달겠습니다. 단발머리 화이팅!

단발머리 2022-09-21 16:15   좋아요 0 | URL
왜요....... 왜, 강명씨 알라딘 안 해요. 옛날에 많이 했으면서 (시무룩) 거기 찾아볼게요, 그믐.
근데 내가 찾을 수 있을까요? (먼 산)

건수하 2022-09-16 20: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영화가 내 몸을 지나간 후는 네 권 사셨다는 거군요 우와~
단발머리님은 사랑이 넘치는 분 :)

단발머리 2022-09-21 16:16   좋아요 0 | URL
저, 현재 스코어 5권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몰래몰래 선생님을 사랑해요.
단발머리가 부릅니다. 몰래한 사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09-16 20: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강명씨!!! 희진쌤!!!
멋집니다^^
저도 작가님들 좋아하지만 이렇게 고백해보진 못했는데 좋아한다고 고백하는 단발님 쫌 멋지네요^^
두 작가님들 알라딘이 있는 줄도 모르시고, 알라딘 활동도 하지 않으셔도 우리가 좋아하니까 그걸로 된 거죠^^
선물하려는 책탑도 멋지군요ㅋㅋㅋ

단발머리 2022-09-21 16:17   좋아요 1 | URL
근데 제가 고백했는데 ㅋㅋㅋㅋㅋㅋ 그 분들이 알라딘을 안 하시면 저는 어쩌나요.
우리가 좋아하니까 그걸로 되겠지만 ㅋㅋㅋㅋㅋ 그래도 알리고 싶습니다요. 사랑합니다!!!!!!!!!!!!!!

공쟝쟝 2022-09-17 11:3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참, 강명씨 이야기만 계속해서 맥락 놓칠뻔 했어요!
단발머리님, 저 역시 <영화가....>도 정말 너무 좋아요. 그냥 영화평이 아니라 영화평을 가지고, 이 책은 부분적 관점과 인식론에 대해서 계속 다루고 있다는 생각예요. 해러웨이 생각도 좀 많이 나고요. 글쓰기 뽐뿌는 덤. 곁에두고 또 여러번 계속 읽을 거예요. 너무 너무 좋아요. 희진샘께 메일 보내실꺼면 제가 사랑한다고...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고... 비록 샘은 나를 사랑하지 않지만... 나는 나대로 샘의 저주에 걸린 유튜브 만들고 있다고 ㅋㅋㅋㅋ 정희진 언박싱 영상을 만는 방식으로 알고리즘 세계에서 ㅋㅋㅋㅋㅋ 분투 중이라고 ㅋㅋㅋㅋㅋㅋ 공략하지 말고 낙후시켜라 실천중이라고 ㅋㅋㅋ 말좀 전해주세요....

단발머리 2022-09-21 16:19   좋아요 0 | URL
저는 두 권 중에 <영화가....> 가 더 좋았구요. 예전에 <혼자 본 영화>보다도 더 좋았구요. 5권 융합 저는 어렵더이다. 그래서, 최근 책 중에서는 3권과 4권이 젤 좋습니다. (제일인데 두 권 고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선생님께 이메일 한 번 보내야 하는데 근데 좀 부끄러워서요. 제가 언제 한 번 뵈면 그 때 인사드리고 이메일로 진득한 사랑 전해드리겠습니다. 세상에.... 얼마나 좋아하실까요 ㅋㅋㅋㅋㅋㅋㅋ 만자돌이 쟝쟝의 찐사랑 프로젝트 ㅋㅋㅋㅋㅋㅋㅋ

mini74 2022-09-17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강명씨 대답해주세요 !!! 오겡끼데스까!! 하고 어딘가로 제가 대신 외쳐드리고 싶습니다 ㅎㅎㅎ
여기는 강명씨 팬클럽입니까 안티클럽입니까 ㅎㅎㅎ

단발머리 2022-09-21 16:20   좋아요 0 | URL
강명씨가 오늘까지도 대답을 하지 않았다는 슬픈 소식입니다. 제가 계속 기다렸는데요. 아.... 슬퍼라 (먼 산)
여기 팬클럽이에요. 쟝쟝님이 약간 삐딱선 타기는 하는데요. 팬클럽입니다, 팬 / 클 / 럽 !!

수이 2022-09-21 17:39   좋아요 0 | URL
강명씨는 그믐이란 회사를 차려서 하고 있다던데요. 친목을 도모하지 않는 책읽기와 글쓰기를 지향하는 모임을 하겠노라고. 근데 그믐 대표가 와이프…… 그럼 그것도 다 친목의 일종 아닌가요? 라고 하고 싶었지만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