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장 가정관리술이 흥미롭다.

 


사실상 아내로서 여성들은 그들의 법적, 사회적 지위에 의해 묶여 있었다. 그녀들의 모든 성적 활동은 부부관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남편이 그들의 유일한 파트너여야 한다. 아내는 남편의 권한하에 놓여 있으며, 그의 상속인이자 시민이 될 아이를 남편에게 낳아주어야 한다. (220)

 


결혼관계를 통해 아내가 된 여성들은 남편의 권한 하에 놓이며, 여성들의 가장 중요한 책무는 남편의 아이를 낳는 일이 된다. 쫓겨나지 않기 위해 기혼 여성은 정숙하고, 어떤 과오도 범하지 않고, 가정의 충실한 관리자가 되어야 하며, 무엇보다도 강력한 성생활의 행동 규율을 강요당한다. 남성은 다르다.

 


남성은 기혼자로서 또 다른 결혼을 하는 것만이 금지되어 있을 뿐, 어떠한 성 관계도 그가 맺었던 부부관계로 인해 금지되지는 않는다 남성의 결혼은 그를 성적으로 구속하지 않는다. … 간통은 기혼 여성이 그녀의 남편이 아닌 남자와 관계를 가진 경우에만 범법행위가 된다. 어떤 관계를 간통으로 규정하는 것은 여성의 결혼한 처지이지 결코 남성의 그것은 아니다. … 왜냐하면 아내는 남편에게 속하지만, 남편은 단지 그 자신에게만 속하기 때문이다. (222)

 


여성과의 관계에서 절대 우위를 점하고 있던 남성이지만 소년과의 관계에서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소년에게 구애하고, 그가 있을만한 장소를 찾아다니고, 함께 사냥을 가고, 이제 더는 필요하지 않은 훈련을 함께 하는 이유가 있다. 소년과 성인 남성과의 관계에서 결정권은 소년에게 있기 때문이다.


 


부부 사이의 관계는 혈통의 유지와 가정 관리를 위해서만 존재한다. 아내는 남편에게 속하지만 남편은 오로지 그 자신에게만 속한다. 성인 남자와 소년의 관계는 연애술의 영역에 속하기에, 애정이 관계의 주요한 동인이 되는데, 결정권은 소년에게 있다. 사랑 받는 대상으로서 소년은 독특하고 특별한 위치를 점한다. 권태로운 생활이 이루어지는 곳이 가정이라면, 가슴 설레는 사랑이 이루어지는 곳은 개방된 공적 영역이다. 지루한 일상을 함께하는 사람이 아내라면, 꿈 속 환상을 함께하는 사람은 소년이다. 아내와는 일상을, 소년과는 환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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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12-15 08: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소년애가 자꾸 걸리적거려요. 우리가 그간 페미니즘 책 읽어오면서 여성혐오와 차별 여성대상 폭력이 존재했다는 건 알고 있잖아요. 아내와는 일상을 보내고 아내에게 가사 노동을 전담시키고 아내에게 온갖 도덕적 룰과 법을 다 적용한다는 거 알고 그게 싫었는데, 도대체 소년애는 뭘까 싶은 거에요. ‘소년‘은 미성년자잖아요. 이게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면 연애나 성관계 경험, 결혼의 연령대가 훅 낮아지긴 하지만, 그래서 지금을 살고 있는 제 시점으로 보게 되기는 하는거지만, 소년애라니, 전 정말 환장하겠어요. 아무리 그래도 미성년자인데, 하면서 너무 불편해져요. [성의 역사 3]권을 읽다 보면 소년애의 대상인 소년들이 성인 남성과의 사랑을 자기들이 원하거나 바란 것도 아니거든요. 대상이 되는거에요. 저 때는 시대가 달랐다, 문화가 달랐다, 라고 아무리 생각하려고 해도 저는 특히나 미성년자를 성애의 대상으로 놓는 것에 있어서 진짜 너무 싫기 때문에 소년애 부분을 읽을 때마다 너무 화가나요 ㅠㅠ 저 시대의 성인 남성들 대체 뭔가 싶고요 ㅠㅠ

단발머리 2020-12-15 09:19   좋아요 0 | URL
저는 전체적으로는 ‘성의 역사‘라는 것이 좀 어처구니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랬다더라~~~ 정도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아내가 남편에게 매여있고 남편은 그 자신에게 매여있다. 아내에게는 정조가 요구되고 남자에게는 요구되지는 않으나 알아서 절제해라. 이런 이야기를 계속 읽다보니 문화라는 게, 법률이라는 게 사람을 이렇게 계속 규제한다면 그것에서 완전히 자유롭기는 쉽지 않을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소년애에 대해서는 [성의 역사3]을 읽어보면 좀 더 자세히 알겠다 싶습니다.
궁금한 게 많아지는 책이네요, 이 책이. 알고 보니 괜찮은 책? ㅎㅎㅎㅎㅎ

2020-12-15 09: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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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5 10:0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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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5 10: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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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5 10:5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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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5 11: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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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이 2020-12-15 0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푸코랑 아듀하고 싶습니다. 3권 읽고 영원히 굿바이 할래요. 억지로 읽고 있는.......

단발머리 2020-12-15 09:39   좋아요 0 | URL
전 일단 3권까지 구입했어요. 읽으려고요, 3권까지는 ㅠㅠㅠ

다락방 2020-12-15 10:01   좋아요 0 | URL
푸코 싫어요 ㅠㅠ 2020년에 푸코 싫다고 오백번쯤 말하고 다니는 듯요.. ㅎㅎ

단발머리 2020-12-15 10:27   좋아요 0 | URL
우리 얼른 푸코 끝내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은 시절 맞이해요!
from 푸코 2권 아직 읽는 사람

2020-12-15 11: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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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5 11:2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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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5 11: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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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5 11:3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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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5 15:0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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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5 15: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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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5 15:0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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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5 15: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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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22598 2020-12-17 0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용이............좀 어마무시하게 이상한 것 같아요. 그 시대는 저런 말이 유식한 말이었나봐요. ㅠ

단발머리 2020-12-17 21:44   좋아요 1 | URL
여성의 지위가 남성에 비해 터무니없이 보잘 것 없는 건 예나 지금이나 비슷한 것 같기는 해요.
여성이 남성보다 열등하다는 생각이 만들어진 이래로 그 신념이 현재까지 유식한 말로 ‘여겨지는 것‘ 같기는 합니다.
 



















이승우의사랑이 한 일』을 읽고 있다. <작가의 말>을 먼저 읽었는데 패러프레이즈라는 단어가 눈에 띈다.

 

 

소설쓰기가 일종의 패러프레이즈라는 생각을 한다. 이미 쓰인 것을 다시 쓰고 풀어 쓰는 것. 그런 점에서 이 일은 번역하는 것과 같다. …. 그러니까 잘 번역된 글은 원작과 다른 글이다. 다른 글이어서, 다른 글이기 때문에 원작과 같다. 패러프레이즈도 다르지 않다. (243)

 

 

얼마 전 한국 교회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성경이메시지』 성경이다. 다종다양한 성경 판본을 가지고 있는 영어권에 비해 한국은개역개정』, 『현대어성경』, 『쉬운 성경』 정도였는데, 『메시지』는 한국 성경 판매 시장의 대전환을 가져왔다. 『메시지』는 한 사람(유진 피터슨 목사)에 의한, 의역에 가까운 번역이 그 특징인데, 그래서 공적 예배 시 사용되기 보다는, 개인이 가정에서 혼자 성경을 읽을 때 유용한 통독용성경으로 널리 알려졌다. ‘일상의 언어로 쓰여진 성경 옆의 성경이라는 광고 문구처럼, 오랫동안 교회를 다녔거나, 성경적(?) 표현에 익숙한 교인들에게 낯선느낌의 성경으로 크게 인기를 끌었다.

 

미국판 『The Message』는 이 책을 ‘best-selling paraphrase of the Bible’ 혹은 ‘a translation of Scriptures’라고 소개한다. 의역이되 성경이라는데 더 큰 의미를 부여한 한국과 ‘paraphrase’, 성경 다시쓰기로 이해하는 미국의 차이를 보여준다. 어차피 성경은 번역이라는 과정을 통과해야 하기에, ‘성경 읽기란 결국 다시 읽기이다. '다시 읽기'일 수 밖에 없다. 

 



사라의 종 하갈은 사라에게 아이를 낳아주기 위해 아브라함과 동침한다. 이는 명백하게 사라의 요청이다. 하갈은 사라의 요구대로 아브라함의 아이를 가졌지만, 그 때부터 사라의 질투가 시작된다. 아이 때문에 버틸 수 있었던 하갈은, 사라가 자신의 아이를 가지면서 더 자주, 더 큰 위험에 빠지게 된다.

 

이른 아침, 아브라함은 하갈에게 이스마엘을 깨워 데리고 나오라고 이른다. 크고 붉은 해가 성큼 떠올라 눈을 찌푸릴 수 밖에 없는 그 곳에서, 광야 한 복판에서 아브라함은 모자를 남겨두고 떠난다.

 


그녀는, 그분이 너를 사랑하는 걸 알고 있지?가 아니라 아버지가 너를 사랑하는 걸 알고 있지?라고 말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신이 너를 사랑하는 걸 잊지 마라,가 아니라 아버지가 너를 사랑하는 걸 잊지 마라,라고 했어야 한다고. (61)  

 

 

나는 이 대목에서 조금 놀랐다. 어떻게 하갈이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지 의심스러웠다. 이것이 정말 하갈의 생각이었는지 궁금했다. 종이었던 하갈이, 어쩌면 태어났을 때부터 종이었던 하갈이, 자신의 아이가 아브라함을 아버지라고 불러도 된다고 생각했다는 대목이, 나는 이해되지 않는다. 이스마엘이 아브라함의 아들이 아니라는 뜻이 아니다. 이스마엘은 아브라함의 아들이다. 하지만, 이스마엘이 정말 아브라함의 아들이라 주장할 수 있었을까. 이스마엘에게 아브라함을 주인님이 아니라 아버지라 부르도록 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 하갈은 오르막이거나 내리막, 영광이나 비참을 선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평평하게, 평범하게 살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58) 분수를 모르지 않았고, 자기가 누구인지 잘 이해했다.(61) 그랬던 그녀가, 가진 것이 없어 빼앗길 것도 없는 종 신분의 그녀가, 하지만 이 아들은 당신의 아들이에요,라고 말하는 대목이 의아했다. 나는 종이지만 이 애는 당신의 아들이에요, 나는 종이지만 이 아이는 당신의 적자에요. 이런 장면이 잘 그려지지 않았다.

 

아내의 신분으로 아브라함의 침실로 들어가라고 하갈을 떠밀었던 사라의 말이나, ‘하지만 저 아이도 내 아이요라는 아브라함의 말을, 나는 믿지 않는다. 그 사람들은 신뢰할 만한 사람들이 아니다. 주변의 다른 주인들보다 나은 면이 있었겠지만, 딱 그 정도였을 것이다. 그들의 행동이 그들이 어떤 사람들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자신의 아들을 낳자마자 하갈을 괴롭히다가 결국 내치는 사라나, 사라의 요구대로 모자를 광야로 내쫓는 아브라함이나, 둘 다 똑같다. 믿을만한 사람들이 아니다.

 


그래서, 오히려 내가 주목한 부분은 사라의 종 하갈의 아들인 이스마엘을 하나님이 주목하셨다는 점이다. 이것은 아브라함으로 인한 것이 아니다. 아브라함은 하갈을 통해 아들을 얻으려는 계획도 의도도 없었다. 사라의 등쌀에 못 이겨 어쩔 수 없이 침실로 들어갔고 아이를 낳았지만, 그 모자를 끝내 지켜주지 못 했다. 아브라함은 중요한 사람이 아니다. 아브라함은 그저 그런, 소심하고 용기 없는 사람이다. 그래서 이 부분이 더 특별하다. 하나님이 무책임한 아브라함과 이기적인 사라로 인해 고통받는 사라의 종 하갈의 울음소리를 들으셨다는 것. 그녀의 아들을 살려 주셨다는 것. 그들을 보살피셨다는 것.

 


 

주인의 집에서 쫓겨난 하갈은 아들과 함께 광야에서 살았다. 아들은 광야에서 살면서 활을 쏘는 사람이 되었다. 신이 그들을 보살폈다. (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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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12-14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하갈이 당연히 해야 할 생각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단발님은 그 부분이 의심스럽다고 하셔서 저는 이 글을 읽다가 놀랐습니다. 종이기 때문에 그런 말과 생각에 제약이 있었을 거라는 의미인가요? 아니면 하갈의 성격이 욕심을 모르는 성격이기 때문에 이런 생각이 의심스럽다는 걸까요? 단발님과 저의 이 차이는 성경을 기존에 읽었던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과의 차이일까 싶어서 지금 다른 분들의 이 책에 대한 리뷰를 찾아보는데 뭔가 속시원한 리뷰는 없네요. 이 책 속의 하갈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생각도 궁금한데 말이죠.

단발머리 2020-12-14 13:55   좋아요 0 | URL
제가 성경을 많이 읽지는 않았지만 오랫동안 읽어온 사람이기는 해서, 제 시각에서 ‘성경적‘인 해석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요. 전 하갈의 문제를 읽을 때는 그런 부분보다는 당시의 사회를 염두에 두었던것 같습니다.
아브라함과 하갈이 등장하는 이 지역이 <가부장제의 창조>에서 다루었던 사회와 매우 유사하다고 전 생각했구요. 종이나 노예의 개념에 다른 면이 있다고는 하지만, 하갈도 정확히는 종이라기 보다는 노예에 가까운 처지였다고 여겨집니다.

사라가 하갈에게 아내의 지위로 침실에 들어가라, 혹은 아브라함이 이스마엘을 바라보며 쟤도 내 아들이다,라고 말한 부분을 전, 패러프레이즈로 봅니다. 성경에 그렇게 묘사된 게 아니라, 작가가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부분이라는 뜻이구요. 여주인의 여종이 낳은 자신의 아들에게 주인님을 ‘아버지‘라고 부르도록 했다는 건,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좀 다른 경우지만 서자에 대한 차별이 제도화되었던 조선시대에도 임금이 양가집의 규수를 후궁으로 맞을 때는 혼례를 올렸다고 하더라구요. 하지만 그런 경우에조차도 첩으로서 인정한다는 뜻이지, 첫번째 아내에 비할 정도의 지위를 얻을 수 있었던 것도 아니구요. 첩에게서 얻은 아이들의 지위가 일정 정도 보장되기는 했지만 적자에 비하면 비교할 정도는 못 되었잖아요. 전, 무심히 홍길동을 떠올렸습니다.

현재에도, 재산권을 비롯한 모든 부분에서 남편과 아내의 평등한 관계 설정이 어려우니까요. 수천년 전, 절대적인 가부장제 사회속에서 여종이 자신의 권리를 그 주인에게 ‘주장‘할 수 있었다고, 전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것 역시 저의 해석이기는 하지만요.
이스마엘이 아브라함의 자식이 아니라는 뜻이 아니라, 아들이라 ‘주장‘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단발머리 2020-12-14 14:11   좋아요 0 | URL
혹시나 해서, 성경을 찾아보았어요^^

<개역개정> 사라가 본즉 아브라함의 아들 애굽 여인 하갈의 아들이 이삭을 놀리는지라 그가 아브라함에게 이르되 이 여종과 그 아들을 내쫓으라 이 종의 아들은 내 아들 이삭과 함께 기업을 얻지 못하리라 하므로 아브라함이 그의 아들로 말미암아 그 일이 매우 근심이 되었더니

<쉬운성경> 그런데 사라가 보니, 이스마엘이 이삭을 놀리고 있었습니다. 이스마엘은 아브라함이 사라의 이집트인 여종 하갈에게서 낳은 아들입니다. 그래서 사라가 아브라함에게 말했습니다. ˝저 여종과 그 아들을 쫓아 내십시오. 이 여종의 아들이 우리 아들 이삭과 함께 재산을 물려받을 수 없습니다.˝ 아브라함은 이 일로 매우 괴로웠습니다. 왜냐하면 이스마엘도 자기 아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주로 읽는 <개역개정>의 경우 이스마엘을 아들로 인지한 아브라함의 고민이 더 적게 나타난것 같습니다. <쉬운 성경>에는 좀 더 직접적으로 표현되어 있네요. 적어도 아브라함은 이스마엘을 자신의 아들이라 여기고 있었다는 뜻이고, 그렇다면 아브라함에 대한 작가의 패러프레이즈는 원래 성경이 의미했던 것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은 것 같네요. 전 이 부분도 작가의 상상이라고 여겼는데, <쉬운 성경>을 보니 작가의 상상만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다락방 2020-12-14 14:29   좋아요 1 | URL
저는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작가의 상상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당시 말을 할 수 없던 위치에 있던 사람들에게 이 책을 빌어 말을 할 수 있게 했다고 보고 있거든요. 시대적 상황과 하갈의 신분은 단발머리님의 말씀대로 당신이 이 아이의 아버지요, 라는 주장을 할 순 없었을 테지만, 작가는 현재의 위치에서 성경에 대해 새로운 해석과 상상력을 덧붙여 이 책을 써냈다고요. 저는 거기에서 이 소설의 의미가 있다고 보았어요. 그대로 가져올 것이라면, 그러니까 어떤 ‘다른‘ 식의 상상을 붙일게 아니라면 굳이 새로 쓸 의미는 없었을 거라고 보여지고요.
저는 성경을 안읽었기 때문에 이 책에서 소설적 재미쪽에 더 몰두할 수 있었던것 같기도 하네요.

아무튼 현대인의 성경이 도착하였으니 이승우가 출애굽기 써주기 전에(라고 저 혼자 생각하고) 성경을 완독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단발머리 2020-12-14 14:40   좋아요 0 | URL
현재 위치에서의 새로운 해석이라는 측면이 이 책의 의미겠죠. 어쩌면 저는 그게 싫은지도 모르겠구요.
다락방님 성경 완독, 제가 완전 응원합니다!!!

Falstaff 2020-12-14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승우 나오면 무조건 아닥입니다.
친구들은 이승우를 ‘새끼 이청준‘이라고 부르기도 했었습지요. 그래도 그 시절이 더 나았던 걸로. ㅋㅋㅋㅋ

단발머리 2020-12-14 13:53   좋아요 0 | URL
이승우님 책에서 등단 준비하면서 글이 안 풀리고 꼬일 때마다 ‘이청준‘ 선생님을 읽고 또 읽었고, 등단되었을 때 심사위원 중 한 분이 ‘이청준‘ 선생님이었다, 이런 대목이 기억나네요. 너무 신기합니다^^

blanca 2020-12-14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 책을 읽을 때는 이 글과 여기 댓글들을 정독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단발머리 2020-12-14 14:33   좋아요 0 | URL
꼭 그런것은 아니지만요 ㅎㅎㅎㅎㅎ 믿고 사는 이승우 작가님 신작인데다가 무척 흥미로운 책이여서 저도 재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마거릿 애트우드, 필립 로스, 정희진, 대프니 듀 모리에, 샬롯 브론테, 제인 오스틴, 버지니아 울프, 레이 브래드버리, 도스토예프스키, 리베카 솔닛, 시몬 드 보부아르, 거다 러너, 마리 루티, 고병권, 유시민, 엘리자베스 길버트, 에이드리언 리치, 강남순, 호프 자런, 토니 모리슨, 마야 안젤루. 




그리고 강준만. 



오늘 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됐는데, 나는 좋아하는 작가의 책은 특히 더 천천히 읽는다. 천천히, 한 자 한 자 읽고, 되돌아가 다시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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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20-12-12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저도 오늘 이 책 읽었어요 ㅋㅋㅋ

단발머리 2020-12-13 10:36   좋아요 0 | URL
우앗! 신기하군요. 전 이 책 도서관 희망도서여서 즐겁게 받아와서는 재미있게 읽고 있답니다.

반유행열반인 2020-12-13 11:30   좋아요 0 | URL
네 즐거운 독서 되시길! 저는 신문기사 보고 꽂혀서 샀는데 절반 읽다 아 지루하네 뒷담화 퍼레이드 ㅋㅋ하고 묵히다 다시 보기 시작했어요 ㅋㅋㅋ

단발머리 2020-12-13 11:59   좋아요 1 | URL
전 워낙 좋아하고 존경하는 분이라.. 뒷담화 일면 이해되면서도 맘이 아프네요.. 쩝...

다락방 2020-12-13 2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저는 그러면 이제 앞으로 책 읽고 게속 까야겠네요. 그러면 똑똑해 보이겠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았어, 해보는거야!! 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0-12-13 20:43   좋아요 0 | URL
논문 결과가 그렇다고는 하는데 제 의도는 반면교사였는데 말이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 긍정적인 서평을 지향하거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0-12-15 08: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강준만 ! ㅋㅋ 으아, 단발님이 언급한 저자들의 글을 다 알지는 못하지만 ㅎㅎㅎㅎㅎㅎ 아무튼 나도 책 마니 읽어서 저자 취향 만들어야지~~!! 참고로 전 긍정적인 서평이 더 좋아요 ㅎㅎㅎ

단발머리 2020-12-15 09:28   좋아요 1 | URL
저는 강준만 선생님 진짜 사랑하고 존경하는데 최근의 책 때문에 제가 아주.... 고민이 깊다고 합니다. 어쩌면 우리..... 헤어질지도 몰라요. 엉엉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참고로 저도 긍정적인 서평이 더 좋아요. 읽고 싶게 만드는 서평이요
오늘 추워요. 점심에 따뜻한 거 먹어요!
 





















... 



슬픔을 슬픔이라 할 수 없어 

어제를 먼 곳이라 할 수 없어 

더구나 허무를 허무라 할 수 없어 

첫눈이었고 



햇살을 우울이라 할 때도 

구름을 오해라 해야 할 때도 

그리고 어둠을 어둡지 않다 말할 때도 

첫눈이었다 


...



<당신은 첫눈입니까> 일부 






아침에 일어나니 어제밤에 첫눈이 왔다고 한다. 12월 첫눈은 17년만이라는데 사실 어제밤에 우리집에도 첫눈이 왔다. 친구들이 이규리 시인의 신작나왔다고 알려줘서 나도나도 싶었는데, 다정한 님이 선물해주셨다. 


서울 첫 눈 오는 날, 첫눈에 맞춰서 첫눈이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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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2 13: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12 15: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12 16: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12 17: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12 18: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12 18: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psyche 2020-12-12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첫 눈이라니... 부러워요

단발머리 2020-12-12 17:42   좋아요 0 | URL
저는 영접하지 못했습니다만 첫눈이라고 하더라구요.
담주에는 추워진다고 해서 맞아, 겨울이지~~ 했습니다. 눈이 더 많이 내리면 눈소식을 전할 수 있겠지요^^

syo 2020-12-13 23: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가 딴 부분이 같은 시의 딴 부분이네요.
딴 부분 딴 부분 라임 g렸다..... 후후. 😎

단발머리 2020-12-13 23:10   좋아요 0 | URL
이렇게 우리의 밑줄은 다르지만 고른 시는 같다는.. 라임은 좀... 😎져요!
 

















구판과 개정판은 표지가 약간 다르고, 구판보다 개정판의 글씨가 더 작다. 개정판에게는 표지에 점수를, 구판에게는 글씨 크기에 점수를 준다.


성적 행동의 규칙들은 나이, 성별, 개인의 조건에 따라 다르며, 의무와 금지가 모든 사람들에게 같은 방식으로 부과되지 않는다는 것이 많은 사회에 공통된 특성인데(99), ‘절제는 도시국가 내에서 신분, 지위, 책임이 있는 자들이 특권적으로 지녀야 할 자질들 중의 하나로 여겨진다(100).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치학』에서 남자에게 절제와 용기는 충만하고 완전한 명령의 덕목인데 반해, 여자의 절제나 용기는 복종의 덕목이라고 말한다. 이어서 절제가 본질적으로 남성적 구조이기에, 무절제는 여성다움과 결부되는 수동성과 연관되어 있다고 보았다.(136) 쾌락이나 욕망을 본위로 하는 남자, 자제력이 없거나 무절제한 남자는 여성적이라고 보았는데, 타인들에 대해서보다는 훨씬 더 자기 자신에 대해 그렇다고 주장했다.(137) 자신의 쾌락을 충분히 제어하지 못한 남자는 그가 어떤 대상을 선택하건 간에 여성적이라고 간주된다.(137)

  



여성 수동성 무절제 - 여성. 이 묘한 고리의 시작은 아리스토텔레스.

어련하시겠어요, 아리스토텔레스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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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12-05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윳빛깔단발머리!!

단발머리 2020-12-05 22:41   좋아요 0 | URL
158-159-160-161 🤗

다락방 2020-12-05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술 마시고 있단 말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0-12-05 22:43   좋아요 0 | URL
162-163-164-165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0-12-05 22:46   좋아요 0 | URL
아 그만 읽으란 말예욧!!! ㅋㅋㅋㅋ 저 술 마시면서 초조해욧!!!!!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0-12-05 22:48   좋아요 0 | URL
사실 식탁에서 졸다가 다락방님 댓글에 일어났거든요. 166-167-168-169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 늦게까지 읽어야겠어요 일어난 김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0-12-05 22:51   좋아요 0 | URL
아이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시 자욧!!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0-12-05 22:53   좋아요 1 | URL
막 재미있는거 나왔어요. 플라톤이 육체적 관리법 그 자체를 위해 지나칠 정도로 심하게 열중하면 안 된대요. 근육 속에 파묻힌 영혼이 잠든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내가 운동을 안 하나봐요. 근육 속에 영혼 묻힐까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아 웃기다!!!!

다락방 2020-12-05 23:01   좋아요 0 | URL
2권이 1권보다 읽기에 낫더라고요! ㅋㅋ 재미있는 부분들이 나와요.

단발머리 2020-12-05 23:02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그러나 2권 읽고는 잠시 쉬려고요 ㅋㅋㅋㅋㅋ 그래서 부지런히 읽고 있어요😋

수이 2020-12-05 23: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밤입니다. 잡시다. 아니 이 시간에 왜 안 자고 푸코를 읽고 있는가????!!!!!! 잠깐 버지니아 울프 언니랑 데이트하느라 푸코에게 소홀하고 말았다;;;

단발머리 2020-12-05 23:13   좋아요 0 | URL
지금 막 재미있는 부분이 나왔습니다, 수연님. 소크라테스 왈, 자네들이 스스로를 잘 관찰하면 자네들 건강에 좋은 것을 더 잘 분별하는 의사를 찾아보기 어려울 걸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이 참 웃기지요! 저도 곧 언니에게 가요. 우리 언니, 울프 언니!!

2020-12-06 08: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11 14: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20-12-10 2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올해의 서재의 달인과 북플마니아 축하드립니다.
따뜻하고 좋은 연말 보내시고,
항상 행복과 행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단발머리 2020-12-11 14:28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감사해요. 서니데이님 댓글 보고 가서 확인했습니다.
항상 다정하게 먼저 말 걸어 주셔서 감사해요.
서니데이님도 올 한 해 수고 많으셨어요.
코로나 땜에 꿀꿀하지만 즐겁고 여유로운 연말 되시기 바랍니다.

2020-12-11 15: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11 15: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11 15: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0-12-11 15:21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