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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촌 레이첼
대프니 듀 모리에 지음, 변용란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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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 사이의 만남이 그러하듯 책과의 만남도 정해진 시간이 있는 듯하다. 잠자냥님의 대프니 듀 모리에의 신간인형』에 대한 페이퍼를 읽고나니, 『인형』은 물론이고, 『레베카』와 그녀의 다른 단편을 읽어보고 싶었다. 제일 먼저 읽게 된 작품은나의 사촌 레이첼』.

 

그녀의 나이 44, 작가적 기량이 절정에 달했던 시기에 발표된(1951) 이 작품은 영화, TV 시리즈, 연극, 라디오 드라마 등으로 수차례 제작되었고, 가장 최근에는 2017년에 다시 한 번 영화화되었다.

 


필립은 앰브로즈의 사촌이자 유일한 상속자로 그의 아들처럼 자란다. 자신의 전부였던 앰브로즈가 요양을 위해 떠난 여행에서 레이첼을 만나 결혼하게 되었다는 편지가 전해지자 필립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질투심에 사로잡힌다. 계절이 바뀌고 이제 집으로 돌아와야 할 앰브로즈는 돌아오지 않고 평소의 그답지 않은 편지 몇 통을 받게 된 후, 필립은 직접 앰브로즈를 만나기 위해 유럽으로 떠난다. 앰브로즈가 기거했다는 저택에서 필립은 이미 앰브로즈가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소식을 접하고, 이 모든 절망은 레이첼 때문이라는 확신을 갖게 된다. 집으로 돌아와 이제는 영지와 영지 소유물의 유일한 주인으로서 묘한 안도감에 사로잡힐 즈음, 필립은 레이첼이 자신을 만나러 오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책을 읽기 전 구경한(?) 무비클립 <나의 사촌 레이첼> 속 레이첼은 암울하면서도 신비한 분위기의 아름다운 여인이다. 그녀를 바라보는 필립의 시선에서 그녀에 대한 미움과 호기심, 열정과 질투심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원작 속의 레이첼은 다른 사람이다. 레이첼은 똑똑하고 다정하며 사람들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다. 누구든 그녀를 만나면 5분도 못 되어 이내 그녀에게 빠져든다. 간단한 몇 개의 질문만으로 그녀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녀를 만나는 사람마다 그녀의 지식과 지혜에 감탄하고 작은 키, 왜소한 체격의 그녀를 기꺼이 우러러본다. 그녀는 아름답고 두려운 존재이다.


 





소설 맨 앞, 필립은 과거를 회상하며 대부 닉 켄들의 말을 기억한다.

 


필립, 본인에겐 아무 결점이 없는데도 재앙을 불러오는 여자들이 더러 있단다. 좋은 여자들인 경우도 아주 흔하지. 그들은 무든 손을 대기만 해도 비극을 일으킨다. 너한테 내가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는지 모르겠다만 꼭 해줘야 할 것 같구나.” (23)

 


닉 켄들의 말은, 마녀가 만지기만 해도 우유통의 우유가 상해버린다고 굳게 믿었던 마녀 사냥 당시 사람들의 생각을 떠오르게 한다. 설명할 수 없는, 마법과도 같은 힘을 가진 존재에 대한 두려움. 닉 켄들의 말을 통해 그런 존재에 대한 두려움을 엿볼 수 있다. 그가, 남자가, 두려워하는 존재는 누구인가. 작은 키, 아름다운 외모, 아이 같은 손가락을 지닌 이 사람이다. 여성이다. 레이첼이다. 지혜로운 여성, 지식을 소유한 여성에 대한 두려움과 경외심은 이렇게도 표현된다.

 


그녀가 사람들에게 말했다. 그러고는 어떤 식물에서 추출한 원료로 천식을 앓는 가슴에 바를 연고를 만들거나 화상에 효과가 좋은 오일을 만들기도 했고, 소화불량이나 불면증에 좋은 물약을 - 잠자기 전에 마시기엔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음료라고 사람들에게 이야기했다 - 만드는 비법을 사람들에게 가르쳐주는가 하면, 특정 생과일주스가 어떻게 목감기부터 다래끼까지 거의 모든 병을 낫게 하는지 설명해주기도 했다. (255)

 


유럽의 마녀 사냥으로 인해 여성들은 자신들의 소유권을 박탈당했고, 스스로의 힘으로 자유롭게 운용해왔던 토지를 강탈당했다. 가장 큰 박해를 받았던 여성들은 출산 현장에서 전문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산파였고, 대대적인 마녀사냥으로 이 지혜로운 여성들은 출산 현장에서 쫓겨났다. 출산의 주체인 산모는 이제 남자 의사에게 자신의 육체와 아기의 운명까지도 맡겨야만 하는 처지에 놓였다. 약초를 이용한 자연적인 피임법을 포함해 여성들이 민간에서 사용해왔던 자연친화적 치료법들은 비과학적이라는 비난에 더해, 마녀의 술수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마녀들은 화형에 처해졌고, 자신이 하던 일에서 쫓겨났으며, 다시는 그 자리로 돌아오지 못 했다. 마녀들은 대부분 여성이었다.

 

 

레이첼이 얼마나 마녀처럼 보이는지, 또는 얼마나 순수해 보이는지. 레이첼이 얼마나 결백한지 혹은 그녀가 얼마나 거짓말에 능숙한지. 레이첼이 얼마나 사랑이 많은 사람인지 혹은 얼마나 냉혹한 사람인지. 오직 이 소설을 읽은 사람만 판단할 수 있는 일이다. 필립조차 마지막 순간에는 그녀에 대한 아무런 확신을 갖지 못 했다.

 

나로 말할 것 같으면, 난 레이첼을 좋아하게 되었다. 어떤 사람을 만나든 5분 안에 그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작고 아름다운 여인을, 단순한 몇개의 질문으로 사람의 마음을 얻는 그런 사람을 내가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의심했던 레이첼을 진심으로 좋아하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는 일이 즐거웠다. 또 한가지 즐거움 아니 안타까움이라고 한다면, 레이첼을 향한 필립의 사랑이다.

 

늑대소년같은 그의 사랑이 예쁘고 안타까웠다. 세련미라고는 1도 찾아볼 수 없는 직진의 사랑고백, 아이같은 순수함. 그의 어리석음과 질투, 그리고 파멸. 나는 레이첼을 사랑했고, 필립은 레이첼을 사랑했다.

 



읽기가 주는 즐거움, 특히 소설읽기가 주는 즐거움은 다른 무엇과 비교할 수가 없다. 책을 덮는 순간 나의 사촌 레이첼이 사라져버릴까, 덮인 책이 잘 지내는지 자꾸만 뒤돌아보았다. 시댁 식구들이 다녀가셨고, 친정 식구들이 다녀가셨다. 아가들은 아직도 겨울잠을 자고 있고, 오늘의 일정은 집 앞 주민센터에서의 사전투표 뿐이다. 선택 2020, 나의 4년을 책임질 중요한 선택 후에는 레베카』와 『인형』 중에서 하나를 고르는 일이 남아있다. 선택 2020만큼은 아니겠지만, 나름 진지하고 중요한 선택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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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0-04-10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이철 정말 인상 깊은 주인공이죠. 그러나저러나, <레베카>와 <인형> 중 선택은 비례정당 어디 찍을까 고민하는 것보다 더 어려운데요! ㅎㅎㅎ

단발머리 2020-04-10 12:10   좋아요 0 | URL
레베카는 도서관에 있지만 기다려야 하고 인형은 구매하면 오늘 집에 가져다 줍니다^^ 어려운 선택이지요?
비례정당 투표 용지 칸이 좁다고 하더라구요. 신중히 찍어야할듯 해요.
참, 전 그 소식도 들었어요. 마스크 안 쓰고 가면 투표는 할수 있지만 그 사람 다녀가고 다 소독해야해서 다음 사람이 좀 기다려야 한대요. 코로나가 여러 풍경을 바꿔놓네요 ㅎㅎㅎㅎㅎㅎㅎ

다락방 2020-04-10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엇. 제가 [레베카]를 엄청 재미있게 읽고 [나의 사촌 레이첼]을 사두었지만 아직 안읽었거든요. 이 리뷰를 읽고 나니 레이첼을 당장 읽어야만 할 것 같지만, 그런책이 또 얼마나 많은지..

저는 지역구에 뽑을 후보가 정말 없고 ㅠㅠ 정당투표는 이미 마음 굳혔습니다. 후훗.

단발머리 2020-04-10 15:19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읽어야할 책들이 줄을 선다면... 줄을 그냥 쭈우욱 쭉쭉 줄을 섰을텐데요. 암튼 전 레이첼에게 화이팅해야 할 분위기입니다. 레이첼 뽜야!!!

지역구에 뽑을 후보가 없으시다니 안타까워요 ㅠㅠ

moonnight 2020-04-10 17:1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읽을 책들은 너무나 많군요. 행복하기도 하고 두렵기도 해요. 죽기 전에 사놓은 책이나마 다 읽을 수 있을지.. 그러면서도 또 삽니다. 클릭클릭^^;;;; 대프니 듀 모리에 참 매력 있어요♡

단발머리 2020-04-11 12:58   좋아요 1 | URL
네, 맞습니다요. 세상에는 읽을 책들이 너무너무너무 많아요. 전 그래서 책 살 때 아주 신중한데요, 옷은 그냥 버리겠는데, 책 버릴 때는 그렇게나 고민이 되서 버리는 게 힘들더라구요. 그러고 나서 또 사게 되지만요.
대프니 듀 모리에 너무 멋있어요. 하트자동발사됩니다.

유부만두 2021-07-19 15: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종이책을 못기다리고 전자책으로 레이첼을 시작했습니다. 속으로 레베카랑 계속 비교하게 돼네요. (댄버스 부인도 아니면서)

잠자냥 2021-07-19 16:25   좋아요 0 | URL
댄버스 부인 ㅋㅋㅋㅋㅋㅋ 그렇담 아직 레베카>>>>>>>레이첼이군요! ㅋㅋㅋ

유부만두 2021-07-19 20:03   좋아요 0 | URL
아직 레이첼은 등장 전이에요. 필립이 피렌체 막 다녀왔고요.
 
다크룸 - 영원한 이방인, 내 아버지의 닫힌 문 앞에서 Philos Feminism 6
수전 팔루디 지음, 손희정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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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팔루디에서 스테파니 팔루디로 변신한 그의 삶을 헝가리의 역사를 통해 살펴보면서 변화의 과정과 원인을 추적해가는 책은 질문으로 시작한다. 




당신이 필연적으로 되어야 했던 사람은 과연 누구인가? 당신이 누구인가는 당신이 이뤄 누구인가, 아니면 당신이 물려받은 것과, 그것의 유전적, 가족적, 종족적, 종교적, 문화적, 역사적 요인의 운명적인 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인가? , 정체성이란 당신이 선택한 것인가 아니면 당신이 피할 없는 무엇인가? (92) 




오래전 어머니와 이혼해 기억 속으로 사라져버린 아버지. 보통의 아버지가 아니라 접근 금지 처분까지 받았던 폭력적인 아버지가 여성이 되었다는 이메일을 보내오고, 수전은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헝가리로 향한다. 그녀의 정체성 변화가 그녀의 선택이었는지 아니면 그녀로서는 도저히 피할 없는 무엇 때문이었는지 알아보기 위해. 



정체성의 문제를 스티븐 팔루디의 경우에 제한해 살펴보았을 , 그녀/그에게 정체성은생존 위한 다름 아니다. 가장 나이브하게 설명하자면 독일 점령 당시나치 완장 같은 것이다. 헝가리인이 되어야만 했고, 비유대인이 되어야만 했으며, 전쟁 후에는 미국인이 되어 진정한 남자, 남편, 아버지가 되어야만 했던 스티븐 팔루디는 헝가리로 귀국한 , 반유대정서와 유대 남성에 대한 편견에서 탈출하기 위해 다른 사람이 되어야만 했다. 스티븐은 스테파니가 되기로 한다. 하지만 그가 생각하는 여성이란 그의 머리 , 그의 상상 속에서나 존재가능한 여성이다. 




아버지는 초로 장식한 케이크와 세로로 홈을 새긴 샴페인 잔을 가져왔다. ‘헝가리에 환영해케이크를 잘라 모두에게 나눠 주면서 아버지는 어떻게 택배 기사로 하여금 작년 겨울에 거대한 크리스마스 트리를 집까지 배달하도록 했는지 이야기했다. “여자라서 너무 좋아.” 아버지가 잔을 들면서 말했다. “내가 속수무책으로 보이니까 모두들 나를 도와준다니까. 야단법석이야. 여자들은 하고 싶은 대로 있지!” (310) 





여자들은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살지 않는다. 물론 남자들도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살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굳이 남자와 여자 중에,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지 못하는 집단이 어디냐 선택해야 된다면, 집단이 어디인지는 모두 짐작할 것이다. 그렇다. 당신이 생각하는 바로 집단이다. 이동의 자유에 제한을 받는 집단. 밤에 마음대로 돌아다닐 없는 집단. 밤에 돌아다닐 범죄의 표적이 되기 쉬운 집단. 





방문 열어 줄래?” 그녀(아버지) 말했다. “자러 가면서 맨날 문을 닫잖아.” 

말을 잃고 뒤로 물러섰다. 

열어 줄래?” 

왜요?” 

여자로 대우받고 싶어서. 내가 옷을 벗고 돌아다닐 , 네가 그걸 대수롭지 않게 여겼으면 좋겠어.” 

여자는 옷을 벗고 대수롭지 않게 돌아다니지 않아요.” 나는 말했다. 

칼날이 닫혔고, 만약에 그것이 대화의 기회였다면, 기회 역시 함께 닫혔다. 그녀는 여성용 칼을 앞치마 주머니에 넣었다. (119) 





여자는 옷을 벗고 대수롭지 않게 돌아다니지 않는다. 게다가 벗은 모습을 다른 사람들에게 보여주려 하지 않는다. 



수전의 아버지, 스테파니가 되고자 하는여성 빨간 힐에 하얀 스커트, 어깨에 핸드백을 메고 시간이 때마다 화장을 수정하는 여성성(이라 이해되는) 상에 충실한 사람이다. 탈코르셋을 주장하는 근자의 여성들이 벗어나고자 하는 여성상에 정확히 부합하는 여성이다. 그는 자신이 사랑하는/사랑했던 여성의 모습이 되기 원했는데, 사실 여성들은 그런 여성이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스테파니는 자신이 좋아했던 여성이 되고자 했던 뿐이다. 여성이 되고자 간절히 원했던 그녀/그의 진심과는 상관없이, 여성이남성과 같은 사람 되고자 하는 맥락과 남성이사람이 아닌 여성 되고자 하는 맥락은 분명 다르다고 생각한다. 




부모의 무관심으로 외롭고 쓸쓸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유대인 남성이 아니었기에 유대인이라는 범주에서 벗어나 행복한 삶을 사는것처럼 보이는 아름다운 어머니를 동경했던 그는, 여성이 되기로 했다. 유대인이라는 범주에서 탈출하기 위해. 나치 완장을 차고 유대인이 아닌 척하며 그의 부모를 탈출시켰던 것처럼, 스스로를 구하기 위해. 




수전이 내린 결론에 일면 수긍한다. 그녀의 말은 옳다. 가장 중요한 개의 이분법은 삶과 죽음 뿐이다(623). 죽음 이후, 생각과 , 고민과 갈등은 판단의 영역에서 살짝 벗어난다. 마지막까지 스테파니는 충실한 기자인 수전에게 불가해한 존재로 남았고, 수전은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한다. 죽음이 전해준 이해와 용서 때문이다. 스테파니는 죽었고, 수전은 스테파니와 화해했다. 죽음이, 그녀와의 영원한 이별이 이를 확인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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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호스dark horse’ 1831 소설젊은 공작The Young Duke』 출간 이후부터 보편화된 말로서, 주인공이 경마에서 돈을 걸었다가전혀 예상도 못했던dark( 알려지지 않은) 말이우승하는 바람에 큰돈을 잃는 대목에서 유래한다. 표준화 시대의 공식을 거부하고 규칙을 사람들, 개개인성을 활용해 충족감을 추구하며 우수성을 획득한 사람들을 가리킨다이를테면 뉴질랜드 오클랜드의 팜코브 천문대에서 10인치 반사망원경으로 15 광년 떨어진 태양계에 있는 미지의 행성을 발견하고, 새로운 소행성을 발견한 제니 맥코믹. 그녀는 어떤 대학 학위도 없이 천문학계에 혜성처럼 등장해 놀라운 업적을 남겼다. 



다크호스들은 공통적으로 충족감fulfillment 느끼며 살아간다(29). 특이한 점은 우수성을 추구하면서 결과로 충족감을 얻는 것이 아니라, 충족감을 추구하면서 결과로 우수한 경지에 이른다는 것이다(32). 노동과 학습, 교육기관, 커리어의 인생행로가 표준화된 현대 사회에서 정해진 트랙과 코스를 벗어난 사람은 성공에 이르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책에서는 정해진 행로를 벗어나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서 최고의 위치에 오른 사람들의 일화를 바탕으로, 다크호스들의 공통점을 파헤치고, 그들의 성공 요인을 분석한다. 



사람들의 오래되고 끈질긴 질문. 좋아하는 일과 해야하는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는가에 대해 저자들은다크호스들은 개개인성을 활용해서 실력과 즐거움을 얻었다 말한다. , 진정한 자신에게 가장 맞을 듯한 상황을 선택하고, 충족감을 주는 활동에 몰입해 학습력, 발전력, 수행력을 최대화한 덕분에 자신의 직업에서 우수성을 키우기에 가장 효과적인 환경을 확보했다는 것이다(33).  



<4 전략알기>에서는 표준화된 전략에 대항할 있는 하나의 최상의 방법은 장점을 강화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자신에게 맞는 전략을 알려면 기발하고 획기적인 전술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장점을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장점은 동기들이 확실한 지침을 주는 것과는 달리, 파악하기 어렵고, 맥락적이며, 역동적이다. 장점은 불분명하다.(176)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저자들은직접 해봐야 한다 말한다. 





당신에게 숲에서 트러플(송로버섯) 찾아내는 타고난 재능이 있는지 없는지 확신할 있는가? 입을 다물고 노래 부르기, 골무를 크기별로 구분하기, 독사 부리기, 검드롭(젤리과자) 빨리 먹기, 메뚜기 키우기, 눈에 공기방울 맺히게 하기, 콧등에 종이클립 올리기, 시계를 보고 1 정확히 맞추기, 손을 개의 액체에 하나씩 담갔다가 액체의 온도차를 정확히 맞추기 등의 재능은 어떤가? 예전에 이런 일이나 비슷한 일을 시도한 적이 없다면 선천적 소질이 있는지 없는지 판단하기 극히 힘들다. 확실히 알아볼 방법은 하나, 직접 해보는 것뿐이다. 장점을 알아보려면 성찰이 아니라 행동이 필요하다. (177)





나는 책을 김민식 피디의 책추천 유튜브 <꼬꼬댁> 통해 알게 됐다. 김민식 피디는 페이스북을 통해 소설가 장강명이 책을 강력 추천한 것을 보고 책을 읽게 됐다고 말했다. 김민식 피디는 어떤 사람인가.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도서관에서 영어공부에 매진해 외대 동시통역대학원에 들어갔다. 재미있는 일을 찾다가 MBC 예능 PD 입사해 드라마까지 제작하게 되었고, 성공을 거뒀다. MBC 파업 사태로 대기발령, 정직의 암울한 상황에서 매일 하루 글쓰기로영어책 외워봤니?』, 『매일 아침 써봤니?』 펴냈다. 김민식 피디의 자체가 다크호스다. 


장강명은 어떤가. 20 초중반에 신춘문에 여러 곳에서 낙방한 출판사에 원고를 보내기도 했다. 한동안 쓰기를 포기하고 지내기도 했다. 술에 취해 들어온 , 그냥은 자겠다는 생각에 소설 편을 쓰기 시작한다. 3년이 걸려 장편소설 원고를 마쳤는데, 졸라서 들은 아내의 평가는 야박했다. 다시 소설을 쓰기 시작했고, 이번에는 원고를 마치는데 2 남짓 걸렸다. 원고로 한겨레문학상을 받으며 정식으로 데뷔했다.(한겨레신문 2019. 12. 21) 다른 일을 하면서 밤에 시간씩 시간을 들여 원고로 등단하는 작가. 장강명 또한 다크호스다. 



전체를 관통하는그들은 특별한 사람이 아니었다 주장에는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결국은 그래도(!) 그들은특별한사람 아닌가 하는 생각을 멈출 수가 없었다. 정해진 이외의 길로 걸어간다는 자체가 그렇지 않은가. 정해진 코스를 벗어난다는 , 그럼에도 길에서 특정한 성과를 낸다는 정말특별한 아닌가.   




저번주부터는 아롱이와 같이 <쿵푸팬더> 보고 있다. 중학교 1학년 내내, 학교 시간의 90% 드럼과 탁구, 배드민턴과 게임으로 보내는 그대를, 이상은 뜨고 바라볼 없어이거 해보자말을 꺼냈다. 학원 생각은 추호도 없겠지만 이젠 우리를 받아줄 학원도 없단다. 이런 말은 자체적으로 자막처리다. 


타이렁의 난동에 마을 사람들은 피난을 가게 되는데, 팬더의 아빠 미스터 핑이 국수의 비법을 팬더에게 알려주겠단다. 그게 뭐에요? 아빠만 알고 있는 비법 재료가 뭐에요? 미스터 핑이 말한다. 아들아, 그런 없단다. 비법 재료라는 없어. To make something special, you just have to believe it is special. There is no secret ingredient. 그제야 쿵푸팬더는 깨닫는다. 드래곤 스크롤 속에 아무 것도 없었던 이유를. 드래곤 스크롤을 펼쳤을 자신의 모습이 비췄던 이유를. 미스터 핑은 다크호스를 진작에 읽었던 말인가. 특별하게 만드는 특별하다고 믿는 것일 . 어쩌면 그것일수도. 다크호스의 저자들이 반복해서 말했던 것처럼.  





가장 관심 있는 일을 더 잘하면 된다.
이것이 개인화된 성공에 대한 다크호스식 처방이다. 이 처방은 다크호스형 사고방식의 4대 원칙이 모두 절묘히 축약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경사 상승을 몇 마디 간단한 지침으로 정리하고 있다. 즉, 더 잘하라는 지침은 곧 개인적 우수성의 정상을 향해 올라가는것에 해당된다. ‘자신의 전략 알기’와 ‘목적지 무시하기‘를 통해 성취를 설계하는 과정이다. 또한 가장 관심 있는 일은 어떤 산을 오를지 선택하는 문제에 해당한다. ‘자신의 미시적 동기 깨닫기‘를 통해 열정을 설계하고, ‘자신의 선택 분간하기‘를 통해 목표를 설계하는과정이다. - P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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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0-01-03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
감탄이 절로 나오는 글입니다, 단발머리님.

안그래도 어제 친구와 ‘백마디 말보다 하나의 행동이 중요하다‘는 얘기를 했거든요. 말 아무리 하면 뭐하냐, 실천을 해야 비로소 원하는 것에 가까워진다, 하는 얘기요. 그런데 오늘 이 페이퍼에서 ‘성찰이 아니라 행동이 필요하다‘는 글을 보게 되네요. 크-

맞습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단발머리 2020-01-03 15:06   좋아요 1 | URL
네~~ 다락방님^^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사는 사람 없겠지요. 그런데 아이들에게 그래서 뭘 하고 싶니? 라고 물으면 사실 아이들이 대답을 못 합니다. 애들만 그런건 아닐테구요. 어른도 그렇죠. 자기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는...

성찰이 아니라 행동이 필요하다,는 저도 밑줄 긋고 싶었던 구절이에요. 도서관 책이라 고이 인덱스만 했더랬죠.
성찰이 아니라 행동. 그런 2020년 한 해가 되었음 하네요. 지금 떠오르는 바로 그것, 플랭크.
당장 플랭크부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0-01-03 15:19   좋아요 0 | URL
앗. 1월 3일이네요??
플랭크 하셨어요?????

단발머리 2020-01-03 15:22   좋아요 0 | URL
아니요...ㅠㅠ 진심 전 까먹어서 못 했어요 안 할려고 해서 안 한게 아니랍니다
오늘부터 1일 하려구요. 아... 떨리네요

slobe00 2020-01-03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강명과 요조의 ‘책,이게 뭐라고‘에서도 입에 침이 마르게 추천하시더라구요..궁금해하다가 잊고 있었는데 오호 좋군요~

단발머리 2020-01-05 18:03   좋아요 0 | URL
저는 재밌게 읽었어요. 사례도 아주 흥미롭구요^^
slobe00님은 ‘책, 이게 뭐라고‘ 들으시는군요. 저도 두어번 들었는데 통통 튀는 분위기가 좋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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