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헤르베르트의 삶에서 자신이 맡은 역할은 어느 유부남의 삶에서 애인이 하는 역할을 연상시킨다고 생각했다. 그 유부남은 자신의 세계 속에서 살면서 자신의 일을 추구하다가 가끔 비워놓은 자신의 삶의 일부를 애인과 함께 보낸다. 그 애인은 그의 세계와 그가 하는 일에는 전혀 관여하지 못한다. 그러나 헤르베르트는 유부남이 아니었고, 돌아갈 부인과 아이들이 없었다. 올가는 그가 그녀를 사랑한다는 것과 그가 다른 사람에게 그럴 만큼만 그녀에게 가깝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는 그녀와 함께할 때 그가 다른 사람과 함께할 때 행복한 정도로만 행복해했다.
자신이 그녀에게 줄 수 있는 것은 어느 것도 거부하지 않았다. 그녀가 아쉬워하는 것을 줄 능력은 그에게 없었다. (92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89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고,  91 소비에트 연방이 해체되었을 , 나는 꼬꼬마는 아니었지만, 상당히 어리기는 해서, 당시의 역사적 사건에 대한 기억이 없다. 세계적인 혼란과 충격이 어떠했을지 모른다. 아무튼 대학에 들어가보니 마르크스를 말하는 사람은 없었다. 



예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던 어느 저녁. 말은 무슨 말이든 들어주던 친척언니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사회주의만이 길이다,라고 확신에 차서 말하는 내게, 언니는 차분히 말했다. 그래, 젊었을 사회주의에 경도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니. 그런데 나중에 나이 들어서도 사회주의에 빠져 있다면 사람은 바보야. 이런 이야기를 주고 받았을 언니가 3, 나는 1. 사회주의가 공정하다고 생각했지만 이유도 근거도 알지 못했다. 지금도 뭔가를 안다고는 말할 없는 형편이다. 나는 사랑하는 고병권의 <북클럽 자본 시리즈> 3화폐라는 짐승』 발이 묶여 고병권을 읽지 않고 여름을 보냈다. 만나지 못했고, 만나지 않았으며, 만날 기회가 없던 이름을 이제야 만난다. 마르크스. 페미니즘 책에서 만난다. 마르크스주의자들의 여성해방론.  


















1. 마르크스주의자들의 여성해방론 



책은 콜론타이, 체트킨, 레닌, 트로츠키의 저작을 엮은 것인데, 중에 콜론타이의 <여성 문제의 사회적 토대> 읽었다. 어제가 반납일이라 급했다. 





부르주아 페미니스트들의 요구가 제아무리 급진적으로 보여도 그들은 자신의 계급적 위치 때문에 현재의 경제, 사회적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혁하는(그래야 여성이 완전히 해방될 있다) 투쟁에 나설 없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79) 






여성 노동자는 자신이 속한 계급의 이익을 방어하고모든 여성이 공감하는 세상 대한 그럴듯한 설교에 속지 않는다. 노동계급 여성은 자신과 부르주아 여성의 목표가 다르다는 사실을 언제나 명심해야 한다. 부르주아 여성의 목표는 노동계급에 적대적인 현존 사회에서 자신의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지만 노동계급 여성의 목표는 낡고 쓸모없는 사회 대신에 보편적 노동과 동지적 연대, 기쁨과 자유가 어우러지는 희망찬 미래를 건설하는 것이다. (85) 





페미니즘의 핵심 주장에 다가갈 때마다 결혼의 허울과 굴레에 대해 듣고 읽을 때마다, 기혼 여성으로서 편하지만은 않다. 부자는 아니지만, 현재 사회적 계약관계에 의한 임금 노동을 하지 않는전업주부이기에, 어쩌면 콜론타이에 의해부르주아 분류될 수도 있겠다. 당시의 복잡한 역사적 상황은 모르지만, 콜론타이가 여성이라는 정체성보다 계급이 우선한다고 주장했던 이유는, 동지라고 말하지만 자신의 권리를 찾기에만 급급했던 부르주아 페미니스트들 때문이라고 추측한다. 가장 공고한 벽은 성차별이고 가부장제이지만, 신자유주의 또한 그만큼 견고하고 잔혹한 장벽임은 분명해 보인다. 




















2. 다시 오지 않는 것들 



‘En선생 옆에 앉지 말라고 시작되는 괴물 사람들에게 많이 회자되었을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에 충격을 안겨줬던 시다. 시를 쓰며 그녀가 얼마나 몸서리 쳤을지 생각하면, 시를 발표해야겠다 했을 얼마나 두려웠을지 생각하면, 절로 한숨이 나온다. 




아이고 아이고 

죽여줘 



아직 멀었어요 할머니. 

할머니는 죽으면 그만이지만, 저는 어떡하구요? 

쇠고랑 차요. 



죽여 달라는 환자에게 

진통제를 놔주며 

아직 멀었다 달래는 간호사     < 침대, 70-71> 




요양 병원의 늙은 어머니와 어머니 옆침대 할머니 이야기는 모두 아는 이야기인데, 어쩌면 그래서 슬프다. 우리는 모두 죽게 되어 있지만 언제 죽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죽고 싶다 말하기는 쉽지만 속마음까지 그런 사람은 많지 않다. 가장 절망은 죽는 낫겠다고 여겨질 . 폐부를 찌르는,이라는 뻔한 말로 쓰고 싶지 않지만, 그녀의 시는 마음 깊은 곳을 사정없이 찌른다. 들어온다. 




















3. 마틸다 



어제부터 『Matilda』 읽고 있다. 하루에 2챕터씩 는게 목표인데, 어제랑 오늘은 3챕터씩 읽었다. 작심삼일은 커녕 작심일일도 어려운 내가, 이게 웬일이냐『Matilda』 읽고 『James and the Giant Peach』 읽고 『The Witches』  예정이다. 로알드달 쓰리 콤보 완성. 계획은 그렇다. 




Mostly it was hot chocolate she made, warming the milk in a saucepan on the stove before mixing it. Occasionally she made Bovril or Ovaltine. It was pleasant to take a hot drink up to her room and have it beside her as she sat in her silent room reading in the empty house in the afternoons. The books transported her into new worlds and introduced her to amazing people who lived exciting lives. She went on olden-day sailing ships with Joseph Conrad. She went to Africa with Ernest Hemingway and to India with Rudyard Kipling. She travelled all over the world while sitting in her little room in an English village. (21)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책을 읽었던 장소, 시간, 느낌, 냄새에 대한 추억이 . 책이 많지 않았던 우리집 책에 대한 기억은, 여름과 과학만화책 그리고 자두다. 긴긴 여름방학, 자두 하나를 씻어 손에 들고는 바닥에 엎드려 책을 펼친다당시로서는 획기적으로 만화로 구성되어 있던 20권짜리 과학책 전집. 과학의 원리, 실험결과, 과학의 역사를 가르쳐주었던 책들은 기억나지 않는데, 이 책의 제목만은 또렷이 떠오른다.  『세계 7 불가사의』. 자두를 먹으며 책장을 넘기기 전혀 부담이 없었다. 



마틸다는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와 소파에 앉아 책을 읽는다. 좋아하는 핫초코 잔을 옆에다 두고 집의 적막함에 아랑곳하지 않고 오후를 책읽기로 채운다. 가장 행복한 시간. 더할 나위 없는 최고의 시간, 그런 시간을 마틸다는 보내고 있다. 속에 빠져서. 


















4. 여행의 이유 



김영하의 책을 읽고는 실망한 적이 없는 같다. 소설도, 에세이도, 강연 모음집도 모두 좋았다. 번째 중국 여행에 관한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사회주의 국가의 현실을 알려주자는 취지로 재벌 기업들이 돈을 모아 소련과 중국으로 운동권 대학생들을 단체여행 보내주던 , 김영하는 학생들을 감시하기 위해 중국 여행에 동행하게 서대문경찰서의 안형사가 생애 처음일 것으로 보이는 해외여행에서 외톨이 신세임을 눈치챈다. 





학생들은 그를 피했다. 천안문이나 만리장성 같은 유명 관광지에서도 그는 좀처럼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할 타이밍을 잡지 못하고 있었다. 아버지뻘인 그가 그렇게 혼자 겉돌고 있는 보자니 마음이 좋지 않았다. 

제가 찍어드릴까요?” (39)




김영하는 관광지에 도착할 때마다 잊지 않고 그의 사진을 찍어준다. 후에 서대문경찰서의 형사는 김영하가 수배 대상이 되었음을 미리 알려주고, 나중에 체포되었을 때는 서대문경찰서에서 조사받을 있도록 , 김영하가 구속을 면하는데 도움을 주었다. 김영하는 만약 자신이 수배 당시 바로 검거되었다면, 경찰서보다 훨씬 가혹한 조사를 받고 구속되었다면, 대학원 시험을 보지 했다면, 아마도 작가가 되지 못했을 거라 예상한다. 다른 , 다른 운명으로 살아갔을 거라 추측한다. 어쩌면 마디 말에 그의 운명이 바뀌었다. 모든 사람이 슬슬 피하는, 불편해하는 사람에게 다가가 건넨 그의 마디. 제가 찍어드릴까요? 



난처한 사람에게 작은 도움을 주는 그런 사람이 되어야겠다, 생각해본다. 나의 결말이 그의 것처럼 훈훈하고 아름답지 않을지 몰라도, 후일의 보답을 기약할 없더라도. 그래도 마디. 제가 찍어드릴까요?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2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yo 2019-08-28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가사리??? ⭐??

단발머리 2019-08-28 12:18   좋아요 0 | URL
어째 뭐가 이상하다 했는데 그게 그거였네요. 세계 7대 불가사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syo 2019-08-28 12:32   좋아요 0 | URL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정말정말 되게 큰 불가사리 7마리!!

⭐🌟🌟🌟🌟🌟⭐

단발머리 2019-08-28 12:40   좋아요 0 | URL
그럼 그거로 할까요?
추억은 언제나 재구성되는 법!!

나의 유년을 함께한 <세계 7대 불가사리>
🌟🌟🌟🌟🌟🌟🌟

불가사리 튀김, 불가사리 찜, 불가사리 비빔밥 등 다수 메뉴 가능

syo 2019-08-28 12:46   좋아요 0 | URL
그 중 특히 1대 불가사리는 과연 세계 1대답게 단 한 마리만으로 온 동네가 튀김이니 찜이니 비빔밥이니, 사흘동안 아주 잔치를 열었다고 함.

단발머리 2019-08-28 13:15   좋아요 0 | URL
그야말로 불가사리 대잔치!

하지만... 소문만 무성했지 실제로 불가사리 비린내 때문에 맛은 별로였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함.

레삭매냐 2019-08-28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개인적으로 김영하 작가는 소설보다
에세이에 강하지 않나 생각해 봅니다.

진정한 의미의 사회주의는 아직 도래하지
도, 앞으로도 도래하지 않을까봐 걱정이네요.

단발머리 2019-08-28 13:13   좋아요 0 | URL
레삭매냐님 댓글 읽고 생각해보니 저도 김영하 작가 소설보다 에세이를 더 많이 읽은것 같네요.
이번 에세이도 뭐... 대박 조짐입니다.

역사적 실제로서 사회주의 실험은 실패했지만 사회주의의 전제와 실천들이 자본주의 사회에 어떤식으로든 접목되기를 바랄 뿐이죠. 돈이면 다 되는 세상이라면 으윽...
생각만 해도 무섭습니다.

다락방 2019-08-28 17: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 단발머리님 글 너무 잘쓰십니다!

단발머리 2019-08-28 18:57   좋아요 0 | URL
이런 아름다운 댓글이라니요~~
우리 다락방님은 참 맘씨가 고우십니다!
 




잠 못 드는 밤 며칠


가까이 사는 입시 전문가가
조국 딸의 입시 전형에 문제될게 1도 없다 했다
그걸 아는 사람이 어느 정도냐 했더니
열정을 가지고 지도하는 고3 담임 몇명
그리고 각 학교 진학 지도 선생님 정도
입시 관련 학원 관계자들 뻔히 알테고
교수들도 아는 사람 꽤 될텐데...


언론이 한 번 미쳐 돌아가면
듣지 않고 쓸 뿐만 아니라
거꾸로도 쓴다는거 알고는 있었지만...


말을 접는다
접어 넣는다



조국, 힘내세요!!!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레삭매냐 2019-08-27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angin‘ tough

단발머리 2019-08-27 18:44   좋아요 0 | URL
hangin’ tough, please
 


















2019 8 22 목요일, 서대문자연사 박물관에서 있었던올해의 과학도서 무료 강연5 <김상욱의 양자공부> 강연을 들었다. 아무런 정보 없이 처음 듣게 양자역학 이론은 아주 기초적인 수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신기하고 놀라운 신세계를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강의 내용과 책의 내용을 보충해, 내가 이해한 바는 이렇다. 



양자역학 이전의 고전역학에서는 세상의 모든 현상을 운동으로 이해한다. 일정한 속도로 움직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운동이라 여겼고, 속도가 변하는 것을 자연스럽지 못한다고 보았. 따라서, 운동법칙은 속도의 변화를 기술한다. 이를 가장 간단한 수식으로 표현한 것이 ‘F=ma’이다. 미분으로 쓰여진 수식을 통해 우주의 법칙이 드러나고, 이로부터 위치를 추출하는 과정이 적분이다. 





운동법칙 ‘F=ma’ 속도의 변화를 기술하는 식이고, 어느 주어진 순간에 초기 조건인 위치와 속도를 모두 알면 뒤에 오는 모든 시간에 대해서 ‘F=ma’ 따라 모든 미래가 결정되어 있다는 겁니다. (『과학하고 앉아있네 3』, 33) 






이것이 바로 과학적 결정론이다. 고전역학이 말하는 바는 우주는 이미 모든 것이 결정되어 있으며, 일단 초기 조건이 주어지면 이후의 미래는 우리가 바꿀 없다는 것이다. 인간의 자유의지는 무의미할 밖에 없다. 




양자역학은만물은 원자로 되어 있다 전제에서 시작한다. 원자는 10억분의 1m 정도로 작아 눈으로 없다. 원자의 중심에는 (+)전하를 띠는 원자핵이 있고, 주위를 (-) 전하를 띠는 전자가 움직이고 있다. 원자 중에서 가장 작은 원자인 수소 원자와 전자의 크기와 거리를 계산하여 표현한 그림이다. 







농구공이 수소 원자의 핵이라면, 전자는 곳에서 10킬로미터 떨어진 거리에서 돌고 있다. 전자는 크기가 거의 없어 수학적인 점에 가깝기 때문에 원자와 전자 사이는 비어 있는데 전자기력 때문에 내부가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우주에 존재하는 종류의 , 원자핵을 쪼갤 때나 있는 종류의 힘과 중력을 제외하면, 전자기력은 인간이 제어할 있는 유일한 힘이어서 전자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자를 가지고 하는 실험은 검은 앞에, 아래위로 개의 구멍에 전자를 던져 보는 것이다. 전자가 입자라면 하나의 구멍만 통과해 각각의 구멍을 통과한 전자들이 개의 줄로 나타날 것이다. 전자가 파동(:물결파, 소리)이라면 개의 구멍을 동시에 통과해 개의 구멍 각각을 중심으로 다시 퍼져서 서로 간섭하여 복잡한 무늬를 만들게 것이다. 입자를 개의 구멍으로 보내면 개의 줄이 나오지만, 파동을 보내면 여러 개의 줄이 나온다는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예측이다. 결과는 어땠을까? 








여러분이 보고 있으면 줄이 나오고, 보지 않으면 여러 줄이 나옵니다. 마치 전자가 자기 자신이 관측을 당하는지 아닌지를 아는 것처럼 행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거 정말 미칠 노릇이죠. 미칠 일이지만 이게 사실이니까, 이제는 이것을 설명해야 됩니다. 이것은 정말 모순처럼 보이지만 양자역학의 체계에서는 문제가 없습니다. 코펜하겐 해석에 따르면 관측이 결과를 바꾼 것에 불과합니다.(64)





코펜하겐 해석에 의하면, 측정이 대상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위치나 운동량 같은 기본 물리량을 아는 것이 원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측정을 하면 대상의 상태에 불연속적인 변화, 붕괴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는 하이젠베르그의 불확정성 원리에 의거한 것이다. 미시적 세계에서 입자의 위치와 운동량은 동시에 확실하게 결정되지 않고 위치의 불확정성과 운동량의 불확정성에는 불확정성원리가 성립한다는 것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관측이 대상을 변화시킨다는 것이다. 





결국 코펜하겐 해석에서는 관측을 당하는 대상과 관측을 하는 주체 가지로 우주를 나누어 생각해야 합니다. 누가 관측하는지 누가 관측당하는지를 먼저 이야기해야 된다는 거죠. 여기서 코펜하겐 해석의 기본 입장은 이렇습니다. 관측을 하는 것은 세상, 우리와 같은 거시세계의 물체입니다. 뉴턴역학과 고전 역학을 따르는 세계죠. 약자역학을 따르는 미시세계, 원자 크기의 작은 물체는 관측을 당하는 개체가 되는 겁니다. 그리고 관측은 대상에 영향을 주어 상태를 바꿉니다. 이게 양자역학의 표준 해석이라 있는 코펜하겐 해석이에요. (53) 









관측은 대상을 변화시킨다. 누가 관측하는지, 누가 관측 당하는지, 그것이 중요하다. 하나의 전자가 동시에 두 개의 구멍을 지나는 현상이 실험을 통해 증명되었으며, 이는 인간의 언어로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해가능한 설명이 존재할 수 없다. 그런 현상이 존재하다는 것을 알게 된 것 뿐이다. 하나의 전자가 동시에 두 개의 구멍을 지났다. 





양자역학의 원리를 이용해 도체, 부도체, 반도체의 이해가 가능해졌고, 반도체의 발전으로 컴퓨터, 노트북, 스마트폰과 같은 기기의 탄생이 가능했다. 양자역학은 우리 깊숙이 들어와 과학 영역 뿐만 아니라 철학과 세계관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말 인상깊었던 구절은 여기. 




물질이 비어 있다는 것을 직접 보려면 가시광선 말고 엑스선이나 감마선으로 쬐어보면 됩니다. 그러면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그냥 지나가는 것을 있습니다. 우주는 사실 거의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전자기력만 아니라면 여러분은 아무것도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겁니다. 물질을 얻으려고 아등바등하며 살지 마세요. 물질은 빙어 있는 겁니다. 아무것도 없어요. 이게 우리가 이해해야 대상입니다. (41) 
















만물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고, 인간 또한 마찬가지이다. 인간을 구성하는 원자 원자들의 경우 농구공만한 핵이 지구 중심에 있다고 하면, 제일 바깥에 있는 전자는 지구 표면 정도를 돌고 있다는 주장이다. 눈으로 보지 않아 도저히 믿을 수가 없다. 몸은 이렇게 있고, 단단하고, 현실적인데, 사이가 비어 있다는 것이다. 가시광선이라는 전자기파가 몸의 원자 구조를 그냥 지나가지 못하기 때문에 것처럼 착각을 하고 있다는 것인데, 나는 부분에서나는 내가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문장이 떠올랐다. “견고한 존재라고 말하는 좌뇌의 판단이 사라지자 자연스럽게 유동체 자각 상태가 되었고, 스스로를 끝없이 움직이는 유동적 세상에서내부에 액체가 있는 주머니 인식했다(59)”. 





고전 역학에 대한 설명에서 양자역학으로 주제가 바뀌면서 청중들이 어려워하는게 느껴졌나 보다. 김상욱 교수는 이게 어렵죠? 다정한 말을 건네며, 학교 다닐 다들 물리 싫어하셨잖아요? 라고 친근하게 물었다. 나는 솔직히 그렇다고 답했는데, 순간, 앞에서 둘째 가운데 앉아 있던 나를 김상욱 교수가 보고 있다고는 생각지 않았다. 김상욱 교수는, 아니,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그렇게 환하게 웃으면서 물리 싫어했다고 대답하시면 어떡해요?하고 물었는데, 눈이 마주치고 나서야 학교 다닐 물리 싫어한다고 환하게 웃으며 고개까지 끄덕인 사람이 나라는 걸 알았다. 김상욱 교수도 웃고 나도 웃고 남편도 웃고 다른 사람들도 웃었는데, 옆옆 자리에 앉아있던 아롱이가 웃었는지 보지 했다. 학교 다닐 때는 물리를 싫어했지만, 강연을 듣고 나서 책도 찾아보고, 이렇게 글로도 정리하면서 양자역학에 대해 요만큼은 이해하게 됐다고, 김상욱 교수에게 말해주고 싶다. 이제는 물리를 조금, 아주 쪼금 좋아하게 되었다고 말이다.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yo 2019-08-26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금 알고나면 양자역학 이거 너무 재밌어요. 우하하하하 이 세상은 원리부터 크레이지 월드야!! 이런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넓어져요.

그런데 여기서 더 알고 나면 재미없대요. 우린 딱 재미있을만큼만 알고 말자구요...

단발머리 2019-08-26 18:19   좋아요 0 | URL
움하하핫!! 난 전자가 원자핵과 그렇게 멀리서 돌고 있는 거 몰랐거든요.
우주는 텅 비어 있는 거나 마찬가지에요, 읽는데 막 전율이~~~~~~~~~~
비워야 하느니라~~ 내 안의 물욕, 욕망, 욕심, 이런게 막 떠오르고요.

더 알고 나면 재미가 없단 말이죠. 명심할께요. 근데 어제는 후끈 달아올라 하이젠베르크의 <부분과 전체>를 빌려왔다능!!

icaru 2019-08-29 16: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앙! 태그 넘 재밌어요! ㅋㅋ f=ma이다,를 보니, 슈퍼밴드 출연자 안성진이 생각나고, DNA하면, 방탄소년단이 떠오르는 수준이긴 하지만 ^^ 읽고 싶네용~

단발머리 2019-08-31 07:22   좋아요 0 | URL
제가 학교 다닐 때 물리 싫어했다고, 얼마나 환히 웃으면서 대답했던지 김상욱 교수가 농담으로 하면서도
얼굴 표정이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굳어있었어요.
저도 물리 1도 모르지만 과학학고 앉아있네 시리즈는 강연 풀어쓴 책이라 비교적 쉽게 읽었어요.

그나저나 방탄소년단 보고 싶네요~~~~~~
 

정리해보죠. 여러분이 보고 있으면 두 줄이 나오고, 보지 않으 면 여러 줄이 나옵니다. 마치 전자가 자기 자신이 관측을 당하는 지 아닌지를 아는 것처럼 행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거 정말 미칠 노릇이죠. 미칠 일이지만 이게 사실이니까, 이제는 이것을 설명 해야 됩니다. 이것은 정말 모순처럼 보이지만 양자역학의 체계 에서는 문제가 없습니다. 코펜하겐 해석에 따르면 관측이 결과를 바꾼 것에 불과합니다. 어느 구멍을 지났는지 알겠다는 뜻은 이 물체가 입자임을 확인해야겠다는 겁니다. (64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