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의지에 반하여 - 남성, 여성 그리고 강간의 역사
수전 브라운밀러 지음, 박소영 옮김 / 오월의봄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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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inst our will』 저자 수전 브라운밀러와 친구들이 주최한 1971뉴욕 급진 페미니스트 강간 말하기 대회 그로부터 후에 열린강간에 관한 주말 학술 대회에서 충격과 환희의 시간을 가진 저자가 도서관 서고에 묻혀 있는 강간의 패턴과 규모의 취합을 통해 강간의 역사를 파헤쳐낸 역작이다. 뉴욕 공립 도서관이 선정한 ‘20세기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100중의 하나다. 



목차의 제목만 보아도 강간에 대한 연구와 조사가 얼마나 다방면에 걸쳐 체계적으로 이루어졌는지 확인할 있다. 



1. 강간의 대중심리 2. 태초에 법이 있었다 3. 전쟁과 강간 4. 폭동, 포그롬 그리고 혁명 

5. 미국 역사에 관한 가지 연구 : 인디언과 노예제 6. 통계로 강간범 : 신화에서 과학으로 

7. 인종 문제 8. 권력과 성폭력 9. 강간 영웅 신화 10. 여성이 강간을 원한다고? 

11. 강간 말하기 12. 여성이 반격한다 



이미 양성의 신체 구조 자체에 강간의 가능성이 내재되어 있다는 지적(24)2 성』에서침범당하는 처럼 보이는 암컷의 내적 본질(49) 대한 해석과 일치한다. 인간의 신체 구조로 인해 강제 삽입 행위가 가능하다는 사실이 남성이 강간을 있는 기본 토대가 된다는 것이다.(24)  



여성의 입장에서 강간의 정의는 문장으로 가능하다. 


여성이 어떤 남자와 성관계를 하지 않기로 선택했는데 남자가 그녀의 의사에 반해 행위를 계속하면 그것이 바로 강간이라는 범죄 행위이다. (30) 



강간의 정의 안에 상대자, 여성이 그러한 강제적 성관계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것이 핵심인데도, 여성이 잘못한 것은 하나도 없는 문제인데도 여성의 관점을 반영한 이런 정의가 법에 적용된 적은 현재까지 번도 없다.(30) 성범죄는 범죄의 형성과 판단 여부에 피해자의 옷차림, 피해자가 이동한 시간, 피해자의 위치가 중요 쟁점이 되는 유일한 범죄다. 



고대 사회의 질서가 확립되면서 노예제와 사유재산, 여성의 종속이 현실로 받아들여지면서 전리품의 하나로서 쟁탈의 대상이 되었던 여성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서는 가부장(여자의 아버지)에게 돈을 지불하고 아내를 얻는 편이 문명화되고 위험한 방식으로 인식되었다. 신부 가격은 법에 문자로 명시되었는데, 50조각이었다. 남성의 관점에서 강간이란 공정가격을 치르지 않고 처녀성을 절도하는 행위로서 재산권에 대한 침해로 인식되었다. (31) 



전쟁은 평시에도 남성이 가지고 있던 여성에 대한 멸시를 극대화해 폭발시키는 더할 나위 없는 심리적 배경을 제공해, 문명의 얇은 껍데기를 벗어던진 가장 거침없는 상태의 남성 심리를 보여준다. 전시 강간은 고대 그리스부터 현대전에 이르기까지 전시 규칙에 의해 허용되거나 묵인되는 행위였다.(55) 1204, 콘스탄티노플이 함락되어 거의 언제나 그랬든 강간과 약탈이 연달아 일어났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강간으로 여성을 제압하는 일이 승리를 측정하는 척도이자, 군인의 남성다움과 성공을 증명하는 징표인 동시에 군복무에 대한 실질적인 보상이 되었다. (59) 1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벨기에 침공 일어났던 강간 사건들(66) 2 세계대전 당시몰로토프 문서 기록된 독일군들의 만행(88), 일본군의 난징 점령 일어났던 끔찍한 일들(91), 방글라데시 사태(123), 베트남 전쟁(134) 등은 전시에 강간이 작동하는 극악한 면을 여과없이 보여준다. 전시 강간은 전쟁에서 일어날 있는 가장 잔혹한 형태의 피해임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학계나 언론의 관심을 받지 한다. 전시 강간이란 남성으로만 이루어진 폐쇄적인 조직 안에서 군인들의 욕구와 불만이 조금과격한방법으로 분출되었다는 식의 해석, 다시 말해 강간이란 전쟁이라는 전체 그림에서 부차적인 문제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전쟁은 어차피 지옥이라는 관점이 반영된 결과다. 



강간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잊지 말아야 한다. 강간이란 국적이나 인종을 가리지 않고 모든 여성을 대상으로 삼는 남성의 적대 행위이다. 언제나 그렇든 전쟁 기념 과정에서도 근육을 과시하며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남자답게 취해보는 난장판이 벌어지곤 하는데, 이때 적국 국민이 아닌 여성도 강간을 당한다. (212)   




미국 역사에서 인디언과 노예제는 강간과 없는 연구 주제다. 백인 남성들은 인디언들이 백인 여성들을 강간했다는 이야기를 거리낌 없이 하며 선전 선동에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인디언들에게 납치되었던 백인 여성들은 강간당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부분의 백인 여성 포로들은 억류 기간 동안 인디언 아내로 경험을 공통으로 갖고 있었다. 인디언의 아내로 살았던 경험이 강간인지 아닌지 여부는 여러 상황에 따라 달라질 있으므로 섬세한 해석을 요구한다. 또한 성적으로 이용당했다는 것을 인정할 경우, 백인 사회에서 정숙한 신부감 혹은 정숙한 아내로서의 자격이 박탈되어 거부당할 있다는 두려움 역시 그녀들이 학대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도록 하는 요인이 있다.(219) 기록에 의하면, 인디언과 연애 관계가 생기거나, 구조된 후에도 인디언 쪽에 남기를 택하는 백인 남성, 백인 여성 특히 어린이들의 이야기는 있다. 



미국의 세기에 걸친 남부 노예제 경험은 자체로 강간의 온갖 복잡한 특성을 빠짐없이 탐사한 완벽한 연구나 다름없다. 노예제에서 강간은 제도화된 범죄로서 백인 남성이 경제적, 심리적 이득을 얻기 위해 종족을 예속시키는 핵심이 된다. 남부의 가부장적 노예제는 백인이 흑인 위에 있는 형태를 취할 아니라 남성이 여성 위에, 정확히는 백인 남성이 흑인 여성 위에 있는 형태를 취했다. 흑인 여성은 노동자일 아니라, 재생산자였다. 노예제 하에서의 성적 착취는 즉흥적인 것이 아니라, 흑인 여성의 재생산 기관을 완전히 통제함으로써 6 내지 8세가 되면 바로 작업에 투입할 있는 노예 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것을 의미했다. 아이가 흑인인지 물라토인지는 상관이 없었다. (237) 당시는 번식용 여자를 판다는 광고를 공공연히 지면에 실을 있는 시대, 그런 시대였다. 

 


 

 


인간성 말살의 처참한 환경인 노예제 하에서도 남성과 여성, 흑인 남성과 흑인 여성은 전혀 다른 처지에 있음을 확인할 있다. 남성 노예의 일과 성생활은 노예와 주인 모두에게 일종의 보상처럼 여겨졌으나, 여성 노예에게는 그런 일반화를 적용하기 어렵다.(242) 여성 노예는 밭일꾼과 집안 하인, 번식자라는 경제 근간을 이루는 역할을 맡았을 아니라, 백인 주인의 성적 노리개로 이용당하기도 했다. (243) 



흑인 여성에게 세상은 모두 강제하는 힘이다. 시간이 때마다 한적한 곳으로 부르는 백인 농장주, 농장에 고용된 낮은 계급의 백인 남자들, 채찍을 쥐고 집행자 노릇을 하던 일부 흑인 남자들, 그녀의 남편, 그녀와 농장주와의 사이에 태어난 물라토 아이를 괴롭히는 백인 농장주의 아내, 자진해서 첩이 되려 했다며 수근거리는 친척, 친구들, 난잡한 여자라는 소문. 



인종 성교 금지, 정확히 노예 소유자와 노예간의 성행위 금지 조항은 노예 지역이 왕의 식민지였던 시절부터 모든 노예 주의 법전에 적혀 있었다.(252) 인종간의성관계 잘못된 결과를 초래하는 극악무도한 행위로 명시한 판례가 존재했지만, 이는 이런 행동이백인종을 오염시키는 이기 때문이지 노예의 권리를 염려한 것은 아니었다. 노예제 남부의 축첩 관행이 실제로 어떠했는지는 정확히 이해하기 어려우나, 첩이 되는 합의가 처음부터 끝까지 남성이 부과한 조건 위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253) 강제로 당하는 것보다는 잠시라도 보다 나은 삶이 주어졌겠지만, 몇몇 주인이 자신이 좋아하는 흑인 첩과 아이에게 돈과 부동산, 자유를 주라는 유언장을 남기는 경우에도 노예 주인의 합법적인 백인 상속자들은 법정에서 이를 무력화시키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254) 



인종 간의 강간 문제는 조금 복잡한 양상을 띤다. 강간법과 피해자의 인종에 따라 나눈 가지 분류항에서 흑인은 백인 여성을 강간한 경우에 가장 강력한 처벌을 받았고, 흑인 여성을 강간한 경우에 가장 약한 처벌을 받았다. (331) 다음은 볼티모어시의 강간 유죄판결 패턴을 도표화한 것이다. 






노예제 남부의 강간 콤플렉스는 백인 남성의 고전적인 악몽이다. 백인 남성은 흑인 여성 노예에게 없는 성적 학대를 자행해 왔지만 행위를 범죄로서 강간이라고 부르는 일을 거부했고, 언젠가 상황이 역전되어 백인 여성이 강간당하는 일이 있을까 항상 두려워했다.(332) 흑인 여성 노예의 성적 온전성sexual integrity 매일같이 침해하는 바로 백인 주인이, 백인 여성의 정조에는 높은 가치를 부여해 성적 접근권을 독점했다. 백인 여성의 정조를 중시해 결혼 관계에서 태어난 아이가 정말로 적법한 상속자인지 확인하기 위해서였고, 이는 흑인 여성에게 결혼이나 정조를 애초에 부정함으로써 노예 소유자가 노예의 모든 아이에 대해 소유권을 획득하는 것과 대비된다. 투표할 없고, 공직을 차지할 없고, 배심원이 없고, 고등교육을 받을 수도 없고, 결혼 후에 자기 앞으로 땅이나 노예, 돈을 소유할 없었던 백인 여성은 노예와 마찬가지로 언제나 백인 남성이 소유한 영토의 일부였다. (337) 



인종 강간은 리버럴에게 커다란 정치적 골칫거리로 남아 있다. 백인 남성이백인 여성에 대한 흑인의 강간린치 응징해 왔던 역사, ‘ 범죄 과하게 반응해온 역사를 알게 되면서 많은 백인들은 깊은 죄책감을 품게 되었다.(391) 1971 여성운동이 강간을 논하기 시작했을 리버럴이 받은 충격은 심대했다. 좌파와 리버럴은 인종 강간 사건에서 흑인만 가혹하게 처벌하는 부당함을 나라에 알리고자 했지만 결국 인권을 추구하는 여성과 흑인 운동 사이를 이간질한 셈이 되었다.(391) 이러한 역사적 유산은 극복되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흑인과 여성이 겪는 억압의 형태가 유사하며 억압이 겹쳐서 무더기로 쏟아지는 흑인 여성의 현실은 사이의 적대를 압도하기 때문이다.(392)  




책을 쓰는 동안 가장 자주 받은 질문은 짧고 노골적이며 불쾌한 것이었다. “강간당한 있어요?” 

나도 짧게 받아친다. “없습니다.” 


가는 곳마다 비슷한 질문을 받았지만 묻는 이도 나도 만족한 적이 없는 듯하다. 사람마다 질문하는 동기가 달랐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은 내가 저자로서 자격이 충분한지를 이중으로 문제 삼기 위해 저렇게 질문한다. … 다른 이들은 고약한 호기심으로 뒤틀린 논리를 깔고 질문하지 않았나 의심된다. 강간에 대해 쓰기로 작정한 여자라면 어두운 개인사라든가 끔찍한 비밀, 실제든 상상이든 성적으로 학대당한 경험, 과거 어느 시점에 대한 트라우마와 고착, 자신을 평생토록 비틀며 세상을 향해 뭔가 고발해야 한다는 강박에 빠져 있게 나쁜 경험을 갖고 있겠지. (4) 




앞에서, 내가 다니는 고등학교에 번에 있는 버스는 하나였다. 나와 같은 버스를 타야 하는 학교가 남고 하나, 여고 하나였다. 학교는 버스를 타야 학교에 있었다. 내가 타야 하는 버스가 경유하는 지역에 남고 하나, 여고 하나가 있었다. 우리는, 우리만 탔으면 싶은 버스를 타는 애들, 다른 버스가 있는데도 굳이 우리 버스를 타는 애들을 진심으로 미워했다. 버스는 남고 , 여고 셋의 1, 2, 3학년 학생들로1 365 내내 터질 같았다. 나는 웬만하면 아래쪽의 동그란 손잡이를 잡지 않았고 친구들에게 양보했다. 옆으로는 항상 남자 애들 손이 있었다. 3 동안 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한번도 몸을 더듬는 손길과 마주치지 않았다. 뜨겁고 차갑고 후덥지근하고 쌀쌀한 날씨가 여러 바뀌어 가는 동안 그랬다. 성희롱과 성추행을 비롯해 여성의 몸을 목표로 범죄에 대한 고발을 들을 때마다, 나는 기적처럼 살아온 삶이 오히려 신기했다. 


나는 여중, 여고, 여대를 나왔다. 내가 알았던 전교 1, 학생 회장, 학생 대표, 멋진 선배는 모두 여자다. 내가 일했던 부서에는 팀장이 여자 , 남자 둘이었는데, 부장님은 공공연하게 또는 지나가는 말투로 여자들이 일을 한다고 말했다. 내가 살았던 가정, 학교, 교회, 사회 속에서 나는 비교적, 정확히는 극단적으로 안전한 삶을 살았다. 여자로서 불편한 적이 많지 않았다. 그럼에도 평생 동안강간 대한 공포는 나를 속박했다. 



혼자 여행하지 못한 이유도, 독립한다는 후배에게 비싼 원룸을 찾으라고 말했던 이유도, 자기 전에 현관문을 확인하고 확인하는 이유도 모두 그것 때문이다. 더러운 눈길, 더러운 손길과 마주치지 않았음에도, 특이하게도 위험과 위협을 벗어난 삶을 살아왔음에도, 강간에 대한 실체 없는 공포는 삶을 한없이 제약하고 또한 억압했다. 



임신 성감별을 통한 여아 살해, 학교에 가고 있다는 이유로 살해당하는 여자 아이들, 여성 할례로 불리는 여성 성기 훼손, 남녀 임금 차별, 출산,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 가정의 천사라는 허울, 어머니라는 굴레, 출산 기계로서 여성의 , 아름다움으로서만 존재의 의미를 갖는 여성의 육체, 착한 , 순종적인 며느리, 된장녀, 김치녀, 화장실 몰카, 디지털 성범죄, 데이트 폭력, 여성 혐오 발언.    



여성을 지배하기 위한 모든 수단들, 여성에 대한 멸시와 증오의 사다리 위에 

강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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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 청소로 오르가즘을 느끼는 여자는 없다 - 함께, 지혜롭게, 뜨겁게 진보하는 페미니즘 어록 150선
버지니아 울프.최재천 외 123명 지음, 아티초크 편집부 엮음 / 아티초크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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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도서로 신청한 책이 도착했다는 문자를 받고 도서관으로 향한다. 얼마전부터 희망도서를 꺼내줄 , 신청한 제목이 무엇이냐고 묻는 경우가 많아 제목을 다시 곱씹는다. 첫번째는 괜찮다. 『셀프트래블 오키나와』. 문제는 두번째. 『부엌 청소로 오르가즘을 느끼는 여자는 없다』.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설명하기에는 도서관 열람실은 너무 조용하다. 그래서 생각한다. 『부엌 청소로 오르가즘을 느끼는 여자는 없다』 아닌데뭐라고 할까. 



Q : 제목이 뭔가요? 

A : 『셀프트래블 오키나와』 하고요부엌 청소로…』. 

Q : 번째가? 

A : 부엌 청소 



그래서 책의 제목은부엌 청소로, 부엌 청소』 되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생존권대책위원회를 비롯해 노조 운동사에서 여성 노동자들이 겪었던 고초와 고통은 옮겨적기 어려울 정도다. 시대를 앞서간 여성들의 용기에 다시 감동하는 아침이다


단숨에 읽을 있지만, 단숨에 넘길 없는 이야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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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8-04-30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부엌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18-04-30 10:04   좋아요 1 | URL
요즘엔 부엌 청소 안 해요.
부엌이 어디있나요? 부엌? 부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라로 2018-04-30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뜬금없지만 저도 단발머리 님처럼 책 열심히 읽어야 하는데 도통 ~~~ㅠㅠ

단발머리 2018-04-30 16:30   좋아요 0 | URL
아이고 부끄럽습니다. ㅠㅠ 저의 게으름과 나태와 미루기는 어쩌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

AgalmA 2018-05-03 0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제목이 난감하거나 너무 길어서 헷갈릴 때 울상인데ㅎ;;
페미니즘 책제목이 여성의 실상을 보여주는 건 좋은데...뭐랄까.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 같은 민망함이 좀 있는...;

단발머리 2018-05-05 10:45   좋아요 0 | URL
으흠.... 전 이 책이 제목으로서 전하고 싶은 메시지에는 긍정하거든요.
저 역시, 부엌청소로 특별한 기쁨을 발견하지는 못 하는 1인으로서 말이지요.
그게 좀 곤란한 일인 것 같아요.
제목이 주는 힘을 어디까지 사용할 것인가. 이 책처럼 강렬하게 갈 것인가, 아니면 평범하게 갈 것인가 ....
 
말이 칼이 될 때 - 혐오표현은 무엇이고 왜 문제인가?
홍성수 지음 / 어크로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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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역 10 출구 살인사건 발생 직후, 미처 예상치 못한 반응이 쏟아져 나왔다. 가지는 이것이 여성혐오 범죄이냐 아니냐에 대한 논란이었고, 가지는 희생자를 추모하고 현실을 규탄하기 위한 젊은 여성들의 집단적 움직임이었다. 


체포 직후 용의자가평소 여성들에게 무시를 많이 당해 왔는데 이상 참을 없어 범행을 저질렀다 말했다는 , 범행 전에 용의자가 화장실을 출입한 6명의 남성들을 그냥 보내고 화장실에 들어온 첫번째 여성을 살해했다는 사실은 사건을여성혐오 범죄라고 판단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경찰은 수차례 사건이여성혐오 상관 없는 전형적인묻지마 범죄라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분야의 전문가들이 각자의 견해를 밝혔는데,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서천석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이렇게 말했다. 




[서천석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페이스북 갈무리]


강남역 살인 사건. 범죄자에게 정신병이 있으니 여성 혐오 사건이 아니라고 말하는 주장에 대해서...


어제 끔찍한 사건이 있었다. 여성이 번화가의 화장실에서 남성에 의해 칼에 찔려 죽었다. 그리고 남자는여자들이 나를 무시해서 화가 났고그래서 죽였다는 말을 했다. 남자는 오랜 조현병의 치료력을 갖고 있고 현재는 치료를 중단한 상태다.


그가 지금 정신병적 급성 상태에 있는지는 나로서는 정보가 없어서 모르겠다. 그가 현실적인 판단력을 잃고 심각한 공격적인 행동을 했는지도 없다. 정신병을 가진 사람이 범죄를 저지르면 행위가 모두 정신병 때문인 것은 아니다. 정신병을 가진 사람의 범죄율이 정신병이 없는 사람에 비해 낮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들은 다양한 이유로 범죄를 저지를 있고, 여기에 일부 정신병적 증상이 영향을 미쳤겠지만 그것으로 범죄를 설명할 수는 없다. 그런 정신병적 증상을 갖고도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사람이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그들은 정신병을 가진 사람이지, 정신병 자체가 아니다. 사람으로서 그들은 다양한 기질과 성격, 성장배경, 문화, 생활 조건이 다르며 범죄를 저지르는 이유도 다양하다.


문제는 그가여성들이 나를 무시해서범죄를 저질렀다고 말한 것이다. 말은 사회적 맥락을 갖고 있고 그것은여성혐오. 이것이 그의 망상이라고 하더라도 망상은여성혐오라는 사회적 맥락을 반영한다. 만약 우리 사회가 남자와 여자가 동등하고, 여자가 남자를 무시하는 것이, 남자가 남자를 무시하는 것에 비해서 특별히 남자들에게 기분나쁜 상황이 아니라면 그는 그런 말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정신병을 갖고 있으며, 범죄를 저지른 그는 아마도 이유를 없는 소외감과 분노에 시달렸을 것이다. 그런 그가 자신의 소외감의 원인을 여성들의 자신에 대한 태도에서 찾고, 분노의 초점을 여성들에게 맞춘 것은 분명한 사회적 맥락 속에서 이뤄진 것이다. 우리 사회 내에서 최근 들어 뚜렷하게 늘어난 심리적 현상인 여성 혐오가 (만약 그에게 정신병적 망상이 있었다고 한다면) 그의 망상 속에 자리를 잡은 것이다. 여성 혐오 현상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그는 그런 망상을 갖지 않았을 것이고 다른 망상을 가졌을 것이다. 다시 말하지만 정신병적 증상은 맥락이 있다.


결국 그가 정신병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사건을 여성 혐오 범죄가 아니라고 말할 근거일 없다. 오히려 정신병을 가진 사람이 범죄의 이유로여자들의 무시운운하는 상황이 여성 혐오 이슈를 우리가 중요한 문제로 생각해야 하는 이유가 된다. 그래서 사건은 분명한 여성 혐오 범죄다. 그가 정신병을 갖고 있기 때문에 아닌 것이 아니라 그가 정신병을 갖고 있기 때문에 더욱 여성혐오 범죄인 것이다.



말이 칼이 때』 저자 역시 강남역 살인 사건을 여성혐오범죄, 여성 혐오를배경에 범죄라고 규정한다. 사건이 발생했을 , 여성들의반응 근거 중의 하나로 제시한다. 



이것은 혐오범죄가 발생했을 때의 일반적인 후폭풍과 거의 유사하다. 미국에서 흑인 범죄가 발생하면 흑인들이 집단적으로 반응한다. 강남역 사건에는 한국 여성들이 집단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들은 공포를 느꼈고 분노했고 집단적으로 항의에 나섰다. 이걸 두고 한국 사회의 여성혐오 문제를 읽어내는 것은 너무나 당연했다. 어떤 말로 사건을 규정하건 수많은 여성들이 이렇게 반응하는지, 저변에 깔려 있는 공포와 분노가 어디에서 기인하는지 살펴봐야 하는 이유가 생긴 것이다. (102) 



무엇이 혐오인가. 무엇이 혐오표현인가. 사전적 의미로 혐오는 매우 싫어하고 미워한다는 뜻이다. 혐오표현은헤이트 스피치 hate speech’ 번역한 말인데, 여기에서 혐오란 그냥 감정적으로 싫은 것을 넘어서 어떤 집단에 속하는 사람들의 고유한 정체성을 부정하거나 차별하고 배제하려는 태도를 뜻한다. (24) 



혐오표현은 구체적으로 입증 가능한 고통과 사회적 배제를 낳고, 혐오는 차별과 폭력으로 이어졌던 역사적 경험이 존재한다.(84) 혐오의 피라미드를 살펴보면, 사람들의 마음과 생각 속에 존재하는편견혐오표현 통해 가시화될 , 차별행위와 증오범죄, 집단학살로도 확대되는 것을 확인할 있다. 








혐오표현에 대한 가장 강경한 대응은 혐오표현을범죄화하는 것이지만, 그럴 경우 표현의 자유를 제약할 위험이 존재한다. 저자는 한국처럼 표현의 자유의 보장 수준이 낮은 경우라면 혐오표현금지법의 도입이 양날의 칼이 공산이 크다고 말한다.(159) 저자는 형사처벌, 손해배상, 차별구제, 방송심의등을 통해 혐오표현을금지하는 규제 공무원 인권교육과 시민 인권교육, 국가차원의 홍보, 캠페인, 공공기관에서의 반차별 정책 시행, 소수자(집단) 대한 각종 지원등을 통한형성적 규제(지지하는 규제)’ 사기업, 대학에서의 자율 규제등을 비롯한자율적 규제 고루 활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171) 



혐오표현의 대상은 소수자 집단일 수도 있고 소수자 집단의 개별구성원들일 수도 있다. 여기서 소수자 minorities 또는 소수자 집단minority group이란 실질적인 정치, 사회적 권력이 열세이면서 공통의 정체성을 가진 집단을 뜻한다. 각국의 차별금지법은 , 인종, 민족, 성적 지향, 장애 등의 속성을 이유로 차별을 금지하는데, 이러한 속성을 가진 개인이나 집단이 소수자에 해당된다. 여성, 소수인종, 소수민족, 동성애자, 장애인 등이 소수자에 해당된다. (29) 



현재 우리의 상황이라면 여성, 조선족, 탈북자, 동남아 출신의 노동자, 외국인 신부, 동성애자, 장애인 등이 소수자에 해당된다. 평화와 공존의 시대를 즈음하여, 남북이 통일이 되었을 난민이 아니면서도 난민으로인식 가능성이 있는북한 동포들 소수자가 되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생긴다. 지독한 지역 차별의 경험, 전라도 혐오증의 역사가 있는 나라에서출신 지역으로 인한 배제와 차별이 이루어지지 않으리라고 누가 보장할 있겠는가. 



차별 행위와 증오범죄 이전에 조롱, 위협적, 모욕적, 폭력적 말이나 행동, 집단따돌림 등의 혐오표현이 나타난다. 혐오표현은 전염성이 매우 높아, 마음 속에 숨겨두었던 편견의 조각들이 바로 사람의 입을 통해 표현될 , 자극적이고 폭력적이며 멸시와 조롱의 언어가 유통될 , 소수자, 소수자 집단에 대한 차별과 증오 역시 눈덩이처럼 부풀려진다. 


단체 카톡방에서 이루어지는 여성 신체(몸매) 대한 조롱, 외국인에 대해 냄새 !”라는 모욕적 언사,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는 멸시의 언어, “** 사람들은 거짓말쟁이야.”, 또한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조장하는 언사들은 이들에 대한 배제와 차별을 당연시하고, 증오범죄를 가능하게 하는 근본 토양이다. 

혐오 표현이다. 



혐오표현이라는 과격한 용어의 사용은 의도적으로 선택된반차별운동 전략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된장녀가 혐오표현이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된장녀혐오표현일 있는지 설득하는 과정 자체가 운동이라는 것이다. 된장녀 신상털기와 데이트 폭력, 성폭력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 제기다. 다양한 수위의 차별, 적대, 배제, 폭력의 말들을혐오표현이라는 이름으로 묶어내 문제들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을 의도적으로 드러내야 한다. 포괄적이고 전략적인 저항을 위해서 혐오표현이라는 전략적 거점을 만들자는 것이다.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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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lmA 2018-05-03 01: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랑 비슷한 시기에 같이 읽으셨네요^^ 인스타그램에서 홍성수 저자가 제 글에 좋아요 눌러서 화들짝; 점수 너무 짜게 준 건가 괜히 미안코;;;

단발머리 2018-05-05 10:24   좋아요 0 | URL
우아아앙!!!!!!!!!!!!!!!
너무너무 부러워요.
저자의 좋아요,는 또 얼마나 좋을까요!!!
 
백래시 - 누가 페미니즘을 두려워하는가?
수전 팔루디 지음, 황성원 옮김, 손희정 해제 / arte(아르테)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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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백래시의 원인 

페미니즘 운동과 성과가 백래시의 원인이다. 그런 의미에서 백래시는 페미니즘의 무기력을 증명한다기보다는 페미니즘의 파워를 증명한다. (11) 



2. 백래시의 등장  

반페미니즘적 반격은 여성들이 완전한 평등을 달성했을 때가 아니라, 그럴 가능성이 커졌을 터져 나왔다. 이는 여성들이 결승선에 도착하기 한참 전에 여성들을 멈춰 세우는 선제 공격이다. (45) 



3. 백래시의 성장 

반격이 힘을 얻으면서 성공한 소수는 다수로부터 떨어져 나와 버렸다. 그리고 소수의 성공한 여성들은 사회적 생존 전략의 일환으로 자신들이 어쨌든 출세에는 그렇게 관심이 없음을 입증하려 한다. 그리고 이들이 자신은 여성운동과 거리를 두고 있음을 드러내려는 반면, 노동계급 여성들은 비틀거리면서도 페미니즘이라는 대의의 분열된 잔재들을 어떻게든 붙들려고 한다. (45) 



4. 백래시의 작동 

반격의 작동은 암호화, 내면화되어 있고, 분산적이고 카멜레온처럼 변덕스럽다. (47) 



5. 백래시의 전술 

반격은 싱글 여성과 기혼 여성, 직장 여성과 전업주부, 중산층과 노동계층을 분할통치하려 한다. 규칙을 따라는 여성들을 추어올리고 따르지 않는 여성들을 고립시키는 방식으로 당근과 채찍 시스템을 조종한다. (48)



6. 백래시의 방향 

여성들을 아버지의 딸이나 싱싱하게 푸드덕거리는 낭만적이면서 적극적인 둥지 속의 같은 존재, 아니면 소극적인 사랑의 대상 같은 자기들이용납 가능한역할로 다시 떠밀어 넣으려는 것이다. (48)



7. 백래시, 여성의 최후 진술 



우린 아직 쓰러지지 않았다. (29) 





4 12 목요일 오후 4 24. 94쪽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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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의 영점 - 가사노동, 재생산, 여성주의 투쟁 아우또노미아총서 44
실비아 페데리치 지음, 황성원 옮김 / 갈무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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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실비아 페데리치는 여성주의 저술가이자 교사이며 투사이다. 1972 <국제여성주의공동체> 공동으로 설립하고 <가사노동에 대한 임금 캠페인> 국제적으로 펼쳤다. 자본주의에서 여성의 착취를 정의하는 있어서 가사노동이 핵심요소라는 사고는 책에 실린 논문 대부분을 관통하는 주제다.(24) 1972, <국제여성주의 집단> 캠페인에서는 가사노동이노동이며, 다른 형태의 생산이 일어날 있게 만든다는 점에서 보상이 이루어져야 하는 활동임을 인정하라는 압력을 국가에 행사하고자 했다. 여성들은 남편이 아닌 집합적 자본의 대표체로서 국가에게 가사노동에 대한 임금지불을 요구했는데, 이는 국가가 가사노동을 통해 이윤을 획득하는 진정한남성Man”이기 때문이다. (27)  



<1 가사노동의 이론화와 정치화> 



사랑의 노동이라 불리는 가사노동이 다른 노동과 구별되는 것은 1) 그것이 여성에게 강요되고 있으며 2) 내면 깊이 자리한 여성 특유의 기질에서 비롯된 자연적 속성, 내적 욕구, 열망(에서 기인한 행위)으로 변신했다는 점에 있다.(38) 여성의 역할은 임금을 받지 않으면서도 행복한, 그리고 무엇보다도 사랑스러운노동계급 하녀가 되는 것이다.(40) 


가사노동은 단순한 청소가 아니다. 가사노동은 임금노동자에게 육체적, 정신적, 성적 서비스를 제공하여 매일 같이 일터로 나갈 있도록 돕는 일이다.(65) 가사노동은 아이들이 태어날 때부터 학교 다닐 때까지 시중을 들어 주어 미래의 노동자로 준비시키고, 하루 종일 일에 지친 남성을 육체적, 정서적으로 위로해 주어, 현재의 노동자가 내일 기꺼이 자신의 일터로 향하게 한다. 


가족이 사랑의 공동체이기보다 본질적으로 여성부불노동의 제도화이자, 무임금으로 인한 남성에 대한 종속의 제도화이며, 결과적으로 남성 뿐만 아니라 여성을 규율해 불평등한 권력분배의 제도화(69)라는 사실은 여성에게 무임금상태를 강요하는 배경이 된다. 또한 임금이 없는 상태에서 주어지는 가사노동을 지속적으로 사랑의 행위로 그려냄으로써핵가족 조직 통해 자본주의 이데올로기가 더욱 강력한 위력을 발휘하게 했다. 가사노동에 대한 보상이 언제나 임금이 아니라사랑이었다는 점은 여성의 노동과 가족, 남성에 대한 여성의 의존도를 가장 강력하게 제도화하는 지점이다.(77)  


가사노동에 대한 임금 요구가 혁명적일 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가사노동에 대한 임금 요구는 가사노동이 여성 본성의 표현이라는 인식에 반대하는 것이며(43), 여성의 노동을 생물학적 운명으로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는 것이다.(77) 또한 가사노동이 노동(노동력을 생산하고 재생산하는 노동)임을 인식하고, 눈에 보이지 않은 채로 버려져 있던 막대한 양의 부불노동을 드러냈다는 점에서도 의미있다. 이는 가사노동을 모두가 공유하는 문제로 인식하게 함으로 여성들이 규합하고 투쟁할 있는 가능성을 제공했다.(108)  




<2 세계화와 사회적 재생산>



자본주의적 축적은 무엇보다 노동자의 축적이며, 이는 주로 이민을 통해 발생한다.(130) 해외 부채 지불로 인한 자본이전을 따라에서으로 막대한 이민의 움직임이 촉발되었으며(128), 그리 많지 않은 정도의 급료에 집을 청소하고 아이를 돌보며 음식을 만들고 노인들을 보살피는 필리핀 또는 멕시코 여성들이 가사노동의 많은 부분을 담당하게 되었다. 하지만 같은해법 여성 내에하녀-주인여성관계를 만들어내고, 가사노동은 진정한 노동이 아니기 때문에 최대한 돈을 적게 지불하게 한다.(131) 국제적인 어린이 밀매, 수출용으로 만들어내는 아기농장, 3세계 여성들을 대리모로 채용하는 , 우편주문 신부 밀매 등은 신국제노동분업이 여성 해방의 수단이 되기는커녕 여성착취를 강화하는 역할을 수행했음을 확인시킨다.(133) 가사노동의 조건을 개선하고 여성들간의 연대를 구축하는 상당한 효과를 발휘할 있는 방법은 국가가 재생산노동에 임금을 지불하도록 강제하는 것이다.(134) 


세계화가 가장 먼저 앞세우는 가장 가시적인 무기는 구조조정 프로그램, 무역자유화, 사유화, 지적재산권이다. 모든 정책들은 어마어마한 양의 부가식민지에서선진국(대도시)’으로 영토 점령 없이 이동하는 합법적인 방법이다.(139) 세계화전쟁의 대다수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이루어지고 있는데,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들은 토지사유화, 무역자유화, 통화거래에 대한 규제완화, 공공부문의 축소, 사회적 서비스에 대한 자금지원 철회 등을 요구 받는다. 이로 인해 국가의 힘은 약화되고, 사병의 구성에 기여하며 마약거래의 확산에 오히려 도움이 되었다. 식량원조는 전쟁-경제의 핵심 구성요소가 되는데, 전쟁장기화로 인한 자급농업 붕괴와 수입식품에 대한 의존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세계국가로통합되기 위한 조건이 되어 식량원조에 대한 의존도를 강화시킨다. (146)   




<3 공유재의 재생산>  



구조조정과 경제의 재전환 이후 재생산노동의 재구조화가 세계적으로 일어나게 되었을 , [선진국] 대도시 노동력 재생산의 많은 부분, 특히 어린이와 노인을 돌보는 노동과 남성 노동자를 성적으로 재생산하는 일이 이제는 남반구 출신의 여성이민자를 통해 수행되고 있다. 이는 여성 이민자 개인에게뿐만 아니라 이들의 출신공동체에 막대한 사회적 희생을 요구한다.(189) 이민자들은 장시간 노동, 무급휴가, 인종주의적인 처우와 성범죄 엄청난 학대와 협박에 취약하다.(201) 맑스는 자본 축적을 위해서나 새로운 공산주의 사회의 건설을 위해서나 재생산노동이 핵심이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했고(205), 재생산과정을 거의 당연시 하다시피 했다. 맑스는 기계가 모든 노동을 대신하고, 인간은 기계의 감독관으로서 기계를 돌보는 것으로 가능한 세상을 그리고 있지만 재생산노동이 모두 기계화로 환원될 없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207) 여성주의 경제학에서 바라보는 노인돌봄의 대책은 노동의 사회적/성적 분업 방식의 전환이며, 무엇보다 재생산노동을 노동으로 인정하여 재생산노동을 수행하는 이들에게 보수를 지급하는 것이다. (211) 재생산/돌봄노동의공유재화”, “돌봄의 공동체또한 우리의 일상생활을 재조직하고, 비착취적인 사회적 관계를 창조하는 반드시 필요하다. (213)  


세계은행은 어느 곳에서든 자급농업의 파괴와 토지상업화의 촉진을 구조조정 프로그램의 핵심사업으로 삼고 있는데(224), 여성들은 이에 계속 반항함으로써 신자유주의 체제 하에서 세계프롤레타리아트가 굶어 죽지 않을 있게 하는 완충장치 역할을 한다.(225) 여성들은 지역자급시스템을 마련하고, 상업적인 벌목을 저지하고 삼림을 지키거나 복원하기 위한 투쟁을 이끌어왔다.(231) 또한 도시텃밭운동을 통해 공동체 투쟁의 초석을 마련했다.(233) 자급형 농업은 여성들에게 자신들의 건강과 가족들의 건강 생활에 대한 요긴한 통제수단이 되어 주었다. (234) 



자본주의 발전 과정에서 창조된가사노동 여성의 일로, 여성 내면에 부합하는 열망 혹은 본능의 발현으로 강요되었다. 가사노동의 원천이사랑이고, 가사노동의 보상 또한사랑이라는 기묘한 부조화는 남성에 대한 여성의 의존도를 극대화하는 수단이 되었다. 가사노동이 노동임을 인식할 , 눈에 보이지 않는 가려지고 버려졌던 막대한 양의 다른 부불노동 또한 드러나게 것이다. 저자는 진정한 남성인 국가가 가사부불노동을 재생산노동으로 인정하고, 이에 대해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품에 안은 아이에게 노래를 불러주고, 소리내 책을 읽어주는게 하찮은 일이라 말하지 않는다면, 함께 하고픈 가족과 같이 있어주는 일이 쓸데없다 말하지 않는다면, 무모할지 몰라도 자신이 하고 싶은 것에 도전하는 일이 무의미하다 말하지 않는다면, 해결방법은 오히려 쉽게 찾을 있지 않을까 싶다. 아니, 어쩌면 우리는 답을 알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나은 삶을 원한다. 가족과의 많은 시간을 원한다. 친구들과 자유로운 시간을 원한다. 이야기하고, 여행하고, 꿈꾸기를 원한다. 공부하고 말하고 토론하기를 원한다. 멀리 떨어져 있는 나라의 말을 배우고, 번도 다루지 못했던 악기를 배우기 원한다. 몸을 땀으로 가득 채우도록 마음껏 달리고, 처음 들어본 요리법으로 근사한 요리를 만들기 원한다. 좋은 사람, 나은 되기를 원한다. 


많은 학자들의 예상처럼, 생각보다 가까운 시기에, 우리가 하던 많은 양의 노동을 기계들이 대신하고, 그리고 인간이 /해야할 일이 없어진다면, 우리 인간은 스스로의 기쁨을 위해 무슨 일을 있겠는가. 생산성 또는 효율성만으로 평가한다면, 지구에 인간이 자리는 어디인가. 인간으로서, 인간이 대우받는 방법은 존재하는가. 많은 노동, 높은 효율의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인간 자체로서 존중 받을 수는 없는가. 




우리가 자주 강조해 왔지만 필요한 것은 많은 노동이 아니라 많은 시간과 돈이다. 또한 단지 많은 노동으로 해방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산책을 하고 친구들과 이야기하며, 여성들의 모임에 참여할 있기 위해 어린이집이 필요하다. (110) 



Revolution at Point Zero. 책의 부제는가사노동, 재생산, 여성주의 투쟁이다. 하지만 이것은 여성만의 투쟁이 아니다. 여성만의 고민 또한 아니다. 인간답게 살기 위해 우리는 어떤 선택을 것인가. 인간답게 대우받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우리는 어떻게 것인가. 



어떤 경우든 성적인 관계의 정신분열적 성격 때문에 가장 고통을 받는 사람은 항상 여성이다. (54쪽)

“성적 해방”은 우리의 노동을 강화했다. 옛날 여성들은 그저 아이들만 키우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오늘날의 여성들은 일자리를 가지면서 동시에 집안을 청소하고 아이들을 키우며, 두 배에 달하는 노동일의 마지막에는 언제든 침대에 뛰어들어 성적으로 매혹적이어야 한다는 기대까지 받고 있다. 여성에게 섹스를 할 권리는 섹스를 해야 할 의무이자 그것을 즐기기까지 해야 할 의무이다. (56쪽)

“취업”을 남성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한 주요 조건으로 상정할 경우 집 밖에서 일하기를 원치 않는 여성들을 소외시킬 수 있다. 이들은 가족들을 돌보느라 충분히 힘들게 일하고 있고, 만일 이들이 취업을 한다면 이것이 해방의 경험이라고 생각해서가 아니라 돈이 필요한 것이기 때문일 것이다. 왜냐하면 일자리를 갖는다고 해서 결코 가사노동에서 자유로워질 수 없기 때문이다. (109쪽)

재생산노동이 노동집약적인 과정이라는 사실은 어린이와 노인을 돌보는 일에서 가장 분명하게 드러난다. 어린이와 노인을 돌볼 때는 가장 육체적인 일을 할 때조차 공포와 욕구를 내다보며 안정감과 위로를 제공해야 한다. 그 어떤 일도 순수하게 “물질적”이지도 “비물질적”이지도 않고, 가상의 온라인소통으로 대체하거나 기계화할 수 있도록 분해할 수도 없다. (187쪽)

가장 중요한 점은 우리가 우리의 재생산을 더 협력적인 방식으로 재규정하지 않고, 사적인 것을 정치적인 것과, 정치적 행동주의를 일상생활의 재생산과 분리하기를 그만두지 않으면 대안사회와 자기재생산이 가능한 강력한 운동을 구축할 수 없다는 점이다. (250쪽)

가사노동은 산업화가 절정에 달한 19세기 말 자본주의 시기에 남성노동자들을 유화시키는 한편, 섬유산업에서 더욱 강도 높은 노동착취를 요하는, 따라서 노동의 재생산에 대한 투자를 증대시켜야 하는 중공업으로 (맑스의 용어로 절대적 잉여에서 상대적 잉여로) 원활하게 이행하기 위해 창조된 것이다. 가사노동의 창조는 가족임금의 제도화를 낳고 포드주의에서 절정에 달한 자본주의 전략과 동일한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2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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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8-03-19 11: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이건 또 제가 있는지도 알지 못하는 책이었는데 단발머리님 댁에 좋은 책을 소개받고 또 이렇게 좋은 리뷰도 읽게 되네요. 갈 길도 멀고 공부할 것도 아주 많아요. 그렇지만 단발머리님이 항상 이렇게 지치지 않고 책 읽고 글을 써주셔서 정말 좋아요. 힘이 됩니다!

단발머리 2018-03-19 12:02   좋아요 2 | URL
전 미네님을 통해 이 책을 알게 되었어요.
전 날라리 전업주부라서 부불가사노동에 대한 논의가 아주 가깝게 느껴져요.
얌전히 책만 읽는 페미라 항상 부끄럽습니다.
전면에 서 있는.... 용기 있는 다락방님에게 힘이 된다니 기쁩니다.
우리 지치지 말고, 서로에게 힘을 주면서 계속 전진해요. 영미! 영미영미영~~~~~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