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단장 죽이기 1 - 현현하는 이데아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홍은주 옮김 / 문학동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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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로서의 하루키를 좋아하지만 신간이 나온다고 다 찾아 읽지는 않는데, 이번 신간은 유독 눈길이 간다. 집 근처 도서관을 검색해보니 모두 <대출중>인 데다가, 허용인원 초과라 읽을 날짜를 가늠할 수 없다. 기다릴 수 없어 주문했다.

 

 

“ ... 전 누구나 인생에서 그렇게 대담한 전환이 필요한 시기가 있다고 봅니다. 그런 포인트가 찾아오면 재빨리 그 꼬리를 붙들어야 합니다. 단단히 틀어쥐고, 절대 놓쳐서는 안 돼요. 세상에는 그 포인트를 붙들 수 있는 사람과 붙들지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아마다 도모히코 씨는 전자였죠.”

 

대담한 전환. 그 말을 듣자 문득 <기사단장 죽이기>의 광경이 떠올랐다. 기사단장을 찔러 죽이는 청년. (175)

 

 

대담한 전환. 이라는 말을 듣자 나는 하루키의 삶이 생각났다. 대담한 전환의 시기에 그 꼬리를 붙들고, 단단히 틀어쥐고, 절대 놓치지 않아 소설가가 되었다. 오늘에도 소설을 쓰는, 팔리는 소설을 쓰는, 소설 때문에 독자를 줄 세우는 그런 소설가가 됐다.

 

청소를 마치고, 샤워를 하고, 에어컨을 틀고, 알라딘 샤르트르 글라스에 오미자를 한 잔 따르고, 얼음을 동동 띄우고, 군옥수수맛 꼬깔콘을 꺼낸다.

 

하루키 읽을 준비 끝.

2017 여름,의 중간쯤이라고 할 때,

현재로서는 더 이상 바랄 게 없는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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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7-08-05 0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럽디 부러운 여름독서타임이로군요!^^
사르트르 글라스에 얼음 띄운 오미자차와 꼬깔콘과 하루키!
뭔가 오묘한 조화로군요.하루키키키

기사단장은 평이 반반이긴 하던데 (제 북플에 올라오는 알라디너분들 위주에요!^^) 그래도 하루키니까,읽어야지 않을까?싶어 저도 매번 도서관 가서 검색중인데 매번 퇴짜!!!!ㅜㅜ
신간이나 유명책들은 대출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라 구입할까?고민중인 책들이 많아요.
여튼 책 읽기에 몰입도가 가장 좋은 계절인 여름독서(물론 단발머리님처럼 쾌적한 환경이 갖춰져야겠죠?^^)
덥겠지만,응원합니다^^

단발머리 2017-08-10 21:41   좋아요 0 | URL
제일 자랑스러운건 물론 샤르트르 유리컵이구요.
(설거지할 때 너무 조심하느라 불편하다는 건 사실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하루키죠.

전, 하루키를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아요. 많이 읽지도 않았구요.
제가 좋아하는 건, 하루키 스타일 같아요. 자신이 태어나고 자란 나라를 떠나 살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서, 쓰고 달리고 수영하고... 그런걸 좋아하는 것 같아요.
1권을 마쳤는데, 아직까지는 ‘역시 하루키‘입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저도 이번에 하루키 구입하게 된 동기가 ‘허용 인원 초과‘였거든요.
동네 도서관 5군데에서 2권씩 주문해도 그러더라구요.

전 작년에 덥다는 말을 너무 많이 해서요. 더위를 안 타는데도 진짜 덥더라구요.
차라리 올해는 포기 모드. 이제 여름은 계속 더우려나봐 ㅠㅠ
책읽는나무님도 무더위 잘 견디시기 바래요~~~~

쇼코 2017-08-12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단발머리님^^

저는 하루키에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이번 책은 이상하게; 당겨서 구매했어요. 그런데 정작 사놓고 읽지는 않고 있었는데 단발머리님 발췌해 놓은 부분을 보니 다시 읽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저도 샤르트르 글라스가 있어요. 먼가 반갑네요. ㅎㅎ 기사단장 죽이기를 안주삼아 샤르트르 글라스에 씨언한 맥주 마시면서 하루키와 찐한 이야기 나누어 볼랍니다. ㅎㅎㅎ

좋은 글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단발머리 2017-08-14 17:57   좋아요 1 | URL
안녕하세요, 쇼코님~~

사람마다 느끼는 게 다르니까 딱 무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요.
저는 <기사단장 죽이기> 1권을 아주 잘 읽었습니다. 뭐랄까요, 역시 하루키! 하면서요.
반갑습니다. 앞으로 자주 뵈요.
쇼코님도 하루키 단상 올려주시구요.^^
 
제2의 성 동서문화사 월드북 108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이희영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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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부장제의 승리는 우연도 아니고 폭력적 혁명의 결과도 아니었다. 인류의 태초부터 남성은 생물학적 특권 때문에 자기들을 지배적 주체로 확립할 수 있었다. 그들은 이런 특권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106)

 

 

생물학적 특권 때문에 남자들은 남성보다 여성’, 혹은 남성과 여성’, 또는 여성과 남성의 사회가 아니라, ‘여성보다 우위에 있는 남성이 지배하는 사회를 확립했다. 남성 우위의 사회는 현재에도 강건하다.

 

 

거의 모든 여자들 85% 이상 은 이 기간에 장애를 나타낸다. 출혈하기 전에 혈압이 오르고 그 다음에는 내린다. 맥박수와 체온이 때때로 오르고, 열이 나는 경우도 빈번하다. 복부에 통증도 느낀다. 변비 다음에 설사가 따르는 경우도 자주 관찰할 수 있다. 또 간장비대·요폐·단백뇨의 증세도 자주 나타난다. 많은 여자들은 후점막의 충혈(인후통)을 보이고, 어떤 여자들은 청각·시각의 장애를 호소하기도 한다. 땀이 많이 나고, 월경 초에는 특유한냄새를 수반하는데, 이는 아주 지독하기도 하고 월경기간 내내 지속되는 수도 있다. ... 중추신경 계통이 침해되어 자주 두통이 일어나고, 자율신경계통은 과도한 반응을 나타낸다. (56)

 

 

여성은 남성과는 다르게 혹은 남성이 전혀 추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한 달에 한 번씩 어린애를 낳을 준비를 하고, 빨간 주름의 붕괴 속에서 유산을 한다. 여자도 남자와 마찬가지로 그 육체의 주인이지만, 여자의 육체는 그녀 자신과 별개의 것이다.(57) 암컷은 몸 전체가 모성의 노동에 적응하게 되어 있고, 모성에 지배된다. 암컷은 종의 먹이인 셈이다.(49)

 

여성이 한 달에 한 번씩 임신을 위한 준비와 임신 실패의 뒤처리를 감당하게 된 것은 여성 자신이 의도한 바는 아니다. 물론이다. 남성들이 바랐던 일도 아니다. 한 달 30일 중, 짧게는 5, 길게는 7일 동안 여성이 겪게 되는 육체적, 심리적 고통은 여성의 선택이 아니다. 물론이다. 이것 역시 남성이 여성에게 짐 지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여성이 남성과는 다르게 생리라는 생물학적 조건 속에 처할 때, 남성에게서 일어나지 않는 일을 겪어낼 때, 이에 대한 해석은 여성에게 불리할 때가 많다. 이 일은 여성에게만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이다.

 

 

 

 

 

<생리 중이라는 이유로 죽어가는 여자들 ··· 네팔의 끔찍한 악습> (2017/07/13, SBS 뉴스)에 의하면, 2005년부터 공식적으로 불법이 되었음에도 네팔의 많은 여성들이 <차우파디> 때문에 고통 받고 있다고 한다. 차우파디는 힌두교의 오랜 관습으로, 생리 중인 여성이나 산모를 부정한 존재로 여기고 이들을 격리시키는 공간을 의미한다. 격리가 되면 우유를 마실 수도 없고, 평소 같은 식사를 할 수도 없을 뿐더러, 생리 중인 여성이나 산모는 집 밖의 헛간이나 오두막에서 생활해야 한다. 야생동물, 뱀의 위협과 더위와 추위, 성폭행의 위험 속에서도 어린 소녀들, 젊은 여성들, 아이들의 엄마는 매달 생리할 때마다 헛간으로, 오두막으로 쫓겨 간다.

 

여성이 생리를 한다는 것은 누구를 탓할 문제가 아니다. 여성의 선택이 아니었지만, 남성의 강요로 이루어진 것도 아니다. 여자로 태어나 여자로 성장할 때 겪게 되는 여러 과정의 하나, 매우 성가시고 불편한 과정의 하나일 뿐이다. 그럼에도, 생리 중인 여자는 불경하다는 생각, 생리하고 있는 여자가 집 안에 있으면 불행을 가져온다는 생각들이 여자들을 이런 위험 속으로 밀어 넣고 있다. 옳지 않은 생각, 잘못된 생각들이 사람들의 행동을 규제하고, 문화 또는 관습이라는 이름으로 여성에 대한 학대를 정당화하고 있다.

 

스스로의 선택이 아니었음에도 받게 되는 핍박과 고통.

먼 나라에서 오늘에도 일어나는 이 안타까운 일들은,

60년 전, 시몬 드 보부아르의 통찰이 정확히 가닿는 지점이다.

암컷. 종의 먹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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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7-07-25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이 책도 읽으셨습니까....
존경합니다, 단발머리님.
멋져요!

그런데 네팔에 저런 악습이 있다는 거 저는 몰랐어요. 하아-
여성을 향한 저런 악습은 대체 제가 모르는 곳에 얼마나 더 많이 있는걸까요..

단발머리 2017-07-25 10:39   좋아요 0 | URL
아직 읽고 있는 중이예요. 이제 막 200쪽을 넘겼습니다^^

저도 네팔의 이런 악습에 대해서는 기사를 보고야 처음 알았어요. ㅠㅠ
우리가 아는 세상과 우리가 모르는 세상의 간극이
생각보다 크고 넓은 것 같아요.
더 알게 될수록 더 많이 깨닫게 되는 나의 무지와 나의 무심함 ....
 
나이 들어 외국어라니 - 늘지 않아도 괜찮아 후회 따윈 없어
윌리엄 알렉산더 지음, 황정하 옮김 / 바다출판사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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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고 말하는 사람은 내가 아니라, 이 책의 저자 윌리엄 알렉산더다. 나는 프랑스를 모른다. 하지만, 제목이 주는 기대감. 나이 들어 외국어라니. 50을 지나 60이 가까워지는 적지 않은(?) 나이. 배우려는 언어는 프랑스어. 나이 들어 프랑스어를 배운다는 건 어떤 걸까.

 

 

낭패였다. 그날 밤, 해가 뜨기도 전에 깼다. 이상했다. 간밤에 참새가 내 가슴에 알을 까고 그 새끼들이 둥지를 벗어나려 날갯짓하는 것 같았다. 목에 손가락 두 개를 대 보았다. 맥박이 제대로 잡히지 않았다. 나는 의사인 앤을 깨웠다. 심장박동 수가 200번도 넘게 나왔다.

 

심방잔떨림이에요.” 그녀가 말했다. 정신을 차려 보니 응급실로 실려 가는 중이었고, 심전도 검사를 통해 심방잔떨림 상태가 확인되었다. 심방잔떨림은 심장 신경계에 일종의 혼선이 발생해서 심방이 정상 리듬에서 벗어나 불규칙하게 매우 빠르고 미세하게 떨리는 부정맥 질환의 일종이다. 잔떨림 자체가 나를 죽이지는 않겠지만, 혹시라도 심방에서 흘러나아 혈액 속에서 형성될 수 있는 혈전 하나가 뇌에 도달하기라도 하면, 그대로 인생 작별이다. 응급실에서는 가장 먼저 내 팔에 정맥 항응고제를 주입하기 시작했다. 그 사이 의사가 몇 가지 짧은 질문을 던졌다. 갑자기 술을 많이 마셨나요? 아뇨. 마약은? 농담 말아요. 의사는 빤한 질문을 계속 이어 갔고, 나는 계속 머리를 흔들었다. 인내심이 바닥나기 시작했다. “아니라고요!” 드디어 의사가 물었다. “최근 특별히 스트레스 받는 일이 있나요?”

우리는 눈이 마주쳤다.

그게, 요즘 프랑스어를 배우고 있어요.” (88)

 

 

땀을 뻘뻘 흘리며 프랑스어 화상 수업을 마친 그 날 밤, 저자는 심방잔떨림으로 병원 신세를 지게 된다. 너무나 사랑하는 프랑스어, 잘하고 싶은 단 하나의 언어. 하지만 프랑스어를 말할 때마다 겪게 되는 심적 부담감, 스트레스 그리고 심방잔떨림.

 

프랑스어가 얼마나 배우기 어려운지에 대한 설명은 재미있다. 예를 들면, 숫자를 셀 때, 60까지는 10을 기반으로 하는 십진법을 사용하고, 그 다음에는 20을 기반으로 하는 이십진법으로 전환한다는 건데(84), 그래서 71‘60 더하기 11’이고, 72‘60 더하기 12’이지만, 80‘4 곱하기 20’이고, 90‘4 곱하기 20 더하기 10’이라는 거다. 하하하.

 

명사에 붙는 성이 제각각이어서, 각각 따로 외워야한다는 점도 그렇다. 여자 가슴은 남성형 명사이고 남자 턱수염은 여성형 명사다. 팔은 남성형, 다리는 여성형, 물은 여성형, 차는 남성형. 이런 식이다. 가까운 시일 내에 프랑스어를 배울 생각이 전혀 없는 나는, 프랑스어가 배우기 어렵다는 게 그렇게나 재미있다. 프랑스어를 배우고 싶은 사람들은 명심하세요. 프랑스어는 그 어떤 언어보다 배우기 어렵답니다.

 

나이 들어 배우는 외국어에 대한 글을 읽노라니, 예전에 배웠던 제2외국어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구텐 탁. 비 게트 에스 이넨? 당케 구트. 운트 이넨? 당케 아흐 구트. 일주일에 1시간씩 3. 독일어는 여기까지. 부에노스 디에스. 일주일에 2시간 한 학기. 스페인어는 여기까지.

 

4개 혹은 5개를 바라는 게 아니다. 적어도 한 개의 외국어에 능통할 수 있다면. 아니, 능통까지도 바라지 않는다. 저자처럼 평생 애끓어하는 외국어가 하나라도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평생 사랑하는, 언제나 배우고 싶은, 어떻게든 말하고 싶은 그런 외국어가 있다면...

 

 

The interesting thing about my Italian class is that nobody really needs to be there. There are twelve of us studying together, of all ages, from all over the world, and everybody has come to Rome for the same reason to study Italian just because they feel like it. Not one of us can identify a single practical reason for being here. Nobody’s boss has said to anyone, “It is vital that you learn to speak Italian in order for us to conduct our business overseas.” Everybody, even the uptight German engineer, shares what I thought was my own personal motive : we all want to speak Italian because we love the way it makes us feel. (57)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의 엘리자베스 길버트와 그녀의 친구들에게는 그런 언어가 이탈리아어다. 인도계 미국인으로 퓰리처상을 받은 작가 줌파 라히리도 2015년 이후로는 영어로 글을 발표하지 않는다지. 그녀는 이탈리아어로만 읽고, 이탈리아어로만 쓴다.

 

그래서 이탈리아어? 이탈리아어는 교재가 많지 않지. 그리고 어디서 배우나요, 이탈리아어를. 야나님을 통해 알게 된 <실비아의 스페인어 멘토링>4회까지 들었다. Soy Antonio. Soy Silvia. 그래서 스페인어? 결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호기롭게 일본어 교재를 구입하며 시작했던 일본어는 히라가나 넘어 가타가나에서 엎어졌다. 이젠 히라가나도 기억나지 않는...

 

오랜 시간 함께 한 외국어라면, 역시나 영어다. 가깝고도 먼 당신. 애증의 대상이며 그 모든 괴로운 밤의 원흉. 험버트만 롤리타를 갈망하는 게 아니다.

 

 

영어,

 

내 삶의 빛, 내 몸의 불이여. 나의 죄, 나의 영혼이여.”

 

 

영어를 사랑하는 50개의 이유와 영어를 미워하는 이유 40개를 뒤로 하고 제목을 다시 읽어 본다. 나이 들어 외국어라니. 불현듯 이 책의 저자는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랑하는 언어, 나이 들어 배우고 싶은 언어가 있다는 게. 사랑에 빠진 대상이 있다는 게. 그리고 그 언어가 그렇게 배우기 어렵다는 프랑스어라는 게.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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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21 13:2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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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22 17: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7-25 00: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7-25 08: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에이미와 이저벨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정연희 옮김 / 문학동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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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다는 건 중요한 일일까. 모든 사람에게, 항상 좋은 일일까. 읽는다는 일이 그렇게 중요한 일일까. 아니라는 생각이 종종 든다. 많은 정보를 알고 있다는 것이, 다양한 사실들을 외운다는 것이, 그 사람이 훌륭한 사람임을 보장해 주지 않는 것처럼, 그 사람이 읽는 무엇인가가 그 사람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건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읽는 것이 곧 그 사람이다라는 표현 역시 마음에 가까이 와닿는다. 어떤 사람이 읽고 있는 무엇때문에 어떤 사람은 우아해 보이고, 대단해 보인다. 우리가 읽는 무언가는 가끔 곧 우리 자신이 되기도 한다.




에이미가 불쑥, 젖은 얼굴로 엄마를 쳐다보며 소리질렀다. “세상이 어떤 곳인지 모르는 사람은 엄마죠! 엄마는 어디에 가지도 않고 다른 사람과 말도 하지 않잖아요! 책도 읽지 않고……” 여기서 에이미는 잠시 물러서는 듯했지만, 스스로 격려하듯 손을 옆으로 저으며 말을 이어갔다. “그 바보 같은 <리더스 다이제스트>만 빼면요.” (290)

 

 

『햄릿』. 이저벨은 카펫 위로 걸어가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햄릿』에 대해서는 당연히 들어보았다. 어머니와 미쳐버린 여자친구가 등장했다. 어쩌면 그녀가 뭔가 다른 작품을 착각한 건지도 몰랐다. … 하지만 턱에 듬성듬성 금발 수염이 난 젊은 점원이 계산대에서 삑삑 소리를 내며 심드렁하게 책값을 입력하자 그녀는 기뻤다. … 오후 내내 그녀는 자기도 유식한 사람이 된다는 생각에 들떠 있었따. 벨트코 서플라이어스 회사에 보낼 편지를 타자하면서 이저벨은 누군가에게 그걸 보니 『햄릿』의 한 장면이 떠오르네요하고 가볍게 말하는 순간을 그려보았다. (150)

 

 

그리고 그때, 빈사 상태의 자주달개비 아래, 책꽂이에 꽂힌 책들이 그녀의 눈에 들어왔다. 『플라톤 전집』, 그녀가 제목을 읽었고 그 옆으로 『존재와 무』라는 하얀 책에는 커피 얼룩이 동그랗게 묻어 있었다. 고개를 돌리기 직전에 그녀는 『예이츠 시 선집』을 보았다. (302)

 

 


<리더스 다이제스트>를 읽는 자신에게서 벗어나고자 『햄릿』을 사고 읽는 이 사람은, 『플라톤 전집』을 읽는 사람 앞에서, 자신이 분노를 쏟아내야 마땅한 그 사람 앞에서 주눅들고 만다. 자신은 <리더스 다이제스트>를 읽는데, 그 사람은 『플라톤 전집』을, 『존재와 무』를 읽기 때문이다. 서점에서 『햄릿』을 산 후에 흐뭇해하는 이저벨과 『햄릿』을 읽기 힘들어하는 이저벨. <리더스 다이제스트>를 미워하고, 『플라톤 전집』과 『존재와 무』 앞에서 당황하는 이저벨을 보면서 읽는다는 것’, 무언가를 읽는다는 것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했다.


 

이 소설 속의 사건과 기억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 다른 사람에 대해서도 말할 수 없다. 에이버리와 에마에 대해서, 수학 선생님 토머스 로버트슨에 대해서, 뚱뚱이 베브와 도티에 대해서, 스테이시와 그녀의 아기에 대해서, 폴 벨로스와 데비 케이 돈에 대해서, 제이크과 에벌린 커닝햄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 그리고 예이츠와 키츠에 대해서도.... 말할 수 없다.

 

 

이 소설은 내게 기쁨과 즐거움을 줬지만, 당혹감과 슬픔도 줬다. 이 책을 읽은 후, 난 엘리자베스 스타라우트를 좋아하게 됐지만, 이 소설을 읽는게 힘들었다. 어쩌면 나는 제대로 읽은 것일 수도 있다. 나는 이틀 동안 이저벨이 되어 혼자 아이를 키우는 젊은 싱글맘의 슬픔과 분노에 함께 몸을 떨었으니. 어쩌면, 나는 제대로 읽은 것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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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en 2017-06-30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죽기 전에 꼭‘ 읽어봐야 할 것만 같은 책들을 마주치면 괜히 움찔할 수밖에 없는 게 ‘책 읽는 사람들의 숙명‘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영화 <버킷 리스트>에서 누가 그러더군요. ˝단테의 신곡은 읽어 봤냐?˝고요. 그냥 한번 툭 던지는 농담 같은 말에도 괜히 움찔했던 순간이었죠. 그 대사가 상식이 풍부한 늙은 자동차 정비공(모건 프리먼役)의 말인지, 재벌 사업가(잭 니콜슨役)의 말인지 어느새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아직도 ‘단테의 신곡‘은 오래도록 기억에 뚜렷이 남아 있으니, 이런 게 ‘명저의 압박‘인가 싶은 생각도 듭니다...

단발머리 2017-06-30 12:45   좋아요 0 | URL
‘책 읽는 사람들의 숙명‘이라는 말씀에 저도 동감합니다. 아무도 내주지 않은 숙제인데도, 어쩌면 마음 속에 그걸 ‘숙제‘로 간직하고 사니까요. 근래에는 그럴 필요 없다는 이야기, 그러니까 필독 도서에 집착하지 말라는 이야기도 많이 들리지만....
단테의 신곡,이라면 압박받을 수 있죠.
압박받고 또 가끔은 압박을 즐기는 것 같기도 합니다. ㅎㅎㅎ

수이 2017-06-30 1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소설의 명성은 익히 들어보았어요. 하지만 아직은. 헌데 플라톤 읽고있는데 뭔가 찔리는 이 기분은 뭐지요;; 읽는 그것이 그를 대표한다는 단발머리님의 말에는 고개를 끄덕일 수 있지만 저를 보아도 그렇고 주변인들을 보아도 그렇고 읽는다는 일이 그렇게 대단하게 느껴지지는 않아요. 요즘 읽는 작업에 대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는데 읽기는 잘 읽지만 그것을 정리하고 다른 이들에게 어떻게 소개해야할지 자주 머뭇거리게 되니 입은 더 꾸욱 닫혀지고_ 이래저래 생각이 많습니다. 그냥 나 혼자만 읽고말면 되는거지 뭐_ 싶기도 하고. 말이 길었습니다. ^^;;

단발머리 2017-06-30 13:03   좋아요 0 | URL
저역시 책 읽는게 대단한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요즘 들어 자주 들어요.
어떤 사람은 음악을 좋아하고, 어떤 사람은 드라마를, 어떤 사람은 만화를, 어떤 사람은 그냥, 책을 좋아할 뿐이라는 생각이요. 어차피 좋아서 읽고, 또 그냥 읽고.... 혼자 읽고 하는 거니까요. ㅎㅎㅎㅎㅎㅎㅎㅎ

그래도 이런 글을 읽을 때면, 제가 좋아하는 그 일이 ‘읽기‘라는 사실이 웬지..... 다행이라 생각되기는 합니다.


반복합니다. 책을 읽고 텍스트를 읽는다는 것은 그런 정도의 일입니다. 자신의 무의식을 쥐어뜯는 일입니다. 자신의 꿈도 마음도 신체도, 자신이 살고 있는 세계 일체를, 지금 여기에 있는 하얗게 빛나는 종이에 비치는 글자의 검은 줄에 내던지는 일입니다. (87쪽)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

다락방 2017-06-30 12: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읽고싶은 책이고, 그래서 제 방 책장에 꽂혀있는 책이고, 얼른 읽어야지 하는 책인데 역시 또!! 단발머리님이 저보다 먼저 읽으셨네요. 저는 다른 사람들이 책을 읽고 그 책에 대해 이야기해주는 걸 워낙 좋아하긴 하지만, 단발머리님의 페이퍼나 리뷰를 읽는 일은 정말이지 큰 기쁨입니다. 단발머리님은 지금처럼 계속, 멈추지말고 읽고 써주시길 바랍니다. 진심으로요. 그리고 저도 이 책을 읽고 단발머리님과 이야기 나누고 싶어요.

아 좋아 ♡

단발머리 2017-06-30 13:02   좋아요 1 | URL
저는 다락방님의 <올리브 키터리지> 페이퍼를 읽고, 유부만두님 댓글을 통해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를 ‘읽어야할 작가‘로 여기고는 ㅎㅎㅎㅎㅎ 보통은 <올리브 키터리지>를 먼저 읽고 데뷔작인 이 책을 찾아 읽는다고 하더라구요.
전, 이 책을 먼저 읽었고, 이제 <올리브>로 가야하는데, 아.... 맘이 넘 아플것 같아서.... ㅠㅠ
(나는 다락방님의 리뷰를 샅샅이 읽었답니다.)

이 책이 참 좋아~~하면서 권할 수 있는 좋은 친구가 있어서, 더구나 다락방님이 그런 친구라서 저도 참 좋아요.
새로 올라온 다락방님 글을 읽는 일은 언제나 씐나는 일이예요.
저도 다락방님께 그런 작은 즐거움을 드릴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제 기쁨이죠.
우리 같이 읽고, 그리고 쓰고, 이야기 나눠요.
더 나눌 거 뭐, 없을까요?
어떻게......
사랑 나눌까요? 쪼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레삭매냐 2017-06-30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책 읽기 시작했는데 도중에
그만 뒀어요. 뭐 이유는 알 수가 없고요.

올리브 키터리지 읽고 나서 나름 활기차게
도전했는데, 미처 다 읽지 못했네요.
리뷰를 보니 아쉽네요.

단발머리 2017-06-30 18:35   좋아요 0 | URL
아... 그러시군요.

전 아직 <올리브 키터리지> 읽기 전인데,
읽고 싶은 마음 반, 걱정되는 마음 반입니다.
훅 파고드는 작가의 손길을 감당할 수 있을런지요. ㅠㅠ

유부만두 2017-06-30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뽀뽀해 주세요;;;; 근데 제가 요새 읽는중인 스트라우트의 최신작 anything is possible도 역시 아파요.... 전 에이미가 욕망대로 움직이는 아이라서 그나마 나았어요. 막 희생만 하거나 참기만 한게 아니고 어리지만 헉 할만큼 자신의 몸과 욕망(욕심?욕구?)를 알아가는 것 같아서...그런데 아픈 이야기를 헤비듯 다 써놓는 작가는 참...독하죠?

단발머리 2017-06-30 18:47   좋아요 0 | URL
유부만두님꼐서 anything is possible 읽고 계신 건 알고 있었는데.... 그것도 아픈가요? ㅠㅠㅠ

전 에이미와 이저벨이 처음 작품이니까요. 어떤 기대나 예상을 하지 않은, 정말 백지 상태로 읽으면서 따라갔는데,
섬세한 듯 하면서도 강렬한 부분들이 있어... 전 좀 당황했어요.
훌륭한 작가들은 다들 그렇게 독한가요~~~ 그런가요~~~~

참, 제 뽀뽀 여기요~~
유부만두님, 이쪽 보시고요~
쪼오옥!!!

AgalmA 2017-07-03 19: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은 책을 읽어도 이 사람은 이렇게 이해하고 저 사람은 저렇게 이해하는 걸 보며 저는 책 자체보다 이해하는 폭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아무리 많이 읽어도 유아독존식 사고방식이면 그 사람이 훌륭해 보이지 않더라는~

단발머리 2017-07-04 12:09   좋아요 0 | URL
네 그러게요~~~
이 책은 이야기 하고 싶은게 너무 많아서 오히려 쓸 수가 없더라구요.
책을 많이 읽으면 이해의 폭이 넓어지는 건지, 이해하는 폭이란 건 원래 타고나는 건지...
저도 가끔 그런 생각을 하기는 해요^^
 
욥의 노래 민음사 세계시인선 리뉴얼판 3
김동훈 옮김 / 민음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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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인선 3, 『욥의 노래』는 구약성경 <욥기>의 다른 번역본이다. 구약성경에 속하는 <욥기> <시편>, <잠언>, <전도서>, <아가서; 사랑의 노래>와 함께 시가서로 분류된다. ‘은 고대 족장 시대 에돔 사람으로 히브리 구전문학에서 구약 시대를 대표하는 선한 사람이자 시련과 인내의 대명사이다.<책날개> 의로운 사람 욥이 사탄의 시험에 의해 자식과 건강을 잃고, 그런 환경에서도 하나님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으며 후에는 그의 의로움이 인정받았다는 것이 주된 내용인데, 이것은 <욥기> 1장과 2장 그리고 42장에 대해서만 언급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3장부터 41장까지는 무슨 내용일까.

 

 


2장 후반부, 욥을 위로하기 위해 멀리에서 찾아온 세 명의 친구 엘리바스(데만 사람), 빌닷(수아 사람), 소발(나아마 사람)은 비참한 욥의 모습을 보고 이레 밤낮 입을 떼지 못 한다. 욥의 비참함이 그토록 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4장부터 친구들의 고소가 시작된다. 엘리바스는 죄 없이 망하지 않으며, 정직한 자 망하는 법이 없다는 세간의 확률을 근거로, 욥이 죄 있는 자임을, 정직하지 않은 자임을 천명한다.(4) 자신의 결백함을 주장하는 욥. 언제까지 그딴 식으로 말하냐고 고발하는 빌닷의 오만한 충고(8). 항변하는 욥. 그 분은 거짓된 사람들을 전부 다 아시니 거짓을 식별하신다는 소발의 조롱(11). 소리치는 욥.

 


 

기운도 쇠하고 살날들도 다 가니 나를 위한 것은 무덤뿐.

나를 조롱하는 자들 없었다면 좋을 텐데, 반감 속에 뜬 눈으로 밤 지새우네. (17)


 



 




위로하겠다고 찾아온 세 친구들은 욥을 책망한다. 지금의 이 고난은 너의 숨겨진 죄 때문이라며, 어서 그 죄를 자복하라고 말한다. 무죄하다는 너의 주장 그 자체가, 죄의 증거라고 말하는 친구들. 욥은 하늘에서도 땅에서도, 신에게서도 친구에게서도 위로 받지 못한다. 자신의 출생을 저주하는 욥을, 극심한 육체적 정신적 고통 가운데 있는 욥을 친구들은 고소한다. 위로하겠다고 먼 길을 찾아와서는 욥에게 손가락질한다. 너의 죄 때문에, 네가 악인이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겼다고 말한다.


 

 





38. 드디어 신이 나타난다. 내가 땅의 기초 놓았을 때 너 어디 있었는가? 로부터 시작해 계속해서 이어지는 신의 위엄과 능력에 대한 질문 앞에 욥은 항복한다. 그리고 말한다.

 

 



욥이 주께 대답했다.

당신은 전능하시고 당신 계획에 불가능은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무지한 말로 계획은 어둡게 하는 자가 누구냐?”라고 하셨지요. 이처럼 제가 깨닫지도 못하고 이해하지도 못하면서 말했습니다.

너는 들어라 내가 말하리니 묻는 말에 대답하라.”라고 하셨지요.

제가 당신에 대해 귀로 듣기만 했는데 이제는 눈으로도 보는군요.

할 수 없이(그러므로/그래서) 티끌과 재 위에서 나를 탓하며 조아립니다. (42 : 1-6)

 

 


강유원의 『문학 고전 강의』에서 강유원은 마지막에 제시된 욥의 말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하나라고 말한다.





 

 

세상의 모든 것은 신에 의한 것이라는 것. 나는 나의 결백을 확신하지만 내가 고난을 겪는 것 또한 나의 의지대로 어찌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165)

 

 

 

지난 두 주 동안은 마음이 불편했다. 불편함이 극단까지 치밀어 오른 정도는 아닌 모양이어서, 아무튼 나는 그 일에 대해 일기장에 하소연하지 않았다. 나는 여기에 이렇게 쓴다. 두 주간 마음이 불편했다. 그리고, 3개월, 1년이 지난 후에 이 글을 읽고는 그 때, 내가 왜 마음이 불편했는지 기억하려 노력할 정도로 그 일을, 잊어버렸으면 좋겠다.

 


내가 잘못한 것이 아님에도 받는 오해, 확신에 찬 오해 앞에서, 나는 강하게 부인하지도, 소리 지르지도, 원망하지도 않았다. 나는 그냥 그렇게 멍하니 서서, 이런 오해의 발생과 발전에 내 잘못이 있는가 가만히 생각해 봤다. 엉켜버린 실타래 같은 오해를 풀어야 할 책임이 내게 있나 그렇지 않은가를 생각하는 시간이 힘들었다. 아무튼 시간은 그렇게 흘러갔고, 나는 좀 괜찮아졌다.

 


그 시간을 나는 『욥의 노래』을 읽으면서 지나왔다. 이유를 알 수 없는 고난, 말로 다할 수 없는 고통, 친구들의 조롱. 이 모든 것은 나의 작디 작은 사건사고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것이지만, 여하튼 나는 위로 받았다


그 시간들을 지나왔다. 이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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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17-06-27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괜찮아지셨다니 다행입니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가끔은, 충분한 대화가 필요할 때가 있더라구요.
현명한 분이니 잘 해결하시리라 믿어요^^

단발머리 2017-06-30 11:40   좋아요 0 | URL
네... 이제 좀 괜찮아졌습니다.
현명한 사람은 아니지만.... 아니면 현명한 사람이 아니라서...
좀 더 현명한 사람이 되고 싶기는 합니다.
댓글 감사해요, 세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