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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요하네의 우산
김살로메 지음 / 문학의문학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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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읽고 소설가를 상상하는 일은 자연스럽고 정당하다. 소설은 어느 정도 소설가를 반영한다. 소설을 읽고 나도 모르게 소설가를 상상한다. 소설 속 매력적인 캐릭터는 소설가의 옆모습이다. 소설 속 비겁한 캐릭터는 소설가의 뒷모습이다. 어떤 소설이 좋다고 말할 때, 나는 소설 속 감추어진 소설가의 일면을 좋아하는 것이고, 그에게 매력을 느꼈다는 뜻이다. 하지만 아주 짧은 단편 하나도 그 자체로서 완벽하다. 입구도 출구도 없는 미지의 세계 속에서 소설가는 없다. 소설 속에서 내가 마주한 사람은 실존보다 더 실제적인 어떤 한 사람이다. 그 사람에게서 소설가의 모습을 찾으려는 사람은 어쩌면 바보다.

 

김살로메 소설집 『라요하네의 우산』을 읽으며 나는 소설가를 만나고 싶었다. 물어보고 싶은 게 많았다. 어떻게 하면 이런 문장을 쓸 수 있냐고, 어떻게 이런 소재를 찾아내었냐고, 자꾸 묻고 싶었다. 소설가가 눈앞에 있다 해도 이 얼마나 가당치 않은 질문인가. 얼마나 바보 같은가. 그 때마다, 질문과 물음이 한껏 차오를 때마다 책날개를 펴서는 한참이나 소설가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 어여쁘고 고운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렇게 한참을 쳐다보고 나서는 다시 소설집을 집어 들었다. 그렇게 이 소설집을 읽었다. 더 알고 싶은 소설가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지만 말을 걸고 싶은 등장인물들 사이를 헤매면서 말이다.  

 

좌우가 비대칭이거나 짝이 맞지 않은 것을 보지 못하는 샌드리의 강박증은 술취한 아버지의 실수로 한쪽 다리를 잃은 어머니의 사고 때문에 생겨났다. 한쪽으로 늘어지는 티셔츠, 한쪽에만 하는 귀걸이, 한쪽이 들어오지 않는 스탠드 조명등을 샌드리는 참아내지 못한다. 아버지에 대한 분노를 억누르며 살아왔던 샌드리는 왼팔에 깁스를 하고 나타난 아버지를 보고는 스스로를 다스리지 못한다. 좌우 길이도 맞지 않고 균형도 맞지 않는 아버지의 팔. 반드시 저 팔을 바로 펴야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힌 샌드리는 아버지와 몸싸움을 벌인다. 샌드리의 소식을 전해들으며, 지미는 샌드리가 말했던 모모의 우산 아르튀르를 기억한다.

 

하지만 지미는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 지미는 벌떡 일어나 책장을 뒤지기 시작했다. 한쪽 바짓단이 펄럭이는 모모의 우산, 녹색 얼굴에 빵떡모자, 체크무늬 웃옷에 넓은 바지통, 흰 바탕에 푸른 줄무늬 농구화를 신은 외다리 아르튀르. 어지럽혀진 책꽂이 속에서도 자기 앞의 생은 금세 눈에 띄었다. 누구였을까, 모모의 낡은 우산을 찾으러 나선 이가. 마지막 장을 찾아 나선 지미의 손끝이 분주해졌다. (<라요하네의 우산>, 94)

 

<강 건너 데이지>를 읽고는 듀란듀란의 <더 리플렉스>를 부러 찾아들었다. <더 리플렉스>를 들으며 길가에서 여자를 출산했다는 엄마의 이야기는 극적이면서도 사실적으로 그려졌다. 만나는 모든 남자에게 존 테일러를 붙여주었던 엄마는 그녀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사람이다. 엄마를 버리고 떠나려는 여자는 남자친구의 생일선물 데이지꽃을 보면서 모자를 쓴 개츠비와 사랑과 숭배의 대상이었던 데이지, 그리고 지옥 같았던 순간을 기억한다. 딸에 대한 저주와 엄마에 대한 증오, 개츠비와 데이지 때문에 이 단편은 힘들었다.

 

제일 인상 깊은 작품은 <알비노의 항아리>이다. 알비노,라는 단어에서 풍기는 독특한 느낌과 아프리카에 살고 있는 알비노들의 사진을 보았을 때 느꼈던 슬픔이 떠올랐다. 자신과 다른 존재에 대한 경외심과 두려움, 시기와 혐오가 한없이 뒤섞이는 모습에서 인간이라는 존재가 더 미워졌다.

 

아버지의 오랜 지병보다 어머니의 욕정이 더 중병처럼 느껴졌다. 젊은 날 바람피우지 않고 – 아니면 몰래 그런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 가정을 지킨 어머니가 신기할 정도였다. ...

 

“니가 잘 났으면 얼마나 잘 났노? 오줌 그기 뭐가 그리 대단한 기라고. 내가 이 나이에 애먼 소리까지 들어야겠나? 영감 병 고치려다 화냥년 같단 소리나 듣고, 아이고 억울해라! (<알비노의 항아리>, 30)

 

특이한 외모의 아내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면서도 그녀의 신체를 ‘만병통치약’처럼 여겨 검증되지 않은 속설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의 말과 말들이 무서웠고, 그런 말들이 설득력을 얻는 과정들이 한없이 서늘했다. 결혼을 현실적인 거래처럼 삶의 한 방편으로 받아들였던 ‘내’가 아내를 더 보듬어야겠다고 결심한 부분이 좋았다. 아무렇지 않은 듯 세상을 향해 덤덤한 체념(20)을 품고 있다 하더라도, 아니면 그래서 더욱 더. 그녀에게는 이해와 위로가 필요하지 않았을까.

 

행복한 읽기 시간이었다. 등장인물들과 함께 웃고 함께 걸었다. 겨울 한나절의 소일거리라 하기에는 내가 받은 즐거움이 너무 크다. 책날개 속, 고운 작가님의 다음 작품을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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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19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빠~😄

단발머리 2017-01-19 15:32   좋아요 0 | URL
1빠를 굉장히 축하드리며
앞으로도 많은 사랑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ㅎㅎㅎ

수연 2017-01-19 1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빠~~~ :) 저는 아주 천천히 읽고 있어요. 그래서 중간까지 읽다가 말았어요. 책 다 읽고 다 읽어야지.

단발머리 2017-01-19 19:20   좋아요 0 | URL
2빠를 겁나게 축하드리며
앞으로도 많은 사랑과 관심 부탁드려요~~

저도 아껴서 읽었어요. 야나님도 천천히, 천천히~~~ ㅎㅎㅎ

순오기 2017-01-19 2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3빠~^^
다들 야나문 식구들!♥
라요하네의 우산은 한 편씩 보는데 4편 남았어요. 정말 어쩜 이런 문장을 쓰지~감탄하며 읽어요!!★

단발머리 2017-01-19 20:15   좋아요 0 | URL
어맛!! 순오기님~~~~
3빠를 엄청나게 축하드리며
앞으로도 많은 사랑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ㅎㅎㅎ

<라요하네의 우산> 너무 좋죠~~ 저도 며칠간 아주 즐거웠습니다. 감탄도 물론이구요^^

프레이야freyja-고마워영화 2017-01-19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야나문 만남 동지 합류해요 ㅎㅎ

단발머리 2017-01-22 20:33   좋아요 0 | URL
그럼요~~ 언제나 환영합니다. (제가 야나문 주인장도 아닌데 ㅎㅎㅎ )
프레이야님 덕분에 작가님 출판기념회 구경했어요.
먼길 달려가신 두 분의 우정과 사랑, 정말 멋집니다.

2017-01-20 00: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22 20: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1-23 00: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꾸는섬 2017-01-20 0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나문에서 작가와의 만남하고 싶어요.ㅎㅎ 묻고 싶은 것 다 물을 수 있겠죠.ㅎㅎ

단발머리 2017-01-22 20:36   좋아요 0 | URL
맞아요, 궁금한 것도 많고, 듣고 싶은 이야기도 참 많은데.... ㅎㅎㅎ
어디 계신지 사실 정확히 모르는데, 멀리 계시다고 하시더라구요.

해피북 2017-01-20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7빠 ㅋㅋ
이거 혹시 야나문만의 수신호 일까요 ㅎ
이 소설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접해서인지 괜히 김살로메님과 친근해진 기분이 듭니다 문장에 대한 감탄 저두 훗날 느껴봐야겠어요 ㅎ

이곳은 눈이 많이 왔습니다. 그곳도 많이 왔겠지요? 외출하실적에 단디 준비하시구 미끄러운 길도 조심하세요~~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단발머리 2017-01-22 20:39   좋아요 0 | URL
수신호는 아니구요.
처음에는 장난이었는데.... ㅎㅎㅎ 저도 일빠 이런것을 좋아라 합니다.
즐겁게 행복하게 읽은 기억이 나요. 해피북님께도 그런 기쁨을 전해줄거라 믿어요.

날이 많이 추워요. 눈이 많이 온 건 아닌데, 많이 미끄럽네요.
해피북님, 행복한 저녁되세요~~~

북프리쿠키 2017-01-20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을 책이 많은데ㅠ. 이런 분위기라면
궁금해서 참을수 없네요ㅎㅎ

단발머리 2017-01-22 20:40   좋아요 0 | URL
제가 표현력이 부족해서 이렇게밖에 표현할 수 없는게 아쉽더라구요.
아주 즐거운 소설 읽기가 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ㅎㅎㅎ
 
생각하는 삶을 위한 철학의 역사 결코 작지 않은 역사 2
나이절 워버턴 지음, 이신철 옮김 / 에코리브르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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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저자 나이절 워버턴Nigel Warburton은 영국의 철학자이다. 브리스틀 대학교를 졸업하고, 노팅엄 대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쳤고, 주간 팟캐스트와 통합 철학 웹사이트를 운영하며, 테이트 모던에서 정기적으로 예술과 철학에 관한 대중 강좌를 열고 있다.(책날개)

 

<물음을 던진 사람 :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에서 시작해 에픽테토스, 니콜로 마키아벨리를 지나 스피노자, 칸트. 존 스튜어트 밀, 다윈, 사르트르, 시몬 드 보부아르 그리고 알베르 카뮈에서 존 롤스를 거쳐 피터 싱어까지 철학사에서 중요한 인물들의 삶과 사상을 대략적으로 정리해 두었다.

 

   

 

 

 

 

 

 

 

 

 

고등학교 다닐 때 국민 윤리선생님은 자타공인 우리나라 최고 대학 출신의 총각 선생님이었다. 여고에서 총각선생님이면 아무 것도 안 하더라도 인기 폭발이 예정되어 있는데, 그 선생님께는 해당되지 않았다. 키도 크시고 인물도 아주 흠잡을 정도는 아니고, 과목도 적당했는데, 문제는 유머였다. 말도 안 되는 선생님의 유머는 어떤 유머든 받아들일 마음의 자세가 되어 있는 이팔청춘의 여고생들마저 한숨 짓게 만들었다. 칠판을 가득채운 필기와 강조점 없이 읽어 내려가는 설명을 통해 한 번 들었던 것들이 이 책의 내용이다. 나름 쓰고, 읽고, 이해했다고 생각했는데, 제 정신으로 찬찬히 읽어보니 내가 제대로 이해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는 결론이다. 일주일에 1시간씩 2년을 배워 뭐를 제대로 배웠겠나 스스로를 타일러보지만 그래도 너무 하다. 그렇게 새롭고 또 새롭다.

 

철학사의 흐름 중에는 에 대한 논쟁이 제일 관심을 끈다. 캔터베리 대주교인 이탈리아인 사제 안셀무스는 존재론적 논증을 통해 우리가 신이라는 관념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야말로 신의 실존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59) 선험적 논증, 즉 결론에 도달하기 위해 세계에 관한 어떠한 관찰에도 의지하지 않는 논증의 방법이다.(60)  

 

신학대전의 저자 성인 토마스 아퀴나스 역시 신이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한 다섯 가지 방법의 윤곽을 그려 보였다. 우주의 존재에 대한 의문이 제일 원인 논증이다. 이 모든 원인들의 원인은 무엇인가? 거듭해서 뒤로 나아갔을 때 원인과 결과, 그 연쇄의 맨 끝은 무엇인가.

 

아퀴나스는 논리적으로 어떤 지점에, 원인과 결과의 연쇄 속에서 모든 것이 진행되도록 한 무언가가 있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생각이 옳다면, 그 자체는 원인을 지니지 않고 우리를 지금 있는 곳으로 데려다준 원인과 결과의 연속을 발생시킨 것, 즉 원인을 지니지 않은 원인이 있어야만 한다. 그는 이 최초의 원인이 신이었음이 틀림없다고 선언했다. 신은 존재하는 모든 것의 원인으로, 원인을 지니지 않은 원인이다.(63)

 

존재하는 모든 것의 원인으로서, 원인을 지니지 않은 원인. 그것이 바로 신이라고 아퀴나스는 말한다. 구약성경 출애굽기 313, 모세가 여호와 하나님을 만나 그의 명령을 들은 후, 사람들이 나를 보낸 이가 누구냐고 그의 이름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무엇이라 말하리이까 물었을 때.

 

하나님이 모세에게 이르시되 나는 스스로 있는 자이니라 (출애굽기 314)

 

와 맞닿아 있다고 나는 이해한다. 이후 철학의 역사는 신을 부정한다.

 

스코틀랜드 철학자 데이비드 흄은 설계 논증이 잘못된 논리에 토대를 두었다고 생각했다. (121) 흄은 세계가 설계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서 실제로 설계되었다거나 신이 그 설계자라는 주장이 따라 나올 수는 없다고 논증했다. 그 이외에도 신의 존재에 의문을 제기한 여러 명의 철학자가 있지만, 그 중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사람은 역시 찰스 다윈이다.

 

진화는 무심한 과정이다. 그 배후에는 의식이나 신이 없다. 적어도 배후에 그런 것을 가질 필요가 없다. 진화는 비인격적 과정이며, 마치 자동으로 계속 작동하는 기계와 같다. 어디로 가는지 알지 못한다는 의미에서 맹목적이며, 산출되는 동물과 식물을 생각하지 않는다. 그것들을 돌보지도 않는다. 우리가 진화의 산물 식물과 동물 을 볼 때 그것들을 누군가가 영리하게 설계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이는 잘못일 것이다. 다윈의 이론은 훨씬 더 단순하고 좀더 품위 있는 설명을 제공한다. 진화론은 또한 자기들이 살아가는 환경에 적응한 서로 다른 종을 지닌 그토록 많은 유형의 생명체가 왜 존재하는지를 설명해준다.(177)

 

1859년 출간된 다윈의 저작 종의 기원은 출간 직후부터 커다란 물의를 일으켰다. 이제 인간은 더 이상 특별하지 않다고 여겨졌고, 다른 동물과 마찬가지로 자연의 일부로 받아들여졌다. 철학자 보다는 생물학자이자 지질학자였던 다윈은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오스트레일리아 등에서의 관찰과 연구를 통해 자연 선택에 따른 적응 이론, 즉 생존을 위해 가장 잘 적응한 개체가 자기의 특성을 물려주는 과정에 대한 이론을 확립했다.(177)

 

이 과학 이론의 등장으로 사람들은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기가 이전보다 더 쉬워졌다.(174) 다윈주의는 전통적 설계 논증을 파괴했으며, 많은 사람의 종교적 믿음을 뒤흔들어 놓았다. 그러나 다윈은 동료 과학자에게 보낸 편지에서 우리가 실제로는 문제의 결론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전체 주제는 인간의 지성으로 파악하기엔 너무 심오하다고 설명했다.(179)

 

제일 마음에 들었던 철학자는 에피쿠로스다. 그의 삶도 주장도 자세히는 모르지만, 이런 구절이 좋았다.

 

에피쿠로스에게 삶의 열쇠는 우리 모두가 쾌락을 추구한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었다. 더 중요한 건, 우리는 가능한 한 고통을 피해 그것에 따라 움직인다는 점이다. 삶에서 고통을 제거하고 행복을 증대시키면 삶을 더 잘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가장 좋은 삶의 방법은 매우 단순한 생활양식을 견지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친절하며, 친구들에 둘러싸여 사는 것이다. (33)

 

매우 단순하게 생활양식을 견지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친절하며, 친구들에 둘러싸여 사는 삶. 그런 삶에 찬성한다. 에피쿠로스에게 공감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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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1-12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피쿠로스라면 북플을 아주 좋아할 것 같습니다. ^^

단발머리 2017-01-14 16:14   좋아요 0 | URL
그랬을까요? 에피쿠로스도 북플 마니아가 될 수 있었을까요? ㅎㅎㅎ

cyrus 2017-01-14 16:22   좋아요 0 | URL
북플에 활동하는 사람들은 거의 독서라는 단순한 생활양식을 추구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친절합니다. ^^

단발머리 2017-01-14 16:29   좋아요 0 | URL
아하하.... 그렇군요.
북플에서 활동하기만 해도 cyrus님께 이런 칭찬을 받게 되다니...
더 매진해야겠어요, 북플활동이요.
좋은 주말되세요~~ 많이 춥네요. @@

꿈꾸는섬 2017-01-13 0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에피쿠로스를 잘 모르지만 공감 추가요. 고통을 피하고 쾌락을 추구하는 것, 저도 뭐든 즐거운 게 좋더라구요.

단발머리 2017-01-14 16:16   좋아요 1 | URL
여러 철학자들의 좋은 이야기, 좋은 말씀이 많았는데, 가장 특별하게 다가오는 건 에피쿠로스의 이야기였어요.
단순하게 살면서 주위 사람들에게 친절하고, 친구들에 둘려싸여 사는 삶.
그러면 행복한 삶이고, 그게 바로 철학이 추구하는 바가 아닐까, 하고 생각했어요.
저도 즐거운 게 좋아요. ㅋㅋ

해피북 2017-01-13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서재에 들어와 글을 읽을때면 정리가 잘 되어진 노트를 읽고 있는 기분이 들어요 ㅎㅎ 깔끔하게 정리가 잘 된 단정한 노트요~ 철학적인 이야기라 잘 이해하진 못했지만 깊은 생각에 물꼬를 트고 계시는 과정을 지켜보는듯 했습니다 ㅎㅎ
오늘이 금요일인데 날씨가 영 흐리고 좋지 않아 아쉽습니다. 그래도 즐거운 오후 보내시길 바래요^~^

단발머리 2017-01-14 16:17   좋아요 0 | URL
제 노트는 깔끔하지 않지만.... 깔끔하게 정리된 단정 노트라 해주시니 무척 기쁘네요.
오늘은 많이 추워서요. 잠깐 밖에 나오는 길에 5초간 외출을 후회했어요. ㅎㅎㅎ
매섭게 추운 날씨에 건강 조심하시구요. 행복한 주말 되시길요^^
 
아주 친밀한 폭력 - 여성주의와 가정 폭력
정희진 지음 / 교양인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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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폭력과 아내의 폭력을 같은 성격으로 평가하는 것 자체가 여성에 대한 폭력을 정당화하는 남성 중심적 폭력 개념이다. (‘머리말중에서)

 

 

아주 친밀한 폭력, 이 책은 석사학위 논문을 토대로 쓴 저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2001)의 개정판이다. 여성주의와 가정 폭력에 대한 논의를 주로 하되, 가부장제의 축도인 아내 폭력’, 여성의 눈으로 보는 아내 폭력’, 폭력 남편이 인식하는 아내 폭력, 폭력을 수용하는 아내의 심리에 대해 연구하고 조사한 결과물이다. 3자로서만, 객관적인 관찰자로서만 존재해야 하는 연구자가 연구대상 혹은 관찰 대상에게 감정이입 되었을 때, 그의 고통을 자신의 것으로 인식하게 되었을 때, 연구자는 당사자가 된다. ‘아내 폭력의 연구자가 피해자가 되고, 원치 않게 당사자가 된다.

 

 

폭력에 대한 그녀의 해석은 특별하다. 저자는 폭력이란 권력이 위기에 처했을 때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목적 의식적인 인간 활동이자 계획된 실천이라고 말한다. 이성을 잃었을 때 폭력이 발생한다기보다는 폭력에 의해 이성이 실현된다는 것이다.(86) 인류의 오랜 역사 속에서 지속되어왔던 가정 폭력, 아내 폭력은 집안 문제, 가정 내부의 문제로 치부되어 왔으나, ‘아내 폭력이 인권의 문제로 제기됨으로 인해, 가족 구성원으로서만 한정되었던 여성이 사회적 개인으로 인정되었다는 것이다.(96)

 

가부장제 하에서 가족은 여성을 이성 간의 일부일처제에 묶어 두려 하고 여성의 성을 남성의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도구로서만 한정한다.(96) 가족 안에서 여성은 자신과 동등한 한 사람이 아니라, 가족 구성체의 하나일 뿐이다. ‘대장이며 주인인 남편은 아내를 교화와 교육의 대상으로 삼는다. 잘못된 행동은 폭력을 통해서라도 바로 잡아야 한다’. 폭력 남편들은 전치 20일간의 치료를 요하는 다발성 좌상의 상해를 가한경우에도 자신은 아내를 때리지 않았다고 말한다. 그들에게 폭력은 가정 생활의 일부이다(107). 아내의 가사 노동 소홀을 둘러싼 갈등이 폭력으로 이어지는 상황은 구타의 가장 일반적인 경우이며, 시집에 대한 봉사와 시집 식구의 생일, 각종 기념일, 명절 챙기기 등 남편 친척 관리 역시 아내의 역할로 받아들여진다. 아내의 역할에 소홀히 할 때, 시집에 대한 봉사를 게을리 할 때, 며느리에 대한 처벌이 뒤따른다.

 

남편의 무자비한 폭행이 이해되는 경우가 있다. 아내가 외도했을 때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남편이 아내를 때리는 것은 나쁘지만, 아내가 외도했을 때는 예외라고 생각한다.(123) 남성의 폭력과 섹슈얼리티는 남편이 아내에게 행사하는 권력의 근본이다.(124) 폭력과 섹슈얼리티는 함께 간다. 구타 후 아내 강간이 이를 증명한다.(125) 일부일처제 하에서 아내의 외도는 처벌의 대상이지만, 남편의 외도는 다른 여성과의 경쟁에서 아내 지위상실을 두려워하는 아내의 헌신과 복종을 가져온다. 아내가 되었을 때, 아내는 아내로서의 역할에 충실해야만 하고, 이는 정신적, 육체적 복종과 헌신을 요청한다. 그에 미치지 못 했을 때, 폭력 남편은 아내가 맞을 짓을 했다고 말하면서 자신의 폭력을 정당화한다 

 

폭력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아내는 생명이 위협받는 절망적인 상황에도 폭력 남편을 벗어나지 못 한다. 가정을 떠났을 때의 경제적 어려움, 문화적 처벌, 정체성의 혼란, 가족을 떠나서는 안 된다는 강한 규범 의식이 피해 여성의 발목을 잡는다. 자녀에게 이혼 가정의 자녀라는 꼬리표를 남겨주어서는 안 된다는 부담감 역시 그녀들을 붙잡는다. 아내는 자신이 당하는 폭력을 남들과 비교해 상대화, 사소화 하면서 자신의 고통을 애써 축소시키고, 남편이 언젠가는 나아지리라는 학습된 희망으로 폭력 상황을 견딘다.(163) ‘아내 폭력을 이해하는 데 가장 장애가 되는 요소는 가정은 사랑의 공간이기 때문에 폭력이 존재할 리 없다는 인식이다. 이런 상황에서 폭력이 발생할 경우, 남편의 폭력을 폭력이 아니라 아내에 대한 간절한 사랑을 표현한 것이라 믿는 경우도 있다. 폭력이 심할수록 아내를 사랑하는 것이라 믿어진다.(169)

 

피해 여성들은 폭력의 원인이 자신에게 있다고 믿는다. 자신이 맞을 짓을 했다고 믿는다. 그래야만, 그렇게 믿어야만 고통을 견딜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폭력의 피해자들은 폭력의 이유를 가해자에게서 찾지만 아내 폭력의 피해자들은 많은 수가 자신에게서 원인을 찾는다.(183) 완벽한 아내 역할에 대한 집착, 원하는 성별의 자녀를 제때 낳는 것 등이 전통과 사회, 그리고 폭력 남편이 아내에게 요구하는 것이다. 도저히 도달할 수 없는 기준이다.(191) 이에 더해 피해 여성은 폭력 남편을 변화시켜야 하는 책임까지 부여 받는다. ‘세계를 지배하는 사람은 남자이고 그 남자를 지배하는 사람은 여자따위의 사회적 언설이 남성을 만들어가는 존재로서의 여성을 강조한다. 남녀 관계에서 발생하는 사건의 모든 책임을 여성에게만 돌린다.(192) 인간은 누구나 자신 외에 타인의 행동을 책임질 수 없지만 부부 관계에서는 그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197)

 

 

여성의 가족 내 성 역할 수행이 여성의 인권보다 우선시되면서 어머니, 아내로서의 도리는 인간의 기본권으로서 맞지 않을 권리를 유보하거나 사소화하였다. (247)

 

 

12월에는 이사를 했다. 이사 전후로 감기몸살을 앓았는데, 나는 원래 감기에는 약을 먹지 않는터라, 그냥 그렇게 며칠을 끙끙댔다. 첫 증상은 기침이었고, 그리고는 머리가 지끈지끈 아팠는데, 그 다음에는 속이 울렁거렸다. 엉망진창의 몸 상태와 이 책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책을 본 이상 멈출 수가 없어서 그렇게 책을 읽어갔다. 자꾸 속이 울렁거렸고, 그리고 토할 것만 같았다.

 

사랑하는 사람이 변해 버리고, 온 맘을 다해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해, 기대고 의지했던 바로 그 사람에게 맞는다는 경험을 상상하는 것이 힘들었다. 눈에 밟히는 어린 아이, 잠든 아이를 바라보며 흐르는 눈물, 통증, 고통, 헛된 희망과 또 다른 아침을 상상하는 게 힘들었다.

 

자꾸 속이 울렁거렸고,

자꾸 토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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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2017-01-07 0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기 힘든 책들을 요새들어
더 자주 만나게 되는듯해요.

컨디션은 좀 나아지셨나요 단발님?

단발머리 2017-01-07 09:46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읽기 힘든 책들이 많은 것 같아요.
시국이 어수선해서 책읽기도 어려운데 ㅠㅠ

저는 많이 나아졌어요. 많이 먹고, 많이 자고.... ^^

AgalmA 2017-01-07 06: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설가로 사는 것도 특별한 요건이 필요하다 하루키가 말했듯이, 독서가/애서가라 말할 수 있는 사람도 특별한 요건이 있다고 생각해요.
아파도 괴로워도 읽고 생각하고 쓰는 걸 멈출 수 없다는 것.
새해 시작을 무겁게 시작하셔서 더욱 힘드셨겠습니다. 건강 빨리 회복하셨으면 합니다.

단발머리 2017-01-07 09:44   좋아요 0 | URL
이번에 이사도 하고 아프기도 하면서 새해를 맞다 보니 아무래도 쓰기를 미루게 되더라고요.
간단히 감상을 적는 것인데도 괜시리 부담이 되고요.
읽기, 생각하기, 쓰기 중에서 읽기가 제일 좋던데요... ㅎㅎㅎㅎㅎ

건강은 많이 좋아졌어요. 다정한 말씀 감사해요, Agalma님~~~~~

지금행복하자 2017-01-07 0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기가 극성이네요. 쉽사리 낫지도 않고~ 어여 회복하세요^^

단발머리 2017-01-11 10:23   좋아요 0 | URL
감기 더하기 몸살은 좀 오랜만이어서. 오래 누워있지는 않았는데, 그래도 며칠은 환자 모드였어요.
덕분에 오랜만에 죽도 먹고요. ㅎㅎㅎㅎㅎ
이제 많이 좋아졌습니다. 댓글 감사해요, 지금 행복하자님~~~~

서니데이 2017-01-07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기 빨리 나으셨으면 좋겠어요.
이번 감기, 독감 아니어도 힘들더라구요.;;

단발머리 2017-01-11 10:01   좋아요 1 | URL
댓글이 늦었네요.ㅠㅠ
많이 나아서 이젠 괜찮아졌어요.
감사합니다, 서니데이님~~

수연 2017-01-07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프고나면 성숙된다고 하는데 아프지 않아도 성숙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다면_ 얼마나 좋을까 자꾸 생각합니다. 얼른 나아요. 예쁜 단발머리님.

단발머리 2017-01-11 10:03   좋아요 0 | URL
야나문에 처음 갔을 떄가 작년 1월이었던 것 같은데, <벌써 1년>이라는 노래라도 틀어야 할까요 ㅎㅎㅎ
아프고 나서 성숙해지지는 않은 것 같은데, 일단 다 낫기는 했어요.
보고 싶은... 아름다운 야나님~~~

cyrus 2017-01-07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의 증상이 감기가 아니라 독감 같습니다. 정말 빨리 낫기 힘듭니다. 다행히 몸이 완쾌돼서 다행입니다. 다음 주부터 날씨가 다시 추워진답니다. 감기가 재발하지 않도록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단발머리 2017-01-11 10:04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전 독감 예방 접종도 안 했었는데... 이렇게 지나가서 정말 다행이예요.
댓글 감사해요. ^^
cyrus님도 추위에 건강 조심하시길요~~~

꿈꾸는섬 2017-01-07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정말 독감이셨을 수도 있었겠어요. 독감 걸렸던 아들과 증상이 같아요.
이사하시느라 고생많으셨어요.
아프고 바쁜 와중에도 좋은 글, 좋은 책 소개 감사해요.^^

단발머리 2017-01-11 10:05   좋아요 1 | URL
아... 그렇군요.
저는 그냥 몸살이다,라고만 생각했어요. 일단 열이 안 나서요.
아무튼 이렇게 지나가서 정말 다행이기는 해요.

제가 더 감사하지요~~
이제 부지런히 읽고 쓰고 해보려는데, 그게 가능할지는 모르겠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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